(3032건) [STORY] 이번 역, 동묘 STORY | 2017-10-31 10:07:08 [NEWS] ‘굿잠~’ 늘 껴안고 자는 고양이 남매 (영상) NEWS | 2017-10-30 14:41:50 [NEWS] 할로윈 코스튬 대회 접수한 강아지 ‘XXX’로 분장 NEWS | 2017-10-30 13:51:43 [NEWS] 단단한 돌? 공룡의 알? 이 동그란 동물의 놀라운 실체 NEWS | 2017-10-30 12:12:09 [NEWS] 고양이 렝가 아빠는 왜 직접 넥카라를 했을까 NEWS | 2017-10-30 11:47:35 [STORY] 유기와 안락사, 암과 복막염 우리 고양… STORY | 2017-10-30 10:59:54 [STORY] 어쩌면 마지막 식사일지 모르는 길 위의… STORY | 2017-10-30 10:35:20 이번 역, 동묘 COVER STORY이번 역, 동묘(冬猫) 잎사귀 위에 반짝이는 가루가 내렸어요.기분이 좋아 폴짝 뛰어 지붕을 내려갑니다.차갑고 투명한 맛이 났어요. 엄마는 어쩐지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 가루를 첫 서리라고 불렀어요.이제 겨울이 온대요. CREDIT에디터 이은혜그림 이현진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10-31 10:07:08 ‘굿잠~’ 늘 껴안고 자는 고양이 남매 (영상) 늘 포근하게 껴안고 잠을 청하는 고양이 남매의 이야기를 아시는지? 일본인 리에 타무라 씨는 지난 4월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새 식구가 생겼음을 알렸다. 2마리의 남매는 2개월령의 새끼고양이들이었다. 리에씨는 최근 구조되어 임시보호처가 절실한 새끼냥이들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 결국 아이들을 맡기로 결정했다. 고양이들은 한 배에서 난 남매로 여자아이는 아멜리에, 남자아이는 카눌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리에씨는 아멜리에와 카눌레에게 고양이 전용 침대와 이불을 장만해주었다. 이 침대는 즉시 고양이 남매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되었다. 뿐만 아니다. 아멜리에와 카눌레는 서로의 품 안에서 잠드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몸집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우애는 그대로다.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더 많은 사진과 영상은 이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CREDIT에디터 이은혜사진 인스타그램 /riepoyonn? NEWS | 2017-10-30 14:41:50 할로윈 코스튬 대회 접수한 강아지 ‘XXX’로 분장 여기, 할로윈 코스튬의 새 지평을 연 견공이 있다. 미국 켄터키 코빙턴에서는 매년 강아지들의 할로윈 코스튬 대회가 개최된다. 대회에서 펼쳐지는 각양각색의 코스튬은 늘 화제가 되기 마련. 그런데 올해 대회를 평정한 것은 간호사도, 뱀파이어도 아닌 ‘대걸레’였다. 케키(Keki)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그 주인은 올해 할로윈 코스튬 대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케키는 ‘헝가리안 풀리’라는 견종이다. 풀리는 레게머리같은 두꺼운 털로 유명하다. 풀리들을 자세히 보면 집에 하나씩 꼭 있는 청소도구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케키의 주인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녀는 케키를 노란색 청소통 안에 앉게 한 다음 밀대로 슬슬 밀며 행사장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처음 그들을 보았을 때 강아지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케키가 짖기라도 하면 깜짝 놀라기 일쑤였다. "대걸레가 아니고 강아지였어?!" 케키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행복하고 만족한 얼굴로 웃고 있으니. 케키의 대걸레 코스튬 분장을 본 누리꾼들은 “세상에서 본 것 중에 제일 좋아!”, “이 개랑 놀면 뭔가 멋진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강아지 보고 오늘 처음 웃었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들의 이야기는 동물 전문 매체 보어드판다를 통해 알려졌다. CREDIT에디터 이은혜사진 보어드판다 NEWS | 2017-10-30 13:51:43 단단한 돌? 공룡의 알? 이 동그란 동물의 놀라운 실체 동물들은 저마다 식별하기 좋은 부위를 가지고 있다. 가령 고양이는 쫑긋한 귀, 기린은 긴 목, 달팽이라면 등에 지고 다니는 집이다. 그런데 그 상징을 잃은 동물이 영국의 '폭시 로지 야생 동물 보호소'에 들어왔다. 먼저 이 사진을 보자. 언뜻 보기에 돌이나 알처럼 보인다. 문어의 대가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 아니다. 이것은 명백히 살아 있다. '넬슨'이라는 이름의 이 녀석은 고슴도치다. 고슴도치 하면 몸 전체를 감싼 가시들이 바로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넬슨은 가시 하나 없는 '대머리'다. 보호소의 직원들은 넬슨이 가시를 모두 잃어버린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뚜렷한 상징이 없다고 해도 넬슨은 어엿한 고슴도치이며 앙증 맞고 사랑스럽다. 직원들은 정기적인 오일 마사지를 포함해 넬슨에게 스파 트리트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기름과 마사지는 가시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넬슨의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야생에서 사냥하지 못하는 넬슨을 위해 양질의 벌레 사료를 급여하고 있다. 고슴도치는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껴안기 난처하지만 넬슨은 누구라도 품에 안을 수 있다. 직원들은 이것이 넬슨을 다른 고슴도치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만든다고 말한다. 보호소 안에서 마사지와 먹이를 제공받으며 안락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넬슨. 아직도 넬슨의 가시는 소식(?)이 없지만 어쨌거나 넬슨은 지금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CREDIT에디터 김기웅사진 photo-features.co.uk NEWS | 2017-10-30 12:12:09 고양이 렝가 아빠는 왜 직접 넥카라를 했을까 생후 6개월된 고양이 렝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족은 사람 아빠다. 둘의 생활을 지켜 보던 아빠의 아내, 그러니까 렝가의 인간 엄마가 둘의 하루하루를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렝가와 아빠는 매우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모두 완고하고 고집이 세며 의무적인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낮잠 자는 것을 사랑한다. 서로 꼭 붙어서 말이다. 아빠는 하루 24시간 렝가와 함께다. 비디오 게임을 할 때도 무릎 위에 앉게 하고 소파에 누워 휴식을 취할 때도 렝가는 그의 품 안에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렝가가 중성화 수술을 했다. 묘생 처음 찾아온 고난의 시간. 렝가의 아빠는 마치 자기 일처럼 힘들어 했고, 수술 후 넥카라를 하고 있는 렝가의 모습을 안타까워 했다. 아빠는 렝가를 위로하고 싶었다. 그리고 넥카라가 그리 불편한 게 아니라는 걸 알려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종이를 말아 넥카라를 만들어, 착용했다. 아내인 사라 프록터는 "렝가가 넥카라를 쓰고 처음엔 무척 혼란스러워 했다. 아빠 또한 '부끄러운 깔때기'를 뒤집어 쓰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비로소 편안해졌다"며 아빠의 우스꽝스러운 방법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지금 쯤이면 넥카라를 풀고 마음껏 아빠와의 사랑을 만끽하고 있을 렝가. 앞으로 어떤 고난이 와도 공감 능력 '만렙' 아빠와 함께라면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연은 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를 통해 공개되었다. CREDIT에디터 김기웅사진 더 도도 / 사라 프록터 NEWS | 2017-10-30 11:47:35 유기와 안락사, 암과 복막염 우리 고양… 잠시만 안녕유기와 안락사, 암과 복막염우리 고양이 얘기입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반려인이라면 언젠가 맞게 될 시간이나 상상조차 아픈 탓에 쉬이 회자되지 않는다. ‘잠시만 안녕’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풀어보며 이미 떠나보낸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그 시간을 앞둔 이들에게 마음 다짐의 계기를 전한다. 내 고양이가 아픕니다, 많이 이름은 니르고, 3~4살일 거예요. 동물병원 앞에 버려지고 그 동물병원에서도 다른 곳으로 보내서 안락사 하루 전에 살아난 놈입니다. 원래 순한 건지 그런 경험이 성격을 만든 건지 착하고 지나치게 조용해서 짠하기까지 했어요. 물론 흥이 나면 잘 놀았지만요. 설사기가 있어서 항생제를 먹고 좀 나아졌는데 완전히 좋아지질 않아 다시 병원에 갔어요. 탈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암이라뇨, 전이라뇨, 복막염과 복수라뇨. 수의사가 그런 말을 쏟아내는 동시에 내 눈에서도 절로 물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며칠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울어도 안 울어도 온 몸이 아팠습니다. 갑작스런 충격 때문이었겠지만 이제 감정에 푹 빠져서 우는 게 좋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면 내가 얘를 돌봐줄 수 없으니까요. 조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은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얼마일지 모르지만 내 고양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귀하게 느껴집니다. 가끔 내가 간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차피 모든 관계가 시한부인데 언제 갈지를 알았다고 해서 이런 마음이 들다니요. 니르가 엄청 예쁘지만 가끔 부담과 귀찮음도 느꼈던 내가 말이죠. 밥을 못 먹어 살이 많이 빠지고 털에 윤기가 없고 발바닥 젤리가 하얗게 변해도 여전히 내 고양이는 너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앞으로 이 털을 쓰다듬지 못하고 고르릉 소리를 듣지 못하는 날이 너무 무섭고 두려운데 이런 생각에 빠져 있다가도 니르에게 눈길을 돌리면 니르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앞으로도 쭉 그럴 것입니다. 니르가 멀리 떠났습니다 니르야, 무지개다리는 다 건너갔니? 짧은 생 동안 누구에게도 해 끼치지 않고 많은 이들의 기쁨이었던 너는 분명 꽃밭에서 신나게, 생기 넘치게 뛰어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천국이란 게 있다면 너 같은 영혼에게 마땅하니까. 사실 네가 이제 아프지 않아 난 너무 기쁘다. 그러면서도 조금은 아픈데, 너무 걱정 말아라. 너의 아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거니까. 나도 좀 아파봐야 너의 마음을 알 수 있지 않겠니? 보고싶다, 니르야. 너의 부재가 말할 수 없이 휑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너의 부재만큼 우리 집은 너의 존재로 온통 가득 차 있다. 우리 집 구석구석에서 뛰어노는 네가 보이고 하늘에, 바람에, 햇살에, 그리고 내 가슴에 너는 영원히 남아 있거든. 편재하는 너로 인해 나는 슬프고도 기쁘다. 여전히, 영원히 사랑해. 부디 그곳에서 편히 쉬길 바랄게. 우리 니르. CREDIT글 사진 이진경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10-30 10:59:54 어쩌면 마지막 식사일지 모르는 길 위의… GRAND MOTHER어쩌면 마지막 식사일지 모르는길 위의 고양이들을 위해 길고양이들의 모습에서 그 마을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경기도 일산의 캣맘 삼분 씨의 뒤를 따르며 만난 마을의 고양이들은 사랑 듬뿍 받으며 자란 집고양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건강하고 말끔했다. 그렇게 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건축 이전에 살던 생명은 삼분 씨와의 첫 화제는 최근 보도되어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한 ‘일산 PC방 고양이 학대 사건’이었다. 바로 옆 동네에서 일어난 일이다. 삼분 씨는 학대자를 향해, 미약한 처벌체계에 대해 거친 말을 쏘았다. 일면 이해가 되었으나, 한편으론 저 뜨거움이 어디서 왔는지 의아했다. 궁금증이 풀리는 데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삼분 씨는 이 아파트 단지의 세 번째 입주자다. 일산이 신도시라는 이름으로 부상할 때였다. 현대식으로 쌓아 올린 근사한 아파트에 저마다의 꿈을 갖고 몰려든 사람들. 그 틈에서 삼분 씨는 쓰레기봉투를 뜯는 볼품없는 고양이를 봤다. 이 아이는 아마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부터 여기에 살던 원주민일 것이다. 직감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청운의 꿈을 갖고 새 집을 마련한 사람들에게 쓰레기나 헤치는 고양이들이 얼마나 걸리적거리는 존재가 될지. 봉투를 뜯던 고양이를 쫓아간 자리엔 새끼 고양이가 몇 마리 있었다. 삼분 씨는 얼른 집에 들어가 먹을 것을 가져줬는데, 사람 밥에 통조림 참치를 섞은 ‘개밥’이었다. 그때는 시판되는 고양이 사료가 거의 없었고 그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허다했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야무지게 먹어치웠다. 밥그릇 안에 들어갈 기세로 허겁지겁 먹는 새끼들과 그 옆을 내내 지켜보다 빈 그릇을 핥는 어미 고양이의 모습을 보며 삼분 씨의 마음은 미어졌다. 그 날을 계기로 삼분 씨는 동네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시작했다. 그땐 분명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끈끈한 편견과 혐오를 차차 목도하게 될 줄 몰랐을 것이다. 밥만 줄 순 없더라 현재는 과거의 결과다. 그러니 삼분 씨가 여러 해 동안 겪은 논쟁과 다툼의 역사를 적기보다, 지금 동네의 상황을 살펴보자. 삼분 씨는 서른 개 정도의 밥자리를 돌며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분할해 한쪽은 다른 캣맘에게 맡기고 자택 주변 밥자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가끔 근처 단골식당과 조금 떨어진 야산에도 올라 고양이들의 식사와 보금자리를 살펴 준다. 고양이들이 그렇게 많을까 싶었는데, 밥그릇에 사료 쏟는 소리만 나도 어딘가에 은신해 있던 녀석들이 고개를 내밀고 반가움을 표한다. 야산의 밥그릇엔 4kg 사료 포대를 통째로 붓고 와야 할 만큼 식구들이 많다고. 사람들이 고양이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들의 번식력이라는 것을, 모든 캣맘들은 알고 있다. 삼분 씨가 관리하는 거의 모든 아이들의 귀는 조심스레 커팅이 되어 있다. 이는 중성화 수술(TNR)의 상징이다. 사정을 모르는 눈으로 보니 가끔 나타나는 아기 길고양이의 뒷모습이 귀엽기만 했는데 삼분 씨는 “그렇게 신경 썼는데 어떻게 임신을 했는지”라며 결이 다른 말을 했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에겐 적당한 밥자리를 마련해주고, 발정이 와 밤낮 우는 고양이는 중성화를 시켜주면 되지만, 이미 태어나 고양이 집단을 불려버린 고양이들은 어찌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보는 시선이 고와지고, 오랜 설득으로 해코지하는 주민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래도 길에서 태어난 아기 고양이의 운명은 꽃길보단 가시밭길이다. 사람과 고양이의 합리적인 공존, 이미 있는 고양이들의 부족함 없는 삶을 위해 삼분 씨는 중성화를 통한 개체 수 유지에 세심히 신경 쓰고 있다. ‘현재’를 하나 더 말하자면, 삼분 씨는 경비 아저씨들에게 가끔 커피를 돌린다. 단지 내 입김이 센 사람들에겐 가끔 봉투도 보낸다는 은밀한 말도 전했다. 이웃 1층 집 베란다 밑에, 어린이집 계단 아래, 경비실 화장실 옆에 마련된 고양이 밥자리는 지난한 설득과 타협의 결과가 아니라 차라리 유상 임대한 한 줌의 부지였다. 그럼에도 밥자리를 치우란 원성과 그렇게 좋으면 집에 데려가 키우라는 몰상식한 항의는 여전하며 아침마다 목조 급식소는 파손된 채 발견된다. 아무리 때우고 막아도 물이 새는 댐처럼, 완전한 공존은 닿을 듯 닿지 않는 아득한 꿈일지도 모른다. 시작은 미미했고, 끝은 보이지 않지만 “밥을 주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여력이 되고 건강하지만 혹 아프거나 형편이 어려워지면 사람에게 의지하고 밥을 기다리는 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 밥을 주면서도 늘 마음이 편치 않아요.” 삼분 씨는 사료에 몰려드는 아이들마다 이름을 알려주며 그들의 삶을 소개했다. 밥을 처음 줄 때는 몰랐을 것이다. 이토록 깊숙이 아이들의 삶에 관여하게 될 줄은. 그러나 그것은 필연에 가깝다. 다시 적자면, 밥에 가까이 달려오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살아온 역사를, 환경의 척박함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굶주린 생명에게 밥을 주는 사람은 추위에 떠는, 병에 걸린, 학대를 받는 생명도 지나치지 못한다. 경기 북부에 위치한 이곳은 방문한 10월에도 벌써 낙엽이 많이 져 있었다. 조금 더 빨리 찾아온 냉기. 캣맘들은 도저히 밥만 줄 순 없다. 부서진 급식소를 손 보고 거처에 담요나 스티로폼을 넣어줄 때다. 아파트 지하 공동 보일러와 연결된 대형 환풍구 앞은 훈풍이 뿜어져 나와 밤마다 아이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동시에 소음과 용변, 주민들의 혐오 어린 시선도 집중되기에 밥을 주지 않는 날에도 둘러보러 나올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드는 겨울이 다가올수록 삼분 씨의 몸과 마음은 더 바빠질 것이다. 고된 일이지만, 그러면서도 그가 잃지 않으려는 게 있다. “오늘 주는 이 밥이 마지막 밥이 될지 모르잖아요. 아이들이 즐거운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언제나 웃는 얼굴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예민한 길고양이들은 밥을 먹을 때 비로소 사람을 가까이서 본다. 사람에 대한 인식을 가장 많이 입력하는 때가 이 순간이다. 비단 고양이를 하찮게 보는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표정이 아니라, 캣맘을 통해 사람을 배우는 고양이를 위해서 삼분 씨는 웃는 얼굴을 견지해 오고 있다. 삼분 씨가 이 마을에 온 지 20년. 다 적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분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지역의 고양이들은 사람을 보고 도망가지 않는다. CREDIT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10-30 10:35:20 이번 역, 동묘 ‘굿잠~’ 늘 껴안고 자는 고양이 남매 (영상) 할로윈 코스튬 대회 접수한 강아지 ‘XXX’로 분장 단단한 돌? 공룡의 알? 이 동그란 동물의 놀라운 실체 고양이 렝가 아빠는 왜 직접 넥카라를 했을까 유기와 안락사, 암과 복막염 우리 고양… 어쩌면 마지막 식사일지 모르는 길 위의… 231 232 233 234 235 236 237 238 239 24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