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2건) [NEWS] '표정 부자' 아기 고양이 펑키의 우여곡절 입양기 NEWS | 2017-08-16 11:33:15 [NEWS] 척추 문제로 안락사 요청된 생후 7주 아기 허스키 NEWS | 2017-08-16 10:42:54 [NEWS] 생후 1주 만에 어미에게 버려진 고양이… 그러나 삶은 계속된다 NEWS | 2017-08-14 16:39:20 [STORY] 육묘 육성 육탄전 | 5화 오프라 윈프… STORY | 2017-08-14 12:09:28 [STORY] 육묘 육성 육탄전 | 4화 돌아온 고등… STORY | 2017-08-14 11:11:13 [STORY] 육묘 육성 육탄전 | 3화 혼돈의 카… STORY | 2017-08-14 10:53:51 [NEWS] '곱슬 털을 가진 고양이' 사진은 진짜일까, 합성일까? NEWS | 2017-08-14 10:37:48 '표정 부자' 아기 고양이 펑키의 우여곡절 입양기 지난 5월, 미국 네바다의 한 아파트 보안 요원이 오염 물질이 잔뜩 묻은 작은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다. 그는 고양이를 즉시 네바아 SPCA라는 보호소로 데려갔다. 활동가 니키(Nikki)는 탈수되고 영양 실조에 시달리는 아기 고양이를 보고 24시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펑키라는 이름이 생긴 이 고양이는 생후 3주 정도로 추정되었는데 그런 것치고 너무 말랐고, 만질 때마다 몸 속의 뼈가 모조리 느껴졌다. 그런데 이 녀석, 보는 이가 예뻐해 주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성의 눈빛을 지녔다. 그 뿐인가. 끊임없이 관심과 동반을 요구하며 니키의 무릎에서 잠들기를 즐겼다. 니키는 펑키가 외로움을 타고 있다고 판단, 심장 박동 기능이 있는 '가짜 엄마' 인형으로 고양이를 달래줬다. 다행히 펑키는 부드러운 엄마 인형의 품을 만족스러워 했다. 그리고 단 몇 주 만에 펑키는 인접한 오레곤 주에서 온 여행자 여성에게 입양되었다. 입양된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펑키는 뭔가 언짢은 듯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지만 머잖아 따뜻한 가정에 적응하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양한 표정의 아기 고양이 펑키의 우여곡절 유년 시절은 고양이 전문 매체 '러브뮤'에 소개되었다. ? CREDIT에디터 김기웅사진 Nikki @myfosterkittens NEWS | 2017-08-16 11:33:15 척추 문제로 안락사 요청된 생후 7주 아기 허스키 반려인이 강아지를 보호소로 보내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부는 재정 부담을 말하고 어떤 이들은 동물을 돌볼 상황이 아니라 한다. 7주 된 시베리안 허스키 '캐스케이드'는 그 중 가장 슬픈 이유로 파양됐다.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척추 문제를 앓고 있는 캐스케이드는 또래의 허스키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았다. 꼬리도 없었고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해 기저귀를 착용해야 했다. 허스키는 안락사를 바라는 주인으로부터 넘겨졌지만, 수의 팀은 캐스케이드를 데리고 와 질병 연구 후 돌봐 주기로 주인과 협의했다. 캐스케이드를 돌보고 있는 캐서린 호스키는 "캐스케이드가 태어날 때부터 그랬는지 부상을 당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일반적인 허스키처럼 언제나 에너지 넘치게 움직이고 있다. 매우 영리한 데다 사물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며 그의 활발하고 긍정적인 성격에 대해 언급했다. 캐스케이드는 위탁 가정 안에서 자신의 남다른 신체에 맞춰진 옷과 장신구를 착용하며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다. 하루에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캐스케이드의 귀여운 장난과 사랑 넘치는 행동은 충분히 보상해줄 것이다. ?? 현재 캐스케이드는 영원히 그를 돌봐 줄 따뜻한 입양 가정을 구하고 있다. ?이 소식은 동물 전문 매체 '어네스트 투 퍼스'에 소개되었다. CREDIT에디터 김기웅사진 페이스북 캐스케이드 페이지 NEWS | 2017-08-16 10:42:54 생후 1주 만에 어미에게 버려진 고양이… 그러나 삶은 계속된다 새시는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을 때 홀로 남겨졌다. 생후 1주일 된 새시가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거라곤 엄마를 찾아 소리 지르는 일뿐이었다. 하지만 새시를 버리고 간 어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새시의 구조자는 이를 확인한 후 집으로 데려갔다. 새시는 몹시 굶주린 상태였다. 어미에게 버려진 스트레스에 음식을 거부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새시는 몇 시간에 한 번씩 에너지 넘치는 동작으로 젖병을 빨았다. 아직 눈이 열리지 않았지만 새시는 배불리 먹이를 먹은 후에야 잠이 들었다. 그렇게 1주일 만에 새시는 몸무게를 3온스(약 90g)나 불리며 건강을 되찾았다. 새시는 병을 직접 손으로 잡고 빨 정도로 삶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귀여운 조력자 몰리도 새시의 성장에 한 몫했다. 대형견 몰리는 새시에게 입 맞추길 좋아하며, 새시의 짓궂은 장난도 능숙히 받아줬다. 그렇게 새시는 발견된 지 6주만에 몸무게 1파운드 8온스(약 700g)에 도달하며 누구보다 활발한 고양이로 성장했다. 새시의 반려인은 "새시는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어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장난을 걸고, 뛰어다는 것을 좋아하죠"라며 천방지축 새시의 넘치는 에너지에 대해 언급했다. 어미를 잃고 죽어가던 새시가 에너지를 되찾고 스스로 성장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짧지 않은 6주. 새시가 그 동안의 보호자와 몰리의 따뜻한 배려를 잊지 않길 바란다. 이 이야기는 고양이 전문 매체 '러브뮤'에 소개되어 많은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CREDIT에디터 김기웅사진 인스타그램 @sassy_kitten_711 NEWS | 2017-08-14 16:39:20 육묘 육성 육탄전 | 5화 오프라 윈프… 육묘 육성 육탄전5화 오프라 윈프리처럼 봄이 지나고 슬슬 초여름의 더위가 한차례씩 등짝을 후끈하게 달구던 정오였다. 더 더워지기 전에 에어컨을 사야겠다며 부채질을 하고 있는데 친한 후배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대뜸 울먹이는 목소리였다. “언니…… 카페 가던 고냥이가 어푸푸 어부 어부. 고으양이 아프 아프 다쳐서리. 새끼, 크헉 크흐윽 어떠…… 어떠해요~?” 학대 받은 고양이? 후배가 울먹이며 말하던 내용을 머릿속에서 번역해 보니 자기가 자주 가는 카페에 가끔 우유나 빵을 주던 새끼고양이가 있는데 얼굴을 심하게 다쳐서 죽게 생겼다며 어찌해야 하냐는 말이었다. 솔직히 난감했다. 내가 고양이 구조대도 아닌데 요즘은 주변에서 길냥이가 다치거나 버려진 것을 발견하면 대뜸 내게 전화를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난 그 흔한 동물 단체나 협회 등에 한 군데도 가입하지 않았다. 그저 반려묘를 키우는 동네 친구들로 구성된 조합 형태의 모임에 속해, 다친 고양이들을 발견하면 치료비로 쓰자고 한 달에 만 원 정도 내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런 문의를 받으면 딱 잘라 거절하거나 외면하기가 어렵다. 모른 척하고 알아서 잘하라고 전화를 끊었지만, 결국 택시를 타고 그 카페가 있는 곳으로 친구와 함께 달려갔다. 여러 증인들의 카더라 통신에 가까운 내용을 조합해 보면, 그 동네 주변에 길고양이를 증오하는 할머니가 있고 꽤 위협적인 태도로 고양이들을 학대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루머 속 할머니에게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쌍한 고양이는 발견 당시 얼굴과 눈이 심하게 부어 있었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태였다. 거기 모여 있던 모든 사람들의 협업으로 코너에 몰린 녀석을 잡아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이동하는 내내 내 팔뚝과 손을 물어뜯고 발버둥을 쳤는데 다른 길고양이들과 달리 너무 사납고 겁에 질려 있어서 정말이지 심한 학대를 받은 것은 아닌가 안쓰러웠다.? 결국엔 또 우리 집 하지만 동물병원에 도착해 원장님의 소견을 들어 보니 고양이의 상처는 사악한 할머니의 만행도, 또 다른 누군가가 학대한 흔적도 아니었다. 큰 고양이에게 물려 상처를 입었고 염증이 심해진 상태라고 했다. 길고양이의 천적은 인간만이 아니었다. 먹이가 귀한 도심에서 고양이들끼리의 영역싸움도 만만치 않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 실명이 되진 않을 거란 진단을 받았고 그 길로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시간 동안 충격과 두려움 그리고 고통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고양이는 목소리가 다 쉬고 온 몸에서 악취가 풍겨져 나왔다. 퇴원 후 또 한 번 난감한 상황이 찾아왔다. 제보를 한 후배는 이 녀석을 맡을 수 없는 상태였다. 곧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철에 그냥 방사할 수도 없었다. 정말이지 이런 상황이 싫었다. 집엔 이미 네 마리의 고양이들이 있어 포화 상태였고 이렇게 순화가 안 된 녀석을 매일매일 간호할 생각을 하니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불쌍하다고 구조는 하는데 그 다음은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물론 급하면 무조건 살리고 봐야 한다는 게 맞는 선택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건 너무 대책이 없다 싶어 화가 났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녀석이 우리 집 거실에 떡하니 똥오줌을 지리고 있었다. 그날부터 전쟁이었다. 수술 부위 소독을 위해 잡을 때마다 야생 그 자체인 녀석은 엄청난 반항을 했고 내 온몸은 피로 범벅이 되었다. 응급실과 외과에 두 번이나 뛰어가야 했고 그때 생긴 상처는 아직까지도 팔뚝과 허벅지에 길게 남아 있다. 다행히 녀석은 엄청난 식탐 덕분에 캔에 약을 섞어 줘도 잘 먹어서 빠르게 회복했다. 거의 다 나았기에 입양을 보낼까 했으나 성격이 너무 난폭하고 사람을 심하게 경계해 중성화 수술 후 방사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수술을 받으러 갔는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작고 어린 녀석이 임신 중이라는 것이었다. 이미 중성화 수술이 진행된 상태였고 그동안의 의료 조치 때문에 그 미생의 새끼들은 태어날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새끼가 새끼를 배고 있었다는 것에 당황스러웠고 여러 가지로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방사를 하려고 처음에 구조되었던 장소 근처에 갔으나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 된 어린 고양이를 영역싸움으로 잔뼈 굵은 성묘들이 우글거리는 곳에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었다. 원망 대신 감사 결국 무거운 마음으로 이 녀석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다섯 번째 길냥이를 식구로 맞이하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임신과 폭행 그리고 유산까지…… 유명한 흑인 배우 ‘오프라 윈프리’가 떠올랐고 나중에 그 여자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로 ‘오프라’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오프라는 여전히 사람을 경계하고 밥이나 간식을 먹을 때 빼고는 나를 아는 척도 안 하는데 최근엔 염치없는 태도 때문에 그냥 ‘염치’라고 부른다. 가끔 ‘염치야~’하고 부르면 모른 척 하다가 ‘오프라야~’하고 부를 땐 살짝 내 쪽을 쳐다보며 눈을 깜빡거린다. 역시 웃기는 녀석이다. 오프라는 다른 고양이들과 장난을 치는 말괄량이가 되어 심하게 발랄하고 쾌활하게 살고 있다. 처음엔 이 녀석을 불쌍하다고 구조만 하고는 맡을 형편이 안 된다던 후배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오프라의 병원비를 모아 준 동네 길냥이 모임 친구들, 중성화 수술을 도와준 길고양이 구조 계의 대모, 새벽부터 물어뜯긴 상처를 정성스레 치료해 준 동네 외과 원장님과 간호사들까지 모두가 걱정해 주고 응원해 주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원망보다는 고마움의 눈물을 더 많이 흘린 시간이었다. 세상 모든 고양이를 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끝내 외면할 수 없다면, 나의 노력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도움도 절실하다는 사실을 이번 일을 통해 배웠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다면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고양이가 줄어들지 않을까. 물론 ‘염치’녀석은 여전히 고양이 친구들만 좋아하고 나는 그저 밥 나르는 아줌마일 뿐이다. 집에서 키우는 진정한 길고양이다. 그래도 가끔 내 침대로 올라와 은근슬쩍 궁둥이를 들이밀며 누울 때는 정말 사랑스럽다. 이렇게 파란만장한 다섯 마리 고양이들과의 삶이 또 시작되었다. CREDIT글 사진 한민경 (타로 점술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8-14 12:09:28 육묘 육성 육탄전 | 4화 돌아온 고등… 육묘 육성 육탄전4화 돌아온 고등어 우리 집 둘째 어린이에겐 세 마리의 형제자매가 있었다. 태어나자마자 이 네 마리 꼬물이들은 박스에 담겨 버려졌고 구사일생으로 구조돼 우리 집에 잠시 머무르며 입양을 가게 되었다. 이 네 마리의 운명을 보면 도시에서 태어나 버려지는 길고양이들의 팔자를 하나하나 알 수 있다. 정처 없이 떠돈 고등어 가장 먼저 입양을 간 얼룩 무늬의 카오스는 그나마 일반적인 가정에 입양됐다. 초반에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내와서 커 가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연락이 끊겨 그저 잘 지내고 있다고 믿고 싶을 뿐이다. 그 다음으로 입양 보낸 노랑이 치즈는 가장 럭셔리한 주인을 만나 온갖 비싼 용품으로 치장하며 지냈는데도 불구하고 희귀병에 걸려 청소년묘가 되기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병이 깊어지자 입양자는 보살피는 게 힘들다며 고양이를 돌려보냈고 마지막 순간은 내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셋째로 입양을 간 고등어가 문제라면 문제였다. 녀석은 사람을 그다지 따르지 않았고 애교도 없었지만 타고난 미묘라 가장 먼저 입양이 낙점됐다. 그러나 그 낯가림 심한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운이 나빴던 탓인지 입양자가 키우기 힘들다 해서 지인 커플에게 재입양됐다. 그러나 그 부부가 아기를 가지면서 고등어는 다시 원래 입양자에게 되돌아가야만 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처음 입양 당시 간호사여서 신뢰가 갔던 입양자는 공무원 시험 준비 때문에 더 이상 고양이를 키울 수 없다며 연락을 해 왔다. 설상가상으로 고양이를 너무 싫어하는 룸메이트 때문에 당장 함께 살기도 어렵다고 호소해 온 그녀. 고등어는 그 룸메이트에게 알게 모르게 학대를 받아서인지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했고 특히 젊은 여자를 싫어했다. 손을 들어 쓰다듬으려 하면 때린다고 느꼈는지 기겁을 하고 오줌을 싸기도 했다.? 어찌하란 말이냐 결국 입양자는 고양이 물건을 바리바리 싸들고 막무가내로 우리 집에 고등어를 데려왔다. 화도 나고 원망도 들고……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욕할 수도 없었다. 본인도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얼굴에서 보였기 때문이었다. 길에다 다시 버리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고 고마울 뿐이었다. 입양자는 말이라도 나중에 다시 데리러 오겠다며, 사료 값으로 보태 달라고 몇 만원을 쥐어 주곤 황급히 뒷걸음질 치듯 떠나 버렸다.내 앞에는 세 번의 파양으로 위축돼 벌벌 떨고 있는 다 큰 고등어 녀석이 이동장 안에서 웅크린 채 울고 있었다. 물론 그 입양자는 다시 돌아오지도, 연락을 하지도 않았다. 이미 세 마리나 키우고 있었기에 고등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너무나 벅찬 결정이었다. 다 큰 성묘에 전혀 귀엽지 않은 성격, 심지어 눈치도 없고 자폐처럼 싱크대 밑에 숨어서 몇 달을 두문불출하는 이 우울증 걸린 고양이를 어떻게 순화해 입양을 보낼 수 있을지……. 그저 앞날이 막막했다. 입양을 보낸다 해도 걱정이었다. 그런 고통을 또 겪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지만 내가 품자니 허리가 휠 것 같았다. 게다가 우리 집 셋째 토라의 질투와 시샘 그리고 텃세에 밀려 매일 털이 한 움큼씩 뽑힌 채 당하고 지내는 걸 봐도 속상해 죽을 지경이었다. 인간에게도 고양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녀석은 도대체 어떤 심정일지. 고등어는 스트레스 때문에 온몸에 비듬이 올라오고 피부병까지 퍼져 몇 달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 믿어줘서 고마워그렇게 한 달 두 달 지나더니 벌써 1년이 흘렀다. 고등어는 어느 정도 낯가림도 사라지고 토라의 수염을 왕창 뽑으며 한방 날리기도 했다. 어느 날부터는 내게 엄청난 애교를 부리며 눈앞에 알짱거렸다. 입양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녀석의 눈을 보면 행여나 그런 마음을 들킬까봐 애써 웃으며 예뻐했고…… 결국 나도 포기했다. 나를 신뢰하는 이 녀석에게 또 한 번 아픔을 줄 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허리가 휘든 속이 아프든 또 한 마리를 품기로 마음먹고 나니 오히려 후련해졌다. 아주 천천히 마음을 열며 내게 다가오는 고등어의 소심한 몸짓에 나 역시도 아주 느리게 정을 붙이고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우리 집 넷째로 자리매김한 고등어는 이상한 이름을 버리고 '치치'(눈치코치의 줄임말)라고 불리고 있다.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치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사실 나도 처음부터 치치를 예뻐한 건 아니었다. 이유 없이 사고를 치고, 눈치 없이 사람을 놀래고, 우는 소리조차 고양이치고 매우 짜증스럽고 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치치를 제일 많이 쓰다듬는다. 그러면서 이 녀석이 나를 가장 신뢰한다는 걸 느낀다. 괜히 말썽을 부린 게 아니라 내 옆에 가까이 있고 싶어서 한달음에 뛰어 오다 보니 컵을 떨어뜨리는 등 조심성 없이 사고를 치는 거였다. 일부러 사람을 놀래려는 게 아니라 그저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싶어서 어디서든 튀어나와 나를 쫓아다니는 거였다. 그 모든 행동들이 그저 나 하나만 바라보고 움직이기 때문에 일어난 우연한 사고들일 뿐이었다. 내 옆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따뜻하며 믿을 만하다고 여기는 치치. 그것 또한 또 다른 의미의 애정 표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치치에게 나 역시도 무한 신뢰를 보낸다. 곁에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항상 함께일 거란 믿음을 나누는 우리. 올 겨울도 우리는 조용히 쌓이는 눈처럼 잔잔하게 사랑을 쌓아 갈 것이다.? CREDIT글 사진 한민경 (타로 점술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8-14 11:11:13 육묘 육성 육탄전 | 3화 혼돈의 카… 육묘 육성 육탄전3화 혼돈의 카오스? 연희동으로 이사 후 고양이 ‘랍비’, ‘어린이’와 함께 아옹다옹 살던 어느 날이었다. 추석을 얼마 앞두고 첫째의 뒷목 털이 빠지고 상처가 덧나 병원에 갔다. 병원비 부담에 그냥 후시딘만 바르다가 너무 심해져 부랴부랴 달려간 그날 있었던 일이다. 셋째는 무리 동물병원 대기실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루한 차림의 할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손에는 어울리지 않는 프라다 쇼핑백이 들려 있었고 그 안에는 갓 태어난 두 마리 꼬물이가 그야말로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었다. 처음엔 아기고양이 치료 차 데리고 오신 건가 생각했는데 할머니는 대기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아이들을 보여주면서 말씀하셨다. “어미가 우리 집에 새끼를 낳고 죽었어. 다른 녀석들은 건강해서 여기저기 보냈는데 이 두 녀석은 눈이 아파서……. 혹시 누가 데려다 키울 수 없는가.”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었지만 이미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던지라 선뜻 나설 수가 없었다. 눈이 마주치면 덜컥 입양해 버릴 것 같아 구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랍비의 영구처럼 털이 벗겨진 상처만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할머닌 기어코 내 앞으로 다가와 턱 앞까지 그 프라다 쇼핑백을 들이밀며 동정심을 호소하셨다. 어떻게 그냥 외면할 수 있을까. 쇼핑백 안을 들여다보니 두 눈에 고름딱지가 뒤덮인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보였다. 젖소 무늬 수컷과 카오스 무늬의 암컷 남매. 겨우 탯줄이 떨어진 듯한 두 생명은 병아리보다 작은 소리로 삐악삐악 울었다.? 머리는 안 된다고 말하는데 그 때 마침 원장님이 대기실의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나오시더니 꼬물이들을 발견하고는 여기저기 살펴보셨다. “이대로 두면 며칠 안에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죽을 텐데.” 원장님의 그 한마디에 이미 두 마리 유기묘를 입양한 처지지만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어 “제가 임보를 하겠다”고 나도 모르게 말하고 말았다. 무언가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는, 유체이탈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고 생각은 하나 이미 내 몸은 그 프라다 쇼핑백을 끌어안아 버렸다. 원장님은 분유와 주사기 그리고 안약을 주시며 “가망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잘 치료해주라”고 격려해주셨다. 망연자실. 집에 돌아와 애꿎은 랍비만 혼냈다. “이 녀석아, 네가 목덜미만 쳐 긁지 않았어도 병원에 안 갔고, 병원에 가지 않았으면 이런 사서 고생도 안 했을 거 아니냐.” 엄한 짜증을 부리면서도 꼬물이들이 작은 몸을 가냘프게 떨며 배고프다고 우는 소리에 마음이 사르르 녹으며 분유를 타고 절로 엄마 미소를 짓는 내 자신이 사실은 랍비보다 더 원망스러웠다.? 고마워, 미안해 생전 처음 분유도 타보고, 그걸 주사기로 먹이고, 계속 붙어있는 눈곱을 시간마다 닦아주며 추석에 집에도 못가고 뜬눈으로 연휴를 보냈다. 그렇게 몇 날 며칠 수면부족과 이불빨래로 스트레스 지수가 차오르던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처럼 졸린 눈을 비비며 비몽사몽 분유를 타 먹이려고 하는데 뭔가 평소와 다른 기분이 들었다. 가만히 보니 이 두 녀석이 동그랗게 두 눈을 부릅뜨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심지어 우유의 냄새를 맡고 진격의 거인 못지않은 포스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두 눈으로 무언가 본 듯이 나와 젖병을 향해 나름 뛴다고 뛰는 시늉을 하며 기어오는 녀석들. 고름 때문에 앞이나 제대로 보일까 싶었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다니. 그야말로 기적 같았다. 거기다 눈망울은 어찌나 예쁜지. 그 눈을 바라보는 내 눈이 눈물로 가득 차 오히려 잘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빛나는 눈을 영영 못 볼 뻔 했다니. 가슴을 쓸어내렸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찌됐든 살 권리가 있는 녀석들인데……. 한 점 때도 없는 말간 눈을 동그라니 뜨고 여기저기 탐색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괜히 짜증내고 후회했던 마음이 부끄러워졌다? 어쩔 수 없다, 예쁘니까 캣맘들이자 동네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놀러 왔다. 그 중에 젖소무늬 녀석은 친한 이웃 언니에게 둘째로 입양을 보내기로 약속도 했다. 카오스 암컷 역시 여기 저기 수소문을 거쳐 입양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상한 데서 문제가 터졌다. 아기 고양이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는 근처에도 못 가고 빙빙 돌던 우리 집 둘째 어린이가 언제인가부터 카오스 녀석을 예뻐하기 시작했다. 카오스 꼬물이도 애교가 상당히 많아 사람이건 고양이건 찰싹 붙어 냥냥거리는 게 아주 물건이다 싶었는데 결국 어린이를 꾄 듯했다. 순진한 어린이는 카오스 꼬물이 곁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쳐다만 봐도 그저 좋은지 항상 쫓아다녔다. 아직 어려서 그럴까 쭙쭙이(엄마 젖을 빠는 시늉)가 필요했던 카오스 꼬물이가 어린이의 귀를 물러 터질 때까지 쭙쭙이 하고 또 하는데도 어린이는 귀찮아하는 내색도 않고 참았다. 소심한 어린이……. 그 남자의 사랑은 그랬다. 결국 둘이 허구한 날 목을 끌어안고 붙어 있는 바람에 입양 보내기에 차질이 생겨버렸다. 떨어뜨리면 어떻게 되나 보려고 카오스를 친구 집에 하루정도 맡겼더니 어린이는 거의 식음을 전폐한 채 카오스를 여기저기 찾아다녔다. 뭘까? 이 두 녀석의 관계는……. 어린이는 정말 끔찍이도 카오스 꼬물이를 아꼈고 카오스도 어린이 옆에 껌처럼 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 별 수 있나. 입양 보내기를 포기하고 카오스 꼬물이를 어린이의 여동생으로 들이게 됐다. 이름은 토라로 지었다. 토라는 자신의 독특한 털 무늬를 뽐내며 아주 도도하고 싸가지(?) 없게 성장했다.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예쁘다는 착각 속에. 물론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어린이다. 어린이 눈에는 토라가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사랑스런 여동생이었는지 매일 매일 그루밍을 해주고 간식을 양보하고 자신의 귀를 쭙쭙이로 기꺼이 내주며 지금까지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 토라는 어릴 적 너무 작게 태어나서 그런지 다 큰 지금도 손발이 작고 얼굴도 작다. 하지만 사랑받고 자란 아이들 특유의 당당함과 도도함으로 오늘도 앵그리버드 같은 눈을 하고서는 여기저기 귀여워 해 달라고 머리를 들이민다. 랍비, 어린이 심지어 나에게까지 와서 당당하게 야옹거리는 토라.? CREDIT글 사진 한민경 (타로 점술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8-14 10:53:51 '곱슬 털을 가진 고양이' 사진은 진짜일까, 합성일까? (사진=트위터 'meanplastic') 지난주 인터넷은 오렌지 빛의 곱슬거리는 털을 가진 고양이의 사진으로 들끓었다. "이런 곱슬 고양이를 지금까지 본 적 없다"는 의심이 커졌고, 사진의 진위 논란이 이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진은 진짜다. 곱슬 털을 가진 고양이는 실재한다. 이 고양이는 셀커크 렉스(Selkirk rex)라는 비교적 최근 발견된 품종으로, 1987년 몬태나 주 보호소에서 발견된 한 집고양이로부터 유래됐다. 2012년에 공식 품종으로 인정받았다. 셀커크 렉스는 둥근 머리와 곱게 말린 털이 특징이며 인내심이 깊고 관용적인 고양이로 알려져 있다. 처음으로 트위터에 이 고양이 사진을 올린 이용자는 자신의 고양이가 6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낳았는데 그 중 3마리가 이런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신비로운 셀커크 렉스의 사진을 조금 더 감상해 보자. ? (사진=트위터 'shumsende') (사진=인스타그램 'ignataliya') (사진=Ingrid Matschke) CREDIT에디터 김기웅 NEWS | 2017-08-14 10:37:48 '표정 부자' 아기 고양이 펑키의 우여곡절 입양기 척추 문제로 안락사 요청된 생후 7주 아기 허스키 생후 1주 만에 어미에게 버려진 고양이… 그러나 삶은 계속된다 육묘 육성 육탄전 | 5화 오프라 윈프… 육묘 육성 육탄전 | 4화 돌아온 고등… 육묘 육성 육탄전 | 3화 혼돈의 카… '곱슬 털을 가진 고양이' 사진은 진짜일까, 합성일까? 281 282 283 284 285 286 287 288 289 29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