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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1-26 15: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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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1-26 15: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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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1-24 18: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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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1-24 18: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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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1-24 18: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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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1-24 18: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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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1-24 18: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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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이제는 너와 함께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인생의 즐거움은 바로 여행이었다. 그런 나에게 니코가 왔다. 새로운 즐거움으로 가득할 우리의 여정에 니코가 함께한다고 생각하니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설렜다. 그렇게 한 달 후 우리 가족은 남편의 나라인 미국으로 떠났다.
뉴멕시코 주의 화이트 샌즈 국립공원 화이트 샌즈 국립공원은 하얀 모래처럼 보이는 석고 가루로 이루어진 특별한 사막이다. 하얀 모래를 처음 보는 니코는 ‘이게 뭐지?’ 하고 당황하는 듯하더니 시간이 지나자 신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온통 하얀색이라 눈이 부실 니코를 위해 강아지 선글라스인 ‘도글라스’ 를 준비해 갔지만, 니코는 거추장스러운지 선글라스 벗기에 바빴다. 하하.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한여름이라 너무 더워 오래 있지 못했는데,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시원할 때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플로리다 주피터 비치 미국에는 강아지들을 위한 전용 해변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미국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미리 검색해갔다. 평점이 높은 해변들은 지도에 따로 표시해가기도 했다. 아직도 니코와 처음 플로리다 주피터 비치에 들어서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에메랄드빛을 띠는 플로리다의 아름다운 바다와 자유롭게 뛰어놀던 강아지들의 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던 니코는 빨리 놀고 싶다며 낑낑거렸다. 많은 강아지가 있었지만 다들 어찌나 그렇게 매너도 좋고 착하던지, 걱정없이 니코를 마음껏 뛰어놀게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플로리다 키웨스트 키웨스트는 미국 최남단에 있는 조그마한 섬이다. 키웨스트로 가는 다리에서 보는 바다는 정말 예술이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양옆으로 펼쳐지는데 정말 멋있다. 키웨스트에서는 니코와 하루 종일 걸으며 노을과 바다를 보았는데,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니코와 함께 해서 기쁨도 두 배 행복도 두 배였다.샌프란시코 금문교 이곳은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도 너무나 유명한 골든 게이트 브릿지, 일명 ‘금문교’ 다. 유명한 사진 스팟에서 니코의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촬영에 열심히 협조해준 니코가 너무 예뻐서 간식도 많이 줬다. 니코와 사진을 찍으려 노력했던 순간조차 나에겐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글 사진 정지희에디터 조문주<NICO-이제는 너와 함께>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11-26 15: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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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웰시코기 롤남매, 제주도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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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남매와 함께넓고 푸른 오름을 뛰어다니고,에메랄드빛 바다를 수영하는 게꿈이었다.그리고 드디어,꿈에 그리던 제주여행을다녀오게 되었다.
#1 첫 제주여행 땐 다른 반려견 친구들과 함께했다. 롤남매와 함께했던 생애 첫 비행기 탑승이었지만 다행히 친구들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집에서 공항까지 자차로 이동해 김포공항에서 탑승 절차를 밟았다. 만약 혼자 있었다면 14kg 웰시코기가 들어가는 캔넬 두 개를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제주에 도착해 렌트카를 빌리는 동안에도 차례대로 번갈아 가며 아이들을 돌보았는데, 이 과정 역시 혼자 있었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롤남매와의 첫 비행이라 한 시간 정도 되는 짧은 비행시간에도 전전긍긍했는데, 다행히 비행 후 롤남매의 컨디션은 양호했다. #2 롤남매와 함께하는 두 번째 제주 여행은 장기 여행이었다. 두 번째 여행에서는 첫 번째 여행과 달리 비행기가 아닌 여객선을 선택했다. 장기여행이기 때문에 렌트비가 많이 나올 것 같았고 , 혼자서 중형견 두 마리와 비행기를 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집에서 완도항까지 4시간. 쾌속선을 타고 제주까지 2시간. 장장 10시간의 대기시간을 지나 도착한 제주. 밤샘운전으로 피곤했지만 워낙 장거리 운전에 익숙한 롤남매 덕에 제주에 무리 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반려견 운동장까지 완비된 여객선도 있을 정도로 여객선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많이 늘었다. 하지만 나는 반려견 운동장 역시 캐리어를 들고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빠르게 갈 수 있는 쾌속선을 선택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완도항 바로 앞에 있는 완도타워에서 롤남매와 한 시간 정도 신나게 산책을 했더니 차에서 내내 자면서 이동했다.비행기 장점 여객선 장점 * 한시간 가량의 짧은 비행시간* 미리 예약할수록 저렴해지는 항공권* 자차 이용(더 많은 짐을 챙길 수 있음)* 렌트비 절감비행기 단점 여객선 단점 * 기내용 혹은 위탁 수화물용 캐리어 필요* 중대형견의 경우 위탁 수화물로 따로 이동* 완도항까지 장거리 이동* 고정된 차량 선적비와 유류비 두 방법을 비교해보았을 때 결과적으로 금액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비행기는 중형견 왕복 12만원이라는 고정비용이 있는 대신, 여객선은 왕복 약 30만원이라는 차량 선적 고정비용이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비행기를 이용하면 여행 기간 만큼 차량 렌트비가 발생한다.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해보았을 때, 세 번째 제주 여행은 또다시 여객선을 선택할 것 같다. 무엇보다 3주 내내 자차로 롤남매와 원하는 곳에, 원하는 만큼, 걱정 없이 다닐 수 있어서 참 자유로운 여행이 되었다. 글.사진 한민혜에디터 조문주<문밖의 삶-웰시코기 롤남매, 제주도로 떠나다>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11-26 15: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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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세상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사랑스러운 개딸, 제이와 처음 만났을 때를 돌이켜보면, 지금 생각해도 운명이 아닐까 합니다. 먼저 나에게 다가오는 아이를 가족으로 맞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제이가 제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아니면 텔레파시라도 통한 건지 가장 먼저 가까이 와 주었지요. 온전한 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제이에게 간택을 당한 것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말이에요.
반려동물의 권리 고작 2개월 난 아기 제이를 처음 안아 올렸을 때, 겨우 두 손 가득 들어올 정도로 작았던 녀석이 얼마나 앙증맞고 사랑스러웠는지. 혹여나 아프기라도 할까 꼬박꼬박 예방주사도 맞히러 다녔더랬죠. 그랬던 녀석이 지금은 쑥쑥 자라서 벌써 3살이 다 되어간답니다. 제이 덕분에 레이, 써니와도 가족이 되어 무려 세 개딸과 매일이 즐거운 다견 가정 수발 라이프를 즐기고 있죠. 개딸들이 누리고 있는 권리요? 푹신한 극세사 이불 속에 마음껏 쓰러져 드러눕기, 언제나 먹고 싶을 때 내 맘대로 밥 먹기, 넓은 잔디에서 미친 듯이 ‘우다다’하기, 가끔 귀찮을 땐 엄마가 불러도 모르는 척하기, 서로 자기 만져달라며 에미 손 뺏어가기 등등 셀 수도 없답니다.(웃음) 견상궁의 고민 써니는 중성화 수술을 받은 뒤 가족이 되었지만 제이와 레이의 중성화 수술은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견상궁이에요. 일반적으로 많은 분이 출산 계획이 없다면 강아지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첫 생리를 하기 전에 중성화 수술을 시켜 주는 것이 좋다고들 이야기하십니다. 물론 영역 표시를 하는 수컷의 경우는 미리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1인이에요. 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이기는 하지만 개복하지 않아도 되고, 무튼 암컷의 중성화 수술과 비교했을 때 조금 수월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사실 예전에 키우던 암컷 요크셔테리어 초코 할매는 중성화 수술을 했었어요. 그런데 수술 후에 눈에 띄게 살이 찌기 시작하더라구요.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긴 건지 조금만 긴장하는 표정이다 싶으면 등 줄기가 서늘해졌더랬죠. 병원에도 물어봤지만, 속 시원한 답변은 듣지 못했어요. 무엇보다 수술 후 마취가 깨고 나서 고통스러워하던 초코의 모습이 너무나 마음 아팠더랍니다. 세상에 정답은 없잖아요? 앞으로 우리 개딸들이 아프지 않을 것이다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견상궁이에요. 굳이 먼 미래에 아플지도 모르는 가능성 때문에 지금 고통을 주는 것이 아이들을 위해 진짜 잘하는 일일까…. 제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계속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 제 마음은 아이들이 수술로 인해서 아파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쪽에 더 가까이 있는 모양입니다. 제이와 레이의 발정주기가 달라서 거의 2~3달마다 개딸들 기저귀를 챙겨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네요. 사실 귀찮기는 합니다. 솔직히 ‘아, 중성화 수술을 하면 이런 귀찮음 따위는 영영 바이바이~ 할 텐데….’ 싶을 때도 있기는 해요. 그렇지만 또 애들이 아파할 것을 생각하니 내가 조금 귀찮고 말지! 하고 생각을 바꿉니다. 그러면서 또다시 ‘이눔들 둘이 똑같이 생리하면 에미가 덜 힘들 텐데’ 하고 몇 번을 궁시렁거렸더랬죠. 근데 요 효녀들이 에미 맘을 읽었는지 이번에는 생각지도 못하게 이틀 사이에 둘 다 함께 발정기가 온 거에요. 아이고, 기특하여라! 에미 맘을 어찌 알고! 하면서 오구오구 폭풍 칭찬을 한가득 퍼부어줬더랬죠. 뭐 어쩌다 보니 맞아떨어졌을 테지만, 개따님들과 텔레파시라도 통한 것처럼 괜히 막 기분이 좋더라니까요. 여튼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혹 어디 짓무르지는 않았나, 불편한 곳은 없는가, 기저귀가 벗겨지지는 않는가 매의 눈으로 살펴보다 보니 다른 때 보다 두 배는 더 눈과 손이 바쁘지만, 어찌 보면 생리학적인 권리를 자연스레 누리고 있는 녀석들이 계속 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세 배, 네 배 더 쭉쭉 즐거운 마음으로 수발을 들 예정이에요. CREDIT글 김윤정사진 이성훈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저작권자 ⓒ 펫찌(Petzz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TORY | 2020-11-24 18: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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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새해맞이, 그리고 릴케의 첫 동물원 방문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우리나라의 추석이나 설에 해당하는 큰 명절이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실베스터(새해 하루 전날)에는여기저기서 요란한 굉음, 불꽃과 함께 폭죽이 터져 개들에게는고달픈 날이기도 하다.
새해를 맞으며 물론 모든 개들이 다 그렇게 폭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베스터를 앞두고 우리 부부는 은근히 걱정이 생겼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막상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폭죽이 터지기 시작하자 릴케는 신기한 듯 계단에 앉아 고개를 쳐들고 현란한 불빛을 바라보았다. 대낮처럼 환하게 하늘을 수놓는 불꽃의 향연을 바라보며 우리 부부는 릴케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그 순간이 고맙고 감사했다. 늘 새로운 산책길 연 초, 마침 남편이 휴가를 낼 수 있게 되자 우리 부부는 강아지 산책길 안내 지도를 보며 매번 새로운 산책길을 찾아냈다. 하루에 적어도 2시간 반 이상은 릴케와 함께 걷고 또 걸었다. 릴케는 익숙한 길을 걸을 때와는 달리 새로운 산책길에서는 우리 곁에서 멀리 떠나지 않았다. 드넓은 초원도 좋지만 새로운 숲길은 릴케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숲을 산책할 때 좋은 점은 목줄을 풀어 놓고 마음껏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간혹 목줄을 멘 개들을 마주칠 경우 상대편 견주가 목줄을 풀어 릴케와 함께 뛰어놀게 하거나 아니면 릴케에게 잠시 목줄을 채우는 경우도 있다. 물론 두 번째의 경우, 숲을 산책할 때는거의 생기지 않는 일이기는 하지만. 차를 타고 이동할 경우 산책 하기 전 챙겨야 할 것들은 배변 봉투와 물 간식, 그리고 수건 등이다. 식사량을 늘리다 릴케는 그동안 아침과 저녁으로 나누어 총 240-300g의 습식사료를 섭취했다. 하지만 우리는 분양사인 마누엘라의 충고로 릴케의 식사량을 늘리기로 했다. 간식을 제외하고 한 끼에 150-170g으로 늘렸다. 릴케는 체구만으로 본다면 이제 거의 다 자라기는 했지만, 아직 몸이 좀 더 강건해져야 할뿐더러 앳된 얼굴도 이제 어엿한 성견의 얼굴로 거듭나야 하기 때문이다. 마누엘라는 우리 부부에게 릴케가 링 트레이닝을 받는 것은 어떻겠느냐며 조언을 했고, 릴케가 언젠가 아빠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받으려면 독일의 쿠이커혼제 협회의 심사를 통해 세 번의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도 전해주었다 첫 동물원 방문 릴케에게 있어 한집 건너 사는 피고와 피고의 형인 안톤은 가장 소중한 친구들이다. 이 친구들과 함께 릴케가 처음으로 동물원을 방문했다. 동물원에서는 개들이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하기 때문에, 피고를 만났어도 함께 뛰어놀지 못하는 상황이 릴케는 답답했나 보다. 피고, 안톤 그리고 릴케는 동물원에서 만난 동물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세 쿠이커 견들은 동물들을 열심히 쳐다보기도 했고 심지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려고까지 했지만 대부분의 관찰대는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에 개들에게는 높이가 맞지 않았다. 세상에서 처음 보는 동물들의 형상과 소리 그리고 냄새,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이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동물원을 빠져나와 큰 호수가 있는 나무 우거진 공원에서 목줄을 풀고 드디어 피고와 뛰어놀자 릴케는 마냥 행복해했다. CREDIT글. 사진 이영남에디터 이혜수글.사진 김주리에디터 이혜수<쿠이커혼제 릴케-새해맞이, 그리고 릴케의 첫 동물원 방문>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11-24 18: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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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함께한 첫 해, 함께 할 평생
잘 컸다, 우리 아가들!내가 이 말을 하게 될 줄이야.
1년이 지난 지금 세 마리인 줄 알았던 아가들이 실은 아홉 마리였던 것은 그렇다 치고, 원래 있던 강아지들만으로도 다사다난했던 우리 집이기에 ‘혹시나 아이들이 싸우진 않을까? 원래 있던 아이들 스트레스가 크진 않을까? 좋은 곳에 입양을 가서 사랑을 독차지하는 게 아이들에게 더 좋지는 않을까?’ 하는 물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그리고 2019년 3월 30일. 한 가족이 된 이후, 우리는 새로 태어난 강아지 아홉을 모두 가족으로 품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는 집 안의 강아지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쥐도 새도 모르게 지나가 버렸다. 돌이켜보면 모두 소중한 순간들이지만, 당시에는 뭐 그리 바쁘고 치열했는지. 막 태어난 아가들이 언제쯤 눈을 뜰까? 조마조마하며 설레던 날들, 아홉 마리 분의 분유를 세 시간에 한 번씩 꼬박꼬박 먹이던 날들. 처음 귀가 열리던 날, 아이들 하나하나 붙잡고 이름을 불러줬던 것, 드디어 사랑한다는 내 말을 너희가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감격스러웠었는지…. 잘 걷지도 못하는 아가들을 두세 마리씩 품에 안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었는데, 그땐 그마저도 전혀 힘들지 않았나 보다. 혹시라도 아가들이 어찌 될까 봐 목줄에 일일이 전화번호와 이름, 주소까지 다 적어두고 졸졸 쫒아다니던 걸 생각하면, 그땐 나도 완전 초짜였구나! 새삼 느낀다. 함께여서 다행이야 종종 비즐라 아가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면, 우리를 알아봐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신다. 유튜브를 통해서, 또는 매거진P를 통해서 우리의 이야기를 접한 분들이시다.아이들의 유명세가 그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많은 분께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매 순간 정말 신기하고 또 감사하다. 지난번 동물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병원 안의 거의 모든 분께서 우리를 알아봐 주신 적도 있었다. 덕분에 비즐라들 사회화도 더 잘 되는 느낌이랄까.(웃음) 그중 어떤 분은 혹시 비즐라들 중 입양을 보낸 아이가 있는지 궁금해하시기도 한다. 역시 아가들이 아홉 마리나 되니까 자연스러운 궁금증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엔 우리 가족 역시 ‘입양을 보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렵게 꺼낸 물음에 날아오는 대답은 ‘어떻게 수입했어요?’, ‘한 마리당 얼마에요?’, ‘족보가 어떻게 되나요? 제가 펜션을 운영하는데, 갖다 놓으면 모양이 살겠네요’ 와도 같은 무식하기 짝이 없는 것들뿐. 그렇게 입양처를 모두 거르고 나니 우리끼리 똘똘 뭉쳐 책임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굳히게 됐다. 그래서 이제 나는 쑥스럽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말한다. “아니요, 우리 가족 다 같이 살기로 했어요” 라고. 그러면 곧이어 이런 대답이 날아온다. “어머, 힘드시겠어요.” 그럼 나는 다시 웃으며 대답한다. “아니요, 함께여서 얼마나 다행인데요!” 눈코 뜰 새 없지만, 행복해 아이들도 요새는 다 컸는지, 점점 생활리듬이 규칙적으로 잡혀가고 있다. 아침 9시면 다들 슬슬 일어나서 엄마를 깨우기 시작한다. 마당으로 나가는 문을 열어주면 알아서들 놀다가 아침밥을 먹는데, 요새는 노즈워크를 하면서 마당에서 식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밥을 먹고 한 30분쯤 있으면 하나 둘씩 주방 앞으로 모여 오순도순 낮잠을 잔다. 어려서부터 다 같이 함께 자는 게 익숙해서인지, 아직도 아이들은 거대한 골뱅이처럼 몸을 동그랗게 만 채 쿨쿨 잠을 청한다 한두 시간쯤 뒤, 잠에서 깬 아이들은1층과 2층을 헐레벌떡 뛰어다니기도 하고, 마당에 나가서 터그놀이나 공놀이도 하고, 산책을 하러 나가기도 한다. 이렇게 투닥투닥 놀기만 해도 벌써 여섯 시가 가까워진다. 다섯 시쯤 되면 엄마가 강아지 방 청소를 시작하시는데, 그러면 또 지하 강아지 방 (원래는 사람 거실이었지만) 에 다들 슬금슬금 똬리를 틀고 2차 낮잠을 주무신다. 청소가 끝나면 얼추 또 저녁 먹을 시간이 된다. 저녁을 먹고 또 신나게 노시다가 사람 가족이 저녁 식사를 시작할 때 쯤, 또 발치에 모여서 어찌도 잘 자는지…. 그렇게 해가 저물고 아이들이 곤히 자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새삼스레 행복감이 밀려온다. 내가 더 많이 배워서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 행복한 삶을 살게 해 주어야지 하는 다짐을 마지막으로, 나의 하루도 마무리된다. 비즐라 꼬물이 아홉 남매에게 안녕, 베리, 루카, 디올, 미니, 룰루, 호야, 노아, 럭스, 라라야. 누나(언니)야. 너희의 첫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아. 물론 내게 너희들은 아직도 아기지만, 불과 몇 달 사이에 훌쩍 자라준 것 같아서 새로워. 사실 너희가 처음 태어났을 때, 기쁨보다는 걱정이 많이 앞섰단다. 막막하고 두려워 피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때의 내가 정말 어리석었었다고 느껴. 그간 우리에게 잊지 못할 여러 일이 있었지? 처음으로 사료를 먹던 날, 처음 목욕을 한 날, 비를 같이 맞은 날, 처음으로 땅을 파본 날, 첫눈을 먹어본 날, 그리고 하루하루 따스해지는 햇볕을 받으며 누워있는 요즘까지. 너희와 쉴 새 없이 달려온 첫 사계절이 드디어 지나고 있네. 너희의 첫해는 어땠을지, 전부 다 듣고 싶고 알고 싶어. 이제 다가오는 두 번째 봄에는 꽃구경도 하고 (제발 먹지는 말고), 여름에는 첫 수영도 하고 놀자. 이렇게 예쁘고 멋있게 자라준 너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할게.앞으로도 잘 부탁해, 우리 아홉 꼬물이들. 글.사진 김주리에디터 이혜수<헝가리안 비즐라-함께한 첫 해, 함께 할 평생>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11-24 18: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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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시간이 멈춰버린 놀이동산
놀이동산은 어린 시절나에게 최고의 장소였다.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신나게 놀았던 추억이가득한 곳.배가 고파질 때쯤엄마가 정성껏 싸준 김밥을입안에 가득 물고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하루 종일, 아니 1년 365일이곳에서 놀 수 있으면 좋겠다고생각했던 그곳,성인이 되어 같이 갈 아빠도안 계시고 시간도 없어기억 속에 멈춰버린 그곳을얼마 전 우연히 사진을 통해 만났다.
화보 성지 용마 랜드 강아지와 함께 갈수 있는 놀이동산을 찾다가 지금은 폐장되어 영화 촬영지 등으로 사용된다는 용마랜드를 알게 되었다. 다행히 강아지들도 출입할 수 있다 하니, 반가운 마음에 시간이 멈춰버린 용마랜드로 여행을 떠나보았다. 용마랜드는 1983년에 용마산 작은 놀이공원으로 시작해 2011년에 폐장한 놀이공원이라 한다. 폐장했을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그곳은 현재 웨딩 화보 촬영, 스냅 촬영, 뮤직비디오 촬영 등 촬영 명소로 더 유명한 장소가 되었다 한다. SNS에서 본 사진 속 모습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너무 환상적이라 안 갈 수가 없었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폐허에 가까운 곳이라, 기대를 많이 했던 사람이라면 실망도 클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을 듯하다. 한눈에 보이는 부지에는 디스코 팡팡, 회전목마, 바이킹 등 어렸을 때 타던 놀이기구가 그대로 있었다. 무심하게 어질러진 듯 보이는 공간이지만 곳곳에 자세히 보면 사진이 멋지게 나올 수 있도록 소품이며 보조 기구들을 잘 설치해놨다. 여러 콘셉트로 다양하게 사진 찍기 좋아 내가 방문한 날도 여러 팀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곳의 운영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가끔 통으로 대관을 해서 촬영을 하는 날도 있다 하니 방문하기 전 용마랜드 사이트에서 스케줄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댕댕이와 함께 견생 사진 남겨볼까?사진에서 본, 환하게 전등이 밝혀진 회전목마가 너무 근사해 저녁 촬영까지 생각하고 느지막이 4시경 도착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랄까? 흐린 날씨라 해가 더 빨리 지는 듯 느껴졌다. 알고 보니 회전목마 전등은 추가 비용을 내야 켜준다고 한다. 순간 망했다 싶었지만 다른 기구들이 많으니 오랜만에 사진 화보 찍어보자며 열심히 다녀보았다. 움직이지 않는 놀이기구를 타고 아이들과 함께 어린 시절의 기분을 한껏 내보았다. 희한하게도 웃음이 막 나오고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흥분이 된다. 추위도 잊은 채 2시간을 열심히 촬영하고 다녔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처럼 규모가 크지 않아 다행히 댕댕이들과 사진 찍고 다니기에 힘들지 않았다. 딱 내 체력과 맞는 듯했다. 또한 아이들과 눈치 보지 않고 이곳저곳 촬영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이날 우리를 포함해 용마랜드에선 대략 4~5팀이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자신들의 색깔에 따라 각기 다른 콘셉의 촬영을 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어느 한 팀은 바이킹 위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었고, 또 외국인들로 구성된 팀도 와서 촬영을 하고 있었다. 여길 어떻게 알고 왔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아마 나처럼 SNS에서 보고 왔겠지 하고 생각해본다. 이날 가장 인기가 좋았던 곳은 구름 위를 걷는 듯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옥상 위였다. 때마침 노을이 지는 시간이라 다들 줄을 길게 서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옥상은 모두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우리도 질세라 어부바 가방에 아이들을 넣어 올라가 보았다. 높은 곳이라 위험하므로 아이들 안전을 위해 강아지 가방은 필수였다. 누구 하나 간섭하는 이 없고, 각자만의 세상에서 멋진 작품을 만드는 이들이 있는 그곳이 왠지 딴 세상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진을 찍고 있자니 훌쩍 2시간이 흘렀다. 폐장 6시를 몇 분 안 남기고 뮤직비디오를 찍던 팀이 회전목마에 불을 들어올 수 있게 비용을 지불한 듯하다. 어둠이 내린 회전목마에 불빛이 들어오니 ‘와! 여기가 지상낙원이구나!’ 싶을 만큼 환상적이다. 불이 꺼지기 전 우리도 끼어들어 사진을 찍어보았다. 칼같이 5시 55분이 되니 불이 꺼진다. 이제 나가야 할 시간. 아이들과 마무리를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용마랜드를 나왔다. 용마랜드를 다녀오며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 말처럼 일상을 벗어나 반려견과 함께 이런 곳에 와보니, 잊고 지냈던 놀이동산에 대한 어릴 적 추억이 되살아나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겨울엔 매서운 칼바람 때문에 산책도 자주 못 하는 견주들이 많은데, 주말에라도 가끔 신나게 놀 수 있고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반려견들과 함께 꼭 가보기를 바란다. 참, 반려견과 용마랜드를 갈 땐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어부바 가방은 꼭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주소 : 서울특별시 중랑구 망우본동 망우로 70길 118입장료 : 성인 1만원, 학생 5천원 (현금결제만 가능)대중교통 : 망우역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주차 : 무료 글.사진 신채민에디터 이혜수<너에게로 떠나는 여행-시간이 멈춰버린 놀이동산>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11-24 18: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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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기억의 조각
- 생각해보면 우리는 처음부터 많이 달랐다. 발걸음이 느린 나와 달리 세상이 너무 궁금해서 여기저기 활개치고 다니던 너는 발걸음이 너무 빨랐다. 활동적인 것에 관심이 없어 집에만 있던 나와 달리 너는 새로운 공간을 가면 너무 즐거워했다. ‘먹는 것은 살려고 먹는 거지’ 하며, 하루에 한끼 정도만 겨우 챙겨 먹는 나와 달리 너는 간식 냄새가 풍기는 곳 어디라도 가서 꼬리를 흔들며 해맑게 웃었다. 이렇게 첫 단추부터 다른 너와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가득 안고 우리는 그렇게 같이 지내기 시작했다. 현실과 마주하다 처음에는 매우 간단한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간단한 일이라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어떤 밥을 먹여야 하는지부터 막막했다. 다들 좋다고 해서 구입한 사료들을 먹고 설사와 구토를 해서 지금까지 바꾼 사료만 해도 20~30종은 되는 것 같다. 안 먹으면 왜 안 먹는지 왜 별로인지 말해주면 참 좋을 텐데, 사료 한번 보고 내 얼굴 한번 보며 갸우뚱만 하니 참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뿐 아니라 덩치가 점점 커지는 녀석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훈련들을 공부하고 실천하기 위한 행동이 필요했다. 미디어에서 보는 것처럼 쉬운 반려견 기초 훈련 영상이 현실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걸 느끼며, 기초 훈련 하는 기간 동안 내 가슴속에 참을 인(忍) 자만 만 번 정도는 새겨 넣은 것 같다. 거기에 중대형견을 키우면서 생각보다 많이 소모되는 용품을 사기 위해 나는 평온한 일상에서 복귀해 다시 일을 시작해야만 했다. 일을 하면서 “그래, 일하면서 여유 돈이 생기면 나도 좋지 뭐, 여가활동도 하고 사고 싶은 제품도 사고…“라며 생각했던 내 꿈은 생각보다 비싼 반려동물 용품과 병원비에 무참히 깨져버렸다. 사람은 감기가 걸리면 일단 약국 약을 먹고 심하면 병원을 가는데, 반려견들은 그런 간단한 처치로 해결되지 않았다. 기운이 없거나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우선 나는 울면서 반려견을 들쳐업고 동물병원으로 뛰어갔다. 피검사, 엑스레이 검사 뭐 검사 등등등 이것저것 하다 보면 돈 1~20만원은 기본이며 이 외에도 병원에 주기적으로 접종, 검진까지 하면 1년에 1~200만원은 쉽게 나가 버린다. 밥은 또 어찌나 많이 먹는지 소형견이 몇 달 먹는 사료를 우리 집 아이들은 보름, 한달 내에 다 먹어버리고, 배변패드는 어찌나 많이 쓰는지, 가끔은 참 씁쓸하다. 그렇게 나의 반려견에게 쓰는 비용을 빼고 나니 나에게 남는 비용은 생각보다 얼마 없었다. 어렵지만 행복한 시작 지금의 나는 나의 반려견과 함께 성장하며, 서로를 배워가고 있다. 가끔 통제 안되는 리드 줄에 손이 쓸려 피범벅이 되거나, 다른 반려견과의 싸움을 말리다 몸에 구멍이 뚫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 반려견과 함께 한 기억들을 모두 한 조각 한 조각 맞춰가다 보면 모든 기억들이 결국엔 행복한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순간 반려견과 함께 하고 있는 많은 분들의 생활이 나와 같이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하길 바란다.글.사진 최소희에디터 이혜수<워너비 밤요남매-기억의 조각>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11-24 18: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