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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0-15 14: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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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0-10 14: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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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0-10 14: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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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0-02 1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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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0-02 12: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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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0-01 13: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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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0-01 12: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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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리와 나의 집
- 펫찌 X 네이버 포스트2리리와 나의 집 이사는 무서워! 고양이와 이사하기리리를 구조해 집으로 데려왔을 당시에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가족들이 작은 고양이를 환영해주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고, 갈등이 깊어지기 전에 독립하기로 결심했다. 집을 구하기 전에는 예산에 맞는 집만 있으면 이사도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집을 구하러 다녀보니 다른 조건이 맞아도 고양이가 있으면 계약할 수 없다는 집주인들이 꽤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고양이가 있어도 상관없다는 집을 겨우 찾아냈다. 집도 넓은 편이고 아래층이 비어있어 리리가 새벽에 뛰어다녀도 괜찮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예민한 리리를 데리고 이사하는 것도 큰 걱정이었다. 최대한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이사를 하는 동안에는 동생에게 맡겨두었고 이사를 완료하고 정리를 웬만큼 끝낸 후에 데려왔다. 이동장 안에 평소 리리가 꾹꾹이 하던 담요를 깔고 이동장 위에도 담요를 씌웠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는 리리를 안심시키기 위해 이사 갈 집에 대해 설명해줬다. 낯선 공간을 두려워하는 고양이에게 이사란 얼마나 무서운 것일까. 리리는 이사 온 첫날밤, 벗어둔 내 잠바 안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고 이튿날 겨우 나와서는 또 행거 아래로 들어갔다. 억지로 나오게 하지 않고 주변에 화장실과 밥만 두고 기다려줬다. 화장실도 가고 밥도 먹었지만 여전히 멀리까지 나오지는 못했다. 3일쯤 지났을까, 퇴근하고 돌아왔더니 평소처럼 마중을 나왔고 집안 곳곳을 기웃거리며 둘러봤다. 리리를 위한 공간가족들과 살 때는 내 방에서만 생활했기 때문에 따로 리리의 공간을 만들 수가 없었다. 화장실과 밥그릇이 거의 붙어 있는 환경에 뛰어다닐 만큼 넓지도 않아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때 리리는 책장에 올라가서 책들을 다 떨어뜨리고 그 위에 자리를 잡고 자기도 했는데, 그런 기억 때문에라도 이사를 하면 제일 먼저 캣폴을 해주고 싶었다. 거실 창가에 캣폴을 설치하고 캣폴 아래에 스크래쳐를 여러 개 두어 첫 번째 리리의 공간을 만들었다. 리리는 내 마음도 모르고 거의 일주일 가까이 캣폴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잘못 산 건 아닌가 후회할 즈음에야 캣폴 위에 올라가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캣폴 위에서 편안하게 자는 리리의 모습을 보면 나의 마음도 평화로워진다. 신기하게도 고양이가 자는 모습은 매일 봐도 지루하지 않다. 리리가 자고 있으면 세상이 조용해지고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다. 빛이 가장 잘 들어오는 큰 방에는 리리가 바깥 구경을 할 수 있도록 선반을 설치했다. 햇살을 받으며 꾸벅꾸벅 조는 리리를 상상했지만 이번에도 집사의 예상을 빗나갔다. 리리는 창밖 보는 것을 무서워해서 낮에는 구경도 하지 못하고 가끔 새벽에만 아무도 없는 조용한 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곤 한다. 그 외에도 모든 곳이 리리의 공간이 되었다. 커튼과 침구를 스크래처로 써서 구멍이 뚫리고 패브릭 소파도 리리의 전용 놀이터 겸 스크래처가 된 지 오래다. 처음에는 리리가 물건을 망가뜨리면 혼내곤 했는데 이제는 물건들을 어떻게 쓰던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리리가 위험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만이 내 몫이다. 가족들과 살 때보다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해지니 리리도 훨씬 편안해 보인다. 집주인답게 위풍당당해졌다. 리리가 있어 소중한 일상우리는 이사한 집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느새 리리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예전에도 혼자 자취한 적이 있었지만 차가운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늦게까지 집 주변을 서성이다 들어가곤 했는데 리리와 함께 있는 지금은 외출을 했다가도 귀가를 서두르게 된다. 리리와 나를 닮은 우리의 집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작은 공간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리리에게 고맙다. 나 하나밖에 챙기지 못할 때는 모든 기준이 나에게 맞춰져 있었지만 지금은 늘 리리를 먼저 고려하게 되고 리리를 위해 좀 더 좋은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앞으로 몇 번의 이사를 함께 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공간이든 리리와 함께라면 행복할 것 같다. 리리의 마음도 나와 같기를. CREDIT글 사진 박지은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0-15 14: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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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둘, 강아지 하나 선흘의 밤
- 펫찌 X 네이버 포스트1고양이 둘, 강아지 하나선흘의 밤 혼자여도 좋고, 함께여도 좋은 밤 제주의 한적한 중산간 마을 선흘에 깊은 밤이 찾아옵니다. 도시보다 이르게, 선흘에는 밤이 찾아옵니다. 함께여도 좋고, 혼자여도 좋은 밤 꿈속엔 텃밭 채소의 향이 납니다. 더 푸르게, 골골, 깊어가는 꿈속의 밤 CREDIT글 그림 김지은사진 정인성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0-10 14: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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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외출냥이 : 뽀리 이야기 외출냥…
- 냥이는 외출 중프로 외출냥이 : 뽀리 이야기외출냥이 되기 외출냥이 입문 1 뽀리는 성격상 외출냥이가 될 수 없는 고양이였다. 수컷 고양이라서 그런지, 원래 고양이가 그런 건지, 자신의 영역이라고 생각되는 장소에 다른 고양이가 나타나면 용서치 않고 싸워댔다. 평화롭게 산책을 할 수 있는 온순한 고양이였다면 외출냥이로 적격이었겠지만, 그런 성격이었다면 굳이 사람이 사는 집에 같이 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길에서 태어나 인간에게 적대적이고 까칠한 고양이가 별안간 인간과 함께 살아야 했기에 뽀리에게는 길고양이 습성과 집고양이 습성이 둘 다 있었다. 새끼 때 데려온 게 아니라 거의 다 자란 상태, 6~8개월 길에서 자라온 고양이를 데려온 거라, 돌보는 입장에서 고양이의 출신과 감정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교태롭고 느긋하여 지나가는 사람과 눈만 마주쳐도 다가가 먹이를 구걸하고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였다면 아마 우리는 만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여느 고양이와 비슷하게 겁보, 쫄보인 고양이였기 때문에 처음 데려 왔을 때는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 상상조차 못 했다. 집을 둘러보며 사방이 막힌 것에 만족하는 것 같았고, 사람이 사는 집을 자기 영역으로 설정하는 것 같았다. 안정감이 생겼는지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다. 그렇게 집고양이가 될 거라 생각했다. 고양이에게 밖을 보여준 건 괜한 죄책감 때문이었다. 집에서 매우 잘 지냈지만, 한 번씩 보이는 뽀리 얼굴의 그림자가 우리의 죄책감을 자극했고, 그럴 때면 괜히 밖에서 잘 지내던 고양이를 억지로 구조해 감옥에 가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생겼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기운이 없어 보이면 츄르를 주던가, 참치를 주었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뽀리를 안고 베란다로 갔다. 베란다 창문 밖으로는 경치가 뻥 뚫려, 하늘을 보기 좋기도 했고, 근처 사는 길고양이들이 햇볕을 쬐며 누워서 쉬고 있거나 자고 있는 아랫집 지붕을 볼 수 있었다. 뽀리에게 다른 고양이의 존재를 알려주며 쓸쓸해하지 않았으면 했던 것이다. 그렇게 고양이에게 조금씩 바깥의 소식들을 궁금하게끔 만들고 조금씩 외출시키기 시작했다. 심심해하지 않았으면 했고, 길고양이 적 습성을 금기시 하고 싶지 않았다. 작은 빌라에 살고 있었고, 옥상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베란다가 익숙해지자 옥상에 안고 올라가 옥상 문을 닫고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놀게 했다. 낚시도 하고 공놀이도 했지만 뽀리는 숨바꼭질을 제일 좋아했다. 그 후로 옥상에 올라가 놀고 싶으면 문 앞에 앉아 있곤 했다. 문을 열어주면 옥상으로 뛰어 올라가 같이 놀았다. 놀이도 놀이이지만 옥상으로 뛰어 올라가 그 더러운 시멘트 바닥에 뒹굴다가 배를 뒤집어 햇볕을 쬐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길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살며 알게 모르게 받을 스트레스를 이렇게 해서라도 풀어주게 되는 거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이때까지 뽀리의 영역은 우리 집과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옥상이 전부였다. 외출냥이 입문 2 첫 가출 사건의 시작은 ‘발정’이었다. 아직 집도 가족도 적응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고 친해지는 시기를 가지기로 했는데, 그때 발정이 온 것이다. 개를 키워본 적이 있었지만 중성화 수술을 해본 적은 없었다. 키우던 개가 발정이 오면 아빠가 슬쩍 데리고 나가 결혼을 시키고(?) 오곤 했다. 그때도 어릴 적 일이라 동물의 발정 시기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고양이의 발정은 우리의 무지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새벽 내내 짐승의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렇게 운지 사흘이 되던 날, 그 소리를 견디기 힘들었던 우리는, 문을 열어달라고 문 앞에서 우는 고양이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옆집에서 소곤거리는 소리도 다 들릴 정도로 방음이 안 되는 집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웃에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까지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 뽀리는 나갔고 집은 조용해졌다. 하지만 뽀리는 다음날 아침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여기저기 뽀리가 갈만한 곳을 찾아봤지만 없었다. 우리 가족은 크게 걱정했다. 저녁까지 기다려 봤지만, 저녁에도 들어오지 않았고 그렇게 우리를 떠난 거라 생각했다. 가슴이 아팠다. 야생 고양이를 데려온 죄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다시 고양이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뽀리는 집 앞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 밑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꾀죄죄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고생한 것이 한눈에 보였다. 뽀리는 배가 고파서 더 돌아다닐 기운이 없었는지 우리에게로 돌아왔다. 차 밑에서 나오려 하지 않아 먹을 것으로 유인하여 겨우 꺼내서 데리고 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야생 고양이의 눈으로 돌아가 있었다. 집으로 데려오자 그제야 우렁차게 울어대며 화장실도 가고 밥도 먹었다.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사흘째 되던 날 첫 번째 가출은 끝이 났다. 우리는 뽀리의 중성화 수술을 그동안 조금 미루고 있어왔다. 아무리 반려동물이라지만 동물의 번식 본능을 인간의 편의를 위해 제거하는 일은 우리 가족의 윤리와 부딪혔다. 개를 키울 때도 마당에서 개를 풀어 키우면서 살았기 때문에 중성화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죄책감도 무거운데 또 다른 책임감의 무게는 우리에겐 어마어마했다. 뽀리의 발정 울음소리는 이전의 소리와 달라졌고, 죽을 듯이 울어대서 성대결절이 온 것 같은 소리를 냈다. 고양이 발정에 대해 검색해보면서 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뽀리를 위해 결정을 내려야 했다. 고양이에 대해 무지했던 우리는 또 한 번 뽀리에게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다. 두 번째 가출은 수술하러 가기 일주일 전에 일어났다. 그날 밤도 소리를 토해내듯 울었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고양이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문 앞에서 울면 계단에 소리가 울려 퍼져 옆집은 물론이고 아랫집에도 소음이라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고양이는 이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쳐다보지도 않고 아래로 내려갔다. 건물 밖으로 나간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배가 고프면 들어오겠지 하는 마음도 사흘이 지나니 사라지고, 영영 떠난 것만 같았다. 그때까지도 참 어리석게 뽀리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고 싶을 때 왔듯이, 가고 싶을 때도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양이는 소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뽀리가 그때 번식 행위를 했을 거라 생각하고, 그 후로 몇 개월 뒤 만난, 뽀리를 닮은 길고양이에게 뽀들이(뽀리 아들 줄임말)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밥을 주곤 했다. 일주일 뒤 아침, 같은 장소에서 발견된 뽀리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배가 고팠던 것이다. 이름을 부르자 달려 나와 집으로 함께 들어갔다. 목욕을 시키고 밥을 주고 병원으로 데려갔다. 험난한 여정, 그것은 외출냥이로의 과정 이런 과정이 어째서 외출냥이로의 입문인가.. 조금 의심스러울 수도 있겠다. 뽀리는 이때의 경험이 축적된 것인지 수술이 회복된 다음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밖을 나가고 싶어 했다. 우리는 어딜 돌아다녔는지 알 수가 없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고양이들끼리의 길이 있었는데, 뽀리가 길고양이들을 따라 그곳에 가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일주일 동안 배를 곯아가며 여기저기 누비며 3대 욕구를 해결했으리라 추측한다. 길고양이들과의 접촉으로 인해 전염병이 생기거나 싸우다가 죽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우리를 만나기 전에도 그렇게 살았고, 병원 검진에서는 매우 튼튼하고 건강한 아이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저 차 사고만 당하지 않길 바라며 돌아오길 기다렸다. 이후로 이사를 다닐 때마다 뽀리를 위한 조건과 기준들이 이때의 경험으로 많이 결정되었다. 처음 옥상의 경험이 외출냥이로의 실습 과정이었다면, 발정으로 인한 불가피했던 두 번의 가출은 고양이의 행동반경, 즉 지경을 넓힌 사건이 되었다. 없었어도 좋았을 가출 사건은 고양이의 까칠한 성격이 아주 조금은 무던하게 된 데에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결정적으로 외출냥이로 못박게 된 일이 있는데 그것은 뽀리 묘생에 큰 사건이었을 ‘사랑’이었다. CREDIT글 사진 등사자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0-10 14: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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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살던 집, 과천 재건축단지 고양…
- SHELTER나의 살던 집,과천 재건축단지 고양이 산 생명은 집이 필요하다. 소유의 형태가 어떻든 밥을 먹고 비를 피하며 몸을 누이고 다음 날을 준비할 공간이 필요하다. 그 생명이 인간만 가리키지 않음은 당연하다. 즐겁고 소중한 나의 집 과천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사람이 차기 시작한 것은 1981년 부터였다. 관악산과 청계산의 품에 안긴 12개 단지 아파트 속에서 사람도 식물도 동물도 무럭무럭 자랐다. 도시였지만 마을이었고, 사각형 콘크리트였지만 집이자 고향이었다. 시간은 생명을 키웠고 추억을 쌓았지만, 건물과 시설을 낡게 했다. 사람은 깨끗하고 편리하며 새로운 아파트 단지를 원했다. 그렇게 재건축이 결정되었다. 30살 넘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으나 5층짜리 아파트와 어깨를 견줄 듯 자란 나무, 그에 기대어 살아온 동물에게는 달랐다. 떠난 사람 남은 생명 다수의 사람이 과천 재건축 현장에서 고양이를 돌본다. 그중에 현주 씨와 민수 씨가 있다. 2017년 봄에 이미 아파트를 떠났지만 그 후에도 밤이면 연어처럼 돌아와서 네 개의 면이 도로로 닫힌 단지의 고양이를 돌본다. 하루에 사료만 15~20킬로그램을 소비하는데, 35~40킬로그램을 줬던 초기와 비교하면 그간 이동과 사망이 꽤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과천 주공에서 재건축은 10년이 넘도록 떠돈 유령 같은 존재였다. 누군가는 없길 바랐고 누군가는 그 존재가 지독히도 간절했다. 그럼에도 언젠가 올 것이 확실한 이 미래를 나름 준비했다. 3년 동안 대대적인 TNR을 진행했고, 재건축이 확정된 후 6개월 동안 밥자리를 바꿔가며 고양이가 스스로 현장을 벗어나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과천 주공아파트가 사람의 집이자 고향이었던 것처럼 고양이에게도 그랬다. 고양이는 사람만큼이나 아파트를 좋아했고 거기에 살고 싶어 했다. 하나의 층이 사라지면 그 아래층으로 하나의 동이 무너지면 그 옆 동으로, 지붕 없이 다 드러난 지하실도 자신의 정든 집이라고 돌아가서 잠을 자고 새끼를 낳고 젖을 먹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들을 외면하기란 너무도 어려웠다. 2017년 12월에 접어들 때쯤, 현장에는 아파트의 흔적이 거의 남지 않았다. 둘은 제발 고양이들이 펜스 밖으로 나와 인근 주택가나 그린벨트 지역으로 이동하길 바랐다. 하지만 고양이는 밥을 먹으러 외부로 나왔다가도 다시 아파트가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그해 연말, 출입은 완전히 통제되었다. 컨테이너 현장사무소 외에 아무것도 기댈 것 없는 황량한 현장에 고양이들만 남았다. 현주 씨와 민수 씨는 그들을 위해 펜스 너머로 봉지밥을 던져 넣었다. 회귀 두 사람 모두 재건축이 끝난 아파트로 돌아올 예정은 없다. 경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함께 단지 고양이를 돌보다 떠난 사람들처럼 어느 날 갑자기 돌아오지 않기를 선택한다 해도 아무도 둘을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떠나지 못하는 것은 높이 20센티미터, 폭 30센티미터 짜리 고양이 통로로 본 허허벌판과 짙은 어둠, 날카로운 바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재건축 지역 고양이의 대책으로 사람들은 이소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포획도 문제지만, 환경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나 이소 지역 고양이와의 충돌 문제를 생각하면 결정이나 이행은 어렵다고 둘은 생각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밥을 주고 추위와 비바람을 피할 집 하나를 놓아주는 것이 전부다. 우리는 고양이의 삶을 통제할 수 없다. 재건축 지역의 고양이를 모두 포획해서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다 하여도 다른 고양이가 현장으로 찾아들 것이다. 바람이나 햇빛, 풀씨가 완전히 제거된 공간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고양이 역시 마찬가지다. 어쩌면 이미 파악한 개체가 현장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두 사람은 관공서와 조합, 건설사가 재건축 현장의 고양이를 고려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을 돌볼 규칙이나 제도가 생길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일은 사람, 기업, 관공서와 아주 가깝게 닿아 있다. 그들은 현장의 상황에 민감하고, 그들의 반응에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도 섬세하게 반응한다. 이 모든 활동이 시공사와 현장 노동자, 조합, 관공서의 양해가 있기에 가능한 까닭이다. 두 사람은 이 두껍고 높은 펜스가 사라지고 고양이와 주민이 마주할 날을 기다린다. 그 만남이 연민을 일으켜 손 내밀어 줄 누군가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여린 기대를 소중히 안고 오늘도 빈터로 돌아간다. 그 터에는 집이 다시 설 것이다. 사람의 꿈과 욕망, 계획을 담을 그 집의 옆에 옛집을 그리며 혹서와 한파도 묵묵히 감내한 생명들이 힘들었던 티도 내지 않은 채 있을 것이다. 민수 씨와 현주 씨의 바람처럼 그들에게 부디 연민을 느껴주기를. CREDIT글 김바다 사진 김민수, 이현주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0-02 1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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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는 달라도, 우리는 ‘고양이’로 마…
- PICK UP언어는 달라도, 우리는 ‘고양이’로 마음이 통해요마사유키 오키의 인스타 네코 ‘짠’ 고양이 전용 통로로 등장했어요. 수돗가에서 만난 고양이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어요. ‘쉿!’ 이곳은 터키 주민들만 아는 고양이 공원이에요. 생선 가게 주인과 사이가 좋은 고양이네요. ‘쿠울’ 그늘에서 기분 좋게 숙면하는 중이에요. CREDIT글 사진 마사유키 오키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0-02 12: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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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꼬 어르신과 함께 쓰는 고양이 일기
- 아틀리에의 고양이긴꼬 어르신과 함께 쓰는 고양이 일기일러스트레이터 이진아 아이의 그림일기가 사랑스러운 건 자유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기장에 무엇을 써야 할지보다, 무엇을 안 써야 하는지 깨달으면서 아이는 어른이 된다. SNS는 그렇게 자기검열을 거친 어른들의 일기로 넘쳐난다. 모두가 “행복해요”라고 외치는 그곳에서, 이진아의 시니컬한 그림일기는 홀로 돋보인다. 붓펜으로 속도감 있게 그린 그림은 표창처럼 날아와 마음을 찌르고, 정치판을 향해 던지는 욕설은 뇌리에 찰싹 달라붙는다. 특히 16살 고양이 긴꼬가 등장하는 일기는 거칠면서도 귀엽고, 애틋하면서도 웃겨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된다. 작업 책상 뒤편 책꽂이에는 참고자료와 그간 그린 작업물, 직접 만든 동물 모형이 빼곡하다. 주로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림엽서들. 긴꼬는 이진아의 첫 고양이다. 2002년 4월 어느 카페에서 새끼 길고양이를 입양 보낸다고 해서 데려온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긴 꼬리 고양이라 이름도 긴꼬로 지었다. 약간 모자란 아들 같던 둘째 고양이 망고, 긴꼬가 낳은 새끼인 셋째 응달이도 있었지만, 2009년에 둘 다 몇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나고 긴꼬만 남았다. 그렇게 단둘이 살아온 세월이 벌써 10년. 이진아는 긴꼬를 어르신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의젓한 고양이를 본적이 없어요. 표정 보면 제 마음을 다 아는 것 같고, 제가 아프면 핥아주러 와요. 상태가 안 좋으면 ‘괜찮냐?’ 하는 표정을 짓고요. 가끔 엄마 같고 어떤 때는 가족보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나를 지지해주고 심미적으로도 만족시켜 주는 존재잖아요. 인간의 관계와는 확실히 달라요. 저한테는 긴꼬는 절대적인 관계입니다.” 이진아는 “긴꼬가 나를 성장시켰다”고 털어놓는다. 어렸을 땐 생명에 대한 감수성과 공감 능력이 낮고 폐쇄적이었다. 그때 그리던 그림들도 거칠고 폭력적이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긴꼬를 키우면서 자신이 사는 세계와, 동물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원래 만화를 즐겨 그렸다. 낙서처럼 그림을 그리던 시절, <10만원 영화제> 스태프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그에게 포스터를 맡겼다. 대중이 볼 그림이라 생각하니 잘하고 싶은 승부욕이 돋았다. 2001년 <인디다큐페스티발> 디자이너로 섭외됐을 때는 이미지 소스가 필요하다고 해서 직접 일러스트를 그렸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 있었다. 특히 2005년부터 일러스트로 참여한 <인디애니페스트>는 지금까지도 매년 포스터 작업을 할 정도로 애착을 품는 행사다. 고양이를 좋아하니 동물과 관련 없는 작업에도 슬쩍 고양이를 등장 시킨다. 특히 영화제 굿즈에 고양이가 들어가면 거의 완판된다고 한다." 이젠 사람보다 거의 동물을 그리는데 볼수록 신비롭고 경외심이 들어요. 특히 긴꼬에게 야생스러운 느낌이 들 때 짜릿해요.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자유와 독립이에요. 누구에게도 폐 끼치지 않으면서 싫은 소리 안 하고, 싫은 소리 안 듣고 제멋대로 사는 게 꿈이었거든요. 고양이가 그런 맛이 있어요. ‘네가 감히 나를 길들이려 해?’ 하면서 발톱 내밀 때, 절대 지배되지 않는 그 모습이 좋아요. 어르신은 저한테는 꽤 제멋대로 구는데, 그것도 마음을 열어서 그런 거라 생각하니 기쁘더라고요. 그래서 긴꼬가 제 손을 물려고 하면 조용히 내어드립니다.” 지금은 일러스트 작업을 주로 하지만, 자신이 매료된 고양이 그림을 담은 굿즈도 여러 가지 만들어보고 싶다. 컵이나 그릇처럼 대량생산해서 누구나 저렴하게 사기 편한 제품이면 좋겠단다. 특히 일본식 가리개 천의 일종인 노렌에 고양이 그림을 담아 만들어보고 싶다. 그의 집에는 방 문을 모두 뜯어내고 노렌을 걸어두었다. 긴꼬가 언제든 편하게 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집 한 켠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린다. 동물 다큐멘터리 자료집, 일본 우키요에 화집, 직접 만든 동물 인형으로 가득한 책꽂이에서 그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다. 출판용 그림은 대개 가는 선으로 꼼꼼하게 그리지만, 그림일기는 밑그림 없이 붓펜으로 휙휙 그려낸다. 그렇게 그린 일기는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제가 진짜 소심해서 비싼 종이에 그리면 발발 떨었어요. 근데 갱지에 붓펜으로 마음 가는 대로 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 겁이 많이 없어졌어요. 붓펜으로 그리면 속도감이 맛을 내서 뭔가 쾌감이 있습니다. 예전에 그린 그림을 보면 제가 진짜 쪼그라들어 있거든요. 지금은 뭔가 넓어진 기분입니다.” 예전에는 초조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 이것만 잘할 수 있으면 수명이 줄어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끙끙대고 작업했다. “그랬더니 진짜 수명도 줄은 것 같고, 사람들도 몰라주고, 나도 모르겠더라고요.” 오히려 그런 부담을 내려놓고 그린 그림이 더 잘 나올 때가 많았다. 그래서 요즘 목표는 “웬만하면 최선을 다하지 말자”다. “이제는 막 잘하려고 몸부림치진 않으려고 합니다.' 잘할 수 있는 걸 하자. 최대한 자연스럽고 즐겁게.’ 그렇게 마음을 그렇게 먹어서인지 몰라도 일도 재미있고, 그림 그리는 일도 즐거워지고, 뭔가 잘 안 돼서 틀어져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많이 좋아졌죠.” 영화제 일러스트 작업을 많이 했지만 단행본이나 교과서에서도 이진아의 그림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어린이 책과 청소년 인문학 시리즈 삽화를 그리면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구상했다고 한다. 지금 준비 중인 단행본에도 어린이 책을 만들며 구상했던 실험적인 작업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준비 중인 신간이 ‘고양이 만화뿐 아니라 여러 가지 놀이 등이 결합된 그림책’이라고 귀띔했다. 그림의 밀도가 높아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출간되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유형의 책이 될 듯하다. “지금 작업하는 책은 사실 제가 갖고 싶은 책이에요. 책을 열면 막 고양이들이 쏟아져 나오는듯한 그림책이었으면 합니다. 고양이의 느긋함과 엉뚱한 일화들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긴꼬가 있는 집이 좋아서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않는다는 그는, 긴꼬가 아픈 소리를 내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떠난 후의 상황을 수없이 시뮬레이션해도 그 상실감은 지금으로써는 잘 상상할 수 없다. 그러니 지금은 지금의 시간을 충실히 함께했으면 한다. 긴꼬 다음에 또 다른 인연을 만들 수 있을까 싶지만, 자신한테 선택권은 없다 생각한다. 어떤 길고 양이가 자신을 간택한다면 그게 인연이라 믿기에.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현수막 앞에서 포즈를 취한 작가. 어떤 작업에든 고양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CEDIT글 사진 고경원자료협조 이진아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0-01 13: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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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카페 곁에’…
- HI STRANGER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카페 곁에’편 ‘천천히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이제는 내가 내는 똑딱 소리에 자다가도 어디선가 달려오는 네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너무 벅차서 자꾸만 욕심이 생기기도 해.’ 길냥이를 보살피는 모든 사람의 마음은 비슷하지 않을까? 처음엔 그저 야윈 모습이 안타까워 조금씩 먹을 것을 나눠주기 시작하다가 점점 친해지고 서로만 아는 사인이 생기고, 어느 순간 얼굴을 들이밀며 만져주라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는 순간 이젠 함께 살고 싶어지는 그런 마음 말이다. 고양이는 참 묘한 매력이 있는 친구다. 누구든 한번 그 매력에 빠지게 되면 우리 고양이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고양이가 예뻐 보이기 시작한다. 보통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들은 평상시 고양이 간식을 휴대하고 다니며, 지나다니는 고양이들의 밥까지 챙겨주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필자의 어머니도 동물이라면 손사래를 치시던 분이셨는데, 어미를 잃고 눈도 뜨지 못한 채 길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를 보살피게 되며 그 매력에 푹 빠져 계신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에서 행복한 길냥이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고된 일이었다. 외곽으로 나갈수록 고양이에 대한 어른들의 시선이 너무 좋지 않을뿐더러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사람들을 혼내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제주도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그 주변을 맴돌던 고양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곳도 많이 생기고, 그런 모습을 보며 마을 사람들도 점점 마음을 열어가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제주 동쪽 마을인 동복리에도 마을에 새롭게 터를 잡은 카페와 그 주변 사람들이 함께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있었다. 지난 2018년 4월에 정식으로 오픈한 ‘카페 곁에’는 마을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건물이 아주 인상적인 카페다. 이 카페에는 작년 11월에 공사를 시작하며 만나게 된 치즈 색 고양이 ‘동복’이와 그 친구들이 편안하게 쉬며 배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작년 11월 건물을 계약하고 한창 공사 중이던 어느 날, 간식으로 소시지를 입에 물고 있던 주인장은 야윈 몸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던 치즈 색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한참을 서로 바라보고 있다가 배가 고파 보이는 고양이에게 소시지를 한쪽 떼어주며 이들의 묘연이 시작된다. 그 후 그 고양이는 가끔 주위를 맴돌며 먹을 것을 요구했고, 고양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던 주인장은 지인들에게 물어 고양이 사료를 주문한 뒤 매일 아침 사료를 주게 되었다. 마을의 이름을 따서 ‘동복’이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동복이가 경계를 어느 정도 푼 뒤부터 친구들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두 마리, 그다음은 네 마리 점점 늘어나더니 지금은 동복이와 함께 여섯 마리의 고양이가 아침이면 밥그릇 앞에서 기다린다. 주인장은 처음에 사료를 주기 시작할 때 주변 시선이 두려워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하지만 돌담 너머로 옆집과 뒷집 그리고 앞집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고양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모습을 보고 마음 편하게 줄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을에 이렇게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집이 많고, 고양이에게 우호적이다 보니 개체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일이 생겨 마을에서는 한두 마리씩 지원을 받아 중성화 수술을 진행 중이라 한다. 얼마 전 동복이도 수술을 받았는데, 주인장은 병원에 보내고도 동복이를 위하는 일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마음을 졸였다. 그래도 수술 후 금방 회복하고 기분 좋게 뛰어다니는 동복이를 보며 안심했다. 동복이는 이제 주인장이 많이 편안해졌는지, 똑딱똑딱 사인을 보내면 잠을 자다가도 얼른 뛰어나와 애교를 부린다. 아직 다른 고양이들은 경계를 풀지 않고 밥만 먹고 갈 뿐이지만, 동복이는 카페 대문 앞에 앉아 손님을 맞는가하면 가끔 손님과 함께 카페로 들어오기도 한다고 한다. 보통 아침엔 밥을 먹으러 카페에 들렀다가 다른 집 지붕 밑에서 쉬기도 하고, 마을을 뛰어다니며 놀다가 오후 2시 이후 카페 마당에 그늘이 질 때면 마당에 엎드려 잠을 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동복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주인장은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한다. 아무래도 밖은 위험요소가 많으니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한 곳에서 보살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으로 가게 되면 이렇게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없고, 친구들과 이별해야 하기에 또다시 마음이 바뀌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모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길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면 안타까워 얼른 안고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막상 데려와서 좋은 아이들보다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기에 더욱 망설이게 되는 것 같다. 고양이들은 과연 어떤 환경이 더욱 편안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일까? 고양이와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CREDIT글 사진 조아라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0-01 12:4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