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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04 09: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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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0-30 09: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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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0-30 09: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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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0-28 10: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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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0-08 09: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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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0-07 11: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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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0-04 12: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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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들이의 첫 발정
- 들 들 자 매 와 숙 녀 네 집해들이의 첫 발정 ‘어라? 이 녀석, 이제 노래 부르네?’ 하고 해들이의 목덜미를 쓰다듬자 녀석이 발라당 드러누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생후 4개월밖에 되지 않은 해들이에게 발정이 왔을 거라곤 의심하지 않았다. 보통 암컷 고양이의 발정은 생후 6개월, 늦으면 8개월에 찾아오기 때문에 몇 달 후에야 중성화 수술을 알아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들이가 밤낮없이 울기 시작한 지 3일째가 되자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해들이의 첫 번째 수다강아지 숙녀 그리고 고양이 자매 해들이와 산들이가 가족이 된지도 어느덧 3개월 이 되어가고 있을 때였다. 산들이는 내게 다가와 슬그머니 안기는 조용한 아이였지만, 해들이는 툭하면 말대꾸하는 수다쟁이 고양이었다. 딱 그뿐이었으면 좋았으련만, 해들이의 수다는 점점 심해지더니 벽을 향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라? 이 녀석, 이제 노래 부르네?’ 하고 해들이의 목덜미를 쓰다듬자 녀석이 발라당 드러누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생후 4개월밖에 되지 않은 해들이에게 발정이 왔을 거라곤 의심하지 않았다. 보통 암컷 고양이의 발정은 생후 6개월, 늦으면 8개월에 찾아오기 때문에 몇 달 후에야 중성화 수술을 알아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들이가 밤낮없이 울기 시작한 지 3일째가 되자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암컷의 중성화 수술은 배를 열어야 해서 혹시 잘못되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생후 4개월밖에 안된 아기 고양이가 중성화 수술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한참 동안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마취와 수술을 이겨내려면 고양이의 몸무게가 최소 2kg은 넘어야 하지만, 더욱 안전을 기하기 위해 대개 2.5kg일 때 수술을 받는단다. 생후 4개월의 해들이의 무게는 2kg을 가까스로 넘기고 있었다. 과연 지금의 해들이가 무사히 견뎌낼 수 있을까? 해들이를 걱정하며 검색을 이어나가고 있을 때, ‘발정 중엔 중성화 수술을 하면 안 된다’는 글을 발견했다. 그래. 지금은 발정 난 상태니까 이번만 참고 넘어가 보자. 녀석이 밤새 울어서 내가 잠이 들지 못하더라도 이번만 참아 보자. 그 다음에 생각해보자. 곧 내 마음 한켠이 시원해짐을 느꼈다. 해들이의 두 번째 수다 드디어 해들이의 첫 발정이 끝났다. 해들이의 첫 발정이 끝나면 다음 발정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아뿔싸. 아직 목 요일인데 해들이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2주째 잠을 자지 못해 다크서클 이 턱밑까지 내려온 나는 초조해졌다. 결국, 난 과거 천호동에 살 적에 자주 방문했던 동물병원의 주치의 선생님께 전화해 사정을 설명드렸다. 선생님은 발정 중이어도 괜찮으니 해들이를 얼른 데리고 오라고 하셨고, 토요일 오전으로 예약을 잡았다. 수 원으로 이사 온 나는 해들이를 데리고 예전에 살던 천호동까지 다시 찾아갔다. 선생님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 바로 검진에 들어갔다. 선생님 은 해들이의 외관을 천천히 관찰한 후 몸무게와 혈액 검사를 진행하고는 초조해 하는 내게 한 시간도 안 걸릴 테니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런데 밖으로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무슨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덜컥 겁부터 난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급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해들이 보호자님. 지금 교통사고를 당한 고양이가 급하게 입원해서요. 해들이 중성화 수술을 오후로 미뤄도 될까요?” 나는 순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대답했다. “아, 네. 일단 급한 생명부터 살려야죠. 천천히 기다릴 테니 해들이 수술만 잘 부 탁합니다.” 큰 산을 넘다 사실, 병원에는 해들이와 함께 산들이도 데려갔었다. 산들이는 발정 징후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해들이를 데려온 김에 같이 검진을 받은 것인데, 산들이도 발정 직전이었다고 한다. 오후에 시작된 해들이와 산들이의 수술은 20분이 채 안 걸렸으며 수술 절개 부위의 크기는 고작 0.5cm로, 수술 자리가 아니라 배꼽으로 착각했을 정도로 작았다. 곧 마취에서 깨어난 산들이와 해들이는 가냘픈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해들이와 산들이의 씩씩한 울음소리를 들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도착해 두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자 마취 기운에 몸을 비틀거리긴 했지만, 물그릇 앞으로 똑바로 걸어가서 촵촵 물도 잘 먹고 쉬야도 시원하게 했다.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나더니 뛰어다니며 장난치기 시작했다. 아이구 애들아 니들 안 아프니? 몇 시간 전 중성화 수술을 한 아이들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지경이다. 어쨌든 이렇게 큰 산을 넘었다. “해들아, 산들아. 조금 늦었지만 어른 된거 축하해. 앞으로 20년 넘게 즐겁게 아빠랑 같이 사는 거다.” 중성화 수술,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 수술 전에는 많은 생각을 했었다. ‘꼭 중성화를 시켜야 할까?’ ‘내가 이 아이들을 집에서 키운다고 몹쓸 짓을 하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산들이와 해들이는 길에서 태어나 어미를 잃은 아기 길고양이였다. 얼마 전에 읽은 책 ‘길고양이로 사는 게 더 행복했을까?’의 제목처럼 해들이와 산들이가 길고양이로 사는 게 더 행복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하지만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에서 녀석들과의 특별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성화 수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녀석들은 나에게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가족과 같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길고양이의 발정으로 인한 울음 소리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을 가진 경우가 많다. 내가 겪어보니 해들이를 가족이라 생각하는 나도 녀석의 울음소리를 한평생 견디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충분히 안다. 그래서 인간과 길고양이의 공존에 대한 한 방법으로 지자체에서 제시한 것이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이다. 이는 대한민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예산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집 주변의 고양이 울음소리로 힘들다면, 거주 지역의 시청이나 구청에 전화해 고양이 TNR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된다. 고양이 중성화 수술은 우리와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이다.글·사진 보들이아빠 에디터 이제원 글쓴이·보들이아빠 (instagram / @yebodle) 유튜브 ‘댕냥티비’ 채널에 생을 함께하는 강아지 숙녀와 고양이 보들, 산들, 해들 자매의 이야기를 나누며 살고 있다.
- STORY | 2019-11-04 09: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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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면
- 내 가 너 희 들 을 기 억 하 는 방 법 봄이 오면 춥고 긴 겨울을 보내는 동안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봄이 겨울이 남긴 흔적들을 하나씩 지워가며 어느새 다가왔습니다. 봄이 오면 언제나 그랬듯 당신과 함께 할 줄 알았던 건 제 착각이었습니다. 있을 때 좀 더 잘해줄 걸이라는 뻔한 후회를 하며 이제는 없는 당신을 추억합니다.당신이 거쳐 간 이 자리에는 아직도 당신이 남긴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당신이 바라보던 꽃, 나무, 친구, 거리가 조금씩은 바뀌었지만, 당신의 따뜻한 온도는 아직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저는 뚜렷하지 않은 기억을 애써 잡으며 당신을 기억합니다.참 이상합니다. 당신이 남긴 흔적들은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당신은 어디로 간 걸까요? 아무런 예고 없이 사라진 당신이 원망스러웠지만 이제는 어디선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참 귀엽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존재이기에, 누구를 만나던 어디에 있던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요. 다만 걱정이 있다면 추운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진 않을지 혹여나 큰 사고를 당하지 않을지가 걱정입니다.어디에 있든 부디 여기보다 따뜻하고 좋은 친구와 좋은 사람들이 많은 꽃내음 가득한 곳이면 좋겠습니다. 짧은 시간 잠시라도 내 곁에 머물러줘서 감사합니다. 옐로와 옐로 아이들을 그리며, 봄 CREDIT글·사진 안진환
- STORY | 2019-10-30 09: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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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의 모습
- T H I N K S O 가족의 모습 5월이 되면 길고양이 가족들이 골목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이른 봄에 태어난 아이들이 자라 한창 발발거리며 돌아다닐 계절이니까요. 어미 고양이는 그런 아기 고양이들이 마냥 불안해 눈을 떼지 못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지 자기들끼리 노느라 천방지축입니다. 버려진 비닐 속에서 숨바꼭질하던 아기 고양이들은 그새를 못 참고 뛰쳐나와 계단에서 레슬링을 합니다. 딱딱한 바닥이 무섭지도 않은 지 펄쩍펄쩍 뛰어다닙니다. 엄마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자리라도 비우면, 아기 고양이들은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합니다. 엄마가 평소 가까이 가지 말라던 큰 길가에 다가가 낯선 사람을 구경하는 것이죠. 그렇게 막무가내로 신나게 뛰어다니던 아이들도 놀이가 심드렁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엄마를 기다리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언제 오나 하염없이 길만 바라보고 앉아 있습니다. 엄마 고양이는 그런 아이들이 걱정되어 걸음을 재촉합니다. 낮 동안은 각자의 삶을 사느라 뿔뿔이 흩어졌다가도 저녁이 되면 한자리에 모이는 가족. 각자의 가정을 이루느라 헤어져 살다가도 무슨 일이 있으면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가족. 제가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은 그렇습니다. CREDIT글·사진 종이우산
- STORY | 2019-10-30 09: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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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눈에는 고양이만 보여요
- 나 의 작 은 고 양 이 m o n p e t i t c h a t내 눈에는 고양이만 보여요 산속의 고양이 마을, 허우통 당신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여행 중 길에서 고양이를 만난다는 것은 나에게는 참 행복한 일이다. 나는 고양이를 잔뜩 만날 수 있다는 대만의 고양이 마을 허우통으로 찾아갔다. 대만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에 탑승한 후, 다시 전철로 갈아타는 긴 여정이 설레기만 했다. 고양이 마을 스탬프 투어허우통 마을에는 곳곳에 도장이 있어서 스탬프 투어를 할 수 있다. 역 안에는 다양한 도장이 준비되어 있는데, 까칠한 고양이 한 마리가 스탬프를 지키며 경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풀밭 위의 주인날아다니는 비닐을 낚아챈 까만 고양이가 풀밭 위를 뒹굴며 신나게 놀고 있다. 경비원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까불거리는 고양이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간다. 아저씨가 주인 행세를 하는 까만 고양이를 쫓아내는 건 아닐까. 보는 내가 긴장하게 되는 순간, 고양이 앞에 발걸음을 멈춘 아저씨는 뒹구는 고양이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짓는다. 아! 여기는 고양이가 주인인 마을이라는 걸 깜박했다. 느릿느릿 산책하기고양이는 원래 조용하다. 고양이가 길가에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면 움직임이 거의 없어서, 고양이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조차도 녀석들의 존재를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나 또한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풀숲 아래 혼자 간식을 먹는 고양이를 놓칠 뻔하기도 했다. 그림 같이산으로 둘러싸인 허우통 마을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창 안쪽에서 고양이가 어슬렁거리다가 나를 보고는 냐앙~ 하고 운다. 창틀 안의 고양이도 액자 속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그 모습을 보던 내 마음도 같이 아름다워진다. CREDIT글·그림 에이치
- STORY | 2019-10-28 10: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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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고양이 쉼터
- 고양이들만 사는집수원 고양이 쉼터 어서 와, 고양이 집은 처음이지?수원 고양이 쉼터의 ‘고양이 집’은 고양이 혼자 들어가 몸을 말고 자는 작은 집이 아니에요. 큰 방 작은 방이 있고 다 함께 모여서 노는 거실도 있고, 맛있는 게 가득한 냉장고가 있는 주방도 있어요. 빛이 들어오는 큰 창 도 있고 화장실도 있는, 사람들이 사는 것과 똑같은 집에 예쁜 고양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지내는 집에 좀 많은 수의 고양이들이 함께 사는 거 아니냐고요? 아니에요, 여긴 고양이들만 사는 집이에요. 물론 사람친구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방문하고 있지요. 고양이들이 살고 사람들이 찾아와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랍니다. 땅값 집값이 비싼 우리나라에 고양이들만 사는 집은 욕심이고 사치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여기엔 밖에선 살 수 없는 고양이들이 와 있어요. 그리고 이 아이들은 곧 평생 가족을 만나 진짜 집으로 가서 사람들과 같이 살 거예요. 그러기에 사람들이 사는 집과 똑같은 환경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고양이 친구들과 함께 지내고 있답니다. 길에서 다쳐 힘들어하던 고양이들이 있었어요. 사람에게 학대당하기도 하고 개에게 물리기도 했지요. 집 앞에 묶인 채로 방치되어 새끼를 여러 번 낳고 지쳐 버린 고양이도 있었어요. 그 외에도 다양한 사연을 가진 고 양이들이 있어요. 집이 있었지만 더 이상 그 집에서 살 수 없게 되어버린 고양이, 임신 중 교통사고를 당한 고양이, 입양과 파양을 수차례 겪어 집도 없고 길에서 살 줄도 모르는 고양이. 이런 고양이들을 위해 수원 캣맘 캣대디 협회에서 마련한 쉼터가 바로 이 고양이들의 집입니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몸이 다친 아이들은 나았고, 맘이 지친 아이들은 안정을 되찾았어요. 어미들은 기력을 회복하여 무사히 출산했고, 새끼들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엄마도 있고 아들과 딸도 있고 형제도 있지만 모두가 가족처럼 잘 지내요. 성묘들은 어린 고양이들에게 장난감을 양보하고 놀아줘요. 어린 고양이들은 성묘를 따르고 의지합니다. 새로 들어오는 고양이도 경계하지 않고 맞아주고요. 또 사람들과도 친하게 되었어요. 수원 고양이 쉼터는 이렇게 아프고 지치고 힘든 고양이들이 와서 건강해지고 순화되는 곳이에요. 사회성도 키우게 되어, 평생 가족을 만나 진짜 집으로 가도록 돕는 곳이에요. 그래서 수원 고양이 쉼터의 구조자들과 봉사자들은 여기 고양이들을 나의 고양이, 우리 집 고양이처럼 생각하며 아껴요. 밥은 잘 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어떤 아이가 어떤 간식을 좋아하는지, 기분은 좋은지 일일이 살피고 다른 봉사자들과 공유해요. 그리 고 콧물, 눈곱 하나, 응가 모양, 발바닥 상태까지 꼼꼼히 확인한답니다. 봉사자들의 사랑과 보살핌을 듬뿍 받고, 서로 위로하고 위안받으며 건강하고 예뻐진 우리 아이들, 지금까진 쉼터 주변과 봉사자 지인들에게 입 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분들이 이 아이들을 봐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앞으로 우리 쉼터는 더 많은 아프고 지친 고양이들이 와서 건강과 안정을 되찾고, 진짜 가족을 만나 평생을 함께할 집으로 갈 수 있게 하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수원 캣맘캣대디 협회 카페 http:// cafe.naver.com/suwoncatmom 후원계좌: 국민은행 781601-00-080654 CREDIT글 사진 이은재
- STORY | 2019-10-08 09: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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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번째 봄이 온다
- 내 고양이는 10살 열 번째 봄이 온다 엊그제 입춘이 지나서인지 목 뒤로 내리쬐는 햇살이 한결 따사롭다. 다행히 올겨울은 겨울답게 추웠던 날이 많지 않아서 길고양이들도 한결 수월하게 겨울을 났겠구나 싶다. 사시사철 집 안에서만 지내는 희동이도 봄이 가까워지니 집 안 구석구석 쓰는 자리가 많아졌다. 약간 외풍이 들어 공기가 서늘한 남편 방에서도 곧잘 낮잠을 자는 것을 보면 확실히 봄이 코앞이다. 다시 찾아온 봄과 평온한 일상희동이와 함께 맞는 열 번째 봄이다. 희동이 열한 살, 나는 서른네 살이 되는 바야흐로 평온한 봄. 희동이 ‘노묘’가 된 것을 마음으로 인정하고, 신부전 등 달라진 건강 상태를 받아들이기까지 근 1년간 마음 안에 폭풍이 일었던 것을 생각하면 요즘의 평온한 일상이 참 고마울 따름이다. 흘러가는 시간이 곧 내 고양이의 수명을 의미하는 것 같아 미치게 아깝고, 서럽기만 했던 겨울이었다. 그런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 평온한 마음으로 맞는 봄이다. 희동이의 밥과 약을 챙기느라 6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하고, 긴 시간 집을 비우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이 일상에 적응하고 이 안에서 자잘한 즐거움도 다시 누리기 시작했다.희동이는 여전히 귀엽고, 일상의 많은 순간을 즐겁게 보낸다. 여러 장소를 돌아 다니며 희한한 자세로 잠을 자고, 각 방에 있는 창문과 베란다, 세탁실을 포함해 하루에 두어 번씩은 꼭 집 안 곳곳을 순찰한다. 칫솔을 꺼내 들면 부리나케 도망을 가고, 빗질해 주면 큰 소리로 골골송을 부르는 것도 여전하다. 최근엔 식탁 위의 빵 사냥에 성공해 귀퉁이를 조금 뜯어 먹기도 했는데, 오랜만의 말썽이 얼마나 반갑고 귀엽던지 남편과 한참을 웃었다.희동이는 신부전과 췌장염이라는 묵직한 병을 달고 있긴 하지만, 컨디션과 혈액검사 수치 모두 안정적으로 잘 유지되고 있어 평온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최근엔 띄엄띄엄 앞다리를 살짝 저는 듯한 모습을 보여 관절 보조제를 추가로 먹이려고 계획 중인데, 가만 생각해 보면 고양이가 어리고 건강한 동안에는 그저 함께 ‘살았을’ 뿐, 이제야 비로소 고양이를 ‘키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고양이도 나이를 먹을수록 ‘장애물 없는 생활 환경’이 중요하다 해서 침대나 소파 등에 오르내릴 때 쓸 수 있게 작은 계단 놓아 줄까도 생각하고 있다. 좀 유난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 시점부터인가 희동이를 돌보는 일이 곧 나 자신을 돌보는 일처럼 느껴진다. 진심을 다해 사랑하면 그 존재가 곧 나 자신오랜 시간을 함께 한 반려동물을 자기 자신처럼 느끼고 사랑하는 것, 그보다 당연한 사랑이 또 있을까. 최근에 우리 가게를 찾아온 한 손님이 입구에서부터 눈물을 달고 들어오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물어보니, 오래도록 사랑하며 키우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단다. 나 또한 늘 마음 한 켠에 미리부터 품고 지내며 두려워하던 일이라 눈물이 났다. 난생처음 보는 여자 둘이 손을 붙들고 울었다. 그러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 나 스스로에게도 위로가 되었는데, 지난겨울 잠결에 베개를 붙들고 많이 되뇌던 말이었다. ‘우리가 어떤 존재를 진심을 다해 사랑 하면 그 존재가 곧 나 자신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내가 살아 있는 한 쭉 함께 살아가는 거예요.’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다. 막상 희동이 더 나이를 먹고, 언젠가 내 곁을 떠나는 날이 올 거로 생각하면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잘 안 쉬어진다. 아직은 내가 겪은 슬픔이 아니라 더 쉽게 위로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아빠는 내게 ‘부모의 상을 겪으며 사람은 진짜 어른이 된다’고 했다. 그럴 거 같으면 영영 어른이 안 되고 싶다 했더니, 아빠는 그게 되느냐며 한숨을 섞어 웃으셨다. 친구처럼, 동생처럼, 가족처럼, 나 자신처럼 사랑하던 반려동물이 떠나는 과정을 겪으며 사람은 무엇이 될까. 아빠 몰래 나는 그런 생각을 해 봤다. 열 번째 봄에는우리가 함께 맞는 열 번째 봄, 한 살이던 희동이 열한 살이 되는 봄이다. 나이 듦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질병에 대한 걱정과 죽음의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따뜻하고 노곤한 봄이다. 매일 특별할 것 없는 날들이 모여 열두 번째, 열세 번째, 열다섯 번째 봄을 데려올 걸 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좋은 일은 매일 더 사랑하는 일뿐이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희동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최대한 걱정 내려놓고 즐겁게 사는 것이다. 그리고 나날이 빵실빵실해지는 이 고양이 행님의 몸무게를 어떻게든 1kg쯤 빼 주는 것까지! 그래서 그간 입버릇처럼 말해 오던 ‘고양이와의 조화로운 삶’을 건강하게 일궈 내는 것. 그게 열 번째 봄을 맞는 내 다짐이다. 올봄에도 따뜻한 햇살을 나눠 쬐며 즐거이 보내자. 너도, 나도. CREDIT글 사진 박초롱
- STORY | 2019-10-07 11: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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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는 봄이고, 봄은 고양이이니
- EPISODE고양이는 봄이고, 봄은 고양이이니? 기다리는 일이란 지루하고 힘든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의연하게 기다리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밥 달라고 한 번 운 적도 없다. 그저 고요히 나를 응시할 뿐. 밖에서 돌아올 땐 잠에서 덜 깬 눈으로 ‘왔어’ 라고 할 뿐이다. 봄까지만 같이 있자 이 말은 삼색 고양이 왈츠의 입양이 불발되자 내가 녀석에게 한 말이다. 3년 전, 겨울이 오려 할 때 새끼 고양이 네 마리를 구조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다 만지고 있었고 창고에 아기를 낳은 어미는 며칠째 안 보인다고 했다. 난 그 자리에서 2시간을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하고 만져보기만 하면서 상자 줍는 아저씨에게 ‘햄주면 안 돼요!’ ‘우유 주지 마세요!’라며 핀잔만 했다. 왜인지 발길이 떨어지지 않던 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4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전부 데려왔다. 어디까지나 데려온 새끼 고양이 4마리 모두 입양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 마리는 입양 가고 두 마리는 남았다. 원래 키우던 고양이 라라 까지. 현재 3마리 고양이들의 집사가 되어있다. 덕분에 허덕이면서도 이 아이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는 중이다.데려온 아이들을 모두 입양시킬 계획이었기 때문에 나는 녀석들과 정들까 걱정하여 예뻐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가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명랑하게 장난쳤다. 으깬 사료를 먹고 앙앙대면서 눈물을 흘렸고 가까이 있는 모래에 알아서 용변을 가렸다. 내가 엄마라고 생각했는지 화장실까지 내 뒤를 졸졸 따라다녔고 난 사생활을 잃었다. 그중 노랑 고양이 한 마리는 나를 더욱 애틋하게 쫓았다. 내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가슴, 어깨 위 로 올라왔다. 그 녀석은 내 어깨에서 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잠이 들었다. ‘애교에 살살 녹는 게 이런 거구나’하고 생각했다. 추운 겨울이 코앞에 와 있었다. 은근히 그 노랑 고양이는 아무도 택하지 않길 바랐다. 한 마리를 입양 보내고, 뒤이어 다른 한 마리도 입양을 보냈다. 두 마리를 입양 보내던 그 날, 입양자를 기다리면서 내 후드 티 안에서 잠든 500g의 온기를 아직도 기억한다. 정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집으로 오는 길에 느껴지는 그 빈자리가 컸다. 집에 오자 나머지 두 아기 고양이들은 서로 의지하고 껴안고 새근새근 잠을 잤다. 저 둘에겐 서로의 체온을 느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시렸다. 이틀 후, 두 번째로 입양 간 아기 고양이가 하루아침에 차갑게 식어버렸다는 연락을 받았다. 입양자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곧 그 원망은 나 자신에게도 번져왔다. 왜 예방주사를 2차까지 맞히지 않았을까. 나는 왜 범백검사라는 것을 몰랐으며, 왜 그 중요한 검사를 못 했을까. 하루종일 자책했다. 자책과 슬픔이 가시기 전에 삼색냥이 왈츠의 입양자가 결정되었다. ‘한진한’ 이라는 이름의 입양자였다. 그 사람은 거리가 너무 멀고 시간이 맞지 않는다며 만남을 주말로 미뤘다. 그러나 주말이 되어도 연락이 없없다. 한 편으로 연락이 오지 않길 바랐다. 잠시후, 페이스북을 통해 입양자를 알아보던 나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한진한이라는 그 입양자는 ‘악용사례’가 있는 사용자였다. 삼색이 왈츠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내 손을 떠나 그 입양자에게 갔을 수도 있었다. 왈츠는 상상도 못 할 끔찍한 일을 당했을 수도 있었다. 섬뜩했다. 날도 추운데 겨울을 같이 나자 남은 두 녀석의 이름을 삼바와 왈츠로 지었다. 녀석들에겐 예방접종을 3차까지 맞혔다. 나의 첫 고양이 라라 그리고 아기 고양이 삼바와 왈츠를 위해 극세사 이불을 꺼내고 난방텐트를 구매했다. 이렇게 겨울을 날 준비를 하며 나는 어느새 고양이 세 마리의 집사가 되었다. 처음부터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운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부터 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단계를 건너 뛰고 자연스럽게 ‘어쩌다보니 세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둘은 아직 아기 고양이라 자연스럽게 서로 레슬링을 하고 쥐돌이로 축구도 했 다. 곧 추격전도 하며 ‘노는 맛’을 알았다. 하지만 라라는 어렸을 때 놀이 학습이 잘 되지 않았는지 노는 법을 잘 몰랐고 사회성도 없었다. 그런 라라도 아기 고양이들이랑 친해지고 나서는 빼앗긴 어린 시절을 보상받은 듯 축구하는 법도 배우고 오뎅 꼬치 놀이에도 더 매진했다. 조용히 있던 라라의 명랑한 모습을 보곤 내 마음이 더 설렜다. 아기 고양이의 애교와 귀여움도 큰 기쁨이었지만 라라가 아기 고양이들의 축구를 따라해보는 모습은 왈츠와 삼바가 준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었다. 물론 갈등도 있었다. 라라는 무릎 냥이 삼바를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삼바는 성격도 순하고 품에도 잘 안기고 내 껌딱지였다. 한 뼘 정도 거리를 두고 옆에 서 잠을 자던 라라와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나도 막내의 애교에 현혹되어 라라의 질투를 생각지도 못했다. 우리 사이에도 겨울이 온 거다. 그 때가 왈츠의 대활약시기였다. 왈츠는 삼바한테 가서도 열심히 토닥이며 그루밍을 해주고 라라에게도 배를 보여주면서 애교를 부렸다. 의기소침한 삼바에게 위로를 전달하다가도 도도하게 삐친 라라에게 달려가 애교를 부리며 장 난을 걸었다. 나에게도 와서 뭐라고 앵앵 말을 하면서 왈츠가 참 바빴다. 왈츠는 삼색냥이가 그렇듯 똑똑했다. 하도 앵앵 말이 많아 나도 모르게 ‘너 입양 보낸다’고 하면 내게 와서 안기며 애틋하게 굴었다. 내 말을 알아 들은 건가 싶어 미안했다. 추운 겨울도 좋은 건, 같이 체온을 나눠서이기 때문이지겨울이 깊어질수록 우린 작은 슈퍼 싱글 사이즈 침대에서 하나가 되어 갔다. 나는 칼바람에도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울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초인적인 힘으로 과외를 많이도 했다. 예전이라면 피할 만 한 일도 기꺼이 맡았다. 자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며 용기를 냈다. 집에 들어오면 차가운 몸을 고양이들이 데워 놓은 이불에서 녹였다. 밖에서의 속상한 일은 고양이들의 얼굴을 보면 잊혀졌다. 이제 벌써 세 고양이들과의 겨울이 네 번째이다. 그사이 이사도 두 번 했다. 처음 이사를 겪는 둘째, 셋째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끊임없이 울어서 택시 기사님에게 끊임없는 웃음을 주었고 나는 창피해서 계속 ‘좀만 참아, 조용히 좀 해!’라고 속삭이며 애원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새로운 집은 창문 밖을 잘 볼 수 없는 구조다. 예전 집은 창문도 남쪽과 북쪽으로 나 있었고 큰 나무와 작은 나무들도 있는 편이라 아침이면 새소리를 듣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너는 봄으로 가는 중이야유독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다면서 나를 위로해줬던 친구가 한 말이다. 사람에게는 각자의 계절이 있는데 태어나면서부터 따뜻한 봄이고 그 계절이 계속해서 오래가는 사람들도 있고, 여름에 태어나 계속 열매가 풍성히 열리는 계절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근데 넌 겨울에 태어나 혹독하고 춥고 힘들지만 그걸 견뎌낸 나무가 값진 꽃을 피우듯 곧 봄 으로 가고 있는 거 아니겠냐고 했다. 그 말과 마음이 위로가 되어 세상에 냉담해진 내 마음이 녹아 눈물이 났다. 아직은 겨울이지만 세 고양이들이 주는 온기와 위로는 날 봄으로 향하게 한다. 우린 긴 겨울밤에 서로에게 기대어 잔다. 긴 밤이 점점 짧아져 긴 햇살이 방 안으로 길게 들어올 때를 기다린다. 집 밖의 고양이들에게도, 낮은 곳에도, 구석진 곳에도 햇살이 닿기를 기다린다. 그럼 우린 같이 찌뿌둥한 몸으로 기지개를 켜며 햇볕 샤워를 할 거다. 고양이는 봄이고 봄은 고양이이니. CREDIT글 사진 최유나
- STORY | 2019-10-04 12:3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