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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29 13: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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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28 14: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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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28 14: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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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27 12: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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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27 12: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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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21 14: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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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21 14: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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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도 나도, 어쩌면 우리 모두
- 필요한 것은 사랑뿐크리스도 나도,어쩌면 우리 모두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무릇 관심을 필요로 한다. 그저 컵에 담긴 물 한 컵에도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면 예쁜 모양으로 얼음이 얼고, 미움과 저주를 퍼부으면 아무렇게나 갈라져 버린다는 글을 읽었던 기억도 난다. 사랑받으려는 열망 “넌 어릴 때부터 엄마한테 미움받으면 감기에 걸리곤 했어.” 엄마가 해준 어릴적 나에 대한 에피소드이다. 내가 엄마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미움을 받으면 몸이 아파졌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나는 누군가에게 미움받지 않으려는 마음과 사랑받으려는 열망이 강한 편이었다. 그건 종종 이상한 형태로 발현되곤 했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안다. 관심종자가 되어 주위의 관심을 독차지하려고 한다거나, 미움받으면 과도하게 웅크리고 자책하고 했다. 그랬던 나는, 언제부턴가 감기에 걸리지 않게 됐다. 마지막으로 감기에 걸린 일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기억을 거슬러 보면, 아무래도 딸을 낳은 이후로 이렇게 된 것 같다. 어린 딸을 키우면서 ‘사양하고 싶을 정도로’ 큰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해서인지, 서서히 나의 애정결핍 같은 증세들은 치유된 것 같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무뎌진 탓도 있겠다. 또 다른 나, 크리스 예민해 보이는 모습, 앙상하고 상처받은 얼굴. 유기견을 입양하기 위해 아이들의 사진을 살펴보던 중 눈에 띈 크리스의 첫인상은 딱 그랬다. 크리스의 첫인상은 과거의 나와 같았다. 나처럼 예민해 보이는 크리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좀 더 명랑하고 무던해 보이는 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선택한 건 나의 내면을 닮은 크리스였다. 크리스가 있던 보호소의 담당자분께 크리스에 대해 묻자, 대번에 크리스는 ‘무릎견’이라고 했다. 종일 사람의 품에 안겨 있으려고 하고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한다고. 그 말을 들은 이상 크리스 입양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의 나처럼 마르지 않는 애정의 샘을 갈구하는 크리스에게 그 샘을 채우고도 남을 사랑을 주리라, 그래서 다시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 생을 만들어주겠노라 다짐했다. 크리스가 처음 집에 왔을 때, 크리스가 늘 내 무릎에 앉아있던 탓에 나는 일주일 동안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갔다. 겨우 내 딸아이를 혼자 화장실에 갈만큼 키워놨는데 개 때문에 다시 이 고생이라니 헛웃음이 나기도 했다. 크리스는 내 품에 안겨 일어나지 않았다. 덕분에 내 눈에 익은 거라곤 녀석의 뒤통수뿐이었다. 난 한동안 내가 기르는 개의 얼굴도 익히지 못해 애를 먹었다. 크리스도 나도, 필요한 것은 사랑뿐 ‘무릎견’으로 유명했던 크리스는 더 이상 사람의 무릎을 향해 맹렬하게 파고드는 행동을 즐겨하지 않는다. 가끔은 크리스를 찾아서 집 안 구석구석을 찾아 헤매는 일까지 종종 벌어진다. 전업주부인 나는 크리스와 단둘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어린 딸이 집에 없을 때를 틈타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거나, 넋 놓고 영화를 보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크리스가 어디 갔지’라는 생각에 등줄기가 서늘해질 때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크리스는 종종 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크리스가 일부러 숨은 것 같지는 않다. 크리스가 가 있는 장소는 그저 안방 책상 밑이라 거나, 아니면 서재방 자전거 옆에 둔 방석 위 같은, 그냥 혼자 조용히 쉴 수 있는 장소들이다. 이런 에피소드를 전해 들은 친구는 ‘걔는 무슨 개가 고양이 같냐’는 말을 했는데 이건 처음 크리스를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평가다. 늘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했던 내가 이제는 ‘혼자 있는 시간’을 갈망하듯, 크리스 역시도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 누군가와 마음으로 온전히 함께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나의 얼굴은 마른 편으로, 살이 찌면 더 얼굴이 좋아졌다는 평을 받는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나이가 들어서 오히려 낫다는 평도 듣는다. 애정결핍이 사라지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예뻐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건 크리스의 경우도 완전 마찬가지다. 처음의 앙상한 몸에 짙은 눈물 자국으로 결코 예쁘다고 하기 어려웠던 크리스는, 이제는 완전한 미견으로 거듭났다. 처음 산책 시 “어우 노견같다.”는 핀잔까지 들었던 크리스는, 이제 나가기만 하면 사람들의 비명을 자아낸다. “개가 정말 인형같이 생겼어요.”는 말을 들을 때면 마음이 뿌듯해지고 가슴이 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랑으로 서로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크리스와 나,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이 전부다. CREDIT글 사진 이영주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29 13: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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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개곱단
- 잠시만 안녕내 이름은 개곱단 반려동물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에게도 당황스러운 일이다.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면 어떤 마음을 갖고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나는 길거리를 떠돌던 강아지였어요. 하루 종일 이 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지치면 아무 곳에서나 잠들고 배가 고프면 길에 버려진 음식 찌꺼기들을 먹으며 살았어요. 굶는 것쯤이야 괜찮았지만 정말 힘든 건 길을 지나던 아이들이 이유 없이 나에게 돌을 던지거나 술에 취한 사람들이 가끔 발로 걷어차려 할 때 재빨리 숨어야 하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가끔 늦은 밤 비틀거리며 걷는 사람을 보면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도 했어요. 얼마 전에도 그런 사람에게 아주 놀랄 일을 당할 뻔했거든요. 그 후론 사람 그림자만 보여도 큰 숨을 몰아 쉬고 나도 모르게 몸을 웅크리게 돼요. 사람들은 나를 보면 인상을 찌푸리거나, ‘저리 가!’라고 큰소리를 쳤어요. 난 그들에게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옆에 있기라도 하면 기겁을 했지요. 내가 예쁘지 않다는 걸, 나도 잘 알지만...그런 일을 당하면 그 날은 하루 종일 기운이 없었어요. 그래도 밤이 되면 풀벌레들과 나뭇가지 사이에 작은 새들은 내 친구가 되어주었어요. 나뭇잎들도 바스락 소리를 내며 내 귀에 ‘괜찮다, 괜찮다..’ 토닥토닥 나를 위로해주었어요. 가끔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에서 나오는 사람들 품에 안긴 예쁜 강아지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어차피 내게는 그럴 일이 없다는 걸 잘 아니까 그냥 고개를 돌려버리곤 했지요. 목소리가 따듯했던 그 사람 그 날도 나는 사람을 피해 몸을 숨기던 곳에 앉아 있었어요. 며칠 동안 눈이 내리고 찬바람이 쌩쌩 불어 몹시 추웠어요. 그런데 갑자기 낯선 사람 하나가 걸어오더니 내 앞에 앉아 물끄러미 쳐다봤어요. 나는 순간 움찔하며 몸을 더 동그랗게 말아 덤불 속에 숨겼어요. 한동안 말없이 안경 너머로 물끄러미 저를 쳐다보는 사람의 눈에 반짝이는 이슬 같은 게 보였어요. 그리고는 무슨 생각이 난 듯 갑자기 어디론가 후닥닥 뛰어갔어요. 그리고 잠시 후 길고 말랑말랑한 뭔가를 조심스럽게 제 앞에 놓아 주었어요.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내게 그 사람은 손을 내밀며 부드럽게 말했어요. "괜찮아, 널 다치게 하지 않아. 그리고 이건 먹어도 되는 거란다...” 그 사람의 목소리는 굉장히 따뜻했어요. 지금까지 들어 본 적 없는 그런 목소리였어요. 그리고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내 곁으로 다가왔어요. 나는 어쩔 줄 몰라 뒷걸음질 쳤지만, 이윽고, 담벼락의 끝에 닿았다는 걸 알았어요. ‘이제 끝일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꾹 감았는데. 그 사람은 아주 조심스럽게 팔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어요. 가만가만 쓰다듬는 그 사람의 손도 살짝 떨리고 있었어요. 처음이었어요. 아니 어쩌면 그런 날들이 나에게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내가 기억할 수도 없는 먼 옛날의 얘기일지도 몰라요. 기분이 썩 괜찮았어요. 심장도 콩닥콩닥 뛰었고요. 그 사람이 내게 준 건 처음 먹어보는 정말 훌륭한 맛이었어요. 이제껏 내가 길에서 먹었던 것들과는 냄새부터 달랐어요. 먹는 데 정신이 팔려 그 사람이 가는 줄도 몰랐어요. 다 먹고 나서 고개를 드니 마치 꿈처럼 그 사람은 제 곁에 없었어요. 이리저리 두리번거려봤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날 밤 나는 낮은 담벼락이 있는 창고 곁에 몸을 누이고 별님이랑 달님에게 그 사람 얘길 했어요. 어쩌면 날 또 봐주러 올지 모른다고 꼭 그랬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어요. 달님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 같았어요. 바람은 그런 제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어요. 저 여기 있어요! 다음날부터 나는 혹시 또 그 사람을 만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일 매일 그곳을 들려보았지만,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어요. 며칠이나 지났을까요. 가끔 몸을 숨기던 아파트 건너편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 사람들이 북적북적 모였어요. 나는 그날도 마당 가장자리 나무 아래 몸을 숨기고 북적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어쩌면 저 사람들 속에 나를 따뜻하게 쓰다듬어주던 그 사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날은 추웠고 발도 시렸지만, 꾹꾹 참고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설령 그 사람이 없다고 해도 나는 실망하거나 슬프지 않았어요. 늘 그랬으니까요. 내가 헛된 꿈을 꾸는 것일 테니까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슬슬 기지개를 켜고 언 발을 녹일 수 있는 곳을 찾아가려고 하던 그때였어요. 그 집 문이 열리더니 제가 기다리던 그 사람이 걸어오는 게 아니겠어요? 나는 반가움에 순간 ‘저, 여기 있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어요. 왜냐고요? 어쩌면 그 사람은 나를 잊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가 있는 쪽을 향해 걸어왔어요. 나는 온몸이 떨려 움직일 수 없었어요. 그 사람은 그때처럼 제 옆에 가만히 앉더니 눈을 맞추며 내게 말했어요. "어때?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 네가 원한다면 말이야.” 그리고 내 몸을 가만 가만 쓰다듬었어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저를 품에 안았어요. 그 사이 그사람과 같이 있던 또 한 사람이 다가와 목을 감고 있던 답답한 목줄을 끊고 나를 작은 담요로 감싸주었어요. 둘은 담요에 감싼 저를 토닥였어요. 나는 그렇게 따뜻한 품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추운 날이면 잔뜩 웅크리고 빨리 아침이 되길 기다리며 밤새 견디거나 너무 더운 날은 풀밭에 누워 잠들려면 왠지 허전함을 느꼈지만, 왜 그런지 몰랐거든요. 나도 모르게 그 따뜻한 품에서 잠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그 팔을 꽉 잡았어요. 그리고 가만히 그 품에 얼굴을 묻었어요. 그러자, 그 사람은 저를 폭 안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가자, 이제 더 이상 밖에서 살지 않아도 돼....” 내 이름은 개곱단 그 후 어떻게 되었냐고요? 그 사람이 우리 엄마가 되었어요. 추운 날도 더운 날도 나는 엄마 품에서 잠을 자요. 우리 집에는 맛있는 밥과 깨끗한 물이 항상 나를 위해 준비 돼 있어요. 나를 보며 미소 지어주는 엄마를 보면 자꾸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져요. 눈에 남은 하얀 상처를 보며 안쓰러워하는 엄마를 보며 품에 안겨 낮게 그르릉거리기도 해요. 이제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르며 폭 안아주면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 않아요. 하얀 털을 가진 오빠도 둘이나 생겼어요. 개구쟁이 오빠들은 가끔 엄마한테 혼나기도 하지만 전 오빠들이 있어서 좋아요. 엄마는 집에 돌아오면 항상 나부터 안아주세요. 그러면 나는 엄마 코에 살짝 뽀뽀를 해준답니다. 저 이만하면 이제 행복한 거지요? 제가 죽을 때까지 엄마는 절 지켜 준대요. 언제까지나 함께 살 거래요. 참, 이제 이름도 생겼어요. 제 이름은 곱단이에요. 곱고 단아하게 살라고 울 엄마가 지어준 내 이름이요. 난 내 이름이 무척 맘에 들어요. 나는 이제 누구도 부럽지 않은 행복한 강아지랍니다. -곱단이는 2006년 겨울에 구조해 1년 9개월을 살다가 급성 빈혈로 떠난 아이입니다. 제가 처음 구조한 아이였고, 제게는 첫 딸과 같은 아이였습니다. 아마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저를 지켜주고 바라보고 그리워하고 있을 거에요. 저도 그렇거든요. ^^ CREDIT글 사진 이유성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28 14: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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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닮는다는 것
- 가족 연대기서로 닮는다는 것 전혀 다른 우리 우리 가족은 모두 말이 많고 활발하다. 목소리도 우렁차고 맛있는 것을 보면 사족을 못 쓴다. 그래서였을까? 우리 집에 왔던 모든 강아지들은 식탐, 목청, 활동량이 엄청났다. 그러나 1살 먹은 수컷 장모 치와와, 제리는 우리가 키워 온 강아지들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제리는 소리 내어 짖은 적이 없다. 활발하지도 않아 장난감 하나도 갖고 놀지 않았다. 생후 3개월에 나타나는 이갈이 증상도 조용히 넘어갔다. 또한, 식탐도 없다. 사료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아도 한 알씩 손으로 굴려서 생존에 필요한 몇 알 정도만 겨우 먹을 뿐이었다. 각종 간식으로 유혹해보았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심지어 산책도 싫어했다. 아니,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를 귀찮아했다. 우리는 놀아달라고 조르고, 제리는 귀찮다고 고개를 돌려 잠을 청했다. 제리는 우리 가족과 달리 표정도 우울했다. 눈은 큰데 눈꼬리가 쳐져있어 좋게 말해 우수에 찬 듯 했고 현실은 울상이다. 우리는 제리에게 효도하고 있는 판이었다. 제발 밥 드셔주세요. 산책 한 번만 해주시겠어요? 이 간식은 마음에 드시나요? 제리는 불러도 쳐다보지 않고 사람이 집에 들어와도 나오지 않는 상전이었다. 이전 강아지들은 만지면 좋아서 오줌을 지리기도 했었는데 이녀석은 콧물을 한바가지 뿜어내곤 만지지 말라는 티를 팍팍 내며 고개를 돌렸다. 닮아가는 우리 제리는 강아지다운 구석이 별로 없었다. 재롱을 부리지도, 사람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으면서 감정을 표현하지도 않는다. 제리는 문 앞까지 마중도 나오지 않는다. 고개만 빼꼼 내밀고 ‘가냐? 잘 가라!’ 하고는 자기 볼일을 보러 방에 들어간다. 다행히도 최근 우리 가족은 바쁘다보니 녀석의 이런 시크함이 우리에게 힘이 되었다. 홀로 두고 갈 때 느껴야하는 죄책감과 걱정도 없다. 대신 제리는 우리에게 활동성과 웃음, 먹성을 배워가고 있었다. 한 달 여쯤 지났을까. 제리는 조금 변해있었다. 우거지상에서 눈이 수평을 좀 찾았다. 큰 눈이 청승맞지 않고 앙증맞아졌다. 사료도 한 알씩 굴려먹지 않고 제법 먹는 횟수도 늘어 오도독 맛있게 먹었다. 제일 신기한 것은 제리가 집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걷기에서 조금 뛰기도 했다. 슬슬 뒷다리를 들더니 마킹도 신나게 해댔다. 늘 쿠션 위에서 잠만 자던 녀석이 나와서 움직이니 처음에는 신기하다 했는데 이제는 영역 표시를 해대며 사고를 치니 골치가 아프다. 감사하게도 식탁만 공격해서 그나마 치우기는 수월했다. 처음에는 뭐 이렇게 시크하고 우울한 강아지가 있나 생각했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와 제리는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다. 이제 제리는 더 이상 울상이 아니다. 영상통화를 하면 반갑게 꼬리를 흔들어주고 전화기를 향해 돌진할 만큼 우리에게 적극적이다. 우리는 제리가 원하는 만큼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애정을 쏟는다. 처음에는 뭐 이렇게 시크하고 우울한 강아지가 있나 생각했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와 제리는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다. 가족이란, 서로 닮는다는 것 얼마 전,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제리가 의자에서 점프해서 내려오다가 다리가 부러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제리가 얼마나 활동적으로 변했는지 느낄 수 있었지만 뼈가 너무 가늘어 붙기 힘들다는 소식은 마음이 아팠다. 마침 엄마의 해외 출장이 잡혀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리 집 가족들은 뼈대도 굵고 다들 운동을 하는 몸이라 회복력이 엄청난데 제리는 평소 운동으로 근육이 다져진 몸이 아닌지라 동강 난 뼈를 잇는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우리는 병원으로부터 기적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뼈가 붙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붙었다는 것이다. 병원에서도 깜짝 놀랐다. 엄마는 제리가 너무 너무 기특하다며 엄마 걱정하는 거 알고 잘 다녀오라고 나은 것이라 했다. 물론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제리가 점점 우리 가족과 깊이 연결되어 가고 있다,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남편은 휴가 일정을 제리 병간호에 쓰기로 하고 당분간 집에 머무르기로 했다. 다리가 붙었다곤 해도 나은 것은 아니니 산책을 시킬 수는 없겠지만 콧바람이라도 쐬어줄 수 있을 것 같아 평소 제리가 쏙 들어가는 슬링백도 하나 챙겨두었다. 항상 내가, 내 스케줄이 우선이었는데 나도 참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라는 것은 그런 것일까. 전혀 다른 생활 습관, 성격을 가지고 있어도 어느새 서로 필요하거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고 있었다. 혼자였을 때 완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함께할 때 우리는 완전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작은 생명이 우리에게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해 주고, 대화의 공통점이 되어주고, 기쁨과 슬픔 또는 감동을 선물해주기도 한다. 제리에게 우리는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이 어떤 가치가 있길래 우리를 닮아가는 것일까? 비록 서로 같은 언어로 대화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함께하며 서로 없었던 부분들을 나눠주고 채워주며 살고 있다. 첫 만남으로부터 1년 이제는 제리의 성격과 생활 패턴이 고맙고 기쁘다. 제리가 우리의 노력과 애정을 기뻐해주는 것 같아 행복하다. 서로의 다름과 닮음이 주는 화목함은 처음에 겪었던 당혹스러움과 이질감을 깨끗이 녹여주었다. 첫 만남이 앞으로의 모든 시간을 결정할 수는 없다. 함께 한다는 건 끊임없는 쌍방의 노력이라는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제리를 선택한 우리와 우리를 받아들여준 제리가 함께 만든 오늘이라는 귀한 시간들과 서로의 최선이 쌓여서 미래의 어느 날 또 다른 기분 좋은 닮음을 발견하길 기대해 본다. CREDIT글 사진 이재원 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28 14: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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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섯 사춘기 소녀, 이로미
- 시간을 달리는 아이열여섯 사춘기 소녀, 이로미 내가 고1 때 생후 3개월의 말티푸 ‘로미’가 우리집에 왔다. 학교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달려와 어머니의 스타킹으로 로미와 줄다리기를 했다. 스타킹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입을 꽉 다물고 흰자위를 드러내는 로미의 얼굴에 푹 빠졌다. 코딱지만하던 게 어느새 성견이 되었고, 스타킹에 예전만큼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나만 보면 토끼처럼 깡총 거리며 달려오던 로미가 지금은 아무리 불러도 못들은 척 무시하고 지나간다. 우리 가족의 성을 물려받아 이름도 석자로 개명했다. 내 여동생 ‘이로미’는 어느덧 16살 사춘기 소녀가 되었다. 중3의 단발머리 사춘기 소녀 이로미는 이제 막 16살이 된 곱슬머리 말티푸이다. 하얀 생크림에 까만 초콜릿 시럽을 세 방울 떨어뜨린 것처럼 단순하고 이쁘게 생긴 내 여동생이 벌써 16살이란다. 나는 로미의 나이가 믿기지 않아, 유치하지만 확실하게 세어보기로 했다. 손가락을 접었다 펴보았다. 내 여동생이 우리 집에 온 2002년부터 2018년까지 한 해 한 해를 중얼거렸다. 오른 손가락은 세번 오므라졌다 펴지고 새끼손가락 하나가 남았다. 이로미는16살이 맞다. 사람 나이로 80살이다. 즉, 언제 무지개 다리를 건너도 이상하지 않을 노령견이다. ‘시간이 그렇게나 흘렀나?’하고 여동생을 바라보니 녀석도 나를 빤히 바라본다. 10초간 정적 속에 서로를 무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나는 녀석의 고요한 표정에 웃음이 터졌다. 나의 웃음 소리가 팽팽한 긴장감을 갑작스럽게 깨트렸는지, 로미는 요란한 발톱 소리를 내며 도망갔다. 잠시후 슬며시 나타나 벽 뒤로 얼굴을 반만 내밀고는 나를 바라본다. 내가 살짝 일어나는 동작만 취해도 달아나기 위해 엉덩이를 위아래로 움찔하는 저 녀석이 80살일 리가 없다. 로미는 그저 올해 열여섯, 중3의 단발머리 사춘기 소녀이다. 사춘기 소녀는 다이어트 중 내 눈에 로미는 한창 이쁠 소녀일 뿐이지만, 그렇다고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로미는 나이가 들어가며 살이 쪘다. 원래 3.5kg였던 여동생의 몸무게는 최근들어 400g이나 쪄서 3.9kg이 되었다. 이대로 계속 살이 찌면 로미의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동생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로미의 운동량은 항상 평균 이상이다. 나만 보면 촐싹맞게 두다다다 뛰어다니며 헥헥거리기 때문이다. 또한, 로미의 식사량도 종이컵에 정확히 계량하여 준다. 로미가 살이 찌는 원인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로미의 똥은 조금씩 더 굵어졌다. 시간이 지나 원인을 찾았다. 아버지가 식사를 하실 때 마다 바닥에 슬쩍 간식을 흘려주셨다. 16년 전, 강아지를 데려오면 갖다버린다던 아버지는 로미의 애처로운 눈빛을 이기지 못해, 밥을 엄지 손가락 만큼 떼어주거나 국 그릇에 있던 고기를 식구들 몰래 주셨다. 16년 전, 강아지를 사자고 떼를 쓰던 나는 로미에게 매우 엄격한 편이다. 간식은 거의 주지 않으며, 눈도 마주치지도 않는다. 내가 밥을 먹을 때 내 옆에 다가와 나를 애처롭게 올려다 볼 때면, 나는 발가락 끝으로 로미를 휙 밀어버린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도 감독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로미에 게 간식을 주려할 때면 ‘안돼요!’라고 외친다. 로미가 간식을 먹으려하면 ‘안돼!’라고 외친다. 나는 요즘 아버지와도 그리고 로미와도 소원하다. 하지만 로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이러한 악역도 기꺼이 맡을 생각이다. 나처럼 키워서 오빠가 미안해 내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가정교육에 매우 엄격하셨다. 특히 ‘남에게 피해를 주어선 안 된다.’ ‘이러면 남들한테 욕먹는다.’ 등등의 교육이었다. 남에게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일본의 메이와쿠 문화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나도 로미가 남한테 피해를 안 줬으면 했다. 펫티켓 문제가 불거지다보니, 로미를 더욱 엄격하게 교육했던 것 같다. 살짝만 깨물어도 혼냈고, 작은 사고에도 ‘안돼!’를 외쳤다. 덕분에 로미는 다른 사람을 보며 짖지도 않고, 물지도 않고, 덤비지도 않았다. 사실 그런 조용한 면이 로미의 오빠로서 꽤 자랑스러웠다. 나 또한 그렇게 컸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로미와 함께 한강 잠원지구로 산책하러 나갔을 때 사건이 터졌다. 목줄을 하지 않은 까만 강아지가 멀리서 로미를 향해 달려왔다. 나는 그 강아지가 놀자고 달려온 건 줄 알았다. 그 까만 개는 로미의 목덜미를 물더니 좌우로 흔들었고, 로미는 비명을 질렀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황한 나는 까만 개의 배 밑에 발등을 댄 후 들어 올려 녀석을 공중으로 띄웠다. 내가 로미를 급히 안고 목덜미에 난 상처를 살피는 동안, 주인으로 보였던 젊은 여성은 까만 개를 안고 사라져버렸다. 그때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지금도 그 까만 개의 옆구리를 힘껏 걷어차지 못한 게 후회된다. 무엇보다 한 대 맞고서도 반격할 생각조차 못하는 로미를 보며, 녀석을 엄격하게 키운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내 여동생은 내가 지켜줬어야 했다. 검버섯이 하나 두울 나는 로미와 산책한 후 목욕시킬 때마다 생각이 깊어진다. 로미의 등에 물을 뿌리면 핑크색 맨살과 함께 거뭇거뭇한 검버섯이 드러난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로미의 등에 검버섯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것이다. ‘열여섯이면 이제 중3 사춘기 소녀네. 어리네’하며 로미의 현실을 외면해왔지만, 분명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여동생은 늙어가고 있다. 그날은 목욕이 끝난 후, 녀석을 차가운 바람으로 묵묵히 천천히 오래 말려주었다. 젖은 로미의 등과 검버섯을 보며 내 눈과 코끝이 찡해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로미는 자신을 잡고 있는 내 손 힘이 약해진 걸 느끼고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바다에서 막 건져올린 생선마냥 위아래 발버둥 거리더니 내 손을 뿌리치고 저 멀리 도망갔다. 평소 같았으면 이리오라며 으름장을 놨을 테지만, 점점 멀어져가는 녀석의 똥꼬를 바라보며 웃음이 나왔다. 영화의 제목처럼, 로미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시간을 달리는 것 같다. 나잇값을 못하고, 행동에 무게감이 없다. 16년 전,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와 차이가 없다. 검버섯이 늘어도 내 여동생은 철이 들지 않는다. 동시에 나는 로미의 현실을 외면하고 도피할 여유가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든다. 언젠가는 녀석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노령견이라는 현실을 직면해야겠지만, 난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사실, 앞으로도 준비하고 싶지도 않고 걱정하고 싶지도 않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그저 열일곱, 열여덟의 풋풋한 여동생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CREDIT글 이제원 그림 지오니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27 12: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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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의 소유욕
- CASE BY CASE반려동물의 소유욕 ‘반려견이 음식을 먹는 동안 방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오래된 조언은 개는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을 잃지 않으려 한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은 이러한 가정에 딱 맞아 떨어집니다. 영어로는 Resource Guarding이라 불리는 ‘소유욕’은 자신이 갖고자 하는 특정 자원(Resource)를 다른 사람이나 개에게서 지키려는 행동을 말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 인간과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Q. 제 반려견은 무언가 뺏기려고 하면 으르렁거리며 위협을 하다가 심지어 사람까지 물기도 해요. 이러다가 정말 누구에게 상처를 줄까 상당히 걱정이 돼요. 그 누군가가 아이이고 얼굴에라도 상처가 생긴다면 상상하기도 싫고요. A. 가치 있는 것을 지키려는 것은 우리 인간이나 개에게 정상적인 행동입니다. 개는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것을 잠재적인 경쟁자로부터 지키려는 것입니다. 마치 ‘다가오지 마, 이것은 내 것이고 포기할 생각이 없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적절한 환경 관리와 교육을 통해서 소유욕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상황에 대한 질문으로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 CASE_1먹을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이기도 하나요? 소유욕은 다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이든 지키려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개들은 먹고 있는 음식이나 물고 있는 장난감을 지키려고 하고, 심지어 어떤 개는 자신에게서 떨어진 그다지 관심 없어 보이는 것을 지키려고도 합니다. 그 외에 침대나 방석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 또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소유욕으로 인한 공격성은 다른 개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보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소유물로부터 상대를 멀리 떨어뜨리기 위해 으르렁거리거나 허공에 입질할 수도 있고 혹은 물을 수도 있습니다. # CASE_2저의 반려견은 다른 사람이 오면 제 주변에 와서 짖는데, 이것도 소유욕인가요? 여러분의 반려견이 다른 사람이 다가올 때 여러분을 보호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는 자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때, 자신의 보호자가 있는 곳에서는 다가오는 위협에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특히 작은 개들이 이러한 성향을 자주 보입니다. 이럴 때는 반려견이 스스로 탐색하여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래도 계속 사람을 향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반응하지 않는 거리로 이동하여 반려견이 좋아하는 맛있는 트릿을 주세요. 이러한 반복적인 대처는 개가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CASE_3소유욕에 대한 공격성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부분의 보호자는 자신의 반려견이 소유욕에 대한 공격성을 보이면, 안타깝게도 잘못된 대처를 합니다. 반려견이 지키고자 하는 먹이나 장난감 등의 해당 소유물을 개에게서 빼앗던가 혹은 엄한 목소리로 반려견을 혼내는 처벌을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대처는 같은 상황에서 개를 더욱 두렵게 합니다.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분명히 오지 말라고 경고를 했는데, 오히려 와서 자기 것을 빼앗고 벌까지 받으니 혼란스럽게 됩니다. 이러한 대처가 반복되면 심한 경우는 경고하는 것을 멈추고 무는 것과 같은 좀 더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소유욕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는 행동입니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해 봅시다. 지키지 않아도 나의 것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래도 공격성을 표출할 필요가 있을까요? 정답은 여기에 있습니다. 반려견이 가치 있어 하는 것을 주변의 환경이 빼앗지 않는다고 알려주는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을 때 가까이 가거나 만지려 들면 으르렁거리다 급기야 입질을 하는 개가 있습니다. 우선 밥을 줄 때 밥그릇이 아닌 손으로 먹이를 주기 시작합니다. 혹은 밥을 먹고 있을 때 개에게 밥보다 더 큰 가치가 있는 간식을 조금씩 전달해 봅니다. 이러한 교육이 일관적으로 반복이 되면, 개에게 있어서 사람이 다가오거나 자신을 만지는 손길은 내 자원을 빼앗는 존재가 아닌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제공하는 존재로 인지하게 됩니다. 당연히 불안함과 공격성이 표출될 이유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CREDIT글 알렉스그림 지오니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27 12: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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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견가정은 처음이라. L과 S의 미묘…
- 펫찌 x 네이버 포스트2다견가정은 처음이라L과 S의 미묘한 신경전,눈치보는 XL 걱정쟁이 초보견주의 고민예전부터 늘 걱정스러웠던 것이 이제 직면해야 할 문제로 다가왔다. 마냥 새로운 반려견에 대한 설렘보다는 기존 멤버와의 어울림에 대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는 두 번째 분양. 가장 걱정되는 것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겠다. 첫 번째, 노리가 새로운 멤버와 이후 달라지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노리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둘째와 함께해도 좋을지를 묻고 싶었다. 어찌 보면 노리에게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새로운 멤버가 자신의 공간에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3년을 나와 단둘에서 함께한 공간을 다른 친구와 공유한다는 것은 정말 분명 어려운 일일 것이다. 온전히 본인이 받았던 애정을 나누는 것 또한 쉽지 않기에 가장 먼저 노리에 대한 걱정이 컸다. 두 번째, 둘이 심하게 싸우지 않을까? 각종 매체에 나오는 견주들의 고충 중 반려견 간의 다툼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우려스러웠다. 최악의 상황으로는 눈만 마주치면 죽일 듯이 싸우거나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힘으로 지배하는 등의 관계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초기에 애정을 공평히 분배하여 어느 하나 서운한 쪽 없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신경 써야겠다 다짐했다. 세 번째,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노리는 기본 교육이 된 상태이고, 보리는 처음부터 교육을 해야 하기에 서로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방이나 울타리로 구분한다 하여도 결국은 집 곳곳을 익히고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훈련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두 마리 모두에게 혼란스럽지 않고 일관된 교육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지 고민스러웠다. 그들의 불꽃 튀는 첫 만남아기 시바견을 품에 안고 집으로 향하는 차 안,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노리가 새로운 룸메이트를 어떻게 대해줄지였다. 작은 자취방에서도 나름(?) 철저하게 개인의 사생활과 공간을 분리해서 쓰는 우리였기에 갑작스럽게 합류한 새로운 룸메이트를 달갑지 않게 생각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적인 느낌.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는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여느 때와 같이 폴짝폴짝 뛰며 노리는 우리를 반겼다. 점점 다가가 안전문을 열고 들어서려는데 노리도 이상한 기운을 눈치챘는지 품에 있던 아기 시바견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반기는 것인지 경계하는 것인지 판단이 모호했을 무렵, 옆에 있던 남자친구의 재촉에 어서 다른 방으로 들어가 간단한 청소와 함께 보리가 지낼 울타리를 설치했다. 룸메이트 삼자대면보리와 함께 안방에서 식사와 배변패드, 장난감 등 머물 구색을 갖추는 동안 노리는 한참을 방문 앞에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짧지만 긴 시간이 지나고 서로를 소개해주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 울타리를 사이로 둘은 한참을 냄새를 맡으며 서성이더니.. 결국, 일을 내고야 말았다. 노리가 그 자리에서 소변을 흥~건히 본 것이다. 이전에 산책시에 다른 강아지들에게는 이러한 반응을 보인 적이 없기에 어찌나 당황스럽고 놀랐던지 어서 둘을 분리했다. 마냥 좋아하는 보리와 달리 노리가 본인의 구역에 새로운 룸메이트가 오니 많이 어려웠나 보다. 노리가 잠시 볼 수 없도록 보리를 안방에 두고 나와 노리와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남자친구가 떠나고 한참 뒤 조심스럽게 다시 열린 룸메이트 삼자대면. 이번엔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 될 수 있을까? CREDIT글 사진 신소현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21 14: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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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내 반려견이 닮아가는 과정
- 펫찌 x 네이버 포스트1나와 내 반려견이닮아가는 과정 내 30대의 시작은 결혼으로 시작해서, 새로운 동네로 이사 와 낯선 환경에서 적응이었다. 낯선 동네에서 남편이 없는 시간의 나는 꽤나 심심했고, 외로웠다. 2세 계획이 없는 나에겐 낯선 곳에서의 든든함이 절실했고,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반려견을 맞이했다. 그렇게 나에게 온 밤바는 나에겐 한 줄기의 빛이 되었다. 밤바를 통해 나는 낯선 곳의 사람들과 인사를 하게 되었고 친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없이 밝은 녀석의 친화력은 나를 바뀌게 해주었고 어느 순간 나는 그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작은 친구, 큰 친구와 닮다 “안녕하세요. 저는 코트리버에요” “안녕하세요. 저는 골든코기에요” 밤바요다가 어렸을 땐 내 주변 산책 메이트는 다 리트리버 친구들이었다. 큰 공원 근처에서 살아서 그런가 꽤나 큰 친구들이 많이 보였고, 큰 친구들의 서러움을 서로 위로해주면서 지내다 보니 우린 꽤나 자주 모였고 자연스레 모임이 커졌다. 그 모임에서 제일 작은 건 나름 중형견인 요다였다. 3~40kg이 평균이었던 이 모임에서 요다는 누나 형아들의 이쁨을 받으며 지내면서 자연스레 그 행동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고, 요다가 1살 조금 넘었을 때 내 눈엔 요다는 자기 자신이 웰시코기가 아닌 대형견 리트리버로 착각하고 다닐 정도였다. 요다는 밤바처럼 작은 친구들보다 큰 친구를 반기고, 밤바처럼 다이빙을 하기도 했다. 큰 친구, 작은 친구와 닮다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만나면서부터 우리는 리트리버 친구들보다 웰시코기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나기 시작했다. 자기가 리트리버인 줄 알았던 요다는 조금씩 자신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웰시코기 친구들을 자주 만나면서 밤바가 점점 바뀌는 게 보였다. 다리 짧은 친구들과 놀기 편하게 바닥에 바짝 엎드려 눈높이를 맞추고, 잠을 잘 때도 다리가 꽤나 긴 거에 비해 다리 짧은 녀석처럼 힘껏 팔을 접어 짧은 척을 하며 잠을 자기도 한다. 녀석들은 자기도 모르게 바뀌어가며, 서로를 닮아가고 있다. 내가, 너희들과 닮다원래의 나는 움직이는 걸 싫어했고, 세상은 체험이 아닌 모니터 속에 모습들만 이였고, 관계는 매우 좁았다. 그런 삶에 밤바요다가 들어오면서부터 나는 녀석들처럼 움직이는 게 좋아졌고, 눈으로만 즐기던 것이 내가 느낄 수 있도록 바뀌었고, 관계는 매우 넓어졌다. 내가 밤바요다와 말이 통해서 그들을 닮아가는 게 아닌 것처럼 누군가를 닮아가고 닮아지는 건 말이 통해서가 아닌 마음으로 좋다면 나도 모르게 서로가 닮아지는 게 아닐까 한다. “나는 너처럼카페보단 공원이 좋아지고먹는 것보다 노는 게 더 좋아지고혼자보다 너희들과 있는 게 좋아졌다.” CREDIT글 사진 최소희 (Instagram / vamyomom)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21 14: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