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STORY | 2017-07-07 14:15:53
-
[STORY]
STORY | 2017-07-04 11:05:00
-
[STORY]
STORY | 2017-07-04 10:29:00
-
[STORY]
STORY | 2017-06-30 11:11:28
-
[STORY]
STORY | 2017-06-27 11:15:03
-
[STORY]
STORY | 2017-06-26 11:29:48
-
[STORY]
STORY | 2017-06-26 11:01:58
-
-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승아가 호…
- WITH MY CAT미안해, 고마워, 사랑해승아가 호박이에게 호박이와 가족이 된 후에야 왜 엄마들이 아기를 깨물곤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참을 수 없는 기쁨을 주는 존재.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존재. 한없이 사랑스러운 내 아가. 어느샌가부터 호박이를 깨물며 귀여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너를 처음 본 순간문득 호박이와 인연을 맺은 날이 생각난다. 길고양이를 한번 키워본 뒤로 고양이의 매력에 빠진 나는 성인이 되어 경제적 능력이 생기면 꼭 반려묘를 맞이하리라 다짐했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취업을 했지만 가족의 반대가 너무 심해 독립한 다음 고양이를 기르기로 하고 저축을 시작했다. 그러던 작년 12월의 어느 날, 고양이 분양글을 보게 됐다. 눈처럼 하얀 털에 깊고 푸른 눈동자. 사진을 보자마자 이 아이를 꼭 데려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본 여행을 위해 꼬박 6개월 동안 모아온 적금을 깼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 고양이에게 첫눈에 반했고 꼭 키우고 싶었으니까. 기대감에 부풀어 고양이를 데려오기 전 캣타워도 사고 간식·사료·식기 등 필요한 물품은 뭐든 최고로 준비했다. 우리 고양이를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아이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나의 분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도 학창시절 별명인 펌킨, ‘호박이’로 지었다. 기적 아닌 기적그런데 호박이를 집에 데리고 온 첫날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할머니가 고양이는 사람을 저주한다며 내다 버리겠다고 한 것이다. 어떻게든 고양이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쳤다. 외출한 사이 호박이가 버려질까봐 방문을 잠그고 밥도 안 먹고 화장실도 꾹꾹 참으며 버텼다. 정말 많이도 울었다. 호박이도 집안 분위기를 느꼈는지 우는 날 바라보며 야옹거렸다. 그 소리에 웃음과 눈물이 함께 터져 나왔다. 호박이가 곁에 있다는 행복감과 지켜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슬픔이 동시에 느껴진 것이다. 그렇게 지옥 같은 일주일이 지나고, 다른 가족들로부터 할머니가 호박이는 어떻게 생겼는지, 밥은 먹는지 물어 보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순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단지 호박이의 안부를 물어본 것뿐이었는데도 말이다. 난생 처음 부리는 손녀의 고집에 노여움이 한풀 꺾이셨던 모양이다. 은근슬쩍 방문을 열고 호박이를 거실로 내보냈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할머니도 싫지 않은 듯 했다. 고양이가 무섭다던 엄마와 동생까지 모두 호박이가 예쁘다며 구경하기 바빴고 호박이도 그걸 즐기는지 한껏 애교를 부렸다.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행복은 이런 거구나.’ 기적 아닌 기적이 그렇게 일어났다. 호박아 사랑해호박이가 집에 온 후로 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먼저 여러 가지 복잡한 집안 사정 때문에 괴로워도 호박이를 보며 웃을 수 있게 됐다. “야옹” 소리가 “힘내”라는 위로처럼 들렸고 호박이를 꼭 끌어안고 눈을 마주치면 힘들었던 일들이 전부 잊히는 듯했다. 예전에는 삶에 미련이 없다고까지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호박이라는 아주 커다란 미련이 생겼으니까 말이다. 가족들과의 관계도 호박이 덕분에 좋아졌다. 집안일을 귀찮아하던 내가 매일매일 청소도 하고 말투도 전과 다르게 나긋나긋하게 변한 것이다. 같이 할 이야기가 없어 서로 멀게만 느껴졌는데 호박이라는 공통 주제 덕분에 가족 간의 대화가 많이 늘었다. 귀가 시간도 빨라졌는데 밖에서 놀다가도 호박이의 사랑스런 모습이 생각나서 집에 빨리 가고 싶어졌다. 사소하지만 많은 것들이 호박이로 인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었다. 가족들도 이런 변화를 반가워했다. 우리 집에 오게 돼 한동안 고생이 많았던 호박이. 식구들에게 환영받지 못해 슬펐을지도, 어쩌면 왜 하필 이런 집으로 입양 왔나 한탄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떤 고양이보다 행복할거라고 믿으며 호박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호박아, 앞으로도 넌 더 행복해지기만 할 거야. 그러니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해. 항상 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꼭 붙어있어야 돼. 우리 서로 의지하면서 지금처럼만 잘 살자. 사랑해 호박아.”? CREDIT글·사진 이승아?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7-07 14:15:53
-
- 아빠는 육묘 중 | 4화 교감의 단계
- 아빠는 육묘 중4화 교감의 단계?동물을 키우거나 가까이해 본 사람은 동물도 사람과 똑같은 감정을 가졌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 감정들은 쉽게 주고받을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울 수도 있다. 예민하고 까다로운 고양이의 경우는 더더욱. 태어나 성장하기까지 시간만큼 더딘 교감의 과정이지만 드라마틱한 어떤 순간들이 오냐와 제인이에게 있었다.첫번째 교감우리 감정의 미묘한 변화까지 알아채는 놀라운 육감을 가진 오냐는 제인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새 생명의 잉태와 존재를 본능적으로 알았다. 엄마의 배가 불러올수록 엄마 배에 붙어 골골송을 부르는 횟수가 잦아졌고, 진통이 시작될 때도 엄마 옆에서 힘을 불어주었다. 뱃속의 제인이에게도 오냐의 목울림 소리가 분명히 전해졌으리라. 그것이 제인이와 오냐의 첫 번째 교감이었다.신생아 제인이를 처음 만난 오냐는 마치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무덤덤했고, 행동거지가 무척 조신해졌다. 그동안 집안을 거리낌 없이 마음대로 뛰어다녔지만, 이제 제인이가 누워있는 곳은 살금살금 피해 다니며, 먼발치서 엄마 아빠의 사람 아기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어쩌다 한 번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집안을 우다다 뛰어다닐 때에도 제인이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아예 하늘다람쥐처럼 높이 멀리 뛰어 넘어버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기는 건드리면 안 돼’라는 결연한 의지가 온 몸에 배어 있었다. 그렇게 시킨 적도 없거니와 시킨다고 될 일은 더더욱 아니다.?말없는 말동무제인이가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오냐가 제인이를 ‘보호의 대상’으로 여겼다. 제인이가 기어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니며 제인이를 지켜보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잠투정 때문에 울기라도 하면 냉큼 달려와 제인이 옆에서 같이 울었다. 간혹 제인이에게 꼬리를 잡히거나 털이 뜯겨 나가도 오냐는 전혀 개의치 않고 한없이 너그러운 맏언니 같이 다 받아주었다. 아빠인 내가 그랬다면 십상 물리거나 발길질을 당했을 터.제인이가 두 발로 일어설 수 있게 되면서 오냐와 제인이는 서로의 첫 번째 친구이자 둘도 없는 자매가 되었다. 둘 다 말은 없지만 함께 놀고 마주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쩌면 오냐에게 아빠엄마보다 더 말이 잘 통하는 존재가 생긴 것은 아니었을까. 제인이 역시 이성과 언어보다는 본능과 육감에 의존하는 한 살의 아기였기에, 합리적 사고와 이성에 길들여진 우리는 절대 알 수 없는 감정의 교류가 둘 사이에 수없이 오고 갔을지도 모르겠다.보이지 않는 벽오냐는 제인이와 교감을 하면서도 같은 극의 자석처럼 더 이상은 절대 가까워질 수 없을 거라는 ‘거리감’을 항상 유지해왔다. 틈만 나면 아빠나 엄마 품에 착 달라붙어 사.랑.해.주.세.요. 라며 부비부비하는 오냐이지만 제인이 품에는 절대 다가가지 않았다. 항상 제인이가 먼저 오냐에게 다가가야 했고 오냐가 먼저 스킨십을 하는 법은 결코 없었다. 제인이가 아파서 오냐가 퍼링을 하며 간호를 할 때에도 10cm 이상의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제인이 곁을 지켰을 뿐이다.이것은 오냐가 인식하는 ‘신뢰’와 마음의 안정을 얻는 ‘의지’의 대상과 관계가 깊다. 오냐는 새끼고양이였을 때부터 함께 살았던 아빠와 엄마를 가장 신뢰하고 의지하며, 우리로부터 마음의 안정을 얻어왔다. 제인이를 자신과 동등한 서열로 인식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맏이인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동생으로 여겼다. 그래서 ‘당신을 한없이 신뢰하며, 의지를 하고 있다’는 의미를 가진 오냐의 ‘부비부비’는 오직 아빠, 엄마에게만 하는 행동이었고, 자신과 동급인 동생들에게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역사적인 순간그런 오냐가 제인이가 5살이 된 해 어느 날 갑자기 처음으로 제인이에게 먼저 다가가 품에 안기어 부비부비를 했다. 오냐의 갑작스런 모습에 제인이 역시 굉장히 놀라 당황하고 감격스러워했다. 제인이가 부비부비하는 오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오냐도 골골거리며 애교를 떨었다. 이것은 여러가지로 큰 의미가 있다. 오냐가 더 이상 제인이를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제인이를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이로 받아들였다는 뜻이니까. 오냐는 그렇게 마음의 마지막 문을 활짝 열어 보이지 않던 벽을 없앴다. 우리 가족의 역사적인 터닝포인트였다.오냐의 잠자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주로 아빠의 다리 옆이나 따뜻한 아랫목 혹은 상자 같은 곳이었지만 그날 이후로 오냐는 제인이 옆에 붙어 잠을 잔다. 제인이가 어린이집에 가고 없는 낮에는 제인이의 체취가 남아있는 이불 위에서 잠을 청한다.이제 오냐는 우리 가족 중 제인이 품을 가장 좋아한다. 오냐는 제인이 품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고 안정되고, 제인이 역시 가족 중 가장 오냐를 따뜻하게 대하고 사랑해 주고 있다. 교감은 굳이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언어적 사고는 감정을 나누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 대상이 동물이든 사람이든, 아이들처럼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진심이 더해진다면 감정은 오롯이 전해지고 교감을 하게 되는 것이다.?CREDIT글 사진 우지욱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7-04 11:05:00
-
- 길고양이 어울쉼터
- SHELTER길고양이 어울쉼터새로운 여정을 준비하도록? 구청 별관의 옥상 문을 열자 푸릇한 나무들과 함께 알록달록한 색감의 작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동화 속 장난감 집을 옮긴 것 같은 모양새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양이들이 풀숲 여기저기에서 냥-하고 헐레벌떡 뛰어나온다. 낯선 광경이다. 5층짜리 건물 옥상 전체를 아크릴 재질의 담벼락이 둘러싸고 있다. 아스팔트 대신 잔디와 돌, 푸릇푸릇한 나무가 있고, 장난감 집처럼 생긴 건축물이 떡 하니 놓여 있다. 옥상 너머로는 높다란 아파트가 보인다. 알록달록한 캣타워 밑, 수풀 옆에서 고양이들이 방문객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이상한 섬에 발을 들여놓은 거인이 된 느낌이다. ?이 곳의 시작은 강동이라는 이름의 고양이였다. 4년 전, 어린 새끼였던 강동이는 구청 직원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그 품에 꼬물꼬물 들어갔다. 직원으로서는 길거리로 매정히 내보낼 수도, 집으로 데려갈 수도, 안락사가 예정된 보호소로 보낼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 궁여지책으로 강동이를 옥상 별관에 들여다 놓았다. 덕분에 강동이는 거대한 체구를 자랑하는 다정한 고양이로 자라났다.? 강동이가 어른이 되는 동안 옥상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강동이를 계기로 옥상에 유기묘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판자와 스티로폼으로 고양이들의 집을 지었다. 강동구에서 활동하는 캣맘들이 고양이들을 돌봐주었다. 작은 손길은 알음알음 소문이 나서 꽤 커다란 기업의 손길까지 잡아 이끌었다. 건설사에서 열판과 난로, 열적외선 등을 갖춘 알록달록한 집을 지어주었고, 한 사료 회사는 고양이들에게 계속 사료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옥상 공간에는 ‘길고양이 어울쉼터’라는 정식 명칭도 붙었다. ‘어울쉼터’ 한 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있으려니 까만 코딱지를 달고 있는 청소년 고양이 시루가 뛰어온다. “시루, 올라올래?” 하고 무릎을 탁탁 치자 그 위로 사뿐, 올라온다. 엣취, 엣취, 하고 기침을 하면서도 골골거리며 팔에 뺨을 부빈다. 이 사랑스러운 무릎냥이에게는 가정집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시루뿐이겠는가. 술 마신 반려인에게 눈을 찔려 안구 적출 수술을 받은 먼지, ‘잘 키워달라’는 메모와 함께 박스에 담겨 구청에 버려진 설기… ‘어울쉼터’에 있는 모든 고양이들에게 가정집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고, 안락사도 없고, 배고플 때 밥을 먹을 수 있고, 편히 쉴 수 있는 좋은 건물이 있더라도 평생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가족이 있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을 테니까.? 쉼터의 고양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이들은 고양이들이 ‘어울쉼터’에 계속 머무르길 바라지 않는다. 좋은 가족을 만나 어화둥둥 업혀서 쉼터를 떠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어울쉼터’는 최종 종착지가 아니라 잠시 쉬어가는 정류장이니. 평일에도, 주말에도 ‘어울쉼터’를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이유다. 이따금 키우는 고양이를 어울쉼터에 보내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올때면 ‘어울쉼터’를 돕는 이들의 힘은 푹 빠진다. 그래도 한 마리라도 새로운 묘생을 살길 바라는 마음은 쉬이 꺼지지 않는다. ‘어울쉼터’가 문을 열고 있는 이상 어떤 고양이가 어떤 사람의 마음 속으로 쏙 들어갈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CREDIT글 김나연 사진 엄기태 ?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7-04 10:29:00
-
- 이쪽이다냥~ 나고야성의 안내묘
- WONDERLAND이쪽이다냥~ 나고야성의 안내묘| 일본 중부의 중심 도시 나고야(名古屋)와 나고야의 상징인 나고야성(名古屋城). 이곳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길 고양이는 자기도 모르게 관광 안내묘가 되어 버렸다. 매일 반복된 길 안내로 피곤할 법도 한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쉴 수 없어 오늘도 부지런히 나고야를 누빈다. | 아침부터 바쁘다냥. 수학여행으로 나고야성을 찾아온 고등학생들에게 안내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냥. 그런데 아무래도 이 녀석들은 나한테 더 관심이 있나 보다냥. 설명은 안 듣고 내 털을 만지질 않나, 사진을 찍질 않나. 에헤이~ 턱을 만지다니. 넌 보나마나 공부를 못하는 학생일 거다냥. | 하아, 학생들을 상대하는 건 너무 피곤하다냥. 안돼……. 자꾸 졸리다냥. 바닥 타일이 따끈따끈해서 버틸 수가 없다냥……. | “일어나, 일어나 봐. 고양아.” 음? 잠깐 잠이 들었냥? 학생들을 만났던 것 같은데. 꿈이었냥. 응? 넌 누구냥? | 학교 과제 때문에 조사를 해야 하는데 도와 달란 말이냥. 네가 말한 그곳은 내가 낮잠을 자러 가는 바위다냥. 나고야 성에서 가장 커다란 돌인데……. 잠이 덜 깨서 정신없지만 기분이다냥. 도와주겠다. 이쪽으로 날 따라와라냥. | 여기 아줌마들은 대만에서 온 분들이시다냥. “ㅁㄴ;ㅣㅏ험;ㄴ이”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냥. 고양이가 말하기엔 중국어는 너무 어렵다냥. 아무튼 와 줘서 고맙다냥. 즐겁게 놀다가시라냥~ | 아이고, 관광객들이랑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팔려 널 잊고 있었다냥. 어서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자냥. | 여기가 바로 네가 찾고 있던 나고야성의 가장 큰 바위, 기요마사이시(?正石)다냥. 나고야 성을 만들 때 옮겨 온 바위 중 가장 큰 거다냥. 요즘은 이 근처에 쥐들이 돌아다녀서 내가 혼내주고 있다냥. | 요기 바위 옆에 이렇게 앉아서 고개를 살짝 돌려보면 | 이렇게 멋진 나고야 성의 풍경도 볼 수 있다냥. |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냥. 그럼 다음에 또 보자냥.? CREDIT글 사진 박용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30 11:11:28
-
- 묘령화가족 | 독불장군 아빠가 사랑에 …
- 묘령화가족독불장군 아빠가 사랑에 빠졌을 때?며칠 만에 본가에 가면 엄마는 매번 크게 다르지 않은 고양이들과의 일상을 전해주시곤 한다. 최근 아빠도 동참하시는데, 주로 꽃비에 대한 이야기다.? 평생 독불장군으로 사신 아빠는 감정 표현이 서툴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신다. 고양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순돌이가 아빠 곁에 가면 투박한 손길로 쓰다듬고, 그러면 순돌이는 냅다 도망가기 바쁘다. 목소리까지 커서 결국 순돌이는 좀처럼 아빠 곁에 가지 않는다. 사실 녀석들을 위해 바구니와 종이상자로 만든 전망대나 창문마다 설치된 방묘창은 모두 아빠의 손길에서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낮 시간 동안 엄마가 외출하시면 고양이들은 주로 아빠와 함께 한다. 배변을 치우거나 사료를 보충하는 일도 대개 아빠의 몫이다. 그런데도 아빠는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꽃비가 오고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아빠도 고양이들과의 일상을 전하는 일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아빠의 표현에 따르면, 낮 시간 동안 꽃비는 아빠 다리 아래서 잠이 들거나 뒹굴뒹굴 누워 만져 달라 애교를 부리곤 한단다. 귀찮다 내색하며 한쪽으로 떠밀어도 곧 다시 돌아와 아빠 앞에 눕곤 한단다.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하시는데, 이는 나름의 애정 표현임이 분명하다. 잠자리에 예민하신 아빠는 녀석들에 대한 불평도 들려주신다. 녀석들이 늦은 밤 안방을 드나들 때면 잠든 아빠 배나 다리를 뛰어넘거나 밟고 지나가기도 한다며 불만 섞인 보고가 이어진다. 예전 같았으면 불호령이 떨어졌을 법한 일인데, 불만 접수가 다다. 얼마 전 우포에 있는 신혼집에 엄마가 다녀가셨다. 그 동안 아빠와 고양이들만 본가에 남겨졌다. 아빠와 고양이들은 엄마없이 하룻밤을 보내게 된 것이다. 그날 밤 늦은 시각 아빠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늘 안방에서 자는 고양이들이 코빼기도 안 보인단다. 엄마의 부재와 녀석들의 돌변에 쉽게 잠 못 이루셨음이 분명하다. 아빠의 ‘희한하다’는 표현 속에는 녀석들에 대한 서운함이 담겨있다. 고양이들의 태도에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리라. 텃밭에 출몰해 정성껏 가꾼 농작물들을 망친다며 동네 길고양이들을 무척 못마땅해 하시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순돌이가 가족이 된 후, 아빠는 동네 고양이들에게 관대해지셨고 사료나 먹거리를 손수 챙기시기도 했다. 순돌이를 만나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꽃비의 뚝심 있는 애교에 진정한 애묘인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 누구의 이해와 지지 없이도 늘 당당할 것 같던 독불장군 아빠. 그런 아빠 역시 무심한 듯 곁에 머무는 이 작은 생명들의 사랑에 알게 모르게 의지하며 살고 계신 것이 분명하다.? CREDIT글 사진 정서윤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27 11:15:03
-
- 대냥이 프로젝트 ‘르네상스’
- PROJECT더 많은 르네 마그리뜨를 위하여대냥이 프로젝트 ‘르네상스’ 르네상스는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 전개된 중세 서유럽의 문화운동으로 부활, 혹은 재생이라는 말뜻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캠퍼스에 위치한 구조물 ‘르네상스’도 비슷한 의미를 함축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서울대의 ‘르네상스’는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을 도모하며 함께 쉬어갈 수 있는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고양이별로 떠난 삼색 고양이가 있다. 르네 마그리뜨, 줄여서 르네라고 불리는 고양이다. 르네는 서울대 캠퍼스의 예술복합동 근처를 유유히 누비며 사람의 손길을 느긋하게 즐길 줄 아는 고양이였다. 넘치는 사교성으로 학생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 주면서 학생들이 건네는 사랑과 사료로 토실토실 살진 고양이기도 했다. 보통 길고양이들이 나비나 삼색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데 비해, 르네가 사람들 사이에서 합의된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르네가 대가 없는 애정을 건네는 친구로서 항상 예술복합동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르네는 아마 ‘르네상스’의 기획에 불씨를 당겨주었을 것이다. 르네의 친구이면서 서울대 수의학과에 재학 중인 김민기 씨는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더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 친구 윤효진 씨와 함께 ‘대냥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예술복합동 앞에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쓸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였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르네상스’의 의미를 알리고, 모금을 진행하고, 인력을 모아서 ‘르네상스’를 설치하기 까지 4개월. 고양이들은 낯선 물체인 ‘르네상스’ 안으로 침착하게 입주해 대냥이 프로젝터들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그런데, 꼭 고양이들이 르네상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민기 씨는 실용적인 목적으로만 ‘르네상스’를 설치한 것은 아니다. 그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길고양이 학대 사건을 바라보며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만으로는 고양이가 안전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회의 분위기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고양이와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 생각 끝에 낳은 것이 ‘르네상스’였고, 그래서 ‘르네상스’는 사람이 앉는 벤치와 고양이가 사용하는 캣타워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캠퍼스 고양이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더 안전한 세상을 약속하는 상징적인 구조물인 셈이다. 민기 씨는 서울대 동물병원과 수의과대학 교수님들과 함께 TNR 등 서울대 내 동물들을 관리하면서 또 다른 캠퍼스에 ‘대냥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냥이 프로젝트’는 저희가 준비한 첫 번째 프로젝트예요. ‘대냥이 프로젝트’는 사회에서 발행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프로젝트인 ‘NOT FOR SALE’의 첫 번째 프로젝트고요. 앞으로 ‘르네상스’와 같이 공존을 의미하는 건축물을 서울의 다른 대학교 캠퍼스에 설치하는 게 1차적인 목표인데, 그 이후에 또 다른 프로젝트들도 기획하고 진행해 보려고 해요.” 르네는 고양이 친구들과 함께 ‘르네상스’ 안에서 꽃샘추위를 버티고 봄비를 피했다. ‘르네상스’를 찾는 학생들에게 뺨을 부비고, 몸으로 다리를 쓸어 인사를 하면서 간식을 얻어먹기도 했다. 르네는 고양이별로 떠날 때에도 학생들과 만나던 잔디밭 위에서 편안하게 누워 있었다고 했다. 2008년에도 목격된 적이 있다고 하니, 르네는 약 10년 정도의 수명을 누리고 고양이별로 떠난 모양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알려 준 고양이. 모쪼록 ‘르네상스’에 머물다 가는 사람들도 르네와 같이 대가 없는 사랑을 베풀다 가는 법을 배웠으면 한다. 그게 르네와 ‘르네상스’가 슬며시 언질하는 희망이니까. CREDIT에디터 김나연 사진 이림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06-26 11:29:48
-
- 게스트하우스의 프론트 캣
- 지금은 근무 중게스트하우스의프론트 캣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어떤 인연을 만날지 모른다. 그리고 그건 사람뿐 아니라 고양이에게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다. 어느 샌가 나타나서 은근슬쩍 시야 안에 들어와 당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고양이. 분명, 여행길을 끝마치고 나서도 잊지 못할 마성의 존재다. 수수 in HA;US 수수는 이태원의 게스트하우스인 ‘HA;US’에 출퇴근하는 고양이다. 코리안 쇼트 헤어에게서 드문 회색 털 무늬, 선분홍빛코 옆에 새초롬하게 묻은 회색 점, 라임빛을 띄는 노란 눈동자, 커다랗고 뾰족한 귀. 수수를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외형적인 특징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베스트 ‘심쿵’ 포인트는 수수의 뺨인사! 사람을 보면 냐- 냐- 하고 무어라 말하며 달려와 뺨과 이마를 내미는 수수. 주먹 쥔 손을 슬그머니 내밀면 뺨을 슥 문지르는 그 살가운 인사에 ‘하수수’라는 이름 세 글자가 마음속에 아로새겨진다. 내게 상냥한 고양이, 너를 절대 잊지 않으리라! 하고. “수수는 겁도 없고 엄청 순해요. 저희 집이 요 앞인데, 옆구리에 껴서 집이랑 하우스랑 왔다 갔다 해도 그냥 가만히 있어요.” 길고양이 출신이라 그런 걸까, 수수는 다른 집고양이들과 달리 외출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밖으로 나가고 싶어 가영 씨를 채근하기도 한다. 덕분에 수수는 리드줄을 장착하고 집과 ‘HA;US’를 오가고 있다. 그리고 영업부장처럼 손님들에게 ‘넌 내 거’ 하고 뺨을 부비고 다니다, 피곤하면 제 자리로 가 달콤한 단잠을 잔다. 사실, 길고양이로 살다 스스로 가영 씨의 가게 안으로 들어와 집고양이가 되었다가 함께 출근을 하고 있는 것은 수수로서도 예상치 못한 삶의 전개였을 것이다. 가영 씨는 ‘수수가 1층에서 운영하던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고 만남을 회상했다. 수수를 데리고 병원으로 데려가 보니 배 속에 조그만 생명들이 태동하고 있었다. 간혹 출산을 앞두고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고양이가 스스로 집사될 사람을 찾는다고 하는데, 수수와 가영 씨의 만남이 딱 그랬다. 얼마 후 수수는 몸을 풀었고 가영 씨를 비롯한 고양이 가족들과 공동육아 시스템에 돌입했다. 집에서의 수수는 게스트하우스에서와는 조금 다르다.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엄청난 애교쟁이건만 집에서는 꽤 무게를 잡는다. 새끼들도 있고, 다른 고양이들도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때문에 가영 씨와 함께하는 출근은 수수가 사랑하는 순간일 것이다. 가영 씨를 독점하면서, 잠시 육아의 긴장감에서도 벗어날 수도 있으니까. 어쩌면 ‘HA;US’가 수수에게 꿀같은 직장일지도 모르겠다. 게스트들을 환대하는 인사도 일 욕심에 더 철저히 하는 것일지도! 보미ㆍ까미 in Studio 41st Hoste 보미와 까미는 까만색 코트를 입은 코리안 쇼트 헤어 남매다. 편하게 둘을 구별해보자면, 보미는 발 끄트머리에 흰 모색을 가지고 있다. 턱 아래부터 아랫배까지도 흰 모색이 빼곡하다. 그에 비해 까미는 온통 까만 털을 가진 고양이로 스카프를 멋들어지게 매고 있다. 두 남매는 게스트하우스인 ‘스튜디오 41st 호스텔’의 야외 로비를 거처로 정하고 그 동네를 누비고있다. 호스텔의 게스트들과 연남동 행인들의 마음을 넉살 좋게 빼앗으면서 말이다. 남매는 호스텔이 연남동에 들어서기 전부터 그 동네의 길고양이로 살고 있었다고 했다. 호스텔이 들어선 게 5년 전이고, 그 당시 동물병원에 데려가 보니 이미 남매는 1살 이상 된 성묘라고 했으니 어림잡아도 여섯 살 이상 된 셈이다. 길 생활을 오래 했다면 아프거나 지친 티가 날 법도 한데, 보미와 까미에게서는 그런 기색을 찾을 수 없다. 사람이 지나가는 둥 마는둥 별 관심 없는 척 하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어, 우리 본 적있지 왔냥?’하고 철퍼덕 누워 손길을 즐기는 게 그들의 일상. 윤기가 흐르는 털이나 꽤나 탐스러운 뱃살은 남매가 꽤 평화롭고 배부른 나날을 보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보미와 까미에게도 가장 좋아하는 인간 1호와 2호가 있다. 호스텔을 운영하는 시승 씨와 성광 씨다. 겨울이면 따뜻한 집을 만들어주고 여름이면 얼음물을 놓아주는 사람들. 늘 깨끗한 물과 신선한 사료를 사랑과 함께 건네는 손길에 보미는 이따금 까치를 사냥해 돌아오기도 한다. 나름대로 은혜를 갚는 셈이다. 보미와 까미는 호스텔 객실 내부로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가끔은 사무실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슬그머니 들어와 시승 씨나 성광 씨가 컴퓨터를 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야외 로비에 마련된 집에서 단잠을 자고, 심심할 때는 연남동 산책을 나가고, 이따금 친애하는 사람들을 방해하는, 게스트들과 행인들의 따뜻한 관심을 받는 소소한 일상. 남매는 아마 오늘도 천연덕스럽게 그루밍을 하고 있지 않을까.? CREDIT? 에디터 김나연 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06-26 11:0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