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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6-09 14: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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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6-05 1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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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나와 펜션의 불청객
- WONDERLAND오키나와 펜션의 불청객 일본의 대표적인 휴양지 오키나와, 아열대 기후로 겨울에도 따뜻하며 산호초와 풍부한 바다 생물이 살고 있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부신 곳이다.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비행기로 2시간 걸리는 가까운 거리 덕분에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이지만 일본 같지 않은 독특한 매력을 가진 오키나와의 남부 여행 중 해변가의 펜션에서 귀여운 불청객을 만나게 되었다. 01 오키나와 남부 숲 속의 단독 펜션, 창을 열면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만의 여유를 가진다. 02 냇 킹 콜(Nat King Cole)의 언포게터블(Unforgettable)을 크게 틀어 놓고 펜션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03 그러다 펜션의 다락방에 올랐을 때, 나보다 먼저 이곳을 찾은 친구를 발견하고 그 귀여움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 04 그 귀여운 불청객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실눈을 뜨고 살짝 쳐다보더니 혀를 내밀고 그루밍을 시작한다. 05 신나게 혀를 낼름거리다가 크게 하품을 하더니 그대로 눈을 감는 불청객. 오키나와의 휴가는 이 불청객 고양이와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 06 이왕 이렇게 만났으니 대화나 나눠볼까 하며 기다려 봐도 뻔뻔스럽게 좀처럼 깨어나지를 않는다. 07 방으로 내려와 짐을 풀고 다시 다락방을 찾으니 오키나와의 날씨가 더운지 이불에서 내려와 다다미 위에서 잠들어 있는 불청객 고양이. 08 소리에 반응하여 눈을 뜬 불청객 고양이는 아무 말 없이 다시 그루밍을 시작한다. 09 용기를 내어 손을 뻗어 머리를 만져도 불청객 고양이는 특별한 반응이 없다. 오키나와 여행의 첫날, 뜻하지 않은 손님과 함께 펜션에서의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다. 10 그는 아무렇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많이 해본 솜씨로 내 방 일부를 점령하고 먹을 것을 꺼내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CREDIT 글·사진 박용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09 14: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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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태어난 하루가 꿈결에 전해준 메시…
- THE DREAMS봄에 태어난 하루가꿈결에 전해준 메시지 지난여름 어느 날, 하루는 한 배에서 태어난 오빠 유키와 함께 우리 집에 왔다. 녀석들은 4월에 태어났다. 입양을 결심한 후로 나와 동생은 한동안 아이들의 이름을 정하느라 꽤 골머리를 앓았다. 유키는 하얀 털이 마치 눈을 연상케 해서 지은 이름이다. 하루는 일본어에서 봄이라는 뜻으로 붙여주게 되었는데 아마 당시에 일본 애니메이션 <늑대아이>를 인상적으로 본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 지인들은 두 아이를 각각 (백)설기와 (인)절미라고 부르는데 그것도 썩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식탐이 많고 덩치는 산만한데 성격이 무던한 오빠 유키에 비해 하루는 예민하고 체구도 아담하다. 그런 하루를 데리고 중성화 수술을 하러 병원에 갔을 때의 기억이 난다. -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진 않지만 수술을 위해 마취를 하다가 쇼크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컷의 중성화 수술에 비해 위험부담이 컸기에 수술 전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컹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수술이 끝나고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질 않았다. 수술이 무사히 끝났으니 하루를 데리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갔을 때 하루는 아직 마취가 덜 풀린 채 날 보며 힘없이 냥냥거렸다. 그 사랑스럽고도 측은한 모습이라니. 이후 하루는 건강하게 잘 자라 어느덧 첫 생일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겨울에 일이 있어 두 달간 제주에 있다가 돌아왔을 때 하루는 며칠 동안이나 날 무서워하고, 다가가려고 하면 후다닥 도망만 갔었다. 긴 시간 자리를 비운 것이 미안하면서도 또 내심 서운하기도 했었는데 어느 날 밤에 하루가 자고 있는 내 가슴 위로 올라와 한참을 있다가 갔다. 뭐랄까, 용서를 받은 것 같았달까. 잠결에 참 기뻤더랬다. 녀석의 온기가 가슴으로 전해져왔다. 그르렁그르렁거리는 소리가 기분 좋은 자장가 같았다.(박상환 님의 사연입니다??.)CREDIT그림 HONA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09 14: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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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만 짖는 반려견, 왜 그러는 걸까…
- CASE BY CASE 나에게만 짖는 반려견, 왜 그러는 걸까요? Q. 어느 날부터 저희 집 강아지가 유독 저한테만 짖어요. 외출했다가 들어오면 반가워하기는커녕 되레 자기 집으로 들어가 버리고, 제가 만지려고만 하면 으르렁거립니다. 다른 사람들이나 가족들한테는 그렇지 않은데 왜 저한테만 그럴까요? A. 같이 사는 한 가족인데, 반려견은 왜 가족 구성원을 차별할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생각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인간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싫어하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요? 반려견도 마찬가지죠. 그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솔루션은 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 CASE_1반려견의 몸짓 언어를 관찰하고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는가? 동물은 대처하지 못할 당황스런 상황이나, 반대로 편안함과 즐거움을 나타낼 때 자연스럽게 신체 모든 부위의 이완과 수축을 통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현한다. 이러한 언어를 감정 언어(Canine Emotional Lang uage) 혹은 몸짓 언어(Canine Body Language)라고 한다. 이런 반려견의 언어를 잘 이해해 주는 보호자는 반려견 입장에서 소통이 잘 되는 대상이다.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예를 들어, 반려견이 근육을 수축하고 몸에 뻣뻣한 긴장감을 실어 불편함을 나타내고 있는데, 막무가내로 내가 원하고자 하는 것을 시도한다면? 나는 반려견 입장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다. 충분히 싫다고 표현하는 데도 이를 무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이라면 감정을 무시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겠는가? 말도 붙이기 싫을 것이다. 반려견도 다를 바 없다. 관찰을 통해 기본적인 개의 몸짓 언어를 숙지하고 이에 대해 능숙하게 대처한다면, 반려견의 애정은 곧 이어 따라올 것이다. # CASE_2강압적이거나 물리적인 방법의 핸들링을 하진 않았는가? 강압적인 훈련과 처벌은 공격성을 조장하기도 한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처벌과 공격성의 상관관계’ 라는 보고서를 보면, 개에게 물리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외압을 가하면 최소 25%의 개가 공격적인 성향을 갖는다고 조사되었다. 개들의 공격성은 자기 보호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기에 서열이나 복종의 문제로 파악하면 안 된다. 반려견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할 때 그것을 처벌하기보다는, 어떤 행동을 만들어 주면 문제가 해결될지 초점을 잡는 자세가 필요하다. # CASE_3반려견이 가지고 있는 안 좋은 기억을 자극하는 행위 대부분의 공격성은 과거의 경험으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발생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만지려고 할 때마다 공격성을 보인다면,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현상이 좋지 않은 결과로 연결된 과거의 이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반려견이 두려움을 느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반려견이 스스로의 페이스대로 움직이게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지점을 찾아낸다. 그리고 반려견이 좋아하는 트릿(교육용 먹이)을 후하게 사용하며, 점진적으로 접근 거리를 좁혀 나간다. 반복적으로 이러한 절차를 통한다면, 어느 순간 나는 반려견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신해 있을 것이다. # CASE_4최근 반려견이 병치레, 사고 등을 겪은 경우 안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던 개가 갑자기 두려움을 느끼거나 공격적으로 변하면 의료적인 문제를 의삼해 볼 필요가 있다. 개는 자신이 아플 때 사람이나 다른 개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경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귀에 염증이 생긴 개를 평소대로 귀 쪽을 쓰다듬으면 으르렁거리거나 물 수 있다. 이러한 경고가 보이면, 의료적인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CASE_5그 외 이럴 수도 있어요 개는 무언가를 하지 못하거나 누군가의 관심을 끌지 못 한다면 좌절하고 불만이 쌓여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한 다. 예를 들어 울타리 뒤에 갇힌 개, 줄에 묶여 있는 개가 다른 개가 옆으로 지나가는데 다가갈 수 없을 때 불만에 따른 공격성을 표현할 수 있다. 집 안에 반려견과 관련된 불만 요소가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사회화 훈련을 해가며 제대로 키웠지만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피하거나 공격적으로 변한다면 유전력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은 사회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질 수 있다. 부모 개의 성격과 성향에 대해 가능한 많이 알아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CREDIT글 이기우 (Alex lee)그림 우서진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08 12: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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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좋아하는 문장
- 고양이와 산책을내가 좋아하는 문장 | 앞에서 걷지 마. 뒤따르지 않을 테야. 뒤에서 걷지 마. 앞장서지 않을 테야. | ?옆에서 걸어줘. 그리고 친구가 되어줘. 산책할 때 나와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이나 둘이 꼭 붙어 있는 모양새를 보면 그 문구가 생각난다. 녀석들이 내 옆을 뒤서거니 앞서거니 하며 걸을 때마다 나 역시 모양만 다를 뿐 그들의 친구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즐겁다. 그들은 내가 뛰면 같이 뛰고 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또 함께 머물러 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위아래가 아닌 옆에서 나란히 서 있을 때 가장 뿌듯하고 행복한 게 아닐까. ?CREDIT글·사진 김철수?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05 10: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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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캬키와 바다 | 3화 사랑하는 만큼 고…
- 캬키와 바다3화 사랑하는 만큼 고민이 찾아온다 뜻밖의 인연을 맺게 된 캬키와의 삶. 행복과 비례하는 만큼의 고민과 과제가 주어졌다. 부모가 되었다는 책임감을 바다가 태어나기 전부터 느끼게 된 것이다. 사랑으로는 부족한 무언가 나와 남편은 10년을 넘게 연애하는 동안 대중교통과 자전거만으로도 이동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캬키와 함께 이동하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필요했기에 결혼 후에나 사려고 했던 자동차 구입 계획을 앞당겨야 했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삶은 많은 제약이 따랐고, 여행을 갈 때는 해외보다는 국내에서 동반 출입이 가능한 장소를 알아보게 되었고, 외출 시엔 이른 귀가가 필수였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캬키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별다른 약속이 있는 날만 제외하고는 24시간 늘 함께한다. 하지만 그의 독립적인 성격 때문일까? 캬키는 나의 옆자리에 앉아 있기보다는 늘 거리를 둔다. 외출 후 몇 분 동안만 얼굴과 몸을 비비며 반기거나 바다와 함께 놀이를 하며 간식을 먹을 때 빼고는 말이다. 캬키가 처음 왔을 때에는 이태원에서 작은 숍을 운영 했는데 그 곳에 출퇴근하며 매일같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온 캬키였다. 그러나 지금은 바다가 태어나고 이사도 몇 차례 하며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바다와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면 거리를 두고 있는 캬키가 왠지 마음에 걸렸다. 사실 캬키의 행동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우리의 행동이 달라졌으니 캬키에게 마음의 변화가 생기진 않았을까. 혹시 우울해하고 있지는 않을까. 지금도 그렇게 누워있는 캬키를 보면 마음이 짠하다. 고민은 참 끝이 없다. 끝이 없는 털과의 전쟁 캬키는 16kg의 중형견이자 단모에 이중모인 시바견이다. 시바견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털 빠짐 키워드가 따라다닐 정도로 털이 잘 빠지는 품종이다. 날이 따뜻해지니 어김없이 털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캬키의 털 빠짐은 365일 변함없지만, 털갈이 시기에는 더 심해진다. 집 몇 군데에 털을 청소하기 위한 도구를 구비해 수시로 바닥을 밀고 털을 떼어낸다. 그 덕분에 바다가 좋아하는 물건 중의 하나가 돌돌이(먼지 클리너)와 밀대가 됐다. 인위적인 방법으로 털을 제거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브러싱을 해주고 있지만, 털 빠짐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열심히 청소하는 것뿐이다. 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엔 털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우리 부부, 특히 남편은 평소에도 청소를 즐기고 먼지나 바닥의 청결에 예민한 편이었기 때문에 캬키의 털은 큰 과제가 되었다. 캬키와 함께한 날부터 주말에 바닥에 누워서 편하게 쉬거나 영화를 시청하는 바닥 생활이 없어졌고, 집에서 양말을 신고 다니는 일이 거의 없어졌으며, 옷이나 침구를 고를 때에는 캬키의 털을 고려하게 되었다. 옷을 세탁하기 전에는 옷에 붙은 털부터 제거하는 습관도 생겼다. 캬키와 바다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뒹굴며 노는데 그 후에 옷에 붙은 털을 몇 번이고 제거해줘야 한다. 살림이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같이 키워도 괜찮아요 4월은 캬키와 바다를 데리고 2주간 부모님 댁에서 함께 지냈다. 그 곳에 가려면 4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자동차 안은 캬키의 털로 초토화다. 미세먼지가 심해진 요즘은 창문을 열기 힘 들어서 조만간 자동차에도 공기청정기를 들여야 할 것 같다. 반려견 복실이(시츄)와 16년 동안 함께해 온 부모님도 캬키를 좋아하고 예뻐하긴 하지만, 그의 털 때문에 아직도 우리가 캬키와 함께 지내는 것에 대해서 늘 반대한다. 바다가 태어난 후엔 혹여 캬키의 털이 바다에게 해가 될까 노심초사해 한다. 어르신들이 이렇게 걱정하니 바다가 신생아일 때에는 나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관련 서적도 읽고 동물병원 의사선생님께 조언도 들었지만, 강아지의 털이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부모님을 설득해 보았지만, 이를 받아들이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런 일에 부딪히게 될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죽는 날까지 가족은 하나다 바다가 태어나기 전에는 캬키와 하루에 한두 시간 산책은 기본이었는데, 요즘은 캬키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든 탓일까. 캬키의 체중이 조금 늘었고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과 안타까운 마음이 이어진다. 고민하던 남편은 만약 더 좋은 환경의 주인이 생긴다면 캬키를 그 곳에 보내는 건 어떨까, 라는 말을 가끔 하곤 한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화가 나고 속상하지만, 그게 더 나은 일은 아닐까 나 또한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차 결심한다. 캬키가 죽는 날까지 가족은 단 하나라는 것! 자의보다 타의로 캬키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가끔 곤란한 일을 겪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조금만 더 부지런해지면 되지 않겠는가. 힘들 때엔 관계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조금 더 유연하게 행동하면 되지 않나. 캬키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난 후 좋은 추억도 쌓였고 지금은 바다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지금처럼 캬키와 바다가 함께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CREDIT글·사진 김현주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05 10: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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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겨진 사람들 | 벤과의 5600일
- PET LOSS : 남겨진 사람들벤과의 5600일 15년 7개월을 함께 2016년 3월, 주문진 수산시장. 때가 잔뜩 낀 잿빛 말티즈가 갓길을 활보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유기견. 몇 주 이상 거리를 쏘다닌 듯했다. 녀석은 성치 않은 눈으로 느릿느릿 차도를 건넜다. 그때 승합차 한 대가 달려왔다. 강아지가 건너고 있다는 내 손짓을 본 걸까. 차는 급히 섰고 녀석은 무사히 인도에 올랐다. 2015년 8월, 경기 광주에 있는 집에서 막내 벤이 사라졌다. 15년을 함께했지만 집을 나간 건 처음이었다. 벤은 계단을 타고 1층 자동문을 지나 유유히 탈출했다. 녀석을 찾기 위해 뙤약볕 아래 장장 3시간을 헤멨다. 벤은 그날 온 가족의 혼을 쏙 빼놓고는 해가 지기 전 돌아왔다. 그리곤 3개월 후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났다. 주문진에서 만난 유기견도, 벤도 말티즈였다. 주문진에서 유기견을 본 후, 장례를 치르고 넉 달이 지난 벤이 다시 떠올랐다. 돌아온 직후 일기장을 다시 폈다. 한 해 전, 벤의 허리가 굽을 무렵 쓰기 시작한 일기였다. 제목은 ‘벤과의 5600일’. 녀석이 엄마 외투 주머니에 담겨 온 2000년 4월부터 말년의 2015년 11월까지 시간을 헤아려 보니 5600여 일이었다. 벤과 함께 한 5600여 일 동안 나는 고등학교, 대학을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쳤다. 첫 회사에 들어갔고 이직도 했다. 강릉에서 용인으로, 그리고 광주로 이사도 네 차례나 했다. 어느 집에서든 녀석은 쉬할 곳부터 찾곤 했다. 귀에 아른거리는 짖음 소리으렁 으렁, 와릉 와릉, 멍멍, 컹컹, 캥, 호오오올…. 내게 익숙한, 내가 알아들은 벤의 소리들. 택배 아저씨가 오면 벤은 그렇게나 짖었다. 커다랗고 둥근 풀페이스 헬멧이 나타났다 하면 질겁했다. 그때 내던 소리는 달랐다. 짧고 묵직하게, 그리고 꾸준히 짖는다. 워- 워- 워-. 이마엔 주름이 잡히고 잇몸을 보인다. 우물거리듯 중음으로 소리도 기억한다. 머리를 낮추고 양 발꿈치를 바닥에 댄 채 허리를 높이 올리고 꼬리는 쑤욱 올린다. 그리곤 기세 좋게 오른쪽 왼쪽으로 뛰고, 다시 유인한다. 애견인이라면 금세 알아챘겠지만, 같이 놀자는 표시다. 녀석이 털을 곤두세울 때, 배를 뒤집을 때, 먹이를 달라고 조를 때 내던 소리는 다 달랐다. 까닭 없이 짖는 개는 없다. 어쩌면 이 뻔한 사실을 알기 위해 지난 십수 년의 추억을 헤집었다. 녀석은 난 대로 제 어미에게 배운 대로 짖었을 뿐인데, 그걸 몰라 네 식구가 달려들기도 여러 번. 빈 물그릇을 덜그럭대던, 닭고기 삶는 냄새에 컹컹거리던, 아빠를 기다리며 끙끙대던, 이젠 들을 수 없는 소리가 떠오른다. 5600일이 내게 남긴 것1. 매해 함박눈이 나리면 벤과 어지러운 발자국을 남기고 녀석을 뜨신 물에 씻겼다. 강릉 단오장이 열리면 남대천변을 함께 걸었다. 집 나간 녀석을 찾으러 반나절을 뛰어다니기도 했다. 지난 15년 7개월을 달리 채운다 한들 녀석과 보낸 시간만큼 밀도가 있었을까. 벤이 없었다면, 그 시골에서의 내 유년은 그저 성긴 시간이었겠지. 녀석이 즐겨먹던 소시지 하나, 닭고기 통조림 하나가 내겐 희미한 그 해의 곳곳을 채운다. 2. (다른) 개를 키울까 망설이는 내게 벤이 알려준 것. 개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건 사료를 채우고 털을 깎이고 욕조에 더운 물을 받는 것만을 뜻하진 않는다. 규칙적인 산책과 식생활 조절(개에게 줘선 안 되는 음식, 가령 양념이 잔뜩 묻은 치킨을 달라고 조르는 녀석을 달래는 어려움이란..)은 필수다. 나는 지난 11월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라는 책을 읽고서 너른 거실에 개가 누워 있는, 그런 장면은 더 이상 떠올리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개를 15년 이상 키우고 든 생각이 고작 ‘개를 키우지 말아야 겠다’라니. 벤과 함께하며 개를 온전히 알고 오롯이 애정을 쏟는 게 버거운 일이라는 걸 알아서, 나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녹원마을에 잠든 녀석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너와 함께여서 나의 십대, 이십대와 삼십대의 몇 해가 덜 외로웠다고. 안녕. CREDIT?글 신성헌 그림 지오니 에디터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05 10: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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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빙 스페이스, 로컬스티치
- 지금은 근무 중같이 살고 같이 키운다코리빙 스페이스, 로컬스티치 공유의 가치를 집대성한 복합 문화 공간 '로컬스티치'. 이 곳의 사람들은 공간을 함께 쓰며, 일하고, 산다. 그리고 그들 틈엔 어엿한 공동체의 일원인 강아지 스티치가 있다. ‘같이’의 가치 나눔카, 에어비앤비, 위키피디아… 몇 년 전부터 모락모락 달궈지던 ‘공유’ 문화는 이제 말 그대로 대세가 됐다. 도깨비처럼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질 줄 알았는데 말이다. 공유를 아껴 쓰기 위한 아이디어라 여기는 건 낡은 생각이다. 함께 쓰고 같이 함에 나타나는 시너지가 공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까사갈라, 청년일자리허브, 카우앤독, 디캠프는 근래 생겨난 코워킹(Coworking) 스페이스 중 하나다. ‘로컬스티치’는 여기에 코리빙(Co-living)을 더했다. 한국에선 보기 드문 형식이다. 개념이 와닿지 않는다면 김수민 대표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입주한 사람들이 공간을 공유하며 일하는 중단기 주거 형태예요. 거주하면서 일할 수도 있고, 출퇴근하면서 공간을 쓸 수도 있어요.” ? 아침에 방문한 ‘로컬스티치? 옥상의 공동 부엌에는 막 잠에서 깬 입주자들이 브런치를 만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10시가 지나자 출근하는 사람들도 속속 부엌에 도착해 자연스런 대화를 이어갔다. 허울없이 지내는 모습에 한 팀이 아닌가 싶었지만, 활력을 얻은 후 각자 배정된 공간으로 들어가 개인 업무를 시작하는 개별 입주자들이었다. '로컬스티치'엔 주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프리랜서, 단기 프로젝트 작업자들이 짧게는 3개월에서 1년까지 지내다 간다. 이 독특한 업무 공간의 수요는 얼마나 될까? 입주 페이지를 오픈하자마자 만실이 됐고, 현재도 그렇다. 변화된 사회 속에 새롭게 생겨난 니즈를 간파한 것이다. 커뮤니티 매니저, 스티치 한가로운 야외 부엌을 요리조리 비집고 다니는 강아지가 보였다. 이름은 스티치. 여기 사는 모두가 그의 반려인이다. 공동 주거에 공동 육아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여기 살던 셰프 분이 망원 시장의 코카 녀석이 애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고 왔어요. 상의 후에 새끼 중 한 마리를 입양하게 된 거죠. 장소 특성상 매일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자라다 보니 위아래가 없이 컸어요.” 김 대표의 너스레처럼 스티치는 처음 본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 반가움을 전했다. 아직 한 살이 안 된 믹스견 인데 덩치가 상당하고, 갈색 빛을 띠는 드문 눈동자는 뒤따라가 눈을 마주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오픈형 코워킹 스페이스엔 ‘커뮤니티 매니저’란 직책이 있다. 구성원들 간 커뮤니케이션의 가교 역을 하면서 어색함을 없애고 파티 등 이벤트를 주도하는 사람이다. 규모가 큰 곳에선 정식으로 페이를 받고 일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이다. “저희는 규모가 작아 따로 커뮤니티 매니저를 두기 어려운데요. 스티치가 그 대신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죠.” 스티치는 ‘로컬스티치? 의 마스코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 내 관계망을 탄탄히 유지시키는 ‘매니저? 역을 맡고 있었다. 엄연한 일원이자 근로자인 셈이다. 일단 포지션은 확실한데, 생활하는 데 문제는 없을까? 공동 육아는 어떻게 이뤄지는 걸까? 김수민 대표에게 스티치와의 생활에 대해 조금 더 캐물어봤다. 인터뷰 / 김수민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대표 강아지가 있다고 했을 때 난처해하는 입주자가 있었을 법한데요.없었어요. 강아지가 살고 있다고 입주 전에 확실히 말씀 드리거든요. 입주자들의 근무 조건이자 거주 조건으로 포함되어 있는 거죠.(웃음) 공동 육아는 잘 이뤄지고 있나요?좋은 점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죠. 내부 직원들이 기본 적인 케어는 도맡아 하는데요. 거주하는 분들도 자율적으로 목욕이나 미용을 도와주세요. 개인 비용이 들어가는데도요. 그래서 반려 규칙을 엄격히 세워놓지는 않았어요. 다만 입주할 분들에게 반려 경험까지 묻지는 않기 때문에 거의 다 초보 반려인이거든요. 그래서 대소변 문제부터 하나하나, 인터넷 동영상까지 찾아보면서 배워가고 있어요. 저희는 이곳에서 거주하다 나간 분들까지 네트워크로 엮여 있고 싶은데, 그런 분들도 종종 와서 스티치를 돌보다 가요.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 체계인데 강아지와 함께 사는 데 어려운 점은 없어요?저희보다 스티치가 힘들 거예요. 이 곳이 공간 설계부터 강아지를 염두에 두고 지어진 게 아니라, 인테리어까지 마무리된 후 식구로 들어왔으니까 불편한 점이 있겠죠. 2호점을 준비하고 있는데, 거기선 처음부터 강아지를 위한 환경과 인테리어를 고려할 계획이에요. 언뜻 보기엔 강아지가 살 환경으로 썩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요.스티치가 들어오고 전문가들에게 상담을 좀 받았어요. 기본적으로 건물은 사람 편의를 목적으로 설계되기 마련이니까, 잘 보이지 않아도 강아지에게 부족한 점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일단 집에서 키우는 것보다 입으 로 장난할 거리가 너무 없다고 하더라고요. 보시다시피 디자인을 심플하게 처리해서 사람이 없을 땐 재미를 별로 못 느낄 거예요. 또 카펫이 깔린 곳이 많아서 배변할 곳을 헷갈려 해요. 애먼 데 배변 실수를 하면 뒤처리도 쉽지 않고요. 사람들은 어때요? 모두 스티치와의 생활에 만족하나요? 강아지가 있다는 걸 알고 들어오니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모두 강아지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내 공간에 들어오는 건 싫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긴 하죠. 그럴 땐 자기 방의 문을 닫아 놓기로 암묵적인 약속 이 되어 있어요. 건물 내 사적 공간 중에 스티치가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절반 정도예요. 최소한의 룰이 있어야 서로가 쾌적하게 지낼 수 있더라고요. 다른 강아지 반려인들도 입주 가능한가요?물론이죠. 최근까지 ‘베이컨’이라고 강아지 용품을 큐레이션해주는 스타트업 직원들이 거주했어요. 한 삼 개 월 정도 준비하다 나갔는데, 강아지 세 마리를 데리고 와서 스티치랑 같이 살았죠. 그땐 갑자기 강아지가 네 마리로 늘어나니까 공간이 좀 좁긴 했어요. 다행히 스티치와는 금세 친해져서 잘 지냈는데, 사람들만큼이나 강아지도 새 친구를 만날 때 적응의 문제가 있다고 해요. 더구나 여기는 같이 살아야 하는 공간이니까요. 앞으로 이 곳에 거주하는 강아지들이 늘어나서 강아지들의 커뮤니티가 생기면 그때는 사람들이 커뮤니티 매니저가 되어줘야겠죠.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위해 스티치가 해주는 것처럼요. CREDIT에디터 김기웅 사진 엄기태 자료협조 로컬스티치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05 10: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