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2건) [STORY] MAGAZINE C. THE BIGGEST PRESENT STORY | 2021-06-07 10:22:38 [NEWS] 찻길 건너는 오리 가족.. 그들 도운 '영웅'은 NEWS | 2021-06-07 10:22:09 [STORY] MAGAZINE C. 사랑 표현법 이해하기 STORY | 2021-06-04 10:16:50 [STORY] MAGAZINE C. 안녕, 나의 20대 그리고 고양이 왕국 STORY | 2021-06-03 10:26:39 [STORY] MAGAZINE C. 육아 육묘의 시작은 그리움이다 STORY | 2021-06-02 09:34:17 [NEWS] Power of LOVE... 떠돌이 개의 '놀라운 변화' NEWS | 2021-05-31 10:08:02 [STORY] MAGAZINE C. 바이오리듬 STORY | 2021-05-31 10:06:34 MAGAZINE C. THE BIGGEST PRESENT 평화로운 오후. 내 무릎 위에 앉아 골골송을 부르는 폼폼을 가만히 쓰다듬어 주던 중, 새삼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우리는 이렇게 가까워져, 서로를 완전히 믿을 수 있게 된 걸까?서두르지 않아 우리의 사이가 처음부터 가까웠던 것은 아니다. 첫 만남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이 상황은 감개무량할 정도로 커다란 발전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노아와 폼폼을 스위스에서 만났다. 노아는 처음부터 우리를 좋아했고 호기심도 참 많았다. 새집에 도착하자마자 이동장에서 나와 집안 여기저기를 탐색했고,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다. 내게 다가와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며 애교를 부리는 새끼 고양이 노아는 정말 작고 귀여웠다. 반면 한 배에서 태어난 폼폼은 예민하고 겁이 많았다. 낯선 집에 도착했다는 두려움에 밥도 먹지 않고 구석에 웅크려 있어서 우리의 애를 태웠다. 다행히 차차 새집에 적응해갔지만, 남편과 나를 오랫동안 경계하며 마음을 내어 주지 않았고, 툭하면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기 일쑤였다. 조금 친해진 것 같아 턱 근처를 살살 쓰다듬어 주려고 하면, 얌전히 손길을 즐기다가도 예고 없이 있는 힘껏 ‘냥냥펀치’를 날리며 도망가곤 했다. 처음에는 노아와 달리 왜 폼폼은 우리에게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을까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폼폼의 성격이 본래 그런 것을 어찌하랴. 그저 받아들이고, 폼폼이 원하는 대로 한 발자국 물러서서 기다려주는 수밖에. 천천히, 살며시 아이들이 우리 집에 온 지 대략 1년쯤 되었을 때였다. 어느 날 폼폼이 갑자기 소파 위에 누워 있는 내 곁으로 올라와 골골송을 부르며 배에 꾹꾹이를 해 주었다. 그때의 충격과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도도하고 까칠한 폼폼이 스스로 다가와 꾹꾹이를 해 주다니?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턱 근처를 쓰다듬어 주니 아예 내 배 위에 찰싹 달라붙어 애교를 부렸다. 그날을 시작으로 폼폼과 급격히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냥냥펀치를 날리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고 폼폼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간 숨겨왔던 우리를 향한 강력한 신뢰의 감정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폼폼, 하고 부르며 손을 내밀면 그 짧은 다리로 종종거리며 달려와 머리 박치기를 하는, 정말이지 집사의 심장을 마구 폭행하는 귀여운 애교까지 서슴없이 보여준다. 심지어 이제는 무릎에 앉아 골골거리며 쓰다듬어 달라고 조르기까지 한다. 폼폼은 사실 애교가 아주 많은 성격인 것 같다. 다만, 폼폼은 천천히 신뢰를 쌓아 나갈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무르익어가는 관계 처음 스위스에 왔을 때는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시골에 고립된 것만 같았다. 그것이 너무 외로워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려 부단히 노력했던 때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빠르게 친해진 지인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관계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결국 우리의 관계는 이어지지 못했다. 지금 돌아보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관계 역시 부자연스러운 속도는 내달리면 결국 탈이 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반면 폼폼과 나의 관계는 달랐다. 어서 친해지고 싶었지만 굳이 애쓰지 않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마음을 열었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폼폼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관찰하며 자연스럽게 신뢰를 쌓아갔다. 그 결과 현재 우리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에 살다 보면 좋을 때도 있지만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할 때도 참 많다. 특히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인간관계 문제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그럴 때면 아이들과 나 사이의 신뢰 관계가 무척 큰 위로가 되어준다. 마음을 모두 내보여 준 고양이는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얼마나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는지는 겪어봐야만 알 수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느리지만 신중하게 쌓아간 우리의 유대감은 내가 스위스에 와서 얻은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그리고 우리의 관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짙어지고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글.사진 이지혜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9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06-07 10:22:38 찻길 건너는 오리 가족.. 그들 도운 '영웅'은 서구권에서는 도시의 거리를 단체 이동하는 오리 가족을 보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해요. 특히 새끼오리들이 부화하는 봄과 초여름, 연못이나 호수를 향한 오리들의 '대이동'을 자주 보게 된다네요! 지난 5월 1일 'DailyPicksandFlicks'라는 유튜브 채널에 시선을 사로잡는 영상이 올라왔어요. 차도를 횡단하는 오리 가족을 돕는 '영웅'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함께 영상을 보실까요? 버튼을 누르면 현재 화면에서 재생됩니다.Man Helps Mother Duck And Her Ducklings To Cross RoadThis man helped some ducks to cross the road. He walked to the middle of a busy street and tried to stop the cars. The mother duck and her ducklings successf...www.youtube.com 한 남성이 오리 가족이 안전하게 도로를 건널 수 있도록 차량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습니다. 기꺼이 기다려준 운전자 분의 호의까지 더해져 오리 가족은 무사히 횡단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네요. 영상의 문구처럼 슈퍼맨의 망토가 없어도, 주변의 존재를 향한 친절함만 갖춰도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CREDIT에디터 JAMIE출처 DailyPicksandFlicks, People.com NEWS | 2021-06-07 10:22:09 MAGAZINE C. 사랑 표현법 이해하기 이미지 확대보기 고양이가 7마리와 함께 산다는 소리를 들은 지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질문을 한다. 그럼, 남편도 고양이를 좋아해?남편만의 사랑법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남편은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심지어 꽤 심각한 고양이 털 알레르기까지 있다. 그저 아내인 내게 맞춰주기 위해,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을 반강제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나는 털 알레르기도 없기에 털쟁이들과의 삶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오랫동안 많은 아이를 돌봐왔다. 그래서일까? 나와 결혼 후 고양이를 처음 대면하는 남편의 마음은 결코 나와 같을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나와 같은 크기의 사랑을 고양이에게 주길 바라왔었다. 내 눈에는 언제나 한없이 부족한 남편의 행동을 보며, ‘왜 이건 안 챙겨줄까? 왜 이 부분까지 생각을 못 할까?’라고 여겼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남편은 지금도 시시때때로 붉게 올라오는 반점과 간지러움을 약을 먹고 버텨가며 어떻게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나보다 더 깊은 남편만의 사랑 표현법이 아닐까. 물론 그 사실을 알 턱이 없는 고양이들은 매일 함께 살을 부비며 놀아주는 나를 더, 아니, 나만 졸졸졸 따라다니지만 말이다(웃음).방법은 달라도 통하니까 사랑 표현법이 다른 건 사람뿐만이 아니다. 우리 집 막내 단비는, 언제나 아주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보기 드문 고양이다. 심지어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사랑 표현을 하며 보낼 정도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니고, 휴식을 취하려고 소파에 앉기만 하면 잽싸게 달려와 품속을 파고든다. 오죽하면 요즘 단비에게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단비야~”, “단비야!”, “단비야 쫌!”일까. 하지만 단비만이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안다. 멀찍이 떨어져 있어도 언제나 내게 따뜻한 눈빛을 보내는 모모. 이름을 부르면 벌떡 일어나서 달려오는 모카. 쓰다듬어주면 갑자기 애교쟁이로 변하는 고등어. 배를 만져도 발바닥을 만져도 엉덩이를 만져도 참아주는 너그러운 찡가. 등 돌리고 앉아있지만 실은 나를 매우 좋아하는 모리. 물음표 꼬리를 만들며 ‘냐옹~’을 외쳐주는 찡콩. 모두 단비만큼 눈에 띄는 방법은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온 마음으로 내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음을 날마다 다시금 확인한다.서로를 향해 흐르다 육아를 하면서 집안에는 아기 장난감들이 하나둘 생겼다.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것이 있다. 바로 고양이들이 아기 장난감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왜 고양이 용품을 따로 샀는지 싶을 정도로, 녀석들은 고양이 전용 장난감보다 아기 장난감에 더 열광했다. 새로운 물건이 도착할 때마다 아이들은 이미 한껏 들떠서 옹기종기 모여든다. 시기가 지나 아기가 흥미를 잃은 장난감들은 고양이 차지가 되고, 아직 시기가 되지 않았지만 미리 구비해 놓았던 용품들도 고양이 차지가 된다. 덕분에 우리 집 대장님 (아기의 애칭)은 졸지에 7마리의 고양이 언니 오빠들로부터 장난감을 물려받고 있다. 동물과 사람의 경계는 무너졌고, 사람 것, 고양이 것이라는 기준 역시 사라졌다. 우리는 그저 한 가족일 뿐. 서로에게 물려 쓰고 물려받으며, 보통의 형제들처럼 함께 지내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란 결코 종(種)에 한정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고양이로부터 배웠다. 날마다 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며 곁을 지키는 가족. 인연을 돌고 돌아 한데 모여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 되었다.글.사진 황류리아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9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06-04 10:16:50 MAGAZINE C. 안녕, 나의 20대 그리고 고양이 왕국 What have I become, my sweetest friend?내 가장 소중한 친구여, 난 대체 무엇이 되어버린 걸까?Everyone I know내가 아는 모든 이들은Goes away in the end결국에는 떠나 버리곤 해And you could have it all그리고 네가 모든 걸 취할 수 있단다My empire of dirt흙이 된 나의 제국까지도- Johnny Cash, 「Hurt」 빠르게 흘러간 2020년. 다시 가을은 돌아왔고, 저의 20대도 끝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20대를 함께한 소중한 고양이 왕국도 황혼을 향해 기울고 있습니다. 20대의 청춘을 함께했으며 내 추억의 밑거름이 된 소중한 친구들, 항상 건강하게 아픈 곳 없이, 별 탈 없이 평생을 함께할 것만 같았던 고양이들의 제국. 사람인 저와 친구들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는 당연한 사실이 요즘 들어 왜 이렇게 아프게 느껴질까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집보다 학교가 좋았던 스무 살의 나. 그때 제 곁에는 엄마 젖을 먹던 새끼 고양이들이 있었습니다. 어느새 20대 중반이 되어 취업 걱정을 하던 때, 젖 먹던 새끼 고양이들은 다른 고양이의 어미가 되었고, 좀 더 큰 미래를 걱정하는 지금, 20대의 끝자락에서 이제 그 고양이는 차가운 땅속에 묻혔습니다. 저도 그렇게 20대를 함께한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을 마음 한쪽에 묻었습니다.해가 지기 전에 가려 했지너와 내가 있던 그 언덕 풍경 속에아주 키 작은 그 마음으로세상을 꿈꾸고 그리며 말했던 곳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는소중한 내 친구여- 신성우, 「서시」 휴일 이른 아침, 밥을 달라는 고양이들의 울음소리가 언제나 마냥 반가웠던 건 아닙니다. 한 번쯤은 늦잠을 자고 싶기도 했고, 조용히 사색에 잠기고 싶기도 했습니다. 친구와 다투거나 이별의 아픔을 느꼈을 때 고양이들에게 위로를 받기도 했지만 항상 그랬던 건 아닙니다. 가끔은 혼자 조용히 슬픔을 곱씹고 싶을 때도 있었고, 그 누구의 위로도 받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 맘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저리 가’라며 짜증도 내고 일부러 피하기도 했으며 집에 없는 척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이기적인 제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언제나 한결같았습니다. 제가 슬플 때도 힘들 때도 그리고 즐거울 때도 항상 곁에서 힘이 되어 주던 아이들을 어쩌면 저는 당연하게 생각했나 봅니다.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되고 난 지금, 비로소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나는 알아 왠지는 몰라 그냥 알아언젠가 너로 인해 많이 울게 될 거라는 걸 알아너의 시간은 내 시간보다 빠르게 흘러가지만약속해 어느 날 너 눈 감을 때 네 곁에 있을게 지금처럼그래 난 너로 인해 많이 울게 될 거라는 걸 알아하지만 그것보다 많이 행복할 거라는 걸 알아- 가을방학, 「언젠가 너로 인해」 수컷 고양이 꼬리곰탕, 줄여서 곰탕이라는 이름은 몽땅한 꼬리가 인상적이어서 붙여준 이름입니다. 곰탕이와 애들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도가니 역시 아빠를 닮아 짧은 꼬리가 특징입니다. 기분이 좋을 때면 짧은 꼬리를 부르르 떨던 아이, 에메랄드색의 눈동자가 참 매력적이던 아이, 수년간 몸이 아파 폭풍우 속 등불처럼 위태로웠지만, 꺼질 듯 말 듯 하면서 더 타오르던 아이. 내 20대를 함께한 도가니는, 마른 몸을 이끌며 도로를 건너다 자동차에 치인 도가니는 2020년 7월, 10살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스팔트 위에 쓰러져 있는 노란 고양이를 보았을 때 저는 그 아이가 도가니란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병마와 싸워 견디던 강한 아이였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버렸습니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언젠가 도가니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를 마치진 못했던가 봅니다. 우리에게 놓인 시간은 어째서 이렇게 짧고 또 소중한 걸까요. 좀 더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부디 도가니가 다음 생에는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글.사진 안진환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9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06-03 10:26:39 MAGAZINE C. 육아 육묘의 시작은 그리움이다 자몽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글을 쓴다.남들은 웃을지 모르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자몽이가 분명한 첫째 자식이다.그런 자몽이에게 동생이 생겼다. 자몽이 동생의 태명은 ‘자두’였다.그리움을 삼키며 생후 675일 자몽이와 생후 1일 자두. 그리고 나는 자몽이와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아기를 낳은 뒤 약 한 달 동안 조리원에서 지내며 몸조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내겐 신랑의 도움이 절실했기에 상의 끝에 2주간 자몽이를 친정에 맡기기로 했다. 자몽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넘치는 사랑으로 자몽이를 보살펴 주시며, 2주간 무려 약 700g이나 자몽이를 살찌워주셨다. 역시 사람이나 고양이나 조부모의 사랑을 받으면 ‘살크업’이 되는 건가 보다. 엄마 아빠 없이도 자몽이는 고맙게도 잘 먹고, 잘 싸고, 잘 기다려 주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자두 사진을 보내달라할 때, 나는 반대로 자몽이 사진을 요구하며 보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2주가 지나고 드디어 자몽이는 신랑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나는 자두와 함께 조리원에, 자몽이는 아빠와 함께 집에서 지내며 우리 네 가족은 여전히 떨어져 사는 중이다. 자몽이의 온기가 이토록 그리웠던 적은 처음이다. 자몽이는 우리 부부의 침대에서 함께 잠들곤 했다. 그런 자몽이가 얼마 전 신랑 품에서 잠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신랑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자몽이를 부둥켜안고 얼굴을 비비고 싶다.자몽이에게 쓰는 편지 그리운 자몽아, 엄마는 아직도 너를 처음 만난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조그맣던 너는 담요에 싸인 채 내 품에 안겨 나를 똘망똘망 올려다 봤었지. 그 눈빛은 엄마의 가슴 깊은 곳에 그대로 남아있다. 혼자 있는 것을 유난히도 무서워했던 엄마는 널 만난 뒤 달라졌다. 네가 항상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 어느 것도 두렵지 않았으니까. 동생 자두를 품은 엄마 배 위로 너는 신나게 뛰어다녔지만, 변함없는 네 모습에 엄마는 배 위의 쿠션을 껴안으며 그저 웃을 뿐이었다. 엄마는 네 동생 자두 태교를 따로 하지 않았다. 대신 자몽이 너와 이야기를 하고, 너를 안고, 너와 함께 지냈다. 덕분에 엄마는 그 어떤 태교를 했을 때보다도 편안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니 엄마는 네게 더 바랄 것이 없다. 자몽이 네 존재만으로도 엄마에게 사랑 그 이상을 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항상 건강하게만 지내자고 부탁하고 싶다. 건강하게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이랑 백 년이고 만 년이고 행복하게 살아보자. 지금까지 함께 한 675일의 시간보다 더 즐겁고 긴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졌으니, 엄마는 그 시간을 너에게 집중하며 네가 행복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자몽이 네게 작은 집사이자 동생이 생겼단다. 네게 친하게 지내 달라고 부탁하기에 앞서, 동생이 네게 줄 스트레스에 미리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다. 엄마는 네가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거다. 그리고 너를 절대로 이렇게나 혼자 오랫동안 두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 아빠와 단둘이 집에 있는 네가 잘 놀다가도 현관문 앞으로 가서 앉아있다는 말에 엄마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병원에서 조리원으로 가기 전, 친정에 잠시 들려 너를 만났을 때를 기억한다. 우리가 헤어질 때, 너는 현관 너머로 사라지는 엄마를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고 있었지. 그런 널 보며, 엄마는 너를 주머니에 몰래 넣어서 데리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단다. 언제나 서로의 곁에 있었기에 네 존재의 소중함을 잘 몰랐다. 너와 떨어져 지내며 네가 얼마나 내게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네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면 엄마는 너와 더 많이 놀아주고 너의 부름에도 잘 대답해주며, 네가 어떤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거다. 그리고 네가 엄마와 떨어져 지낸 27일의 시간을 잊을 수 있도록 많이 안아줄 거다. 육아 육묘의 시작이 너와 떨어져 지내며 생기는 그리움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단다. 이렇게 편지를 쓰며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글자에 묻어본다.글.사진 김성은에디터 한소원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9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06-02 09:34:17 Power of LOVE... 떠돌이 개의 '놀라운 변화' 저기 두 강아지가 같은 아이라면 믿을 수 있으시겠어요? 놀랍게도 둘은 동일한 강아지가 맞습니다. 'BORED PANDA'가 5월 26일 소개한 사연을 함께 들여다보아요. 2년 전,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의 거리를 떠도는 강아지가 그만 하수구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구조대원에 의해 구조된 떠돌이 개는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죠. 그리고 머리에 큰 상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온 몸이 피, 흙, 구더기 등 벌레로 뒤덮힌 상태라 털을 모두 깎아야 했습니다. 치료를 받고 회복 중 파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또 한 번 고생을 해야만 했죠. 그래도 조금씩 건강을 회복한 아이는 입양처를 찾게 되었습니다. '미치(Michi)'라는 예쁜 이름도 얻었죠. 반려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미치는 매일매일 리즈 시절을 갱신 중이라고 해요. 이렇게나 뽀얗고 귀여운 아이였다니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의 모습은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반려인, 또 다른 강아지와 함께 특별한 '가족 사진'도 찍었어요! 제2의 견생을 사는 미치에게 더 많은 행복이 다가오길 바라요CREDIT에디터 JAMIE출처 BORED PANDA 홈페이지 NEWS | 2021-05-31 10:08:02 MAGAZINE C. 바이오리듬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고양이에게도 시간 개념이 있고, 루틴이 정해져 있는 것을 좋아하며, 부지런히 하루를 보내면 뿌듯해한다는 이야기를. 나는 그 말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하니에게서 특히나 그런 점을 느꼈기 때문이다!고양이의 바이오리듬 식탐이 강한 하니는 아침, 저녁 하루에 꼭 두 번은 나를 재촉한다. 습식 간식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간식을 맛있게 먹고 한참 그루밍으로 단장까지 마치고 나면 놀아달라고 냥냥 울고 부벼대며 앙탈을 부린다. 일단 한번 시작하면 적어도 30분 동안 카샤카샤로 사냥놀이를 해드려야 끝이 나는데, 이걸 하루에 두 번 이상은 해야 비로소 흡족해하며 나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다. 반면 폴리는 간식 조르기는 물론, 놀아달라는 응석을 부리는 법이 없다. 내가 간식이나 장난감을 준비하고 있으면 조용히 내 앞에 와서 기다리고, 애써 놀아주지 않더라도 저 혼자 펄쩍펄쩍 뛰며 열심히 축구를 한다. 또 까끄작 까끄작 꼭꼭 씹어가며 밥 잘 먹고 다시 열심히 놀다가 쉬거나 낮잠을 잔다. 보채지 않고 혼자 알아서 다 하는 폴리가 대견한 동시에 안쓰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게 참, 비교 대상이 없으면 이런 마음이 안 생길 텐데 어쩐지 폴리는 늘 동생 하니에게 엄마를 뺏기는 첫째구나 싶은 것이다. 어쨌든 폴리 역시 나름의 생체시계가 잘 작동하고 있는 듯 비교적 일정한 시간에 밥을 먹고 놀다가 화장실을 가고 낮잠도 자며 하루를 보낸다.아침형 고양이, 저녁형 집사 폴리와 하니는 10시 반, 아주 늦어도 11시 반 정도 되면 알아서 각자 잠자리에 들고 새벽 4~5시 정도에 기상한다. 각자 편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잠드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반면 전형적인 올빼미형인 나는 오후가 되어야만 슬슬 기운이 솟아나고, 8~9시부터는 컨디션이 절정에 다다른다. 그래서 밤을 새우며 작업을 해도 전혀 힘들지 않을뿐더러 몰입도 잘 되는 편이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의 생활패턴은 내가 아닌 이전 집사로부터 생겨난 습관이다. 하지만 가급적 밤을 새우거나 너무 늦게까지 불을 켜는 것은 지양한다. 밤새도록 불을 켜 놓으면 아이들이 깊게 잠들지 못할 것 같아, 오랫동안 책상 앞을 지켜야 할 땐 스탠드 하나만 두고 불을 다 꺼서 최대한 조도를 낮춘다.좋은 것만 주고 싶어 우리 가족은 모두가 아침형 인간인 터라, 본 투 비 늦잠꾸러기인 나는 어릴 때부터 한심하다는 꾸중을 참 많이 들었다. 게으른 기질이 문제인지, 아니면 내 저혈압이 진짜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침형 인간이 되자’는 내 이번 생의 큰 숙제이자 콤플렉스다. 그렇기에 우리 고양이들의 건강한(?) 습관을 그대로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더 굳건한 것일지도! 어쨌든 나는 내 냥딸들이 나를 닮지 않아서 너무 좋다. 혼자 잘하는 폴리는 폴리대로, 요구와 표현이 확실한 하니는 또 하니대로 각자 충실하게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 곧잘 무기력하게 풀어지고 게을러지는 나와 어찌나 비교가 되는지. 좋게 말하면 이 타고난 느긋함, 솔직히 말하면 나태함과 무기력함이 나의 소중한 폴리와 하니에게도 스며들까 봐 얼마나 전전긍긍하는지 아무도 모를 거다. 모름지기 엄마라면 자식한테 나쁜 건 물려주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다.내일, 또 하루 사실 요즘 크고 작게 골치 아픈 일들이 자꾸만 생겨서 심신이 좀 지쳤다. 그런데 사실 그런 일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며 나를 귀찮게 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인생이리라! 내일의 내가 또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내게 중요한 건 폴리와 하니니까.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12시가 다 되어가는 캄캄한 밤이라 감성이 슬슬 올라오면서 컨디션도 기분도 딱! 좋지만 설레는 맘으로 아침을 맞는 사람이 되려면 나도 작은 노오오력을 해야지. 왜냐하면 부지런한 우리 아이들이 나와 함께 하는 내일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으니까.글.사진 장보영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9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05-31 10:06:34 MAGAZINE C. THE BIGGEST PRESENT 찻길 건너는 오리 가족.. 그들 도운 '영웅'은 MAGAZINE C. 사랑 표현법 이해하기 MAGAZINE C. 안녕, 나의 20대 그리고 고양이 왕국 MAGAZINE C. 육아 육묘의 시작은 그리움이다 Power of LOVE... 떠돌이 개의 '놀라운 변화' MAGAZINE C. 바이오리듬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