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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4-03 0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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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4-03 09: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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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3-06 16: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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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3-06 16: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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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3-06 16: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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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3-06 16: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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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3-06 16: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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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 튼튼하게만 자라다오어린 강아지를 입양할 때 알아야 할 점생후 3개월까지는 강아지의 전 생애를 통틀어 가장 예쁜 시기이며 새로운 가정으로의 입양이 이루어지는 것도 대부분 이때이다. 최근 강아지의 입양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는데, 이 시기의 강아지 입양은 사람으로 따지면 신생아를 맞이하는 것과 똑같다. 어린 강아지의 입양은 반려인의 꼼꼼한 공부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 두어야 한다. 글 아프리카동물메디컬센터 김수찬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양은서 식사는 하루 네 끼강아지는 모유를 통해 면역력을 전달받는다. 하루빨리 반려견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건강을 위해선 모유를 최대한 오래 먹인 후 강아지를 데려오는 편이 좋다. 어미 개의 보살핌을 받으며 형제와 맘껏 뛰어논 강아지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개로 자랄 가능성이 크다.반려견이 자라는 환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강아지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므로 따뜻하고 사람이 언제나 지켜볼 수 있는 위치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다. 뭐든 핥고 보는 강아지의 특성상 배탈이 나기 쉬우므로 집 청소를 자주 하는 편이 좋다.강아지의 건강한 발육을 위해 영양공급은 매우 중요하다. 신선한 물을 항시 비치해 강아지가 언제나 마실 수 있게 해야 하며 사료는 불려 먹여야 한다. 이때 사료가 상할 수 있으므로 불린 후 1시간 넘게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보통 개는 하루 두 끼 식사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자란 성견의 이야기일 뿐이다. 영양결핍으로 인한 저혈당 쇼크로 병원에 내원하는 강아지의 사례가 종종 발생하므로, 생후 3~4개월 강아지에겐 반드시 하루 네 번 정도 식사를 나눠 제공하도록 한다. 간식은 추천하지 않지만 이갈이 등 껌이 필요한 상황엔 장난감이나 고기가 붙어 있지 않은 껌을 급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심해야 할 질병들건강한 강아지는 식욕이 왕성하고 구토가 없으며 대소변 상태가 양호하고 활력이 좋다. 평소 강아지의 배변 활동 및 상태를 눈여겨 체크해 본 뒤 이와 반대되는 상황이 발견된다면 늦기 전에 병원에 데리고 가서 수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강아지 시절 가장 우려되는 질병으론 홍역과 파보, 코로나 장염을 꼽을 수 있다. 하나같이 치료율이 낮고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심하게 남을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그 외에 흔하진 않지만, 전염성 기관지염인 켄넬코프와 인플루엔자 역시 강아지에게 치명적이니 사전 예방접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다.강아지가 받아야 할 예방접종은 종합 백신과 코로나·켄넬코프·광견병 그리고 인플루엔자까지 총 다섯 가지다. 심장사상충 또한 매월 1회씩 예방이 필요하다. 물론 예방주사처럼 1년에 한 번 놓는 사상충 주사도 있지만, 매달 병원에 방문해 사상충 예방과 더불어 평소 궁금했던 점을 묻고 반려견의 상태도 수의사에게 간단히 체크를 받는다면 강아지의 건강관리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최근 강아지의 사회화가 중요한 화두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강아지들이 땅 위를 직접 걷거나 다른 강아지들과 접촉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물론 사회화도 중요하므로 항체 검사를 통해 항체가 잘 형성되었는지 확인 후 산책 계획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장시간의 외출을 감행하기보다는 한 시간 내로 짧게 시작해 성장에 맞춰 시간을 늘려 간다. 다만 어린 시기 애견카페 출입은 피하는 것이 강아지의 건강에 좋다. 글쓴이·김수찬 원장 (http://blog.naver.com/africaamc)24시 아프리카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한국 수의진단의학연구회 이사.
- STORY | 2015-04-03 0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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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발걸음을 위해
- 가벼운 발걸음을 위해반려견 리드줄 파우치창틈으로 햇살이 스며드는 걸 보니 바야흐로 산책의 계절. 산책을 나설 때는 필수로 들고 나가는 배변봉투를 비롯해 간단한 소지품도 함께 챙기게 된다. 주머니에 넣기엔 양이 좀 많고 가방을 들자니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면, 리드줄 파우치를 만들어 산뜻하게 나서 보면 어떨까. 리드줄 고리에 걸 수 있어 따로 손에 들 필요가 없다.글·사진 심주희 재료라미네이트 패브릭, 플라스틱 버클 패턴 그리기주머니 2장(가로 10.5cm x 세로 18cm), 끈 2장(1장: 가로4cm x 세로17cm, 1장: 가로4cm x 세로6cm)TIP. 라미네이트 패브릭은 한번 구김이 생기면 다림질로 펴기 아주 어려우므로 구겨지지 않게 주의한다. 라미네이트 패브릭은 오염이 덜하고 방수가 되어 좋지만 다루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라미네이트 패브릭 대신 옥스포드나 캔버스로 제작해도 좋다.만들기 01. 주머니 원단 두 장에 도안을 크기에 맞게 그린다. 주머니 밑 부분은 살짝 둥글게 그린다. 02. 사방으로 1cm씩 남기고 천을 자른다. 겉면이 마주보도록 놓고 시침핀으로 고정한다. 03. 패턴을 따라 박음질한다. 라미네이트 패브릭은 손바느질하기 힘드니 재봉틀을 사용하는 게 좋다. 04. 둥글게 박음질한 시접 부분에 가위집을 낸 후 뒤집는다. 05. 윗부분 시접 1cm를 접어서 시침핀으로 고정한다. 06. 두 줄로 박음질한다. 07. 사이즈가 다른 두 개의 끈을 만들 차례다. 사진과 같이 3등분으로 접고 시침핀으로 고정한다. 08. 두 줄로 박음질한다. 09. 각각의 끈을 주머니의 옆 박음질 선에 시침핀으로 고정한다. 10. 떨어지지 않도록 엑스자 모양으로 단단히 박음질한다. 11. 끈 끝에 버클을 달면 완성이다. 이때 반대로 부착하지 않게 주의한다.TIP.핸드폰이나 간식 등 소지품을 많이 넣으려면 주머니 윗부분은 고정하지 않는 편이 좋다. 원한다면 똑딱이 단추 등으로 잠금장치를 만들 수 있으니 취향대로 변형시킨다.글쓴이·심주희 (http://rainbowstory.com)반려동물 인식표 쇼핑몰 레인보우스토리 운영. 24시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패브릭 인식표를 만들어 실수로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는 일이 줄어들도록 노력하고 있다.
- STORY | 2015-04-03 09: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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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 고양이를 그리다
- 이 세상 고양이를 그리다일러스트레이터 김규희 사람은 늘 마음속에 있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이고 그런 생각은 곧 행동을 낳는다. 작가에게 행동이란 바로 작품이니 고양이를 사랑하는 작가가 고양이를 그리고, 빚고, 만드는 건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 아닐까. 글 이지희 자료협조 김규희 언제나 늘 고양이일러스트레이터 김규희 씨는 태어났을 때부터 고양이들이 곁에 있었다. 조부모님과 부모님 모두 고양이를 좋아해서였을까. 마치 DNA로 물려받은 것처럼 규희 씨도 고양이를 사랑하게 됐고 대학교 때도 대학원 때도 작업의 소재는 항상 고양이였다. 그리고 2012년의 어느 겨울날, 길고양이 ‘주쓰’와 만나면서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결혼 후에는 사정상 고양이를 키우지 못 했는데요,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주쓰를 처음 봤어요. 아주 마르고 꼬질꼬질한 모습이었는데도 마치 두 눈에 각인된 듯 주쓰에게서 헤어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부터 고양이를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만들었지요.”인류 역사 이래 수많은 역경을 헤치며 살아온 고양이들. 지금도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고양이들은 현실을 비관하거나 낙담하지 않는다. 거친 세상 속에서도 우아한 자태로 잠을 자고 꽃향기를 맡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고양이를 피사체로 삼았고 규희 씨도 마찬가지인 게 아닐까.“그 어떤 그림이나 조각도 실제 고양이보다 아름다울 수는 없겠죠. ‘잘 그려야지’하는 마음을 버리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재료의 성질과 고양이의 품새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을 담아내려고 노력할 뿐이에요.” 가장 아름다운 건 마음보석보다 영롱한 눈망울, 붓으로 그린 듯한 몸의 선, 하늘하늘하고 기품 있는 몸짓. 그러나 고양이의 매력은 외면에 그치지 않는다. 규희 씨가 생각하는 고양이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고양이 전체’,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양이의 마음’이다.“고양이는 정말 사랑이 많은 동물이에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었다기보다는 평생에 걸쳐 항상 그런 느낌을 받았지요.”슬플 때도 괴로울 때도 고양이들은 늘 변함없이 곁을 지켜 주었다. 방에 혼자 틀어박혀 눈물을 흘리면 고양이는 눈을 지그시 감고 갸르릉거리며 나름의 방식으로 규희 씨를 위로했다. 부드러운 숨소리는 마치 격려처럼 들렸고 삶의 중요한 기로에 서있을 때 발걸음을 내딛을 힘을 주었다. 규희 씨에게 고양이는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라 친구이자 멘토이자 인생의 동반자다. 어쩌면 수많은 예술가들 옆에 고양이가 있었던 진정한 이유는 바로 이것일지도 모르겠다. 남들보다 풍부한 감수성을 가졌기에 외로움도 더욱 깊게 느낄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고양이는 부산스럽지 않으면서도 더없이 따듯한 위로를 건넸을 것이다. 단 하나뿐인, 나만의 사랑스러운그렇게 꾸준히 고양이를 주제로 작업하다 보니 하나 둘 작품이 모였고, 마침내 규희 씨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고양이 모티브 아트 숍을 열게 됐다. 상호는 ‘이 세상 고양이’인데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줄임말이다. 온라인 숍인 이 세상 고양이에서는 문구류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들을 볼 수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바로 고양이 얼굴이 그려진 골프공. 고양이와 골프공이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 느껴질 수 있지만 여기에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담겨있다.“2년 정도 미국에 산 적이 있는데 가끔 골프장에 갔어요. 러프에 빠져 갈 곳을 잃은 골프공들이 참 많더군요. 그런 공들을 줍다 보니 문득 길고양이의 처지와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안 띄고, 거친 환경 속에 숨어 있고, 어쩌다 사람 눈에 띄면 들어올려지거나 버려진다는 점이…….”공은 버리면 끝이지만 고양이는 생사가 걸려있는데, 둘 다 똑같은 소모품처럼 대해지는 현실이 무서웠다. 그래서 이런 공들에 각각 다른 고양이 얼굴을 정성스럽게 그렸다. 하나하나가 전부 소중한 생명이라는 느낌을 불어넣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상품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길고양이 보호와 치료를 위해 기부하며 고양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올해에는 작업실 겸 오프라인 숍을 열고 그곳에서 그토록 염원했던 고양이와의 생활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규희 씨. 또 한 가지 꿈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작업하는 다른 작가들과 함께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이라는데, 이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동료이자 고양이들 중에서도 가장 사랑스러운 피사체 ‘반려묘’가 곁에 있다면 그 날이 훨씬 빨리 올 듯싶다.
- STORY | 2015-03-06 16: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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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이야기를 내 목소리로
- 네 이야기를 내 목소리로싱어송라이터 권봄 먀옹먀옹 고롱고롱. 종이 달라 알아들을 수 없는게 분명한데, 너의 소리가 어쩐지 말소리로 들리는 건 기분 탓일까. 서로 사랑하며 함께하다 보니 눈빛만 봐도 감정이 느껴지는데, 정말 한낱 감상적인 생각일 뿐인 걸까. 사람들이 네 마음을 알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얼마나 슬프고 얼마나 행복한지 느낄 수만 있다면, 조금 더 따듯하게 너를 감싸 줄 텐데…… 내가 대신 이야기해 봐도 되겠니. 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권봄 기다릴밖에유기묘,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묘, 로드킬 당한 길고양이까지. 싱어송라이터 권봄의 첫 솔로앨범 <기다릴밖에>는 고양이에 관한 노래로 가득 차있다. 총 다섯 곡 중 타이틀곡인 ‘기다릴밖에’는 이번 앨범이 나오는 계기가 됐다.“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길가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서둘러 내려가 보니 목에 방울을 맨 고양이 한 마리가 혼자 있더라고요. 제 또래 여자가 키우다 버렸는지 저한테 엄청 다급하게 뛰어왔어요. 그런데 오다가 멈칫하더라고요. 엄마가 아니었던 거죠.”말을 건네듯 찡얼찡얼 거리는 고양이를 보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하는 의문이 들었다는 그녀. 버려진 고양이의 끝없는 기다림을 노래한 ‘기다릴밖에’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 후로도 고양이에 관한 곡을 종종 작사했고 지난해 중순 이런 노래들을 모아 앨범을 내기로 결심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하던 밴드 활동까지 그만뒀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이 있던 건 아니었다.“고양이에 관한 가슴 아픈 사연을 담았는데 주위 사람들은 ‘그게 뭐’ 혹은 ‘저런’하고 끝이었어요. 별로 가닿지 않는 구나, 누가 듣기나 할까 싶었죠. 그러다가 웹툰 ‘상상 고양이’의 김경 작가님, ‘뽀짜툰’의 채유리 작가님과 인연이 닿았어요. 노래를 들려드렸는데…… 펑펑 우시더라고요. 그때 힘을 많이 받았고 누군가는 공감해 줄 거란 자신감이 생겼어요. 두 작가님과 협업해 뮤직 비디오를 만들면서 노래만으로는 건드릴 수 없었던 슬픔까지 표현된 것 같아요.” 반려묘를 만나고마냥 밝은 주제는 아니지만 보사노바·스윙·살사 등의 리듬과 권봄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더해져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 하지만 예전에는 주로 외로움이나 공허함에 관해 노래하고 공격적인 가사도 많이 썼다고 한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 같은 말랑말랑한 음악을 하게 된 건 4년 전 반려묘 ‘봄이’를 만나면서부터다.“봄이가 저를 보는 눈망울이나 말 거는 목소리가 정말 사랑스러워요. 침 냄새까지도 그냥 다 좋고 예쁘다 보니 저도 자꾸 부드러운 어휘를 쓰게 되더라고요. 고양이가 저라는 사람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특히 ‘행복했다오’는 반려묘를 향한 애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곡이다. 이 노래의 주인공은 복막염으로 작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가을이’다. 몇 개월 간 병마와 싸우다 ‘힘들면 이제 가도 괜찮다’는 말에 가을이는 마지막 숨을 토해내고 영원히 떠났다. 그때 가장 위로가 됐던 말 한마디 ‘당신을 만나서 행복했을 거다’. 권봄은 그때 그 말처럼 누군가의 슬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다. 다른 곡들 역시 직접 보거나 경험한 일을 토대로 했는데, 음악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진심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래서일까. 가사 한 줄 한 줄은 마음을 울리고, 머릿속에는 곧 추억의 한 장면이 떠올라 미소와 눈물을 동시에 짓게 된다. 함께 사는 세상그런데 조금 신기하다.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꼭 고양이 노래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네가 정말 좋아, 영원히 너뿐이야’하는 말에 행복해하다가 ‘네가 싫어졌어’ 한마디를 끝으로 이별하게 되는 건 유기묘도 실연을 겪은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로드킬 당한 길고양이의 노래인 ‘그대의 세상’ 역시 있는 자의 세상에 사는 없는 자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고양이를 생각하며 노래 부르는데 어떨 때는 사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년에 슬픈 일들이 참 많았잖아요. ‘행복했다오’의 경우엔 비록 고양이를 떠나보내면서 만든 노래지만 어쩌면 소중한 가족과 갑작스럽게 이별한 사람들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고양이를 통해 주변을 살피게 됐고 앞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권봄. ‘동물과 사람, 함께 사는 이야기’라는 부제를 붙인 이번 앨범은 그런 바람의 첫 결과물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관한 두 번째 앨범은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을 주제로 해 볼 계획이다.“고양이들을 통해 사람까지 보게 된 것 같아요.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됐고요. 순서가 바뀐 것 같긴 하지만 그런 경우도 있잖아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그럴 수 있고요. 앞으로 음악을 통해 동물 보호 등 관련 사회 활동들도 하고 싶어요. 제 노래로 인해 누군가의 마음이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STORY | 2015-03-06 16: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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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 가지 고양이가 모여 있는 곳
- 천만 가지 고양이가 모여 있는 곳고양이서점 인적 없는 곳에 살짝 웅크려 있는 모습이 딱 고양이스러운 가게, 고양이서점 쇼윈도엔 고양이 액자 및 다양한 예술가들이 빚은 고양이 인형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고양이 작품이 많았던가, 가게 하나를 꽉 채울 만큼? 고양이는 모든 예술가의 뮤즈였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새삼 떠올리며 매력 넘치는 고양이 세계의 문을 열었다. 글 이수빈 사진 박민성 고양이로 빚은 가게각종 전시회 및 공연 등이 열리는 경기도 일산의 전문공연예술센터 고양 ‘아람누리’안엔 ‘고양이서점’이라는 이름의 작은 가게 하나가 꼭꼭 숨어 있다. 골판지로 만들어진 입간판을 따라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고양이서점이라는 이름답게 고양이 관련 서적은 물론이고 세계 각지에서 물 건너온 고양이 기념품 및 작품까지 구경할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여기도 고양이 저기도 고양이, 온통 고양이뿐인 이곳에 우연히 다다른 사람들의 머릿속은 굳이 확인해 보지 않아도 이 같은 의문으로 가득 차있을 것이 틀림없다. ‘도대체 왜?’ 순도 100퍼센트 고양이 관련 책과 용품이 가득한 고양이서점. 고양이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일찍이 이런 공간은 본 적이 없다. 하물며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우리나라에선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가 아닐까. 서점에 들어섬과 동시에 입에선 감탄이 터져 나오고 이내 슬그머니 의아함이 고개를 내민다. 도대체 왜, 하필이면 고양이를 소재로 한 서점을 열게 되었는지 궁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알고 보면 예쁜 너“고양이는 직접 키워보지 않으면 그 매력을 알 수 없는 동물 같아요.”고양이서점의 주인 유종국 씨는 스스로를 고양이서점의 ‘집사’라고 소개했다. 실제로도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하는 반려인인 그는,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만나자마자 고양이라는 매력적인 존재에 미치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된 관심이 집 밖의 고양이에게 뻗어 오늘에 이르렀다며 고양이와의 인연에 대해 설명했다.“고양이가 가진 매력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위로라는 단어를 꼽고 싶네요. 바라만 봐도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위로를 줄곧 고양이들에게 받았던 것 같아요.”변화무쌍한 고양이에게 빠져들어 반려묘와 함께하는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유종국 씨는 척박한 길고양이의 삶을 우연히 알게 됐고, 우리나라의 고양이를 둘러싼 시선이 놀라울 만큼 왜곡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고양이가 지닌 천의 얼굴을 낱낱이 보여 주는 고양이서점은 지금껏 받은 위로를 그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유종국 씨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심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고양이, 특히 길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소재로 한 작품이 이렇게나 많고, 알고 보면 고양이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서적도 같은 맥락이에요. 고양이 관련 책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고양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해 알아야 애정도 생기고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는 거거든요. 궁극적으로는 ‘고양이서점을 통한 길고양이 인식 개선’이 목표죠.”유종국 씨는 영업시간 후에도 고양이서점의 조명을 밝게 켜놓고 있다고 했다. 고양이서점이 궁금해진 행인이 언제라도 안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게끔.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서점을 살펴보고 그 결과 고양이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 곳에서 만나요책이 쌓여있으면 그만큼 함부로 대하게 된다는 생각에 각 서적은 거의 한 권씩만 비치돼 있고 제법 탐이 나는 고양이 작품들은 판매용 반 소장용 반이란다. 이것만 봐도 고양이서점을 통해 막대한 영리를 취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유종국 씨는 이곳을 그저 물건과 책을 파는 잡화상이나 서점이 아닌, 고양이를 돕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는 ‘매개체’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고양이서점을 통해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을 논의하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길고양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고 나누고……. 몇 가지 구상 중인 프로젝트도 있어요.”고양이서점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 고양이와 사람까지 이어 주는 장소라는 점에서 ‘고양이 사랑방’이라 불림에 손색없어 보인다.“어째서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왜 가슴 아파해야 하는지 그 시작점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고양이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거든요. 인간의 필요에 의해 거둬지고 필요 때문에 버려진 아이들이 길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니까요. 결국 길고양이 문제를 생각하는 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마땅히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는 거죠. 다 같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양이서점이 작은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인적 드문 장소와 고양이라는 다소 마이너한 소재, 그리고 과장없는 심플한 간판까지……. 고양이서점은 사람들이 꼽는 소위 ‘대박 나는 상점’의 여러 조건과 놀라우리만치 동떨어진 가게였다. 정말 괜찮은 걸까 싶기도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계산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고양이스러운 그 모습이 바로 이곳, 고양이서점다움일지도 모른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모두를 이을 고양이서점은, 뜻을 같이 할 따뜻한 사람들을 기다리며 여전히 그 자리에서 홀로 환한 밤을 지새우고 있을 것이다.
- STORY | 2015-03-06 16: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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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의 짝을 만나다
- 영혼의 짝을 만나다<the 2nd Kitty Times> 김지윤 작가 모름지기 작가라면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해야 한다고 여겼던 때가 있었다. 김지윤 작가의 10년 전 생각이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현재, 과거와 비교해 그녀가 낸 결과물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 보였다. 한결 가벼워졌으며 무엇보다 즐거운 에너지가 감돌았다. 굳건했던 알을 깨고 그녀만의 작품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영혼의 짝은 그녀의 남편, 그리고 고양이였다. 글 이수빈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김지윤 동물작가 김지윤반려동물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 동물작가라 불리는 김지윤 작가. 그녀는 현재 동물자유연대에 일정 수익금을 전달하는 후원 전시회 <the 2nd Kitty Times> 준비에 한창이다.“과거에 <공존>이라는 전시회에 참여했었는데 굉장히 좋은 경험으로 남았어요. 전시회 수익금 중 일부분을 동물자유연대에 후원했거든요. 이렇게 미술 활동이 도움으로 연결되는 전시를 이번엔 주도적으로 진행해 보자 마음먹었고 3월 18일부터 25일까지 고양이를 주제로 한 <the 2nd Kitty Times>를 열게 되었지요.”그녀는 오래전부터 고양이뿐 아니라 다른 이의 반려동물 사진을 받아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본래 반려동물과 전혀 상관없는 주제를 다뤘던 김지윤 작가는 ‘캣대디’였던 남편으로 인해 고양이를 키우게 됐는데, 반려묘의 모습을 화폭에 옮긴 것을 계기로 다른 이의 반려동물을 그려 주는 나눔 활동에 보람을 느껴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예전엔 작품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으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린 나이에 억지로 전달한 면도 있는데……. 사실 제가 그린 동물 그림엔 특별한 메시지가 없잖아요. ‘꼭 사회 비판적인 작업을 해야 할까? 큰 의미는 없어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이런 작품을 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죠.”그렇게 시작한 동물 작품은 많은 호평을 받았고 사람들은 그녀에게 ‘동물작가’란 이름을 붙여 줬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가 보여준 작품집을 넘겨 보니 다른 동물에 비해 고양이 작품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질문에 김지윤 작가는 최근, 고양이의 매력을 표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예술가의 소울메이트“고양이의 매력은 단연 수염이죠. 화룡점정이라고 할까요. 고양이에게 순식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니까요. 아마 다른 작가분들도 공감하지 않을까요?”김지윤 작가는 눈을 빛내가며 고양이가 가진 피사체로서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예술가와 고양이는 정적인 성향이 비슷해 그들의 영감과 잘 어우러진다고. 하지만 그녀가 고양이를 그리는 이유는 그것뿐만이 아니다.“제가 좀 강박적인 성향이 있는데 제 작품 보시면 배경에도 주인공 못지않은 공을 들여요. 수채화인데도 물을 적게 써서 굉장히 세밀하게 표현하죠. 이런 스타일로 다른 걸 그렸다면 좀 답답해 보였겠죠. 근데 고양이와는 어우러져 장점으로 돋보이게 되잖아요. 여러모로 고양이는 교집합처럼 저와 잘 맞는 소재인 것 같아요.”엄했던 본가에서 나와 남편과 살며 고양이까지 만난 덕에, 억눌린 채 조금 어두웠던 그녀의 작품 스타일은 빠른 속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선 삶의 패턴이 달라졌고 당장 날아가는 새를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도 바뀌었다. 깊어진 감수성과 책임감까지 이전 생활이 기억 안 날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은 그녀의 그림에선 그림자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그야말로 어느 날 찾아온 고양이 한 마리가 작가 김지윤의 세계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미국에서 미술치료에 대해 배웠어요. 미술치료라 함은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치유하는 작업이거든요. 예전에 생각이 많이 엉키고 우울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웅크린 고양이를 그리면서 나 자신을 투영했고 치유도 많이 받았어요.”김지윤 작가에게 있어서 고양이의 존재는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에게도 즐거움과 만족을 안겨주는 영혼의 짝, 소울메이트와도 같았다. 치유를 꿈꾸다담요 위에 엉켜 서로 껴안고 있는 귀여운 고양이들. 김지윤 작가의 작품 속 고양이들을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띈다. 바로 그들이 하나같이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작품 속 고양이의 시선 처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거의 정면을 바라보고 있죠. 관객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한 거예요. 순수한 존재인 고양이와의 눈 맞춤을 통해서 친밀한 영혼을 공유해 보는 이를 치유 해 주는 것. 그게 작가로서 작품을 통해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예요.”과거엔 죽은 반려동물의 그림을 의뢰받아 그리기도 했다는 그녀는, 마치 반려동물이 살아 돌아온 것 같다며 감격해 하는 사람들을 보고선 작가로서 자신의 가치가 더 높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즐거워서가 첫 번째 동기였던 그녀의 고양이 그림이 한 단계 위의 의미를 지닌 채 나아간다면 아마도 이런 ‘치유’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써가 아닐까. 그리고 그 치유는 비단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닐 것이다. 김지윤 작가는 조금 더 입지를 다진 후 반려동물을 위한 복지사업을 하고 싶다며 훗날의 꿈을 밝혔다.“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길거리에서 쉽게 보이잖아요. 집에 있는 아이와 똑같은 녀석이 밖에 있는 거예요.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계기는 그건데, 꾸준히 자금을 모아 미국에서 본 좋은 제도들을 포함해 최종적으로는 대대적인 반려동물 복지사업을 하는 게 현재 계획이에요. 그래서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활동이 스스로 굉장히 만족스러워요.”고양이라는 파트너이자 인생의 전환점을 만나 작가 자신과 관객 모두 치유해 주는 멋진 작품으로써 세상에 기여하고 있는 그녀. 동물작가 김지윤의 존재 또한 부디, 모두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세상으로서 나아갈 멋진 터닝 포인트가 되길 바래본다.
- STORY | 2015-03-06 16: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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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에 사는 내 친구
- 길 위에 사는 내 친구2화 꽃보다 야옹이 글·그림 아녕 저 좀 봐 주세요!길고양이는 늘 경계심 많고 불안한 모습이라, 발라당 같은 애교를 보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런데 녀석들과 매일 만나면서 시간이 흐르다 보니 다가오는 거리의 폭도 좁혀지고 하는 행동도 나날이 달라져 갔다.뭐든 처음이 힘들지 한번 하고 나면 별게 아닌 건지. 어렵사리 시작한 발라당은 걸음을 뗄 수 없게 할 만큼 시도 때도 없어졌다.비록 더럽고 딱딱한 길 위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스런 몸짓을 보여 주는 길고양이들을 생각하며,땅바닥 대신 보드랍고 향긋한 꽃 위에서의 발라당을 떠올려 본다. 고마워… 웃게 해 주어서…사흘 만에 길냥이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반가워 어쩔 줄 몰라 하던 표정이 눈에 선하다.전속력으로 뛰어나온 흰까미와 이뿐이는 꺼이꺼이 울더니만, 밥을 먹고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한바탕 뛰어댔다.흰까미는 나무 위로도 올라가고 한참을 팔짝팔짝 거리더니 피곤했는지 이내 스르르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그 모습이 예뻐 배시시 미소 지으며 사진에 담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좋은 꿈이라도 꾸는 건지 아니면 오랜만에 만나 기뻤던 탓이었는지 분명 빙그레 웃고 있었다.그런 흰까미를 보며 상상했다.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서는 빙그레 웃는 얼굴을.“그 꽃다발 나한테 주는 거니? 꽃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고서는. 그런데 있잖아, 이건 비밀인데……나는 꽃도 좋지만 흰까미 네가 더 좋아.” 나는야 낭만고양이내가 본 길고양이 중 가장 애교 많고 감정 표현이 다양한 녀석을 꼽으라면 단연코 명랑이다.명랑이는 화단에 있는 회양목 향기도 자주 맡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이름 모를 나무 냄새도 때때로 맡는다.그러던 어느 날, 명랑이가 그날따라 너무나 여유롭고 낭만적인 표정으로 나뭇가지의 냄새를 느끼는 게 아닌가.정말 낭만을 알고 즐기는 고양이 같다.가을이라 꽃도 잎사귀도 남지 않은 나무향내를 맡던 명랑이에게 향기로운 장미꽃을 그림으로나마 선사해 본다. 다음 생이 있다면어느날 문득 연꽃이 떠올랐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연꽃 하니 심청전이 생각났다.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졌으나,지극한 효심 덕에 죽지 않고 연꽃에 태워져 바다 위로 보내진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갑자기 떠오른 이 생각들을 그림으로 담으려 하자, 이번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기억났다.녀석을 본 곳은 가끔 가는 절의 길목에 있는 주점 앞이었다.새초롬한 듯하면서도 슬퍼 보이는 가녀린 모습에,귀한 인생으로 다시 태어난 심청이처럼 녀석 역시 연꽃에 태워 보았다.“너도 다음 생엔 길에서 고양이로 태어나지 말고, 그렇게 연꽃 타고 좋은 곳에 가서 사랑받고 살 거라. 그림·아녕 (안영숙) blog.naver.com/2000tomboy어느 날 문득 길고양이와 인연이 닿아 그들의 이야기를 그림에 담기 시작했다. 길고양이의 고단한 삶이 그림 속에서라도 행복하고 아름답기를 바란다.
- STORY | 2015-03-06 16: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