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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5-04 09: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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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5-04 09: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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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5-04 09: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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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5-04 09: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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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5-04 09: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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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5-04 09: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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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5-04 09: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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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의 길 고양이
- WONDERLAND철학의 길 고양이 일본 교토의 관광명소 '철학의 길'. 비와호 수로를 따라 벚꽃과 단풍이 아름다운 길로 유명하다. 철학의 길, 그 끝자락에 길고양이들이 모여드는 곳이 있다. 한때 상점 혹은 카페였던 듯한 이 곳. 가게 입구에 놓여 있는 마차로 고양이들이 모인다. | 가게에서 사용하던 팻말이 마차에 걸려 있다. ‘本日は休ませて戴きます(오늘은 쉬겠습니다).’ 언제 찾아가도 항상 쉴 수 있는 고양이들의 쉼터이다. | ?여럿이 함께 자면 더욱 따뜻하고 포근하기에, 철학의 길 고양이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 ?마차 안에 자리를 못 잡은 한 회색 길고양이는 벽돌담 위에서 꾸벅꾸벅 | 대장 고양이인듯 편안한 자리를 독점한 삼색냥이. 지나가는 관광객을 관찰하며 철학의 길 고양이답게 사색에 잠긴다. | ?벽돌담에 앉아 있던 고양이도 슬금슬금 마차에 올라탔지만 자리가 좁아 발을 내놓는다. | ?졸린 눈으로 철학의 길을 바라보는 고양이들. | ?갑자기 대장 고양이가 마차에서 내려 어디론가 걸어간다. | ?마차 주변에 있는 작은 물웅덩이에 멈춰 선 대장 고양이. | ?빗물이 모여 고양이들의 작은 샘터가 되었다. 벚꽃이 물 위에 둥실둥실 떠 있다. | “뭔가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옹. 이 맛은 벚꽃의 달콤함이냥?” | ?물에 취해, 향에 취해, 벚꽃에 취해. 좀처럼 끊을 수 없는 벚꽃 물, 벚꽃 쥬스. | ?마차를 차지하지 못한 고양이들은 샘터 근처 계단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 겁이 많은 노랑이는 계단 위로 가지 못하고, 아래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 | ?벚꽃 잎이 흩날려 고등어 고양이 등에 살짝. 교토 철학의 길에도, 그 길 위의 고양이들에게도 봄이 찾아왔다. CREDIT글·사진 박용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5-05-04 09: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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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세어라~ 순삼아
- 굳세어라~ 순삼아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 “길고양이 밥 주는 분들을 왜 캣맘이라 불러요?” 어떻게 캣맘을 설명할 수 있을까? 캣맘 이외에도 다른 단어들이 있기는 하다. 길고양이를 전문적으로 보살피는 지역봉사자를 가리켜 ‘케어테이커’(caretaker)라 한다. 또 친숙한 어감을 살려 ‘길친’(길고양이 친구)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보살핀다’는 의미가 전달되는 ‘캣맘’, 그 위력을 넘어설 이름은 없지 않을까 싶다. ‘고양이 엄마라면 길에 있는 길고양이 다 데려다 키우라’며 매서운 핀잔을 하는 이도 있다. 캣맘은 밥만 주는 것이 아니다. 주변 환경도 살펴 주고, 행여 돌팔매질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정성을 다하는 사람을 말한다. 자비를 털어 기꺼이 사료를 사고, 다친 고양이나 유기묘를 만나게 되면 입양할 곳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많은 유럽 국가에서는 유기동물을 위한 입양 전문 기관의 프로그램 덕분에 법적인 보호가 가능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입양 관리의 제도적 장치가 없다 보니, 전적으로 입양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 잘못된 입양은 학대, 유기 그리고 파양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입양은 어려운 문제이다.? 순삼이는 네 번의 파양을 겪은 고양이였다. 세 가지 털 색상이 어우러진 아이다. 예쁜 얼굴에 귀여운 행동까지, 애교가 많던 고양이라 했다. 네 번의 파양을 끝으로 순삼이는 휘루네로 입소했다. 이 순간, 그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순삼이는 긴 한숨을 쉬었고, 허공과 천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남편이 반대해요, 한 번.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서요, 두 번. 남자친구와 헤어졌어요, 세 번. 부모님이 반대하세요, 네 번. 순삼이는 가족들과 정이 들라치면 버려졌다. 파양을 반복적으로 겪은 순삼이는 그렇게 마음에 상처가 생겼을 것이다. 구조 당시, 순삼이는 활발했다. ‘우다다’도 곧잘 했고 ‘꾹꾹이’도 잘했다. 세 번째 집에서도 이 아이는 여전히 밝았다. 그 곳의 오빠와 숨바꼭질을 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휘루네에 도착한 순삼이는 달라져 버렸다. 마주치는 사람의 눈을 피했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로 움직임도 줄어든 상태였다. 가끔 아주 가끔, 예전의 묘주들이 휘루네로 아이들을 보러 올 때가 있다. 묘주가 돌아가면 고양이는 그날 온종일 밥을 먹지 않는다. 무표정한 아이는 박스 안에서 미동조차 없다. 그러다 잠깐씩 나와서는 한참을 문 앞에 앉아 있다. 묘주가 사라져 버린 문 밖을 바라보면서.? 고보협 쉼터에서 나는 6년을 살았다. 지난 시간 동안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나와 남겨진 고양이들은 마음의 고열을 앓는다. 파양하는 사람들은 ‘사정’이 있다. 파양을 겪는 고양이들은 상처가 남는다. 최근, 입양자의 가족이 고양이를 잡아먹은 사건이 있었다. 나는 입양을 신청해준 사람들 앞에서 언제나 약자가 된다. 아프다고 연락이 오면 혹여나 몸이 약하다며 파양할까봐 간을 졸인다. 파양하겠다고 연락이 오면 무사히 되돌려(파양해 주셔서)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한다. 파양된 아이를 데려올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을 향한 미움보다는 안도하는 마음을, 원망보다 감사한 마음을 갖자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하지만 고양이가 걱정되는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순삼이는 굳세다. 그래서 순삼이는 또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리고 나는 순삼이의 엄마가 나타나 주길 기도한다. 모든 파양자들이 나쁜 것은 아니다. 파양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한계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단지, 고양이에게 모든 분노를 쏟아내는 사람과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버리는 이들에게 화가 나는 것이다. 고양이도 하나의 존귀한 생명이다. 그들보다 크고 힘센 우리들이 생명에 대한 예우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버려진 동물들은 하루 종일 두 가지만 생각 한단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나는 나쁜 아이인가? 잘못했어요” 또는 자기가 버려진 것도 모른 채, “엄마는 언제 오지? 엄마가 나 찾을 텐데….” 나는 순삼이가 휘루네로 온 첫날부터, 보듬어 안고 매일 속삭인다. “네 잘못이 아니야, 너는 잘못한 게 없단다.”?CREDIT 글·사진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박선미? ?
- STORY | 2015-05-04 09: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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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케 살아내서 ‘용이’랍니다
- 묘생 2막용케 살아내서 ‘용이’랍니다 그날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아주 평범했다. 현관문 앞에 놓인 수상한 통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게 뭔가, 뚜껑을 열었다. 배설물로 더러워진 휴지와 신문지, 그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렸다. 내 손가락 끝의 촉감이 사지에 내몰린 새끼 고양이를 찾아냈다. 나는 쓰레기처럼 버려진 용이를 가슴에 품었다. 작은 심장이, 있는 힘을 다해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 납치된 아기 고양이의 운명용이의 반려인 남영미 씨가 처음 본 용이의 모습은 말 그대로 처참했다. 온몸의 살갗이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고, 하반신은 헐어서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다. 그대로 숨을 멈춘다고 해도 이상할 게 전혀 없었다.“분명 어미 고양이가 함께 있었을 텐데, 어린 학생들이 멋대로 데리고 온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생후 2주 정도였기 때문에 수시로 우유를 먹이고 배변을 도와줘야 하는데 그냥 방치한 모양이에요. 홀쭉한 몸이 설사에 범벅이 돼 있었죠. 제가 동네 길고양이들을 돌본다는 걸 알고 용이를 저희 집 앞에 버리고 간 것 같아요.”영미 씨는 용이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건강해 보이는 새끼고양이도 갑자기 사망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하물며 산송장 같던 용이는 어땠겠는가. 그런데 이 녀석, 젖병을 힘차게 빨았다. 살겠다고, 살고 싶다고 질긴 생명이 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영미 씨는 하루에 두세 시간씩 쪽잠을 자 가며 우유를 먹였다. 그렇게 3일이 흘렀다. 몸에 살이 붙고 다리에 딱지가 앉았다. 용이의 생명은 생사의 경계선에서 하루하루 삶 쪽으로 가까워졌다. 용이는 버텨냈다. 일 년 반이 흐른 지금, 용이는 몸무게 8.5kg의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성묘가 됐다.? 너, 제국이니?용이가 건강을 되찾게 되자 더 좋은 집으로 입양을 보내면 어떨까하는 마음도 들었다는 영미 씨. 하지만 아기처럼 품에 안고 애지중지 돌본 고양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란 어려웠다. 사실, 용이에게 유난히 마음이 간 이유가 또 있었다. 용이의 얼굴에서 ‘제국이’를 봤기 때문이다.“제국이는 용이처럼 어릴 때 저희 집에 왔어요. 4개월 안 될 무렵 복막염으로 떠난 고양이지요. 용이가 제국이를 무척 닮았어요. 털색도 같고 얼굴 쪽 무늬도 비슷하고. 제국이가 살아서 돌아온 게 아닐까 했지요.”? 언제까지나 지켜 줄게그렇게 용이는 영미 씨의 가족이 되었다. 용이 묘생의 제 2막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참 순탄치 않은 묘생이다. 용이는 또 한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 이번에는 급성 폐렴. 2차 동물병원에 데려갔을 땐, 이미 폐의 육십 퍼센트가 망가진 상태라고 했다. “병원에서는 살기 힘들 것 같다고 했어요. 흉수가 차서 검사했더니 복막염이랑 비슷한 염증 반응이 나왔습니다. 잘못되는 줄 알고… 무섭더군요.” ? 이번에도 용이는 처음처럼 두 번째 묘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먹고 또 먹으면서 버텼고, 살아냈다. 비록 평생을 폐 한 쪽으로만 숨을 쉬어야 하고 심하게 뛰면 호흡이 가빠지지만, 용이에게 이런 것쯤은 상관없다. 여전히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 용이의 묘생 2막은 영미 씨가 지켜주었다. 생명에 대한 존중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으리라.“무슨 일이든 밝게 생각하려고요. 오래 전의 용이를 생각하면 마음만 아프잖아요. 어차피 저를 만난 순간 삶이 바뀐 건데 과거에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요? 저도 캣맘이라서 길고양이나 유기묘를 구조해서 입양 보내는데 그럴 때도 마찬가지예요. 너무 슬프지 않게, 있는 그대로 보려 합니다. 그냥 앞으로 잘 살면 되는 거니까요.”? CREDIT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남영미?
- STORY | 2015-05-04 09: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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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고양이는 우아한 설원의 여왕
- 당신의 고양이는 우아한 설원의 여왕시베리안 캣 네 발이 다부지다. 혹한을 이겨낸 당당함이다. 깊은 눈동자와 겨울을 두른 듯 풍성한 털까지, 설원의 여왕으로 불리기에 충분한 당신의 고양이는 시베리안 캣. 털 한 올 한 올이 고고하다. 어쩐지 다가가기 힘들다고? 걱정하지 말자. 사려 깊은 이 고양이는 당신에게 먼저 다가올 것이다.? 러시아의 숨겨진 보물당신의 고양이 시베리안 캣은 러시아의 동부 숲 출신이다. 노르웨이 숲과 같은 자연 발생종으로, 타고난 미모가 눈길을 끈다. ‘분명 귀족의 고양이일 거야!’ 이런저런 상상을 해 보지만 웬걸. 러시아인들에게 이들은 아주 평범한 존재란다. 농가의 쥐잡이로 활약하며 구전 동화에도 자주 등장할 만큼 친근한 고양이가 바로 시베리안 캣이다. 왕족의 고양이들이 한가로이 자태를 뽐내는 동안, 그들은 농장에서 성실히 일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당신의 고양이는 확실히 매혹적이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이다.시베리안 캣은 러시아가 토착 고양이 정립에 나선 1980년대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90년대 무렵 미국의 예술가 엘리자베스 테렐에 의해 미대륙에도 전해졌다. 처음에는 노르웨이 숲 고양이나 메인쿤의 변종 정도로만 여겨진 것이 사실. 하지만 러시아가 서방세계에 개방되며 러시아 문물들이 소개되었고, 자연히 러시아의 토종 고양이인 시베리안 캣도 관심을 끌게 되었다. 러시아의 숨겨진 보물 시베리안 캣. 당신의 고양이는 2000년 2월 CFA(국제 고양이 협회)에 정식 품종으로 인정되면서 현재, 세계 각지에서 주목받는 고양이가 되었다.? 눈보라 속 인도자시베리안 캣은 추운 곳에서 태어난 고양이답게 길고 풍성한 털을 가졌다. 윤기 흐르는 겉 털과 빽빽한 속 털은 삼중모로 아주 풍성하다. 그래서 러시아의 날카로운 북풍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다. 피모색은 특별히 정립된 것이 없으며 블루·블랙·레드·크림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 은빛 털과 포인트가 있는 얼굴을 가진 시베리안 캣을 ‘네바 마스커레이드’라고 부른다. 엄밀히 말하면 시베리안 캣의 파생종인 셈이다.시베리안 캣은 중대형묘로, 비슷한 외양의 노르웨이 숲 그리고 메인쿤과 자주 비교된다. 얼핏 봐선 구분이 되지 않으므로 요모조모 뜯어봐야 한다. 전체적으로는 동글동글한 편이다. 동그랗고 작은 귀와 널찍한 네 발까지 모두 시베리아의 추위에 적응하도록 진화했다. 타원형의 큰 눈은 순한 인상을 준다. 눈보라 속 빛나는 중장모와 탐스러운 꼬리하며 칼날 같은 바람에도 꿈쩍 않는 자태까지. 당신의 고양이 시베리안 캣은 마치, 설원 속 조난자를 안내하는 친절한 인도자 같다.?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해이처럼 우아한 시베리안 캣이 가진 반전 하나! 손꼽히는 ‘개냥이’라는 사실이다. 공식 품종으로 확립된 지 얼마 안 된 시베리안 캣에겐 토착 고양이의 특성이 많이 남아 있다. 강아지 같은 사교적인 성격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당신의 고양이 시베리안 캣은 사려 깊고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새로운 가족과 금방 친해질 것이다. 고양이와 장난치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시베리안 캣의 반려인으로서 안성맞춤이다.오뎅꼬치와 더불어 필요할 물건을 하나 더 소개하자면, 바로 고양이용 빗이다. 털이 많이 빠지는 시베리안 캣은 순식간에 집안을 털투성이로 만들어 버린다. 하루에 한 번, 꼼꼼한 빗질로 빠진 털을 제거해 줘야 한다. 헤어볼 영양제를 먹이는 것도 좋다. 빽빽한 삼중모는 목욕 후 꼼꼼히 말려 줘야 고양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호수 아래로 열심히 물질하는 백조처럼, 아름다운 모든 것엔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종일 놀아주느라 손이 저려도, 털들을 청소하느라 다리가 아파도 괜찮다. 애교 만점 시베리안 캣의 골골송 하나면 당신의 피로는 사르르 풀려 버릴 테니 말이다.?
- STORY | 2015-05-04 09: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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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을 위한 장례문화
- 반려동물을 위한 장례문화 장례란 떠난 이에게 마지막 예우를 다하고 남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의식이다. 누군가에게 가족이란 이름으로 살았던 동물에게도 장례가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반려인이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가는 이유는 단순히 동물 사체 매장이 불법이어서가 아닐 게다.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마지막 순간 역시 아름답게 기억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일러스트레이션 육선영? 가장 중요한 것은 위로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에이지펫’. 이곳에서는 개·고양이뿐만 아니라 이구아나·햄스터·금붕어 등 다양한 동물들의 장례가 진행된다. 작은 동물까지 그럴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장례란 단순히 사체를 처리하는 방법이 아니라 가족을 떠나보내는 의식이기에 반려했던 동물의 크기나 종은 관계가 없다. 에이지펫 대표 조영두 씨는 이 일을 하며 가족의 의미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하게 됐다. 그 역시 동물을 키우긴 했지만, 장례식장에서 통곡하는 반려인들의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의심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저럴까 싶어서 함께 일하는 어르신들께 여쭤 봤더니, ‘자식을 잃은 것 같은 심정이기 때문’이라고 하시더군요. 휴먼로스는 없지만 펫로스는 있지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슬픔은 부모나 조부모가 아닌 자식이나 형제가 죽었을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경우 함께 사는 시간도 길고 사고가 아닌 이상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하지만, 자식이나 형제는 그렇지 못하죠.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가족처럼 아끼던 동물을 보낼 때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반려동물의 경우 제사나 성묘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추모 기간은 2~3년 정도로 짧으면서 슬픔의 강도는 센 편이라고. 조영두 씨가 반려동물 장례의 초점을 ‘위로’에 맞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에이지펫에서는 반려동물 장례 지도사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의 가장 큰 역할은 반려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깨끗하게 잘 수습하는 일뿐만 아니라,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까지 현대 반려동물 장례식장의 역할이 되고 있다. 폐기물에서 가족으로반려동물 장례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방증하기도 한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반려동물이 죽으면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2008년 동물 장례 시설이 합법화되긴 했지만 반려동물 사체는 여전히 폐기물에 속했다. 폐기물관리법으로는 생활폐기물 혹은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에 보내야 하는데, 동물보호법으로는 동물 장묘 시설에서 화장을 할 수 있어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작년 연말 폐기물관리법이 극적으로 개정돼 ‘장례를 치러 주는 동물’은 폐기물에서 제외하기로 결정됐다.“장례라는 것이 어떤 동물을 가족으로, 반려동물로 생각하냐 아니냐의 기준이 됐습니다. 동물등록 같은 경우는 해 놓고도 버리는 사람이 있지만, 장례는 가족이라는 생각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잖아요. 비용이 드는 일이고 상당한 추모 절차도 진행되니까요.”가족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릴 수는 없다는 반려인들의 정서를 고려해 개정된 폐기물관리법. 조영두 씨는 동물 장례에서 시작된 변화가 동물보호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관심이 반려동물 문화 전반으로 이어진다면 동물보호법 역시 현실에 맞게 개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치를 수 있는 장례반려동물의 장례에 대해 가족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화장을 선택하는 이도 있지만, 두 번 죽이는 것 같다며 화장을 원치 않는 사람도 있다. 장례 후에 추모하는 방식 역시 매우 다양하다. 골분을 예쁜 병에 담아 보관하거나, 화분에 뿌리거나, 보석처럼 만들어 간직하기까지. 조영두 씨는 반려동물 장례를 시대상과 취향이 반영되는 ‘문화’라 이야기했다.“반려동물 장례는 상업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적극적으로 광고한다고 사람들이 선택하지도 않고 입소문도 강한 편이죠. 요즘 보면 반려인들의 슬픔을 악용해 고가의 장례 물품을 강매하는 경우도 많아 우려됩니다. 물론 소중한 반려동물을 위한 일이라면 얼마도 아깝지 않을 수 있지만, 과도한 건 문제이지요. 거품 없는 비용으로 제대로 장례를 치르는 분위기가 정착되길 바랍니다. 올바른 장례문화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려동물 장례 지도사최달순 씨 이야기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동물병원이나 미용실과 달리 평상시엔 전혀 가 볼일이 없는 시설이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방문하게 되니 더욱 낯설 수밖에 없으며 때론 의심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과연 반려동물을 소중하게 다뤄 줄까? 반려동물 장례 지도사 최달순 씨는 이 의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정갈한 복장에 진지한 표정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란 어떤 직업인가요?반려동물을 보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자식을 잃은 것과 같은 심정이듭니다. 제 역할은 예를 다해 장례 절차를 진행하며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것이지요. 현장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숨을 거둔 반려동물을 직접 안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죽은 아이를 만지기가 무서워서 손을 못 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경우 저희가 직접 댁으로 찾아가서 수습해 드립니다. 장례식장에 같이 가길 원하시면 모시고 와서 장례를 치르고 그렇지 않으면 댁에서 작별 인사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로 활동하려면 특별히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요저는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았지만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장례 교육을 따로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례의 의미와 지도사로서의 마음가짐, 펫로스같이 반려인들이 겪는 심정, 위생적인 부분 등 반려동물 장례에 대해 전반적으로 배웁니다.?? 이 직업은 어떻게 택하게 되셨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나이가 들면서 은퇴를 했는데 우연히 반려동물 장례 지도사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처음엔 죽은 동물을 차마 못 볼 것 같았는데 금방 익숙해지더군요. 이제는 산 아이보다 죽은 아이 만지는 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반려인이 보는 앞에서 다정하게 품에 안을 수 있을 정도로요. 제가 먼저 시범을 보이면 가족들도 대부분 꼭 안아 주십니다. 생각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시는 군요저도 반려동물을 좋아하고 또 떠나보내 봤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잘 압니다. 장례식장 안에 보면 작은 나무 조각에 메시지를 써 매달아 놓는 나무가 있는데요, 거기에 저희 강아지 것도 걸려 있습니다. 손님들 메달을 달아드리면서 ‘우리 아이도 여기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제가 눈물이 많은 편이라 그 이야기를 하면서 울곤 하는데, 같이 슬퍼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반려동물 장례 지도사가 단순히 장례 절차를 진행하는 직업이 아니네요손님이 원하는 방식에 맞춰 정성스럽게 장례를 치르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고로 죽은 동물의 경우 몸이 훼손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땐 풀어서 보여드리길 원하시는지, 아니면 그냥 진행할지 먼저 묻고 그대로 따르지요. 처음 장례식장에 오시면 믿고 맡겨도 괜찮을지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럴 땐 시설을 같이 둘러보면서 상세히 설명을 드리지요.? 손님들이 연세가 있는 지도사분들께 신뢰감을 더 느낀다고 들었습니다댁으로 직접 방문했을 때 그런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전에는 젊은 아기 엄마가 있는 집에 간 적이 있는데 주말 부부라 어린 두 딸만 같이 있더군요. 강아지도 4개월 아기였는데 그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엄마와 아이들을 장례식장으로 데려와 장례를 치르고 다시 집까지 같이 가는데 “친정아버지 보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어떤 사람이 와서 어떻게 할지 몰라 불안했는데 아버지처럼 편안하고 힘이 됐다고 합니다. 일하시면서 보람을 많이 느끼실 것 같아요요즘은 우편으로 연하장이 잘 안 오는 시대인데요. 제가 담당했던 손님들이 손 편지를 보내시곤 합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감사인사를 들을 때 가장 뿌듯하지요. 다들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덕분에 마음이 평온해졌다’더군요. 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반려동물 장례 지도사라는 직업에 관해 당부하고 싶으신 점이 있다면요호기심에, 혹은 일이 필요해서 왔다가도 적성에 안 맞아서 그만두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동물을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제일 중요하고 필요한 건 인성,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 STORY | 2015-05-04 09: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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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성마비 고양이 미래 이야기
- INTERVIEW특별한 고양이의 소소한 일상뇌성마비 고양이 미래 이야기 “저는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미래 아빠가 아니죠. 아저씨라고 얘기합니다.” 툴툴대듯 말하면서도 휴대폰 첫 화면은 미래 사진으로 해 놓은 이 남자, 뇌성마비 고양이 미래의 아빠… 아니 아저씨인 김혁 씨다. 온종일 바닥에 누워 있는 미래의 시선이 궁금해, 같은 위치와 각도로 카메라를 놓고 촬영해 보기까지 하는 그. 이 정도면 호칭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사진 한 장에서도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데 말이다. 미래와 5년째 같이 살고 계시죠. 처음 미래 보셨을 때는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요미국 출장 중에 아내의 전화를 받았어요. 제 딸 진아가 고양이를 데리고 왔는데, 서지도 앉지도 못한다더군요. 평소 고양이를 키우자고 조르던 참이었는데, 마침 미래가 온 거죠. 우리 집에서 기르는 건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보호소에 데려다주라고. 저는 그 당시 동물들이 보호소에 가면 잘 먹고 잘사는 줄 알았거든요. 안락사요? 생각도 못 했죠. 어쩌다 마음을 바꾸게 되신 건가요?아내가 어디 보낼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어요. 와서 보니까, 말 그대로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하는 고양이더군요. 그런 애를 어떻게 하겠어요. 그냥 데리고 살아야지요. 입양 결심하기까지 고민되지는 않으셨어요?입양을 하고 안 하고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딱 하룻밤 생각했는데요, 우리도 싫어서 보낸 애가 동물 보호소에 가면 천덕꾸러기밖에 더 되겠어요. 그러다 죽겠구나 싶더군요. 만약 멀쩡한 고양이였다면, 주변에 기르고 싶은 사람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을 거예요. 그래도 장애동물 입양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큰 용기를 내셨네요다른 사람들도 아마 그렇게 했을 거예요. 제가 특별한 건 아닌데 대단하다거나 미래가 운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글쎄요, 우리 집 식구들이 남들보다 조금 더 측은지심이 있나 보지요. 크게 의미 부여는 안 하려고 합니다. 장애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한 듯해서요. 물론 측은지심이 동기유발은 되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내가 우월해서 봐 준다’는 느낌이잖아요. 측은지심에서 시작해 배려로 이어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배려는 희생이 담보되어야 하거든요. 제가 미래보다는 먹이를 쉽게 구하고, 미래에게 내어 줄 공간도 가지고 있으니까.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어도 감수해야죠.? 미래를 만난 첫날부터 지금까지 블로그에 ‘뇌성마비 고양이 미래 이야기’를 연재하고 계시죠?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기 위해서 하는 일이에요. 딸한테는 ‘싫증 났다고 장난감처럼 버리지 말라’고 다짐을 받았어요. 저는 제 블로그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니까 미래 이야기를 일기처럼 쓰겠다고 했습니다.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죠. 그러면 나중에 어디 갖다 버렸다고 할 순 없으니까요.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두 번 글을 올리는데 4~5일 동안 잠잠하면 메일과 쪽지로 ‘미래 잘 있느냐’, ‘어디 아픈 건 아니냐’ 연락이 옵니다(웃음). 꾸준히 글 쓰고 사진 찍어서 올리는 게 쉽지 않으실 텐데요약간 후회한 적도 있습니다. 특히 작년 몇 달 동안은 사업이 힘들었는데, 그런 상태에서는 의무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렇지만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고 저도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재미있기도 해서 취미처럼 된 것 같습니다. 미래가 오고 나서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네요집사람이 저한테 많이 유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제가 원칙적인 면이 있어서 틀린 건 꼭 짚고 넘어가거든요. 꼬장꼬장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그런 면이 미래가 온 후로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예전엔 애들 기저귀 가는 것도 싫어했어요. 근데 미래 똥은 제가 치웁니다. 고양이 똥 냄새 아주 지독하잖아요. 집사람이 신기하다고 그래요. 자녀분들도 예뻐하시는데 왜 그런 차이가 있을까요?저도 그걸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누구 말마따나 ‘미래가 예뻐, 진아가 예뻐?’ 물어보면 누가 ‘고양이’라고 하겠어요. 제가 미래한테 책임감을 느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미래 보면 가슴이 아파요. 제가 그냥, 그렇게 해 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둘째 아드님의 시각장애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영향도 있는 게 아닐까요?안 그렇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그것 때문에 정말 힘들었고 삶이 완전히 바뀌었으니까요. 둘째는 시각장애 5급이에요. 하지만 일반 학교도 다녔고, 지금은 대학교 4학년입니다. 그 아이가 미래를 유별나게 좋아해요. 그 모습을 보면 참 운명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미래도 자식처럼 느껴지시는 건가요?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고 자식보다 덜한 건 아니고, 오히려 자식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우리 집에 있는, 제가 보살펴야 하는, 그냥 고양이죠. 그 고양이가 정말 좋은 겁니다. 그뿐이에요. 저도 항상 생각합니다. ‘얘는 왜 예쁠까? 잘 생긴 건가?’하고 다른 고양이들과 비교해 보니까, 아주 밉게 생기진 않았더라고요. 그렇다고 특별한 품종도 아니고 그냥 고양인데, 이유 없이 예쁜 겁니다. 아무리 박색이어도 제 새끼면 다 예뻐하잖아요.? 평범한 고양이어도 똑같았을까요?우리 집에서 길렀으면 미래만큼 예뻐했겠죠. 하지만 미래가 조금 더 특별한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항상 우리 눈앞에 있잖아요. 미래는 싫겠지만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지 잡을 수 있고, 미래가 우리한테 기대는 부분도 분명 있고요. 가족들한테 의지하고 소통을 원하고 이런 것들이 다른 고양이들과는 다르지요. 미래를 키우기로 한 걸 후회하신 적은 없으세요?없습니다. ‘후회하나?’ 자문해 보면 아니에요. 그리고 지금 후회한들 뭐하겠어요. 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닌데요. 그럴 마음도 없지만요. 무서운 상상은 가끔 해 보죠. 우리 집 식구가 없다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아버지가 고령이신데 혹여 언젠가 슬픈 일이라도 생기면 미래 혼자 집에 둘 수 있을까. 다른 방법을 찾긴 하겠지만,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든든한 가족이 있어 미래가 참 행복할 것 같아요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긴 하는데, 과연 미래도 그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미래를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너는 행복한 고양이냐?’ 물어보죠. 뇌성마비인데도 우리가 미래를 예뻐해 주니 행복하다고 볼 수도 있죠. 바깥에 팽개쳐져 있는 것보다는 당연히 낫겠지만, 본질적으로 행복한가에 대해 고민하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우리 식구들이 미래 덕분에 행복감을 느끼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요. 아내는 ‘진아 동생을 낳아도 이렇게 예쁠까?’ 할 정도로 미래를 좋아하고요.? 안타깝게도 장애동물 이야기 하면 사람 장애도 어쩌지 못하는데 동물 장애까지 어떻게 신경 쓰냐고 하잖아요노골적으로 면전에 대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런 시선은 분명히 있어요. 저는 우리 미래의 역할이 고양이에게도 이런 장애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워서 숨기든 너무 적어서 찾지 못하든 간에, 우리 사회에는 알지 못하니 배려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많잖아요. 저는 동물, 그중에서도 장애동물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장애가 있는 동물을 위해 집을 지어 주고 돈을 내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할 수도 없는 일이죠. 그저 고양이도 척추동물이라 뇌성마비가 될 수도 있고, 거기에 작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장애동물에 관한 바람이 있다면요장애는 더러운 게 아닙니다. 자기가 선택하는 것도 아니고요. 측은지심과 배려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미래 이야기를 정리해서 유투브에 영상을 올리거나 동화책을 한번 써 볼까 싶기도 합니다. 미래가 똑바로 걷지 않기 때문에, 누워있기 때문에 갖는 장점을 내용으로 해서요. 결국은 이 모든 게 다 미래가 예뻐서 하는 일이겠지요.? CREDIT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김혁, 펫토그래피?
- STORY | 2015-05-04 09: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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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거기에 있었다
- 고양이와 산책을그들은 거기에 있었다 글 김철수·한은주 사진 김철수 나는 고양이들이 지상에 내려온 영혼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나는 고양이들이 밑으로 빠지는 일 없이 구름 위를 걸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 쥘 베른 -? “부르면 와요?” 고양이와 산책을 할 때마다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부르면 와요? 한 번 불러 봐요. 오나 안 오나 보게.”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이런 질문 앞에서는 좀 난감해진다. 부르면 오냐고? 거의 안 온다.가끔, 정신 팔렸을 때나 사정거리 내에서 벗어났을 때만 힘차게 달려온다. 이런 경우는 가뭄에 듬성듬성 콩 나듯, 아주 가끔 일어난다.? 자연에서 본능대로 살아가야 할 그들이 자연을 만나는 시간이다.비의 소리를 듣고, 바람에게 길을 물었다. 삶 두 개가 서로 다른 공간에 놓여 있다는 것이 마치 기적 같다.어느 순간, 뜻밖의 위로를 받는다.? 봄을 기다린다. 무심하게 그냥, 그들은 거기에 있었다.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5-05-04 09:3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