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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6 12: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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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6 12: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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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6 11: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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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6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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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이 있는 메인쿤
- 당신의 고양이는 반전이 있는 메인쿤 든든하겠다. 다부진 체격을 보니 그렇다. 네 발을 단단히 내려 디딘 모양새도 범상치 않다. 이목구비는 또 어떤가. 이마와 직각에 가깝게 뻗은 콧날이 주둥이로 이어지며 강인한 인상을 만든다. 그런데 알고 보면 외모와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데……. 반전이 있어 더 끌리는 고양이, 메인쿤을 말한다. 크고 아름다워 메인쿤은 듬직하게 생겼다. 일단 덩치가 크다. 세상에서 가장 긴 고양이로 2006년 기네스북에 오른 고양이가 메인쿤이었단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고양이의 길이는 1m 20cm에 달했다고 한다. 뼈도 튼튼하다. 직사각형의 몸은 균형이 잡혔고 근육이 발달해 더욱 단단해 보인다. 중대형의 고양이답다. 외모도 마찬가지. 야성미가 넘쳐 덩치에 어울린다. 입을 굳게 다물면 네모난 주둥이가 무게감을 더하고, 커다랗고 높게 자리 잡은 두 귀가 빠릿빠릿한 느낌을 준다. 간혹 귀 끝 부분에 장식털이 길게 나 있는 경우도 있는데 야생의 느낌을 배가시킨다. 사실 장식털은 메인쿤의 자랑이다. 귀의 아랫부분부터 시작해 목으로 내려오는 장식털은 풍성하며 아름답다. 덕분에 메인쿤은 늠름한 고양이 그 자체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크고 아름다운 고양이에게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과거가 있다는데…….?쥐를 잡자 쥐를 잡자 조그만 쥐를 잡는 메인쿤, 상상이 되는가. 아, 강아지만한 쥐도 있다고 하니 쥐의 종류에 따라 다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쥐잡이 고양이라니. 의외인 것은 분명하다. 거기다 생김새와 다르게 온순하고 상냥한 성격이라고. 앞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이라 나뭇가지를 주워 올리기도 한다는데 믿을 수가 없다. 커다란 덩치를 해서는 고 앞발로 쪼물쪼물이라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 고양이. 알면 알수록 빠져든다. 메인 주의 사람들도 그렇지 않았을까. 메인쿤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메인 주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1850년경, 쥐잡이 용으로 반려됐지만 1800년대 후반부터는 집고양이로 미국 전역에서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미국을 대표하는 고양이 종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미국에서 열린 첫 번째 캣쇼에서 베스트 캣으로 뽑힌 것도 무리는 아니다. 고양이하면 역시 눈. 메인쿤의 눈동자는 골드에서 골드계열의 그린, 카파 색이 있다. 흰 고양이라면 파란 눈동자를 하거나 오드아이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털색이나 모질은 태비를 비롯해 약 서른 종류가 공인되었고 그 중에서도 브라운 클래식태비가 일반적이다. 메인쿤은 이렇게 다양하다. 각양각색의 메인쿤이 앞발을 날래게 움직이면서 쥐를 잡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잔인한 장면은 자체 검열하는 것 잊지 말길. 반려하지 않겠는가 반하긴 이르다. 메인쿤의 진정한 심쿵포인트는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 말이다. 이 고양이의 꼬리를 주목하라. 무언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빙고! 힌트는 이름 ‘쿤’에 있다. 바로 너구리 라쿤(Racoon). 너구리를 닮아 고양이와 야생너구리 사이에서 나온 동물이 메인쿤이란 농담도 있다. 실은 영국에서 건너온 긴 털 고양이와 메인 지역에서 살던 짧은 털 고양이가 교배해 나왔다는 게 정설이지만 말이다. 아무려면 어떤가. 기원이 어떻든 그 풍성한 꼬리는 여전히 매혹적이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꼬리를 만나면 당장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길 게 분명하다.메인쿤과 함께 살면 매일이 놀람의 연속이겠다. 험상궂은 근육맨 볼에 팬 보조개처럼, 당신의 고양이, 참 매력 있다.
- STORY | 2014-11-26 12: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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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보다는 고양이를 위한 곳
- 사람보다는 고양이를 위한 곳유기묘 고양이카페 지구정복을 꿈꾸는 고양이 고양이의 인기와 더불어 고양이카페도 시내 곳곳에서 눈에 들어온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쉼터 고양이카페. 그러나 정말이지 사람만을 위한 공간일 뿐, 카페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를 위한 마음은 별반 느껴지지 않는 곳이 허다하다. 과연 고양이카페는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할까? 그 생각을 뒤집는 고양이카페, 지구정복을 꿈꾸는 고양이를 방문했다.글 이대훈 사진 박민성 사랑하는데 이유가 필요할까 지난 9월 말, 한국외국어대학교 앞에 문을 연 고양이카페 ‘지구정복을 꿈꾸는 고양이’, 그런데 카페는 입구에 들어선 순간부터 여타의 고양이카페들과는 다른 인상을 풍긴다. 꽤 널찍한 공간 안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은 열 개 남짓. 대부분 작은 2인용 테이블인데도 수가 그것뿐이다. 게다가 카페 한가운데에는 테이블 대신 고양이가 뒹굴 수 있는 카펫과 커다란 캣타워가 놓여 있다. 카페를 연 조아연 씨에게 어째서 이런 배치냐고 물었다. 그녀의 대답은 인상처럼 시원시원했다.“고양이 카페라는 이름이라면, 고양이를 먼저 생각해야죠.” 같은 장소에서 바(Bar)를 운영했다는 그녀가 잘나가던 가게를 접고 고양이카페를 오픈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이유도 마찬가지로 명쾌하다.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라는 이유다.“저는 원래 강아지에게 빠져 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강아지는 항상 제 곁에 있었을 정도로요. 그러다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에게 먹이도 주고 스티로폼으로 집도 만들어 주고 하다가 고양이에게 빠져 버린 거죠.”그렇게 시작된 고양이에 대한 관심은 유기묘 보호소에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커졌고 지금은 이렇게 고양이카페까지 열게 됐다.고마운 고양이들을 위해 조아연 씨에게는 카페 운영을 위한 철칙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절대 간식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 고양이 간식 판매는 카페 이윤에 큰 비중을 차지할 텐데 어째서 판매하지 않겠다는 걸까?“손님들이 주는 사료를 받아먹기 시작한 아이들은 영양제가 든 사료를 안 먹거든요. 맛이 없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아이들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에요. 그럼 눈병 생기고 털 다 빠지고…….”고양이들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상업적인 이유만으로 간식을 파는 카페들이 자신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아연 씨는 말한다. 두 번째 철칙은 카페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도 고양이들의 건강을 위한 이유다. 가게 천장을 둘러싼 네 개의 환풍기가 조아연 씨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그녀의 고양이를 위한 마음이 드러나는 설치물이 한 가지 더 있다. 넉넉잡아 카페 공간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고양이 격리실이 바로 그것이다.“임신묘 때문에 만든 공간이에요. 전부터 항상 임신한 고양이들이 마음에 걸렸거든요. 조그맣게 만들려는 인테리어 아저씨에게 무조건 크게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여기는 손님들이 아니라 고양이를 위한 공간이라고요.”지금은 비어 있는 격리실이지만 이제 곧 추운 겨울이 오면 아마도 새끼를 낳을 어미 고양이들로 가득 찰 공간이다.유기묘의 재입양을 위해서 고양이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시기 조아연 씨는 ‘아 내가 아니면 안락사 당하겠구나’싶은 아이들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처음엔 사연 많은 그 유기묘들을 임보차 집에서 보살피던 그녀는 지금, 아이들과 함께 고양이카페를 차렸다. 그냥 고양이카페가 아닌 유기묘 고양이 카페를 말이다.그녀가 카페를 운영하는 목표는 단 한 가지, 카페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재입양 보내는 것이다.“여기는 어찌 됐든 간에 고아원이에요. 한 번 버려졌던 아이들을 재입양 보내려고 카페를 차린 거죠. 그런데 저는 아이들을 입양 보낼 때 꼭 그런 이야기를 해요. 파양하셔도 된다고. 조금이라도 고양이가 귀찮게 느껴지면 파양하시라고. 그러지 않으면 욕먹을까 두려워서 몰래 유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것 보다는 파양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다른 가족을 찾을 수 있죠.”아무리 카페가 고양이들에게 살기 좋은 곳이더라도 아이들에게는 정말로 끈끈한 가족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조아영 씨였다. 유기묘라고 해서 사람을 피하거나 사람에게 공격적일 것이라 생각하는 건 괜한 오해. 카페의 아이들은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필요로 한다. 다만 사랑받고 싶어서.고양이를 사랑하고 고양이와 함께하고 싶은 이라면 지구정복을 꿈꾸는 고양이에 한 번 방문해도 좋겠다. 지구정복은 아닐지 몰라도 가족을 꿈꾸고 있을 고양이와의 멋진 묘연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 STORY | 2014-11-26 12: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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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에 네가 인간이라면
- 만약에 네가 인간이라면영화 <미노스> 어린 시절 책장에 꽂혀 있던 세계명작동화에는 참 신기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건, 개구리나 잉어 등 동물이 사람으로 변하는 이야기였다. 어느 나라의 동화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심지어 코끼리가 덩치 큰 사람으로 변하는 동화도 있었다. 영화 <미노스>는 그런 기억 속 동화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그것도 매력적인 고양이가 사람으로 변하는 이야기를. 글 이대훈 일러스트레이션 육선영 부족하기만 한 기자 티브 이따금씩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만약에, 지금 내 곁에 있는 네가 사람이라면 어떨까. 어느 날 네가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이 되어버린다면 우리는 더 친해지게 될까, 아님 틀어질까. 사람이 된 네가 고양이일 때의 습성을 몽땅 다 갖추고 있다면 말이다. 고양이인 지금처럼 날렵한 몸매와 꽃피는 애교, 게다가 놀라운 운동신경까지 모두. 아, 고양이 시절의 미모도 빼먹으면 안 되겠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이런 상상의 한 가지 답을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빈센트 발 감독의 2001년 작 <미노스>가 바로 그 영화다. 마치 한 편의 동화를 읽는 듯한 네덜란드 영화 <미노스>에서는 사람이 된 암고양이 미노스와 신문기자 티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마을 신문사의 기자 티브는 직업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뉴스’를 취재해 오는 것이 아니라 매번 취재해 오는 것은 고양이가 임신했느니 어쨌느니 하는, 말하자면 ‘쓸데없는 것들’ 뿐이다. 때문에 언제나 직장 상사로부터 꾸지람 듣기 일쑤.그런 탓에 신문사를 그만둬야 할 위기에까지 처한 티브가 제대로 된 취재를 하지 못하는 데는 결정적인 이유가 한 가지 있다. 낯가림이 있는 성격이 바로 그것이다. 낯가림이 무척이나 심한 그는 뉴스거리의 취재 대상에게 쉽사리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당연히 뉴스 취재도 힘들다. 세상을 보는 눈 역시도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하는 능력만큼이나 협소한 티브는 정말이지 기자로서 빵점이다.하지만 기자라는 사회인으로서가 아니라 생활인으로서의 그를 평가해 보자면 그래도 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살아가는 생활 반경 안의 사람들과의 관계는 보통 이상으로 좋은 티브다. 사실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데는 그렇게까지 넓은 범위의 사람들이 필요하지는 않을지 모른다. 다만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할 뿐. 그에게는 그런 사람들이 여럿 곁에 있다. 퍼즐조각처럼 딱 맞는 짝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완벽한 짝이란 과연 어떤 존재일까? 아마도 그건 내가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이 채워주고, 상대방의 비어 있는 부분을 내가 채워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지 않을까. 마치 직소퍼즐처럼 들어간 곳과 나온 곳이 딱 들어맞는 사람 말이다. 티브에게 찾아온 미노스는 어쩌면 그의 완벽한 짝일지도 모른다.공장에서 흘러나온 화학 약품을 잘못 먹어 사람이 되어버린 암고양이 미노스. 그녀(?)는 정어리 냄새에 홀려 한밤중에 들어간 집에서 티브와 조우하게 되고, 맛있는 정어리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는 그와 조금씩 친해져 간다.고양이였던 그녀의 능력이 발현되는 것도 그와 만나고부터다. 미노스는 고양이였던 시절 동네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보았거나, 건물의 지붕 위 수많은 고양이들에게 들은 뉴스거리들을 티브에게 전해 준다. 밖을 잘 돌아다니지도 않고 그저 방 안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시답잖은 기사만 쓰는 그에게 이보다 더 잘 맞는 짝이 또 있을까?미노스의 제보로 신문사의 인기 기자가 된 티브. 미노스는 어시스턴트라는 이름으로 그와의 한집 생활을 시작한다. 방 한구석의 상자에서 살면서 말이다.네가 주는 수많은 것들좁은 공간 안에서 누군가와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이 가족인 경우에도 그렇고 정말 친했던 친구 사이에서도 그렇다. 함께 살면 서로 멀어지게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미노스와 티브와의 관계도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겉모습은 사람이지만 여전히 고양이의 습성이 남아 있는 그녀는 골칫거리가 되어 간다. 낮에는 잠을 자고 주로 밤에만 활동하는 미노스 때문에 티브는 신경 쇠약에 걸리기 직전이다. 길고양이였던지라 사람을 대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그녀에게 심부름 하나 시키기도 어렵다. 게다가 생선 냄새만 맡으면 주변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곳으로 달려들기까지 하니, 그런 모습에 결국 티브의 인내심도 바닥나 버리고 만다.하지만 미노스라고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로서 타고난 본성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자신을 거두어준 티브인데 폐만 끼치는 것 같아 그녀 역시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와의 갈등이 계속 깊어지기만 하는 미노스에게 지붕 고양이들의 리더 회색 암고양이는 말한다. 티브의 집에서 나와 예전처럼 자유롭게 살라고. 고양이에게는 자유로운 생활이 더 어울리는 법이라고. 어쩌면 그녀의 말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자유로운 고양이와 자유롭기에는 제약이 너무나 많은 인간은 어쩌면 함께 사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일인지도. 결국 미노스는 티브의 곁을 떠난다. 마지막 선물인 특종 기사 거리를 하나 남겨 두고서.그녀의 모습이 사라진 뒤, 자기 옆의 빈자리를 바라보던 티브는 그제야 자신에게 그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던지 깨닫는다. 그녀가 가져다 줬던 기사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동네 고양이가 새끼를 무려 네 마리나 낳았다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던 기억, 고양이를 괴롭히는 악당을 그녀와 함께 물리치던 기억들……. 그런 기억들이 미노스가 남긴 소중한 선물이었다.영화의 결말이 어떨지 한 번 짐작해 보겠는가? 힌트는 동화 같은 영화라는 것이다. 왕자와 공주가 만나 결국 결혼에 골인하는 동화처럼, 영화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을 맺는다.
- STORY | 2014-11-26 1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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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고양이란
- 아름다운 고양이란캣쇼 심사위원 이선희 2014년 8월 31일, 한국인 최초의 캣쇼 공인 심사위원이 탄생했다. 11월 22일 일본에서의 데뷔 쇼를 앞두고 있는 이선희 씨. 브리더(특정 품종을 전문적으로 키우는 사람)로 시작했고 캣쇼 심사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자 고양이를 사랑하는 한 사람인 그녀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고양이란 어떤 모습일까.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러블미 심사위원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장장 14년이 걸렸다고 들었어요. 원래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요우리나라처럼 캣쇼가 자주 개최되지 않는 지역이라면 힘든 편입니다. 캣쇼 참가 횟수나 그랜드 챔피언 이상의 고양이 배출 여부, 다른 품종을 브리딩한 경력 등 자격 요건이 많거든요. 지금은 캣쇼가 1년에 3~4회 정도 열리지만 예전에는 그보다 적어서 조건 갖추기가 어려웠어요.그럼 그전엔 브리더셨군요. 캐터리(브리더의 계획 하에 번식이 이루어지는 곳)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신 건가요?어렸을 때부터 집에 늘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결혼하고는 키우지 않았는데 아이가 세 살 쯤 되니 역시 반려동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 문득 어린 시절 저희 집에 자주 나타나던 길고양이가 떠올랐습니다. 그 아이를 무척 예뻐했던 터라 고양이를 키우기로 하고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러시안블루를 봤어요. 생전 처음 보는 고양이였는데 한눈에 반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고양이가 있었구나 싶었지요. 키우고 싶다는 열망이 들었습니다.10여 년 전이면 국내에는 캐터리가 거의 없었을 텐데요네. 러시안블루 수입업자를 통해서 한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사진하고 많이 달랐어요. 실망했다기보다는 놀랐지요.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고 순혈종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제 눈으로 꼭 한번 러시안블루를 보고 싶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더군요. 이럴 바엔 스스로 브리더가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그전까지는 고양이와 전혀 관련 없는 삶을 사셨군요이런 길을 걸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브리더가 되려고 해외 브리더들에게 이것저것 문의했는데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빴습니다. 이메일을 보내면 한국은 보신탕을 먹지 않느냐는 답변을 보내는 분들도 있었고 아예 답장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였어요. 지극정성 끝에 일본의 한 브리더로부터 러시안블루 한 마리를 받게 됐습니다. 그 후 고양이에 뜻이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KOCC(한국캣클럽)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한국 최초의 캣쇼를 개최했지요.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네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고양이를 좋아하는 마음이 원동력이 됐어요. 원래 동물을 예뻐했지만 고양이는 정말 저랑 성격적으로 딱 맞았거든요. 고양잇과 동물의 우아한 아름다움에 빠지고 나니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기가 힘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브리더를 하시다가 심사위원이 되기로 결심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의무감이 컸어요. KOCC는 비영리적 클럽으로 자원봉사와 갹출로 운영되는데요, 캣쇼 개최를 위해 외국 심사위원을 초청하면 비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심사위원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었어요. 캣쇼 공인 심사위원이 되기 위한 조건이 20~30개 되는데 그나마 제가 조건에 근접한 사람이었고요. 한국에서는 갖추기 불가능한 조건이 몇 개 있어 TICA(국제고양이협회)와의 협상 끝에 2011년부터 심사위원 트레이닝을 시작했습니다.수업을 받는 건가요?거의 자습이에요. 여러 가지 규칙과 유전학, 심사 기준 등에 대해 공부하고 시험도 치러야 합니다. 제가 소속된 TICA에서 공인한 품종이 60개 정도 되는데 각 품종마다 기준이 다르니 전부 외워야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에요. 캣쇼에 나가서 고양이들을 많이 보고 계속 배워야 제대로 심사할 수 있습니다.캣쇼란 한마디로 어떤 행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그 품종의 기준에 누가 더 알맞으냐를 경쟁하는 자리입니다. 해당 묘종만의 독특함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지요. 심사 도중 장난감도 흔들더라고요얼굴 모양이나 몸길이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새끼 고양이들은 캣쇼에 익숙하지 않으니 몸을 움츠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보면 자연스럽게 몸을 펴지요. 단모종 같은 경우에는 활동성에 따라 추가 점수가 있을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는 팬서비스입니다. 캣쇼에 오는 즐거움 중 하나가 자기 고양이가 사람들 앞에서 귀여움 받는 거거든요. 잘 노는 걸 보면 뿌듯하고 관람객들도 그런 모습 보면서 고양이를 더 좋아하게 되고요.단순히 경쟁만을 위한 자리는 아니군요고양이 키우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한도 끝도 없이 수다를 떨잖아요. 캣쇼 때도 그래요. 심사에 나가야 하는데 모여서 이야기하느라 순서를 놓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나오라고 방송하면 그제야 뛰어나가죠. 흥겨운 분위기예요.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나요?중성화 수술을 완료한 고양이들이 나오는 분야가 있습니다. 많은 반려묘들이 중성화 수술을 받으니 일반 반려인분들을 위한 참가 부문이라 할 수 있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집중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즐겁게 놀다 가시면서 캣쇼가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서요. 코리안 쇼트헤어도 캣쇼에 나갈 수 있는지요?물론입니다. 하우스홀드 펫(Household Pet) 분야에서 심사받을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코리안 쇼트헤어, 줄여서 코숏이라고 부르는 고양이들을 외국에서는 하우스홀드 펫이라고 해요. 그 나라의 기후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거의 다 비슷하게 생겼습니다.코숏의 심사는 어떻게 보나요?기준이 따로 없기 때문에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건 건강함이고 두 번째가 독특한 아름다움이에요. 건강한 아이들은 털에 윤기가 있고 눈빛에 생기가 돕니다. 고양이 스스로 만족스럽게 살고 있는 티가 나는 게 제일 중요해요. 기준이 없다 보니 결과가 주관적일 수 있는데 신기하게 심사위원들끼리 의견이 일치할 때가 많습니다. 예쁘다고 생각하는 건 다들 비슷한 것 같아요.코숏이 실제로도 많이 참가하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안타깝게도 거의 없습니다. 맨 처음 캣쇼 시작했을 때가 오히려 많았지요. KOCC를 처음 만들었을 때 순혈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애묘인들이 많아서 코숏도 캣쇼에 나와 달라 독려했고 많이들 참가해주셨거든요. 외국에서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 아쉽습니다.순혈종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북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그렇지요. 적절한 표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영어로는 퓨어브리드(Purebreed)와 페디그리(Pedigree)이라는 말을 쓰는데 저는 혈통서가 있는 고양이를 뜻하는 페디그리 캣이 맞다고 봐요. 혈통 고양이는 외모가 아니라 혈통서로 판별하거든요. 순혈종이라는 건 유전적으로 성격과 외모가 굳어진 고양이를 의미하지 그 외엔 특별할 게 없습니다. 품종이라는 게 꼭 있어야 할까요?사람마다 심미안이 다른데요. 품종마다 특징적인 모습과 성격이 있다 보니 본인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가까울 확률이 높지요. 눈길이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물론 브리딩이 인위적인 방식이라는 의견도 맞습니다. 그렇지만 고양이는 이미 반려동물의 길을 걷고 있잖아요. 인간의 기호에 맞게 변했고 사람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니 야생동물과는 다르지요. 어느 게 더 좋다, 필요하다가 아닌 다양성으로 인정해주셨으면 합니다. 브리더는 그 과정에서 품종이 가진 특징을 유지하고 나아가서는 발전시키는 사람으로서 반려인들에게 선택의 한 부분을 제공하는 것이고요.사실 브리더에 대한 안 좋은 인식도 많지요어떤 목적을 가졌느냐에 따라 명망 있는 브리더가 될 수도 있고 흔히 이야기하는 업자가 될 수도 있어요. 캐터리 브리더들은 대부분 직업이 따로 있기 때문에 고양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길 필요가 없습니다. KOCC도 비영리성과 학구적인 분위기를 계속 지켜나가고 있고요. 그런 전통이 이어져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랬으면 합니다.브리더든 업자든 수익이 목적이라는 이야기도 많더군요. 속상하실 것 같습니다돈 때문에 하는 일이라면 브리더들이 3년에 두 번 번식을 시킬 이유가 없지요. 고양이는 1년에 네 번까지도 임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윤을 얻고자하는 순간 그럴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면 복지는 엉망이 돼요. 고양이가 오래 살기 힘듭니다. 브리더를 해서 아이들 사료 값만 댈 수 있어도 다행이고 대부분은 비용을 들여가며 해요.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니 그에 대해 불평하는 브리더도 있어서는 안 되고요. 아, 그런지는 미처 몰랐습니다단순 계산으로 한 마리에 얼마씩 분양하면 1년에 얼마 벌겠다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아이들 관리비용 대기도 빠듯해요. 한번 아프면 병원비가 어휴……. 남들 은 돈방석에 앉는 줄 알지만 가족들 눈에는 똥더미 위에 앉아있는 거예요(웃음). 혹시 그렇지 않은 브리더들이 있더라도 도매급으로 보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그간 수많은 고양이를 보셨지요. 심사위원님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고양이는 어떤 모습인가요고양이는 다 예뻐요. 생명은 다 아름답고 사랑스럽지요.심사 기준과는 별개인 건가요?제가 맨 처음에 러시안블루인 줄 알고 데려왔던 고양이의 이름이 아롱이에요.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었지만 제일 사랑한 건 그 아이였습니다. 희귀병에 걸렸는데 나이가 만으로 열세 살이라 수술할 수가 없다고 해서 고통을 경감하는 치료만 하다 재작년에 떠났어요. 아롱이 생각만 하면 아직도 눈물이 납니다. 어떤 품종에 열정을 가지고 브리딩하는 것과 자기 고양이를 사랑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에요. 꿈꿔왔던 완벽한 고양이가 태어난다고 해서 그 애를 가장 사랑하진 않아요. 고양이를 사랑하는 건 그냥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조건도 이유도 없지요.그러고 보니 품종이냐 아니냐를 사랑과 연관 지었던 것 같네요그럴 때 안타깝습니다. 굳이 그렇게 나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품종묘 키운다고 길고양이한테 “어머, 똥고양이네”하지 않거든요. 브리더들도 고양이라면 다 좋아해요. 캣맘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애묘인들끼리 힘을 모아서 더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고 보호하는 문화를 정착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STORY | 2014-11-26 11: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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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 태어난 고양이
- THINK SO가을에 태어난 고양이 글·사진 종이우산 겨울로 접어드는 이 계절에도 골목에서는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나고 있다. 날이라도 따뜻하면 걱정을 덜 텐데 하루하루 차가워지는 바람을 피해 엄마 품을 파고드는 아기 고양이들을 보면 항상 마음이 무겁다. 어쩌자고 지금 태어났니, 어쩌자고 지금 새끼를 낳았니 푸념해 보지만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누운 그 모습을 보면 태어난 것도, 낳은 것도 선택이 아니었음을 안다. 밥이라도 넉넉히 퍼주자, 추운 건 어쩔 수 없어도 배곯는 건 어찌 해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조금씩 더 챙기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기 고양이들이 있는 골목에서 다른 누군가가 준 밥그릇이 자주 보인다는 것. 아마도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올 겨울,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이 힘을 내길 바라며 가을에 태어난 고양이들을 조금 더 응원해야겠다. CREDIT글 사진 종이우산 (rara1733.tistory.com)사진 블로그 앙냥냥월드를 운영하며, 포토에세이 <행복한 길고양이>를 펴내고 두 번의 전시회도 열었다. 10년 후 길고양이들의 삶이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지기를 꿈꾼다는 그는, 현재 네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 STORY | 2014-11-26 11: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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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빚다. 보이보이 김민아
- 마음을 빚다보이보이 김민아?아름다운 너의 모습을 떠올리며 꾹꾹 흙을 매만진다. 뭉툭했던 반죽이 어느새 도톰한 입매로, 예쁜 콧날로, 날렵한 귀로 다시 태어난다. 갈라질까 깨질까 조심스레 쓰다듬는 손길. 정성을 담아 색을 덧입히고 마침내 눈동자를 그린다. 그 순간 반짝, 어여쁜 고양이 한 마리가 눈을 뜬다.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김민아 고양이 특유의 곡선미“와~ 예쁘다. 정말 귀엽네.”보이보이 공방 김민아 작가는 보자마자 감탄사가 나오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녀의 주요 작품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도자기 인형. 이집트 인형·마트료시카·병정인형 같은 전통 인형에 고양이의 얼굴을 더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뽀얀 얼굴에 색색의 눈을 빛내는 고양이 인형들은 그녀의 바람대로 아름다움 그 자체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어요. 도자기를 전공하면서도 다른 사물보다 동물을 만드는 게 재밌더라고요. 개나 원숭이도 해봤는데 고양이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 하나하나가 정말 곱거든요.”김 작가가 동글동글한 느낌을 좋아하는 터라 그녀의 고양이 인형들은 스코티쉬 폴드처럼 둥근 얼굴을 하고 있다. 잘 익은 복숭아 같은 볼. 귀엽게 부풀어 오른 입. 한번쯤 만져보고 싶은 분홍 코까지. 얼굴 구석구석이 붓으로 한 번에 그린 듯 매끄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졌다. 김 작가가 공방이자 브랜드 명을 ‘보이보이’라고 지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말랑말랑한 발음이 좋아 그렇게 만들었다고. 반려동물들의 이름인 ‘밍몽이’나 ‘모모찌’도 마찬가지. 그냥 동그란 게 좋다는 김 작가도 어쩐지 비슷한 이미지다. 작가와 작품은 닮는 것 같다는 그녀의 동그스름한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걸린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김민아 작가의 도자기 인형이 아름다운 이유가 단지 고양이의 타고난 외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그녀의 작품이 더욱 특별해 보이는 게 아닐까. 김 작가는 현재 얼룩이·니야·빵떡이, 총 세 마리의 반려묘와 생활하고 있다. 집에서도 작업실에서도 언제나 고양이들과 함께이다.“원래는 쭉 강아지만 키웠어요. 그런데 어느 날 공원에 갔다가 화단 중간에서 울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집으로 데리고 와 얼룩이라 이름 짓고 키우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고양이에게 푹 빠졌죠. 이 녀석이 처음엔 애교를 부렸는데 시간이 지나니 까칠해지더라고요. 살려고 그랬나 봐요(웃음). 근데 거기서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오라고 하면 안 오지만 한 번씩 와서 애교부리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어요.”니야와 빵떡이는 주인은 있지만 제대로 보살핌 받지 못하던 동네 고양이들이었다. 김 작가가 거둔 후로 사랑받게 된 걸 알았는지 매서웠던 눈빛이 어느새 선하게 변했다고. 세 반려묘들은 그녀가 작품을 만들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매일같이 아이들 사진을 찍어 인형 작업할 때 참고해요. 웹서핑으로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앉아있는 고양이 사진을 찾는 데 한계가 있거든요. 고양이 작품은 앞으로도 꾸준히 만들 것 같습니다. 코도 예쁘고, 입도 예쁘고, 눈도 예쁘고. 그냥 다 예쁘잖아요. 고양이와 어울릴만한 새로운 인형을 찾아보는 중입니다. 저만의 독특한 고양이를 선보이고 싶어요.” 사람이 직접 만드는 제품의 진가김민아 작가의 작업대에는 아직 형태만 갖추고 있는 인형들이 올려져있다. 어떤 눈동자 색을 가졌을지, 무슨 옷을 입게 될지 기대되는 것이 그녀의 미래와도 닮았다. 2014년 핸드메이드 페어에서 데뷔한 김 작가는 현재 작은 크기의 고양이 인형을 작업 중이다.“박람회는 처음 나간 건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갤러리에서 전시 제의도 받았고요. 페어 때는 크기가 큰 작품들만 선보였는데 작은 걸 원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실용성에 대한 문의도 종종 들어와서 단지나 함 같은 것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김 작가는 인형과 함께 접시나 컵 등의 제품도 만든다. 그녀의 고양이 인형처럼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인데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얼마 전에 도자기 그릇에 포함된 납 성분이 문제가 됐었는데요. 공장에서 실패율을 낮추려고 그런 걸 넣습니다. 도자기는 굽는 과정에서 부풀어 오르거나 깨지는 일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공장은 대량생산이다 보니 실패율이 20퍼센트라고 하면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거든요. 공방의 경우에는 가마가 작으니 실패율이 같아도 그 양이 훨씬 적어요. 굳이 납을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분이 나쁘면 만드는 사람 몸이 가장 먼저 상하잖아요. 직접 유약을 칠하고 손으로 일일이 다듬어야 되는데 그런 재료를 쓸 수는 없죠. 작가들 작품은 비싸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되는 것들도 많아요. 핸드메이드 제품의 진가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 STORY | 2014-11-26 11: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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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끼를 기다리며
- 마끼를 기다리며 글·사진 종이우산 연남동에 있는 카페 ‘메종’에는 고양이들이 살고 있다. 카페 특성상 아이들을 외출 고양이로 키우고 있었는데 이중 ‘마끼’라는 이름의 노랑둥이 남자아이가 유난히 애교가 많아 온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낮에는 근처 사무실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자기 자리에서 낮잠을 자고 오기도 하고, 길고양이인 줄 알고 누군가가 안고 갔다가 뒤늦게 마끼를 찾는 전단지를 보고 다시 데려온 일도 몇 번이나 된다고 하니 참 넉살 좋은 녀석이었다. 그 모습이 불안해 보였던지 유난히 마끼를 좋아하는 손님 한 분은 혹시 또 모르는 사람이 마끼를 안고 가버릴까봐 어디서 길을 잃어도 연락이 올 수 있도록 이름과 전화번호가 새겨진 가죽 목걸이를 직접 만들어 채워줬다. 그런데 그랬던 마끼가 지난 7월 초 사라져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카페 사장님께서는 동네사람들이 워낙 잘 알고 있는 아이라 어디서 잘못되었다면 소식이라도 들릴 텐데, 전화번호가 새겨진 목걸이를 하고 있어서 그걸 본 사람이 연락을 줄 법도 한데 아무 소식 없이 사라진 것이 마끼를 잘 아는 누군가가 길에서 뛰어 노는 모습이 너무 불안해 나름 좋은 마음으로 안고 가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 좋은 마음이 마끼와 그 가족들에게는 생이별이 됐다.부디 행복하게 살고 있는 아이들을 나의 기준으로 불행하게 보고 내가 생각하는 행복을 강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나간 사이에 아기 고양이들이 불쌍하다고 구조하거나 외출 고양이가 불안해 보인다고 안고 가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제발 구조하기 전에 아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일지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 카페 메종에서는 사장님과 아이들이 아직도 마끼를 기다리고 있다. 글쓴이?종이우산 (rara1733.tistory.com)사진 블로그 앙냥냥월드를 운영하며, 포토에세이 <행복한 길고양이>를 펴내고 두 번의 전시회도 열었다. 10년 후 길고양이들의 삶이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지기를 꿈꾼다는 그는, 현재 네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 STORY | 2014-11-26 10:5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