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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1-03 1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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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1-03 09: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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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1-02 10: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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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2-30 11: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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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2-30 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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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2-30 10: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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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2-28 1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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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수와 에디터, 세 고양이의 봉산 아랫…
- LIVING WITH CATS목수와 에디터,세 고양이의 봉산 아랫집? 경훈 씨는 목수고, 지우 씨는 단행본을 만드는 에디터다. 그들이 함께 엮어낸 집은 그들이 가진 색채만큼이나 따뜻한 모습을 하고 있다. 고양이 삼남매 모카, 삼삼이, 치코가 창가에 앉아 감나무 사이에서 지저귀는 새를 바라보기 좋은 쾌청한 계절. 오롯이 다섯 식구로 복작이는 봉산 아랫집에서 주말이 흘러간다. 아랫집은 정갈히 단장하고 책을 아주 많이 가진 지우 씨를 위해서 경훈 씨는 삼나무와 소나무로 책장을 짰다. 인테리어를 한다는 생각보다는 공간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책의 크기에 딱 맞춘 책장은 거실 한 벽을 가득 채웠다. 남는 책들은 경훈 씨의 작업실로 가 마찬가지로 맞춤형으로 제작된 책장 속에 제자리를 잡는다. 밝은 색의 책장은 흰 벽지, 어두운 장판과 세트인 듯 잘 어울린다. 거실 벽을 장식하는 책장은 큰 창문을 타고 온전히 넘어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과 함께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의 중심이 되었다. 백열구색 조명들과의 어울림도 훌륭했다. 거실에 긴 원목 좌식 테이블을 놓아도, 짙은 색 의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도 책장과 늘어뜨린 조명을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세 고양이들은 테이블과 의자를 발판 삼아 책장을 오르내렸다. 바깥 구경을 하라고 창가에 설치해 준 선반 위로 점프하는 것도 간간히 잊지 않으면서. “지금은 제일 위 책장을 비워놨는데, 종종 비는 위치를 바꿔 놔요. 그럼 고양이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새로 생긴 공간에 들어가요. 편하게 올라가서 놀라고 다른 가구를 아래에 놓아 주기도 해요.” 빛, 나무, 그리고 고양이 지우 씨와 경훈 씨는 봉산 아랫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김삼삼, 강모카, 이치코를 소개했다. 제각기 사연은 다르지만 길 출신의, 외면할 수 없어 함께 살게 된 고양이들은 어느덧 이곳을 점령하고 있었다. 경훈 씨는 고양이들을 위해 창가에 선반을 달았고 고양이들은 응당 누려야 할 권리라는 양 창가로 올라가 바깥구경에 골몰하고는 했다. “고양이들은 캣타워를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가구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위치를 좋아하는 것뿐이죠. 높은 곳, 바깥이 보이는 안전한 장소, 숨을 수 있는 곳, 몸을 감싼다는 느낌을 주는 좁은 곳. 고양이들에게 가장 좋은 건 가구 위 치 같은 걸 바꿔주는 거예요. 새로운 환경이 생길 수 있게요.” 고양이들은 책장, 선반, 냉장고 위 등을 거침없이 넘나들었는데, 단 한 곳, 셋톱박스와 전선을 모아놓은 칸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고양이들이 위험할까봐 책장에 원목을 덧대어 개조했다고. 그 아래에는 고양이들이 쉴 수 있는 칸이 수줍게 비워져 있었다. 그들이 고양이와 함께 사용하는 가구는 비단 책장만이 아니다. 전열기 받침대에는 고양이가 지나갈 수 있는 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다. 신년에 경훈 씨는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니, 고양이들은 더 신나게 돌아다닐 수 있겠다. 고양이와 사는 사람의 자세경훈 씨와 지우 씨가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채광과 ‘창밖으로 고양이가 볼 만한 것이 많은’ 입지였다. 발품을 팔아 만난 집은 10평대 빌라. 큰 창문 밖으로 감나무를 비롯한 몇 그루 나무들을 가까이 볼 수 있는, 탁 트인 하늘과 가까이 있는 집이었다. 체리 색 몰딩이 나 심심한 형광등, 부엌의 소시지색 상부장은 그 조건 앞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집을 계약했고, 그렇게 봉산 아래 이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손볼 데가 많은 빌라를 한숨 반 기대 반으로 꾸며나가기 시작했다. 일단 몰딩, 창틀, 방문 등 베이스가 되는 부분을 모두 흰색으로 교체했다. 벽지도 흰색으로 시공했다. 바닥은 짙은 색의 묵직한 장판을 깔아 균형감을 잡았다. 형광등을 쓰고 싶지 않아서 패브릭 천으로 가리고, 천장에 레일을 달아 백열구색 LED 조명을 설치했다. 하나하나 다른 디자인의 조명은 각각의 입체감을 준다. 흰색으로 페인팅한 문의 손잡이도 교체했다. 부엌의 창문을 가리는 상부장은 철거 후 선반을 달았고, 하부장과 상판에는 페인팅을 했다. 그렇게 낡은 집은 손을 탈수록 새로운 공간감과 색채를 입으며 다시 살아났다. 고양이도 인테리어도 손을 탄다봉산 아랫집에서 모카와 삼삼이, 치코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은 패브릭 소파 위다. 경훈 씨가 만든 원목 프레임에 지우 씨가 천을 다 듬어 커버를 입힌 소파는 고양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사람이 쓰지 못할 정도. 다만 고양이들이 커버를 스크래처 삼아 뜯어내서 주기적으로 지우 씨가 다시 만들어 씌운다. 소파는 벌써 세 번째 시트라 지금은 그냥 깔아 둔다는 느낌으로 아무 천이나 가져온단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우 씨의 작업실 선반 위에는 천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쿠션 커버도, 커튼도, 옷도, 하나하나 만들고 있다는 지우 씨. 경훈 씨가 조그만 가구들로 하여금 볼륨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면, 지우 씨는 집 안의 편안한 색채감을 담당하고 있다. 두 사람의 균형 있는 손길에 집은 더 포근해지고, 고양이들은 가구를 넘나들며 우다다를 하다 말고 마음 놓고 손톱을 갈 수 있는 것이 아닐지. 주말에는 드립 커피를 즐긴다는 그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잘 살 수 있다는 말이 모카가 집 안에서 길냥이와 같은 야생성을 번뜩이고 있거나 막내 치코가 가죽 의자를 뜯고 있어도 그 본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들렸다.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이 어울려 아늑한 그들만의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햇살이 은은히 들어오는 정갈한 집. 오늘도 봉산 아랫집은 복작복작한 행복으로 차고 있다.? ? 봉산아랫집이 궁금하다면instagram | samsammew CREDIT글 김나연사진 신한슬자료협조 서지우?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01-03 1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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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령화 가족 | 꽃비와 순돌이는 할머니…
- 묘령화 가족꽃비와 순돌이는 할머니 곁으로 결혼을 몇 달 앞둔 지난여름, 신혼집을 미리 구하며 독립을 하는 것과 동시에 새 가족이 생겼다. 남편과 그의 고양이 꽃비. 길고양이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남편에게 오게 된 꽃비는 사람에게 다정했고 새로운 공간에 대해 적응도 빨랐다. 하지만 내게는 새침하고 예민한 고양이 순돌이가 있었기에 성묘 둘의 합사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순돌이는 결막염을 앓았고, 밤마다 계속된 두 녀석의 추격전으로 나는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그렇게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녀석 들의 추격전과 레슬링은 계속되었지만 서열 싸움이 아닌 놀이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즈음 두 녀석은 한 번씩 꼭 붙어 앉아 서로 를 정성스럽게 핥아주기 시작했다. 그 장면을 목격한 순간 얼마나 고맙고 감격스럽던지! 그렇게 한 달간 신혼집에서 적응 기간을 보내고 순돌이와 꽃비는 친정 부모님 댁으로 왔다.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나의 상황, 순돌이를 보내고 싶지 않은 엄마의 마음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제 순돌이와 꽃비는 서로에게 제법 익숙해졌지만 엄마와 꽃비는 아직 적응 중이다. 조용하고 말썽 없는 순돌이와 달리 에너지가 넘치고 호기심 많은 꽃비는 종종 엄마의 잔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없는 날이면 꽃비가 꼭 엄마 곁에서 잠이 든다고 전해주는데, 그 말 속에 애정이 담겨 있어 안심이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순돌이와 꽃비의 힘겨루기, 체력의 한계를 느끼게 했던 불면의 밤, 개구쟁이 꽃비에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엄마까지. 애가 타고 조바심도 났다. 하지만 결국 사람도 동물도 서로에게 익숙해질 얼마간의 시간과 기다림이 필요한 모양이다. | 첫 대면한 날, 한껏 새침한 순돌이와 그가 궁금한 꽃비 | ?잡기놀이 삼매경 | ?순돌이가 하는 건 다 따라하는 꽃비 | ?초저녁 잠자는 엄마와 고양이들 | ?바느질하는 엄마의 실을 사냥 중인 꽃비 | ?가끔씩은 다정히 서로를 핥아준다. | ?사과박스를 정리하는 엄마와 그의 곁에서 놀이에 열중하는 고양이들 | ?엄마의 손길을 느끼며 잠든 아이들 | ?창틀에 사이좋게 앉은 순돌이와 꽃비 CREDIT글·사진 정서윤 | <무심한 듯 다정한> 저자편집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01-03 09: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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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짝, 순간의 귀여움을 잡다 마사유키 …
- INTERVIEW반짝, 순간의 귀여움을 잡다일본 길고양이 사진작가?마사유키 오키 우리가 자주 접하는 길고양이 사진은 대부분 슬픔과 동정의 정서를 깔고 있다. 길고양이들의 삶은 분명 고될 테지만, 그게 다일까? 일본의 길고양이 사진작가 마사유키 오키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길고양이들을 바라본다. 유쾌하고 즐거운 나날을 만끽하는 행복한 길고양이들. 섬세하고 역동적인데다 귀여움을 한두 스푼 섞은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당신은 아마 조금 더 길고양이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독자들에게 본인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마사유키 오키(沖 昌之)라고 합니다. 길고양이 전문 사진작가입니다. 2014년 1월부터 인스타그램에 고양이 사진을 게재하기 시작하여 하루에 한 두장씩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고양이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팔로우하셔서 꼭 제 사진을 즐겨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 외에는 일본 타츠미오 출판(辰巳出版)에서 격월로 발행하고 있는 네코비요리(猫びより)에 연재를 하고 있고, 신초사(新潮社)에서 <못생긴 고양이(ぶさにゃん)>라는 사진집과 2017년 캘린더를 발행했습니다.본격적으로 길고양이를 찍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원래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있어서 일의 연장선으로 손님이나 상품의 사진을 찍었어요. 그 외에는 독학으로 맛있는 디저트 같은 음식들이나 도쿄 스카이트리 같은 풍경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3년 연말연시 연휴에 근처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우연히도 너무나 우스운 얼굴을 한 아메리칸 쇼트헤어 고양이를 만났어요. 나중에 ‘못생긴 고양이 선배’라는 이름을 붙여준,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예요. 길고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고급스런 풍모에 혀를 쏙 내밀고 기분 좋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얼굴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일하던 중 휴식 시간에 카메라를 가지고 고양이를 찍으러 갔지요. 길고양이 사진작가의 길은 그렇게 시작되었죠. 어떤 순간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시나요?예를 들면 하품을 하려고 입을 크게 벌린 모습, 점프를 하고 다시 지면에 착지하는 순간 등 고양이들이 움직이는 사이사이의 순간을 의식하여 찍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靜)에서 동(動)적인 순간으로 바뀌는 찰나일까요. 고양이가 일어서서 막 걷기 시작할 때의 움직임, 몸을 긁거나 핥으려고 고개를 구부정하게 숙일 때요. 고양이는 종종 오버액션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노려서 찍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시선이나 꼬리, 귀의 움직임을 통해 고양이의 기분이 어떤지, 다음에 무슨 행동을 취할지 상상하면서 카메라를 들고 대기해야 하죠. 이렇게 찍힌 사진들 중에서 표정이 가장 재미있는 사진을 고르고 있습니다. 가끔 저의 상상을 뛰어 넘는 행동을 하는 고양이들과 조우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마치 고양이 신께서 제게 셔터 찬스를 주신 건 아닐까 감탄합니다. 길고양이는 경계심이 많은데, 사진을 찍기 위한 노하우가 있나요? 고양이는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먼저 렌즈, 셔터 스피드, ISO 감도 등 어느 정도 카메라 설정을 미리 맞춰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고양이들과 만났을 때는 무작정 들이대지 말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해요. 좀처럼 가까이 다가가지 못 하고 멀리서 쪼그리고 앉아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만질 수 있을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갈 수 있게 되면 고양이의 코 부분에 가만히 손가락을 대어 인사를 나누거나 합니다. 그렇게 자신이 그 장소에 동화되어 가는 것을 의식하며 고양이와 무언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거죠. 제 존재를 무해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저에게 익숙해지면 그때야 비로소 고양이는 자연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보여줍니다. 물론 도망가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요. <매거진C>의 테마는 공존이에요. 인간과 길고양이가 공존하는 데 있어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나요?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길고양이 토막살인 사건, 캣맘이 돌을 맞아 숨진 사건 등 일본에서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혐오범죄가 있습니다. 우리같이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반대로 고양이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저는 길고양이들에게 무관심했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고양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고양이는 무척 사랑스럽고 영리한 동물이에요. 사진을 통해 그 매력을 전하고 싶고요. 고양이들의 즐거운 순간이 찍힌 사진을 보면 그걸 본 사람들도 행복한 기분이 되니까요. 제 사진을 통해 행복이 전 세계에 널리 퍼진다면 기쁠 거예요. 이 기사가 반응이 좋으면 한국의 독자 분들께 제 사진집을 선물하고 싶네요. (웃음) <못생긴 고양이> 사진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3장을 소개해 주세요.01. 못생긴 고양이 선배앞서 말했던 제가 길고양이 사진을 찍기 시작한 계기가 되어준 고양이예요. 늘 비슷한 장소에 나타나 주기 때문에 제가 가장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죠. 02. 고양이자일일본의 아티스트 에그자일(EXILE)의 인기곡 ‘CHOO CHOO TRAIN’의 안무와 비슷한 포즈를 하고 있습니다. 당시 고양이들이 집단생활을 하기도 한다는 걸 몰랐기 때문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03. 스마일 고양이빙그레 웃음 짓고 있는 고양이. 하품이 끝나는 순간을 캐치한 장면입니다. 모든 고양이들이 이런 표정을 보여주진 않기 때문에 재미있네요. INFO마사유키 오키(沖 昌之)일본 길고양이 사진작가, 길고양이 사진 블로그 랭킹 1위, 사진집 <못생긴 고양이>발매 마사유키 오키 사진이 더 보고 싶다면 Instagram/okirakuoki CREDIT글?번역 장수연 사진 마사유키 오키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1-02 10: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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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을 싣고 | ① 그대 바라던 시간,…
- SPECIAL①그대, 바라던 시간신년 용암사에서 새해를 맞아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다짐이나 계획 따위의 약속을 하는 행위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개인적인 소망부터 회사 내 승진을 기원하는 원대한 포부까지. 때로 자신과 한 약속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매거진C>를 꾸려가는 에디터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 아름다운 사진. 그리고 오롯한 마음가짐. 그들이 새해를 맞아 먼 여행길에 오른 이유다. 고요함도 깊어져용암사(聳巖寺)는 전남 화순의 유서 깊은 사찰이다. 이름 그대로 마치 용암이 솟아오른 듯한 거친 능선을 자랑하는 용암산 기슭 아래 위치하여 등산객들이 오고 가며 자주 찾는다. 1890년 조정기가 창건하여 임진왜란으로 폐사가 된 금오사(金鰲寺) 자리에 세워진 사찰이라는 설이 있지만 정확한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침 안개가 유독 아름다운 곳으로, 잠시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소박한 멋스러움을 만끽하기에 조금의 부족함이 없다. 에디터들이 용암사를 방문한 것은 한창 신년호 준비를 하고 있을 즈음이었다. 여느 때처럼 기사를 검색하다 신간 소식에 눈길이 갔다. 길고양이와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용암사 주지 중현 스님이 깨달은 크고 작은 이치들을 묶어낸 불교서적 <길고양이의 법문>을 소개하는 글이었다.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방법을 길고양이에게서 배우셨다는 스님의 이야기에 그만 마음이 동하고 말았다. 마침 정유년을 맞이하여 지난 일 년을 돌아보고 새롭게 잡지를 점검하는 데 짧은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던 참이었다. 불현듯 찾아온 인연용암사에 도착한 것은 저녁 7시가 넘어서였다. 그때까지 중현 스님은 저녁을 드시지 않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짐을 채 풀기도 전에 부엌으로 우리를 안내한 스님은 콩나물 무침, 버섯조림, 동치미, 김치찌개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을 가득 담아 주시며 몇 번이나 많이 먹으라는 말을 덧붙이셨다. 첫 만남이 서먹할 법도 한데 밥상을 앞에 두고 앉은 덕분일까. 어색함은 허기와 함께 금방 사라졌다. 식사 후에는 맑은 차를 마시며 본격적인 고양이 토크가 시작되었다. 지난겨울 카오스 무늬의 고양이 한 마리가 다섯 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용암사에 들어선 것이 스님과 길고양이의 인연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한 눈에 보아도 삐쩍 마르고 허옇게 일은 털에 윤기도 없는 것이 제대로 밥을 챙겨먹지 못 한 티가 났다. 새끼들도 먹여 살려야 하는데 우짤꼬. 스님은 고양이의 밥을 챙겨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사람을 경계하여 누가 쳐다보기라도 하면 부리나케 도망가기 바쁘던 고양이는 매일같이 밥그릇을 채워놓는 스님의 마음을 알았는지 눈치를 보면서도 슬금슬금 제 몫을 챙겨먹기 시작했다. 혹독한 추위 속에 오랫동안 고생한 새끼들 중 결국 두 마리 밖에 살아남지 못했지만, 이 교류를 계기로 용암사에는 길고양이가 자주 출몰하게 되었다. 기묘한 동거의 시작대화 내내 카오스 무늬 고양이를 자꾸 ‘애 엄마’라 부르시기에 슬쩍 고양이의 이름을 물었다. 그러자 고양이 이름이 바로 '애엄마'란다. 올해 2월 또 새끼를 낳았기 때문이라는데, 이번에는 용암사에 드나드는 다른 길고양이 ‘덩치’가 아비로 추정된다고 했다. 덩치의 털색을 닮은 새끼가 세 마리, 애엄마의 털 무늬를 물려받은 새끼가 두 마리. 이를 빌미로 애엄마는 아주 용암사에 눌러 앉았다. 방 아랫목에 떡하니 배를 보이고 누워서 태연히 새끼 고양이들에게 젖을 물리는 애엄마의 능청에 스님은 그만 어이가 없어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안전한 곳이라고 판단을 했는지 도무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 애엄마를 추운 산길로 내칠 수도 없고 해서 그렇게 함께 좁은 방에서 겨울을 났다.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님은 애엄마를 조금 특별하게 여기게 되었다. 방 안에 앉아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가 문득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면 애엄마는 늘 툇마루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세상의 것에 마음을 두지 않고 언제든지 이곳을 훌쩍 떠날 수 있다는 무심한 표정으로. 스님은 그 모양새가 마치 수행에 정진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과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나 나나 똑같구나. 지천에서 자라나는 풀을 보고도 깨닫는 게 있고, 불어오는 바람에도 느끼는 것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길고양이에 착안하여 깨달음을 얻은 순간이었다. ? 모두가 애틋한 중생불교에는 따로 반려동물에 대한 교리는 없지만 중생(衆生)이라는 개념에서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기본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중생이란 태어나 성장하고 다시 죽음에 이르는 생명을 뜻하는 유정(有情)과 바위, 산, 하늘, 달 같은 무생물인 무정(無情)을 함께 내포하는 말로, 인간과 동물을 나누지 않고 모든 존재를 똑같이 평등하고 의미 있게 여기는 불교 사상을 잘 보여주는 용어다. 중현 스님은 한겨울에 새끼들이 딸린 몸으로 고생하는 애엄마를 방 안으로 불러들이고 따뜻한 이불까지 덮어주며 잠재웠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혹한 현실에 마주하는 것은 비단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길고양이들이 보내는 하루하루는 우리네보다 더 혹독할지언정 결코 만만하지 않다. 중생의 주어가 인간뿐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함과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덕이 부족한 마음은 동물을 상처 입힌다. 애엄마는 스님이 불러도 가까이에 와 애교를 부리지 않는다. 배가 고플 때만 다가와 아는 척을 한다. 한때 고마움을 모르는 듯한 애엄마가 괘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이제 스님은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 하루 종일 뒹굴뒹굴 구르며 햇볕을 쬐는가 싶다가도 홀연히 사라져 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애엄마를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 어떤 기대도 바람도 없는 순수한 베풂이 바로 사랑이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방 저 안쪽에서 애엄마가 몇 번 기다랗게 울었다. 마치 스님의 말씀에 그렇다, 그렇다 맞장구를 치듯이. ? 근하신년 바람을 싣고아직 어둠이 내린 시간. 에디터들은 새벽 예불에 참여하느라 일찍 잠을 털고 일어났다. 점퍼 속을 파고드는 산 공기가 찼지만 기분 좋은 상쾌함이었다. 길고 어려운 불경을 노래처럼 읊으시는 스님들을 따라 함께 절을 하며 지난 밤 늦게까지 나누었던 대화를 곱씹었다. 이미 깨달음은 길고양이처럼 사뿐히 각자의 마음속에 들어서 있었다. 이제 이곳을 떠날 시간. 아쉽게도 어젯밤 외출하여 돌아오지 않은 애엄마는 만나볼 수 없었지만 대신 중현스님이 에디터들이 탄 차가 사라질 때까지 오래도록 손을 흔들어 주었다. 2017년 정유년을 맞이하면서 바라건대, 모두가 행복한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길고양이가 배불리 먹고, 매서운 바람에 오들오들 떨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날들이 당연했으면 좋겠다. 그 과정 속에 <매거진C>가 이정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신년, 에디터들은 그런 약속과 결심을 품었다. 문득 지금 애엄마는 뜨끈한 방 안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고 있을까, 아니면 툇마루에 앉아 스님께 그 동그란 뒤통수를 자랑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 INFO용암사전라남도 화순군 한천면 용암길 149 CREDIT글 장수연사진 손한솔 자료협조 중현 스님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6-12-30 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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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을 싣고 | ② 집사는 행복했어요,…
- SPECIAL②?집사는 행복했어요고양이에게 쓰는 연하장 당신의 반려묘를 위해 아끼는 펜을 꺼내자. 예쁜 편지지, 깨끗한 종이 혹은 낡은 노트도 함께 하자. 그 어느 곳에든 애틋한 마음을 손글씨로 빗대어 옮기다보면 반려묘에 대한 사랑도 새삼 퐁퐁 솟아날 터. 그렇게 올해에도 힘내서 사랑하기 위한 준비, 네 반려인이 시작했다. #1 중년의 동생에게 건네는 마음 (from 김지선 님) 지금 이 시간, 굳이 내 침대 시트 아래에 파고들어가 잠을 자고 있는 내 동생 망고에게. 이 누나는 네가 없어진 줄 알고 놀라서 한참을 찾다가 불룩 튀어나온 침대 시트를 보고 겨우 한숨을 돌린 채 이 편지를 쓰는 중이야. 분명히 집 안 어딘가에 있을 걸 알면서도 네가 안 보이는 그 순간에는 왜 그리도 심장이 덜컹하는지 모르겠어. 들추어낸 시트 아래에 몸을 동그랗게 말고서 ‘뭐? 왜?’ 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네가 얄미우면서도 왜 이리 귀엽던지. 네가 올해 여덟 살이라는 얘기를 하면 누나 친구들이 얼마나 놀라는지 아니? 그 손바닥만 한 아가가 너희 집에 처음 찾아온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무슨 여덟 살이나 됐냐고, 정말이냐고, 반복해서 물어보더라. 네가 태어난 연도를 말해주니까 곧장 손가락을 꼽아보더니 놀란 표정을 짓더라고. 그만큼 그 친구들의 8년도, 나의 8년도 순식간에 흐른 거겠지. 널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나는 고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던 열여섯 중학생이었는데, 어느새 대학교 졸업을 앞둔 나이가 되었으니 말이야. 2009년생인 네가 만약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으로 태어났더라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텐데 ― 이렇게 생각해보면 너랑 나랑 꽤나 오랫동안 함께 지냈구나, 싶어서 괜히 자고 있는 너의 등을 한 번 더 쓰다듬어주게 돼. 여전히 부드럽지만 8년 전에 비하면 상당히 억세진 너의 털을. 2017년 새해가 밝았어. 너와 내가 함께 보내는 아홉 번째 해야. 최근 들어 너의 몸 곳곳에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세월의 흔적이 자주 발견되곤 하는데, 내색은 안 하지만 사실 걱정이 많이 돼. 내 검은 옷을 네 털로 뒤덮어도 좋고, 침대 한가운데를 차지하며 잠을 자도 좋으니 내 동생아, 앞으로도 오랫동안 누나랑 같이 살아 주지 않을래?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더 건강하고, 조금 더 활발하고, 먹성 좋고 건강한 고양이로 그렇게, 오래오래 함께하자. ♥ #2 그렇게 부모가 된다 (from 김소영?김용삼 님) 사랑하는 우리 김산에게 산아~ 너를 데려 오기 전 엄마 아빠는 고양이에 대해서는 참 무지한 초보 집사였단다.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처음에는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었지만 맞벌이 부부인 우리 생활패턴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 고양이였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기적인 우리였다고 돌아보게 되는구나. 산이 너를 만나고 입양한 첫날, 이제 막 2개월이 된 너를 안아들고 우리 부부는 작은 생명에 대한 사랑스러움에 어쩔 줄 몰랐단다. 마냥 좋기만 했지~ 우리 착한 산이가 기특하게도 집에 오자마자 집을 탐색하고 화장실도 성공하고 무릎 위에서 골골송을 부르고. 고양이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얼마나 네가 기특하고 고마운지 모른단다. 첫 예방 접종 날, 네 울음소리에 같이 울고, 엄마 심장 약을 삼킨 줄 알고 널 응급실로 안고 뛰었던 그날 “이제 정말 산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라고 우리 부부는 이야기했어. 서로 두 손 맞잡고 너에게 아무 일 없기만을 기도했지. 네가 중성화 수술 받는 날도 기억난다. 수술을 맡기고 마음 졸이다 기다리다 널 데리러 갔을 때 힘없이 고개 들며 아빠 손을 핥는 너를 보며 또 한 번 울컥하고, 그렇게 우리는 너의 부모가 된 것 같다. 산아, 우리가 네게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 그냥 지금처럼 엄마 아빠 옆에서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엄마, 아빠의 아들로 우리 곁에 와줘서 너무 고맙다. 산아! 사랑하고 축복한다. #3 위로가 되는 내 사랑, 내 아들 (from 손희경 님) 사랑하는 내 아들 봄이에게 1986년 4월 30일 태어난 엄마와 2016년 4월 30일에 태어난 우리 봄이. 사람들이 말하던 묘연 이라는 게, 너에게 진짜 있었던 것 같아. 엄마에게 진짜 아기같이, 아들같이 있어주며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선물해 줘서 고마워. 아직 어리디 어린 네가 엄마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13년을 내 동생으로 살다 별이 된 앙이가 떠났던 날… 8시간을 내내 통곡하며 울기만 하는 엄마 옆에서 너는 고사리 같은 앞발 하나만 엄마의 무릎에 놓고 가만히 있었지. 네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워서 마음을 겨우 추스를 수 있었어. 네가 하루하루 커 가는 모습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엄마는 너무 행복하단다. 너로 인해 다른 고양이들의 삶을 생각하게 됐고, 주변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었고, 보드라운 털과 따뜻한 체온을 알게 됐고…. 2017년은 우리 아들이 첫 번째로 맞는 생일도 있고, 봄이랑 엄마가 함께 맞이하는 첫 봄과 여름도 있어. 접종도 꼼꼼히 다 맞고 있으니까 내년에는 더 씩씩하고 당당해지자. 엄마는 새해엔 더 많이 교감할 수 있는 집사가 될게. 사랑하고, 또 사랑해. 주인 봄봄의 집사 엄마가. #4 세 번의 겨울을 보내며 (from 윤지선 님) 나비 3호. 만남 3년이 넘었다. 네가 오기 전 가게에 머물던 나비 2호가 고양이별로 갈 때 내가 너무 울었기에, 다시는 고양이를 못 키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우리 가게 앞, 좁고 지저분한 구석에서 새끼들을 키우던 비쩍 마른 너를 보고는 생각을 바꾸었다. 동네 고양이 너는 길냥이, 그러면서 가게냥이. 사람들은 별 소리를 다 했다. 고양이는 주인 모르지 않냐, 무섭지 않냐, 그런 걸 왜 키우냐. 그러나 너는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눈을 맞춰주고, 친해진 사람은 집까지 찾아가면서 동네의 고양이가 되었다. 이제는 가게에 온 사람들이 너부터 찾고, 너에게 인사를 건넨다. 잘린 귀 TNR을 시킨 것을 여태 후회한다. 큰 돈을 주고 수술하기에는 정이 덜 들었다는 이유로 다른 이의 손에 맡긴 나를 자책한다. 너는 정말 많이 무서웠을 텐데, 아팠을 텐데. 가족 엄마는 네가 가게에도 못 들어오게 했다. 내가 몰래 네 자리를 만들고 조금씩 가게 안에 들였다. 너는 엄마에게 애교를 부렸다. 그러다 어느새 엄마는 네게 먼저 말을 건네고, 밥을 챙기고 매번 물그릇을 씻어가며 깨끗한 물을 챙겨주고 있다. 너를 챙기는 나에게 아빠는 유난을 떤다고 한다. 그러면서 은근히 너의 병원비와 사료값을 찔러주고는 한다. 2017 우리 가게의 난로 앞에 네 자리를 마련한지도 세 번째 겨울. 지금의 겨울도, 내년도, 내 후년에도, 네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 특별할 것 없이 함께 맞도록 하자. 새로운 해, 새로운 날들. CREDIT사진 장수연편집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2-30 10: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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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육묘 중 | 1화 오냐가 오다
- ?아빠는 육묘 중1화 오냐가 오다? 7년 전 어느 날이었다. 회사 근처 중국집에서 동료들과 짜장면을 먹고 있는데 중국집 사장님이 갑자기 손님들에게 “저희 가게 고양이가 새끼들을 낳았는데 혹시 새끼고양이 입양해 가실 분 계세요?”라고 큰소리로 물었다. 나는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바로 손을 번쩍 들었다. 불면증엔 고양이가 묘약 당시 나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앓고 있었다. 마침 여자 친구가 고양이를 키워 보라고 권유해 며칠째 고민을 거듭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워 본 경험이 없거니와 어떤 고양이를 어디서 어떻게 입양하는지도 몰라 막막했기에 적극적으로 입양을 고려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우연히 밥 먹으러 들른 중국집에서 운명적으로 고양이를 만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중국집의 6마리 새끼들 중 첫눈에 반한 초콜릿 색 줄무늬를 가진 아기고양이를 데려오게 되었다.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궁리하다 오냐오냐 키우겠다고 ‘오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나를 괴롭히던 불면증은 거짓말 같이 없어졌다. 오냐와 아이들의 첫 만남 그 다음 해 나는 결혼을 했고, 다시 이듬해에 우리는 첫째 딸 제인이를 가졌다. 오냐와 함께 살면 서 나는 동물에 대해 남다른 시각과 애정을 가지게 되었고, 엄마 뱃속의 제인이 역시 앞으로 오냐와 깊은 교감을 나누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됐다. 오냐가 어렸을 적 병원에 입원하여 두 번의 큰 수술을 치르면서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경계심이 많고, 사람이든 다른 동물이든 낯선 존재에 대해 굉장히 적대적이라서 과연 엄마아빠의 사람 아기와 잘 지낼 수 있을까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제인이가 태어났고 오냐와 대망의 첫 만남을 가졌다. 왜 우리 애를 울리고 그래요? 오냐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제인이가 엄마와 아빠의 아기라는 것을, 오냐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 흔한 하악질조차 단 한 번을 하지 않았고 제인이가 누워있는 곳은 슬금슬금 피해 다니며, 오히려 엄마 아빠보다 더 신줏단지 모시듯 조심스레 제인이를 대했다. 한 번씩 집안을 우다다 정신없이 뛰어다닐 때에도 제인이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오냐의 반응은 둘째 아들 해일이가 태어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냐는 아이들이 기어 다닐 정도로 성장하니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니며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연약한 아기라서 내가 꼭 지켜줘야 해’라는 듯 옆을 가만히 지켰다. 아이들이 울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왔다. 그리고는 ‘도대체 왜 애를 울려요?’라고 꾸짖는 것처럼 우리를 향해 오냐도 같이 울었다. 어쩌면 오냐는 자기 자신 역시 (당연히) 사람이고, 엄마 아빠의 친자식이라 여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맏이가 가지게 되는 특별한 형제애가 오냐의 마음 속에 생겨 엄마 아빠로의 사랑을 뺏어간, 어찌 보면 경쟁상대임에도 불구하고, 제인이와 해일이를 친동생처럼 대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오냐가 정말 한없이 고맙고 기특하다. CREDIT글·사진 우지욱 | 사진 작가 (@janehayl)편집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6-12-28 11: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