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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0-17 16: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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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0-14 13: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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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0-10 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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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0-10 09: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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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0-05 14: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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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09-19 10: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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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09-19 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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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캣티시 | Cat patterns 당신…
- FEATURE ③Cat patterns 당신이 사랑한 뒤태 솔리드 화이트 solid white솔리드는 말 그대로 털색이 단색으로 이뤄진 것인데 그중 흰색 털은 정확히는 ‘무색’, 다시 말해 색소가 없는 경우다. 청결하고 순한 인상을 주는데도 개체 수가 드물기 때문인지 나라마다 흰 고양이에 대한 좋지 않은 풍문이 많았다. 미국에서는 밤에 흰 고양이를 보면 나쁜 징조로 여겼고, 영국 사람들은 아침에 흰 고양이를 보면 그날엔 불운이 따른다고 생각해 곧바로 침을 뱉거나 십자성호를 그렸다고. 그래도 동양에선 꽤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 중국에선 흰 고양이가 달과 연관이 있다고 여기며 신묘하게 추앙했고, 근래 한국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고양이 중 하나다. 솔리드 화이트 중 터키시 앙고라의 수요가 단연 높은데, 자연 발생종의 태생적 건강함과 순백의 털에서 흐르는 윤기, 곧잘 태어나는 오드아이의 신비로움은 고양이 반려를 시작하려는 입문자의 마음을 단숨에 현혹시켜 버린다. 솔리드 블랙 solid black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검은 고양이만큼 미신과 전설에 가장 많이 등장한 동물이 있을까. 의뭉스런 행동에 눈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미스터리한 생김새가 더해져 정체를 간파할 수 없는 영물로 인식된 것이다. 가장 억울한 일은 역시 마녀의 공범자로 몰렸던 수모다. 당시 유럽에서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로 으레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할머니를 떠올렸다. 마녀 소동이 일어나자 집 없는 할머니들이 흑색 마술을 부리고 있다는 의심을 제일 먼저 받았고, 그들의 친구인 검은 고양이까지 대학살을 당하고 만다. 이후 루이 13세가 고양이 살육을 금지할 때까지 매달 수천 마리의 고양이가 불타 죽었는데 그 중 대부분이 검은 고양이었다. 그 후에도 검은 고양이는 아주 오랫동안 전염병과 죽음의 상징이란 오명을 벗지 못했다. 그러니까 지금 양지 아래서 늘어지게 단잠을 자는 당신의 검은 고양이가, 산전, 수전에 화전까지 겪어낸 불굴의 존재란 얘기다. 바이컬러 bicolor바탕색과 얼룩색의 두 가지 색을 갖는 경우를 말한다. 솔리드의 심플함과 삼색의 화려함을 겸비해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패턴이기도 하다. 클래식 턱시도 고양이는 묘종에 관계없이 기품이 흐르고, 젖소처럼 큰 점이 박힌 바이컬러의 경우 무늬 자체가 신분증이 되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반려묘가 되어 준다. 얼룩색은 코나 턱, 꼬리 등 다양한 포인트에 자리할 수 있는데, 위치에 따라 이미지의 차이가 커 집사들의 취향이 크게 갈리곤 한다. 패턴의 고유한 성격이라 볼 수는 없겠지만 바이 컬러 고양이는 줄곧 장난기와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로 묘사되어 왔다. 제리와 매일 신경전을 벌이는 톰, 조선 3대 화가 김득신의 ‘파적도’에서 병아리를 물고 도망가는 고양이의 무늬가 바로 바이컬러다. 우리 생활 주변에 가장 많이 보이는 패턴이니만큼, 고양이에 대한 당대의 전형적인 인식을 담아내고 있다. 칼리코 calico 검은색, 빨간색, 흰색이 확실한 구분되어 이뤄진 무늬. 흔히 삼색 고양이라고 뭉뚱그려 불리는 칼리코는 정확히는 삼색 털 패턴 중 하나다. 고양이털의 색소는 블랙, 레드 두 가지고 멜라닌의 수나 밀집도에 따라 털의 색이 다르게 발현되는데 이 중 레드는 성염색체 중 X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레드 톤의(대개 주황) 털을 가진 칼리코 고양이는 모두 암컷일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수컷으로 태어난다면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불임이다. 이런 슬픈(?) 사연 탓에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칼리코를 복의 상징으로 여겨 귀히 다뤘다. 쥐를 잡기 위해 배에 태우는 함재묘를 수컷 칼리코로 넣으면 안전까지 지켜준다고 믿었으며, 복을 부르는 고양이 입상인 마네키 네코 중에서 바로 이 칼리코 패턴을 제일로 친다. 태비 tabby 호랑이나 얼룩말 같이 줄무늬를 띈 형태. 마치 지문처럼 태비 고양이의 줄무늬는 개체마다 상이한데 크게 클래식 태비, 마크렐 태비, 스포티드 태비로 나뉜다. 클래식은 등고선이나 기압도 같은 줄무늬 패턴으로 옆구리 쪽에 황소의 눈bull’s eye이라 불리는 선명하고 둥그런 반점 문양이 나타난다. 마크렐은 단어 뜻 그대로 고등어처럼 가느다란 선이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는 모양이다. 뱅갈, 옥시캣에서 자주 보이는 스포티드는 줄무늬가 끊어져 마치 점처럼 박혀 있는데 그 독특함과 희소성 때문에 가치가 크다. 털 한 올에 층이 나뉘어 색이 교차하는 경우, 겉으로 보기엔 솔리드지만 이 또한 태비로 묶인다. 이를 틱드 태비라고 하는데 아비니시안에서 자주 발견된다. 태비는 역사 이래 유독 왕의 총애를 듬뿍 받아 왔다. 숙종의 무덤에까지 같이 묻힌 고양이 ‘금손’과, 링컨이 백악관으로 들인 퍼스트 캣 역시 태비였다. 토터셀 tortoiseshell 태비 같이 뚜렷한 무늬가 나타나지 않고 서로 다른 여러 털색이 뒤섞여 있는 패턴으로 삼색 고양이 중에서 색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바로 이 토터셀이다. 흔히 ‘카오스’라는 별칭으로 불리는데 혼돈이라는 그 말뜻처럼 매력적으로 자라난 토터셀 패턴의 털에선 고유한 그로테스크함이 흠씬 뿜어져 나와 마니아층이 단단히 형성되어 있다. 관리가 안 돼 막 자란 털조차 ‘더티 섹시’한 매력이 그득하다. 최근 토터셀 고양이는 겉만 무섭지 속은 그렇지 않다며 항변하던 마니아 집사들이 경악할 만한 연구가 나왔는데, 솔리드보다 토터셀 고양이가 본성적으로 좀 더 사납다는 것이다. 집사를 할퀴거나 무는 횟수 등으로 추산한 결과인데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비교적 그렇다는 것이고, 그러거나 말거나 당신의 토터셀 사랑은 변치 않을 테니 결국 사족에 불과한 이야기. ? CREDIT?글 김기웅 사진 박설화 촬영협조 JML멀티미디어연구소 본 기사는 <매거진C> 1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0-17 16: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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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오세요, 고양이 주점
- FOLLOW어서오세요, 고양이 주점 싱글족, 1인 가구가 늘어나며 혼자 즐기는 나홀로 문화가 성장하고 있다. 술도 예외가 아니다. 여럿이 즐기는 한국식 주류 문화가 허물어지며 ‘혼술’이란 말까지 탄생했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주점 세 곳엔 당신을 맞이해 줄 고양이가 있다. 비록 그들이 술잔을 부딪쳐 주진 않겠지만, 적어도 외로움에 사무칠 일은 없을 거다.
[With Beer] 합정 ‘리틀앨리캣’
고양이가 족히 몇 백 마리 리틀앨리캣은 열두 마리 고양이의 훌륭한 집사이며 네 마리 강아지의 든든한 아빠인 이태훈 씨의 취향이 함빡 담긴 곳이다. 카운터 옆에서 애니메이션 ‘마녀배달부 키키’에 등장하는 까만 고양이 치치 인형이 방문객들을 흘겨보고, 벽에는 고양이가 그려진 액자, 엽서, 그릇들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진열장 안에 자리를 잡은 도자기 재질의 아기자기한 고양이 미니어처들은 일본을 오가며 태훈 씨가 직접 업어 온 귀염둥이들이다. 맥주잔이 놓인 찬장이나 가게의 구석구석 진열된 고양이 인형을 찾는 재미도 있다. 카운터 앞에 위치한 고양이 간식 판매대, 그리고 맥주잔과 티슈, 맥주 받침대의 리틀앨리캣의 로고에도 고양이가 있다. 리틀앨리캣에 있는 고양이는 대체 몇 마리일까. 가지각색의 고양이들에게 둘러싸여 고양이 쿠션을 안고 앉아 있노라면, ‘냥뽕’에 취해 몸이 노곤하게 풀린다. 술을 좋아하는 냥덕에겐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겨울 초입의 맛과 함께 “처음 마시기에는 IPA 계열(도수를 높이고 홉을 많이 넣은 맥주)도 괜찮고, 상큼한 맛이 들어간 맥주도 괜찮겠네요. 일 년에 한두 번만 마셔볼 수 있는 희소성 있는 맥주들도 들여오고 있고요.” 맥주에 대해 물으니 자신 있게 추천 맥주를 말해주는 이태훈 씨. 맥주 초심자이든 둘째가라면 서운한 애주가이든 자신에게 딱 맞는 맥주를 찾아줄 것이다. “11월에는 스타우트 계열의 맥주랑 크림 스피니치를 추천해 드릴게요. 생크림이랑 우유를 혼합한 소스에 빵을 찍어 먹기 좋거든요. 스타우트의 묵직하고 짙은맛이 크림의 단맛이 어우러져서요.” 최근에는 수제 맥주라고 불리는 크래프트 맥주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전에는 해외에서 수입을 많이 했지만, 최근 국내에 양조장을 차리는 업계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맥주의 맛을 더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게 태훈 씨의 설명이다. 운명의 맥주를 찾고 싶다면, 새삼스럽겠지만 한 잔 한 잔 마셔보며 마음에 쏙 드는 맥주를 찾아보기를 권할 수밖에. 물론 혀끝과 나누는 의논의 시간에 고양이가 방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PROFILE 앨리 리틀앨리캣의 길손님 1호. 가게 옆에서 돌보던 새끼들을 독립시키고 혼자 단골로 오가기를 벌써 5년. 최근 밤이와의 영역 다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가, 밤이와 싸웠다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 중. 앨리를 마주치는지 여부로 다음날 운세를 점쳐 봐도 좋을 듯. 밤이 길손님 2호. 터줏대감 앨리를 위협하며 등장한 신흥 세력. 앨리를 몰아내고 가게를 차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손님이 드문 밤에만 등장해서 밤이라고 부른다. 매장에서 밤이를 만났다면 어딘가에서 이를 갈고 있을 앨리에게 심심한 위안을 전해주자. 가게 테라스까지만 들어오는, 조심스럽고 예민한 성정을 가졌다. 혼자라면 이렇게! 주인장 추천 메뉴 ▷ 한우로 만든 수제육포와 치즈 햄 견과류.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앨리캣플레이트' INFO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370-4 / 010-2004-5576[With Cocktail] 영등포 ‘바밤바’
어쩌다보니 고양이 출입문이 열리자, 입구에서 식빵을 굽고 있던 러시안 블루 꿈이가 벌떡 일어나 반겨준다. 아는 얼굴이면 자리까지 쫓아가 인사를 건넨다는 꿈이 옆으로 노르웨이숲 밤이가 나타난다. 밤이는 초면이라도 마음에 들면 손님의 어깨에 몸을 걸친다. 밤이가 어깨에 편하게 몸을 뉘일 수 있도록 다리를 잘 받쳐주고 엉덩이를 팡팡 두드려 줘야 하는 것은 손님의 몫이다. 바밤바에 거주하는 고양이는 총 여덟 마리다. 고양이들은 모두 순하고 손님 접대에 능하다. 카페 경영자인 이희영 씨는 처음부터 고양이를 데려올 생각은 아니었다. 고양이를 원래 좋아했던 희영 씨가 어쩌다 11개월인 밤이를 분양받게 됐고, 혼자인 밤이가 외로워 보여 둘째를 데려오고, 그렇게 세 마리, 네 마리 가족이 늘어나게 되었다.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네 발 달린 가족들을 위해 조용한 음악을 틀고, 은은한 조명을 맞추고, 공연도 그만두게 된 후에 바밤바만의 여유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줄리엣, 나를 만나주오 바밤바에는 홀로 방문해 고양이와 노닥거리는 단골들이 많은데, 그들의 취향은 참 다양하다. 맥주와 오징어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독한 칵테일이나, 혹은 코스모폴리탄이나 카시스프로펙, 미도리 샤워 등 특정한 칵테일만을 주문하는 손님도 있다. 특히 잘 만든다는 모히또에 반한 사람도 여럿. “줄리엣도 괜찮아요. 안주 없이 한 잔으로도 깔끔하고요.” 9.2°를 자랑하는 줄리엣은 예거, 카시스, 피치트리, 석류시럽, 레몬주스, 애플주스, 우유로 만들어졌다. 다홍빛 얼음에 체리가 한 알 올라가 있고, 줄리엣을 즐길 수 있는 스푼과 컵에 매달려 있는 고양이 피겨가 함께 제공된다. 달콤하고 아기자기한 맛, 칵테일 입문자에게도 행복한 맛이다. PROFILE 밤 노르웨이 숲. 오른쪽 어깨에 올라타는 것을 좋아함.별 브리티시 쇼트헤어. 비눗방울 중독묘달 아비시니안. 달이 엄마(사람)만 따름.꿈 러시안 블루. 호기심 가득한 수다쟁이?강 뱅갈. 까칠하지만 간식 앞에서는 강아지.설 아메리칸 쇼트헤어. 까칠하지만 고양이계 대표 미녀.빛 코리안 쇼트헤어. 집중하면 보노보노를 닮은 간식 도둑.산 뱅갈. 강이의 장남으로, 아직 아기라 성격은 밝혀지지 않음. 혼자라면 이렇게! 주인장 추천 메뉴 ▷ 줄리엣. 예거, 카시스, 피치트리, 석류시럽, 레몬주스, 애플주스, 우유로 만들었다. INFO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3가 23-8 2층 / 02-3667-7678[With Sake] 한남동 ‘승’
턱시도 입은 젠틀한 웨이터? 한남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승은 7개월 된 턱시도 고양이 모모의 집이다. 모모는 널찍한 가게에서 퇴근도 마다하고 눌러 사는 워커홀릭(?) 웨이터. 아직 아기 티를 못 벗어난 작은 고양이지만 손으로 쓰다듬으려면 앞발을 들어 손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정중히 막아선다. 괜스레 무안해지지만 들린 앞발 사이로 잘 정리된 발톱을 확인하는 순간 웨이터의 프로페셔널한 절도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고급 양복을 걸친 듯 윤기 있는 검은 털은 은은한 조명에 비칠 때마다 기품을 자아낸다. 고양이 덕후라면 팁이라도 쥐어주고 싶은 마음이 솟을 테지만, 그 또한 거절할 게 분명하다. 부천에서 온 유기묘 출신 모모는 가게의 시작과 함께 했다. 6개월 전 새 주인의 손에 의해 리뉴얼된 가게는 머지않아 모모의 거처가 됐다. 손님들이 많을 때는 위험하기도 하고 모든 손님이 고양이를 반기는 것이 아니라 모모를 입구 근처에 묶어 놓는다. 술과 음식을 먹으며 모모와 놀고 싶다면 입구 쪽 1번 테이블에 앉길 바란다. 점점 모모의 팬이 늘고 있다고 하니, 늦게 간다면 경쟁이 치열할 수도 있다. 혼자 왔다면 Bar로 가자 승의 테이블은 큼직하다. 왁자하지 않은 분위기를 찾는 연인이나 여성 손님이 대다수다. 하지만 혼자 오는 손님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오픈되어 있는 주방 바로 앞에 설치된 바 좌석은 다른 곳보다 조금 어둡게 세팅되어 있어, 여러 손님들 틈에서도 섬 안에 있는 것처럼 단절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곳곳에 고양이 용품과 장난감이 장식되어 있어 눈요기하기에도 좋다. 김도현 씨는 강아지만 키워오다가 승을 운영하며 고양이를 처음 입양했다. “사람들이 강아지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고양이 인기가 상당히 많더라”며 은밀히 인간 세계 구석구석을 침투하고 있는 고양이의 위세에 새삼 놀란 도현 씨. 인터뷰 중에도 도도하게 테이블 위를 넘나드는 모모의 모습을 보니 어째 고양이의 집에 세를 내어 가게를 차린 듯 관계가 뒤바뀐 묘한 모습이지만, 빠듯한 가게 운영에 고양이가 한 몫 든든히 거들어주고 있는 것만은 확실했다. 맥주집, 칵테일 바보다 가격대가 높은 메뉴들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다. 그래도 늠름한 모모가 달래줄 테니 걱정 말자. 스산한 늦가을의, 우리 주머니의 적적함을. PROFILE 모모 7개월령 암컷 턱시도 고양이. 유기묘 출신이지만 어두운 구석은 찾아볼 수 없는 발랄함이 포인트. 매장을 자유로이 노니는 모모를 보고 싶다면 오픈시간, 주문 마감 시간에 맞춰 찾아가 보자. ?혼자라면 이렇게! 주인장 추천 메뉴 ▷ 냉도쿠리와 오징어 숙회 INFO서울특별시 용산구 대사관로34길 9 지하 1층 / 02-797-9598? CREDIT글 김나연 김기웅 사진 박설화 본 기사는 <매거진C> 1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0-14 13: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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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렌 켈러 고양이 꼬미, 그래도 살아간…
- 묘생 2막헬렌 켈러 고양이 꼬미,그래도 살아간다 헬렌 켈러는 두 살 때 앓은 뇌척수염으로 눈과 귀가 멀고 말을 할 수 없는 장애를 얻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의 손을 잡아준 건 가정교사 앤 설리번 선생이다. 설리번은 글자 그대로 그의 손을 잡은 채 물을 적시고 바람을 불며 또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왔다. 일산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양이 ‘꼬미’의 사연을 담기에 앞서 헬렌 켈러의 일화를 언급한 건 이보다 더 꼬미의 상황에 들어맞는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꼬미는 작년 눈과 귀가 먼 채 거리 위에서 상처투성이로 구조됐다. 아사의 지경에서 꼬미를 건져내고, 치료하고, 양육한 평범한 반려인 부부의 1년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 구조의 재구성 : 2015년 7월덥고 습한 아침이었다. 그날도 지우 씨는 카페를 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오픈 준비에 한창이었다. 건물이 낡아서 에어컨을 켠 후 실외기가 잘 돌아가는지 밖으로 나가 확인하는 것도 아침 일과 중 하나였다. 팬은 무사히 돌아갔지만, 그 뒤에 뭔가 이질적인 물체가 보였다. 고양이었다. 고양이 한 마리가 벽돌 벽과 실외기 사이에 끼어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보통 손으로 휘휘 저으면 잽싸게 도망가는데 이 녀석은 꼼짝 않고 자리를 지켰다. 의아한 마음에 마침 옆을 지나가던 단골손님 한 분의 손을 빌려 고무장갑을 끼고 고양이를 꺼내들었다. 지우 씨는 그 즈음 고양이와 생활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러시안 블루 두 마리에 임시보호하다 거두게 된 셋째까지 세 마리의 고양이와 알콩달콩 지내던 지우 씨는, 셋째 고양이와 똑 닮은 고양이의 얼굴을 보자 이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는 아주 마르고 지저분한데다 기운이 빠졌는지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 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옮긴 지우 씨는 그 때까지만 해도 조만간 이 아이가 좋은 가정으로 순탄히 입양될 줄만 알았다. 그러나 병원에 들어간 고양이는 그로부터 한 달 동안 중환자실에서 나오지 못했다. 구조의 재구성 : 2015년 8월지우 씨의 남편 홍철 씨는 오열하는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 이미 아내가 구조한 고양이의 소식을 알고 있었고, 줄곧 병원을 오가며 고양이의 상태를 살펴온 홍철 씨였다. 아내는 엉엉 울며 고양이의 안락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철 씨는 병원에서 처음 본 고양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등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한 고양이는 털도 없고, 초점도 없었다. 상처투성이에 힘이 없어 울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니 ‘일단 살리고 보자’는 아내의 말에 선뜻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의사가 24시간 고양이 옆에 붙어 있어도 좀처럼 차도가 없었고 수혈을 계속 했지만 신체 수치가 오르지 않아 위태로운 상황이 계속됐다. 안락사를 고려하자는 견해에도 홍철 씨와 지우 씨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몇 시간이라도 늦게 발견됐으면 이미 저 세상에 갔을 거라는 진단은 오히려 이 아이가 우리 손에 구조될 운명이라는 것을 확신케 했다. 고양이는 20일 이상 산소 방에서 사경을 헤매다 한 달이 넘어서야 조금씩 회복세를 띄기 시작했다. 모든 일을 제쳐두고 고양이의 상태에만 몰입하던 두 부부는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고양이가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하자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며 의사는 가정 보호를 권유했다. 별 고민 없이 지우 씨 부부는 집으로 고양이를 데리고 갔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고양이는 ‘꼬미’라 불리고 있었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에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꼬미를 불러봤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눈앞에서 손을 흔들고 박수도 쳐봤지만… 꼬미는 무언가에 정신이 팔린 듯 정면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부부는 퇴원한 날 알게 되었다. 꼬미의 눈과 귀에 장애가 있다는 것을. 9월, 젠트리피케이션이 덮치다홍대 근방에서 10년 가까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던 지우 씨는 이즈음 월세를 두 배 가까이 올려달라는 충격적인 통보를 받았다. 도심이 성장해 임대료가 올라, 먼저 살고 있던 사람들이 외곽으로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직격으로 맞은 것이다. 꼬미의 참담한 상태를 알아차리고 가슴앓이를 하던 시기였다. 지우 씨 부부는 서둘러 카페를 이전할 곳을 찾는 동시에 꼬미의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중고에 부딪쳤다. 그래도 부부는 굴하지 않았다. 꼬미에게 혹시 다른 문제가 없을까 싶어 사비를 털어 MRI 등 추가 검사까지 시행했다. 중성화 수술도 해주려다 이미 중성화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안 것도 이 때였다. TNR의 표식인 귀 커팅이 없던 꼬미는, 그러니까 얼마 전까지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었던 것이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은 고양이가 갑자기 거리 위로 던져진 상황을 떠올리니 다시 한 번 마음이 무너졌다. 도시 속 길고양이의 생태는 나약한 고양이를 거둬줄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꼬미가 온 몸에 상처를 입은 채 카페의 실외기 뒤에 은신한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웠다. 부부는 꼬미에게서 자신들의 상황을 엿보았다. 어찌할 수 없는 풍파 속에 휘말리다 어딘가로 밀려나야만 하는 가혹한 현실을 말이다. 새로운 시작을 함께하다바쁜 연말연시를 지나 지우 씨와 홍철 씨는 일산 호수공원 근처에 ‘실버라이닝 커피로스터스’ 카페를 열었다. 물론 꼬미도 함께였다.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벅찬 마음이 들 만했지만, 부부는 여전히 심란했다. 집에서 꼬미는 밤마다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냈다. 겨우 죽음에서 건져냈건만 꼬미의 감각과 기억은 거리에서 신음하던 그 때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부부는 죄의식이 들었다. 사람도 자신의 병이 극심하면 죽음을 갈구하게 되고, 치료하는 손길을 저주하지 않는가. 어쩌면 꼬미의 마음이 그런 것이 아닐까? 죽고자 하는 아이를 우리가 억지로 살려낸 것은 아닐까? 미안한 마음을 거둘 길이 없었다. 꼬미는 집에 있는 고양이들과도 어울리지 못했고, 너른 마음으로도 견디기 힘든 울음소리에 결국 카페로 자리를 옮겨 키우게 되었다. 다행히 카페는 꼬미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조용하고, 쾌적한 곳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다른 손님들을 귀찮게 할 이유가 없었고, 꼬미의 사정을 들은 손님들도 꼬미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배려를 보였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니 동네 길고양이 커뮤니티, 고양이 보호단체 등 관련 업계와 연이 닿기 시작했다. 부부는 시기를 놓쳐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보호센터의 고양이들을 카페에 들여 본격적인 임시보호를 하게 되었다. 꼬미는 외로울까, 행복할까카페에 들어서면 입구 바로 왼편에 고양이를 위한 널찍한 공간이 있다. 매장에 입장한 손님이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건 메뉴판이 아니라 입구 앞에 놓인, 보호 중인 고양이들의 프로필이다. 세정제로 손을 씻고 신발을 갈아 신으면 고양이 세 마리가 쉬고 있는 공간에 들어가 잠시나마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의아해하지 말자. 거기에 꼬미는 없으니. 꼬미는 별도의 공간에서 따로 관리를 받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지우 씨 부부는 꼬미가 집 고양이뿐 아니라 모든 고양이들과 원만히 지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고양이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서열을 정하려는 다툼이 있는데 꼬미는 그 속에서 언제나 패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거리 위에서 상처 입은 트라우마가 맞물려 다른 고양이의 접근을 극도로 꺼리는 듯 했다. 오로지 인간의 손길만, 그것도 여전히 거친 울음소리와 함께 어렵사리 받아들이는 꼬미의 묘생 2막은, 지우 씨 부부의 걱정대로 그리 찬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두 부부는 아직도 가끔씩 꼬미에게, 널 살려서 미안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슬퍼하지만 말고 그 마음을 품고서 최대한 즐겁게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자 울고, 걷다가 부딪치고, 배변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와도 같던 꼬미는 건강과 함께 시력도 아주 조금 회복한 상태다. 앞발로 기어가듯 걷던 꼬미가 어수룩하게나마 걷게 된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지우 씨 부부에게서 헬렌 켈러의 평생 은사로 남은 설리번의 모습이 비춰졌다. 꼬미는 정말 여전히 외로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의 시간이 생겼다. 꼬미의 눈 속에 깃든 미세한 빛. 그 희망의 빛을 따라 일단 걸어가 보면 되지 않을까. 헬렌 켈러 꼬미와 설리번 부부가 끝까지 지치지 않기를, 포기하지 않기를 응원한다. ? ?CREDIT글 김기웅 사진 박설화 사진협조 남지우 본 기사는 <매거진C> 1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0-10 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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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 보지 않아도 마음이 이어지는 동행
- 고양이와 산책을마주 보지 않아도 마음이 이어지는 동행? 고양이는 산책을 나가면 무엇이 즐거울까? 풀? 바람? 주변에 움직이는 모든 것들? 어쩌면 고양이 특유의 호기심이 마음껏 발휘되고, 또 그만큼 충족되어가는 과정에서 제 나름의 즐거움을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고양이들이 아닌 내가, 그들과 산책을 나가 얻는 즐거움은? 그들이 호기심에 빠져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도 나를 잊지 않고 분명한 사정거리 내에서 동행함이 느껴지는 것. CREATED BY ??글·사진 김철수???? * 김철수 님의 고양이는 산책에 잘 훈련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고양이와 산책 시 목줄이 필요합니다.? 본 기사는 <매거진C>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0-10 09: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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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청동 골목의 수염이, 언제까지 만날 …
- THINK SO삼청동 골목의 수염이언제까지 만날 수 있을까요 | 2010년, 삼청동에서 처음 만난 수염이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 아기 고양이 모습은 오래 전 사라져 버렸지만 여전히 부르면 어디선가 걸어 나와 염소수염 같은 턱수염을 보여줍니다. | 형제였던 노란 고양이 둘은 일찌감치 독립해 멀리 떠나버렸고, ? | 이제는 자식, 손주뻘 고양이들까지 다 어디론가 흩어졌음에도 혼자 남아 텅 빈 삼청동 골목을 지키고 있습니다. ? | 생각해보면 그동안 만났던 길고양이들 중에서 5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만난 아이는 이 녀석 하나인 것 같습니다. | 길고양이로 적지 않은 나이인 6살. | 언제 못 만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버텨주는 것이 고맙고 부르면 나와주는 것이 기특합니다. ??| 조금 더 버텨 달라, 건강하자, 응원하면서도 혼자 남은 그 모습에 마음 한 편이 짠해져 옵니다. | 아기 때부터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본 나이 많은 길고양이들은 그 자체만으로 아픈 손가락이 되는 것 같습니다. CREDIT글·사진 종이우산 | 사진 작가, <행복한 길고양이> 저자 ? 본 기사는 <매거진C>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0-05 14: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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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좋은 남매 고양이 만두와 두부의 집
- LIVING WITH CATS의좋은 남매 고양이만두와 두부가 사는 집 만두와 두부의 사연을 접한 건 세 달 전, 본사 객원 기자의 취재를 통해서다. 말괄량이 고양이 두부가 엄마가 되는 과정과 그런 두부를 옆에서 든든히 지키며 힘을 실어준 오빠 만두의 이야기였다. 이번에 직접 방문한 만두와 두부의 집은 고양이를 위한 소소한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었다. 아기 고양이들을 좋은 반려인의 품으로 보낸 후, 오롯이 두 남매만의 아늑한 거처가 된 공간. 그 속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모가 달라도 우리는“얘네들이 정말 순해요. 발이나 배를 만져도 가만히 누워 있고 사진기를 피하지도 않고.” 자식 자랑에 여념이 없는 반려인 주현 씨는 결코 팔불출이 아니었다. 그의 말마따나 만두와 두부는 처음 본 사람을 경계하는 기색이 없었고, 눈길 한번 쓰윽 주고는 캣폴 위에서 아침잠을 마저 자는 여유로운 고양이였다. 평온한 가정에서 부모의 너그러운 배려 속에 자라난 아이처럼, 모난 데가 보이지 않는 만두와 두부는 정말 한배에서 태어난 남매인 양 많이 닮아 있었다. 특히 만두의 성미는 두둑한 체구답게 차분했는데 주현 씨는 이게 다 신랑의 유난한 애정 표현 때문이라 웃으며 말했다. “만두를 신랑이 되게 좋아해요. 늘 끌어안고 졸졸 따라다녔더니 만두가 어느 샌가 얌전해졌더라고요. 포기한 거죠.” 고양이의 성격까지 변화시킨 이들의 남다른 애정은 집안 곳곳에도 묻어 있었다. ? 결코 얹혀사는 게 아니니까결혼 2년차 주현 씨의 첫 집은 이 아파트가 아니었다. 결혼 후 반년 정도를 투룸 주택에서 살았는데 공간이 넉넉지 못해 고양이를 위한 편의 공간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그게 한이 맺혔다”는 주현 씨는 이곳으로 이사 오며 처음부터 고양이를 염두에 두고 인테리어를 꾸몄다. 거실의 한 구석을 넉넉히 차지하는 캣폴과 키티벙크는 사전에 공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배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예 고양이에게 방을 하나 내주기도 했다. 거실 끝 쪽 ‘고양이 방’엔 고양이 용품이 가득했고 다양한 간식과 비상 약품까지 갖추고 있었다. 문 옆에는 분수처럼 물이 뿜어져 나오는 자동 급수대가, 창 아래엔 롤 카펫이 깔린 큼직한 화장실이 자리했다. 화분 둘레, 방석, 벽 등 고양이가 다다를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엔 발톱 관리를 돕는 스크래쳐가 설치됐다. 주현 씨네 고양이들은 객식구가 아닌 어엿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 다친 마음을 치유해주는“둘이 있으니 확실히 서로 의지를 많이 해요.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함께 있으면 적응을 빨리 하더라고요. 병원엘 같이 데리고 가면 따로 갈 때보다 금방 안정을 취해요.” 남매 중 정신적 지주는 오빠 만두다. 집안의 맏이 노릇을 톡톡히 한다. 주현 씨의 결혼 기념사진에도 당당히 등장하더니, 다른 고양이를 만나 두부가 긴장하는 기색을 보일 때면 심드렁한 표정을 풀고 용감히 앞으로 나와 동생을 보호해준단다. 믿음직한 만두에게 주현 씨도 신세를 좀 졌다. 만두를 입양할 즈음 경미한 우울증 증세가 있었던 주현 씨는 만두와 생활하며 말끔히 회복할 수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고 난 이후로 “행복지수가 부쩍 올랐다”는 주현 씨. 동물에게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된 사실이다. 다만 그 힘의 효과는 그들에게 마음을 연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거다. 두 고양이의 힐링 하우스를 살뜰히 꾸려 나가는 여기 주현 씨처럼. * 만두와 두부의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 ‘만듀네 소소일기’를 통해 더 자세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CREDIT글 김기웅 사진 박설화 이주현 본 기사는 <매거진C>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본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09-19 10: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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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란히 서서 한 방향으로, 고양이 책방…
- FOLLOW나란히 서서 한 방향으로고양이책방 슈뢰딩거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실컷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찬, 달뜬 입을 닫고 있는 일은 힘겹다. 유난은 아닐까,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혹시나 강요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몇 가지 종류의 조심스런 망설임 앞에서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고양이책방 슈뢰딩거는 그런 걱정들이 걱정 없이 녹아내리는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이 책방에 있는 우리들은 보드랍고 유연한 생물을 온 몸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테니까. 성공한 덕후의 사심 가득한 공간슈뢰딩거는 고양이가 소재로 다뤄지거나 주제가 된 도서로 소담하게 채워졌다. 소설, 에세이, 사진집, 만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기도 고양이, 저기도 고양이다. 늘여놓은 책 사이사이, 혹은 선반 귀퉁이에는 고양이 굿즈들이 천연덕스레 자리를 차지했다. 책을 좋아하고 고양이를 사랑하여 스스로를 책방지기로 채용했다는 미정 씨의 취향이다. 미정 씨가 자택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이 있다. 첫째 ‘조르바’와 둘째 ‘미오’다. 그들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책방의 탄생에 일조했다.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는 마음을 담아, 취향대로 골라온 책과 굿즈로 책방을 채웠다. 여기에 고양이를 키우거나 그렇지 않은, 그러나 각기 다른 색채, 다른 농도로 고양이를 사랑하는 방문객들이 책방을 완성했다. 책방지기와 책방손님은 첫 만남에도 고양이와 삶에 대해 몇 시간이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미정 씨는 사심 가득한 미소로 고양이책방 슈뢰딩거를 소개했다. 어느 우연들이 기꺼이 충돌해서는“좋은 고양이 플랫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기는 고양이 책 좋아하는 분들이 오시는 곳이잖아요. 다양한 직업과 성향을 가진 분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거죠. 서점을 기반으로 해서,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만나 서로의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엔 넓은 곳으로 매장을 옮겨서, 워크샵 공간도 크게 내고 싶어요. 입양카페도 겸해, 안전한 환경에서 고양이 임시보호를 할 수 있었으면 하구요. 셋째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기도 해요. 그럼 아마 고양이의 이름은 ‘슈뢰딩거’가 되겠죠?” 책방지기의 희망과 방문객들의 바람이 일치해서일까. 아담한 책방의 한쪽 벽에는 드로잉이 담긴 액자들이 걸렸다. <상자 속 고양이전>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작가들의 드로잉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 벽은 책방을 열 때 기념으로 진행했던 에세이 사진집 <무심한 듯 다정한> 사진전이 지나간 자리다. 액자 속 드로잉들은 수줍고도 용감하다. 전시 중이던 드로잉 한 점은 책방의 방문객과 눈이 맞아 입양을 갔다. 책방 어느 한편에서는 순천에서 책 사업을 하는 이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마주했다. 우연한 만남에 초면이었지만, 그들은 명함을 교환했다. 발꼬랑내가 좋아고양이가 안다면 변태 취급을 할지도 모르겠다. 슈뢰딩거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사진집을 들춰보니, 온통 고양이 ‘뽕알’ 사진밖에 없다. 건강한 생명력이 재잘대는 느낌이다. 고양이의 고환 말고도, 고양이의 특정 부위만을 모아놓은 사진집들도 시선을 곧잘 받는다. 고양이를 의인화해 쓴 독일의 추리소설도 있다. 고양이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테리어 전문 책과 고양이 포토 에세이집, 고양이의 언어로 쓴 시집은 애교다. 책방에 발 딛을 수 있는 모든 땅이 ‘냥냥길’인 느낌이랄까. 고유의 개성과 독특한 체취를 갖고 있는, 온통 고양이로 범벅인 책들 사이에서, 품 안에 넣고 책방을 나설 보물을 발굴하는 공간은 흔하지 않으니. ? INFO고양이책방 슈뢰딩거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동길 68 tel. 070-5123-2801 CREDIT글 김나연 사진 박설화 ?본 기사는 <매거진C>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본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09-19 10: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