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034건) [STORY] 의좋은 남매 고양이 만두와 두부의 집 STORY | 2016-09-19 10:26:30 [STORY] 나란히 서서 한 방향으로, 고양이 책방… STORY | 2016-09-19 10:01:16 [STORY] 길고양이와 캣맘에 대한 오해와 진실 STORY | 2016-09-13 11:20:23 [STORY] 오사카 나카자키쵸 부엉이 카페 STORY | 2016-09-13 10:52:09 [STORY] 여전히 사랑을 바라는 인하 STORY | 2016-09-07 16:29:41 [STORY] 고양이 마을을 찾아서 STORY | 2016-09-05 10:20:48 [STORY] 고양이 마을 | ② 호랑이 사라진 인왕… STORY | 2016-09-05 10:13:37 의좋은 남매 고양이 만두와 두부의 집 LIVING WITH CATS의좋은 남매 고양이만두와 두부가 사는 집 만두와 두부의 사연을 접한 건 세 달 전, 본사 객원 기자의 취재를 통해서다. 말괄량이 고양이 두부가 엄마가 되는 과정과 그런 두부를 옆에서 든든히 지키며 힘을 실어준 오빠 만두의 이야기였다. 이번에 직접 방문한 만두와 두부의 집은 고양이를 위한 소소한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었다. 아기 고양이들을 좋은 반려인의 품으로 보낸 후, 오롯이 두 남매만의 아늑한 거처가 된 공간. 그 속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모가 달라도 우리는“얘네들이 정말 순해요. 발이나 배를 만져도 가만히 누워 있고 사진기를 피하지도 않고.” 자식 자랑에 여념이 없는 반려인 주현 씨는 결코 팔불출이 아니었다. 그의 말마따나 만두와 두부는 처음 본 사람을 경계하는 기색이 없었고, 눈길 한번 쓰윽 주고는 캣폴 위에서 아침잠을 마저 자는 여유로운 고양이였다. 평온한 가정에서 부모의 너그러운 배려 속에 자라난 아이처럼, 모난 데가 보이지 않는 만두와 두부는 정말 한배에서 태어난 남매인 양 많이 닮아 있었다. 특히 만두의 성미는 두둑한 체구답게 차분했는데 주현 씨는 이게 다 신랑의 유난한 애정 표현 때문이라 웃으며 말했다. “만두를 신랑이 되게 좋아해요. 늘 끌어안고 졸졸 따라다녔더니 만두가 어느 샌가 얌전해졌더라고요. 포기한 거죠.” 고양이의 성격까지 변화시킨 이들의 남다른 애정은 집안 곳곳에도 묻어 있었다. ? 결코 얹혀사는 게 아니니까결혼 2년차 주현 씨의 첫 집은 이 아파트가 아니었다. 결혼 후 반년 정도를 투룸 주택에서 살았는데 공간이 넉넉지 못해 고양이를 위한 편의 공간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그게 한이 맺혔다”는 주현 씨는 이곳으로 이사 오며 처음부터 고양이를 염두에 두고 인테리어를 꾸몄다. 거실의 한 구석을 넉넉히 차지하는 캣폴과 키티벙크는 사전에 공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배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예 고양이에게 방을 하나 내주기도 했다. 거실 끝 쪽 ‘고양이 방’엔 고양이 용품이 가득했고 다양한 간식과 비상 약품까지 갖추고 있었다. 문 옆에는 분수처럼 물이 뿜어져 나오는 자동 급수대가, 창 아래엔 롤 카펫이 깔린 큼직한 화장실이 자리했다. 화분 둘레, 방석, 벽 등 고양이가 다다를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엔 발톱 관리를 돕는 스크래쳐가 설치됐다. 주현 씨네 고양이들은 객식구가 아닌 어엿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 다친 마음을 치유해주는“둘이 있으니 확실히 서로 의지를 많이 해요.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함께 있으면 적응을 빨리 하더라고요. 병원엘 같이 데리고 가면 따로 갈 때보다 금방 안정을 취해요.” 남매 중 정신적 지주는 오빠 만두다. 집안의 맏이 노릇을 톡톡히 한다. 주현 씨의 결혼 기념사진에도 당당히 등장하더니, 다른 고양이를 만나 두부가 긴장하는 기색을 보일 때면 심드렁한 표정을 풀고 용감히 앞으로 나와 동생을 보호해준단다. 믿음직한 만두에게 주현 씨도 신세를 좀 졌다. 만두를 입양할 즈음 경미한 우울증 증세가 있었던 주현 씨는 만두와 생활하며 말끔히 회복할 수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고 난 이후로 “행복지수가 부쩍 올랐다”는 주현 씨. 동물에게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된 사실이다. 다만 그 힘의 효과는 그들에게 마음을 연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거다. 두 고양이의 힐링 하우스를 살뜰히 꾸려 나가는 여기 주현 씨처럼. * 만두와 두부의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 ‘만듀네 소소일기’를 통해 더 자세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CREDIT글 김기웅 사진 박설화 이주현 본 기사는 <매거진C>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본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09-19 10:26:30 나란히 서서 한 방향으로, 고양이 책방… FOLLOW나란히 서서 한 방향으로고양이책방 슈뢰딩거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실컷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찬, 달뜬 입을 닫고 있는 일은 힘겹다. 유난은 아닐까,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혹시나 강요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몇 가지 종류의 조심스런 망설임 앞에서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고양이책방 슈뢰딩거는 그런 걱정들이 걱정 없이 녹아내리는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이 책방에 있는 우리들은 보드랍고 유연한 생물을 온 몸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테니까. 성공한 덕후의 사심 가득한 공간슈뢰딩거는 고양이가 소재로 다뤄지거나 주제가 된 도서로 소담하게 채워졌다. 소설, 에세이, 사진집, 만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기도 고양이, 저기도 고양이다. 늘여놓은 책 사이사이, 혹은 선반 귀퉁이에는 고양이 굿즈들이 천연덕스레 자리를 차지했다. 책을 좋아하고 고양이를 사랑하여 스스로를 책방지기로 채용했다는 미정 씨의 취향이다. 미정 씨가 자택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이 있다. 첫째 ‘조르바’와 둘째 ‘미오’다. 그들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책방의 탄생에 일조했다.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는 마음을 담아, 취향대로 골라온 책과 굿즈로 책방을 채웠다. 여기에 고양이를 키우거나 그렇지 않은, 그러나 각기 다른 색채, 다른 농도로 고양이를 사랑하는 방문객들이 책방을 완성했다. 책방지기와 책방손님은 첫 만남에도 고양이와 삶에 대해 몇 시간이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미정 씨는 사심 가득한 미소로 고양이책방 슈뢰딩거를 소개했다. 어느 우연들이 기꺼이 충돌해서는“좋은 고양이 플랫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기는 고양이 책 좋아하는 분들이 오시는 곳이잖아요. 다양한 직업과 성향을 가진 분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거죠. 서점을 기반으로 해서,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만나 서로의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엔 넓은 곳으로 매장을 옮겨서, 워크샵 공간도 크게 내고 싶어요. 입양카페도 겸해, 안전한 환경에서 고양이 임시보호를 할 수 있었으면 하구요. 셋째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기도 해요. 그럼 아마 고양이의 이름은 ‘슈뢰딩거’가 되겠죠?” 책방지기의 희망과 방문객들의 바람이 일치해서일까. 아담한 책방의 한쪽 벽에는 드로잉이 담긴 액자들이 걸렸다. <상자 속 고양이전>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작가들의 드로잉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 벽은 책방을 열 때 기념으로 진행했던 에세이 사진집 <무심한 듯 다정한> 사진전이 지나간 자리다. 액자 속 드로잉들은 수줍고도 용감하다. 전시 중이던 드로잉 한 점은 책방의 방문객과 눈이 맞아 입양을 갔다. 책방 어느 한편에서는 순천에서 책 사업을 하는 이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마주했다. 우연한 만남에 초면이었지만, 그들은 명함을 교환했다. 발꼬랑내가 좋아고양이가 안다면 변태 취급을 할지도 모르겠다. 슈뢰딩거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사진집을 들춰보니, 온통 고양이 ‘뽕알’ 사진밖에 없다. 건강한 생명력이 재잘대는 느낌이다. 고양이의 고환 말고도, 고양이의 특정 부위만을 모아놓은 사진집들도 시선을 곧잘 받는다. 고양이를 의인화해 쓴 독일의 추리소설도 있다. 고양이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테리어 전문 책과 고양이 포토 에세이집, 고양이의 언어로 쓴 시집은 애교다. 책방에 발 딛을 수 있는 모든 땅이 ‘냥냥길’인 느낌이랄까. 고유의 개성과 독특한 체취를 갖고 있는, 온통 고양이로 범벅인 책들 사이에서, 품 안에 넣고 책방을 나설 보물을 발굴하는 공간은 흔하지 않으니. ? INFO고양이책방 슈뢰딩거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동길 68 tel. 070-5123-2801 CREDIT글 김나연 사진 박설화 ?본 기사는 <매거진C>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본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09-19 10:01:16 길고양이와 캣맘에 대한 오해와 진실 FROM VET길고양이와 캣맘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작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 집을 만들어주던 두 명의 캣맘이 돌에 맞고, 그중 한 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며칠 후 경찰은 초등학생들이 벽돌 낙하 실험을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많은 언론이 이 사건을 보면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맘들이 마치 갈등의 원인인 것처럼 표현하며, 캣맘과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민 간의 갈등 구도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캣맘은 갈등의 원인 제공자일까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동이 잘못된 것일까요? 그리고 과연 길고양이는 우리 인간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정답은 모두 “그렇지 않다”입니다. 오해를 바로잡으니 길고양이는 ‘주택 또는 도심지에서 자발적으로 번식하여 자생하는 고양이’를 뜻하며, 구조하고 보호해야 하는 유기동물과 다릅니다. 캣맘 또는 캣대디는 길고양이들을 돌보고 밥을 챙겨주는 분들을 부르는 용어입니다. 그런데 누구도 이들에게 밥을 주라고 시킨 적이 없습니다. 급여를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일이 진정으로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 밥을 주는 일종의 ‘자원봉사자’입니다. 그렇다면,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동이 어떻게 길고양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캣맘은 문제 해결사?길고양이들이 일으키는 문제점은 크게 1. 소음(발정 소리, 영역 다툼 소리), 2. 배설물, 3. 쓰레기통 및 쓰레기봉투를 뜯는 일 등 3가지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길고양이의 개체 수가 더 늘어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TNR입니다. TNR은 포획(Trap)-중성화(Neuter)-방사(Return)의 약자로 많은 국가와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길고양이 관리 방법입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우리나라 각 지자체에서도 점차 TNR사업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TNR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길고양이들을 잘 포획해야 합니다. 이때 캣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캣맘들이 특정 공간에 사료를 주게 되면 자연스레 그 공간으로 길고양이들이 모이게 되고 포획이 쉬워집니다. 즉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한 TNR사업에서 캣맘들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중성화된 길고양이들은 발정이 오지 않기 때문에, 중성화된 길고양이들이 늘어날수록 소음에 대한 피해도 자연히 줄어듭니다. 캣맘들은 단순히 먹이만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길냥이들의 배설물까지 치우는 경우가 많으며, 길고양이 역시 캣맘들이 준 사료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쓰레기봉투를 뜯지 않게 되어 민원이 줄어들게 됩니다.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분들이 이야기하는 문제점 3가지를 사실상 캣맘들이 해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존은 가능하다 길고양이 역시 해로운 존재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한 마리의 길고양이가 하루에 2~3마리의 쥐를 잡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이 아는 것처럼 쥐는 유행성출혈열, 페스트, 렙토스피라 등 다양한 질병의 직간접적 원인이 됩니다. 즉, 사람에게 올 수 있는 전염병을 예방하는 데 길고양이가 한몫을 하고 있는 거죠. 실제 한 지역에서 길고양이를 다 잡아 없앤 뒤, 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후회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서울시 강동구는 2013년부터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을 시작하여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내에 각 관공서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고, 사료 회사가 사료를 후원하고 캣맘들은 지정된 급식소에 사료를 놓아줍니다. 길고양이들은 자연스레 관공서에 설치된 급식소에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길고양이와 관련된 민원이 줄어들고, TNR사업의 성과도 점차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28개로 시작한 강동구 길고양이 급식소는 현재 60개로 늘어났습니다. 지자체도 좋고, 사료 회사도 좋고, 캣맘도 좋고, 일반 주민들도 만족하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오랜 편견부터 고쳐야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길고양이=도둑고양이’, ‘고양이=요물’ 등 고양이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이 많았습니다. 이런 선입견이 캣맘에 대한 분노와 갈등으로 이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 살펴본 것처럼 길고양이와 캣맘은 나쁜 존재가 아닙니다. 선입견과 오해를 풀고 길고양이들과 사람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CREDIT글 데일리벳 이학범 편집장 그림 우서진???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본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09-13 11:20:23 오사카 나카자키쵸 부엉이 카페 ?WONDERLAND오사카 나카자키쵸 부엉이 카페 오사카의 카페 거리 나카자키쵸中崎町. 오사카의 옛 거리 풍경이 남아 있으며 현지인의 생활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래된 일본식 건물과 그 사이사이에 들어서 있는 카페, 레스토랑, 잡화점 등 소소한 풍경이 정겹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카자키쵸의 부엉이와 고양이가 있는 카페에 가보았다. 01 나카자키쵸에는 부엉이와 고양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가 있다. 가게의 이름은 ‘후쿠로우 커피 HUKULOU COFFEE’, 후쿠로우는 일본어로 부엉이를 뜻한다. 02 카페는 총 3층으로 이뤄져 있고 고양이와 부엉이는 2층과 3층에서 만날 수 있다. 1층에서는 커피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03 2층의 테이블에는 고양이 관련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곳곳에 고양이들이 숨어 있다. 04 3층을 오르는 계단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누워 길을 막고 있다. 05 호객행위를 하듯이 상품이 가득 놓인 테이블 주변에 고양이들도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06 꾸벅꾸벅 졸고 있는 카페의 고양이. 07 카페의 또 다른 주인공인 부엉이를 찾아본다. 고양이들이 다 졸고 있어 심심한 듯한 부엉이. 08 부엉이와 고양이가 사이좋게 여유를 부리는 나카자키쵸의 카페.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CREATED BY글·사진 박용준? 본 기사는 <매거진C>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09-13 10:52:09 여전히 사랑을 바라는 인하 묘생 2막?여전히 사랑을 바라는 인하이제는 꽃길만 걷기를 얼마 전 엉망진창인 몰골로 누워있는 고양이 사진 하나가 인터넷에 올라왔다. 누군가에게 유기되어서 6년간 길거리를 떠돌았다는 샴 고양이였다. 사람들은 사진 속 고양이의 생존을 걱정했으나, 사실 그 고양이는 생존보다는 따뜻한 손길을 갈구하고 있었다.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었을지고양이는 인하대 근처에서 살았다는 이유로 ‘인하’라 이름 지어졌다. 인하는 구조되어 병원에 오자마자 산소실로 직행했다. 검사를 받아본 인하의 몸은 방광을 제외하고 모두 상한 상태였다. 지방간과 황달, 구내염과 인두염, 심각한 빈혈, 부신의 팽창 등, 몸 상태는 처참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전염병은 걸리지 않은 상태였다. 인하에게 밥을 주던 이의 말을 따르면 일 년 전까지만 해도 크게 아프진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갑작스레 아프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길에서 보낸 시간이 인하를 야금야금, 천천히 갉았을 것이다. 윤기가 흐르던 털이 상해버리기까지 6년은 충분한 시간이니까. 인하는 병원에서 한 달의 집중치료를 받았고, 인하를 위해 모금된 몇백만 원의 병원비가 서운하지 않게 정말 빠르게 몸을 회복했다. 타고난 사랑꾼, 인하샴은 애교가 많은 품종이라고 알려져 있다. 인하도 그랬다. 옆의 사람을 냥! 하며 우렁찬 목소리로 불러댔다. 수다쟁이였다. 사람의 몸에 스스로의 몸을 닿게 하는 것으로 애정을 표시했다. 다다다 달려와서 호감을 표시하는 인하는 유기묘 출신이라기에는 엄청난 사랑꾼이었다. 한 사람의 손길을 받고 나서는, 다른 이에게 다가가 눈을 맞추었다. 어서 나를 따뜻하게 만지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하의 목덜미에 손을 대면 골골거림이 만져졌고, 무릎에 올라탄 인하의 무게는 참 설렜다. 어쩔 수 없이 밀어버린 바닐라라테 빛의 털이 온전히 자라고 몸에 살이 고루 붙는다면, 매력적인 외모의 접대냥이가 될 것임이 분명했다. 그동안 외로웠을 만큼 사랑하고, 사랑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고양이. 인하는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 길고양이 시절의 후유증앞으로 인하가 물을 마시지 않아 병에 걸릴 걱정은 전혀 없겠다. 인하는 사료도 곧잘 먹고, 간식 또한 사랑했으며, 눈에 띄도록 물을 참 잘 마셨다. 마른 몸에 배만 눈에 띄게 볼록 튀어나온 배가 안쓰러웠는데, 위가 장기를 다 밀어올릴 정도로 먹어 응급상황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또 하나, 인하는 남성을 무서워했다. 길거리에서 남자에게 호되게 해코지당한 기억이 있는 걸까. 인하에게 호의적인 남자들 앞에서도 인하는 서둘러 몸을 숨겼다. 기쁘게 여자를 반기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더 빨리 도와줬더라면 인하의 몸과 마음의 상처도 덜할 수 있었을까. 채 손 내밀지 못한 시간들이 괜스레 야속하다. 네 삶을 응원할게놀라울 정도로 빠른 회복속도를 보여준 인하였지만, 최근 심근 비대증(HCM)을 진단받았다. 심근 비대증은 치료가 되는 질병이 아니다. 하지만 사망선고인 것도 아니다. 먹는 약으로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의 완화를 위한 관리를 할 수 있다. 그래도 어떤 이가 일곱 살 난 고양이의 간병을 기꺼이 도맡아 줄까 싶었는데, 어느 부부가 인하의 보호자를 자청했다. 과거 까만 고양이 금자를 업어간 부부였다. 그들이 가족이 되고자 내민 손을 아는지, 그 마음이 어딘가에서 다가와 가슴께로 닿았는지, 길거리에서 자던 모습 그대로 불편하게 자던 인하는 그 날 처음으로 몸을 편하게 뉘이고 잤다. 안녕, 금동아인하의 새 이름은 금동이라고 했다. 살아남았고, 힘든 치료를 버텼고,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은 아이에게는 든든한 이름이다. 금동이의 새로운 가족들은 병원 주의치의 소견도 직접 듣고, 차트 복사까지 해서 품에 넣었다. 애정이 담뿍 담긴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갈 날이 이미 시작했음을 금동이는 알까. 길에서의 삶이 금동이에게서 온전히 다 지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끈질긴 사랑꾼의 다정한 애정에 누군가가 답을 해주고, 꼬박꼬박 정성스런 손길로 약을 먹게 되는 삶, 먹는 것 하나하나에도 섬세한 관심이 가득한 생활은, 금동이의 삶을 사랑으로 가득 차게 만들어 줄 것이다. CREDIT글 김나연 사진 박설화 자료협조 로마맘 본 기사는 <매거진C> 1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기사, 이미지)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09-07 16:29:41 고양이 마을을 찾아서 글 김기웅 사진 박설화FEATURE COVER STORY 대만의 허우통, 일본의 다시로지마, 모로코의 쉐프샤우엔… 길고양이와 사람이 평화로이 공존하는, 세계의 고양이 마을들이다. 한국에 고양이 마을은 없을까?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던 여성이 벽돌을 맞고, 고양이를 학대하는 동영상이 매일 SNS에 올라오며, 고양이가 인간의 식용으로 무참히 팔려 나가는 이 땅 위에 말이다. 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입소문으로 퍼진 두 개의 마을이 있었다. ① 평화롭고 낯선 공존의 섬, 통영 욕지도?② 호랑이 사라진 인왕산 어귀엔… 홍제동 개미마을 기행? 본 콘텐츠(기사, 이미지)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09-05 10:20:48 고양이 마을 | ② 호랑이 사라진 인왕… FEATURE② 호랑이 사라진 인왕산 어귀엔… 홍제동 개미마을 기행 개미마을은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들이 한 번씩은 다녀간 출사 명소다. 도시에서 좀체 보기 힘든 산동네의 정경과 알록달록 채색된 벽화의 거리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모여든 발걸음은 새로운 소문을 낳았다. 그들의 렌즈를 통해, 마을 안에서 사람들과 공존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어디에홍제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산비탈을 오르면, 인왕산을 등지고 위치한 개미마을 꼭대기에 도착한다. 정거장 위쪽은 산 속 트래킹코스로 통하는 길목이고, 아래로는 중앙의 널찍한 길 주변으로 나지막한 집들이 들어서 있다. 곳곳에서 조우할 고양이들 생각에 두근거리며 걸음을 옮기던 차, 문자 착신음이 울렸다. 폭염특보를 알리는 국민안전처의 긴급재난문자였다. 글자 그대로 재난에 가까운 더위. 꽤 둘러봤지만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지붕 위마다 고양이들이 오간다는 풍문은 전설처럼 증발했다. “고양이? 이제 없어. 다 어디로 가버렸어.” 개미마을 정거장 바로 앞집에 거주하는 할머니가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푸념처럼 답했다. 일단 더위 때문에 인왕산 숲 속으로 피신했다가 밤이 되어야 삼삼오오 나타난다는 얘기까지는 얻어냈다. 하지만 말 이면에 느껴지는 여운이 있었다. 정거장 바로 아래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가 나온다. 그 뒤쪽은 얕은 울타리와 작은 교회. 이 주변은 고양이가 자주 출몰해 여행자들 사이에서 ‘고양이 존’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몇 마리라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휘파람을 불며 준비해 간 먹이를 여기저기 놓았지만,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더워도 손님은 맞으러마을 중앙에 난 넓은 길을 따라 내려오면 오른쪽에 노인정이 보이는 언덕 길이 있다. 그 위에 정자가 있어 잠시 쉬러 오르던 차, 옆쪽 숲에서 치즈 태비 한 마리와 턱시도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한 시간을 배회하다 처음으로 만난 고양이였다.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방문기에 줄곧 등장하는 녀석들이었는데, 낯선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와 휴식을 취하는 모습에서 이 마을 고양이들이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 슬쩍 엿볼 수 있었다. 애교를 부리거나 경계하지 않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원하는 곳에 가 웅크려 앉을 뿐이었으니. 두 마리가 나타난 쪽의 풀숲을 따라 오르니 발자국이 찍힌 시멘트 바닥과 근처 사람들이 음식을 배급하는 작은 사료통이 보였다. 그 안쪽 풀 사이로 덩치가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머리를 내밀었다. 여기 숨어 있었구나. 시원한 수풀 코트를 둘러 따가운 볕을 피하는 영특한 녀석. 마을을 내려오다 마을 입구 쪽 가정집 펜스 사이로 지나가는 턱시도 고양이까지, 개미마을에서 만난 고양이는 총 네 마리였다. 무더운 날에도 모습을 비춰준 고양이들에게 고마웠지만 궁금증은 가시지 않았다. 그 많던 고양이, 다 어디로 갔을까? ?? 51가지 벽화의 그림자개미마을은 열심히 일하는 주민들의 모습 때문에 1983년 정식으로 붙여진 이름인데, 마을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계기가 두 번 있었다. 2009년 가을 미술 전공 학생들이 남루한 마을 곳곳에 51개의 그림을 입혔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는 용구와 딸 예승이가 살던 동네로 등장했다. 근사한 벽화와 영화의 메가 히트. 방문객은 개미처럼 꼬였다. 취재하러 간 날도 무더운 여름의 평일 낮이었지만 카메라를 들고 마을을 살펴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이곳 주민들로선 일하고 쉬어온 평범한 삶의 터전이 어느 날 현란한 색을 입더니, 마당 벽돌담 틈으로 외지인의 렌즈가 불쑥 들어오는 낯선 경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전히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개미마을엔 아직도 많은 기초수급 대상자들이 살고 있다. 마을을 자유로이 활보하던 고양이들은 중성화 수술을 받아 한쪽 귀가 조금 잘린 채 ‘관리’를 받는다. 정말 늘어난 발걸음 때문에 이곳 고양이의 개체 수가 줄어든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페인트칠과 미디어의 조명, ‘개미마을 데이트 코스’ 포스트들이 마을 사람과 고양이의 삶에 그다지 큰 축복이 아니었단 것은 알겠다. 열심히 일하고 자유 안에서 공존하던 마을 고유의 모습은 도시인과 도시 계획에 의해 조금씩 풍화되어가는 듯했다. 동물원에 오듯 별세계를 기대하며 찾아오는 발걸음과 마주하며 고양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두려움 없이 사람들 앞을 거니는 개미마을의 고양이들을, 우리는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CREATED BY글 김기웅 사진 박설화 본 기사는 <매거진C>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09-05 10:13:37 의좋은 남매 고양이 만두와 두부의 집 나란히 서서 한 방향으로, 고양이 책방… 길고양이와 캣맘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오사카 나카자키쵸 부엉이 카페 여전히 사랑을 바라는 인하 고양이 마을을 찾아서 고양이 마을 | ② 호랑이 사라진 인왕…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