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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1-09 12: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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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1-08 10: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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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1-08 09: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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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1-01 09: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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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0-26 17: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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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0-26 13: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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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10-25 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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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슬, 맑고 반짝이는 강물처럼
- 여행하며 만나다 윤슬, 맑고 반짝이는 강물처럼 상처는 사랑의 크기에 비례한다. 사랑했던 만큼, 믿었던 만큼 깊이 파인다. 그 깊이만큼이나 아무는 데 필요한 시간도 길다. 윤슬이에는 끔찍한 기억이 아주 많은가 보다. 내게 온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도 무서운 것이 많고 사람을 신뢰하지 못한다. 다행인 건 조금씩이나마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중이라는 것. 기적 같은 작은 변화들이 점점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심쟁이 윤슬이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었다. 처음 해보는 것투성이의 첫 여행! 새로운 추억들이 나쁜 기억을 잠식시키고, 윤슬이 안에 차곡차곡 쌓여질 일만 남았다. 분위기와 편안함 모두 잡는 글램핑 정확히 1년이 흘렀다. 무릎 위의 누렁이 남실이와 여행을 떠난 지도. 알고 있는 걸까. 날 쳐다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 찜통 더위에도 무릎에서 버티는 것이 시위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마감이 코앞인 작업들을 잠시 뒤로하고, 남실이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다. 우선순위가 뒤섞이지 않도록 가끔 이렇게 정리가 필요한 법이니까. 유난히 푹푹 찌는 올해 여름,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는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수박 먹는 것이 최고다. 떠나자! 맑은 물과 푸름이 넘실거리는 홍천으로! 올해 휴가는 윤슬이도 함께다. 윤슬이는 하얗고 포실포실한 말티즈다. 말티즈 특유의 앙칼짐은커녕 겁이 많고 낯을 많이 가린다. 처음에는 산책도 불가능 할 정도여서 어디를 데리고 다닐 엄두를 못 냈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늘 간절했다. 이제 제법 산책도 좋아하고 잘 뛰어다니지만, 여전히 바깥이 무서운 윤슬이를 위해 여유로운 힐링 여행으로 결정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글램핑. 화려하다(glamourous)와 캠핑(camping)이 합쳐진 단어로, 장비 부담감은 줄여주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캠핑 분위기는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가족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친한 선배와 친구가 동행했다. 이맘때 날을 잡으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장마’ 님도 왔다. 비가 온다고 못 즐기면 그건 여행이 아니다. 강아지 한 마리씩 무릎 위에 놓고 캔맥주와 낮잠, 무한 수다를 풀었다.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구워먹는 바비큐는 운치와 맛,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았다. 한우를 맛 본 남실이가 돼지 목살을 거부하는 통에 모두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비가 그친 새벽하늘은 맑았다. 별비를 보니 내일은 맑겠구나 하는 안도와 기대감이 들었다. 반짝이는 길만 가길 윤슬이는 강아지 공장 출신이다. 닭장 같은 케이지에 갇혀 기계처럼 새끼를 낳던 모견이었다. “돈 많이 벌어다 줬겠네.” 처음 구조해 나왔을 때 혀를 끌끌 차던 수의사의 말이다. 2킬로의 작은 몸집과 예쁜 얼굴은 인간의 이기심에 무참히 이용당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비참한 생활을 떠돌았을지는 알 수 없다. 마지막 번식장에서 보낸 시간만 3년, 더 이상 새끼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되어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직 새끼라 해도 믿을 만큼 동안이지만 추정 나이는 이미 10살 이상이다. 이빨은 거의 없고 목욕시킬 때면 피부에서 나이가 보여 가슴이 아프다. 구조해서 나오자마자 패드에 배변을 가렸다. 한때는 누군가에게 사랑받던 가족이었다는 증거다. 그 사람은 알고 있을까. 자신의 무책임함이 한 생명의 삶을 이토록 비참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초창기에는 나 외의 사람이 안으려고 하면 똥오줌을 지렸다. 그렇게 무서워하면서도 눈을 질끈 감고 반항조차 하지 않았다. 쭉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체념과 포기 속 아픈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견디면서. 신기하게도 내게는 어떤 경계심도 없이 무장해제다. 둘만 있을 때면 애교가 어찌나 많은지 얼굴이 뽀뽀로 뒤덮일 정도다. 언제쯤이면 마음의 빗장을 다 풀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진짜 모습을 발산하게 될까. 요즘은 남동생에게 먼저 다가가 만져달라고 깡깡 짖어대기도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윤슬이는 오늘도 조금씩, 조심스럽게 마음을 여는 중이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물결을 뜻하는 순수 한글이다. 언젠가 딸을 낳으면 지어주고 싶은 이름으로 몇 년 동안 가슴 속에 숨겨왔던 단어다. 하얗고 조그마한 존재를 처음 품에 안는 순간 알았다. “안녕, 윤슬아.” 이름처럼 빛나는 삶만 앞에 놓아줄게. 나의 작은 세상, 네게는 우주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윤슬이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물론 남실이를 달래주는 것도). 차가운 철장과 주사, 자신을 아프게 하는 손으로 가득했던 윤슬이의 세계는 이제 가족, 집, 분홍색 쿠션, 매일 산책하는 공원으로 늘어났다. 내가 보여주는 작은 세상이 남실이와 윤슬이에게는 세상의 전부인 만큼 계속해서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손길로 채워주고 싶다. 별들이 귀띔해준 것처럼 다음 날은 화창했다. 홍천강 배바위 근처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물속에서 남실이와 윤슬이를 불렀다. 수영을 무서워해 일찌감치 도망간 남실이와는 달리 윤슬이는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다가왔다. 처음 경험해보는 미끄러운 자갈과 차가운 강물에 눈은 더욱 동그래지고 몸짓에는 긴장이 가득했다. 신기한지 물을 할짝거려 본다. 낯섦이 그렇게 두렵지만 않은 것을 깨달은 것일까. 눈치만 보던 윤슬이는 남실이와 우다다 장난도 치고,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돌아오는 차안에선 더 이상 떨며 보채지 않았다. 코를 골며 떡실신했다는 건 안 비밀이지만. 현재 온도 33도. 후덥지근한 방에서 미지근한 선풍기 바람을 공유하고 있는 남실이와 윤슬이는 그날의 시원한 강가 꿈을 꾸고 있을까. CREDIT?글 박애진 ?| 여행작가사진 유정열 ?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1-09 12: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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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 ‘김녕 금속…
-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김녕 금속공예마을’ 편 초가을 제주도를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가 지나간 뒤 황금빛 억새가 휘날리는 본격적인 가을이 찾아왔다. 태풍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역의 아픈 흔적들이 지워져갈 때쯤 차가운 길 위에서 외롭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길 고양이들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이번엔 좀 멀리 나가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나들이도 할 겸 에메랄드빛 바다를 품은 구좌읍 김녕으로 떠났다. 꽃이 핀 길을 걸으며 만나다구좌읍에 위치한 김녕리에는 지난 2013년 제주로 이주해 온 젊은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금속공예벽화마을’이 있는데, 이 길은 김녕로 1~21길을 따라 총 3km에 달하는 일명 ‘GNG(GimNyeonG) 아트빌리지- 고장 난 길’이다. 총 34점의 금속벽화가 새겨진 이 길의 이름인 ‘고장난 길’은 제주어로, ‘고장’은 꽃, ‘난’은 피우다는 의미로 ‘꽃이 핀 길’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색이 옅어지고 구부러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그리고 고달프게만 생각해왔던 해녀의 일상을 아름답게 표현해 따뜻함을 건네준다. 천천히 동네를 돌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배고픔에 울부짖는 고양이 소리가 들렸다. 가늘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 가니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진 까만 돌 위로 움직이는 노란 실뭉치가보였다. 드디어 만나게 된 길 위의 고양이가 너무 반가워 천천히 다가갔다. 처음에는 조금 경계하는 듯 멀리서 지켜보더니 어슬렁어슬렁 다가와서는 무심하게 하던 일에 몰두하는 고양이. 돌맹이 사이에 뭘 숨겨 놓았는지 주위를 살피더니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머리를 쏙 집어넣고 뭔가를 오물오물 씹고 있었다. 먹고 있는 중이라 다가갈 수가 없어 나중에 확인해보니 사료 부스러기가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가 저 구멍에 사료를 넣어두고 간 모양이다. 이 고양이가 사료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한두 번 먹어본 것이 아니란 얘기다. 아무래도 길냥이들의 밥그릇 대용으로 돌 위의 구멍을 선택하고 정기적으로 사료를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평온한 고양이들의 쉼터그렇게 이곳저곳 여러 돌 틈을 살피며 배를 채우는 고양이를 보고 있으니, 저 멀리서 또 다른 치즈색 고양이가 입맛을 다시며 유유히 걸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카리스마 있는 표정과 걸어오는 행색을 보아하니 동네에서 대장 역할을 하고 있을 법한 고양이였다. 이 고양이는 해안가 돌 틈에 있는 사료를 먹는 고양이를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더니 자기는 이미 배를 채웠다는 듯 입 주위를 혓바닥으로 계속 날름날름하며 몸 닦기에 바쁘다. 열심히 몸단장을 하는 고양이 옆으로 놀라지 않게 슬금슬금 다가갔더니, 다가오는 것을 보고도 눈 깜짝하지 않고 몸단장에만 열중하는 것이 아닌가? 다른 길 위의 고양이들은 사람이 다가오면 잽싸게 도망가서 몸을 숨기기 바쁜데 너무나도 여유롭게 앉아 그루밍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이 동네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고양이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지만 역시 낯선 사람의 손길은 싫었던지 만지려고 손을 드니 경계를 하는 듯 위쪽으로 올라가 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고양이가 가는 방향으로 천천히 따라가니 돌담 아래 작은 벤치 위에서 또 다른 고양이 한 마리가 너무나도 평화롭게 낮잠을 청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찌나 경계가 없었으면 그처럼 노출된 공간에서 혓바닥까지 내밀고 잘 수 있는지…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길 위에서도 행복할 수 있기에한참을 그 세 마리의 고양이에게 홀려 셔터를 눌러댄 것 같다. 바다가 맞닿은 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 너무나도 평화롭게 지내고 있는 이곳 길 고양이들의 표정이 온화해보이기까지 했다. 도심에 사는 길고양이들은 매일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통 위를 오가며 사람들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달아나기 바쁜데, 이곳에서는 고양이들의 걸음걸이가 너무나도 여유롭게 느껴졌다. 이 고양이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살지 않고 마을 전체를 누비며,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나무벤치와 경계심 없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에게는 평화로운 일이 아닐까? 그저 예쁘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고양이를 집에 데려와 따뜻한 공간에서 자고, 맛있는 음식으로 마음을 활짝 열게 만들어놓고선, 귀찮아졌다거나 말썽을 부렸다는 이유로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상처받는 고양이들의 삶 보다 길 위의 이런 삶이 훨씬 아름답지 않을까.? CREDIT?글·사진 조아라?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1-08 10: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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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네 그림일기 | 고마워, 우리 가…
- 여름이네 그림일기고마워, 우리 가족이 되어 줘서 가족이 되는 건 운명 같은 일인연이라는 건 정말 신기하다. 삽살개를 입양할 수 있다고 해서 가본 곳은 집에서 40분가량 떨어진 도심의 작은 막걸리 집이었다. 강아지라고는 한 마리도 없을 것만 같았지만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함박웃음부터 지어졌다. 세 마리의 오동통한 청삽살개들이 신나게 가게 안을 휘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갓 2개월 된 강아지라고 하기에는 조금 큰 덩치들이었지만 아가들답게 호기심과 에너지가 넘쳐나는 모습이었다. 처음본 사람이 신기했는지 옷을 물어뜯기도 하고, 관심 좀 달라며 매달리는 아이까지. 강아지들의 환대에 기분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그 자리에서 바로 이 강아지들 중 한 마리를 입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모두 다 예쁘고 귀여웠다. 어느 아이를 새 가족으로 맞을지 잠시 고민했지만, 가족이 되는 건 역시 운명 같은 일이었다. 머리 뒤에서 후광이 비추듯 눈에 바로 들어오는 강아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보는 앞에서 다리를 덜덜 떨며 벌러덩 드러눕는 모습에 ‘아, 이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겉모습, 성별, 이런 저런 조건들을 다 접어두고 바로 그 자리에서 주인아저씨에게 한 달 뒤 이사 가는 날에 데리러 오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이름이 없었던 그 강아지는 여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와 가족이 되었다. 널 우리 집으로 데려오던 날그 날은 좋으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름이를 처음 데리러 간 날 큰 라면 박스를 한 개 챙겼다. 처음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러 가는 길이라 뭐든 조금씩 어설펐지만 어릴 적부터 키우고 싶었던 개를 드디어 데려온다는 생각에 마음에 한껏 들떠 있었다. 여름이는 전에 보았던 것처럼 동생 강아지들과 어울려 신나게 놀고 있었다. 막걸리 집 한쪽에는 여름이의 엄마 토리라는 개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뭔가 안다는 눈치였다. 출발할 때 챙겨온 박스에 여름이를 넣고 차에 탔다. 차 밖에는 여름이 동생들과 토리가 여름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눈 위로 털이 내려와 토리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앉아있는 모습이 조금은 슬퍼 보였다. 여름이도 동생, 엄마와 헤어지기 싫은지 상자 속에서 계속 끙끙 소리를 냈다. 가는 길 내내 여름이는 앓았다. 장거리 이동이 힘들었는지 침을 한 바가지나 흘리기도 했다. 출발하기 전만 해도 엄청 즐거워 했는데 보송보송하던 가슴 털도 다 젖고 큰 눈에도 물기가 그렁그렁 모습을 보니 안쓰러운 기분이 들었다. 나와 오빠는 여름이라는 새 가족을 얻어 너무나도 기쁘고 행복했지만 그날의 여름이는 엄청 힘들었겠지. 여름아 미안해. 우리랑 엄마한테 자주 놀러 가자.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기를여름이가 온 날 애견 용품점에 들러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씩 샀다. 대형견이니까 커다란 밥그릇 두 개, 아직 아가니까 주니어용 사료, 산책 나가야 하니까 목줄도 사고, 가지고 놀 작은 장난감 한 개와 개껌까지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는 하나씩 여름이 앞에 펼쳐놓았다. 오빠는 여름이를 보면서 우리 집에 이렇게 귀여운 강아지가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여름이만 보고 있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하지만 처음 우리 집에 발을 디딘 여름이는 뭔가 움츠러들고 아주 조심스러워 보였다. 맛있는 간식 앞에서도 시큰둥했고 좀처럼 반응을 하지 않아 어떻게 하면 관심을 끌어볼까 고민하다, 여름이 엄마 이름을 조심스럽게 불러봤다. 여름이는 그제야 귀를 쫑긋거리더니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엄마와 동생들이 그리웠나 보다. 적응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가 진정한 가족이 되는 날까지 여름이에게 잘해줘야겠다. 여름아, 우리 가족이 돼 줘서 고마워. 부디 좋은 곳으로 가렴전화를 받고 너무 놀랐다. 실제로 일어난 일일까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던 것 같다. 여름이를 입양한 이후에도 분양해 주신 분과 종종 연락을 하면서 지냈는데 그날은 아주 무서운 소식이 전화기 사이로 흘러나왔다. 여름이 동생 중 하나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교통사고를 당해 그 자리에서 죽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하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너무 귀엽고 발랄한 아이였는데… 아저씨는 그날 이후 엄마인 토리가 바보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하셨다. 그러고 보니 여름이를 데려온 막걸리 집 아저씨가 강아지들에게는 목줄을 채워놓지 않았던 게 기억났다. 목줄만 했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만 들었다. 바로 옆에 누워있는 여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여름이가 내가 하는 이야기를 알아듣는다면 얼마나 슬퍼할까? 하나야,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어…? CREDIT?글·그림 민경숙 | 동화작가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1-08 09: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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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고양이? 이거 도대체 누구 거야…
- BABY N CAT아이? 고양이?이거 도대체 누구 거야! 캣타워는 이미 베란다에 두 개나 있지만 거실에서 고양이들이 편히 있을 곳을 마련해주기 위해 벽면에 캣워커를 붙여놓은 우리 집. 고양이들도 나름 잘 쓰고 있지만 요즘 더 잘 쓰는 건 다름 아닌 아기들이다. 분명 '캣워커'이긴 한데비단 설이만이 아니라, 우리 집에 놀러오는 모든 아기들은 캣워커에 올라가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잠시 앉혀주기라도 하면 꺄르르 꺄르르 아주 난리가 난다. 그 옆에 고양이가 앉아 있기라도 하면 말할 것도 없다. 설이의 여자 친구 중 한 명인 지우는 캣워커 중간에 앉아서 자기 엄마에게 뛰어내리는 걸 좋아하고, 설이는 점점 난도가 높은 위층에 도전하는 게 요즘의 즐거움이다. 특히 제일 위쪽에 있는 동그란 볼 해먹에 새싹이가 자고 있기라도 하면 설이의 발은 동동동, 아주 바빠진다. (아빠에게 날 저기에 올려달라는 소리) 고양이 옆에, 아니 그냥 캣워커에 앉아 있기만 해도 행복한 아기들, 아! 이 캣워커 도대체 누구 거니? 고양이인 줄 어떻게 알았어? 아기의 인지능력이 쑥쑥 발달하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인데, 특히 생각지도 못했던 걸 알아보면 더욱 그렇다. 어느 순간부터 책에 있는 고양이 그림을 보고 '이야! 이야!'(고양이야) 하며 아는 척을 하거나 캣워커에 찍힌 무늬를 보고 '이야'라고 외칠 때. 이 아이가 본 건 살아있는 진짜 고양이밖에 없는데 어른의 눈으로 도식화해 놓은 고양이 그림을 보며 고양이라고 말하는 게 나는 왜 이렇게 신기한지 모르겠다. 모든 아기가 다 똑같이 커 나가고 내 아기 역시 그 과정의 한 점을 지나고 있을 뿐이지만, 나에겐 고양이 그림을 알아보는 순간순간이 정말 특별하다. 포옹하는 법을 알아가기를지나가는 고양이를 향해 몸을 날리며 퍽! 하고 껴안는 것은 여전하지만, 설이의 고양이 포획 성공률은 최근 크게 상승했다. 아마도 예전처럼 무자비하게 몸을 날리지 않고 몸을 날린 후에도 부드럽게 안고 있는 것이 그 이유로 보인다. 특히 귀찮음이 많은 새싹이의 경우 설이에게 포획 당해도 5분 넘게 가만히 있어주어 설이의 만족도 역시 크게 상승했다. 갑자기 덮쳐진(?) 입장에선 눈이 동그래지며 놀라기도 하지만 고양이들도 이내 곧 그르릉거리며 눈을 감는 걸 보면 드디어 둘 사이의 '포획'이 '포옹'이 되었나보다. 고양이같은 아기 집에 놀러오는 친구들에게 종종 '고양이'같다고 평을 듣는 김설 군은 낯을 심하게 가리진 않지만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에겐 오히려 무관심한 남자다. 참 재밌게도 설이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있으면 설이가 슬금슬금 먼저 다가간다는 사실! 이 팁을 살짝 말해주자 내 친구 김모양은 눈앞의 설이를 너무너무 안고 싶지만 힘겹게 참으며 '들아~ 들아~'를 외치고 설이에게 관심 없는 척을 하기도 했다. 정작 고양이 네 마리 중에 들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고양이에게 배운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이모야들을 낚는 데에는 확실히 성공! 아들, 커서 여자친구 몇 명 데려올 거니?? CREDIT???글·사진 강선혜|네일숍 '위드샨' 프로듀서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1-01 09: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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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강동물병원 박원근 수의사 "의사는 진…
- 칭찬합시다+용강동물병원 박원근 수의사 "의사는 진찰할 때 탐정이 된다” 용강동물병원을 취재하기 위해 만난 박원근 수의사. 질문을 던지면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는 고양이와 오래 지내왔기 때문일까? 어쩐지 틈을 내주지 않으려는 도도한 고양이와 닮아 있었다. 본인 사진 촬영마저 수줍어 하며 피해버린지라 이 기사의 썸네일에 고양이 사진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용강동물병원에 들어오자마자 흰 고양이를 봤어요.저희 병원에서 키우는 고양이죠. 이름은 별이라고 해요. 서산탁묘사건이라고, 옛날에 탁묘를 해준다고 고양이들을 데려가서는 굶기고, 학대하면서 애는 잘 있다고 거짓말하면서 돈은 더 받는 사건이 있었거든요. 그 때 저희 병원에서 고양이들 데려와서 치료하고, 보호자들께 연락해서 애들 데려가게 했었는데. 별이는 그 때 유일하게 보호자가 찾아오지 않은 고양이예요. 그렇게 해서 병원에 남게 되었죠. 원장님은 어떻게 해서 수의사가 되셨나요?저는 서울 태생이긴 한데, 어릴 때부터 주변에 동물이 많았어요. 누나가 동물을 많이 좋아하셨거든요. 유치원 때 집에 오면 병아리, 토끼, 고양이가 있었고요. 집에서 강아지도 키우고, 거북이도 키우고요. 할아버지 댁에 가면 개들도 많았고, 작은아버지 댁에 가면 돼지들과 소들이 많았거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동물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수의사의 길을 생각하게 됐어요. 여러 학회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네요.최근 4~5년 사이 수의계에 학회나 협회가 많이 만들어졌어요. 전문화를 위해 외과학회나 안과학회, 치과학회 등이 많이 생긴 거죠. 동물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많이 알아야 하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병원을 다니면서 석사과정도 수료했고, 세미나와 학회도 많이 다니고요. 그런데 만족할 만큼 우수해지지는 않더라고요. 모르는 건 계속 생기고요. 부족한 부분은 계속 채워야죠. 저도 계속 공부를 하고 필요하다면 장비도 들이고요. 원장님께서 중요하게 여기시는 수의사로서의 역할은 어떤 것일까요?동물들이 어릴 때부터 계속 관리를 해 주는 거죠. 고양이 전문, 노령견 전문, 외가 전문, 치과 전문, 신장 전문. 이렇게 전문 과목을 내세워서 보호자들을 유치하고 그 쪽으로 발전하는 것도 좋지만, 한 편으로는 어린 동물들이 소외당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죠. 일종의 양극화가 발생하는 거예요. 저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싶거든요. 저는 수의사가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한 생명을 볼 수 있는 직업이어서 좋아요. 애기들 받을 수 있고 죽을 때까지 케어를 해 줄 수 있으니까요. 이것도 일종의 행동학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이야기죠. 어릴 때부터 교육하고, 안 좋은 행동 습관은 교정해 줄 수 있으니까요. 주기적으로 사료, 간식 등 상담해 주면서 영양학적으로 애들 챙겨주고요. 치아관리, 피부 관리,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 접종 시기 등을 알려주고요. 그런 것들을 잘 해 주고 싶어요. 원장님은 내과 과목 진료도 잘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어느 한 과목 특화를 해서 유명세를 타는 것도 좋지 않나요?전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에 제일 많이 나오고 있긴 하죠. 한 가지라도 잘하면 좋다! 라는 거요. 가장 많이 이슈가 되는 게 치과 전문 병원인 것 같아요. 확실히, 메인 진료를 하는 동물병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저희도 내과에 강한 병원이기 때문에 신장, 종양, 뼈, 이런 진료를 밀고 나간다면 밀고 나갈 수 있겠죠. 그런데 무엇 하나를 특화시키게 되면 맨날 아픈 애들만 보겠구나 싶은 마음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게 어린 애들 놀아주고, 자라는 거 보면서 교육시키고 하는 거여서요. 동물들을 돌봐주는 걸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동물들을 진찰할 때는 어떤 생각을 하세요?비유를 하자면, 탐정이 되는 느낌이에요. 동물들에게 증상이 있다면 그 몸에서 범죄가 발생한 거잖아요. 그럼 저는 밝혀야죠. 이 친구가 '호흡곤란으로 왔다' 하면서 그 증상을 듣는 건 곧 현장을 본다는 거죠. 거기서 단서를 찾아야 해요. 왜 아픈지, 범인은 누구인지. 여기서 그 범죄를 찾으려면 도구가 필요하고요.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 등으로요. 여기서 범위를 계속 좁혀가며 범인을 잡는 거죠. 여기서 잡았다! 하면 좋은데, 아닌 경우가 있죠. 그럼 무언가 풀지 못한 알리바이가 있는 거예요. 범인을 빨리 잘 잡는 게 진료를 잘하는 수의사라고 할 수 있고요. 기억에 특별히 남는 동물이 있으신지.오래된 환자가 기억에 남죠. 오래 되고, 오랫동안 치료를 한 아이들이요.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어요. 의사나 수의사는 과학자라고 생각하거든요.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말하는 정보가 있고, 결과를 낼 수 있는 진료를 하게 되는 거죠. 논문에 대해 검증된 논문들이 나오게 되고요. 그런 과학의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게 수의학이에요. 그런데 병원 진료를 하다보면 그런 과학성을 좀 건너뛴다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들이 생기거든요. 치료법대로 했는데 안 되는 애가 있고요, 약을 먹였는데 치료가 안 되는 애가 있어요. 그런 애는 다음번에 와도 그런 경우가 많아요. 반면에, 엄청 어려운 경우인데 치료가 잘되는 동물들도 있고요. 이건 힘들겠다 했는데 애가 살아나는 거죠. 쓰러졌던 애가 살아나고, 그런 걸 몇 번씩 극복하는 경우요. 그런 경우들이 기억에 남죠. 보호자들께 부탁하고 싶으신 점도 있으신가요?처음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워보시는 분들께는 공부를 좀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보통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되면 태교에 대한 책이나 갓난아기에 대한 책을 읽으시잖아요. 그만큼의 노력은 고양이들에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것들에 대해 생애 주기별로, 순서대로 알고 계셨으면 하구요. 그건 수의사인 제가 도와드려야 하겠죠. 그리고 산책 많이 해주고 많이 놀아주고요. 장난감에도 관심 많이 가져 주시구요. 아, 뼈 같은 건 좀 안 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생뼈는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끝으로 보호자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겨야 할 기준을 추천해 주세요.기본적인 케어를 받을 때는 가깝고, 설명 잘 하고, 신뢰가 가는 병원을 선택해 주는 게 좋아요. 잘 통하는 선생님이 있는 것으로요. 그리고 큰 병에 걸렸을 때는 여러 군데의 병원을 알아보시고 선택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박원근 수의사-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내과학 석사 - 용강동물병원 원장 CREDIT?글 김나연 사진 박설화?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6-10-26 17: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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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의 로망, 째즈 폴 보름이의 전원생…
- LIVING WITH CAT?반려의 로망째즈, 폴, 보름이의 전원생활 그런 로망이 있다. 빈 공간이 쓸쓸하지 않은 여백으로 남아 모던하고 젠틀하게 느껴지는 깔끔한 집에서, 내 고양이와 함께 그 공간의 멋짐을 즐기는 거다. 외동냥이는 좀 외로울지도 모르니, 마음 맞는 고양이 두세 마리와 함께라면 더 좋겠다. 마당이 있다면 급식소를 설치해서 눈이 내리는 어느 날에는 마당에 나가 함께 눈을 밟아봤으면 좋겠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고양이들과의 다정다감한 이야기로 선망 받고 있는 어느 부부처럼 말이다. 부부와 고양이에게 완벽한 집강태중, 이세현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은 4층으로 이루어진 듀플렉스 주택이다. 이사를 위해 여기저기 발품을 팔고 다니다 마주한 이 집에서, 이들은 고양이들이 계단을 오가며 노는 모습을 상상했다.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집이야말로 가장 좋은 집이라 생각했기에 부부는 망설임 없이 입주를 결심했다. 부부가 이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은 1층 거실이다. 1층은 원래 작업실이나 재택근무를 위한 사무실 용도로 지어졌기에, 천장이 높고 벽면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되어 있었다. 부부는 1층을 거실로 쓰기 위해 벽면을 흰색으로 도장하고, 태중 씨가 오래 전에 구입한 빈티지 월유닛을 벽면에 설치했다. 60년대에 제작된 월유닛은 좋아하는 소품으로 장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다른 공간도 기존의 가구들로 살뜰히 꾸몄다. 벽면은 여행 다니면서 사 온 전시 포스터와 세현 씨의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포스터 등으로 꾸몄다. "요즘은 저희가 가지고 있는 물품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가능한 많이 비우고, 꼭 필요한 것들만으로 심플한 집을 꾸미고 싶어요. 다른 것 필요 없이, 저희 부부와 고양이 셋이 모두 한 공간에 있을 때 제일 행복함을 느끼거든요." 마당에는 손님이 오고부부가 꾸미는 마당은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요즘엔 마당의 텃밭에서 각종 채소들을 길러 먹는 즐거움이 있다. 계절마다 꽃과 다른 식물들이 보는 것도 생활 속 누리는 작은 행복 중 하나다. 부부는 마당에 리빙박스를 이용해서 고양이 급식소를 만들었다. 급식소에는 사료를 채우고, 그 옆에 캣닢도 길렀다. 급식소가 문을 연 지 1년. 급식소에는 유경이, 대장, 세영이, 무병이라 이름 붙인 네 고양이들이 방문한다. 사료도 먹고, 후식으로 캣닢까지 뜯어먹고는 유유자적 마당을 즐기는 여유를 부린다. 캣그라스도 길렀으나 길냥이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 모양. 마당에 있는 큰 나무는 길고양이들만의 전용 스크래쳐다. 요즘엔 부쩍 친해진 길고양이들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두 부부를 현관문 앞에서 반겨주기도 한다. 길고양이라기보다는 마당냥이에 가까운, 다정한 모습이다. ? 다복한 다묘 가정부부가 거실을 가장 사랑하며 마당을 소중히 일군다면, 첫째 고양이이자 애교쟁이 1호인 째즈는 원목 캣타워 위를 유독 편애한다. 도도했다가 어느 순간 째즈를 닮아 개냥이가 되었다는 애교쟁이 2호 폴 또한 종종 원목 캣타워 꼭대기를 점령한다. 아기 고양이 보름이는 태중 씨를 캣타워 삼아 매달리는 연습을 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째즈와 폴과 함께 원목 캣타워에서 사이좋게 식빵을 구울 듯하다. 세 고양이들을 위해 텐트나 스크래쳐, 원목 식탁 등 다양한 기구가 마련되어 있건만, 형제 아니랄까봐 취향까지 쏙 빼닮아 캣타워 홀릭이다. 째즈는 다른 이의 가족이었지만 생후 6개월 차에 태중 씨를 만나게 되었다. 태중 씨는 혼자인 째즈가 외로워 보여 둘째 고양이를 찾다가 폴을 만났는데 째즈와 생일이 같았기에 이것도 인연이라 생각했다. 막내인 보름이는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데려왔다. 추석 직전,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보게 된 울산보호소의 아기 고양이들 사진 중에 보름이가 있었다. 눈이 맞았다고 해야 할까. 부부는 그 길로 보름이를 업어왔다. 추석이 맺어준 인연이라, 보름달처럼 둥글둥글하게 크라고 이름을 보름이라 지었다. 째즈는 꼬리를 흔들어 보름이와 놀아주고, 폴은 보름이에게 할짝할짝 그루밍을 해 준다. 보름이를 데려온 건 부부인데, 어쩐지 함께 공동 육아를 하고 있다. 가족이라는 이름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풍경 속에서, 소담하게 오가는 사랑 안에서 보름이는 무럭무럭 자랄 예정이다. CREDIT글 김나연 자료협조 강태중 이세현? ?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0-26 13: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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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에서 만난 고양이
- WONDERLAND지옥에서 만난 고양이 | 일본 규슈 나가사키현의 동쪽 시마바라 반도의 화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온천 지역 운젠雲仙. 곳곳에 분화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온천 증기가 뿜어 나오는 곳이다. 산 중턱에는 료칸, 호텔과 상업 시설이 모여 있는 온천 마을이 있는데 이 지역의 온천은 유황을 함유한 강한 산성이다. 운젠은 온천이 생성한 하얀 흙인 온천여토로 뒤덮이고 곳곳에서 고온의 온천이 끓고 하얀 증기가 뿜어져 나와 사람들은 이곳을 운젠 지옥이라 부르고 있다.? |? 운젠 지옥에는 연못 지옥, 아비규환 지옥 등 30여개의 지옥이 있으며 지옥 주변에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강한 유황 냄새가 올라오기 때문에 비위가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 이런 후끈후끈한 운젠 지옥에서도 길고양이를 만날 수 있었다. 운젠 지옥에서 만난 고양이니 지옥 고양이라고 해야 할까? ? |? 운젠 지옥의 고양이 형제. 아직 아기 고양이들이라 지옥 고양이답지 않게 얌전하고 귀엽다. 사람이 다가가도, 쓰다듬어도 아무런 반항 없이 가만히 앉아 있다. ? |? 지옥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천의 열기는 고양이들에게 아주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한 없이 여유로웠던 운젠 지옥의 고양이들. |? 지옥의 입구에서 지나가는 관광객을 관찰하는 얼룩무늬 고양이. 고양이들은 잘 달구어진 돌 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 잘 자란 노란 지옥 고양이, 무섭기는커녕 너무나도 순해서 어렵지 않게 안아볼 수 있었다. 지나가던 관광객이 겁 없이 지옥의 고양이를 안았는데 반항도 없고 그저 몸을 맡길 뿐이었다. |? 상점에 앉아 있던 쌍둥이 노란 지옥 고양이. 잠에 취했는지, 유황에 취해 있는지 느릿느릿 멀뚱멀뚱. |? 지옥 고양이가 살고 있는 운젠 온천. 자연의 신비와 함께 평온한 고양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즐거운 곳이다.? CREDIT?글·사진 박용준 ?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0-25 19: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