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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09-02 09: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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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08-30 17: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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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08-30 17: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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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08-23 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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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08-23 16: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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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08-23 15: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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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6-08-10 14: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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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마을 | ① 평화롭고 낯선 공존…
- ?FEATURE①?평화롭고 낯선 공존의 섬, 통영 욕지도?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고양이들은 그늘 속에서, 땅굴 아래에서, 자동차 밑에서 햇볕을 피한다. 방파제를 받치고 있는 커다란 바위 사이에 새끼들을 숨겨둔 고양이는 이따금 방파제 위로 올라와 낚시꾼들이 낚는 물고기를 노린다. 비도 내리지 않은 마르고 사나운 여름이건만, 그래도 고양이들은 유유자적,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물고기를 낚으니 고양이가 온다욕지도는 휴가를 떠나기에 좋은 섬이다. 천왕봉만큼 호젓하게 등산하기 좋은 산도 없다. 물이 맑고, 고기가 잘 잡히기에 낚시꾼들의 명소로 손꼽히기도 한다. 그 중 으뜸가는 낚시 포인트는 목과방파제다. 항구에서 노란 버스를 타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목과마을은 산 아래부터 중턱, 그 너머까지 집들이 자리를 잡고 바다를 내려다보는 마을이다.마을을 지켜주는 방파제에서 낚시꾼들은 미끼를 던지고, 볼락이나 학꽁치 등을 잡는다. 낚시꾼들의 환호성에 방파제 바위 사이에서 젖소무늬 고양이가 몸을 내민다. 바로 발치에 파도가 치고 있음에도, 고양이는 익숙한 듯이 바위를 딛고 방파제 위로 올라온다. 또다시 물고기를 낚은 낚시꾼의 뒷모습을 고양이가 지켜본다. 고양이의 입은 한 쪽이 눈에 띄게 돌출되어 보인다. 낚시꾼이 낚은 물고기를 곧장 가로채다가 입 안에 낚싯바늘이 파고들었다고 한다. 고양이의 입은 낚싯바늘이 있는 채로 아물 있다. 입모양이 뒤틀린 고양이는 방파제에서 낳은 새끼를 먹이기 위해 방파제 부근에 머무는 중이다. 방파제를 지탱하고 있는 커다란 바위 틈 속이 젖소무늬 고양이와 그 새끼들의 거처다.가장 보통의 고양이어린 턱시도 고양이 한 마리가 주변을 배회한다. 반짝거리는 호박색 두 눈이 매력적이고, 예쁘게 신은 흰색 양말이 귀여운 고양이다. 관심을 가지고 가까이 가면 여유롭게 산 속으로 사라지는데, 어느 순간 시선이 느껴져서 주변을 살펴보면 턱시도 고양이가 가까이 와 있다. 그늘에 앉아서 나른한 얼굴을 하더니 나중에는 친구인지 형제인지, 다른 고양이와 함께 차 밑에 숨어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마을에서 내려와 방파제로 내려가고 있자니, 주차된 자동차 보닛 밑으로 고양이 하반신이 덩그러니 내려와 있다. 죽은 걸까 싶어 고양이의 배를 손가락으로 슥 찔러본다. 하반신의 주인 고양이는 허둥지둥 발버둥 치며 자동차 보닛 안으로 후다닥 들어간다. 그제야 내려다본 자동차 밑에는 고양이 몇 마리가 식빵을 굽고 있다. 보닛 안으로 들어간 고양이의 꼬리가 차 아래로 쑥 내려온다. 근처 그늘에서는 새끼고양이들이 장난을 치며 논다. 차 주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오자, 고양이들은 차 아래를 떠나 느긋하게 새끼들 곁으로 간다. 보닛 속의 고양이도 함께.한국의 고양이 섬, 욕지도오십년쯤 전, 욕지도에선 고양이들이 쥐잡이용으로 길러졌다. 그러다 집밖으로 나온 고양이들은 자체적으로 번식하며 그 개체수를 늘렸다. 섬에는 고양이를 위협하는 다른 동물은 없었다. 유일한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고양이들에게 위협적이지 않았다. 고양이는 예의바르게 낚시꾼의 옆에 앉아 천연덕스럽게 물고기를 양도받기도 했고, 피서객들이 고기를 구울 때 한 점씩 얻어먹기도 했다. 이따금 육지에서 반려묘로 자라던 고양이들이 섬에 버려지기도 했다. 목과방파제 근처에 주차된 자동차 밑에 있던 러시안블루 한 마리가 그런 경우다. 러시안블루 옆에는 그 새끼인 듯 어린 회색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고, 카오스 무늬의 어린 고양이들도 함께 있었다. 새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인지, 고양이들의 영역 다툼은 꽤 치열한 편이다. 목과마을에서는 새벽이면 방파제 고양이들과 마을 고양이들이 하악질을 하며 우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고 했다. 각자 구역이 있다고, 그 선을 넘으면 패싸움 벌어지듯 한다고 낚시꾼 한 명이 일러줬다. 그 소음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하지만, 별달리 고양이를 학대하는 일은 없다. 고등어구이를 도둑맞는 것도 그러려니 한다고. 고양이들도 일본의 아오시마나 대만의 허우통 마을의 경우처럼 떼를 지어 사람들을 반겨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대로 함께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무조건 서로를 환영하고 아끼는 것만이 공존의 유일한 방식은 아니니까. CREATED BY글 김나연 사진 박설화 본 기사는 <매거진C>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6-09-02 09: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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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씬한 몸으로 질주하는 경주견 그레이하…
- Your dog 늘씬한 몸으로 질주하는 경주견 그레이하운드? 쭉 뻗은 다리, 딱 벌어진 가슴. 다부진 몸매의 빠른 발. 멋진 모델도, 운동선수도 아니다. 견종 중 손꼽히는 몸매를 가진 그레이하운드다. 다리도, 몸매도, 얼굴도 길쭉길쭉한 그레이하운드는 '키 크면 싱겁다'는 말과는 다르게 다부진 인상을 준다. 얼핏 보면 사냥개 같이 날카롭지만, 순한 눈망울은 마치 사슴 같기도 하다. 회색이라서 그레이하운드?그레이하운드라고 하면 '회색인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레이하운드는 회색뿐만 아니라 하얀색, 검정색, 갈색 등 다양한 모색을 가지고 있다. 그레이하운드라는 이름을 얻게 된 데는 털이 회색빛이어서 그렇다는 설도 있지만, 라틴어로 '빠르다'라는 뜻인 '그라두스'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레이하운드는 단모종이다 보니 추위와 더위에 약한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옷을 입혀주는 것이 좋다. 너무 춥거나 경계할 때는 목둘레를 부풀리는 경우가 있으니 이때는 긴장을 풀고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냥꾼'세상에 존재하는 개들 중에서 그레이하운드보다 빠른 개는 없다'라는 말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레이하운드는 시속 7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빠른 속도와 근육질 몸매를 가진 그레이하운드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냥견의 표본이었다. 서기 124년 그리스 역사가 아리안은 '진정한 스포츠맨은 토끼를 죽이기 위해서 개를 풀어주지 않는다. 오로지 개와 토끼 사이의 경주와 운동 그 자체가 중요하며, 토끼가 도망쳐도 환호한다'라고 그레이하운드의 사냥을 평했다. 그레이하운드의 사냥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에는 빠른 속도로 사냥감을 앞지를 수 있는 개가 아주 귀했다. 이들을 차별 교배해 번식된 견종이 그레이하운드다. 그레이하운드는 그 이후 지속적으로 교배하며 귀하게 여겨진 교화 동물인 셈이다. ? 서민들은 키울 수 없었던 개 영국의 '카투느 법'에 나쁜 마음을 가진 자는 그레이하운드를 소유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을 만큼 그레이하운드는 영국의 사랑과 지지를 받았다. 근세 시대 영국 왕실들은 서민층에서 그레이하운드를 통해 사냥하는 것이 탐탁하지 않았다. 그래서 '왕실 사냥터 법'을 제정해 농부와 노예들이 소유할 수 없게 했다. '왕실 사냥터 법'이 없어진 후에도 서민들이 그레이하운드를 소유하기는 힘들었다. 오히려 법이 사라진 이후에는 그레이하운드가 사냥감을 쫓는 경주견으로서 사랑을 받았다. 은근히 다정한 성품 그레이하운드가 사냥개이기 때문에 성격도 난폭하고 까칠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오히려 사냥개이기 때문에 관찰력과 민첩성이 매우 뛰어나고 한번 시작한 일은 그칠 줄 모르는 끈기와 강인함을 갖고 있다. 그레이하운드는 오랜 시간 사람과 함께한 덕인지 친근하고 애정이 많다. 48시간만 함께 있어도 어느새 성큼 친해져 있을 것이다. 운동량이 많고, 걷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기르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계단에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 CREDIT글 한선미사진 박민성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6-08-30 17: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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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을 한 마리 더 입양할 때의 주의…
- Training 반려견을 한 마리 더 입양할 때의 주의점 "반려견이 혼자라서 외로울까봐 한 마리 더 입양할 계획이에요.", "유기견을 한 마리 입양했는데 기존에 있던 반려견과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 걱정이에요." 한 마리의 반려견과 지내는 경우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외출을 할 때면 집에 남겨진 강아지가 신경 쓰이고, 평소보다 늦게 귀가할 때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반려견을 보면 한층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우리 집 개는 동생이 필요한가 반려견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또 한 마리의 입양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강아지를 데려오면 원래 있던 아이에게는 함께 놀 수 있는 친구가 생겨서 좋은 걸까? 사회적 동물인 개들에게 무리의 구성원이 더 생겨나는 것은 아마도 반가운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개들은 '인간과의 유대관계'가 정말 강한 존재라는 것이다. 반려인과의 유대관계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반려인과 반려견의 관계는 우리 인간사회로 비유하자면 '팀장과 팀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인에 대한 과도한 애착 관계가 형성된다면 그 관계가 원활하게 유지되기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반려견의 영역 안에 또 다른 반려견이 생긴다면 어떨까. 두 마리가 싸우게 되는 이유 처음에는 호기심과 약간의 두려움이 있다가, 경계심이 풀어지면 서서히 반려인에 대한 애정표현이 하나의 '경쟁'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새로 온 반려견이 어리든 나이가 많든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건 바로 반려인과의 유대관계가 어떻게 형성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새로 입양한 반려견과 기존에 있던 반려견이 가장 격렬하게 싸우는 경우가, 주인에 대한 소유욕구 때문에 일어나곤 한다. 평소 잘 싸우지 않고 온화한 아이들도 이럴 땐 사나운 맹수처럼 돌변하기도 한다. 두 마리 이상의 반려견을 키운다면 반려인이 '소유'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분쟁의 요소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그럼 어떻게 해야 두 마리의 반려견이 서로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개는 영역과 구역성이 강한 동물이다. 이미 익숙한 나의 공간에 낯선 존재가 들어온다면, 기존의 반려견은 그 개에게 강한 호기심과 경계심을 느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개를 입양한다면 반려견의 영역이 아닌, 바깥에서 만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영역성이 강한 개들은, 자신의 영역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존재에게 조금 더 관대하게 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줄을 가지고 걸어가면서 만나는 것보다는, 반려견을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에서 만나는 것이 더 좋다. 상대방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이다. Tip. 기존의 반려견과 새로 입양하는 반려견이 사이좋게 만나는 법 (보조자 한 명이 더 필요) 1. 반려견을 데리고 넓고 조용한 평지(잔디밭 등 노즈워크에 적합한 장소들)로 나가 반려견을 풀어 놓는다. 2. 새로 입양하는 강아지는 멀리 한쪽에서 보조자와 함께 바닥에 앉는다. (리드줄로 입양견을 잡고 있는다) 3. 반려견을 이끌고 입양견과 보조자 근처로 다가간다. 4. 반려견이 입양견에게 다가가서 냄새를 맡고 탐색이 끝나면, 바로 간식을 활용하여 개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보조자는 차분히 입양견을 풀어준다. 5. 서로 어울리며 충분히 놀다가 집으로 같이 들어온다. CREDIT글 권혁필 ?| ?동물행동교정전문가·훈련사?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6-08-30 17: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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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가에게 닿은 손길들
- 견생 2막막가에게 닿은 손길들 제주에서 한 달 살이, 마치 유행처럼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살아보러 내려온다. 꿈꾸던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내려온 사람들 중 어떤 이들은 오일장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를 2~3만원에 구입한다. 그리고 한 달을 살고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갈 때 그 강아지는 그대로 두고 간다. 아파트에서 키울 수 없어서, 품종 있는 강아지가 아니어서, 너무 커버릴 강아지여서, 다양한 이유를 대며 아직 길에서 버텨낼 수 없는 작은 생명을 그대로 유기해버리는 것이다. 키울 게 아니면 모르는 척해야 할까 매년 피서 철이 되면 유기동물 수가 급격히 증가한다고 한다. 키우던 동물을 피서지에 버리고 간다는 것이다. 집에 절대 찾아올 수 없는 곳에 버리는 것, 그 치밀함이 참 무섭다. 아무 것도 모른 채 길거리에 버려진 동물들의 운명은 대부분 둘 중 하나다. 길거리 생활을 못 버티고 죽든가, 심장사상충에 걸려 죽든가…. 어떤 이들은 키울 게 아니라면 무책임하게 유기견을 집에 데려가지 말라고 한다. 데리고 가서 이미 그 아이가 사람에게 마을을 주었는데 다시 버린다면 얼마나 잔인한 일이냐고 말이다. 그렇다면 길거리에서 먹지도 못하고 비도 피하지 못하는 유기견을 모른 척 하고 지나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그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닐까? 유기견, 막가를 만나다며칠 전 나는 막가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만나게 되었다. 막가를 데려오신 분은 길에서 돌아다니던 수컷 푸들 한 마리가 계속 따라오고 그 모습이 눈에 밟혀서 집에 들였다고 한다. 목욕을 시키고 미용을 하고 피부병을 치료하며 임시보호를 했고, 그러면서 입양시킬 곳을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입양처가 없었다고 한다. 임보가 점점 힘들어져 강아지 카페에 사연을 올리면 인연이니 잘 키워보라는 얘기만 돌아왔다는 것이다. 거기다 기침을 해서 감기인가 하고 병원에 데려가 검사해보니 심장사상충에 걸려있다고 했다. 아마도 치료비 때문에 유기된 것 같았다. 심장사상충까지 걸려있는 막가를 데려가겠단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임시보호자 역시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데려왔던 곳으로 가서 다시 유기하려고 한다며 SNS에 글을 올린 것. 다행히 내 지인 중 한 명이 임시 보호하겠다며 나섰고 우리는 몇 시간 뒤에 막가를 데리러 갔다. 임시보호를 하던 분이 막가를 데리고 나와 우리에게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빨개진 눈시울로 잘 부탁드린다며 무언가를 한가득 건네주었다. 막가를 데리고 있던 한 달간 막가를 위해 샀던 물건들이었다. 상처가 많은, 그래도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그동안 차에 태워 여행을 같이 다녔기 때문인지 차에 타자마자 놀러 가는 줄 알고 기분 좋아하는 막가를 보며 마음 한켠이 지끈거렸다. 잠시 뒤 임시보호자였던 분과 점점 멀어지자 막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낑낑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옆에서 ‘막가야, 괜찮아~’ 하며 달래주는 손길에 조금 진정을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표정은 어느새 무표정하게 변해있었다. 한참 동안 창밖을 보면서 막가는 그렇게 소리도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우리는 막가를 데리고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정확하게 알고 어떤 치료를 얼마나 해야 하는지 상담을 받기 위해서였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기침이나 재채기 한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진은 아니었을까, 또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상태가 아닐까 기대를 했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심장사상충 3기라는 결과. 거기다가 피 색으로 보니 걸린 지도 꽤 오래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나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고 치료하면 완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1차 접종하고 한 달 후에 2차 접종을 2회 해야 하는데 지금 상태를 보니 잘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우선 막가를 데리고 임보하기로 한 지인의 집으로 갔다. 당신은 유기견을 위해 나선 적 있나요 새 집에서 막가에게 첫 끼를 챙겨주기 위해 짐을 풀어본 우리는 빼곡하게 무언가가 적혀있는 종이 한 장을 보게 되었다. 심장사상충을 허브로 치료한 것들을 보고 치료해보고자 정리해놓은 것이었다. 막가를 다시 유기하러 간다는 전 임보자의 SNS 반응은 정말 매서웠다. 이렇게 버릴 거라면 데려오지 말았어야 한다는 글들이 특히 많았다. 유기되어버린, 피부병 걸려 힘들어하던 지저분한 강아지를 그냥 모른 척했다면 어땠을까? 임보자는 돈을 들여 병원을 가거나 사료를 살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많은 이들에게 나쁜 말을 듣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책임지지 않을 거라면 데려오지 말라고. 그렇다면 임시보호를 해서라도 그 동물을 살리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 형편이 되지 않아 키울 수 없어도 데려와서 좋은 가족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을 먹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 이 빼곡히 적힌 종이를 보면서도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비난을 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하지만 비난받을 것을 알면서도 실행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매섭게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다. "당신은 유기된 동물을 위해 무언가 해본 적이 있나요?" 막가는 유기되지 않았다막가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1차 치료를 시작했다. 씩씩하게 잘 버텨준다면 막가는 완치되고 새로운 가족을 만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이, 처음 손을 내밀어 집으로 데려와 보살펴준 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 아닐까? 유기동물은 지금도 끊임없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길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기되어버린 생명들에게 막가와 같은 운조차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이 문제는 끊이지 않겠지만 계속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희망해본다. CREDIT 글·사진 우서율?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08-23 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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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그대로를 몸속으로, 동물을 위한 …
- 우리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태고부터 식물들의 혜택을 받아왔다. 특히 야생동물은 자기 신체를 조절하고자 할 때, 혹은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정화하고 싶을 때 등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필요한 식물을 찾고 섭취함으로써 건강의 균형을 갖추기도 했다. 인간이 약초를 사용하게 된 것도 이러한 동물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허브 요법은 이러한 경험이 전승되어 현재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반려동물들은 스스로 필요한 음식이나 식물을 찾아 섭취하던 과거의 생존 방법을 적용할 수 없고, 먹는 모든 것을 인간의 선택에 따라 공급받는 형태다. 하지만 동물은 자연적 존재로서 자신의 몸에 필요한 식물이나 허브를 적용할 수 있는 존재다. 동물이 스스로 자기 몸을 돌보기 위해 직, 간접적으로 적용해온 허브를 특성에 따라 직접 활용해보자. 애니멀 허브테라피란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포도당을 만들고 또한 다양한 식물 화학 성분(식물 화학 물질)을 합성한다. 1차 대사산물은 탄수화물과 지질, 단백질 등 식물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 성분이며 광합성 과정에서 그 외에도 다양한 화학 물질을 만들어 2차 대사산물이 생겨난다. 이 요소들을 잘 활용하면 생체 방어 기능과 항상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식물의 다양한 성분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의약품에 비해 내복 또는 외용 시 신체에 부드럽게 작용하므로 더욱 안전하다. 특히 치료적 허브테라피는 식물의 전체 성분을 이용하여 심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며,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아로마테라피는 식물의 유효성분 중 지용성 성분으로 이루어진 방향물질, 즉 ‘정유’를 사용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허브테라피 활용법 배우기- 허브 목욕허브의 유효 성분이 피부에 침투하여 몸을 따뜻하게 한다. 또한 피부의 염증을 진정시키고, 향기의 성분은 동물의 자율 신경의 조절을 도와준다. 1. 족욕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 건강 증진과 오한, 피로 회복, 관절통의 통증 완화 등에 유효하다. 발가락 사이를 핥는 동물이나 산책, 외출 후 관리에도 좋다. 강아지의 뒤꿈치를 담그고 허브목욕제를 추가하여 족욕을 해주면 된다. 중대형견에게는 쉽지 않으므로 앞다리, 뒷다리를 순서대로 진행하거나 가능하다면 욕조에 물을 담아 한꺼번에 족욕을 해준다. 2. 전신욕부분 목욕, 피모 케어 및 위생 관리 등에 도움이 된다. 자주 산책하는 강아지의 경우 비누 샴푸에 비해 부담이 가벼워 자주 사용할 수 있고, 피부 질환 등으로 자주 목욕이 필요한 때에도 좋다. 스펀지나 거즈 등을 물에 담그고 전신을 부드럽게 적셔주고, 허브 우린 물 대신 정유와 허브 증류수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정유 사용시소형 개 1 ~ 2 방울대형견 2 ~ 3 방울 허브증류액 사용시고양이 2 큰술 정도대형견 2-4 큰술 정도 - 허브 목욕물 만드는 법냄비에 500mL 정도 물을 넣고 끓으면 허브를 한 줌 넣어준 뒤 뚜껑을 덮는다.10분 정도 추출 후 거름망으로 거른 뒤 입욕물에 넣고 희석해준다.Tip. 허브욕은 허브를 뜨거운 물에 우려내는 것보다 물에 10-15분 끓인 뒤 목욕물에 추가하여 사용하는 게 더 좋다. 동물에게 유용한 허브 1. 카모마일 소염, 진정, 소화촉진, 상처 복구, 구충 등의 효능이 있다. 국화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으며 눈 주위에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2. 민들레 이뇨, 해독, 영양보충 등에 효과적이지만 담남염, 담석, 담도폐색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사용하지 않는다. 예방약 전후 또는 지병으로 투약 중인 경우 간과 담낭 보호, 영양 공급에 도움이 된다. 3. 알로에 상처 치유, 보온, 향균, 항산화 등의 효능이 있으며 국소사용을 권장한다. 반려견에게 적용할 땐 압착액즙, 젤 화상, 습진, 염증, 상처 등에 외용할 수 있다. 4. 카렌듈라 항염증, 림프의 순환, 상처회복, 수렴, 항균, 항진균, 항종양의 효과가 있다. 주의할 점은 임신 중에 사용하지 않을 것, 고양이에게는 장기 사용하지 않을 것. 5. 쐐기풀알레르기 질환이나 해독에 효과적이며, 외용 적용으로는 찜질과 목욕 등을 통해 피부 가려움증 완화, 벌레 물린 곳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 신장 질환은 장기 사용 주의, 가시털은 수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CREDIT글·사진 박진아 ?| 한국 반려동물 아로마테라피협회? 대표?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08-23 16: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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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동생의 이름
- 보통 생각하시기에 수의학을 전공하면 동물에 대해 모든 것을 알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사실 내가 수의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을 시작했을 땐 말티즈가 뭔지, 시추가 뭔지도 몰랐다. 물론 오래 전이라 지금처럼 반려견이 일반화되기 이전의 일이지만, 어쨌든 대학교에서 개의 품종이나 감기 치료법을 알려주진 않는다. 말하자면 대학은 학문을 배우는 것이라 기초와 임상으로 나뉘고……. 이야기가 약간 옆으로 샜다. 아무튼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처음으로 동물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엔 강아지와 고양이 품종을 배우거나 진료와 약의 사용법을 배우는 등, 사람으로 치면 갓난아기가 말을 배우듯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무작정 맡겨진 시추 한 마리 그러던 어느 날, 밤이 늦었을 때 조금 초라한 옷차림을 한 중년의 남자분이 내원하셨다. 손에는 작은 시추 한 마리를 그냥 아무렇게나 귀찮다는 듯이 들고 입장하셨다. 일단 진료대에 강아지를 올리고 차트를 작성하고 이것저것 질문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언제 데리고 오셨어요? 증상은 언제부터 나타났나요? 사료는 먹나요? 나의 이런저런 질문에 보호자가 귀찮다는 듯 한마디 했다. 입원 되나요! 마침 원장님이 잠깐 자리를 비우셔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아이의 상태를 보니 누런 콧물에 먹질 못해서 뼈만 앙상하고 기침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아이 상태가 좋지 않음을 경험이 없는 나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일단 입원을 받았다. 보호자분은 연락처를 남기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하시고는 병원 명함을 들고 도망치듯 문을 박차고 나가시는 것이었다. 얼마 뒤 병원에 오신 원장님은 상황을 들으시더니 갑자기 처음으로 나에게 진료를 맡기셨다. "김 선생이 맡아서 검사와 치료를 진행해 봐요!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보고.""아니, 원장님! 제가 뭘 안다고 저에게 맡기세요. 그러다가 강아지가 죽으면 어떡해요!""아니야, 김 선생. 잘 치료할 수 있을 거야. 이유는 나중에 알려줄게." 나의 손에 달린 작은 생명 갑자기 책임감과 사명감이 내 어깨를 짓눌렀다. 일단 자청해서 야간 당직을 맡겠다고 하고 집에 전화해 어머니에게 바빠서 며칠 집에 못 간다고 연락해두었다. 어머니는 열심히 할 일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으시는 것이었다, 난 굉장히 심각했는데…. 일단 검사를 진행하고 원장님과 내가 가진 모든 책을 책상에 펼쳐 놓고 진단을 내려야만 했다. 하루 동안 끙끙대며 살피다 보니… 홍역이었다. 개 홍역(distemper)이라는 결과를 얻어 내자 기쁨도 잠시,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읽으며 절망했다. 개의 질병 중 가장 무서운 것으로 증상이 심할 경우 생존 확률도 상당히 낮은 병이었다. 더군다나 후유증까지도 남을 수 있었다. 치료에 대한 설명해 드리려고 보호자 분에게 전화해도 통 받지 않고 연락이 오지도 않았다. 원장님에게 말씀드리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대꾸했다. "그래, 그럴 거 같더라. 김 선생, 주인이 포기한 아이에 더군다나 홍역이니, 최선을 다해서 치료해 봐. 공부하면서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보통 이런 경우 실력 있는 수의사보다 정성을 다하는 수의사가 치료 확률이 높더라고." 마음을 다했으니까 책을 찾아보고 모르는 것은 원장님께 여쭤도 보고 수액도 맞추고 항생제와 해열제도 사용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주일 쯤 후 원장님께 상태 좀 봐달라고 청하니, 이제 위험한 고비가 지나갔다는 것이었다. "잘했어. 이렇게 어려운 케이스를 치료해 보면 실력도 한 단계 상승하는 걸 느낄 수 있지. 이제 입양할 사람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다행스럽기도 했지만 한편 벌써 이 녀석을 입양보내야 한다는 것에 갑자기 허무함과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연락이 끊긴 보호자에게 다시 연락을 취해봤지만 소용없었고…. 우리 가족은 부모님, 결혼해서 분가한 형, 나 그리고 여동생, 이렇게 다섯 식구였는데 치료하는 강아지를 집에 데리고 가니… 가족 모두가 역시 우리 집에 수의사가 생기더니 동물을 데리고 들어오는구나, 하며 웃었다. 이름을 정했다 다음날 집에 퇴근해 가니 어머님이 웃으면서 강아지에게 이름을 지었다며, 분가한 형과 형수님까지 집에 와서 다들 웃음꽃이 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만 빼고 말이다. 뭘로 지었냐고 뚱하게 물어보니 어머니가 대답했다. "네 형이 준섭이고 네가 명섭이잖아, 섭 자 돌림이라서 강아지 이름을 옥섭이라고 지었다."이 말에 나를 제외한 가족들의 웃음이 다시 한 번 터지는 것이었다. 나는 굉장히 당황한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얘 암놈이야!"가족들은 한 번 더 큰 소리로 웃었다. 결국 옥섭이를 옥봉이라는 여자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데는 가족 모두 실패했다. 한번 옥섭이는 영원한 옥섭이라며. 이렇게 나에게도 동생이 생겼다. 그때 많은 즐거움, 그리고 슬픔은 조금만 남기고서 옥섭이는 하늘나라로 먼저 갔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이제는 모두 가족을 꾸린 형제들이 모일 때면 우리는 가끔씩 옥섭이 얘기를 하고 그리워하곤 한다. 그 시절 옥섭이를 통해서 아주 조금 실력이 늘은 수의사가 된 나는 지금도 강아지와 고양이를 치료하는 수의사로 살고 있다. 잊지 않고 이렇게 옥섭이에 대한 추억을 글로 남길 수 있게 해준 옥섭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사랑한다, 옥섭아!CREDIT글 애니케어 목동점 김명섭 원장 (blog.naver.com/anicare3375) 그림 박설화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08-23 15: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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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와 반려견 | 11화 아이들의 아픔…
- 아기와 반려견 11화 아이들의 아픔을 마주하는 자세 페이의 견생 중 입원 경험은 총 세 번이다. 그중 한 번은 중성화 수술이었고, 두 번은 많이 아파서였다. 언젠가 페이만 두고 외출한 적이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켄넬 위에 두었던 물티슈를 패키지까지 물어뜯어 놓았다. 종종 있는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페이는 저녁부터 아파하기 시작해 밤새도록 힘들어 했다. 반려견이 아플 때, 아이 엄마의 걱정페이가 아팠던 당시에 너무 겁이 나서 24시 동물병원이 어디 있는지 검색해보고 일어서지 못하는 페이를 어떻게 옮겨야 하나 고민하는 와중에도 계속 들었던 생각은 어이없게도 병원비였다. 지금 가면 병원비 폭탄 맞을 텐데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런 속물적인 생각을 하며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많이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병원비가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 와중에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이내 잠들어 버렸는데, 반려동물에 무관심한 배우자와 함께 사는 것이 그토록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꼈다. 하지만 남편과의 결혼도 페이와의 동거도 나의 선택이었으니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는 것이었다. 페이의 건강과 남편의 공존을 위해 내가 노력해야만 했다. 이처럼 급한 상황에서도 고민이 될 만큼 대형견의 병원비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가인데, 그럴 때마다 나는 페이 때문에라도 직장생활을 그만두지 않을 거라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곤 했다. 가인이까지 태어났으니 더 열심히 돈벌이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가인이가 태어나고선 아픔에 대한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는데, 페이로 인해 아기가 아프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었다. 피부가 울긋불긋 조금이라도 이상해지거나 기침을 할 때면 남편과 가족들은 페이 때문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나 몰래 하는 듯했다. 그런데 나조차도 겉으론 태연한 척 절대 그럴 리 없다 했지만 속으론 '페이 때문인가, 페이 털 때문인가…' 라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없더라도 혹시나 나중에 알레르기가 생기면 어떡하나 하고,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페이 때문이 아닐 수도 있고, 또 페이를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나 또한 어쩔 수 없는 엄마인가 보다. 강아지를 키우는 것에 대해 다만 남들보다 걱정의 양이 적을 뿐 아기가 잘못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요즘엔 이런 걱정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직접적인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 사랑의 기쁨은 더 크다 얼마 전 가인이와 함께 애견까페에 들렀다가 가인이 또래의 남자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가인이처럼 개들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인가보다 생각하며 둘이서 신나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아이가 간지러워 하며 목을 긁기 시작했다. 개와 접촉한 부분이 벌겋게 부풀어 올랐는데 알고 보니 개 알레르기가 있는데도 약까지 먹고선 개들과 함께 놀기 위해 엄마 아빠를 졸라 방문한 것이었다. 남자아이의 부모는 어린 둘째까지 있어 힘들어 보이는데도, 아들의 기쁨을 위해 밖에서 물끄러미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누군가는 위험할 수 있다며 험담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아이의 부모님과 그 아이의 용기가 너무나도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며칠 전엔 업무 중 한 팀장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페이와 가인이가 한 집에 사는 걸 알게 되었다며 그분의 집에도 아이와 개가 함께 있다고 매우 반가워 하셨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분의 아이도 개 알레르기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가족 모두가 강아지를 너무나도 좋아해 피부병과 반려견에 대해 열심히 공부한 뒤 조그만 강아지를 데려왔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강아지와 함께한 뒤 알레르기 증상이 많이 완화되었고, 정말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선 마치 내 일처럼 매우 기뻤다. 내가 처한 상황에 공감을 할 수 있는 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었다. ? 주변을 둘러보니 반려견에 대한 사랑의 크기가 나보다 훨씬 큰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상황이 어려워도 나름의 방식으로 견디며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나의 걱정들도 많이 줄었다. 가인이가 얼마 전 걸린 두드러기도, 두 번째 걸린 수족구에도 페이가 원인은 아니지 않느냐며 스스로 위안했다. 아무런 죄 없는 페이에게 책임을 돌릴 뻔 했던 것에 너무 미안했다. 페이와 함께하며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들 모두 내가 선택한 것들인데, 괜히 엉뚱하게 페이에게 책임을 돌리려 했던 내가 참 바보 같았다. 그리고 페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 가인이가 건강하게 커주길 바라는 마음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아이의 면역력과 건강을 위해서 사소한 걱정을 하는 것보다 다른 방법으로 건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페이 또한 이제는 더 이상 입원하는 일 없이 남은 생 편안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투적이지만 가장 옳은 말! 아이들이 건강하게만 지내 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인생 최대의 행복이리라. CREDIT글·사진 정맑은 (http://blog.naver.com/clear8385)??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6-08-10 14:2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