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2건) [STORY] 길고양이에게 집을! 해비캣이 만든 ‘캣… STORY | 2016-12-22 10:52:51 [STORY] 오늘은 뭐할까? 카페 콘하스의 테라스에… STORY | 2016-12-20 15:53:41 [NEWS] 노숙자와 고양이의 감동 실화…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NEWS | 2016-12-20 14:51:01 [STORY] 이름만큼 강인하게, 앞을 향해 소룡아 STORY | 2016-12-19 10:38:16 [STORY] 스토브 리그의 방해꾼들 STORY | 2016-12-15 12:52:38 [NEWS] 반려견 '삼시세끼' 어떡하지? 경기반려동물문화교실 강연 NEWS | 2016-12-15 12:19:19 [STORY] 아오시마의 고양이 마법사 STORY | 2016-12-14 10:33:17 길고양이에게 집을! 해비캣이 만든 ‘캣… SHELTER길고양이에게 집을! 해비캣이 만든 ‘캣터’ 길고양이도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음식물쓰레기 옆이나 더러운 바닥이 아니라 깨끗하고 편한 곳에서 쉬길 바랐다. 건축을 기반으로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생하는 삶을 살았으면 했다. 사람이든 고양이든 지리멸렬하고 거친 생활 속에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따뜻하고 소중한 일이니. 이는 건축학을 공부하며 고양이를 좋아하는 병관 씨의 생각이다. 길고양이의 집 ‘캣터’는 그렇게 탄생했다. 공존을 위해 세운 건축의 미학 캣터는 사람 혼자서 5분이면 뚝딱뚝딱 조립할 수 있는, 길고양이를 위한 집이다. 반투명한 흰색 단프라 박스와 동일한 재질로 만들어졌다. 방수에 용이하고 도시의 미관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지저분해져도 쉽게 청소할 수 있고 스티커를 붙였다 떼기도 쉽다. 캣터의 외관은 ‘집의 기초는 삼각형’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정면에서 바라보면 움집, 텐트와 같은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동그란 출입구가 있는 앞면은 모서리 부분이 앞으로 튀어나온 모양새다. 빗물이 튀지 않게 하는 처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캣터의 뒷면에도 동그란 출입구가 있다. 혹시 누군가가 고양이를 위협할 경우 쉽게, 도망칠 수 있도록 뒷면에도 통로를 뚫어놓았다. 사다리꼴 모양의 바닥이 텐트 모양 집을 지탱해주고 있어서 튼튼하고, 천장에 빗물이 고이지 않고, 눈이 쌓이지 않는 길고양이의 집. 미관과 기능을 알뜰살뜰 야무지게 챙긴 캣터는 만든 이들의 많은 배려가 담긴 노력의 소산이며, 건축으로 공생을 도모하는 이들의 꿈 그 자체이기도 하다. 더 많은 고양이에게, 더 많은 집을 캣터를 지어준 사람들은 ‘해비캣’이라는 모임이다. 병관 씨를 중심으로 건축과 선배인 지은 씨, 영문과인 학영 씨, 의류학과인 유란 씨가 모였다. 다른 학문을 공부했지만 길고양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은 같았으므로, 곧 그들은 디자인, 마케팅 등 전문 분야를 정해 캣터에 대한 상상의 파편을 조립해 나갔다. 스토리펀딩을 통해 ‘캣터’를 알리고, 길고양이들에게 집을 선물해 줄 것을 권유했다. 스토리펀딩은 456명의 후원자로부터 89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모으는 것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모 인 돈은 온전히 캣터 제작과 배송, 리워드 상품인 엽서, 스티커, 뱃지 등 을 제작해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데 쓰였다. 후원자들은 캣터를 전달받고 각자 돌봐주는 길고양이를 위해 캣터를 설치하며, 장점과 보완할 점 등을 피드백해 주기도 했다. 종종 “길고양이를 위해 활동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가 온기 이상의 것을 머금고 건너오기도 했다. 이름 모를 길고양이들의 쉼터 해비캣은 캣터를 완성하기 위해 샘플을 몇 개 제작했는데 그 중 하나는 병관 씨의 집 앞에, 몇 개는 재학 중인 고려대 이공계 캠퍼스에 설치됐다. 캠퍼스에서 마주한 캣터는 검은 색이거나 완성작보다 크기가 좀 작은 것으로, 인적이 드문 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고고쉼’이라고 교내 고양이들을 돌봐주는 동아리가 있어요.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데 재워줄 집은 없어서요. 그 쪽이랑 연락해서 학교에 허가를 받고 캣터를 설치했어요. 고양이들 이름이요? 이름은 안 지어줬어요. 그냥 고양이예요. 검은 캣터에는 낮에도 삼색이가 와 있고, 저쪽 흰 캣터에는 주로 밤에 다른 애가 와요.” 해비캣의 안내대로 흰 캣터에는 사료와 깨끗한 물이 채워진 그릇만 덩그러니 있었지만, 검은 캣터에는 삼색이 고양이가 슬그머니 나타났다. 좀 떨어진 거리에서 보기에도 윤기가 흐르는 털에 잘 먹어서 통통하게 살찐 모습. 고양이는 여유 있게 사료를 먹고, 물을 홀짝이다가 캣터에 두어 번 뺨을 비볐다. 교정을 바라보며 따뜻하게 일광욕을 하는 고양이는 나른하고 편해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삼색이로 불리고, 누군가에게는 나비로 불릴 고양이. 길 위의 삶은 춥고 위험하지만 그럼에도 적당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따뜻한 손길과 더불어 돌아올 수 있는 집이 있기 때문이리라. 해비캣을 돕고 싶다면 facebook/habicat.official CREDIT글 김나연 사진 신한슬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6-12-22 10:52:51 오늘은 뭐할까? 카페 콘하스의 테라스에… FOLLOW오늘은 뭐할까카페 콘하스의 테라스에서 뭔가를 좀 해 보려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던 무렵이 있었다. 모든 것에 시들해지면서 무언가 돈 되는 일이 아니라도 좋으니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작은 프로젝트를 작당해볼 만한 공간이 없을까 하자 친한 언니가 나를 합정 쪽으로 불러냈다. 스마트폰 지도를 더듬더듬 보면서 찾아가는데 도통 카페가 어디 있다는 건지. 홍대의 그 많은 카페거리 중 어디도 아닌 것 같은 황량한 도로에서 나는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아까 무심코 ‘저건 뭐지?’ 하고 지나쳤던 건물로 다시 돌아왔다. 콘크리트 하우스를 줄인 말 콘하스, 이름에 걸맞은 독특한 건물이 이제야 눈에 쏙 들어온다. 커피, 추천해 주세요메뉴판도 제대로 쳐다보지 않고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데, ‘저희는 아메리카노가 없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메리카노 없는 카페가 어디 있나 싶은데, 다양한 원두와 그 본연의 맛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대중적인 아메리카노보다는 드립 커피를 메인으로 한다고 한다. 낯선 원두 이름 앞에서 방황하지 말고 추천을 요청해보자. 좀 더 신맛, 더 부드러운 맛, 알기 쉬운 표현으로 취향을 찾다 보면 내가 어떤 커피 맛을 좋아하는지 새삼 알게 되기도 한다. 일반 카페보다 훨씬 번거롭고 복잡한 주문 방식이지만, 커피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어찌 보면 지극히 카페답고 또 어떻게 보면 전혀 카페 같지 않은 인테리어를 가진 이곳은 원래 사옥이라고 했다. 사옥이 이사가면서 이 건물을 그대로 남겨두고 카페로 업종만 바꿨다. 건물 형태는 거의 그대로 남아있다. 구조가 단정하게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구석구석 갈라져 있어 마음에 쏙 드는 나만의 자리를 찜해놓는 맛이 있다. 그런 구조 때문인지 홍대 근처라서인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연기 연습을 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콘하스를 찾는 이들이 많다. 한번 자리에 앉은 이들이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뭔가를 복작복작 하느라 쉽게 일어나지 않는 건 카페로서는 장점이자 단점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이곳은 알게 모르게 수많은 창작물의 뿌리가 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슬럼프를 극복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야심차게 찾았으나 강아지에게 집중력을 뺏겨 아무 것도 창작하지 못했다는 것이 함정…. 낯선 어린이와의 대화널찍한 책상에 A4용지며 노트북이며 늘어놓고 있을 때 갑자기 다다닥 발소리가 들려서 쳐다보니 리트리버 강아지였다. 우당탕 계단을 뛰어 내려온 강아지는 햇볕 잘 드는 테라스 쪽으로 나가더니 느릿느릿 몸을 뉘였다. 근처로 따라가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데 웬 남자아이가 책가방을 메고 걸어오더니 강아지 옆자리에 익숙하게 앉았다. 초등학생 알레르기가 있는 편이라 분위기가 뻘쭘해지려는데 아이가 명랑하게 묻는다. - 얘 이름이 뭐였죠? - 마음이! - 얘 엄청 순해요. 저쪽에도 강아지가 있었는데 사고 났어요. 에코라는 강아지였는데…- 마음이는 절대 차도에 안 나간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낯도 안 가리고 종알거리는 마음 예쁜 아이를 나도 모르게 위로했다. 마음이 딱딱한 사람들이라도 한순간에 말문을 틔워주는 건 역시나 ‘마음이’의 힘이다. - 지금 가봐야 되는데요, 또 놀러 올게요. 심심하지, 마음아. 이따 또 올게! 마음이는 카페 강아지가 아니라 동네 강아지가 되어 있다. 이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은 모두 테라스에 누워 있길 좋아하는 마음이에게 한 번씩 눈길을 준다. 아마 그러는 와중에 많은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다. 지금 이곳을 찾는 이유 혼자 조용히 공부하고 싶다면 벽에 붙어 있는 1층 구석 테이블을 추천한다. 물론 날이 좋다면 고심하기 딱 좋은 곳은 역시 테라스다. 축복 같이 스쳐가는 짧은 시간 동안 이 자리에서 또 무엇을 계획해볼까. 가을마다 슬그머니 찾아오는 무력감과 울적함을 대롱대롱 달고 있는 요즘, 그걸 꼬물꼬물 극복해내기 위해 또 콘하스를 찾게 될 것 같다. 혼자 있고 싶지만 혼자는 또 외로우니까, 커피 한 모금 마시고 마음이 한 번 쳐다보며 가을의 배부른 우울을 누려야 할 것 같다. ? INFO 카페 콘하스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10502-325-0792? CREDIT 글 지유 사진 박민성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12-20 15:53:41 노숙자와 고양이의 감동 실화…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새로 개봉되는 감동 가득한 고양이 영화가 사람들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오는 1월 5일 국내 개봉 예정인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원제: A Street Cat Named Bob)>은 버스킹 뮤지션 제임스와 길고양이 밥이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되찾게 되는 과정을 그린 힐링 감성 영화다. 로저 스포티스우드 감독이 연출, 데이비드 허슈펠더 음악 등 실력파 제작진을 비롯하여 루크 트레더웨이, 루타 게드민타스, 조앤 프로갯 등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현재 진행형 실화'라는 점이다. 영국 런던의 길거리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던 노숙자 제임스 보웬(James Bowen)은 록 스타의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망이 없는 마약 중독자였다. 어느 날 우연히 발이 부어오른 채 아파트 현관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길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한 제임스는 가엾은 마음에 자신이 가진 돈 22파운드를 모두 치료비로 쓴다. 그러나 고양이를 키울 형편은 되지 않았기에 건강해진 고양이를 공원에 두고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러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길고양이가 제임스를 다시 찾아온 것만으로도 모자라, 그의 공연에 늘 함께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도록 도와주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치다가도 귀여운 고양이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서는 발길을 멈춰 제임스의 노래를 들었다. 제임스는 고양이의 이름을 밥(Bob)이라고 지어주고 언제나 함께했다. 밥 역시 제임스의 곁을 한 순간도 떠나지 않고 늘 그의 어깨를 타고 버스와 지하철을 오갔다. 제임스의 공연을 관람하던 손님이 원하면 하이파이브를 해주기도 한다. 이 둘의 우정을 담은 책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25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이번 영화 역시 책만큼이나 사람들의 큰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 = 누리픽쳐스, RADASS닷컴온라인뉴스팀 edit@petzzi.com? ? NEWS | 2016-12-20 14:51:01 이름만큼 강인하게, 앞을 향해 소룡아 묘생 2막이름만큼 강인하게앞을 향해 소룡아 누군가가 말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제 이름대로 살게 된다고. 그래서인지 예부터 우리는 늘 크고 작은 소망을 이름 안에 담아왔다. 소룡이의 이름에도 운명의 힘이 깃든 것일까. 안락사 직전까지 내몰렸던 비극의 끝에서 살아남은 소룡이는, 살아남은 것으로도 부족하여 이제는 또랑또랑 앞을 마주하며 제 힘으로 일어선다. 이미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소룡이는 그 이름만큼이나, 어쩌면 이름보다도 더 멋지고 강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니 모든 일의 발단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다. 지희 씨가 일하는 곳에서 갑자기 구조되어 온 아기 고양이 역시 그랬다. 앙상하게 마른 몸과 흙과 먼지, 오물들이 달라붙어 더러워진 털. 미미하게 들리는 숨소리. 한쪽으로 쓰러져 일어서지 못하고 네 다리를 움직이지도 못하는 아이의 왼쪽 귀 안에서는 끊임없이 누런 농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계속 누워 움직이지 않고 제 고개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 하는 모습에 병원에서는 뇌 손상에서 오는 마비를 의심했다. 교통사고보다는 누군가에게 학대를 당해 이 지경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어쩌면 던진 돌에 강하게 맞았거나 누군가가 직접 내리친 것 같기도 하다는 그 말을 들으면서 지희 씨는 안 그래도 무거운 마음이 더 깊숙하게 가라앉았다. 태어난 지 이제 겨우 두 달 정도로 추정되는 아기 고양이. 이 작은 아이가 무슨 잘못을 그리도 크게 했다고 악의와 분노에 고스란히 노출되어야만 했던 것일까. 지켜줄게 걱정하지 마결국엔 안락사 이야기가 오갔다. 막대한 치료비와 온전한 몸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수의사의 소견에 구조자는 울며 마음 아파했지만 달리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지희 씨는 임보와 안락사 사이에서 갈등했다. 아픈 아이를 데려와 보호하고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분과 인연을 맺어 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책임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할 수 있을까. 감히 그래도 되는 일일까. 6년을 캣맘으로 살아온 지희 씨였기에 오히려 생명에 대한 무게감이 크게 느껴졌다. 과거에 구조했던 고양이 두 마리를 고양이 별로 떠나보낸 아픈 기억도 발목을 붙잡았다. 지희 씨의 가족들 역시 고양이 구조로 크고 작은 상처들에 지쳐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그러나 망설임은 잠시였다. 습식사료를 갈아 넣은 주사기를 힘차게 빨며 곧게 자신을 쳐다보는 아기 고양이의 맑은 눈동자에서 지희 씨는 ‘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았다. 냐오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울음소리는 가냘프긴 했지만 끊길 줄 몰랐다. 지희 씨의 망설임은 어느새 확신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 해보자. 그렇게 아기 고양이는 그 이름도 든든한 ‘소룡이’가 되었다. 강하고 씩씩하게소룡이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왼쪽 귀 안에 깊은 상처가 있어 심각한 염증과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기에 그 부분을 모두 긁어내고 드레인을 연결해 남은 농까지 전부 빠져나오게 했다. 1kg도 채 되지 않는 몸으로 무사히 수술을 견뎌 준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기특한데 소룡이는 누운 채로 꼬박꼬박 밥도 잘 먹고 배변을 본 후에는 패드를 바꿔달라며 큰 소리로 울기도 했다. 귀 안쪽의 상처가 깊어 뇌쪽 신경에도 영향을 미쳤기에 비록 여전히 부자유스러운 움직임이었지만 확실한 차도였다. 지희 씨는 고양이 마사지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활치료를 위해 소룡이의 아픈 발을 조심스럽게 몇 번이고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었다. 소룡이는 지희 씨의 마음이 한가득 담긴 손길을 양분 삼아 차츰 회복되어 갔다. 햇살을 담뿍이 받아 이윽고 피어나는 꽃송이처럼 소룡이는 처음에는 아예 움직이지도 못했던 앞발을 조금씩 펴고 굽히며 그 작은 혓바닥으로 제 앞가슴을 그루밍하기도 했다. 말을 듣지 않는 몸을 다루는 데도 익숙해졌는지 용케 몸을 굴려 조금씩 이동하기도 했다. 아아, 기적이다. 누가 이소룡 아니랄까봐! 그렇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처럼만지희 씨 집에는 구구와 치즈라는 두 마리의 성묘가 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소룡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준 고마운 형들이다. 특히 첫째인 구구는 검은색과 흰색의 얼룩무늬가 소룡이와 꼭 닮아 지희 씨가 소룡이를 임보하게 된 결정적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신기하게도 소룡이는 저보다 몇 배는 큰 구구에게 살갑게 먼저 다가가 온 몸을 부대끼며 애정을 표현한다. 그루밍은 덤이다. 구구 역시 소룡이가 아픈 것을 아는지 늘 유심히 지켜본다. “더 이상 바라는 건 없어요.” 지희 씨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잔잔하게 웃었다. 지금에 대한 감사와 소룡이에 대한 차고 넘치는 사랑이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소룡이는 발견되던 당시와 비교하면 같은 아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잘생긴 꼬마 턱시도 고양이가 되었다. 아직 몸이 온전하지 못하기에 여기 쿵 저기 쿵 부딪히기 일쑤지만 그런대로 우다다 시늉도 할 줄 안다. 비록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는 고개가 여전히 방향을 잃은 채 흔들리고 왼쪽 귀는 여전히 들리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룡이는 제 이름 앞에 부끄럽지 않다. 상처, 만남, 치유, 재생. 그 모든 과정을 극복하고 마침내 지금 여기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희 씨의 등 뒤로 소룡이가 신나게 뛰어간다 싶다가 역시나 데구르르 넘어졌다. 그러나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발딱 일어나 장난감을 물어든다. 호기심 대마왕이란다. 아뵤! 얼마든지 덤벼보라고! 애꿎은 어묵꼬치와 격렬한 싸움을 시작한다. 불편한 몸 따위 천하의 이소룡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놀던 소룡이는 문득 그리운 듯 지희 씨의 포근한 스웨터 속으로 파고들었다. 소룡이에게 지희 씨는, 이름에 깃든 운명의 힘보다 더 강력한 구원자였다. ? CREDIT글 장수연사진 엄기태자료협조 이지희?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12-19 10:38:16 스토브 리그의 방해꾼들 FROM VET스토브 리그의 방해꾼들 스토브 리그는 프로야구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추워서 야구를 할 수 없는 겨울에 난롯가에 앉아서 그동안 열심히 뛴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하는 자리다. 우리 병원에도 스토브 리그가 시작됐다. 물론 선수와 구단 사이에서 돈을 더 받거나 덜 주기 위해 하는 야구의 스토브 리그와는 목적이 다르다. 여름 동안 열심히 일한 직원들과 원장이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오면 문틈으로 틀어오는 냉기를 피하기 위해, 난로 곁을 먼저 점령하기 위한 신경전을 벌이는 거다. 그런데 이를 방해하는 놈들이 나타났다. 따뜻한 난로가 옆에 있지만…동물병원은 여름보다 겨울이 한가하다. 날씨가 추워 반려동물들이 집 밖으로 나갈 일이 적고, 문도 잘 닫아 놓아 여름보다 사건사고가 덜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물병원이다. 일반 가정집은 문을 닫아서 집 안에 있는 열과 습도를 보존할 수 있지만 동물병원은 내원하는 분들이 많기에 아늑한 환경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전체 병원을 커버하는 난방기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게 하고 소형 난방기 하나씩을 직원들이 끼고 사는데, 최근 병원에 있는 동물 친구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전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우리 병원에 있는 동물 친구는 둘이다. 이전에 한 번 소개된 닥스훈트 ‘애니’라는 박힌 돌이 있고 두 달 전 병원 간호사가 대로변에서 로드킬 당할 뻔한 어린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와서 굴러온 돌 ‘케이’가 됐다. 난방 문제야 각자 소형 난방기를 주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문제는 이 동물 친구들이 난방기가 아닌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몸에 꼭 붙어 다니는애니와 케이는 자신들의 난방기 앞에 푹신한 방석을 만들어줘도 기어코 사람의 품으로 파고든다. 진료를 하거나 일이 있어서 자리를 잠깐 비우게 되면 사람의 온기를 좋아해서인지 어느 샌가 조용히 내 자리에 똬리를 틀고 잠들어 있다. 솔직히 조금 귀찮은 적도 있었다. 손님이 오면 가만히 내려놓거나 다른 방석 위에 잠이 깨지 않게 올려놓은 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점점 적응이 되기 시작했다. 이놈들의 온기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익숙해지더니, 몸에 붙어있는 이것들을 떼어 놓는 것이 오히려 귀찮아진 거다. 그러다 이것들을 그대로 들고 일하게 되는 단계에 이르렀고, 나나 직원들이 한 마리씩을 몸에 붙이고 원내를 어슬렁어슬렁 다니게 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조금 추우면 어때사람이나 동물이나 생명은 모두 외로운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추위도 싫지만 외로움을 더 못 견딘다. 이러한 이치를 우리 병원에 있는 박힌 돌과 굴러온 돌이 나에게 새삼 알려 준다. 여느 때보다 무더웠던 여름을 어렵게 보냈는데, 이번 겨울 역시 혹독한 한파가 예보되고 있다. 하지만 따스한 곳에 혼자 있는 것보다 약간 비좁고 춥더라도 사람들 옆에서 함께 체온을 나누려는 이것들을 보니, 올 겨울은 우리들도 좀 춥게 지낼 각오를 해야겠다. 그래도 좀 어떠냐. 마음은 더 뜨끈하게 날 터인데. 김명섭 원장님이 전하는 반려 동물과 겨울나기 TIP! 반려 동물들은 온도보다 습도가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집 안에 있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 때 습도 문제인 적이 더 많아요. 춥다고 너무 집 안 온도를 올리면 오히려 실내가 건조해져서 호흡기에 문제가 생기고요. 피부가 좋지 않은 아이들은 피부가 말라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습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좋은 건 누구나 알고 있죠. 방법을 숙지해 주세요. 급하게 습도를 좀 올리고 싶을 때는 가습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급적 가습기를 먼 곳에 두어서 서서히 습도를 올리는 게 좋습니다.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반려 동물과 산다면 초음파 가습기의 물 입자는 오히려 호흡기를 자극하기도 하니까요. 틈틈이 싱크대 등에서 주 전자로 물을 끓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끓으면서 나오는 수증기는 당연히 살균된 상태이니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요. 입자가 아주 작아서 호흡기를 자극하지도 않으며 순간적으로 집 안 전체의 습도를 높일 수 있으니까요. CREDIT글 김명섭 | 애니동물병원 목동점 원장 그림 우서진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12-15 12:52:38 반려견 '삼시세끼' 어떡하지? 경기반려동물문화교실 강연 '경기반려동물문화교실'이 오는 12월 20일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한 시간 동안 인터넷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도수의사회가 주관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쌍방향적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 반려동물 키우기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들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데 목적을 뒀다. 프로그램은 실시간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며, 수의학 임상교육 전문가가 진행자로 나서 반려동물의 영양관리, 식이관리, 겨울철에 필요한 건강관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일 방향적 주입식 강의가 아닌 시청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채택,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채팅창을 통해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고, 유용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관계자는 "반려동물에게 과연 무엇을 먹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반려동물 가족들의 영원한 고민거리"라면서, "반려동물에게 좋은 사료, 좋은 간식이 무엇인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궁금한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오는 11월 24일부터 12월 19일까지 아이해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반려동물 보호자뿐만이 아니라, 입양의사가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인원은 선착순 3,000명이다. 프로그램은 12월 20일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아이해듀 온라인 홈페이지(PC) 또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시청할 수 있으며,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경품추천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식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동물생명 존중과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반려동물문화교실'은 경기도가 건전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해온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교육은 올해가 처음이다. '우리강아지삼시세끼' 예고편은 유투브에서 볼 수 있다. 사진=아이해듀온라인뉴스팀 edit@petzzi.com NEWS | 2016-12-15 12:19:19 아오시마의 고양이 마법사 WONDERLAND아오시마의 고양이 마법사 | 일본 시코쿠 에히메현. 우리에게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도고온천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에히메현에는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이 사는 작은 섬 아오시마가 있다. 주민 열 네 명에 고양이 백 마리가 거주해 고양이의 낙원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 고양이 마법사를 만났다. | 이른 아침, 고양이의 단잠을 깨우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땅바닥에 붙어 떨어지지 않던 무거운 엉덩이가 들썩인다. | 묵직한 보따리를 들고 선착장 다리 위에 우뚝 서있는 아주머니. 신기하게도 섬의 고양이들이 아주머니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 아주머니가 한 걸음 발을 내딛자 섬 고양이들도 우르르 움직인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아주머니를 따라 걷는데……. | 곳곳에서 튀어나온 고양이들로 어느새 긴 행렬이 만들어졌다. 아주머니는 선두에 서서 묵묵히 걸어간다. | 도대체 아주머니에게는 어떤 힘이 있어 백여 마리 고양이들이 한 곳에 모이고 줄을 서게 된 것일까? | 아무래도 그 해답은 보따리 안에 있었나 보다. 마법에 빠져 공터에 오순도순 모인 고양이들은 아주머니가 또 다른 마법을 부려 그들을 배부르게 만들어 주길 기대하고 있다. | 허기진 고양이들의 배를 채워준 아오시마의 고양이 마법사는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홀연히 사라졌다. CREDIT글·사진 박용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6-12-14 10:33:17 길고양이에게 집을! 해비캣이 만든 ‘캣… 오늘은 뭐할까? 카페 콘하스의 테라스에… 노숙자와 고양이의 감동 실화…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이름만큼 강인하게, 앞을 향해 소룡아 스토브 리그의 방해꾼들 반려견 '삼시세끼' 어떡하지? 경기반려동물문화교실 강연 아오시마의 고양이 마법사 361 362 363 364 365 366 367 368 369 37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