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P (503건) [STORY] Take Out (데리고 나가다, 꺼내… STORY | 2018-04-02 10:38:38 [STORY] 우리 집 영원한 막내 딸, 몽실이에게 STORY | 2018-02-27 09:51:51 [STORY] 교육에서 먹이 사용하기 STORY | 2018-02-26 10:51:16 [STORY] Do You Wanna Build a … STORY | 2018-02-26 10:12:13 [STORY] 상실을 다독여준 조금 먼 누군가의 위로 STORY | 2018-02-23 16:05:15 [STORY] "공존과 채식은 유의어" 케어 박소연 … STORY | 2018-02-23 15:45:01 [STORY] 교감의 순간을 믿어요 STORY | 2018-02-20 10:05:54 Take Out (데리고 나가다, 꺼내… COVER STORYTake Out(데리고 나가다, 꺼내다) 내리 쬐는 햇볕의 온기가 지상에 내려앉습니다. 공중을 흩날리는 벚꽃의 계절.장롱 한 편에 꾹꾹 감췄던 여행 가방을 꺼낼 시간이 왔습니다.밖으로 나갈 채비 하셨나요? 4월의 햇살이 우리들 앞에 놓여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4-02 10:38:38 우리 집 영원한 막내 딸, 몽실이에게 잠시만 안녕우리 집 영원한 막내 딸, 몽실이에게 몽실아, 안녕. 무지개다리 잘 건너서 친구들 있는 곳에 잘 도착했니?네가 처음 우리 집에 왔던 그날이 생각난다. 큰 언니가 고등학생 때 강아지가 너무 키우고 싶어서 펫숍에 들어갔다가 널 만났지. 천 원, 이천 원 모아서 3개월 된 아가인 널 데려왔어. 숍에선 네 남매들 중 네가 제일 못생겼다며 4만원에 데려가라고 했는데, 언니들 눈에는 네가 어쩜 그리 예쁘던지 서로 널 안고 있을 거라며 싸우기도 많이 했었지. 넌 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예쁜 아이였단다. 나이를 먹으면서 여러 번의 수술도 했지만 그때마다 잘 견뎌주고 버텨준 것에 늘 감사했어. 작년부터 자주 아프기 시작하더니 심장비대증 때문에 심장약을 평생 먹어야 했고, 어릴 때 수술한 눈에 다시 궤양이 생겨 한 쪽 눈을 적출하는 수술도 받았지. 수술 후 중심을 못 잡고 걷지 못하는 너에게 한입이라도 더 먹이려고 주사기로 억지로 먹여보고 중심 잡는 운동도 시켰는데, 언니가 널 더 아프게 한건 아닌지 그게 제일 미안하고 가슴 아파. 네가 떠나기 이틀 전, 상태가 너무 안좋다는 말에 언니는 널 끌어안고 울기만 했어. 집에 와서 언니가 했던 말 기억하니? 아직은 못 보낸다고, 조금만 더 옆에 있어 주라고… 우는 나를 쌕쌕거리면서 한참을 빤히 바라보던 너의 눈빛을 언니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날 밤, 네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네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직감했어. 다음날 동물병원에 다녀와서 “우리들 걱정하지 말고 편히 가~ 힘들면 언니들 생각하지 말고 가도 돼, 몽실아” 했더니 알아들은 듯 눈을 깜빡거리던 너… 힘들어하는 널 안아주니 기다렸다는 듯이 언니 품 안에서 눈을 감은 너를, 다시 붙잡아 보려고 코에 바람도 불어보고 몽실이 간다고 소리지르며 막 울었지. 서서히 멈춰가는 몽실이 심장의 마지막 두근거림을 난 영원히 잊지 못할거야. 몽실아. 마지막 가는 길에 네가 떠난 것이 안 믿긴다고 내가 너무 많이 울어서 편하게 못 간 건 아니겠지? 장례식장 가는 내내 눈물이 나고, 낯선 너의 영정사진 앞에서도 한없이 울게 되더라. 언니 손으로 직접 관에 눕혀주고 수의도 묶어서 보냈어! 그렇게 화장하러 들어가는 순간 우리의 지난 14년의 시간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가더라. 못난 주인 만나서 고생만 시킨 건 아닌지, 아픈 거 알면서도 가지 말라고 떼쓴 건 아닌지, 못보낸다고 우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준 건 아닌지, 그래서 네가 걱정하면서 떠났을까봐 그게 마음에 제일 걸린다. 거기선 아프지 않고 행복하지? 언니는 너 보내고 하루에도 몇 번씩 울컥한 마음에 가슴이 미어지게 아파. 너는 아직도 언니한텐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고 코 끝이 찡한 존재다. 네가 이 세상에 있든 없든 넌 언제나 언니의 첫사랑이고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니까. 사랑하는 몽실아, 네가 떠나고 없는데도 우리 집은 아직 다 그대로야. 한 가지 변한 게 있다면 네가 티비 옆에 작은 스톤과 액자가 되었다는 거야. 언니들 마음에, 그리고 할머니, 아빠, 엄마 마음에 너는 영원히 막내딸로 남아있을 거야. 우리한테 와줘서 너무 고마웠고, 너 때문에 너무 행복했어. 말로는 표현 못할 만큼. 네 아픔까지 대신 아파주고 싶었던 언니 마음을 잊지 말고 부디 하늘에서 편하고 행복하고 아프지 말자.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잘 지내야해.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너를 사랑하는 막내 언니가- CREDIT글·사진 조현경 그림 지오니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2-27 09:51:51 교육에서 먹이 사용하기 CASE BY CASE교육에서 먹이 사용하기 긍정 강화 교육은 보상을 활용하여 반려견을 교육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상 중에 가장 흔하고 손쉬운 것이 먹이인데, 의외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Q.먹이를 이용해서 반려견을 교육하다 보니 혼란스러워요. 먹이를 어떻게 줘야 교육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어떤 것을 줘야 할지도 궁금하고요. 또 너무 많이 주면 안 될 것 같은데 어떡하죠? A. 긍정 강화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모든 개들은 다르기에 어떤 개는 칭찬, 놀이, 장난감에 흥분이 되고, 어떤 개는 산책과 같은 일상적인 보상을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먹이가 주요한 원동력이 되고, 행동을 형성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 CASE_1왜 다른 보상이 아닌 먹이인가요? 음식은 개의 뇌 속에 화학적 반응을 바꾸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가 두려움을 느끼는 자극이나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기 전에 음식을 보여주면, 긍정적인 감정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유가 뭘까요? 개의 뇌에는 탐색을 유발하는 신경과 두려운 반응을 유발하는 신경이 있는데요. 개에게 음식을 보여주면 개는 ‘탐색 체계’를 작동시키고 두려움의 작동 버튼을 끄기 때문입니다. 뇌에서 도파민 수치를 올리고, 먹이 보상을 향해 움직이려는 욕구를 자극시키는 것입니다. 반대로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극복하도록 돕습니다. 이는 두려움이 많거나 공격적인 개들에게 먹이를 사용하는 교육이 왜 효과적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식과 두려움은 공존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을 위해 먹이를 사용하는 것은 상상 이상의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개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변화시킬 때 더 효과적입니다. 생각하는 뇌는 감정적인 뇌를 비활성화시킵니다. 음식을 활용한 긍정 강화 교육을 통해 개가 신중해지고 차분한 상태로 원활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 CASE_2먹이를 사용하는 것은 뇌물이 아닌가요? 보상을 기반으로 하는 긍정 강화 교육의 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교육에서 먹이를 사용하는 것이 뇌물을 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며 좋아하지 않습니다. 먹이 사용을 멈추면 원하지 않는 행동이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자주 반복되는 미신에 근거하며, 과학적 사실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회사에서 저는 일을 좋아하고 꽤 능력 있는 사람입니다. 사장은 저보고 회사에 큰 기여를 했다고 칭찬하지만, 지금부터 봉급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제가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보니, 단순히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해야한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자신은 사장이고 저는 사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저의 기분은 어떨까요? 계속 일을 하고 싶을까요? 보호자는 이러한 조건을 자신의 반려견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일하거나 배우기 위해 동기 유발이 필요한데, 개도 마찬가지입니다. # CASE_3그럼 교육할 때는 항상 먹이가 필요한 것인가요?개의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보상은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확실히 행동을 형성하면, 그 후에는 높은 가치의 보상(먹이와 같은)은 간헐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행동을 개가 할 때마다 높은 가치의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음 언젠가 받을 기회가 있다고 기대하게 하는 것입니다. 높은 가치의 보상을 주지 않을 때는 간단한 칭찬 같은 낮은 가치의 보상을 줍니다. 예를 들어 음식으로 동기부여가 된 개들에게는 칭찬이 낮은 가치의 보상이 될 수 있고, 장난감으로 동기부여가 된 개들에게는 음식이 낮은 가치의 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간헐적 보상은 개가 더 빠르고 확실하게 응답하도록 하는데, 이러한 행동심리는 카지노에 있는 슬롯머신의 중독성과 같은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슬롯머신을 하는 사람이 게임을 할 때마다 돈을 딴다면 매우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그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음 언젠가는 잭팟이 터진다는 기대감은 잭팟이 터질 때까지 더 많은 게임을 하도록 만듭니다. 이렇게 개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지 이해하면, 매번 높은 가치의 음식을 보상으로 주지 않아도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개가 더 열심히 행동하도록 교육할 수 있습니다. # CASE_4음식을 계속 주면, 개가 뚱뚱해지지 않을까요?개의 하루 권장 섭취량을 가늠하여 조절하면 절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만약 개가 활동을 적게 하고 느긋한 하루를 보낸다면, 그날엔 음식을 적게 주어야 합니다. 반대로 활동적이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날이라면 섭취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또 건강에 지장을 주는 음식이 아니라면, 어떤 음식을 골라야 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어떤 개들은 사료 알갱이로도 교육할 수 있지만, 어떤 개는 닭고기나 치즈 등으로 특별히 만든 트릿처럼 추가적인 자극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음식을 사용하든 간에 한번 주는 음식의 크기는 콩알보다 작아야 하고 빠르게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적은 양으로 여러 번의 교육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의 반려견이 먹기에 안전한지 주의해야 합니다. CREDIT글 알렉스 그림 지오니 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2-26 10:51:16 Do You Wanna Build a … FROZEN GARDENDo You Wanna Build a Snowdog? 유독 눈 소식이 잦은 겨울, 새하얀 표면 모두가 놀이터다. 이대로 눈이 녹는 계절까지 기다릴 것인가, 반려견과 한바탕 신나게 놀아나 볼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 | 간밤, 루팡이가 뛰어놀기 딱 알맞게 눈이 내렸다. 하얀 정원 위로 오종종한 발자국들이 남기 시작한다. | 본격적으로 신난 녀석, 남겨진 사진마다 공중을 부유하고 있다. | 너는 줄 없이 마음껏 마당을 활보하고, 나는 너의 동선을 훑어 눈사람 아닌 ‘눈개’를 만들어 본다. | 한바탕 신나게 논 뒤, 노곤해진 너의 눈. 그리고 너를 닮은 작은 개. 이 눈을 다 즐기고, 봄날으로 가자.? CREDIT글·사진 고미연 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2-26 10:12:13 상실을 다독여준 조금 먼 누군가의 위로 BOOK SHOP상실을 다독여준 조금 먼 누군가의 위로 첫 반려견 달래를 보내고 부서진 일상 2살쯤 우리 집으로 와 14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십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친 나의 마음에 단비가 되어준 생명이 있었다.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마음을 내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나의 첫 반려견 ‘달래’다. 달래를 지난해 9월 강아지 나라로 떠나보내고 이튿날, 덩그런 서점 안을 청소하던 중 흰색 나비 한 마리가 서점 안으로 날아들었다. 나도 모르게 “달래니?”라면서 이틀 만에 그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나비는 물음에 답이라도 하듯 내 주변에서 날갯짓을 한 후 홀연히 밖으로 나갔다. 슬픔에 젖어 있는 내가 안쓰러워 달래가 잠시 와준 것 아닐까? 달래의 몸은 떠났지만 빛으로 눈으로 비로 바람으로 늘 주변에 머무를 것을 나는 안다. 친구가 죽은 것도 아니고 개 한 마리 죽었다고 뭘 그리 슬퍼하냐며 옆에 있는 사람이나 잘 돌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상이 사람이건, 동물이건 죽음 자체는 남겨진 자들에게 고통이다. 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늘 곁에 있던 생명이 떠난 상실과 슬픔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슬픔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혹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만 아는 외로움이다. 달래의 소식을 sns와 주변에 알린 후 많은 위로의 메시지를 받았는데 나를 위로해준 사람들은 적어도 동물의 죽음에 대해 함께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며 반려동물을 키우다 잃게 된 반려인의 마음을 보듬어줄 줄 아는 사람들이다. 때로는 주변에 가까운 사람의 위로보다 조금 먼 누군가의 위로가 마음에 와닿기도 한다. 내게는 책방의 한 손님이 그런 존재였다. 웃을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달래도 없는 적막한 책방에 혼자 있는데 그녀와 그녀의 반려견 ‘미래’가 들어왔다. 그녀와 함께 찾아온 미래는 ‘나나’,’라파엘’ 모자(母子)보다 먼저 그녀의 반려견이 된 개다. 7살 캐벌리어 킹 찰스 스파니엘 강아지에게 반려인은 아름다운 미래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미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우아하면서 애교도 많은 강아지였다. 나를 보자마자 뽀뽀를 마구 퍼부으며 지친 기색도 없이 얼굴을 핥아주었다. 눈물자국을 핥아 주려는 듯 미래는 싫은 내색도 힘든 내색도 하지 않고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무장해제되어 웃고 있었다. 얼마 만에 웃어보는 거지? 아침까지만 해도 떠난 보낸 개를 그리며 울고 있었는데 오늘 처음 본 개를 통해 웃고 있다. 미래의 위로는 달래가 보내준 선물 같았다. “사장님이 슬퍼하고 계실까 봐 미래랑 위로하러 왔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녀는 반려견과 산책 도중 서점을 첫 방문한 이후로 혼자 와서 책을 사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책을 선물할 만큼 마음 씀씀이도 예쁜 사람이다. 나를, 우리를 변화시킨 털친구들 비 내리는 식목일, 아파트 화단에서 홀로 있던 고양이 한 마리를 그녀의 아버지가 집으로 데려오셨다. 집안에 첫 반려동물을 들인 셈이다. 이름은 ‘마루’라 지었고 벌써 19살이 되었다. 고양이를 무서워하던 그녀였지만 마루로 인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온 고양이도 구조할 만큼 열혈 애묘인이 되었다. 바뀐 건 그뿐만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과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면 이제는 털친구 덕분에 모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 성격도 바뀌었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반려동물에게 먼저 관심을 가졌고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편히 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추어로 도그런에 출전하여 프로 못지않은 실력으로 1등을 한 적도 있고 넓은 운동장과 잔디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반려견과 일상을 즐길 만큼 활동적으로 변했다. 개와 고양이를 만나 오랜 시간 함께 지내다 보니 그녀도 자연스레 변했으리라. 예쁜 컬러와 따뜻한 소재의 니트를 좋아하던 과거를 지나 털에도 끄떡없는 아웃도어를 예찬하는 사람이 되었다 해도 그녀는 지금의 자신이 좋다고 말한다. 가족여행은 꿈도 꿀 수 없다며 휴가를 갈 때도 가족끼리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다녀온다. 반려동물을 위해 당연한 일이라며 누구도 불평하지 않는다. ??강아지를 차례로 산책시키는 이유 그녀는 반려견 3마리를 두 번에 나눠 산책 시킨다. 아파트 주민의 시선 때문에 3마리를 한꺼번에 데리고 나와 산책을 시킬 수가 없단다. ‘아파트에서 개 한두 마리는 키워도 되지만 세 마리는 불법이다’라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친 주민도 있었다. 유독 여자 혼자 개를 산책시킬 때 쏟아지는 잔소리도 많다. 사람을 보고 달려들거나 짖는 것도 아니고 배변처리도 깔끔히 하는데 곱지 않은 시선은 피할 수가 없다. 혹여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더 안 좋아질까 남의 개똥도 수거하는 그녀지만 어느 한쪽만 잘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스스로 펫티켓도 잘 지켜 반려견을 목줄 없이 산책시키거나 산책로에서 개똥을 마주하게 되는 일 따위는 없길 바란다. 아울러 반려동물에 대한 선입견과 시선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 ?? 자신의 아이가 개를 만지거나 개에 물릴 것이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아이에게 개를 가리키며 ‘지지’라고 말하는 건 아이들에게 동물은 더러운 것, 나쁜 것이라고 가리키는 것이니 그건 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그녀는 차근히 설명한다. 그녀처럼 일상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와도 당황하지 않고 똑부러지게 대처할 수 있는 대비책도 알아두면 반려동물을 향한 선입견과 인식 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야무진데다 동네의 책방지기를 위로할 아량까지 가진 손님이 내게는 있다. CREDIT?글·사진 심선화 ?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2-23 16:05:15 "공존과 채식은 유의어" 케어 박소연 … VEGETARIAN‘S TALK"공존과 채식은 유의어" 케어 박소연 대표 동물권 단체 케어에는 다소 독특한 자격조건이 존재한다. 비건(완전한 채식주의자)이면 두 팔 벌려 환영,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유제품이나 달걀을 허용하는 채식주의자)은 대체로 환영, 페스코 베지테리언(어류까지 허용하는 채식주의자)은 약간 환영. 특이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개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을 ‘별종’ 취급하던 과거를 떠올려보자. 10년 뒤 베지테리언과 비건에 대한 시선은 지금과 사뭇 다를 것이다. 그래서 케어가, 케어를 이끄는 리더가 궁금했다. 사실 박 대표는 어린 시절 고기를 좋아하는 동시에 동물도 무척 좋아했다. 정확히는 정육점에 걸려있던 돼지다리를 보기 전까지. 그녀는 그전까지 고기와 동물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마침내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세상 떠나갈 듯 눈물을 흘렸다. 곧바로 그날부터 채식을 시작했다.? 이후 박 대표는 줄곧 동물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살다가 자연스레 동물운동가로서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의 이야기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종을 가리지 않고 동물의 권익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가 주로 하는 일은 동물 보호법 개정, 동물 실태조사, 동물 학대 법적 고발, 동물 구호활동 등이다. 그 가운데서도 요즘 가장 주력하고 있는 일은 동물권 교육과 캠페인 활동이다. 알아야 바꿀 수 있으니까. 그는 동물운동가로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사건을 맞닥뜨렸다. 순창에서 아사당하고 있는 소를 극적으로 구조하고, 경주 꽃마차를 몰던 말을 학대한 사건을 해결하며 분투했다. 10년 동안 개정되지 못했던 동물보호법을 장수동 개 지옥 사건과 관련시켜 개정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또한 대공원 동물들을 도살장에 팔아버리는 사건을 이슈화시키기 위해 단식 투쟁까지 벌인 이력도 있다. 박 대표의 가슴 한 편에는 철거촌에서 구조한 발바리가 자리 잡고 있다. 당시 그녀와 일행은 철거촌에 있는 새끼 강아지를 구조해달라는 제보를 받고 그곳으로 출동했다. 지옥도가 펼쳐져 있었다. 철거촌 바닥에는 철근과 농약들이 여기저기 깔려있었고, 곳곳에는 농약을 먹고 죽은 개 사체들이 널려있었다. 피폐한 철거촌에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 새끼 강아지는 철거되다만 벽에 붙어서 오가는 사람들이 주는 밥을 얻어먹으며 간신히 생활하고 있었다. (구조한 새끼 강아지는 임시보호를 받고 지금은 미국으로 입양을 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새해 포부를 물었다. ‘개식용 종식’에 대해 결론을 냈으면 한단다. 박 대표는 이번 정권 내에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기적으로는 케어의 성장도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다. 당찬 그녀의 면모 뒤에는 동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돈이 없어 폐가에 살던 과거, 식사도 못할 정도로 곤궁했던 시절도 존재한다. 그녀는 동물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운 시선을 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누구나 동물권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는 그녀. “정의의 영역이 사람에 국한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말이 오래 여운을 남겼다. CREDIT글·사진 박상진에디터 박고운?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2-23 15:45:01 교감의 순간을 믿어요 MORI IN NEWYORK교감의 순간을 믿어요 Zadie(제이디)와 Levi(레바이)를 만난 건 작년 이맘때쯤 오늘같이 눈이 펄펄 내리는 어느 날이었다. 친구의 소개를 받아 반려동물 촬영을 부탁받아 찾아간 곳은 집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브루클린. 무거운 카메라와 장비를 등져 매고 혹한 추위를 헤쳐가며 그들을 만나러 갔다. 띵동. 두 마리의 개가 왈왈 짖는 소리가 문 너머로 겹쳐 들렸다. 문이 열리고 나를 반긴 건 두 쌍둥이 개의 주인인 Ilona(일로나)와 그의 남편이었다. 짧은 인사말이 오가고 거실에서 촬영 준비를 하는데 덩치 큰 두 마리의 핏불이 나를 향해 걸어왔다. 아니, 정확히는 나에게 온 것이 아니라 내가 설치하고 있던 조명에게 왔다고 해야 할까. 아직 3살밖에 안된 어린 친구들이라기에 발랄하고 장난기 많은 어린 개들의 모습을 예상했는데, 막상 직접 만나보니 키가 큰 신사 둘이 점잖게 서있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얘기를 나누는 일로나와 나의 옆에 얌전히 앉아 우리의 대화를 엿듣는 듯한 두 쌍둥이의 모습이 꽤 귀엽게 느껴졌다. “반려동물 촬영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뭐예요?” “결혼하고 제이디와 레바이를 입양한 지 벌써 3년이 다 되어 가요. 근데 아직도 얘네랑 같이 찍은 사진들이 없어서 촬영 모델을 모집한단 얘기를 듣고 바로 찍기로 결정했어요.” “좋네요. 오늘 촬영 사진들은 언젠가 책이나 잡지에 실릴 수도 있는데, 괜찮나요?” “오, 그럼요! 신나는데요? 출간되면 꼭 알려주세요.” 그렇게 시작된 촬영은 일층 거실에서 시작해서 부엌을 지나 이층의 침실, 그리고 뒷마당을 마지막으로 무사히 끝이 났다. 이 날 진행된 다양한 콘셉트의 촬영 중 가장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Tea Time(티타임)” 콘셉트의 촬영은 의외로 점잖은 레바이 신사 덕에 꽤나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자, 레바이. 너도 차 한잔 할래?” “원래 저렇게 얌전해요? 너무 말을 잘 따라줘서, 제가 촬영하다이렇게 속으로 감탄을 해보긴 또 처음이에요.” “저도 이런 촬영은 처음 해봐서, 이렇게 잘 해줄 줄은 미처 몰랐네요. 대견스러워라.” 장난기가 많던 제다이와, 카메라를 들면 모두가 실소를 터트릴만큼 요지부동이던 레바이는 촬영이 끝나자 신나게 마당을 뛰어다녔다. 모두가 녹초가 되어있어야 할 만큼 긴 촬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맙게도 상당히 협조적이었던 두 친구 덕에 나는 맑은 정신을 유지하며 마지막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바로 반려동물들과 사람이 교류할 때에 발생하는 어떤 마법 같은 효과인 걸까.’ 스튜디오에서 전문모델과 하는 촬영보다 반려동물 촬영이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촬영 후 기진맥진하는 쪽은 오히려 전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이날 나에게 마법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준 레바이와 제이디에게 무척이나 고마웠다. 조금 더 있다 가라는 일로나의 말에 장난스레 뛰노는 두 친구들을 보고 하마터면 거의 오케이를 외칠 뻔했지만, 점점 매서워지는 눈바람에 서둘러 집을 향해 나서야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눈보라를 지나 집으로 돌아와 오늘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편집을 하는 내내 한국에서 반려동물 촬영을 하던 날들이 계속 떠올랐다. 기르던 강아지 아롱이가 떠나고 난 뒤, 나와 아롱이가 함께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없어 그때부터 찍기 시작했던 반려동물과 주인들의 사진들. 나처럼 소중한 친구를 떠나보내고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그들의 행복한 시간을 대신 담아주는 역할을 자처한 이후로, 이날처럼 이 일이 즐겁게 느껴진 날이 없었다. 일로나와 제이디, 레바이 간의 따뜻한 유대감을 사진에 담기 위해 보낸 시간들은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영원히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CREDIT글ㆍ사진 박모리 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2-20 10:05:54 Take Out (데리고 나가다, 꺼내… 우리 집 영원한 막내 딸, 몽실이에게 교육에서 먹이 사용하기 Do You Wanna Build a … 상실을 다독여준 조금 먼 누군가의 위로 "공존과 채식은 유의어" 케어 박소연 … 교감의 순간을 믿어요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