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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2-11 10: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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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2-05 10: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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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2-05 10: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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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2-04 11: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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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1-21 10: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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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30 09: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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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24 09: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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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배낭을 싣고, 제주의 사계
- WITH MY DOG두 개의 배낭을 싣고 제주의 사계 나의 둘도 없는 단짝이자 가족이 되어버린 너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 나중에 후회하고 슬퍼하기보다, 가장 예쁘고 행복했던 때를 담아 평생 추억하기 위해 시작한 사계절 제주 여행. 부디 너도 먼 훗날 이 시간을 돌이켜 보았을 때, 소중하고 행복했던 추억이 되어 있기를. 반려견 동반 여행은 사람의 여행 코스에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강아지의 건강과 편의에 맞춰 반려인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반려견을 위한 여행이라면 내 여행을 어느 정도 양보하고 포기할 수 있어야 하며, 반려견도 평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만큼 기본적인 교육과 사회화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반려인 본인도 기본적인 에티켓을 숙지하고 떠나야 한다. 나는 한 번 제주 여행을 떠나면 보통 5박 이상 일정을 잡고, 내가 꼭 가보고 싶은 관광지는 그 기간 동안 두세 개만 넣었다. 나머지 시간은 모두 숙소 근처의 카페와 해변에서 설이와 산책하며 즐겼다. 그리고 비상시를 대비해 숙소나 코스 근처에 동물병원을 파악해뒀다. 동물병원은 대부분 제주 시내, 서귀포 시내에 몰려 있고 연중무휴인 곳은 찾기 힘드니 미리 알아놓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쉽다. 제주는 서울 도심처럼 집약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이는 북방견이라 더위를 많이 탄다. 그래서 여름 여행을 행복하게 즐겨줄지 걱정이 앞섰다. 설이를 위해 나는 일정을 평소보다 더 여유롭게 잡았다. 일정 중간마다 비는 시간도 많이 마련했다. 자침 심심할 수 있었지만 여행의 묘미는 역시 우연한 만남에서 온다. 뚜벅이인 나와 설이를 보고 선뜻 먼저 차를 태워준 어느 커플, 딸 생각이 난다며 커피도 사 주시고 돌아갈 때 귤까지 손에 들려 주신 아크하우스 사장님, 제대로 밥도 못 챙겨먹었을까 봐 아침과 저녁밥을 손수 준비해 준 미지하우스의 미지 언니에게 다시금 감사하다. 설이도 재미있는 만남을 경험했다. 이틀 동안 설이의 친구가 되어 준 아기 푸들과, 음료 하나 주문했을 뿐인데 설이를 위해 물과 간식까지 내어준 고즈넉한 카페가 여전히 생생히 떠오른다. 스케줄을 꽉 채웠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인연들이다. 설이와 사계절 제주 여행을 하는 동안 1년 사이 반려동물과 여행을 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음을 느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분명 애견을 동반하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애견을 동반할 수 있는 장소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지난 계절에 출입 가능했던 곳들이 '노펫(No pet)존'으로 바뀌어 있기도 했다. 아마 사회화 교육이 안 되어 있고, 에티켓을 지키지 않은 일부 반려인들이 다른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끼쳤기 때문일 것이다. 피해는 돌고 돌아 다른 견주와 강아지에게 간다. 만약 반려견과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우리의 행동이 애견 문화 전체에 끼칠 영향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 여긴 꼭! 애견 동반하기 좋은 제주 여행지 # 백약이오름오름에 오르면 평소 도시의 풀과 흙냄새와는 다른 자연의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설이가 신나게 노즈워크하며 즐거워했다. 오름에 오를 계획이라면 미리 사상충 예방을 하고 스프레이 형 해충 방지제도 지참하는 게 좋다. # 애월한담산책로애견 동반 카페인 '봄날'부터 곽지 과물해변까지 쭉 이어져 있는 산책로다.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반려견과 산책하다가 함께 바위에 앉아 노을을 보며 파도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단, 성수기 주말엔 사람이 많아 되도록이면 평일에 가는 걸 추천한다. # 신창풍차해안도로, 싱계물공원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다. 해질녘 풍차 사이로 비치는 노을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저녁식사 전 마무리 일정으로 들르면 좋다. # 카멜리아 힐, 노리매 공원반려견과 인생샷을 남기고 싶다면 예쁜 포토존이 가득한 카멜리아 힐과 노리매공원을 추천한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일반 관광객들이 많으니 목줄과 배변 봉투를 꼭 챙기고, 에티켓에 더 신경 써야 한다. CREDIT글 사진 홍단비 (instagram /pom_hongseol)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12-11 10: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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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 가족이잖아, 함께 자라는 도니와…
- BABY & DOG괜찮아 가족이잖아,함께 자라는 도니와 쭈니 부부. 28년 동안 살던 고향을 벗어나 부산으로 시집을 오게됐다. 바다가 없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망망한 바다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 해안 도시 부산에서 사는 일은 그래서 그저 신날 줄만 알았다. 그러나 가족도, 친구도 없는 타지에서의 생활엔 점점 외로움이 들이닥쳤다. 적적한 마음은 해소되지 않고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그러던 중 한 애견 숍을 지나가는데 독특하게 생긴 강아지 한 마리에게 시선을 뺏기고 말았다.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 도니라는 이름이 생긴 강아지는 나의 외로움을 충분히 채워주는 귀여운 아이였다. 반려견을 한 번도 키워보지 않은 신랑은 처음엔 반대했지만 도니의 매력적인 얼굴은 모두에게 강력한 어필이 됐다. 결국 우리 부부와 도니는 4년 동안 지지고 볶으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그러다 신랑의 이직으로 우리 가족은 거제도라는 낯선 섬에 정착하게 됐다.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건 상상하기 힘든 혼란이다. 그래도 도니에겐 자연에 더 가까운 거제도의 삶이 조금 더 나은 환경이었다. 나는 도니와 섬 곳곳을 여행하며 더욱 돈독해졌고, 정신없던 시간도 그렇게 차츰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우리 가족에겐 경사가 찾아 왔다. 결혼 4년 만에 직장을 그만 두면서 우리는 아이를 계획했다. 그리고 이듬해 아이를 낳았다. 거제도에 터전을 잡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탄생한 우리 부부의 2세, 쭈니. 모두가 축복해주며 박수를 보냈지만 내 안엔 작은 걱정이 자라나고 있었다. 4년 동안 우리 부부의 사랑을 오롯이 독차지한 도니는 괜찮을까? 아마 도니보다 더 많은 배려와 관심을 쭈니에게 쏟을 수밖에 없을 텐데. 쭈니가 태어나자 주위 사람들도 아기와 강아지가 함께 사는 걸 염려하기 시작했다. 특히 잉글리시 불독은 털이 많이 빠지기로 유명하다. 덕분에 나는 매일 빨래를 서너 번 하고 틈만 나면 집을 쓸고 닦는 버릇이 생겼다. 쭈니가 자라면서 내 손이 필요한 곳이 더욱 늘어나겠지만 나는 도니와 쭈니가 서로를 받아들여 준다면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우리가 잘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한편으로는 도니가 쭈니를 질투하진 않을까 걱정이 컸다. 쭈니가 4개월까진 잠을 많이 자서 아기가 자는 시간엔 도니와 함께했다. 조금은 의무적으로 말이다. 어쩌면 도니는 쉬고 싶었는지도 모르는데, 신생아 때는 아기가 잘 때 엄마도 함께 자야 한다고 하던데, 도니와 쭈니 모두의 마음을 불안하지 않게 충족시켜 주고 싶었다. 그 무렵 나는 힘들지만 힘들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다. 쭈니가 5개월이 지나 뒤집고 기기 시작하면서 잠도 줄고 활동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비슷한 눈높이의 가족인 도니에게 관심을 가졌다. 다만 도니는 25kg이나 나가는 아이라 둘을 한시도 시선에서 뗄 수 없었다. 내가 관여할수 없을 때는 둘을 다른 공간에 두었고, 하루에 몇 번씩 서로 냄새도 맡고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별도로 줬다. 점점 둘은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는데, 그것은 자연스럽게 형성된 관계가 아니라 가족들의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나는 안다. 쭈니가 7개월경 보행기를 타면서 또 다른 고민이 찾아왔다. 보행기를 탄 쭈니가 도니에겐 다소 위협적으로 보인 모양이었다. 쭈니는 집을 마음껏 활보했고, 도니는 보행기만 보이면 숨어버리곤 한다. 예상치 못한 난관이었다. 그런 도니가 짠했지만 아이의 발달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대신 쭈니가 접근할 수 없고 도니가 안심하는 공간 몇 군데를 찾아주었다. 이제 곧 돌을 맞이하는 쭈니가 걷기 시작하면 더 큰 시련이 우리를 찾아오겠지만 우리는 그 또한 잘 넘어설 것이다. 가정의 문제는 언제나 불현듯 찾아온다. 그러나 그것을 넘으며 한 뼘 더 성장한다. 서로를 이해하며 닮아가는 모습으로 말이다. 도니와 쭈니가 하루하루 더 가까워지고 건강하게 성장한다면 나는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리고 아기와 함께 지내는 반려견에 대한, 특히 중대형견들에게 대한 세상의 시선이 따뜻해지기를 소망한다. CREDIT글 사진 강나리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2-05 10: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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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의 법칙, 네가 너를 낳았네
- FAMILY유전의 법칙,네가 너를 낳았네 거푸집에서 나온 것처럼 꼭 닮은 대형 인절미 8인방. 할머니부터 엄마, 손자 손녀에 이르는 대가족의 일상은 어떤 맛일까. Ctrl+C Ctrl+V 우리 가족은 사람들을 언제라도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산책 한번 나가면 이목 집중에 질문세례를 받는다. 심지어 다 데리고 나가지 않아도. 우리는 골든리트리버 대가족. 할머니와 엄마, 6남매가 모여 산다. 닮기는 또 어찌나 닮았는지, 친분이 있는 이웃도 아이들 이름을 틀리는 것이 부지기수다. 6남매 아빠가 정말 근사해서 은근히 아빠를 닮기를 바랐는데, 모두 엄마와 할머니를 쏙 빼닮았다. 할머니 해리가 규리를 낳고, 엄마 규리는 설리, 설현이, 승리, 지디, 태양, 탑을 낳았는데... 이 골든 리트리버 3대는 주인인 내가 봐도 가끔 무섭도록 닮았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모인 대가족 첫 시작은 규리였다. 일과 육아에 지쳐 강아지는 생각도 못하다가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졸라서 키우게 되었다. 처음 대형견을 접하다 보니 아무런 지식도 없었고 그저 어릴 때 키우던 소형견 대하듯 키웠다. 지나다니던 동네 주민들 눈치에 되도록 늦은 밤 사람들을 피해서 산책을 다니곤 했다. 그러다 규리 엄마 해리가 우리 품에 오게 되었다. 원래 해리를 키우던 반려인이 노령인 데다 지병이 악화되셔서 더 이상 해리를 돌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규리가 낳은 베이비들이 추가되면서 빼도 박도 못하는 대가족이 되었다. 왜 입양을 보내지 않느냐고? 규리가 첫 출산에 10마리를 낳았다. 까칠한 규리가 너무 예쁘게 아기들을 물고 빨고 보살피는데 쉽게 입양 보낼 순 없었다. 끝까지 아이들과 함께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었다. 분양조건이 까다로워도 문의는 많았다. 하지만 파양되는 대형견을 수도 없이 본 터라 신중해야 했다. 고르고 골라 4 마리를 입양시켰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 또 파양이 이뤄졌다. 당시 파양당했던 규리의 아이는 지척의 좋은 이웃이 거둬주셨지만, 남은 6남매는 우리가 키우기로 했다. ‘남은 너희는 엄마랑 할머니랑 살도록 해줄게’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새끼를 보지않기로 하고 아이들을 중성화시켜 주었다. 목소리도 닮았다 3대가 함께 살다 보니 관찰하게 되는 변화도 있다. 까칠하던 규리가 새끼들에게 지극정성인 것도 재미있지만, 할머니 해리가 유독 손녀 손주들에게 애틋하다. 보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할머니는 다 그런 건가 싶다. 3대 중 손녀 ‘설자매’(설리, 설현)는 우애가 남다르다. 아침이면 밤새 헤어졌다 만났다고 붙들고 껑충껑충 뛰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3대가 낮이고 밤이고 붙어 지내는 모습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어릴 때도 닮은 3대였지만 커가면서 더 닮는다. 환경이 같아서일까. 기본 성향은 각자 다른데 요즘 점점 성격도, 행동도 비슷해진다. 누구 하나 다치기라도 하면 어찌나 핥아주기 바쁜지... 멀리서 짖는 소리를 듣고 규리였구나 했는데 손주인 승리였던 순간도 있다. 너희, 이제 목소리도 닮아가는 거니. 대형견과 함께 살려고, 공부합니다 공부를 시작했다. 대형견을 잘못 가르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그렇다고 힘으로 제압하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니다. 직접 동물매개 심리치료과정을 배우고 요즘은 아이들이 예절 바른 개린이가 되는 그날을 위해 함께 공부하고 있다. 기회가 닿으면 지역 안에서 자원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형견은 무섭다는 편견을 아주 조금이라도 깰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우울증이 있는 두 학생이 동물매개활동 일환으로 할머니 해리를 만나러 오곤 한다. 대가족 가운데서도 해리는 순하고 조심성이 많은 성격이라 사람 아이들과도 합이 맞는다. 아이들이 처음 오던 날, 남들 몰래 해리에게 말을 걸었다. ‘설리 설현이처럼사람 아이들도 예뻐해 줄 수 있지?’ 그리고 해리는 그렇게 했다. 요즘 두 학생의 얼굴에서 그늘이 많이 걷힌 것이 보인다. 식탐 많고 공놀이 좋아하는 골든 리트리버 대가족을 모시며 힘이든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결정까지 고민도 참 많았고, 고생도 좀 했지만 후회는 한 번도 한적 없다. 리트리버 3대는 내 박카스다. CREDIT글 사진 김태준 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2-05 10: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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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 MATCH POINT사랑하면 닮는다더니 사랑에 대한 찬사 중엔 과학적인 얘기도 더러 있다. 사랑하는 이들이 점점 닮아간다는 말도 그렇다. 연인들은 함께 있을 때 호흡 패턴과 심박이 같아진다. 동일체 감정을 나누기도 한다. 동물이라고 예외일까. 오랜 시간을 공유하며 서로를 닮아간 반려인과 강아지, 강아지와 강아지의 모습을 독자들이 보내왔다. 01 콩이와 아빠는 오늘도 딥슬립 중세상 모르고 잠든 콩이와 콩이 아빠입니다. 사진을 찍는 줄도 모르고 정신 없이 자는 게 똑 닮았어요. 자는 눈매나 입꼬리도 판박이입니다. 실물은 더 닮아서 굳이 콩이 아빠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다 알아요. 콩이는 3년된 포메라니안입니다. 오랫동안 우리 가족과 함께 지내줬으면 합니다. (반려인 김세은 님) 02 누가 누구게? 엣지와 빠방이우리 딸 엣지(왼쪽)와 빠방이(오른쪽)입니다. 우리 애기들 너무 똑같이 생겼죠? 3개월 때 사진이에요. 지금은 벌써 6개월됐는데 아직도 사람 들은 누가 엣지고 빠방이인지 잘 구별을 못 한답니다. 빠방이는 태어날 때부터 조금 더 특별했어요. 둘째로 태어났는데 첫째가 나오고 한 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아서 병원으로 가던 중에 차에서 태어났답니다. 아무래도 덩치가 너무 커서 나오는게 좀 힘들었나봐요. 차에서 태어나서 이름이 빠방이가 됐고, 지금도 차만 타면 너무 좋아한답니다. (반려인 김지은 님) 03 힘든 훈련을 함께 이겨내 준 덴구저는 애견 훈련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덴구는 벨지안 마리노이즈 종이고 저의 첫 반려견이에요. 제가 훈련사라 다른 반려견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지요. 처음 훈련을 시작하고 대회를 뛰기 시작했을 무렵엔 무척 힘들었어요. 그때마다 저에게 많은 도움과 응원을 준 아이가 덴구예요. 어려운 상황마다 덴구에게 의지하며 꿈을 이루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답니다. 워낙 한 몸처럼 붙어다녀서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저를 그냥 덴구라고 불러요. (반려인 김수연 님) 04 코코와 하나 둘 셋, 찰칵!우리집 강아지는 미디엄 푸들 코코입니다. 저희는 매년 코코 생일 때 마다 프로필을 찍어주는 작은 이벤트를 열고 있어요. 매년 성장하는 코코와 제 모습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싶었거든요. 사진을 찍을 때 마다 찍을 수록 서로 포즈가 비슷해져서 작가님이 신기하다고 하세요. 점점 얼짱 각도를 알아가는 우리 코코랍니다. (반려인 윤선영 님) 05 자식 세 명을 키우는 기분, 아시나요올해 5월에 입양한 가족 7개월 차 봉이입니다. 봉이가 오고 3개월 후에 아기가 태어났어요. 거의 쌍둥이 아이를 키우듯이 진땀나게 양육하고 있습니다. 봉이를 데려올 때부터 남편과 봉이가 많이 닮았다고 주변에서 그러더라고요. 남편이 알면 그게 웬 디스냐고 울컥할 테니 이 사연을 보신 독자 분들은 비밀을 꼭 지켜주셔요. 가끔 투닥투닥거리지만 세 가족이 주르르 누워 자고 있으면 고된 일도 금세 잊혀집니 다. (반려인 이수연 님) 06 단체사진 찍으면 꼭 눈 감는 애들 있죠?평소 아이들과 산책하고 사진 찍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사진 속 눈 감은 녀석이 우리집 막내 간장이랍니다. 옆이 우리 둘째 후추이고요. 모색은 다르지만 하는 짓이 판박이랍니다. 왼쪽 두 아이들은 시온, 루시랍니다. 평소 형제처럼 지내죠. 넷이 사진 한 장 찍는데 어찌나 피가 마르던지요. 이웃집 아이들은 얌전한데 우리 애들은 이리튀고 저리튀고... 결국 한 장 건졌는데! 간장이가 눈을 감았어요... 그런데 놀라운게 뭔지 아세요? SNS에 올린 사진 중 가장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간장이 ‘인생사진’이 되었답니다. (반려인 시즈닝폼 님) CREDIT에디터 김기웅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12-04 11: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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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 줄 사람이 있단다, 어딘가엔 반…
- 견생 2막사랑해 줄 사람이 있단다소망이와 로비를 위하여 보이지 않는 소망이 지은 씨는 동물 보호와 관련한 석사 논문을 준비하다 ‘비글구조네트워크’라는 구조 단체를 알게 됐다. 봉사활동을 자처한 지은 씨는 비위가 약해 방문 후 3일 동안은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첫 봉사 때 눈에 들어온 비글들을 앓으면서 그리워했다. 주인의 학대로 배변 장애가 생긴 봄이, 세 번이나 파양당한 하늘이, 운동장에서 나오고 싶은지 문 밑에 구멍을 파며 탈출을 꾀하는 벤자민, 그리고 작은 체구에도 이름을 부르면 강아지들 틈으로 얼굴을 꺼내는 소망이. 모두 동물 실험과 유기, 학대를 운명처럼 감내한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을 입양할까 고민했지만 되뇌일수록 이들 삶의 무게는 버겁게 다가왔다. 이미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인 이들에게 더 이상 상처를 더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인연이란 전선은 자기 뜻과는 상관없이 울리고, 그 거센 마음의 파동을 견디기란 쉽지 않다. 두 번째 만남 때 지은 씨는 모견과 친구들을 입양 가정에 떠나보내고 덩그러니 운동장에 누워 있던 소망이를 품기로 작심했다. 소망이는 동물병원 앞에 묶여져 있던 모견 구름이의 곁을 끝까지 지킨 유일한 자견이었다. 구조된 소망이에겐 시각장애가 발견됐다. 단체의 직원과 회원들이 소망이의 눈을 세심히 관리해주었지만 수의사의 진단을 뒤집을 순 없었다. 그러나 강아지는 시각 이외의 감각도 능히 활용하는 동물이다. 한 회원이 2016년 겨울부터 소망이를 임시보호하며 가정에서 생활하는 법을 가르쳤고, 이젠 밝은 곳에서는 장애물을 피하고 공간의 구조를 기억해 벽에 잘 부딪히지 않는다. 기적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근사한 드라마라면 이쯤에서 소망이의 시력이 회복되어야 하지만 소망이는 여전히 빛의 세기 정도만 감지할 뿐이다. 장애를 다룬 드라마가 장애 극복기에 초점을 맞춘다면 장애의 현실은 오직 보호자의 인내로 가득하다. 걷지 못하는 로비 2017년 여름. 모견과 자견 2마리가 창원시 진해 보호소에 입소했다. 그 중 자견은 다리를 쓸 수 없는 상태로 엉덩이와 뒷다리가 바닥에 끌려 상처가 나 있던 1kg대의 작은 강아지였다. 보호소 동물들의 입양 공고가 올라오는 어플리케이션 ‘포인핸드’를 통해 이 강아지의 사연을 알게 된 지은 씨는 이미 소망이와 함께 살며 장애견에 대한 세상의 차별을 절실히 실감하던 중이었다. 이 아이가 입양될 확률은 아득히 낮았다. 그 확률은 이들이 장애 때문에 당연히 가족을 만나지 못할 거라는 편견으로 인해 더욱 내려간다. 장애견을 키우며 남모를 고충이 있긴 했지만, 한편으론 생각보다 힘들지 않음을 깨달은 지은 씨는 그 편협한 생각에 도전하고 싶었다. 사람들 발에 치이고 눈초리를 맞아가며 살아왔을 그 작은 강아지에게도 너를 사랑해 줄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렇게 강아지는 로비라는 이름으로 지은 씨에게 구조됐다. 보호소의 강아지를 임시 보호하기 위해 데리고 온 것을 구조라고 표현해도 될까? 지당하다. 짧은 공고 기간이 끝나면 강아지는 가차 없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로비는 내원해 복합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선천적인 것이 아니란다. 로비가 구조되었을 때가 생후 2개월쯤이었는데 그보다 앞서 엉덩이뼈가 골절되었고 이 상태로 오래 방치되어 뼈가 멋대로 붙어버린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신경에 손상이 가 우측 뒷다리는 통증조차 느끼지 못한다. 아직 어리기에 엑스레이 촬영만 이뤄졌는데 그것만으로 벌써 다리의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확고한 진단이 내려졌다. 지은 씨는 접종이 끝나고 로비에게 마취가 가능한 시기가 오면 MRI로 구체적인 상태를 파악해 볼 예정이다. 로비는 배변 장애도 있다. 배변을 조절할 수 없어 하루에 두세 번은 방광을 마사지하고 식후 서너 시간 후엔 항문을 짜줘야 하며 실내에서 기저귀는 필수다. 지은 씨가 죽음 직전의 로비를 구조해 진료를 받고 기저귀 사이로 흘러내린 용변을 닦는 동안 그의 옆을 묵묵히 지키던 존재가 있었다. 보이진 않지만 소리로, 냄새로, 촉감으로 동생의 존재를 느끼는 아이, 소망이다. 음표들이 화음을 찾아가듯이 우리는 뉴스를 통해 장애견들이 운명처럼 만나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화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접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굳이 구체적인 사연을 들지 않아도 소망이가 남자 사람과 낯선 개를 싫어하는 이유는 짐작할 만하다. 산책은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늦은 저녁이나 이른 새벽에만 한다. 태어난 후 줄곧 보호소에서 지내던 소망이에게 모든 장소와 존재들은 여전히 생경하며, 보이지 않기에 두려움은 잘 사라지지 않는다. 작고 어린 강아지인 로비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은 씨는 소망이와 로비의 첫 만남부터 세심히 신경 썼다. 소망이가 갑자기 나타난 강아지에게 놀라지 않도록 로비를 데리러 보호소에 갈 때부터 소망이와 동행했다. 로비를 이동장에 넣고 옮겼음에도 소망이는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차안에서 짖어대기 바빴다. 집에 도착하고 1주일은 펜스로 격리해 서로의 존재를 은근히 인지시킨 후에야 같은 공간에 둘 수 있었다. 격리되었던 그 시간은 이들에게 중요했다. 소망이에겐 낯선 존재를 받아들일 시간이, 로비에겐 낯선 공간을 파악할 시간이 다른 강아지들보다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들은 어떻게 지낼까? 로비는 수컷, 소망이는 중성화된 암컷인데 둘이 노는 모습을 본 가족들은 녀석들이 결혼하는 것 아니나며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다. 아웅다웅하는 소리가 들려 확인해보면 잘 보이지도, 걷지도 못하면서 카페트 위에서 힘차게 뒹굴며 장난을 치고 있다. 소망이는 집에선 이상하리만치 평온하다. 초반엔 자극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이제는 해가 뜨면 햇볕이 내리쬐는 곳을 찾아가 한가롭게 낮잠을 즐긴다. 오히려 예민한 건 로비다. 로비는 아직 하울링을 하고 낯선 이들을 경계하는데, 우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건 천하태평한 소망이의 영향일 것이다. 로비가 휠체어에 올라타면 소망이와 산책을 나설 수 있다. 길 위에서 낯선 존재의 기척이 느껴지면 둘은 화음을 넣듯 함께 짖는다. 그래도 비글이라고 목청이 우렁찬 소망이와 사람 아기가 옹알이하듯 앙앙거리는 로비가 같이 짖을 때면 지은 씨는 웃음을 참기 어렵다. 마치 작전을 수행하는 것처럼 주변을 경계하는 소망이와 로비. 혹시 사나운 맹수라도 나타난다면 재빨리 합체해 도망갈지도 모른다. 로비가 눈이 되고 소망이가 다리가 되어서. 그저 한 마리의 강아지 로비는 지금 임시보호 중이다. 지은 씨는 로비에게 더 따뜻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찾아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네이버에 문의해 메인 화면에 입양 공고를 올리기도 하고,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서 로비의 소식을 알리고 있지만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 입양 문의는 들어오지 않았다. “장애견에 대한 편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입양이 난항을 겪는 이유를 묻자 지은 씨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어린 강아지이므로 최소 10년 이상은 매일 마사지해 주고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로비는 사람이 없으면 두려워하는 분리불안 증세도 있다. “눈에서 사람이 사라지면 하울링하고, 곁에 있던 사람이 나가려고 하면 간식도 내팽개치고 따라오려고 버둥거려요. 자다가 이불이라도 뒤척거리면 눈을 번쩍 뜨고 쳐다봅니다.” 로비는 마치 영원히 크지 않는 갓난아이 같다. 그럼에도 지은 씨가 로비의 입양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로비, 그 자체예요. 강아지가 주는 사랑스러움과 감동, 교감의 기쁨을 아는 분들이라면 로비에게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다른 강아지들과 다를 것 하나 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거든요.” 냉정히 말해보자. 이 정도로 사람들에게 설득이 될까? 로비의 입양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은 씨는 말을 이어 그 의문에 답했다. “우리 학교 다닐 때 팔에 깁스를 하거나 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 대신 가방을 들어주기도 하고 식사를 도와주기도 하잖아요.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일상생활이 조금 불편한 친구와 함께 지내며 도와줘야 할 것, 챙겨줘야 하는 것이 조금 더 생긴, 딱 그 뿐입니다.” 장애는 강아지와의 삶의 작은 일면일 뿐이라는 지은 씨는 장애견과 지내는 삶은 어떠냐고 묻는 물음에 더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만큼 확신을 주는 답변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별 거 아니라는. 로비의 입양에 관심이 있다면입양문의 010-3758-7328 / 카카오톡 sens2eun? CREDIT에디터 김기웅 자료협조 최지은?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11-21 10: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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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가방에 전해진 작은 선물
- 잠시만 안녕종이가방에 전해진 작은 선물 SK텔레콤에서 뭐가 왔어? 은별이와의 만남은 느닷없이 시작되었다. 찬바람이 쌩하니 부는 날에 문 밖에 나가봤더니 종이가방이 하나 있었다. 선물인가 하고 열어보니 병든 강아지가 담겨있었다. 쇼핑백에 들어있던 작은 강아지. 그 모습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은별이가 담겨있던 가방에 ‘SK텔레콤’이 쓰여 있었다는 것까지도 기억난다. 11월 이 차디찬 날씨에 어쩌자고 옷도 입히지 않은 작은 강아지를 유기했을까. 병원에 가보고 나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은별이는 선천적으로 피부병을 안고 태어난 데다 탈장까지 겹쳐 병원을 계속 들락거려야 하는 아이였다. 그렇게 은별이는 생후 2개월 만에 유기견이 되었다. 내게는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었고 당시의 남자친구는 실내견을 키운다는 개념조차 없던 사람이었다. 키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던 내 뒤통수를 잡아 끈 한마디. “이런 아이들이 안락사 1순위예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은별이를 안고 집에 돌아와 있었다. 사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12년이 지나 있었다. 너 빼곤 다 바뀌어도 돼 매일 산책을 했을 뿐인데, 매일 꽃을 보고 낙엽을 보고 눈을 함께 보았을 뿐인데. 왜 12년이 흘러버린 걸까. 시간은 공평하다는데, 개와 함께하는 시간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향할 곳 없는 심통이 난다. 그동안 알레르기로 입원까지 해가며 개 키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던 남자친구는 남편이 되었고, 남편은 은별이가 없으면 잠을 청하지 못하는 ‘개바보’가 되었다. 12년 동안 나도 남편도 참 많이 바뀌었다. 파릇한 청춘이 중년의 부부가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신기하게도 알레르기는 갈수록 약해졌다. 만들 줄 아는 강아지 간식이 많아졌고, 산책은 가장 중요한 하루 일과다. 그대로인 것은 은별이 뿐인 것 같다. 은별이 빼고는 모든 것이 바뀌어도 괜찮았다. 발 맞춰 걷는 걸 좋아하던 은별이는 이제 아빠 팔에 안겨 산책하는 것을 선호한다. 때로는 산책보다 햇살 바른 곳에서 한숨 자는 걸 더 즐기기도 한다.어느 날엔가 윤기를 잃은 털을 빗질해주다가 덜컥 겁이 났다. 소녀 같던 은별이 어깨에 언제 이렇게 세월이 내려앉아 있었던 것일까. 그 때부터 좀 더 부지런해지기 시작했다. 은별이에게 세상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어서. 그 핑계로 은별이 모습을 카메라에, 우리 눈에 많이 담아두고 싶어서. 거기에 네가 있었다 올해 초,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우울증이 찾아들었다. 이별이 믿기지 않았고, 상실을 또 겪어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했다. 한동안 잠으로 세월을 보냈다. 어쩌다 잠에서 깨 눈을 뜨면 멀거니 천장을 보곤 했다. 그 날도 그랬다.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렸다. 은별이의 까맣고 반질반질한 단추 같은 눈과 눈이 마주쳤다. 너는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자주 내 침대 옆을 지키고 있었던 것일까. 비로소 눈물이 터져 나왔다. 여전히 헤어짐이 두렵다. 하지만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 더 많이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두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날 수 있었다. 내년에는 캠핑카를 살 생각이다. 거동이 불편해지는 은별이를 위해 편한 여행을 물색하다 결심했다. 돌이켜보니 12년 전 SK텔레콤 종이가방에 들어있던 것은 선물이었다. 충만한 애정과, 덤으로 피부병을 달고 있던 내 작은 선물. CREDIT글 사진 김순애에디터 이은혜 ?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30 09: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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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하고 어려운 배변 교육 원리부터 이…
- CASE BY CASE복잡하고 어려운 배변 교육원리부터 이해하기 Q. 실내에서 배변을 잘 못 가리는 개가 있는가 하면, 어떤 개는 밖에 나가야만 배변을 한다고 해요. 그리고 어떤 개는 특정한 바닥에서만 배변을 하고, 교육이 되었던 개가 나이가 들면서 다시 배변을 실수하기도 하고요. 배변 교육은 정말 복잡한 것 같아요. A. 배변 교육의 핵심 열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우리 인간과 다른 개가 지니고 있는 본능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고, 그 다음에는 그 본능을 기반으로 연관을 통해 올바른 배변 습관을 교육하는 것입니다. 개의 본능을 이해하고, 연관을 통해 가르친다! 이것만 염두에 둔다면, 변화는 어느덧 여러분의 곁으로 찾아가 있을 것입니다. # CASE_1 어떤 배변 장소를 제공했는가? 우리 개가 어떤 바닥을 좋아하는지 찾아내야 합니다. 개가 배변을 위해 선호하는 바닥은 보통 실내보다는 실외에 더 많이 존재하는데, 그 이유는 개는 배변 장소로 다공성 표면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다공성 표면이란 바닥 재질이 공기를 머금을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풀밭, 흙 등은 매끈한 대리석이나 코팅된 바닥보다 공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바닥이죠. 개는 이런 바닥을 배변 장소로 더욱 좋아합니다. 그렇기에 실외로 나가 배변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본능에 맞는 방법이며, 실내에 배변장소를 원한다면 내 반려견이 배변을 하길 바라는 곳에 다공성 표면의 공간이 충분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간혹 다공성 표면을 제공했음에도 배변 교육이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개들은 어떤 바닥에 배변을 하면, 다음에 다시 그 바닥을 찾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배변 교육이 오래 걸리게 되는 이유입니다. 올바른 바닥을 선호하도록 가르치는 최고의 방법은 가능한 한 많이 배변을 원하는 장소로 개를 데려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더 나은 배변 장소로 바꾸기 위해서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합니다. # CASE_2 배변 교육을 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가? 개는 연관을 통해 배웁니다. 이 사실은 개에게 예절이나 트릭 등 어떠한 행동을 만드는 데에 절대적인 명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개가 하는 이유 또한 동일합니다. 내 의도와 관계없이 개 입장에서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연관 관계를 발견했기에 그 행동을 반복해서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개 입장에서는 연관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보호자는 내 반려견이 올바른 장소에 배변하는 연관을 맺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변 패드 위에 소변만 보고 대변을 보지 않는 반려견에게 어떤 변수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과거에 배변 패드 위나 주변에서 대변 때문에 크게 처벌을 받은 트라우마가 있을 수도 있고, 혹은 배변 패드와 대변을 쉽게 연관시킬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반려견 교육은 단 하나의 왕도만 존재할 수 없습니다. 중한 것은 내 반려견의 배변습관에 어떤 연관이 작용하는지 관찰하고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올바른 연관을 맺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원하는 장소에 배변을 한 반려견을 칭찬하는 식으로 말이죠. # CASE_3 배변 실수한 반려견을 혼낸 적이 있는가? ‘개는 연관을 통해 배운다’고 설명했는데, 잘못된 배변을 혼내게 되면 개는 흔히 두 가지 연관을 갖습니다. 먼저 보호자가 있을 때 배변하면 처벌이 온다는 연관을 갖게 되어, 보호자가 없을 때에만 배변을 하는 개가 됩니다. 이 말은 개가 사람 앞에서 배변하는 것을 피하고, 배변을 보기 위해 사람이 없는 시간을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보호자는 올바른 실내 배변 장소를 알려주기 위해 잘못된 배변을 혼냈겠지만,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는 개는 보호자의 의도와 전혀 달리 보호자가 없을 때 배변을 해야 한다는 연관을 갖게 된 것이지요. 또 집 안에서 배변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연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내 배변 시 항상 안 좋은 일(처벌)이 생긴다는 연관성이 깊어지면, 실외 배변만을 고집하게 되는 것입니다. 혼내는 것을 행동학적인 용어로 ‘혐오 자극’이라고 합니다. 모든 동물은 자신들이 싫어하는 자극이 발생하면 그 자극과 멀어지려고 합니다. 오랜 기간 맺어온 인간과 개의 사회적 관계가 없었다면, 우리가 반려견을 혼냈을 때 개는 우리 곁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배변 실수를 혼내면 반려견은 좌절합니다. 이 좌절은 행동 형성에도 지장을 주지만,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유대감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CREDIT글 이기우(Alex lee) 그림 지오니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10-24 09:4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