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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4-24 12: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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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4-24 12: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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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4-23 15: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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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4-23 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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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4-19 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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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4-18 11: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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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4-17 10: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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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4학년 자취방에 시바견을 더하면…
- 펫찌 X 네이버 포스트 2시바견 '노리'와 초보 '개집사'의좌충우돌 첫 동거기? 그와의 정신없던 동거생활‘미친 공강’ 4학년의 시간적 여유, 재택근무로 성취한 경제적 독립. 우리의 동거는 꽤 완벽했다. 아니,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갖춰진 여건과 다르게 나는 초보 견주였고 노리는 초보 개였다. 모든 게 처음인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 사고들은 너무나 당연했다.하루는 긴 장마로 산책하러 나갈 수 없었다. 실외 배변을 하는 노리가 3일 동안이나 꾹 참고 있었기에, 실내에서나마 배변할 수 있도록 배 마사지를 해주었다. 그러자 내 얼굴을 향해 무언가가 쏟아졌다. 온몸을 뜨겁게 적셨던 그 날의 노오란 샤워, 정말이지 잊을 수 없다. 또 하루는 해외여행을 2주 앞두고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노리가 여권을 맛있게도 물어뜯어 놓았다. 어찌나 야무지게 뜯어 놓았던지... 정말 아찔했다. 재발급부터 여권 정보 변경까지 급하게 처리하느라 뛰어다녀야 했던 집사의 사정을 노리는 알까. ‘왜 강제 출국금지 당했개.jpg’라는 명으로 여권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소개해 '지랄견 콘테스트'에서 당당히 상을 받기도 하였으니... 어쩌면 노리는 나를 스토리텔러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심을 사로잡는 인기견 노리!취업 준비를 위해 대학교 근처로 이사를 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공간. 물론 우리 집 지랄견도 함께였다. 노리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우려스러웠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주택가에 둘러싸여 있어 산책을 멀리 시키지 않아도 동네 개, 고양이 친구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사람과 개를 너무나 좋아하는 노리는 먼저 다가가 반갑게 꼬리를 흔들며 인사를 하곤 했다. 진돗개 같은 친숙한 외모에 동네 주민들께서도 예뻐해 주셨다. 노리의 매력은 같은 개에게도 물론 통했다. 그야말로 여심을 사로잡는 동네 인기 총각견이었달까. 산책 코스에 따라 세탁소집 할머니, 자전거 가게 풍순이, 목수 집 복순이 등을 차례로 만났다. 서로 만나는 것을 좋아하니 가끔은 어울려 놀 수 있게 일부러 들렸다. 그 모습이 꽤 즐거워 보였다. 이사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이놈의 룸메이트그러다 짧은 회사생활이었지만 취업에 성공해 회사 근처로 거처를 옮겼다. 노리와의 세 번째 집. 조금 더 넓은 곳에서 함께하고 싶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투룸을 구했다. 생활공간이 넓어지니 이전에 없었던 '구역'(식사구역, 휴식구역, 배변구역 등)의 개념이 조금 더 명확해졌다. 좁은 방에서 둘이 옹기종기 지냈을 땐 찰떡같이 꼭 붙어 지내곤 했는데, 방이 넓어지니 노리만의 아지트도 몇 군데 만든 듯했다. 흥, 내심 섭섭하기도 했다.이 집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 역시 노리다. 인근에 유명한 강아지 공원이 있고, 코앞에는 초등학교가 있어 선택했다. 초등학교가 노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초등학교에는 넓은 운동장이 있지 않은가.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면 신발을 갈아 신지 않고 바로 노리와 산책을 하러 나섰다. 우리는 텅 빈 초등학교 운동장을 숨이 턱에 찰 때까지 누비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싹 날리곤 했다. 주말에는 강아지 공원에서 친구들과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집에서 따끈한 고기 한 점 하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노리와 나는 그렇게 둘만의 공간을 추억으로 차곡차곡 채워나갔다. CREDIT글 사진 신소현에디터 강한별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4-24 12: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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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시작은 어려웠다
- 펫찌 X 네이버 포스트1단순한 일상에서 벗어난 밤요 가족의 여행기 몽롱한 여행길에 오르다SNS를 자주 들여다보게 된 것은 밤요(밤바와 요다) 남매를 키우면서다. SNS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수많은 사진 중 유독 눈에 띈 건 단연 아이들과 떠난 여행 사진들이었다. 사진 속 친구들의 얼굴에서 평소보다 더 멋진 미소와 행복감이 느껴졌고, 나는 왜인지 자주 챙겨 보게 되었다. 남편은 줄곧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내 옆에서 TV만 멍하게 보고 있었다. 타인의 사진들을 남몰래 간직했던 나는 마침내 속내를 거침없이 꺼냈다. 남편한테 핸드폰을 들이밀며, 그동안 저장했던 여행후기 사진을 보여줬다. 그리고 말했다.“이번 주, 애들이랑 바다 놀러 갈래!” 행동은 생각보다 추진력이 있었다. 남편은 흘러가는 대로 나를 따라와 줬다. 우리는 SNS에서 알려주는 정보 그대로 해보자는 식으로, 기상시간부터 철저하게 따라했다. 아침잠이 너무 많은 나는 생애 처음으로 새벽 4시에 일어났다. 두 손으로 꼬-옥 쥔 핸드폰 안에는 우리가 벤치마킹할 정보들이 저장되어 있었다. 주머니에는 지갑과 밤요남매의 리드줄, 배변봉투뿐 이었다. 준비물을 챙기면서 나는 '이거면 되지 않아?'라는 표정으로 남편을 쳐다봤고, 남편도 '편의점 있겠지, 뭐'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렇게 우리는 몽롱했지만 기분만은 들뜬 상태로 당일치기 바다 여행길에 나섰다. 무계획 당일치기 여행에 닿다서울에서 출발해 2시간 만에 도착한 첫 동해바다. 첫 인상은 매우 한적했다. 밤바와 요다는 왕왕 짖으며, 리드줄을 풀어달라고 했다. 리드 줄을 놓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리드줄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 모습에 덩달아 나와 남편도 아이들 뒤를 따라 뛰었다.밤바는 겁도 없이 다가오는 파도에 몸을 맡겼다. 첫 주자로 바다에 입수한 밤바와는 달리 요다 녀석은 난생 처음 보는 파도에 짖느라 바빴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파도가 정말 살아 움직이는 무엇으로 인식한 모양이었다. 백사장에 앉은 요다는 파도가 높을수록 목소리가 더 커졌다. 한동안 우리 가족은 옷이 다 젖는 줄도 모르고 해변을 뛰어다녔다. 빈손으로 부딪힌 난관 마음만큼 내 체력은 괜찮지 않았다. 신나게 더 놀고 싶은데 정도를 넘은 사람처럼 몸은 지쳐갔다. 본격적인 물장난을 한 것도 아닌데 허기가 졌고, 젖은 옷자락과 바람이 만나면서 으슬으슬 춥기까지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 흔한 슈퍼, 편의점 하나 없었다. ‘당연히 가게 하나는 있겠지’란 낙관이 문제였다. 그때 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생각은 하나였다. “망했다!” 집에서는 흔하디흔한 수건이 너무도 절실했다. 차 안을 아무리 뒤져봐도 수건 한 장 찾을 수 없었다. 여벌옷을 챙기지 않아 젖은 옷을 입고, 식당을 가야했다. 하지만 허기고 뭐고 추위에 벌벌 떨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어디든 갈 수 없었다.털이 젖은 밤바와 요다는 힘겹게 차에 올랐다. 아이들의 몸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 때문에 차안은 금세 더러워졌다. 벌벌 떠는 나, 더러워진 시트를 보던 남편의 표정을 아직까지 잊지 못한다. 천하태평 했던 생각을 반성하며, 나는 남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에둘러 얘기했다. 없던 경험으로 하나하나 채워가다무계획 당일치기 바다여행이 준 여파가 지나갈 때쯤, 나는 다시 용기를 냈다. 이번에는 계획을 촘촘히 세워서 여행을 떠나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작성한 계획 일정을 남편에게 보여줬다. 피식 웃던 남편은 “그래, 한 번 더 가보자”며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드디어 그날이 다가왔고, 두 번의 실패는 없다고 되뇌며 준비물을 챙겼다.우선, 수건을 챙겼다. 여벌옷을 배낭에 넣고, 밤요남매의 차량용 켄넬도 준비했다. 일단 이렇게 챙긴 것만으로도 차 안이 더럽혀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다에서 안전하게 놀기 위해 아이들의 구명조끼를 챙겼다. 더불어 물에 뜨는 장난감도. 한참동안 주섬주섬 챙기는 모습을 본 남편은 갑자기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놓더니 달걀을 삶기 시작했다. 내 눈빛을 읽은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 “저번에 너무 배고프더라, 간식도 챙기자!” 남편과 나는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하나씩 맞춰갔다. 항시 대기하는 에코백, 우리그렇게 떠난 두 번째 여행. 실패했던 첫 번째 여행을 통해 배운 것들을 계획, 준비한 덕에 별 탈 없이 즐겁게 다녀왔다. 밤바와 요다도 두 번째 경험이어서 그런지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바다를 마주했다. 그리고 우리는 세 번째, 네번째 여행을 떠났다. 여행 경험만큼 우리의 여행 준비도 능숙해졌다. 이전에는 손에 쥐어진 거라고는 핸드폰이 전부였던 나는 이제 우리 가족이 정말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여행 가방에 무엇을 넣어야하는지 알게 되었다. 어디를 가든 편의점에 의지하려던 남편도 이제는 우리 가족을 위한 음식을 챙기는 법을 알았다. 밤요남매는 꼭두새벽에 일어나 여행 가방을 챙기는 나와 남편을 보면 곧 떠날 여행길에 누구보다 신나서 어쩔 줄 모른다. 여행은 우리 가족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삶의 중요 계획이다. 지금 우리 집에는 두 개의 큰 여행용 에코백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CREDIT글 사진 최소희에디터 박고운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4-24 12: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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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몬드, 좋아하세요?
- DINKPET다들 나를 위해서 낳으라고 한다. “애가 있어야 부부관계가 돈독해진다”, “늙으면 외롭다”... 왜 애를 위해서 낳으라는 사람은 없는 걸까. 나 대신 걱정이 많은 이들에게 말한다. “난 지금 너무 행복해요. 그러니 내 인생 걱정 마세요!”그래요, 우리 딩펫족입니다딩펫. 자녀 계획이 없는 맞벌이 부부를 뜻하는 딩크(DINK: Double Income No Kids)와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이 합쳐진 말이다. 한 마디로 아이를 낳지 않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한 맞벌이 부부. 맞벌이는 아니지만 골자는 맞다. 이현아 씨 부부 이야기다.2015년 4월 16일. 개에 미친 여자, 일명 ‘개미녀’와 까칠 털털한 군인이 함께 살기로 했다. 이현아 씨와 한상욱 씨 부부는 처음엔 딱히 “절대 애는 낳지 말자”는 건 아니었다. 다만 부부는 둘 다 아이라면 질색이었다. 맛있는 식당을 가도 아이가 있으면 나올 정도였다면 설명이 될까.가고 싶은 곳 가고, 먹고 싶은 것 먹고, 취미도 즐기면서. 지금도 하루하루 행복한데 아이를 꼭 낳아야 할까? 꼭 그렇게 정해진 듯 살아야 하나? 대화의 끝에는 자연스레 그냥 우리끼리 살아도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맺혔다.양가 부모님이 반대하진 않으셨냐고? 지하철에 파김치마냥 앉아 있는 젊은 부모들이 안쓰러우셨는지, 오히려 아이 없이 술술 살라고 하셨다. 너희 인생이니 편할 대로 하라고. 참 쿨한 부모님이다.미니핀 아롱이, 믹스견 몬드. 둘이 합쳐 아몬드!아들딸 낳지 않기로 한 현아 씨 부부지만 사실 딸을 둘이나 키우고 있다. 첫째 딸은 올해로 벌써 열다섯. 2004년, 현아 씨가 스물한 살이던 해에 길에서 만나 서른다섯이 된 올해까지 함께하고 있는 미니핀 아롱이다.그녀는 아롱이와 함께하며 ‘더는 강아지 못 키우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삶은 턱없이 짧다. 인생의 3분의 1을 함께해 이제는 내 일부가 된 아이를 어느 날 도려내야 한다니. 헤어짐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그 어떤 아이도 아롱이만큼 사랑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둘째를 들이는 대신 길 위의 천사들을 만나러 다녔다.시흥 엔젤홈에서 봉사를 하던 어느 날, 소장님이 꽃도장 하는 아이가 있다며 세면실에 격리해달라고 했다. 말이 세면실이지 농수가 흐르고 곰팡이가 핀 데다 쥐와 지네까지 기어 다니는 열악한 환경. 걸레 빨러 다녀갈 때면 아이들이 자기 좀 꺼내달라고 야단치는 곳에 한 아이만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 습한 바닥 위에, 다 체념한 눈빛으로.강아지가 150마리도 넘게 있는 보호소에서 왜 그 아이만 그리 눈에 밟히던지. 그 모습이 기억에 남아 집에 와서 꿈까지 꿀 정도였다. 신랑 상욱 씨와 상의한 후 임시 보호만 맡자고 다음 날 데려왔는데, 정신 차려 보니 입양 계약서를 쓰고 있었다. 그렇게 2015년 8월 31일, 몬드는 이 집 둘째 딸이 되었다. 남편이 변했다. 아내는 원래 그랬고원래 상욱 씨는 ‘개는 개처럼’ 주의였다. 개는 절대 침대에 올리면 안 돼. 개한테 유난 떨지 마. 그런데 둘째 몬드가 온 후로 사람이 180도 바뀌었다. 이제 눈을 감으면 속눈썹 끝에 두 딸이 어른거리고, 아몬드라는 단어만 들어도 밋밋한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그다.급기야는 퇴근하면 아내보다 몬드를 먼저 찾기 시작했다. “몬드야 아빠한테 와”하고 아빠 소리까지 한다. 몬드 얼굴에 뽀뽀를 퍼붓는 건 덤이다. 아롱이와 몬드에게 소홀해질까 봐 “원래 아이를 안 낳으려고 했지만, 더욱 격하게 낳지 말아야겠다”는 상욱 씨. 그가 이렇게 변하리라고 누가 감히 예상했을까.현아 씨도 아이들 사랑은 남편 못지않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 닭발, 오리 목뼈 등 생식 재료로 정성껏 간식을 만들고, 영양제도 부부보다 더 많이 챙겨 먹인다. 하루 24시간을 몽땅 아이들로 채워 보내는 그녀. 오히려 자신이 분리불안인 듯하다며 눈꼬리를 접는 것이, 정말 어쩔 수 없는 개미녀다. 아몬드, 우린 없으면 못 살아요여름에는 애견수영장에 가거나 해변에서 캠핑하고, 가을에는 애견 동반 글램핑도 가고. 아롱이가 노견이라 이제 장거리는 무리지만, 함께라면 소소하게 동네 한 바퀴 도는 것도 행복하다. 지금이 더없이 만족스럽다는 부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냐 물으니 이렇게 답했다. “두 아이 모두 유기견을 입양했는데 어찌나 예쁜지 몰라요. 유기견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사랑스럽다는 걸 다들 알아줬으면 해요. 어때요? 우리 아몬드. 정말 사랑스럽죠?”작은 생명에게 한껏 물든 마음, 끝이 아득한 그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아몬드 가족을 인터뷰하는 내내 필자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맴돌았다. 어찌 배 아파 낳은 자식만 자식일까. 가족을 구성하는 데에 종의 구별이 정말 중요할까? 그리고 종내는 이런 결론에 닿았다. 이들이 ‘전통적인’ 가족은 아닐지라도,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이상적인’ 가족일지도 모른다고.CREDIT자료?협조 이현아에디터 강한별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4-23 15: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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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 책방을 방문한 반려견 훈련사
- B O O K S H O P반려동물 책방을 방문한반려견 훈련사 멀리서 온 손님서울도 아니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도 아닌 ‘변방의 동네 책방’. 이곳에서 드문드문 찾아오는 손님을 맞이하는 것이 내 일과의 대부분이다. 그나마 책방을 같이 지키는 둥이가 있기에 망정이지, 둥이마저 없었다면 온종일 말 몇 마디 안 하고 지루한 날들을 보냈을 게 뻔하다.책방을 다녀가신 모든 손님이 고맙고 반갑지만, 멀리서 와주신 분은 더 마음이 쓰여 잘 해드리고 싶은 게 책방 주인의 마음이다. 일산에서 동물을 좋아하는 자녀를 위해 동물 책방에 오셨던 손님, 전시회를 보러 부천에서 오셨던 손님... 차 한 잔 내어 드리며 괜스레 말 몇 마디 더 붙여보는 것은 멀리서 시간 내어 오셨는데 기왕이면 좋은 기억이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다.오늘은 멀리서 온 손님, 그중에서도 양평에서 오신 손님을 소개하려 한다. 둥이를 보고 자신의 반려묘 얼룩이와 너무 닮았다며 반가워하시던 마음 따뜻한 분. 번역가이자 반려동물 방문교육 일을 한다는 임태현 씨다. ‘앉아’, ‘빵’ 말고 더불어 살기 위한 훈련임태현 씨는 강아지, 고양이를 한 마리씩 반려하고 있다. 2014년 초, 푸들 한 마리를 잠시 임시 보호했던 일이 계기가 되어 반려견 엘리를 들였다. 그리고 작년 중순에는 눈에 띄어 나름 친하게 지내던 길고양이가 집 근처 항아리에 낳은 새끼를 구조해 왔다. 그게 우리 둥이를 닮았다는 얼룩이다.태현 씨는 엘리 입양 후 강아지 삶의 질에 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강아지를 억압하고 인간 아래에 두는 방법밖에 나오지 않더라고요. 국내 출간된 훈련 서적은 ‘돌아’나 ‘빵’ 등 개인기를 가르치는 법 일색이었죠.”동물 친구들의 본성을 존중하며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법이 알고 싶었던 태현 씨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외국 포럼과 저널, 그리고 북미에서 출간된 반려견 관련 도서를 뒤적이며 스펀지처럼 정보를 빨아들였다.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나만 알아서 무엇하겠냐는 생각이 들더란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스펀지를 짜면 빨아들였던 물을 주르륵 뱉어내듯 반려인들과 정보를 나눴다. 강사모 등의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작성한 댓글은 무려 3~4만 건 정도. 가문 땅에 비가 내리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수없이 많은 반려인이 상담을 청했다. 블로그 등의 온라인 매체로 해결하는 데 한계를 느껴, 자연스럽게 방문교육까지 이르게 됐다. 개 키우는 데 책까지 읽어야 하나?태현 씨는 반려인들에게 몇 가지 책을 추천하며 특히 분양 전, 그리고 분양 직후에 필요한 정보에 대한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동물을 데려오는 행위가 나 자신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역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 생명을 들이는 데 그만큼의 책임감은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어째 우리 책방에는 멋진 손님들만 오시는 것 같다. 주인장의 콩깍지인가. ‘개 키우는데 책까지 읽어야 하나’ 태현 씨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했다. “혹자는 먹고살 만하니까 동물권까지 신경 쓴다고 말하지만, 제 생각에는 그 반대에요. 우리 사회가 빡빡해지고 공동체 의식이 옅어지면서 오히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현대인은 '우리는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고 있어요. 이건 같은 인간을 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이거든요. 그래서 그 시선이 동물에게 돌아간 거죠. 확실한 것은 반려동물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은 결국 우리 인간 삶의 질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며, 그렇기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입니다.”<반려견 훈련사 임태현의 추천도서>국내엔 제대로 된 반려견 훈련사 책이 없다면서 원서를 추천해 줬다.좋은 번역서와 국내 저자의 책이 더 많이 출간되길 바라는 그의 마음을 대신 전한다.개의 사생활_알렉산드라 호로비츠 (Alexandra Horowitz)?국내에 나온 반려견 관련 책으로 이 책보다 좋은 책은 없다.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반려인은 같은 사람일 수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훌륭하다.Being a dog_알렉산드라 호로비츠 (Alexandra Horowitz)?호로비츠 글의 특징은 최대한 개의 시선과 감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 개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On Talking Terms With Dogs: Calming Signals_투리드 루가스 (Turid Rugaas)노르웨이의 반려견 훈련사 투리드 구라스의 책. 반려견 문제 행동 해결 관련 시리즈로 카밍시그널에 관한 책이다.A Guide to Decoding Dog Language_내셔널지오그래픽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발간한 책으로 사진과 함께 강아지 바디 랭귀지를 설명하고 있다. 아동용으로 나온 책이지만 성인이 봐도 좋다.CREDIT글 사진 심선화에디터 강한별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4-23 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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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추운 날 센트럴파크에서 빚은 반짝…
- MORI IN NEWYORK어느 추운 날 센트럴파크에서 빚은반짝이는 구슬 하나길에서 반려동물 촬영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손이 시린 날보다는 따뜻한 날에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는 게 훨씬 좋다. ‘나도 개들처럼 털이 북슬북슬하면 더 자주 야외촬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웃긴 상상을 하며 길을 나섰다.? 무미건조한 하루. 거리를 터벅터벅 걷다가도, 우연히 마주치는 개들의 살랑이는 발걸음을 보고 있자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어제는 눈이 펑펑 오더니 주말인 오늘은 날이 따뜻하다. 모두가 산책을 즐기러 나올 거라는 생각에 낡은 필름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길에서 반려동물 촬영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손이 시린 날보다는 따뜻한 날에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는 게 훨씬 좋다. ‘나도 개들처럼 털이 북슬북슬하면 더 자주 야외촬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웃긴 상상을 하며 길을 나섰다. 카메라를 목에 건 채 향한 곳은 센트럴 파크. 회색빛 아스팔트 길이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곳이 왜 그토록 많은 로맨스 영화의 촬영지가 되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멋진 센트럴 파크라도 추운 겨울은 못 이기는 걸까. 차가운 눈을 밟으며 한참을 거닐어도 산책하는 개들을 찾을 수 없었다. 허탕을 치고 돌아갈까 봐 조금 염려되기 시작하려는 찰나, 저 멀리 눈만큼이나 북슬북슬해 보이는 연갈색 빛 털들이 뭉텅이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터벅터벅 걷던 발걸음을 잽싸게 옮겨 털 뭉치를 향해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그 정체는 역시나 개들. 런웨이의 모델을 연상시키는 네 마리의 롱다리 푸들이 맵시를 뽐내며 일렬로 서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촬영하는 동안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어린아이의 덩치보다 큰 이 푸들들이 유난히 눈에 띈 것은, 아마도 잘 뻗은 자태와 대조적인 양처럼 곱슬거리는 귀여운 털 덕분이 아닐까. 이곳에서 거대한 푸들이 인기가 많은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만나서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멋진 친구들을 만나 내 발걸음도 산책하는 개들처럼 가벼워졌다. 푸들들을 뒤로 한 채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필름을 갈고 있는데, 골든래트리버 한 마리가 꼬리를 살랑이며 공원 한구석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국에 있는 나의 골든래트리버 몽이가 겹쳐 보였다. 목줄이 없는 개를 보기 쉽지 않은 뉴욕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골든래트리버가 혼자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니! 마음이 다급해졌다. 필름을 채 다 감기도 전에 내 발은 이미 그 아이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계단 위를 보니 혼자인 줄 알았던 개는 여성분과 함께였다. 사진 촬영 허락을 구하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친구 이름은 맥스에요. 간식 한번 줘볼래요?” 영어에 “(You) made my day”라는 말이 있다. 어떤 사건이나 무언가가 하루를 멋지게 만들어줬다는 뜻이다. 오늘은 여성분이 건네준 아주 조그마한 간식 덩어리가 내 하루를 멋지게 만들어줬다. 센트럴 파크를 나가 다시 거리로 돌아갈 때까지 나는 여성분과 맥스와 함께 걸었다. ‘어제 눈이 왔으니까’, ‘센트럴 파크는 멀어서’라는 이유로 촬영을 나오지 않을 뻔했던 내게 “거 봐, 나오길 잘했지?”라고 누군가 속삭이는 것 같았다. 나에게 반려동물 사진을 한 장 한 장 찍어나가는 일은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처럼 기억 구슬을 하나하나 모으는 것과 같다. 주말 동안 내가 모은 구슬 속에는 나와 개들이 함께 밟았던 뽀득이는 새하얀 눈, 사진기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그들의 얼굴, 망울망울한 눈동자, 그리고 내 손에 쥐어졌던 자그마한 간식 덩어리가 담겨 있다. 봄이 코앞에 다가온 오늘. 아직은 발아래 눈이 차갑게 느껴지지만, 곧 찬란한 색상들로 가득한 봄이 올 것이다. 2018년 봄이라는 구슬들에는 어떤 반려동물의 이야기가 담길지 벌써 설렌다.? CREDIT글 사진 박모리에디터 강한별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4-19 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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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멀호더가 버린 열두 마리의 개들
- BE COMPANIONS애니멀호더가 버린열두 마리의 개들지난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아무리 꽁꽁 껴입어도 손이 곱고 발이 얼던 계절, 두꺼운 카펫 한 장 덮고 버려진 개들은 얼마나 추웠을까. 올 한 해 고생했다며 훈훈히 마무리하려던 연말, 우리 센터 앞에는 폭탄처럼 개들이 버려졌다. 꼬물거리는 새끼들을 포함해 열두 마리나.?연민과 학대의 굴레 어디쯤에서 카라 더불어 숨 센터는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해 있는데, 주소가 공개되어 있어서 잊을 만할 때쯤 센터 앞 유기 사건이 일어난다. 다만 한 마리를 유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많아봤자 네 마리 정도여서 나름대로 차분히 대응할 수 있었는데, 열두 마리라는 숫자는…. 개들은 크롬장 안에 빽빽하게 우겨넣어져 있었고, 몸집이 큰 개들은 그 좁은 크롬장 속에서 새끼들을 깔고 앉을까봐 일어서지도 앉지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로 사람을 경계하고 있었다. 우리도 당황스러웠지만, 개들은 훨씬 더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우리의 첫 만남은 잔인한 추위와 당혹스러움 속에서 그렇게 치러졌다. 일단 개들을 건물 안으로 데리고 와서 크롬장을 열었을 때, 덩치가 좀 있는 개들은 사람들을 바짝 경계하고 있었다. 끽소리도 못 내거나 아니면 으르렁거리거나. 하지만 좀처럼 사람을 물려는 기미는 보이지 않아서, 우리는 새끼들부터 크롬장에서 이불 위로 옮기며 그 수를 헤아렸다. 한 달도 안 된 아가들이 여섯, 젖이 퉁퉁 부은 어미가 한 마리, 3개월 쯤 된 강아지가 세 마리, 그 어미로 추정되는 녀석이 한 마리, 진도 혼종인 개린이가 한 마리. 새끼들을 제외한 개들은 센터에 들어온 이후 3일 동안은 엄청나게 짖으며 사람을 경계했으나, 사흘째 되는 날부터는 거짓말처럼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며 활동가들을 반겼다. 사람을 반기는 태도나 그 털의 윤기 등을 보았을 때 어디서 학대 받던 개들은 아니었다. 사실, 우리는 개들을 보았을 때 누가 버렸을지 대충은 짐작했다. 근처에 사는 애니멀호더이지 않을까 싶었다. 재작년 여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 애니멀호더가 다시 찾아와 개들을 데려갔다. 개들을 너무 사랑했지만 키우기 버거워 한순간 실수를 했다고 말하면서. 당시 연락했던 전화번호가 남아있었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도 찾았기에 우리는 애니멀호더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몇 번의 실랑이 끝에 자신이 개들을 버린 것이 맞다고 실토했다. 그리고 버린 것은 열 두 마리지만, 그 애들을 포함해 마흔 마리에 달하는 개들을 돌보고 있다고도 말했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개를 한 마리 잘 기르는 것도 힘든 일이다. 개들을 버린 애니멀호더도 알고 있었다. 다만 그가 개들을 길에 내보내면 로드킬을 당하거나 학대의 대상이 되거나, 개장수에게 잡혀가거나 보호소로 가 죽임을 당할 것도 알고 있었다. 버릴 수도, 계속 함께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한 최선의 선택은 동물을 보호하는 시민단체 앞에 버리는 것. 물론 유기는 범죄고, 어떤 이유에서든 가족을 버렸다는 사실이 죄를 덜어낼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어떤 불행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이 사태를 빚어낸 건 동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체계와 지원이 미흡해서인 것도 안다. 애니멀호더는 개들을 사랑했다. 길거리로 내버려질 순간부터 죽음에 가까워질 개들을 연민했다. 그가 베풀 수 있는 사랑은 개들을 집에 가둔 채 아침저녁으로 밥을 주고, 대소변을 치워주는 게 전부였다. 아무런 보호 관리 계획도, 대책도 없이 수십 마리를 떼로 태어나게 해 결국에는 센터 앞에 버릴 수밖에 없었던 그. 그럼에도 센터 앞에 버려진 개들은 구김살 없이 사람을 좋아했고, 유기 후 며칠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된 애니멀호더를 너무나 반가워하며 꼬리를 흔들다 못해 온 몸을 흔들었다. 애니멀호더는 서툴렀고, 사회 체계는 미흡했지만, 개들에겐 죄가 없었다. 개들을 애니멀호더에게 되돌려 보내면 또 번식을 거듭하며 제대로 된 보살핌은 받지 못할 것이 뻔했다. 개들은 결국 카라에서 진행한 입양파티를 통해 가족을 찾아가게 되었다. 열두 마리 중 아홉 마리는 지금 입양 가정에서 무럭무럭 쑥쑥 자라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남은 세 마리는 카라 더불어 숨 센터에서 머물며, 다른 아이들은 애니멀호더가 마련한 임시 거처에서 동물복지지원센터가 함께할 입양파티를 기다리고 있다. 개들은 이제 꼭꼭 닫힌 집으로부터 나와 새로운 가족과 함께 봄날을 맞이할 수 있다. 다만 마음이 마냥 좋지 않은 것은 아직도 세상 어느 사각지대에서는 애니멀호딩으로 고통 받는 동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 언젠가 도움의 손길을 얻어 따뜻한 봄날의 햇볕을, 시원한 여름 그늘을, 높은 가을 향을, 아름답게 내리는 함박눈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날이 올까. 마음은 다소 무겁지만, 그럼에도 눈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번쩍 점프해서 사람을 반기는 개들을 보면 그런 세상도 언젠가는 꼭 오지 않겠느냐고 스스로에게 되묻게 된다. 그래도 세상은, 연대하고 연대하며 찬찬히 바뀌고 있으니. CREDIT글 사진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4-18 11: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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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비 '정'해드릴게…
- FOCUS진료비 '정'해드릴게요Based On True Story 하나.예상지 못한 사고가 일어난 건 어둠이 짙어지던 초저녁이었다. 두 마리 푸들과 함께 지내는 조용한 집은 한 녀석의 짖음으로 가득 찼다. 평소와 달랐던 짖음은 다른 녀석의 상태를 급히 알렸다. 푸들 한 마리는 제 몸을 거두지 못해 그대로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가까이 다가가자 아이는 눈을 깜빡거리며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고, 몸이 점점 경직되고 있었다. 나는 아이를 품에 안고, 굳은 다리를 부드럽게 주물렀다. 사실, 아이의 증상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몇 달 전에도 똑같은 증상을 보였던 푸들은 부드럽게 마사지를 받고, 20분이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었다. 몇 달 간격으로 이상 반응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그 간격이 불과 한 달 정도여서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다. 녀석을 안고 인근 동물병원으로 뛰어갔다. 그러나 수의사 앞에 서서 진료를 하려하자 아이는 이미 본래의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전에 보였던 증상들과 불과 몇 분전까지의 아이의 상태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진료는 15분간 이어졌다. 결론은 피검사와 MRI검사를 통해 아이의 뇌에 이상이 있는지,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는 있지만 치료법이 아직 발달하지 않아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반려인이 할 수 있는 건 발작을 예방하는 약을 매일 먹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카운터에서 진료비 계산을 하려는데, 직원이 얼마를 받아야하냐고 수의사에게 물었다. 진료비는 그 자리에서 정해졌다. 둘.얼마 전, 아이의 스케일링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거주지 근처에 위치한 몇몇 동물병원에 전화 걸어 스케일링 비용을 문의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마취를 포함한 스케일링은 크게 10만원까지 차이 났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불렀던 동물병원. 그곳은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곳이었다. 나는 마취에 쓰이는 약품과 스케일링을 하는 수의사의 자질이 그렇게 큰 가격 차이를 불러오는 것인지 문득 의아스러웠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재구성 된 이야기) 어긋난 방향, 또 다른 상황 동물병원마다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가지각색이다. 진료비는 건물 임대비나 인건비 등에 의해 적용된다. 이러한 이유는 마치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합리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동물병원 진료비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다. 1999년 정부는 자율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의료수가를 낮추겠다는 취지의 기존 ‘동물 의료수가 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동물병원의 자율에 맡겨진 진료비는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똑같은 진료 항목이 병원마다 다른 것은 제도의 폐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흡한 제도는 반려인뿐 아니라 일부 동물병원 수의사의 골머리도 앓게 만들었다. 최근 한 온라인 매체(이하 뉴스타파)는 지역 수의사회에서 지정한 의료표준수가에 따르지 않는 동물병원이 수도 없이 제재를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들이 제재를 당한 이유는 다른 동물병원들의 수익을 뺏는 진료 유인행위라는 명목에서였다. 정부에서 의료수가를 낮추겠다는 취지의 제도폐지가 또 다른 상황을 유인한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멈추지 않을 흐름 반려동물 진료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는 분위기가 이렀던 시기가 있었다. 작년, 민경욱 의원(자유한국당, 인천 연수구을)이 동물의료비용체계 개선을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반려동물 등 동물의료비 부담 해소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소속의 동물복지위원회에서 동물의료에 소요되는 표준비용을 연구·조사하고, 동물의료비 절감을 위한 보험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동물의료비용체계를 개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선 기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동물에 대한 공약을 걸었다. 그 중 첫 번째 공약이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내용이었다. 1. 동물병원 치료비에 자율적 표준 진료제를 도입하며 시민의 알 권리 보장 2. 동물의료협동조합 등 반려동물 주치의 사업 활성화 지원 이라는 두 개의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중성화수술, 백신접종 등 일부 진료항목에 대해서는 수의계에서 먼저 표준수가를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까지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반려동물 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 연구용역’을 시행중이다. 연구용역을 수행중인 한국수의임상포럼(KBVP)은 동물병원 표준진료수가제,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 방안, 진료비 공시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작년 연말에는 「반려동물 진료비 소비자 부담 완화 방안」 정책 수립을 위해 반려인들을 초청해 토론을 열기도 했다.부정할 수 없는 현실 반려인들의 관심은 ‘반려동물 진료비가 비싸고 이 때문에 보호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전제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사실, 국내 반려동물 진료비는 해외 동물병원 진료비와 비교했을 때 비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보험제도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지는 측면이 강하다. 외국의 경우는 진료비를 결정하는 두 가지 제도적 체계를 갖고 있다. 각각 ‘공시제’와 ‘수가제’다.미국, 캐나다, 중국의 경우는 공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공시제는 정부와 수의사회가 각 동물병원 진료비를 수집해 진료비용을 소비자에게 공시한다. 일본의 경우는 민간 보험사에서 일부 진료비를 공시하고 있다.독일의 경우에는 진료비의 상·하한가가 정해져있는 표준수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정해져있는 정도 안에서 동물병원들끼리 자율경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 두 가지 제도 중 어느 제도도 갖추지 않고, 수의사회가 동물 진료비를 책정하게 만들었다.제도가 없어 가이드라인을 잡아 질서를 바로 세우려는 수의사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진료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통령의 공약에도 걸릴 만큼 진료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높다. 국내외적으로 이슈가 연이어 터지는 지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동물 복지에, 무엇보다 동물과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복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하루 빨리 제도적으로 보완되어 복지가 개선되길 기대한다.CREDIT에디터 박고운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4-17 10:0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