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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23 10: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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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17 10: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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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17 1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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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16 10: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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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11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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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10 10: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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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02 14: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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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특별한 동창회
- 견생 2막아주 특별한 동창회 인연은 매개를 필요로 한다. 형제는 부모를, 친구는 학교나 회사 같은 모임을 통해 맺어진다. 얼마 전 이태원 모처에 모인 사람들은 조금 독특한 인연으로 이어져 있다. 힌트는 그들이 데리고 온 강아지들이다. 이태원의 동물 보호 단체 ‘유기동물 행복 찾는 사람들’(유행사)은 2011년 8월 활동을 시작해 매주 토요일마다 한 주도 쉬지 않고 입양 행사를 열어 왔다. 법적 공고일이 지난 유기동물들을 구조, 치료, 보호한 후 입양 보내는 유행사는 순수 자원봉사자들로 이뤄진 단체로 큰 후원 단체의 도움 없이 시민들과 온라인 후원금, 매달 개최되는 바자회 수익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게 6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유행사가 6주년을 기념하여 입양 간 강아지들과 입양자들을 한 자리에 초청해 작은 동창회를 열었다. 자체 쉼터가 없고 여러 위탁처를 통해 구조한 아이들을 보호하는 커뮤니티형 단체지만 뜻을 같이 하는 업체들과 봉사자, 후원자들이 힘을 더해왔다. 이번에도 행사 소식이 들리자 팔을 걷고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그동안 유행사를 거쳐 간 아이들은 그 수만큼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행복한 시간 속에 희미해졌지만, 강아지들 저마다 간직한 오랜 이야기들을 되짚어보는 건 동창회가 마침표가 아닌 쉼표이며, 동물 유기와 입양을 위한 노력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호더의 품에서 구조된 형제 용산구청에서 유행사에 구조 요청이 왔다. 구내 ‘애니멀 호더’(동물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행위에 가까운 사람들)가 있다는 제보. 정작 본인은 사랑으로 감싸는 거라 말하겠으나 적확한 관리가 불가능한 상태로 다수의 동물을 키우는 건 동물 선진국에선 철저히 금지하는 학대 행위다. 가시적인 폭력이 없고 동물을 미워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들이 받는 고통은 엄연하기 때문이다. 구청의 안내로 찾아간 곳은 수십 마리 강아지의 짖는 소리 등으로 여러 차례 민원이 제기된 곳이었다. 이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토리, 마리 형제가 구조됐다. 유행사로 건너온 토리와 마리 형제는 각자 다른 곳으로 입양가게 됐지만, 사랑 많은 반려인들의 배려 속에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 이번 유행사의 동창회엔 토리와 마리가 반려인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 가족들은 서로는 물론 반려견의 형제도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그 전까진 완연한 타인이었지만 이들은 명절 때 만난 친척처럼 즐거이 이야기꽃을 피웠고, 토리와 마리도 오랜만에 만난 서로의 냄새를 맡으며 각별한 정을 나눴다. 보호소 밖에서도 웃게 된 베니 주말이 되면 보호소 입구로 반가운 얼굴들이 들어선다. 외롭고 힘든 한 주간의 보호소 생활 끝에 만나는 봉사자들이다. 베니는 혀를 내밀고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흔들어대며 봉사자들 품에 안겼다. 사람에게 버려졌지만 사람을 무엇보다 좋아하는 바보같은 아이들이 그득한 보호소에서도 베니는 가장 사람을 반기고 하루 종일 졸졸 쫓아다니는 순진한 강아지였다. 어쩌면 주인의 친구들이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문 앞에 베니를 두고, 주인은 기약 없는 외출을 떠났기 때문이다. 베니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수년을 버텼다. 나아가 외부인들을 마중 나가며 보호소 안내견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유행사 측에서 베니를 구조해 입양을 적극 주선했고, 지금 베니는 모든 구성원이 베니만을 바라보는 가족의 품에 안겨 하루에 두 번씩 산책하며 풍요로운 시간을 누리고 있다. 베니의 가족은 그 전까지 한 번도 반려견을 키워본 적 없는 사람들이라고. 입양, 파양, 입양, 파양 찰스는 2014년 한국에 거주하는 어느 외국인의 반려견이 되었다. 외국인이니까 강아지를 더 친구처럼, 가족처럼 대해주리라 여겼다. 그러나 국적만 외국일 뿐 그 또한 한국 땅에서 밥을 벌어먹고 사는 입장인 건 똑같았다. 찰스를 입양한 후 다른 회사로 이직한 반려인은 잦은 야근으로 정시 귀가가 연일 불가했고, 반려인이 없는 사이 외로움과 배고픔에 시달리던 찰스는 계속 짖어댔다. 인내심을 잃은 이웃들의 민원 세례는 대응하기 버거웠다. 그렇게 찰스는 입양 2년 만에 파양되어 입양 단체로 돌아왔다. 끝내 찰스의 손을 놓았지만 이 반려인에게 누가 쉽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찰스를 가심 깊이 사랑했던 반려인은 파양 4개월 후 다시 유행사를 찾았다. 대안을 마련해 찰스와 다시 함께 살 수 있다고 설득했다. 한 번 강아지를 파양한 반려인에게 다시 같은 아이를 입양 보내는 건 유례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반려인은 절실했고, 찰스도 반려인을 그리워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결국 재입양이 이뤄졌다. 그리고 5개월 후 찰스는 또 돌아왔다. 갑작스런 피부 알레르기 때문이었다. 왜 그가 찰스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지 않고 입양 단체로 왔는지는 알 수 없다. 다행히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며 찰스의 험난한 입양기를 봐오다 지금은 찰스의 영원한 반려인이 된 봉사자는 그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는다. 샐리의 눈에 기록된 것 주인이 누구냐 물었을 때 답을 못할 강아지들이 많다. 분명히 누군가가 밥을 주고 잠을 재우며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관악산에서 구조된 샐리도 그럴 것이다. 샐리를 데리고 있던 이들은 인근 공사장 인부들이었다. 그들은 샐리와 엄마에게 최소한의 숙식을 제공했다. 대개 강아지들은 이 정도만 해줘도 쉽게 마음을 준다. 꼬리를 흔들며 따라다녔을 샐리와 엄마. 아무리 모진 자라 해도 가끔씩은 이들과 애정 어린 스킨십을 나누거나 가벼운 산책 정도는 나섰으리라. 그러나 한국의 어떤 사람들은 교감의 유무와는 별개로, 동물이 인간을 위해 기능해야 할 일이 흔들리지 않고 존재한다고 믿는다. 강아지들과 이따금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인부들은 샐리의 엄마를 나무에 목매달아 매질을 했다. 잡아먹기 위해서였다. 샐리는 이 모든 과정을 나무 아래서 지켜봤다. 주인처럼 따르던 사람들이 어미를 괴롭히다 끝내 입으로 집어넣는 순간들을. 샐리는 구조인들의 손을 강경히 거부했다. 사람의 그 손이 자행한 일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입양 전 2년 간 머물던 위탁 가정 내 반려인 한 분을 제외하곤 샐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그러다 샐리의 모든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가슴으로 받아들인 입양자가 나타났고, 지금 샐리는 반려인과 산책 여행을 다니며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CREDIT에디터 김기웅 사진 곽성경 자료협조 김민정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23 10: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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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캬키와 바다 | 5화 진짜 가족
- 캬키와 바다5화 진짜 가족 아침에 일어나면 날 보는 동그란 눈망울이 네 개. 캬키와 바다는 2년지기 단짝이 되었다. 유리병에 담아 봉해두고 싶을 만큼 보석 같은 하루하루. 우리는 매일 한 발자국씩 가까워져 ‘진짜 가족’이 되었다. 바다가 세상에 나온 지 2년 얼마 전, 바다의 두 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캬키와 바다가 함께한 지 2년이 지났다. 아무 탈 없이 잘 지내온 캬키와 바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바다가 제법 말이 늘었고, 이제는 캬키와 상황극을 펼친다. 몇 달 전부터 잔디를 먹기 시작한 캬키에게 산책할 때마다 주의를 주고 있는데 나 대신에 "캬키 - 안대. 조띰해!" 라고 엄마 앵무새가 되어서 캬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리고 캬키 리드줄을 잡고 산책하는 것을 즐기는데 바다보다 앞장서는 캬키에게 "천천히!" 라고 주의를 준다. 바다는 소유욕도 커졌다. 캬키와 함께 걷다 보면 사람들이 캬키를 좋아해주고는 하는데 그럴 때면 "내 거야!" 소리치며 캬키 리드줄을 확 잡아 당긴다. 바다에게 캬키란 어떤 존재일까. 아직은 캬키에게 발로 꼼지락대면서 터치를 하거나 장난칠 때도 많지만, 길을 가다가도 갑자기 꼭 껴안아 준다거나 캬키가 없을 때면 애타게 찾는 모습을 보면 바다에게도 캬키가 진짜 가족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캬키는 나와 바다의 버팀목 몇 주 전, 육아 서적 판매하는 분을 통해서 간단히 바다의 적성 검사를 받게 되었다. 나는 아직까지 바다에게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교육시키지 않고 있다. 캬키와의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날을 보내면서 자연을 느끼고, 걷는 법을 익히고, 함께 발맞춰 가는 법을 배우면 그게 제일 좋은 환경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바다는 인지 능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자주 능력(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이 높은 편이라는 특이한 결과가 나왔다. 바다는 아직 어떤 도형인지 어떤 색상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하늘이 파랗고 잎이 푸르르고 꽃이 아름답고 물이 반짝거린다는 표현을 한다. 그 모습이 가슴 벅차오르도록 신비하고 아름다울 뿐. 육아도 처음이고, 반려견과 함께 하는 육아도 처음이다. 2년 동안 캬키와 바다와 함께 살아오면서 그들 사이에 아무 탈이 없었던 걸로 나는 만족한다. 반려견과 함께 육아를 한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가족이 생겼다는 것. 그것이다. 2년이라는 시간을 캬키와 바다의 진짜 엄마로 살아냈고, 우리는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가끔 캬키에게 말을 걸지 않고 바라만 보고 있어도 의지가 되는 날이 있다. 엄마에게 혼이 나거나 마음이 울적할 때 캬키를 끌어안고 있는 바다의 모습을 볼 때면, 바다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그렇게 의지하고 사랑하고 있다. 캬키도 그렇게 생각할까? 바다가 태어나고 캬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많지만 나의 눈을 똑바로, 한참을 바라보는 캬키를 볼 때면 캬키도 우리처럼 진짜 가족이라고 - 그렇게 생각할 거라 믿는다. CREDIT글 사진 김현주 (@badakaki)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10-17 10: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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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와 행복을 저울질하다, 노숙자의 반…
- MORI IN NEWYORK자유와 행복을 저울질하다노숙자의 반려견 복잡한 뉴욕 길거리를 걸어 다니다 보면 수많은 노숙자들을 마주치게 된다. 그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열 명 중 한 명꼴은 되는 듯하다. 처음 한두 번 그들을 마주쳤을 땐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곤 하였지만,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며 여러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저들은 왜 동물을 키우는 걸까? 스스로 먹고 살 여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동물을 키우는 건 사치가 아닐까? 밥은 제때 챙겨주고 있는 걸까? 의문의 구름들이 뭉게뭉게 피어났지만 어느 것 하나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내 반려동물 사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스테이시 교수님께 의견을 물어보기로 했다. “스테이시, 뉴욕에서는 노숙자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에 대한 반감이 없나요? 아니, 합법적으로 노숙자가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게 되어있는 거예요?” “물론이지.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그들의 자유야.” “그들을 걱정하거나 이런 현상을 우려하는 사람이 없는 건가요?” “글쎄, 종종 구걸을 할 때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나쁜 사람들이 있기는 해. 그들과 함께 있으면 사람들은 더 동정을 느끼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노숙자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 자체를 막을 이유는 없다고 봐.” 순간 말문이 조금 막혔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다. 내가 이 문제를 굉장히 한국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구나. 이곳 뉴욕 사람들은 노숙자를 돈 버는 능력은 없으나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에 대해 자유롭게 결정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자활 능력이 없다고 한들 그것이 본인의 자유를 앗아갈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동물을 키우는 것도 그들이 원한다면 손가락질할 일이 아니다. 나는 다시금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문제를 바라보았을 땐, 조금 더 노숙자와 반려견의 관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아무리 노숙자라고 해도 반려동물을 못 키우게 하는 건 비인간적인 일일 수 있지. 하지만 의문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돈이 없는데, 밥은 제때 먹일 수 있는 걸까? 여름 내 짧은 한국 방문을 마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지 하루 만에, 나는 우연치 않은 기회로 이 궁금증을 풀게 되었다. 장을 본 후 복잡한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숙소로 돌아가는데, 한 여성이 노숙자에게 무언가를 건네주는 자세로 서있는 것이 보였다. 그 아래엔 노숙자가 키우는 커다란 퍼그 한 마리가 벌러덩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돈을 주려는 건가, 생각하며 그들을 향해 걸어가는 중 여성이 건네는 것이 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여성은 노숙자의 퍼그를 위한 사료를 던져주고 있었다. 그 순간 머릿속이 뭔가에 맞은 듯 멍해져 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급히 카메라를 꺼내 들어 그들을 찍는데 사료를 주려던 여성이 카메라를 의식하고 뒤로 조금 물러났다. 나는 몰래 사료만 주고 싶었을 뿐이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숙자를 도운 게 아니에요, 라고 말하는 듯했다. 괜스레 미안해졌다. 이 모습을 보며 나는 내가 뉴욕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만난 일명 ‘버드맨’이라 불리는 노숙자 분을 떠올렸다. 새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그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구걸하고 있던 그와, 그를 돕던 아리따운 여성 한 분은 지금 내 앞의 퍼그의 주인과 그를 돕는 여성과 참 닮아 보였다. 길에서 노숙자와 행인이 반려동물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고, 심지어 그들의 반려동물에게 먹일 음식을 나눠주는 일. 한국에선 낯선 일들이 이곳에서는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반려동물이 이 관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그 주인만이 알고 있겠지만 어쨌든 이들의 삶이 길거리에 버려져 굶주린 채 쓰레기를 먹으며 사는 한국의 유기동물보단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길바닥 반려동물 문화’와 비교하자니 조금 서글퍼지기는 하지만, 지금껏 뉴욕에서 떠돌이 개를 단 한 번도 보지 못 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은 어떤 삶이 반려동물에게 더 나은 것이라 생각하는가? 자유가 있지만 종일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는 삶과 자유는 적지만 길거리에서나마 주인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사는 삶. 정답이 있을 수는 없겠으나 우리는 두 가지 삶을 사는 동물들에게 공히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거리의 동물에겐 언제나 타인의 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CREDIT글 사진 박모리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17 1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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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허파, 센트럴파크의 반려인들
- 여행하며 만나다도시의 허파센트럴 파크의 반려인들 시차 적응 실패로 뉴욕에 머무는 내내 아침 7시면 센트럴 파크로 향했다. 여의도보다 큰 이 공원은 도시의 폐이자 사람들의 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팍팍하고 바쁜 뉴요커들은 아침, 저녁으로 푸른 숲을 걸으며 삶의 균형을 맞춘다. 그들의 옆에는 어김없이 반려견이 함께다. 상쾌한 공기와 따듯한 교감의 콜라보레이션, 호랑이 기운 충전 완료다. |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후속편을 찍고 있는 두 멍멍이. 하긴 이런 푸르름 속에서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것이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 ?| ?아침 7시, 센트럴 파크는 멍트럴 파크로 변한다. 출근 전 반려견을 산책시키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이 시간만큼은 목줄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뛰어노는 개들을 만날 수 있다. ?| ??한국과 다르게 대형견의 인기가 대단하다. 개가 예쁘다고 하자 얼마나 착한지 모른다며 쓰담쓰담을 권한다. 독특한 패션 감각 역시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뉴욕의 볼거리이다. ?| ?우리 중에 스파이가 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족 식사에 참석한 비숑이. 노 키즈(No kids)존, 애견 금지, 중딩 금지 등 불편한 것은 우선 배재부터 하는 한국의 요즘을 곱씹어 보게 만든다. ?| ?센 언니의 순둥순둥한 개 취향. 몰래 사진을 찍다 딱 걸렸다. 덜컹한 심장을 부여잡고 강아지 칭찬을 건네자 이내 미소로 답했다. 살짝 쫄았던 건 안 비밀. ?| ?덩치에 어울리지 않은 분홍리본을 맨 개를 발견. 사진을 찍자 자기도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하는 아저씨. ‘최고의 개 아범’ 티셔츠를 입고 있다. CREDIT글 사진 박애진 (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16 10: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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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아늑한 마지막 쉼터, 펫포레스트
- INDUSTRY가장 아늑한 마지막 쉼터펫포레스트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포레스트의 건축 및 기획을 맡은 21그램 권신구 대표에게 동물 장례의 이모저모를 물었다. 인터뷰 권신구 | 21그램 대표, 펫포레스트 기획 아직 한국에서 동물 장례 문화가 확실히 자리매김하지 않았습니다. 펫포레스트는 어떤 비전을 갖고 설립됐는지 알고 싶습니다. 2017년 현재 반려동물 산업 규모가 약 3조원, 반려동물 가족은 약 천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사료, 의료, 패션, 미용 등 동물 산업의 발전은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은 존재로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흐름에 비해 장례서비스는 인식도 부족하고 퀄리티가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여전히 무허가 반려동물 장례식장과 대행업체가 많고, 장례 중엔 사람이 겪는 슬픈 감정만 부각되고 있지요. 어린 아이들은 동물이 죽음으로써 생애 첫 죽음을 경험하게 되는데 낙후된 장례시설에서 죽음이 두렵고 어둡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도 문제라고 봤습니다. 이에 건축을 전공했던 21그램은 건축적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통해 반려동물의 죽음이 따뜻하고 밝은 공간에서 기념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펫포레스트’는 미술관이란 콘셉트로 연습실, 화장실, 추모실, 납골당 등 모든 장례절차를 한 곳에서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독창적인 디자인 감성이 담긴 유골함으로, 납골은 물론 집안에서도 충분히 추모할 수 있고 슬픔을 이겨내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반려인의 정서적 스트레스, 펫로스 증후군 등은 장례업체를 찾는 분들 중 대다수가 겪는 문제라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펫포레스트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기존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화장을 하고 유골분을 담아주는 정도의 서비스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반려인들이 슬픔을 표현하거나 나눌 시간과 공간이 없었죠. 저희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소중한 반려동물과의 작별에 대한 슬픔을 마음껏 표현하고 서로 편하게 위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락한 공간에서 반려동물의 죽음을 인정하고 남은 가족들이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면 펫로스 증후군의 치유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펫포레스트의 여러 공간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장례절차에 따라 어디서든 앉아 슬픔을 표현하고, 보고 싶은 때면 언제든 와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향후 펫포레스트를 이용하신 분들과 서로 교류하며 치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펫로스 증후군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팁을 알려주신다면. 우선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공포를 인정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의 수명은 사람보다 짧기 때문에 언제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작별의 순간에 당황하지 않고 충분히 슬퍼할 수 있도록 정보가 필요합니다. 함께하는 동안 다양한 추억을 남겨 작별 후 일상 속에서 추모 용품을 통해 기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비슷한 반려동물과의 작별경험을 하신 분의 커뮤니티를 참여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를 통해 감정의 변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펫포레스트를 찾은 분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을 소개해주세요. 올해 초 펫포레스트 납골당에서 만난 코코와 코코 견주님이 생각이 나요. 저희 장례식장에서 직접 장례를 하진 않으셨지만 검색을 통해 펫포레스트를 알게 되셨고 이함(유골함을 옮기는 것)을 하셨어요. 이후 한 달여 동안 매일 방문하셔서 코코에게 인사하러 오시더라고요. 코코를 향해 글고 적고 음악도 들으면서 슬픔과 그리움을 달래는 모습을 보고 반려인들이 편하게 여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동물 장례 문화를 저해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펫포레스트는 그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아시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장례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즉 누구나 죽음이라는 순간은 오고 이와 관련된 공간이나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아직은 알고 싶지 않아하는 부정의 감정이 있다는 것이죠. 반려동물의 장묘업인 경우에는 비반려인과의 인식의 차이가 더 큰 편입니다. 또한 법규상으로 문제는 없지만 장례시설을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주변에 두지 않으려는 님비현상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과 따뜻하고 밝은 장례문화를 동시에 성장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1그램은 펫포레스트와 같이 모두가 존중받는 장례공간을 확대시켜 나가고 장례서비스 외에도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에 고민하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INFO반려동물 장례식장 펫포레스트Tel. 031-761-5171 CREDIT?에디터 김기웅 사진 21그램?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11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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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미터의 목줄, 1미터의 삶
- BE COMPANIONS1미터의 목줄,1미터의 삶 1미터 반경의 세상만 가진 가족도 있을까. ‘반려동물은 가족’이라는 표현이 일상인 세상.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개들의 처지는 달라진다. 이에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김동현 수의사와 함께 시골 개 처우 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 다치고 병들어도 아픔에 익숙해지는 반려동물 가구수가 증가하면서 동물 진료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동물 의료보험, 의료협동조합 등의 대안까지 제시되고 있지만, 묶어 키우는 개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집에서 가족과 살을 맞대고 사는 반려동물과 달리, 시야에서 멀어진 만큼 건강에 이상이 있어도 주인이 빨리 알아차리지 못한다. 밖에서 묶어 기르는 개가 아프다고 동물병원에 데려가 치료하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때로는 경제적 형편이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근본적인 원인은 인식의 차이다. “사람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개가 병원이야?” 사람은 외면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동물들은 병에 걸리면 걸린대로, 다치면 다친 대로 아픔을 견디는 것이 익숙해진다. 매주 주말 찾는 송파구의 한 비닐하우스 촌. 이제 토요일이면 동네 개들은 아침부터 앉아서 차가 들어올 때마다 기대에 찬 꼬리를 친다. 주말 하루쯤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은 마음이 들어도 빗자루처럼 바닥을 쓸고 있을 꼬리들을 생각하면 일찌감치 옷을 챙겨 입고 나오게 된다. 화환을 파는 비닐하우스에 사는 정원이는 처음 만났을 때 부터 한 쪽 눈을 뜨지 못했다. 주인아저씨 말로는 길 가던 사람에게 짖는다는 이유로 맞아서 실명했다고 했다. 밖에 사는 개는 실내에 사는 개보다 동물학대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아직도 약간 고름이 나오는 눈의 치료가 필요할 것 같다는 진단에 주인아저씨를 설득해 조만간 병원으로 옮겨 검사하기로 했다. 호피무늬가 멋진 옆집의 호피는 앞다리를 절뚝거리고 있었다. 주인은 집을 비웠고, 이웃에게 물어보니 후진하던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밖에 사는 개들이 흔히 겪는 일이다. 주인에게 연락을 해봐도 닿지 않아 결국 다시 와서 치료를 권유해 보기로 했다. 이런 경우 동물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주인이 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뜬장에서 열 댓 마리씩 개를 키워 식용으로 파는 주민이 있었다. 일 년이 넘게 설득해 지난봄부터는 더 이상 개를 키우지 않지만, 정이 들었다며 한 마리를 남겨 놓았다. 혼자 남아있는 발바리 메씨는 종종 피부병에 걸린다. 김동현 수의사는 피부질환의 경우 치료를 하더라도 야외 환경에 방치상태로 살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것보다 기르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이야기다. 불행과 방치를 유산으로 그새 새끼를 낳은 개도 있다. 주인은 다섯 마리나 낳았다며 자랑스럽게 강아지들을 보여준다. 사람 손에서 꼬물거리며 작은 발을 허우적대는 강아지들의 모습에도 귀엽다는 탄성보다는 걱정 섞인 한숨이 먼저 나온다. 집에서 기르는 반려동물의 경우에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중성화 수술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 개를 밖에서 기르는 시골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오랜 기간의 설득으로 물과 사료를 주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 주민들도 ‘중성화 수술’이라는 말에는 펄쩍 뛴다. 시골에서 태어나는 강아지들의 운명은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불투명하다. 몸집이 작거나 품종이 있는 것도 아닌 소위 ‘똥강아지’들을, 그것도 한 번에 네다섯 마리씩 태어나는 동물들을 모두 안정적인 가정에 입양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새끼가 태어나면 이 곳 저 곳에서 기르겠다며 데려가지만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너무 어렸을 때 어미와 떨어져 폐사하거나 중간에 잃어버리는 경우, 심지어는 식용개 시장에 팔려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살아남는다 해도 결국 어미 개와 마찬가지로 마당개로 길러지면서 1미터 목줄의 삶을 대물림받는다. 특히 이곳은 2020년부터 도시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이다. 주민들은 벌써 이전할 계획을 하고 있지만 마당에서 묶어 키우는 개들을 데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재개발 지역에 남겨진 개들의 삶은 비참하다. 유기동물보호소로 들어가지 않으면 떠돌이 개로 굶주리며 살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식용으로 팔려간다. 밖에서 먹이를 구하고 살 방법을 터득한 개들에게는 들개라는 꼬리표가 붙어 포획대상이 된다. 서울시에서는 올해부터 백사마을 등 재개발 지역 중심으로 반려동물 중성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 시골 개를 돌보는 일을 하다보면 잦은 이별과 마주하게 된다. 이제 잘 돌보겠다고 다짐을 받은 집인데도 어느 날이면 빈 집 앞에 목줄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일이 다반사다. 이 날은 뜻밖의 이별을 했다. 근처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고생이 키워달라며 비닐하우스 앞에 버리고 간 복실이. 집에서 가족들과 살다가 하루아침에 밖에서 살게 된 복실이는 산책길에서 가방 멘 여고생만 보면 울면서 따라가고 싶어했다. 그런데 갑자기 복실이가 보이지 않았다. 며칠 전 누가 와서 개집 문을 여는 소리가 난 뒤로 없어졌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인터넷으로 유기동물관리시스템에 접속했다. 다행히 양주에 있는 보호소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달려가 동물병원으로 옮겼지만 수술대 위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미 보호소로 오기 전 고속도로에서 차에 심하게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산책과 장난감을 제일 좋아했던 복실이. 활동가들과 화장장에서 눈물을 쏟으며 빌었다. 다음 세상에서는 꼭 다시 한 번 개로 태어나라. 주인에게 버려지는 개, 1미터 목줄에 묶여 살면서 사람을 그리워하는 개가 아니라 가족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으면서 사는 개로. 그 동안 우리는 복실이 친구들이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게. CREDIT 글 이형주(AWARE)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10 10: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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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 BE COMPANIONS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인천 행복한 유기견 세상 사람도 그렇듯 동물에게도 지나온 삶의 행적이 있다. 좋았던 기억, 아팠던 기억, 누군가를 만나고 또 헤어진 기억. 좋은 기억은 살아가는데 힘이 되고 행복을 꿈꾸게 한다. 버려진 아이들에게 행복한 기억을 안겨주고자 몇몇 사람이 모여 작은 세상을 만들었다. '행복한 유기견 세상'을 꿈꾸는 그들을 찾았다. 버려졌으나 불행하지 않도록2007년에 문을 연 ‘행복한 유기견 세상’, 일명 ‘행유세’는 정부 지원 없이 회원들의 봉사와 후원만으로 보호소를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단체이다. 인천에 위치한 보호소의 이름은 ‘사랑터’, 버려지거나 구조된 40여 마리의 강아지들이 이곳에서 보호되고 있다. 행유세의 주된 활동은 법적 보호기간이 끝난 후 안락사 대기 1순위에 오른 아이들 중 매달 12~15마리의 유기견들을 사랑터로 데려와 보호하면서 입양처를 찾아주는 것이다. 행유세에서는 입양 전에 아이들을 직접 보고 ‘골라서’ 데려가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카페에서 사진을 보고 이 아이를 데려가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후에 직접 와서 다른 아이로 교체해서 데려갈 수 없다는 이야기다. “버려진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다 보니 사람이 오고 가는 것에 항상 예민해요. 동구협을 거쳐서 온 아이들이라서 친구들이 죽는 거, 입양 가는 거 다 보기도 했고요. 하림이의 경우는 사람들이 먼저 가면 막 울어요. 애들이 다 알더라고요.” 하림이는 하림각 부근에서 개인이 구조하여 오게 된 아이다. 두 번 입양을 갔지만 다시 파양되어 돌아왔다. 일전에 한 일가족의 방문이 있었을 때의 일이다. 1차 입양상담을 하고 가족들이 아이를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말에 방문을 허락했다. 4명의 가족이 와서 입양을 원했던 아이를 한번 안아보더니 생각보다 크다, 사진과 좀 다르다, 하며 다른 아이를 보여달라고 했다. 그때 다른 아이들은 마치 나를 안아주세요 하듯 모두 그 주변에 몰려있었다. 한번 안았던 아이를 내려놓고 또 다른 아이를 안자 바닥에 내려진 아이는 갑자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두 번째 아이를 또 내려놓고… 함께 왔던 가족들이 한마디씩 이애 저애 할 때마다 사랑터 아이들은 모두 자기를 선택해 달라는 듯 바라보았다. 결국 그 가족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우르르 떠난 후 아이들의 표정을 사랑터 가족은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겨난 규칙이었다. 한마리라도 더 입양 보낼 수 있으면 좋다는 것을 그들이라고 모를까. 절차가 간소할수록 더 편한 것도 그들이고, 규칙 하나라도 더 세우면 그로 인한 불편을 매번 겪는 것도 그들의 몫임이 뻔한데. 작은 것 하나라도 사람의 편의보다 동물들이 상처받지 않는 방향을 모색하고 실천하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그 마음 하나로그저 마음 맞는 사람들 몇 명이 자비로 작은 보호소를 설립했던 것이 사랑터의 시작이었다.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둘 늘고 후원해주는 곳도 생겨났다. 행유세를 이끌어가는 많은 운영진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원해서 활동을 하고 있다. 모두 아이들을 위해서다. 인터넷 다음카페 '행복한 유기견 세상'에는 하루에도 몇 건씩 회원들의 새 글이 올라온다. 입양 간 아이들의 소식, 대부대모들의 활동일지, 행유세의 운영일지 등 행유세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어떤 아이들이 들어왔고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모든 것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그만큼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 보호소와 큰 규모의 커뮤니티를 함께 운영해나가는 어려움을 물었다. “실시간이 아니다보니 답답해하시는 분도 계세요. 카페에서 글로 소통하다보니 오해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병원 가는 사람, 글 올리는 사람 분담이 되어 있다 보니 소식이 조금 늦어지면 빨리 알려 달라 독촉하시기도 하고요.” 힘든 점을 물었는데 한편으로는 자랑처럼 들리기도 했다. 사랑터의 아이들은 보호소의 운영진들만이 아닌, 다른 많은 회원들의 보호 아래 있었다. 아이들의 일을 마치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지켜보는 이들이 많은 것은 녀석들에게는 분명 행복한 일일 터였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고 얼마전 행유세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누군가 사랑터 문 앞에 강아지 세 마리를 박스에 담아 버린 것이다. “뚜껑이 닫혀있어서 처음에는 박스를 버리려고 내놓은 건가보다 했어요. 그런데 한참 지나서 퇴근할 때 정리하려고 열어봤더니 강아지 세 마리가 목줄이 엮인 채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거예요. 그 좁은 곳에서 배변을 얼마나 참았는지 풀어주니까 샛노란 오줌을 누더라고요.” 그 때 버려진 아이들 중 두 마리가 인터뷰를 하는 우리들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들이라고 버려진 과거를 잊었을 리 없을 텐데, 행복하고자 인간이 욕심내는 수많은 것들과 비교하면 그들은 매우 소박한 조건을 지닐 뿐이다.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면서 그런 일을 겪다 보면, 의욕도 꺾이고 허탈할 것 같았다. 유기동물의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래도 유기동물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많이 변했어요. 옛날에는 잡종이다, 똥개다 하면서 혼종을 차별하는 분위기가 더 심했는데 요즘은 혼종을 입양하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진 걸 느껴요. 다만 유기견에 대한 선입견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순종 혼종을 차별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다 같은 생명이잖아요.” 사람의 인생에도 곡선이 있고 갈림이 있듯이, 견생도 마찬가지.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지금은 유기견을 돌보며 삶의 보람을 찾은 그녀처럼 우리 앞에 놓인 삶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리라 믿는다. 그들이 유기견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처럼 그들의 생이 유기견으로 끝나지 않도록 사랑터의 하루는 오늘도 바쁘다. CREDIT?글 김지은 사진 박민성?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02 14:2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