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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4-03 09: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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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4-03 09: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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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4-03 09: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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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4-03 09: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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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4-03 09: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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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4-03 09: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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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4-03 09: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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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겐 가장 완벽한 반려견
- 내겐 가장 완벽한 반려견슈나우저 코난“내 이름은 코난, 탐정…… 아니 슈나죠”하고 말할 것만 같은 강아지 ‘코난’. 미니어처 슈나우저 코난은 만화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 꼬마 탐정과 묘하게 닮아 있다. 단순히 코난이라는 이름이 같아서가 아니라 작고, 귀엽고, 무엇보다 똑똑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발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견종이지만 코난은 사진 촬영도 척척 해내는 모델 견공이다. 어디선가 슈나우저가 멋지게 포즈를 취한 모습을 보고 신기한 적이 있다면, 아마 코난이었을 것이다.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장혜원(sammychang.blog.me) 함께 달릴 수 있는 친구코난의 반려인 장혜원 씨가 코난을 만난 건 2년 전쯤이다. 20대부터 독립해서 쭉 혼자 살다 보니 언젠가부터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하지만 그전까지 강아지를 길러 본 적이 없고 무엇보다도 생명을 책임지는 게 쉽지 않다는 지인들의 조언에 1년 동안 망설였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견을 맞이하기로 결심했다는데, 그 많고 많은 개들 중에 슈나우저라니. 활동적이고 고집 센 성격인 슈나우저는 강아지 초보에겐 녹록치 않은 견종이다. 혜원 씨는 어쩌다 슈나우저와 함께 살게 된 걸까.“사실 저는 슈나우저를 선호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말티즈를 좋아한 것도 아니었어요. 그저 딱 한 가지. 저랑 같이 달리고 뛸 수 있는 강아지를 원했어요. 작고 예쁜 인형처럼 기르고 싶진 않았거든요. 건강하고 산책 많이 다닐 수 있는 견종을 물어보니 슈나우저를 추천하더라고요.”그렇게 코난을 만났고 첫눈에 반해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됐다. 잔병치레를 안 한다는 말 외엔 별다른 정보를 듣지 못했다는 혜원 씨.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슈나우저를 입양했다고 하자 대번에 “어떻게 할 거냐, 악마견인데!”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혜원 씨 역시 걱정스러운 마음에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봤다. 역시나. 벽지나 신발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글이 수두룩했다. 다행히도 코난은 순한 성격이었고 여태까지 말썽 한 번을 안 부렸다. 집에 사람이 없을 때도 혜원 씨 물건은 제자리에 두고 자기 장난감만 꺼내서 노는 영특한 모습까지 보인다.“같은 견종이어도 개마다 성향이 다른 것 같아요. 소형견이지만 온 집안을 물어뜯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리고 똑똑해서 말썽도 피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건강하니까 뛰어놀 수 있는 거고요. 어찌 보면 고맙고 행복한 일이죠.” 끊임없는 노력과 공부로그렇지만 혜원 씨가 단순히 운이 좋아 코난처럼 얌전한 개를 만났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꾸준한 산책은 물론이고 코난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항상 교육하고 있기 때문이다.“만약 코난이 다른 개들처럼 심하게 사고를 쳤으면 저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냥 교육으로 해결했을 듯해요. 코난도 현관 벨이 울리면 심하게 짖었는데 훈련을 통해 훨씬 좋아졌거든요. 그런 식으로 바꿔나갔을 거예요. 노력해도 잘 안 된다는 개들 보면 그 방향이 좀 잘못된 것 같기도 해요. 이해와 사랑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인데 무조건 혼내기만 한다든지요.”‘앉아’나 ‘손’ 같은 기본 단어뿐만 아니라 잠자기 전 ‘쉬하자’는 말까지 알아듣는다는 코난. 비결은 계속 말을 걸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무엇이든 설명해 주고 이해시켜 주는 게 가장 좋은 훈련 방법 같다고. 혜원 씨는 지금도 계속 슈나우저에 대해 공부하며 코난을 키우고 있다. 정보가 부족한 것 같으면 해외 자료까지 찾아볼 정도로 열성적이다.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무슨 공부를 할까 싶지만 혜원 씨의 대답은 의외이면서도 당연했다.“인간이 봤을 때 문제는 빤하잖아요. 물고 뜯고 이런 단순한 거요.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한 생명이니까 위험한 일 없이 키우려고 공부하는 거죠. 아무리 못해도 15년은 살 건데 강아지니까 어디가 아프다거나 힘들다고 말을 못하잖아요. 자기가 키우는 반려견에 대해 공부하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개에 대해 잘 알아야 어떤 식으로 돌봐야 하는지 알게 되니까요.” 새로운 세계는 바로 너혜원 씨가 바랐던 대로 코난은 함께 걷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됐다. 코난의 운동을 위해 산책을 꾸준히 나가면서 혜원 씨의 삶도 더욱 건강해진 느낌이다. 얌전하고 말도 잘 듣다 보니 야외 테라스가 있는 카페는 대부분 출입을 허가받았다고. 매순간 소중한 코난과의 하루를 사진으로 남기고 있는데 덕분에 즐거움이 한가지 더 늘었다.“원래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코난이 어렸을 때부터 블로그에 사진을 올렸어요. 그러다 보니 반려견 의류나 용품 모델 제의도 들어오고 잡지에 연재도 하게 됐습니다. 코난도 사진 찍는 걸 알아서 잘 협조해 줘요. 덕분에 슈나우저에게도 예쁜 모습이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델을 하면서 옷도 여러 벌 생겼는데 산책할 때 입히면 잔디에 뿌린 농약 걱정 안 해도 되고 사람들도 거부감을 덜 느끼더라고요. 시커먼 코난 보면 무서워서 우는 애들도 있거든요. 강아지를 인형처럼 생각하는 건 싫지만 사람과 같이 사는 세상에서 조금 꾸미고 나가면 시선이 훨씬 부드러워지는 듯합니다.”블로그에 코난 사진이 가득하다 보니 반려동물 사진작가냐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는 혜원 씨. 사실 혜원 씨는 여행 포토 에세이를 낸 경력이 있을 만큼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코난을 키우고부터는 여행 한 번 가기가 힘들다고. 코난이 보고 싶기도 하고 걱정도 돼서, 가장 길게 간 여행이 3박 4일이다. 하지만 입양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홀로 누워있으면 조용히 곁에 다가와 온몸으로 꼭 안아 주는 코난이 있기 때문이다. 코난과 함께해 매일 더 행복해지는 삶이 혜원 씨에겐 가장 신선한 세상일 것이다.
- STORY | 2015-04-03 09: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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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지키는 곳
- 꿈을 지키는 곳팅커벨 입양센터들판을 꽉 채우는 아름드리나무도 처음엔 작디작은 씨앗에서 시작한다. 꿈도 그렇다. 맨 처음 모습을 보면 아무도 훗날을 예상하지 못한다. 하지만 계속 가꾸고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현실이 되어 눈앞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서울 강서구의 팅커벨 입양센터에서도 그런 꿈의 씨앗이 자라나는 중이다.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작은 강아지 한 마리에서팅커벨 입양센터가 개소한 건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인 2014년 4월 21일이었다. 모든 것은 비영리 민간단체 ‘팅커벨 프로젝트’의 대표 황동열 씨가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구조하면서 시작됐다.“팅커벨이라는 말티즈가 있었어요. 시보호소에서 안락사를 앞두고 있던 강아지였는데 살리려고 데리고 나온 날 확인해 보니 파보에 걸렸더라고요. 결국 하루 만에 죽었습니다. 그런데 팅커벨의 파보 치료를 위해 모금한 병원비가 남아 있었어요. 그 돈을 어떻게 쓰는 게 가장 좋을까 고민했지요.”돈을 돌려주는 건 모금해 준 사람들도 원치 않았다. 논의 끝에 팅커벨처럼 안락사 위기에 처한 강아지들을 살리는 데 쓰기로 결정했고, 92만원으로 총 네 마리 개들을 시보호소에서 데려와 검진하고 입양 보냈다. 그런데 돈을 다 쓸 때까지만 하려던 일을 끝내지 못하게 됐다. 많지 않은 비용으로 생명을 살리는 모습에 사람들이 후원금을 계속 보냈기 때문이다. 결국 동열 씨는 팅커벨의 이름을 딴 ‘팅커벨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체계적으로 활동하게 됐다.“그 후 1년 동안 110마리 정도를 구조해서 입양 보냈습니다. 계속 활동하다 보니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오는 강아지들을 수용할 장소가 마땅치 않더군요. 동물병원 케이지는 개들이 불편해하고요. 사람들과 접촉도 많이 하면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카페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금해 팅커벨 입양센터를 만들게 됐어요.” 보호가 아닌 입양을 위해현재 강아지 열다섯 마리, 고양이 다섯 마리를 보호하고 있는 팅커벨 입양센터. 보호소가 아닌 입양센터라는 이름을 붙인 건 보호가 아니라 입양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센터 위치를 서울 강서구, 그중에서도 지하철역 부근으로 정한 것도 입양자가 찾아오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한 마리가 나가면 한 마리가 들어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새로운 생명을 살리려면 무엇보다 입양이 절실하다. 요즘 황동열 씨가 가장 고민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라고. 입양을 많이 보내려고 센터를 세웠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센터가 생기면서 입양이 줄어들고 말았다.“센터 개소 때 목표는 한 달에 열다섯 마리가 입양 가는 것이었는데 그에 못 미치고 있어요. 강아지들이 좋은 환경에서 편히 지내는 모습을 보니까 입양해야겠다는 생각이 잘 안 드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보호소 케이지 안에 있는 안락사 직전의 유기견들에게 더 마음이 가겠지요.”하지만 동열 씨는 지금을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유기동물이 불쌍해서 건강 상태도 모르고 입양하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로는 신뢰감을 가지고 유기동물을 입양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팅커벨 입양센터의 모든 강아지들은 진료수첩을 가지고 있는데 검진 결과, 병력, 예방접종 기록 등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반려견을 키우려는 사람이 분양 업체에 가는 것 대신 잘 관리된 유기견을 입양하도록 유도한다면 입양은 자연스럽게 많아질 거라 동열 씨는 믿고 있다. 티어하임을 꿈꾸다예상보다 낮은 입양률 때문에 지난 1년간의 센터 운영에 대한 만족도는 60퍼센트 정도라는 황동열 씨. 하지만 의외의 부분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바로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다. 평일에 두세 명, 주말에는 스무 명 가까운 학생들이 입양센터에서 봉사를 한다고. 지하철역 근처라 학생들이 오기 편한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개들이 행복하게 지내니 또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처음엔 봉사시간 확인서가 필요해서 찾아왔던 애들도 나중엔 그냥 좋아서 봉사 오더라고요. 동물들과 교감하면서 생명을 존중하는 법도 배우고 유기견에 대한 편견도 없어지는 것 같아요. 유기견은 병들고 더러운 개라 생각했는데 직접 보고 나서는 사람 손길이 닿으면 유기견도 이렇게 예뻐지는구나, 아는 거죠. 처음 센터를 만들 때는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교육적인 효과가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팅커벨 입양센터의 현재 목표는 구조한 강아지들을 하루 빨리 입양 보내서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가 하나 더 있다. 독일의 티어하임 보호소처럼 모범적인 유기동물 보호소를 만드는 것이다. 전체 강아지의 90퍼센트 이상이 입양되는 꿈의 보호소. 이런 보호소가 한국에 생기려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동열 씨의 대답은 어마어마한 후원금도, 전폭적인 정부 지원도 아니었다.“당장 티어하임 같은 보호소가 국내에 있다고 하면 그 앞에 버리고 가는 동물이 엄청나게 많을 거예요. 그런 보호소가 생기려면 먼저 동물이 유기되는 환경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유기동물 수가 지금보다 적어야 안락사하지 않고 전부 입양 보낼 수 있는 거죠. 실수로 잃어버리고 못 찾는 경우도 많은데 반려견에게 인식표와 마이크로칩을 꼭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팅커벨 입양센터는 이번 달부터 매월 첫째 주 토요일마다 상암동 반려동물 놀이터에서 캠페인을 진행한다. 유기동물 입양 홍보 엽서도 나누어 주고 반려동물 인식표 새기기 행사도 한다고. 한국의 티어하임을 꿈꾸는 반려인이라면, 화창한 봄날 반려동물 놀이터에 들러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 STORY | 2015-04-03 09: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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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원이 싫어진 당신에게
- 동물원이 싫어진 당신에게<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 저자 최혁준동물원. 어린 시절 참 좋아했던 곳.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안 가게 된 곳. 동물과 함께 살면서부터 동물원 동물들이 불쌍하게 느껴진다.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안 가고 안 보는 것뿐……. 그런데 과연 외면만이 정답일까? 또 다른 선택지를 갖고 싶다면, 조금 더 행동하고 싶다면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의 저자 최혁준 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스스로를 진짜 전문가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동물에 대한 그의 생각과 애정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 글 이지희 자료협조 최혁준(blog.naver.com/96spore), 책공장더불어(blog.naver.com/animalbook) 동물원 평가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원에 많이 다녔어요.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네덜란드의 한 동물원에 가게 됐는데, 국내 동물원과 사뭇 달랐어요. 동물들을 배려하고 각각 특성에 맞게 환경을 꾸며 준 모습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동물원에 잘 안 가다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다시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몇 년 만에 가보니 뭔가 달라졌더라고요. 동물에 초점을 맞춘 변화들이 보였습니다. 동물원과 동물원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커졌고요. 이런 시기에 국내 주요 동물원을 평가한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실행으로 옮긴 거죠.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책을 낼 계획이었나요?원래는 블로그에서 자료를 공개하려고 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했거든요. 2012년에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출판 제안을 받은 건 2014년이었어요. 2년이 흘러 평가 결과가 나올 때쯤이었죠. 블로그엔 못 올려서 아쉽지만 책으로 나온 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동물원 관람객 중 가장 많이 배웠으면 하는 사람들이 아이들이랑 학부모들인데 둘 다 블로그보다는 책을 쉽게 접하니까요. 처음엔 책 제목에 ‘고등학생의’라는 말이 쓰여 있어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더라고요.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을 것 같아요동물은 제 탄생과 함께 시작된 관심사였어요. 제 입으로 말하긴 좀 쑥스럽지만, 기본 소양은 돼 있었나 봅니다(웃음). 원래도 야생동물을 좋아했고 집에서 키우는 동물도 야생동물에 가깝고요. 물론 책 쓰면서 공부를 더 많이 했죠. 특히 동물행동학이요. 행동을 보면 잘 살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거든요.동물원에는 얼마나 자주 갔나요?평가 기간에는 엄청 많이 다녔고요. 그전엔 일 년에 네다섯 번 정도였어요. 고등학교 진학한 후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기분 전환하러 갔습니다. 꼭 프로젝트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냥 가서 보면 재밌는 것도 배울 것도 많아요. 그런데 혁준 군처럼 동물에 대해 많이 알면 심적으로 힘들지 않나요? 뭐가 부족하고 불편한지 알잖아요책 내고 나서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저도 의문이 들었어요. ‘난 어떻게 가는 거지?’ 싶었죠. 일단은 너무 심한 게 아니면 불쌍하긴 하지만 아예 못 보겠진 않더라고요. 저는 여러 가지 시선으로 동물을 관찰하거든요. 외형 자체가 흥미로울 때도 있고, 자연스러운 행동을 할 때까지 기다려서 포착하는 과정도 재미있습니다.그 이야기를 들으니 그동안 참 의미 없이 관람한 것 같아요. ‘와~ 호랑이다’ 이런 식으로만 보고 지나다녔던 기억이 납니다동물원이 오락과 휴식을 목적으로 지어졌던 시절은 지나갔다고 봐요. 현대 동물원의 기능은 위락뿐만 아니라 기르는 동물의 야생개체군 존속에 이바지하는 '보전', 동물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연구', 관람객에게 생태지식과 생명존중 정신을 가르치는 '교육'의 역할까지 하고 있거든요. 동물원의 역할이 바뀌었으면 관람객도 그런 걸 보려고 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국내 동물원들이 변화를 못하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고요. 사실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은 동물원에 안 가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지요그러면서 악순환이 되고 있어요. 사람들이 외면하면 동물원은 피드백이 없으니까 나아지지 않거든요. 수익성도 떨어지면서 가난해지고, 그럼 지자체에서는 예산을 깎고. 결국 동물들은 점점 나쁜 삶을 살게 됩니다.막연히 불쌍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는 거군요동물원 동물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데 가장 큰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관람객이에요. 제가 책을 관람객 대상으로 쓴 것도 그래서입니다. 동물들이 불쌍하다면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겠죠.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정확히 모르면 변화로 이어지기 어려우니까요.혁준 군은 동물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네. 동물원 역사를 공부해 봤는데 동물원 같은 형태의 시설이 나타난 건 인류 고대 문명 때예요. 야생동물을 가두고 구경하는 행위가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돼 왔던 거죠. 인류의 필연적인 욕망 같기 때문에 당장 없앤다고 해도 분명 비슷한 종류의 시설이 곧 생길 겁니다.없애는 게 의미가 없겠네요거기에 더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어요. 동물원 관계자들이 ‘동물원 동물들은 야생동물의 외교 사절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항상 말하는데요. 저는 그런 역할이 아주 미약할지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알면 사랑한다고 하잖아요. 그 반대로도 되는 것 같아요. 모르면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동물 만나기가 정말 쉽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동물을 접하고 부정적으로 소개받지 않는데도 동물 문제가 생기죠. 특히나 야생동물은 곁에 있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생명이고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주변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서 동물 서식지를 보전한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하는 경우가 있어요. 사람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게 아닌 데도요. 야생동물이 어떤 동물이고 어떻게 사는지 안다면 무조건 무시하진 않을 거라 생각해요. 동물원이 존재하되 동물 복지를 지켰으면 하는 거군요그리고 외교 사절 같은 역할과 함께 앞서 말한 보전, 교육, 연구의 기능을 제대로 한다면 동물원이 꼭 사회악적인 시설이 아닐 수도 있죠. 느리지만 계속 발전도 하고 있고요.동물원뿐만 아니라 관람 예절에도 아쉬움을 느낀다고 들었습니다동물에 대한 갑질이라고 해야 하나요. 우리가 동물들의 집에 방문한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돈 내고 놀러온 유원지지만 동물들은 거기서 평생 동안 살잖아요. 남의 집에 가면서 그렇게 무례할 수 있나 싶어요. 반응을 보려고 유리를 두드린다거나 소리를 지르고, 어떤 분들은 욕을 하기도 해요. 동물이 알아듣지는 못한다 해도 동물원이 동물을 조롱하는 공간은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 집에 갔다고 생각하고 관람 예절을 지켜 주셨으면 합니다.혁준 군도 반려동물이 있다고 했죠? 책 쓰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요왕관앵무 ‘띵똥’, 아프리카민며느리발톱거북 ‘사하라’, 녹색이구아나 ‘정치’를 키우고 있는데요. 야생동물에 가까운 동물이다 보니 야생에서 어떻게 사는지 알잖아요. 결국 동물원 환경을 평가한다는 건 동물에게 환경이 적절한가를 보는 거니까 야생에서의 모습을 아는 게 제일 중요하죠. 그러고 보니 요즘 희귀한 동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사실 야생동물을 집에서 기른다는 건 정말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에요. 이구아나도 대중성에 비해 굉장히 키우기 힘든 동물이거든요. 초식 파충류는 먹이를 계산해서 먹여야 하는데, 어떤 동물의 신진대사까지 조사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기를 거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야 합니다. 사람이야 좀 안 좋은 경험하고 돈이 날아가는 정도겠지만 동물들은 생명을 잃게 되니까요. 개처럼 생각해서 잘 놀아 주면 문제없을 거라 여기는 경우도 많은데 그건 개라는 특이한 동물에게만 해당되는 거예요.개는 어떤 면에서 특이한가요?야생동물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할 걸 개는 당연히 저렇게 해요. 그리고 야생동물은 남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사람이나 그렇죠. 인간도 아닌 것이 동물도 아닌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강아지도 키워본 적이 있나요?집에서는 없고 친구 강아지로 간접 경험을 했어요. 라온이라는 말라뮤트였는데 친구가 키웠지만 제가 개에 대해 배워서 참견도 하고 도와주기도 했죠. 개를 겪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많은 걸 느꼈어요. 매번 만날 때마다 신기했고 개에 대한 생각이 삼천 번은 바뀐 것 같아요. 라온이는 정말 선생님이었어요.라온이가 혁준 군에게 준 영향이 상당한 것 같아요사육은 공부와 연구의 연속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무미건조한 동물을 기르면서도 매번 새로움을 느끼는데 하물며 개는 어떻겠어요. 다른 사람들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스스로 기회를 버리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아는 만큼 더 잘해주게 되잖아요. 굉장히 사람 같은 동물이지만 사람과 전혀 다른 동물이니까 오해하지 않으려면 공부를 해야 하죠.지금도 라온이에게 배우고 있나요?안타깝게도 라온이는 다른 집으로 보내졌어요. 수능 끝나면 제일 먼저 라온이와 산책하려 했는데……. 다행히 제 친구보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났지만 그래도 씁쓸해요. 개한테는 환경보단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라온이가 좁은 집에서 산책도 자주 못하는데 밝은 성격을 유지한 것도 그래서겠죠. 늑대라면 그렇지 못했을 거예요. 그동안은 개에 대해 혼자 생각하면서 공부했는데 올해 특수동물학과로 진학하게 되어서 이제는 대학교에서 배울 예정이에요. 그간의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차기작을 낼 계획도 있는지요?아마도 동물원에 관한 그림책이 될 듯해요. 동물원에 많이 다니다 보니 애착이 생긴 동물들이 있는데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그런 사연들을 그림으로 그려 볼 예정이에요. 이번 책 출간하면서 독자와 동물원 걷기 행사를 했는데 또 예정되어 있나요?5월 이후로 소식을 많이 들려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책 덕분에 동물원 쪽에서 연락이 와서 만나기도 하고 프로젝트 논의도 하고 있거든요. 행사도 있고 강연도 있고. 같은 주제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워요.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동물과 사람의 매개자가 되는 거예요. 서로에게 서로를 소개해 주는 거죠. 외교관도 될 수 있고 분쟁해결사도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동물의 편에 조금 더 가깝게 서 있겠죠? 동물은 말도 못하고 사람과 생각이나 행동이 달라서 오해와 불이익을 받기도 쉬우니까요. 사람과 동물이 모두 잘 살 수 있도록 원만하게 풀어 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STORY | 2015-04-03 09: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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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이상적인 마지막
- PET LOSS가장 이상적인 마지막만성신부전으로 떠난 미미 말티즈 미미는 전 주인에게 받은 학대 탓에 나이에 비해 체구가 훨씬 왜소했다. 다행히 지금의 주인을 만났고 진료를 위해 몇 마디 나누는 동안에도 미미와 보호자 간의 유대감이 매우 두터운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미미는 일곱 살이었지만 불행히도 만성신부전의 가장 마지막 단계인 4단계 상태였다. 지속적으로 관리해도 6개월을 채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미미의 보호자는 많이 슬퍼했지만 남은 기간 동안 미미가 힘들어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치료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치료 과정 동안 보호자는 미미 입장에서 주치의인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전 호에 언급했던 삶의 질 척도 항목과 미미의 상태 변화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미미의 완화 치료맨 처음 미미는 신장수치가 너무 높고 물이나 밥을 스스로 먹지 않는 상태였다. 만성신부전 관리에 있어 식이와 음수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므로 우선 비강에서 위로 이어지는 튜브를 장착해 보호자가 액상사료와 물을 주사기로 직접 넣어 주었다. 여러 신장 보조제와 조제약도 일부 튜브로 먹여서 약을 거부하는 미미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미미는 1~2주 간격으로 내원해 기본검사를 받았는데, 다른 만성신부전 4단계 환자에 비해 신장수치가 많이 감소해 좋은 컨디션이 유지되기 시작했다. 기력이 생기자 미미는 비강튜브를 더 이상 원하지 않았다. 튜브를 제거하고 보호자가 직접 식사량 및 음수량을 유지하며 하루에 한 번 피하로 수액을 투여했다. 또한 만성신부전에 필요한 치료제는 시간 간격을 두고 먹여야 하는데, 가능한 투약 횟수를 줄여 미미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했다. 만성신부전은 현대 수의학으론 근본적인 해결이 아직 어렵다. 때문에 완화 치료를 통해 증상 악화 없이 비교적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치료 목표이다. 미미 역시 가능한 통원 치료로 상태가 잘 유지될 수 있게 세심히 관리했다. 남은 시간은 모두 지나가고그렇게 6개월이 흘렀다. 치료를 시작할 때 선고 받았던 기간이 지나자 미미의 신장수치는 마지막을 향해 높아져 갔다. 다른 신부전 환자와 같은 구토·설사 등의 위장 증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미미는 식욕과 기력이 점차 없어져 갔다. 그동안 치료에 최선을 다했던 보호자도 이제 미미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감지했다. 상담을 통해 나는 미미가 고통 없이 보호자 품에서 하늘나라로 떠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혹여 발작이나 호흡곤란 등 너무 괴로운증상을 보인다면 안락사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다시금 말씀드렸다. 더 이상은 여러 보조제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아 미미가 힘들 수 있는 보조제 치료는 중단하고 피하수액 등 일부 처치만 실시하기로 했다. 며칠 뒤 피하수액을 해도 소변 양이 많지 않아 몸이 붓는 듯하고 호흡이 힘들다는 연락이 왔다. 이제 신장기능이 다해 소변을 잘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니 피하수액도 거의 중단해야 했다. 미미는 그동안 받았던 치료를 모두 줄이고 보호자와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안녕 미미그러고 며칠 뒤 미미가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보호자는 전화로 미미의 마지막을 말해 주었다. 미미는 죽기 전 2~3일 동안은 산책을 나가도 될 만큼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고 한다. 보호자는 미미와의 마지막을 꼭 함께하고자 외출도 피하고 지냈는데, 그날은 중요한 약속이 있어 잠시만 다녀오려고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비틀거리며 잘 걷지도 못했던 미미가 갑자기 보호자 무릎 위로 폴짝 뛰어오르더니 자리를 잡고 눕더란다. 보호자는 “미미야, 엄마는 미미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사랑해”라고 미미의 귀에 속삭여 주었는데, 이후 갑자기 미미가 거친 숨을 한번 몰아쉬었고, 그대로 심박과 호흡이 멎었다고……. 준비는 했지만 황망했던 마지막 순간을 이야기하며 보호자와 나는 함께 울었다. 그러나 미미가 참 배려심이 깊은 강아지고, 가장 행복한 마지막을 맞이했다는 점에 안도했다. 보호자가 외출한 사이 혼자 떠나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안겨 큰 고통 없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으니 말이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웃으며 추억할 수 있도록?한 달 뒤 보호자가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병원에 왔다. 미미가 치료받으러 다녔던 병원에 올 수 있을 만큼 보호자는 펫로스를 극복한 상태였다. 미미가 얼마나 예쁘고 특별한 아이였는지 같이 회상하며, 구토나 발작 등 힘든 증상 없이 떠났다는 점에 함께 감사했다. 의학적으로는 몇 가지 사망 이유를 들 수도 있겠지만, 여러 경우의 수 중에서 미미와 보호자는 가장 이상적인 마지막 몇 개월을 보냈고 주치의로서 이를 도왔다는 것이 보람됐다. 보호자는 내 손을 꼭 붙잡고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말과 함께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갔다. 노령 반려동물을 치료하다 보면 환자, 보호자, 수의사 모두 힘든 상황을 겪게 된다. 그러나 미미의 경우처럼 힘든 상황 속에서도 최선의 길을 찾고 환자와의 마지막 기억을 좋게 마무리 짓는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와 사별하더라도 보호자가 덜 힘들어할 수 있고, 나중에는 웃으며 옛일을 추억할 수 있다. 죽음이라는 사건을 겪으며 한 단계 성숙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인연을 시작할 용기도 얻게 된다. CREDIT글 해마루 동물병원 김진경 수의사그림 박혜미?
- STORY | 2015-04-03 09: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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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와 반려견 3화
- 아기와 반려견3화 장난감은 내 거, 사랑은 네게 아기가 태어나기 전 내 일과는 페이의 화장실을 치우는 것에서 시작됐고 저녁 산책으로 끝났다. 반려견과 함께한다는 것, 특히 대형견을 키운다는 건 큰 개의 체중만큼이나 무거운 책임감이 뒤따르는 일이다. 물론 아기를 갖기 전에는 내 몸이 자유로웠기에 특별한 어려움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기가 생긴 뒤로는 사소한 것들이 힘겹게 느껴질 때도 있었고, 해야만 하는 것들을 건너뛸 때도 종종 있었다. 글·사진 정맑은 행복한 산책길을 꿈꾸며그런 일 중 하나는 페이와의 산책이었다. 매일 걷던 산책로는 배가 불러올수록 힘에 부쳤고, 아기를 낳은 후에는 짧은 산책조차 나가지 못할 때도 많았다. 부부 중 한 사람만 시간을 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남편이 출장길에 오르면 어찌할 도리 없이 아기를 보며 집에만 머물러야 했다. 실내견인 페이에게 너무나도 미안한 데다 나 혼자서는 움직이지 못한다는 답답함이 싫었다. 아기와 페이를 데리고 어떻게든 산책을 해보리라 마음먹기도 했다. 결국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무렵의 어느 좋은 날,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페이와 함께 집 앞 산책길을 걸었다. 어느 날에는 가인이를 아기띠로 안고 페이와 나서기도 했으며, 또 어떤 날에는 막내동생을 불러 집에서 아기를 보게 하고 페이와 함께 잠깐의 산책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페이와의 산책은 의무감이나 책임감 때문이었다기보다 육아에 지친 내가 피로를 푸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출산 후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자 평일에는 산책하기가 어려워졌다. 퇴근하고 나면 아기를 돌봐야 하고, 아기를 재우고 난 뒤에는 남편과 나 둘 다 녹초가 되어 버리기 일쑤였다. 대신 주말에는 무조건 집 근처 산책로, 생태공원, 바닷가, 애견 카페 등 어디든 바깥나들이를 해서 페이가 잠깐 동안이라도 즐겁게 뛰놀 수 있게 했다. 아직은 걷지 못하는 아기 때문에 페이와의 산책 시간이 많지 않지만, 가인이가 걸음마를 떼면 훨씬 더 활기차고 행복한 산책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옹다옹 알콩달콩반면에 절대로 건너뛰지 않고 챙긴 것도 있었다. 바로 페이의 생일이었다. 얼마 전 페이는 세 번째 생일을 맞이했는데 가인이가 태어나고는 처음이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맛있는 케이크와 간식으로 조촐한 생일상을 차렸다. 페이와 가인이의 모습이 담긴 예쁜 사진도 찍었다. 세월이 흘러 언젠가 페이가 존재하지 않을 때에도, 가인이가 남겨진 사진들을 보며 페이의 따스한 체온을 어렴풋이나마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하루 종일 같이 생활하는 페이와 가인이는 이제 서로의 먹을거리에도 관심이 많아졌고, 장난감을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아기가 이유식을 먹을 때 페이는 옆에 꼭 붙어 하나씩 얻어먹고, 페이가 사료를 먹을 때 가인이는 항상 쫓아가서 참견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삑삑 소리가 나는 아기의 장난감을 보면 페이는 ‘언젠가는 가지고 말 것이다’하는 표정을 짓고선 눈독을 들인다. 가인이 역시 페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만지지 못해 울먹일 때가 있다. 앞으로 둘은 긴 시간 동안 함께할 것이고 가인이는 페이와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배려심, 양보, 생명을 대하는 태도 등을 배우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건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받은 만큼 주는 사랑가인이가 태어난 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우리 부부의 관심이 대부분 아기에게 집중되어 페이에게는 조금 힘든 시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아기의 관심이 페이에게 쏠리는 중이라 예전과 같은 무게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사랑받은 아이가 사랑할 줄 안다고, 우리가 가인이에게 사랑을 쏟은 만큼 가인이 또한 페이에게 그보다 더 많은 사랑을 주리라 생각한다.사실 큰 개와 아기가 함께 생활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단순히 보이는 모습이 좋다고 해서 덜컥 반려견을 입양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그전에 반려견과 아기가 같이 있을 수 있는 조건이 되는지 꼭 확인해 보아야 한다. 육아를 어떠한 상황에서 하는지에 따라 함께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부디 충분한 생각과 굳은 다짐 후에 결정했으면 싶다. 하지만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면서 반려견과 함께 육아를 한다면, 그 이상의 기쁨과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글쓴이·정맑은 (blog.naver.com/clear8385)가인이와 페이는 그녀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다. 아기와 반려견이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개를 파양하거나 버리는 일이 줄어들기를 소망한다.
- STORY | 2015-04-03 09: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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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을 훔치는 완벽한 방법
- 웃음을 훔치는 완벽한 방법당신의 강아지 잭 러셀 테리어사고는 일단 쳐놓고, 이제 반성하는 표정을 지을 타이밍이다. 그렁그렁 개무룩 모드의 이 녀석을 이거 참, 혼낼 수도 없고 안 혼낼 수도 없고. 여우 사냥꾼 출신인 잭 러셀 테리어의 알고도 당하게 되는 여우 짓. <마스크>,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등 영화의 캐릭터로도 능청스레 활약한 잭 러셀 테리어는 한 번 보고 두 번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영국에서 태어나 여우를 잡다당신의 강아지 잭 러셀 테리어는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온 견종으로 ‘파슨 잭 러셀 테리어’ 라는 견종에서 갈라져 나왔다. 19세기, 영국 아일랜드 국교회의 목사 존 러셀(John Russell)은 사냥을 매우 좋아해 ‘사냥하는 목사(The Sporting Parson)’라고 불릴 정도였다. 존 러셀 목사는 여우 사냥을 사랑한 나머지, 여우를 잡는 데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조건을 갖춘 테리어를 직접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는 와이어 헤어 폭스 테리어(wire-haired fox terrier)라는 견종으로부터 새로운 테리어를 개량했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파슨 잭 러셀 테리어(Parson Jack Russell Terrier)’라 이름 붙였다. 이 견종은 여우뿐 아니라 쥐도 잘 잡아 인기가 많았는데, 농가나 가정에서 키우기 좋은 작은 개체들을 골라 기르게 되면서 점차 다리가 짧아졌다. 이 과정에서 무게가 5~6kg 정도 나가는 중소형견으로 몸집이 확립된 강아지가 지금의 잭 러셀 테리어이다. 웃음 장전! 예측불허의 털 뭉치머리 위 높이 달린 잭 러셀 테리어의 귀는 일반적으로 V자가 접힌 모양이다. 쫑긋거리는 귀와 동그란 눈, 새카만 코의 조합이 잭 러셀 테리어 특유의 호기심 어린 표정을 만든다. 그 해맑은 얼굴을 보고 있자면 ‘나, 지금부터 사고 칠거야!’ 선언하는 것 같아 척추가 찌릿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예측불허의 귀염둥이가 언제 어디서 웃음을 줄지 모른다는 짜릿함은 덤.잭 러셀 테리어는 크게 세 가지 종류의 털색을 가지고 있다. 흰색-갈색·흰색-검정색·흰색-갈색-검정색(삼색)이 있는데 이중 흰색-갈색의 털을 가진 잭 러셀 테리어가 가장 많다. 털은 짧고 부드러운 편이며 모질에는 길이와 거친 정도에 따라 롱·와이어·스무스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보기와는 달리 털이 많이 빠지는 편이라 자주 손질해 주지 않는다면 당신의 집은 순식간에 털투성이가 될 것이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궁금한 건또랑또랑한 눈빛에서 느껴지듯 잭 러셀 테리어는 처음 보는 대상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다.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데에는 언제나 적극적이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해 어린 시절의 사고 몇 개쯤은 통과의례. 하지만 기본적인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므로 예절을 가르치거나 문제 행동 교정을 하는것이 어렵지는 않다.잭 러셀 테리어는 작은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에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움직이는 대상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 만약 당신이 어린 잭 러셀 테리어와 손으로 놀아 준다면, 다 자란 뒤에도 당신의 손을 노릴 테니 주의하자. 사람 손 대신 공이나 인형 등 장난감을 이용해 놀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잭 러셀 테리어는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견종이지만 충분히 놀아 준다면 이런 성향이 많이 진정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곧 산책이나 놀이가 부족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강아지와 함께 운동할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면 잭 러셀 테리어를 반려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 보자.당신의 강아지는 비록 궁금증이 넘치는 장난꾸러기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잭 러셀 테리어는 당신이 가르쳐 주는 모든 것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배울 것이다. 당신의 강아지에게 세상에서 가장 궁금한 대상은 바로 당신일 테니 말이다.
- STORY | 2015-04-03 09: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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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의 분리불안 이해하기
- 반려견의 분리불안 이해하기반려견이 주인과 떨어져 있을 때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되는 것을 '강아지 분리불안'이라고 한다. 이런 감정 상태는 부모를 가진 모든 동물에게서 보이는 모습이며 성장하면서 느낄 수 있는 당연한 감정 중 하나이다. 문제는 이런 증세의 정도와 기간에 있다. 네 살 된 어린 꼬마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두려운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서른 살이 된 어른이 부모와 잠깐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한다면, 우리는 모두 걱정할 것이다.글 보듬반려견행동클리닉 강형욱 대표 분리불안으로 인한 다양한 행동성견이 되어서도 여전히 주인과 떨어져 있는 것을 매우 불안해하는 반려견들이 있다. 거실에 함께 있던 주인이 방에만 들어가면 문 앞에서 우는 강아지도 있고, 잠깐 쓰레기를 버리러 가기도 힘들 정도로 주인과 떨어지지 못하는 개들도 많다. 분리된 반려견이 불안할 때 하는 행동들은 아래와 같다.- 짖는 행동- 물건을 파괴하는 행동- 배변을 실수하는 행동- 숨는 행동- 자해하는 행동- 흐느끼는 행동- 변을 먹거나 몸에 묻히는 행동- 땅을 파는 행동- 공격적인 행동- 무기력한 행동반려견이 주인과 분리되었을 때 하는 행동은 경우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어떤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견에게 분리불안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다. 반려견의 분리불안이 꼭 짖거나 사물을 물어뜯는 것으로만 표현되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려견이 혼자 있으면 불안감을 느끼고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오랜 시간 방치하기도 한다. 혼자서 편안히 기다릴 수 있도록많은 사람들이 보호자와 떨어지지 못하는 반려견에게 혼자 있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울타리에 가둬 두곤 한다. 강아지를 집에 혼자 두고 나왔을 때 짖는 소리가 나면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혼을 내는 방식을 쓸 때도 있다.하지만 분리불안을 겪는 반려견에게 혼자 있는 법을 다그치며 가르치기보다는 보호자가 다시 자기 곁으로 돌아올 거란 사실을 알려 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 그 점을 인식하면 강아지는 훨씬 빨리 혼자서도 보호자를 편안히 기다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반려견의 분리불안을 치유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그들이 개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개의 본능은 아래와 같다.- 걷고 싶어 하는 본능- 냄새 맡고 싶어 하는 본능- 영역 표시하려는 본능- 친구를 사귀려는 본능- 실외에서 배변을 하고 싶어 하는 본능-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 하는 본능개의 생태와 본능을 존중하면 반려견의 자존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강한 자존감은 외부자극으로부터 저항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만약 반려견이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분리불안 체크 리스트를 한번 확인해 보자. 강아지 분리불안 체크 리스트1. 먼저 현재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2. 예기치 못하게 오랜 시간 동안 반려인과 떨어져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유기되었던 경험은 반려견에게 큰 충격을 준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유기견들은 새로운 주인과 떨어지기를 두려워한다.3.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본다.4. 반려견을 향한 관심과 애정표현이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고민한다. 반려견을 키울 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사람이나 어린아이를 대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반려견을 대하면 많은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람은 얼굴을 비비고 눈을 마주치고 뽀뽀를 하며 안아 준다. 하지만 반려견들에게 이런 행동들은 경계와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5. 분리불안은 위탁해서 교육할 수 없다. 분리불안은 혼자 있는 법을 배워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항상 돌아올 거란 믿음을 형성해야 안정된다.6. 스스로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짖는다고 다 분리불안은 아니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원인을 찾아봐야 하는데, 반려견들은 가족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보호자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 반려견을 힘들게 했을 수도 있다.7. 분리불안을 치유할 때 리더십과 통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이는 반려견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이 다 그렇다. 분리불안 증상을 치유하는 데 있어서 리더십과 통제 그리고 압박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분리불안?이라는 증상과 맞지 않다. 반려견의 마음 헤아리기강아지의 분리불안 때문에 답답하다면 잠시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자. 자다가 일어났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옆에 있던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기분이 어떤가? 그럴 때 나는 자주 울었다. 가슴이 무거워지고 눈앞의 모든 것들이 불안하게만 보였다. 아마도 어린 시절의 나는 부모님과 떨어지는 것이 무서웠었나 보다. 아무도 없었던 그때의 두려움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마찬가지로 반려견들도 이러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다. 주인이 눈앞에서 없어졌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부디 사람의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만을 억제하려 하지 말고, 좀 더 깊이 반려견의 마음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 TIP. 보듬훈련사 강형욱의 5.10.7 법칙01. 반려견과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시간을 5초 정도로 한다.02. 방을 옮겨 다니면서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한다.03. 다시 만났을 때 강아지를 만지거나 말을 걸지 않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만 본다.04. 이렇게 하루 10번 반복한다.05. 5초씩 하루 10번, 7일을 연습하면 서서히 변화가 올 것이다. 글쓴이·강형욱 (www.bodeum.co.kr)반려견 행동 전문가. 보듬반려견행동클리닉을 운영하며 많은 반려견과 보호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힘쓰고 있다.
- STORY | 2015-04-03 09: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