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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2-06 12: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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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2-06 12: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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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2-02 17: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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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2-02 17: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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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2-02 17: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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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2-02 17: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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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2-01 11: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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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령견을 위하여
- 나이 든 내 강아지노령견을 위하여 초롱초롱 빛나던 두 눈이 흐릿해졌다. 좋아하던 장난감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산책도 마다한 채 하루 종일 잠만 자는 모습이 걱정스럽다. 어느덧 황혼의 나이를 맞은 당신의 반려견. 사람과 마찬가지로 노령견 또한 급격한 노화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기에, 불편함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반려인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글 아프리카동물메디컬센터 김수찬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양은서 ? 노령견이 겪는 변화들 대형견은 여섯 살, 소형견은 여덟 살 즈음이 되면 사람의 나이 쉰다섯에 이르게 되며 노령견으로 불리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반려견은 이전에 없었던 신체적?인지적 기능의 저하를 경험하게 되어 그로 인한 생활 속 불편함을 호소한다. 노령견이 겪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는 바로 관절염인데, 심해진 관절 통증은 개가 침대나 소파에 오르내리는 일을 어렵게 한다. 또 치아와 잇몸 질환은 섭식 활동을 방해하고 소화 장애를 일으킨다. 청각 기능이 약화된 노령견은 반려인이 부르는 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해 더딘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시력의 저하로 집안 여기저기에 부딪히는 일이 많아진다. 그중 반려인을 가장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배변 실수로, 이는 방광 기능의 노화로 인해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대부분의 반려인들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개를 꾸짖어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매해 반려견의 나이와 그에 따른 신체적?행동적 변화를 체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내 강아지의 나이 듦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노령견이 불편함을 느끼는 요소들에 적절히 대처해 그들이 여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반려인의 역할이 중요 관절 통증으로 침대나 소파에 오르기 어려워하는 노령견에게는 딛고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을 준비해 주면 도움이 된다. 방의 문턱이 높다면 주변을 평평하게 만들어 이동 시 발이 걸리지 않게끔 한다. 가구 모서리에 보호대를 붙여 주면 시력이 떨어져 여기저기 부딪히는 반려견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가급적 가구의 배치는 바꾸지 않도록 한다. 식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건강상태에 따라 처방식을 급여하되,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고칼로리보다는 고품질의 식사를 제공해 활동량이 줄어든 노령견의 비만을 예방한다. 반려견의 상태에 맞는 영양제도 추천할 만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일 뿐 적극적인 치료제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 둬야 한다. 많은 노령견이 노령성?퇴행성 질환에 시달리면서도 반려인 앞에선 아픈 것을 가급적 숨기려고 한다. 그러므로 병의 악화를 막기 위해선 반려인이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불편한 곳이 없는지 항시 확인해야 한다. 주기적인 검진 및 병원 방문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하며, 하루 30분 평지 산책 등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 기초 체력을 유지한다. 또한 접종과 사상충 예방을 꾸준히 하고 스케일링 등 구강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영양부족과 그에 따른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노령견과 함께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려인의 마음가짐이다. 반려견의 변화된 모습이 낯설겠지만 대부분이 몸 어딘가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증상이며, 반려견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혼내는 반려인의 태도는 나이 들고 약해져 보호자에게 더욱 의지하고 싶어 하는 노령견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다. 문제 행동에 대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충분히 고민한 후, 전문가와의 상의를 통해 불편함을 해소해 주고 이해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 STORY | 2015-02-06 12: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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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 귀 청소
- 겨울철 반려견 건강관리에 필수강아지 귀 청소?겨울은 여름과 더불어 강아지 귓병의 계절이다. 날씨가 추워서 창문을 꼭꼭 닫다 보니 환기이 잘 안되고 강아지 귀도 통풍이 되지 않아 귓병이 생기는 것이다. 말티즈나 시추처럼 귀가 아래로 처진 견종의 경우 귓병이 발생할 확률이 더욱 높다. 강아지 귀 청소는 귓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하다. 글·사진 플라이플라잉 준비물 겸자 또는 면봉, 탈지면, 이어클리너 01. 먼저 강아지 귀 구조에 대해 파악한다. 강아지의 귀는 사람과 다르게 수직 외이도와 수평 외이도로 나누어져 있다. 잘못하면 귀지를 수평 외이도로 밀어 넣을 수 있으므로 가볍게 청소한다. ? 02. 귀 속에 털이 많을 경우 겸자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뽑는다. 이어파우더를 소량 사용하면 더 편하게 뽑을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쓰면 귓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03. 귓속 털을 너무 많이 뽑을 경우 귀에 상처가 날 수 있다. 적당히 뽑는 것이 좋다. 04. 탈지면을 겸자에 얇게 말아 준다. 05. 겸자가 없으면 면봉에 탈지면을 말아 준다. 일반 면봉만 사용하면 귀에 상처를 낼 수 있다. 06. 이어클리너를 귀 안에 3~4 방울 정도 떨어뜨린다. 07. 이어클리너 용액이 잘 스며들게 귀를 마사지한다. 강아지가 스스로 털어 내게 해도 좋다. 08. 준비했던 겸자 혹은 면봉으로 귀 속을 닦는다. TIP. 포메라니안·스피츠·닥스훈트·치와와 등 귓속 털을 뽑지 않는 견종은 이어클리너로만 청소하면 된다.
- STORY | 2015-02-06 12: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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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강아지에게 배운 위대한 사랑
- 작은 강아지에게 배운 위대한 사랑김병종 화백우리는 왜 반려견을 좋아할까? 만약 우리의 삶이 성공과 명예로 가득하다면 강아지 한 마리가 주는 기쁨이 그렇게 클까? 단란한 가정을 일구고 훌륭한 제자들을 키운다면 강아지가 없어도 충분히 행복하지 않을까? 연작 <바보예수>, <생명의 노래>로 유명한 화가이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인 김병종 화백. 그는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에세이 <자스민, 어디로 가니?>를 통해 그리고 써냈다.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열림원 그동안은 <화첩기행>처럼 그림에 관련된 책을 주로 내셨는데요, <자스민, 어디로 가니?>를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자스민은 우리 가족과 16년 동안 함께하다 떠난 강아지입니다. 긴 세월을 같이 지내다 보니 정말 한식구처럼 됐고, 그렇게 살다 간 생명체에 대한 애도의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스민의 삶을 되짚으면서 우리 가족사를 돌아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요.집필을 살짝 망설이셨다고 들었어요2년 정도의 전시 일정이 먼저 잡혀있다 보니 이런 글을 쓸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반려견에 대해 약간의 편견 같은 것을 가지고 있기도 했어요. 지나치게 강아지를 감싸고 ‘우리 아기’라고 하는 문화에 대해서 비판적이었지요.이해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역시 체험하지 않고서는 함부로 평할 수 없구나 싶었습니다.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 가졌던 선입견과, 이렇게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반려견과 함께 애환을 나눈 경험이 너무나도 달랐어요. 자스민을 키우면서, 직접 겪지 않은 어떤 종류의 삶에 대해서 함부로 논할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덕분에 책이 나올 수 있었으니 다행이네요. 글을 쓰시며 긴 시간을 돌아보셨을 텐데 기분이 어떠셨는지요연세 든 분들이 흔히 하는 얘기인데 십년이라는 세월이 굉장히 장고한 것 같지만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것이더군요. 이 길지 않은 삶에서 무엇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지를 계속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싶었습니다.다른 그림이나 책을 작업하실 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요강아지에 관한 글을 쓸 때는 정말 진솔해진 것 같아요. 자스민 이야기를 쓰면서 제 유년 시절과 현재의 삶을 돌아봤고 나아가서 ‘우리는 자꾸 강아지에 대해서 말하는데 강아지는 우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렇게 뒤집어 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자스민의 시선에서 사람들을 바라본 ‘자스민 일기’라는 꼭지를 쓰게 됐지요.무척 즐겁게 읽었습니다. 선생님 흉을 보는 내용이 많던데요(웃음)자스민 눈에 비춰진 우리의 삶을 생각하니 가장 먼저 제 자신이 떠올랐습니다. 말과 행실이 일치되지 않는 모습, 지식인의 허위의식을 강아지가 보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주변 사람들도 자스민 일기가 재미있었다고 조금 더 있으면 좋았겠다고 하더군요.자스민 일기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이별의 슬픔보다는 좋았던 시절에 관한 이야기가 훨씬 많은 게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 게 더 기억에 남으셨나요?제가 책에 시 하나를 인용했지요.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이십 대에는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는 등의 내용인데요. 강아지를 떠나보내면서 회상해 보니 교수 아파트에 살면서 그 너른 학교 초원에 먹을거리를 싸가지고 가서 놀던 시절이 그렇게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떠오르는 거예요. 근데 그때는 누워서 하늘을 보면서도 그게 기쁨인 줄도 몰랐지요. 하늘에 둥둥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면서도 내일에 관해서만 생각했지 오늘 이 순간의 행복에 관해서는 자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강아지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면서 물 한 모금도 넘기지 못할 때, 강아지가 건강하게 뛰어놀던 그 시절이 참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더불어 있을 수 있는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한 건데 왜 우리는 뭔가에 대해 생각을 하고 계획을 세우며 그때의 그 순수한 행복과 아름다움에 대해 간과해 버리는 걸까. 이렇게 생명은 유한하고 얘는 이렇게 내 곁을 떠나는데……. 자스민이 죽고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아 뭐 강아지 한 마리 간 것 가지고 그래’ 이렇게 약간 가식적인 제스처를 취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큰 공백을 느꼈지요. 제가 밤늦게 들어올 때 자스민이 항상 발치에 감기면서 걸음을 못 걸을 만큼 핥고 앙앙댔는데…… 막 짖으면서 달려와야 할 녀석이 없을 때 특히 그랬습니다. 서재에서 음악을 들을 때나 와인을 마실 때도 항상 제 발 밑에 있는 자스민에게 말을 걸었는데 그런 시간이 사라져 버려서 생명의 부재에 대한 감정이 굉장히 오래 갔어요.자스민이 떠나기 전에도 어머님을 비롯해서 많은 이들의 죽음을 경험하셨을 텐데, 자스민의 죽음도 슬프게 느껴지셨는지요물론 상실의 크기는 친족이 돌아간 것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는 훨씬 더 슬펐습니다. 처음엔 강아지 한 마리 죽는다고 뭐, 다음 날이면 잊히겠지 했는데 그런 게 아니었어요. 자스민과 이별한 아픔이 상당히 길게 간 게 무척 뜻밖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16년 동안 정을 나눈 세월의 무게이겠지요.자스민이 당시 군대에 있었던 둘째 아드님의 방을 쳐다보면서 떠났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사랑이라고 하는 게 저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는 걸 자스민을 보면서 알았고 깜짝 놀랐지요.자스민이 있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가족 간의 연결고리가 되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자스민을 주제로 대화가 풀리고 계속 웃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게 정말 소중한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사실 선생님처럼 여러 방면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분께 강아지를 신경 쓸 여유가 있는지 궁금했습니다강아지를 키운다는 건 사랑의 대상 하나가 새로 생겨나는 것이에요. 30년 동안 제자를 숱하게 길러냈지만 그 친구들을 향한 사랑이 있는 거고 강아지에게 가는 사랑은 또 다른 종류의 것입니다. 주변에 가족이나 친구가 많아도 강아지를 위한 사랑의 양은 또 따로 있는 걸 보니 사랑은 아무리 퍼내도 고갈되지 않는 것 같아요. 마치 샘물처럼.그렇다면 자스민에게 받으신 사랑은 어땠나요?자스민을 보면서 사랑은 반응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새벽에 일어나서 걸어 나오면 자스민이 곯아떨어져 있다가도 얼른 조용히 와서 제 손가락을 핥아요. 불이 꺼진 깜깜한 밤에도 마찬가지였고요. 사람들은 피곤하고 힘들 때는 상대방에게 반응을 하지 않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내기 일쑤지요. 그런데 강아지는 자기의 상태와 관계없이, 몸이 힘들 때도 끙 하고 일어나서는 반기고 핥고 합니다. 이건 굉장히 큰 사랑을 주는 거지요.자스민과 사랑 이야기는 뗄레야 뗄 수가 없네요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사랑이라는 걸 자스민을 통해 깨달았어요. 서로 생명을 확인하면서 주고받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불변의 진리를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가치가 현대 사회에서는 점점 간과되고 축소되어 버립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만 들여다보며 생명 없는 기계들과 관계를 맺지요. 따듯한 생명체와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데 강아지와 함께하면서 그런 훈훈한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게 참 소중합니다. 무엇보다 저를 무지무지 좋아하고 한결 같이 반기는 거예요. 아주 감동적인 거죠. 사람이 어떤 생명체에게 이런 환대를 받으면서 집에 들어간다, 이게 참 기분 좋은 일이거든요.사람과 나누는 우정이나 사랑과는 또 다른 걸까요?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실망이 계속되면 결국 믿음을 잃고 마음에서 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근데 강아지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제가 막 야단을 치고 화를 내고 이러면 얘도 토라져서 자기 집으로 가는데, 그랬다가도 제가 커피 한 잔 하고 다시 거실로 나오면 얼른 와서 저한테 안기는 거예요. 제가 가진 편협한 사랑보다 훨씬 더 넓은 마음을 강아지가 가지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저는 굉장히 위하고 좋아했던 사람도 자꾸 실수를 거듭하면 짜증이 나고 섭섭해져서 앙금이 오래 남는데요, 자스민은 10분을 못 갔습니다. 마치 사랑을 주기 위해서 태어난 존재처럼 얼른 잊더군요.그러고 보니 강아지들에게 받는 사랑이 참 소중한 것 같네요사람은 항상 주고받는 게 자기를 중심으로 합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도 그 친구는 지금 힘든 시간이 아니지요. 그러니까 같이 공감하거나 동조해 주기가 참 어려워요. 몇 계단 내려와서 감정을 맞춰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거든요. 근데 이 강아지는 상황에 관계없이 사랑에 변함이 없어요. 이건 사람이 참 본받아야 할 점이지요.자스민에게 가장 많이 배운 건 무엇인가요?사랑. 기다림. 인내. 사람은 기다리지를 못해서, 조바심 때문에 대인관계에서도 그렇고 부모 자식 간에도 상처를 주고받는 건데요. 강아지는 저렇게 항상 기다린다는 걸, 사랑은 기다림이고 함께 있는 거라는 사실을 자스민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자스민을 귀찮아하거나 미워하기도 하고 혼도 많이 냈는데,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와는 언젠가 헤어지게 되는 것이더군요. 우리는 가족구성원을 비롯해 뭐든 영원히 곁에 있을 거라 생각하지요. 살아있는 동안 서로 더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평범한 진리를 자스민과 이별하며 깨우치게 됐습니다.
- STORY | 2015-02-02 17: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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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동물 보호소 탐방기
- 미국 동물 보호소 탐방기Oregon Humane Society 보호소 편Oregon Humane Society(이하 OHS)는 미국 오레곤 주 포틀랜드 시에 위치한, 오레곤에서 가장 큰 동물 보호소다. 1868년에 처음 설립되었다고 하니 전 세계 동물보호소 역사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가히 선구적인 동물 보호소라 할 수 있다. 역사가 긴 만큼 체계적인 시스템과 방문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OHS에서는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토끼, 쥐, 파충류 심지어 말까지 입양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OHS의 개 보호소를 소개하고자 한다.글·사진 박혜민 쾌적한 환경, 끊임없는 교감OHS의 개 보호소에는 사람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켄넬(kennel: 보호장)들이 줄지어 놓여 있다. 켄넬의 규모는 개의 덩치에 따라 다른데 큰 개의 경우 약 5~6평 크기, 그보다 작은 개들의 경우에는 2~4평 크기의 켄넬을 사용한다. 개뿐만이 아니라 성인 또한 들어갈 수 있는 크기에서 개의 활동성과 쾌적함을 고려한 동물 보호소 측의 배려가 느껴진다. 또한 모든 개들은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바깥구경을 한다.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강아지 산책시키기(Dog walking)’라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개들을 데리고 보호소 주변을 산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보호소의 개들은 사람과 끊임없이 교류할 수 있고 운동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매일 아침과 저녁에는 보호소에 상주하는 수의사들을 통해 건강을 주기적으로 체크 받는다. 보다 신중한 입양을 위해각 켄넬 앞에는 개의 신상정보를 알 수 있는 종이가 붙어 있다. 이름·나이·중성화 수술 여부·몸무게·성별·종·입양비 같은 기본적인 신상뿐만 아니라 보호소에 오게 된 이유·입소 날짜·보호소에서 입양되었다 다시 파양된 이유·짤막한 소개글 등이 적혀 있다. 소개글에는 개의 성격·자라온 환경·고양이와 동거 가능 여부와 함께 개에 대한 당부가 쓰여 있다. 예를 들어 배변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 소개글에 이를 명시하고 입양 시 보호소에서 주관하는 배변훈련 프로그램 참여를 권장하는 것이다. 방문객은 보호소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관심이 가는 개를 자세히 관찰하고 싶을 경우 분양 담당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직원은 개를 켄넬에서 데리고 와 방문객과 ‘놀이방’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방문객은 개를 직접 만져 보고 함께 놀면서 개와의 궁합을 알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또한 담당 직원에게서 개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을 충분히 질문할 수 있다.입양비는 적게는 9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정도인데 모든 입양비에는 전자칩(ID)·중성화 수술비·초기 백신·30일 무료 동물보험·기본 건강검진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OHS에선 입양자의 나이가 60세 이상인 경우 동물을 무료로 입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모든 것은 시민의 힘으로OHS의 큰 자랑 중 하나는 보호소에 들어오는 모든 동물들을 극히 드문 건강상의 이유가 아닌 이상 절대 안락사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보호소에 입소하는 모든 동물들에게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아픈 동물일 경우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비용에 관계없이 치료한다. 덕분에 OHS의 생명 구조율은 98%나 된다. 천장 스피커를 통해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불쾌한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 보호소. 날씨에 맞게 가동되는 냉난방 시설은 물론이고 보호소 곳곳에는 방문자와 개의 위생을 위해 세면대와 비누가 갖춰져 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운영비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 동물 보호소가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그런 보호소도 있지만 OHS의 경우 정부 지원금은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오로지 주민의 기부금과 보호소 내 자체 스토어 혹은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운영된다. OHS는 보호소에서 행해지는 모든 서비스와 동물들의 행복은 후원자들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그들을 ‘Hero(영웅)’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역시 더 많은 ‘영웅’들이 나타나서 한국 동물 보호소의 시스템이 더욱 발전하고 보호소에 있는 많은 유기동물들이 좀 더 안락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참조: Oregon Humane Society 공식 홈페이지(www.oregonhumane.org)>글쓴이·박혜민미국에서 수의대학원생이 되기 위해 공부하면서 현지 동물보호소에서 꾸준히 봉사활동하고 있는 학부생. 한국 동물 보호소 시스템이 발전하기를 소망한다.
- STORY | 2015-02-02 17: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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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망 속에서 놓지 않는 희망
- 절망 속에서 놓지 않는 희망파주 삼송보호소바람은 한결 부드러워졌고 따스한 햇살은 아침을 빛낸다. ‘반려견과 산책하기 좋은 날’이라 생각되는 훈훈한 겨울……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아직도 살을 에는 혹독한 날씨다. 새벽의 추위를 증명이나 하듯 그릇 모양대로 꽝꽝 얼어버린 물들이 보호소 한편에 수북이 쌓여있다. 아직도 겨울이다. 여전히 춥고 힘들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기견들은 울타리 안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한 마리로 시작한 일이삼송보호소가 파주에 자리잡게 된 건 오년 전쯤이지만 김미순 소장이 유기견들을 보살피게 된 건 그보다 훨씬 전인 2000년도께다. 지금이야 290여 마리 강아지들을 책임지고 있지만 처음에는 불쌍한 강아지 한 마리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유기견 하나 둘 돌보다가 이렇게까지 된 거예요. 어느 사설 보호소든 다 그럴 겁니다. 가정집에서 조금 데리고 있다가 이래저래 숫자가 늘어나면 단독주택으로 이사가고, 거기서 또 늘어나면 땅 빌려서 이런 곳으로 오고. 나이 드신 보호소 소장님이 다치시거나 돌아가시면 다른 보호소에서 아이들을 맡게 돼 숫자가 늘어나는 경우도 많고요.”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보호소에서 살다 보니 몸과 마음의 건강 모두 성치 않다. 일 년 365일 연중무휴인 건 물론이고 봉사자가 없는 날엔 혼자서 300마리 가까운 개들이 지내는 자리를 청소하고, 밥을 주고, 또 다음 날이면 같은 하루를 반복한다. 사료라도 떨어져 가면 불안해지고 병원비가 없어 아픈 아이들을 지켜보기만 해야 할 때면 괴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 “어느 누가 하루 종일 개들 밥 주고 청소하며 살고 싶겠어요.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책임감 때문에 하는 일이지요. 살아있는 동물이니까. 버리고 떠날 수는 없잖아요. 저 대신 이 일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아니까 끝까지 제가 지켜야죠.”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절망감고된 일상이 반복되는 것이야 이제 익숙해졌지만 김 소장이 가장 힘든 건 유기동물의 현실이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물보호법이 개정되어서 버려지는 동물이 줄어들면 기운이라도 나겠는데 계속 답보 상태예요. 동물법이 통과됐다 해도 제대로 시행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합니다. 유기동물 문제의 가장 큰 발단은 애견 번식장인데요, 처음부터 법으로 규제했더라면 싼값에 사고 팔리고 결국 버려지는 강아지들이 이렇게까지 많지는 않았을 텐데 정말 아쉽습니다. 상황이 나빠지고 나서야 제재하려고 하니 반발이 일어나고 법이 있어도 제대로 적용이 안 되는 거죠.” 키우던 강아지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보호소로 개를 받아 달라는 전화도 변함없이 걸려온다.“과연 본인이 강아지를 ‘반려견’으로서 끝까지 키울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고 입양해야 하는데 그냥 예뻐서 기르니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좋아하는 것과 책임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누구나 다 좋아하지만 평생을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요.”그 섣부른 결정의 결과물들이 삼송보호소 곳곳을 가득 메우고 있고 전국의 사설보호소에 퍼져 있다. 버리는 사람 따로, 보호하는 사람 따로. 이런 현실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 걸까. 젊은 세대에 거는 희망보호소의 기쁨은 개들이 입양을 가는 것이지만 삼송보호소 개들은 대부분 열 살 가까이 됐고 90퍼센트가 믹스견이라 가족을 만날 가능성은 더욱 낮다. 그저 지금 있는 숫자에서 더 이상 늘리지 않고 개들이 명을 다할 때까지 보살피는 게 김미순 소장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유기견들이 불쌍해서 받아 주고는 싶지만 자리도 없고, 제 건강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 지금 있는 아이들 무지개다리 건널 때까지 데리고 있는 게 최선 같아요. 앞으로 오년에서 길게는 십년 정도 흐르면 다들 제 곁을 떠났을 테니 그때는 저도 이곳을 떠날 수 있겠지요…….” 처음 보호소를 시작했을 때에 비해 유기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많아졌지만 그런 사회적 분위기와 현실적인 운영은 차이가 있다는 김 소장. 그렇지만 김미순 소장의 유일한 희망 역시 유기견에 대한 인식 변화다. “사람들이 강아지를 사지 않고 입양한다면 번식장이 줄어들고 유기견도 자연스럽게 감소할 겁니다. 요즘 매스컴을 통해 유기동물 문제가 자주 거론되기는 하지만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잠깐 반짝하지 않고 지속적인 캠페인이 실시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매일매일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겠지요? 그렇겠지요?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가져 봅니다.”
- STORY | 2015-02-02 17: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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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그막에 찾아온 내 가족
- 늘그막에 찾아온 내 가족길음2동 사회복지견 기르미성북구 길음2동에 사는 81세의 독거 노인 이판례 씨에게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다. 사회복지사에게서 ‘이번엔 기르미도 함께 찾아뵐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주섬주섬 아침상을 차리고 TV를 켜 늘 보던 연속극에 채널을 고정시켰다. 밥 한술 위에 김치를 얹어 입 안에 넘기면서도 틈틈이 인기척을 살피며, 네 발로 뛰어올 반가운 손님을 기다렸다.글 이수빈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길음2동 주민센터 기르미의 하루 일과“똑똑, 할머니 저희 왔어요.”활짝 열린 문 앞엔 늘 찾아와 안부를 묻는 동장 홍동석 씨 그리고 뾰족한 귀를 쫑긋거리는 사회복지견 기르미가 서 있었다. “우리 기르미 왔어?” 라는 말에 보고 싶었다는 듯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기르미. 그 모습을 본 이판례 씨의 얼굴에 활짝 웃음꽃이 폈다.기르미는 2014년 7월 28일, 길음2동의 명예 공무원으로 임명된 사회복지견이다. 동장 및 사회복지사와 함께 주 3회 동네를 순찰하고 독거 어르신을 찾아뵈어 적적한 시간을 달래 주는 것이 기르미가 맡은 주된 임무다. 작년 2월 주인에게 버려져 길거리를 헤매던 강아지 기르미는 주민의 신고로 이곳 길음2동 주민센터로 오게 되었는데, 순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녀석으로 인해 주민센터의 분위기가 좋아지자 기르미에게 독거 노인의 외로움을 덜어 주는 일을 맡겨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나온 것이다. “기르미와 함께 아침 일찍 순찰을 돌아요. 우리 동네가 겉보기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골목골목 들어가 보면 혼자 사는 어르신이 많거든요. 신경 써서 찾아뵙지 않으면 그 사실을 알 수가 없죠.” 기르미의 주인인 길음2동의 동장 홍동석 씨는 사회복지견의 일과에 대해 설명했다. 여느 공무원과 똑같이 아침 9시에 출근하는 기르미의 하루는 직원들을 맞이하고 기르미와 놀고 싶어하는 주민들을 상대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주 3일 독거 어르신들을 찾아뵙는 날에는 하루에 약 여섯 집 정도를 돌아다닌다고 한다. 오늘 만난 이판례 씨는 기르미가 유난히 따르고 좋아하는 어르신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노인과 반려견“한 서너 달 됐지? 기르미와 만난 게. 저것이 쬐깐했을 때부터 이뻐해 놓으니까 날 잘 따르지. 원래 내가 또 개를 좋아해.”기르미가 온다고 해서 일부러 외출도 안하고 기다렸다는 이판례 씨. 기르미를 바라보는 눈에선 사랑스러움이 뚝뚝 묻어났다. 마치 귀여운 손자를 바라보는 듯, 따뜻함이 담긴 눈빛이었다. 과거엔 폐지 및 고물을 주우며 생활을 근근히 이어나갔지만 날씨가 눈에 띄게 추워진 요즘은 그것도 힘들어졌다고 했다. 복지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친구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 뒤 칼바람을 피해 집으로 돌아오는 나날은 지루하고 적막하다. 그런 와중에 기르미가 찾아와 재롱을 떠는 등 손자 노릇을 해 주니,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이젠 기르미가 없으면 많이 서운할 것 같다며 이판례 씨는 이야기했다. “혼자서 벌어먹고 살랑께 춥고 외롭고, 저런 폐지라도 주우려면 피곤하고 힘들지. 그래도 이렇게 동에서 기르미와 함께 찾아와 주니까 살지. 혼자서는 못 살아. 동사무소로 일하러 갈 적엔 아, 여기 가면 기르미 보겠다~ 생각에 가고 그래. 재밌어.”일하던 와중에 기르미를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입도 맞춘다며 소녀처럼 까르르 웃는 이판례 씨. 기르미가 잘 따르는 만큼 기르미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시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연이 있었다. “내가 개를 이뻐한다고 했잖아. 젊었을 적 많이 키웠어. 기르미보다 더 큰 애도 키워 봤다니까. 그 개를 정말 좋아했는데, 어느 날 줄을 끊고 도망가 버렸어. 잃어버린 후로는 사흘동안 밥을 못 먹었어. 보고 싶어서. 그리고선 다신 안 키우려고 했지.”충격으로 인해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애착을 가졌던 그 개는 지금의 기르미를 똑 닮은 노란빛의 강아지였다고 했다. 그 때문일까,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는 이판례 씨와 기르미는, 길음2동의 그 누구보다 끈끈한 진짜 가족같다. 인생의 봄을 선물하다할머니와 노는 기르미를 뒤로한 채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는 동장 홍동석 씨. 그는 길음2동이 무려 10여 년간 재개발 투쟁을 벌여오던 탓에, 그에 따른 어두운 분위기가 주민들을 감싸고 있었던 것 같았다고 했다. 오랜 시간 이어진 지리한 싸움은 주민들로 하여금 허물어진 집의 수리조차 망설이게 했고, 점점 늘어가는 빈 집엔 적막함만이 맴돌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길음2동엔 우울함을 호소하는 독거 노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홍동석 씨는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길음2동이 앓고 있는 마음의 병을 낫게 해줄 힌트가 바로 기르미에게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기르미와 함께 어르신을 찾아뵙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르미가 온다고 하면 다들 맞이하는 안색부터 달라지셨으니까요. 건강이 좋아지신 건 물론이고요.”최근엔 우울감을 호소하는 노인 및 주민을 대상으로 한 ‘웃음치료교실’에 기르미를 보조 강사로 투입시켰는데, 지시를 잘 따르는 기르미덕에 학생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단다. 기르미가 오고 나서 동네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며 흐뭇하게 미소 짓는 홍동석 씨. 아직은 ‘앉아’밖에 못하는 기르미지만, 충분히 훈련시켜서 독거 노인분들의 합동 생일날 선물전달식을 맡겨보려 한다며 어르신을 생각하는 마음을 조심스레 내보였다. 흔히들 시간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한다. 세월은 힘이 세서 소녀를 할머니로 그리고 사이좋던 가족을 남남으로 변모시키기도 하지만, 그러한 시간의 흐름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반려견이 전하는 사랑이 아닐까. 외로운 나를 기억해 주고 곁에 있어 주는 존재. 내가 잃어버린 추억과 웃음을 찾아주는 유일한 가족 말이다. 아직은 매서운 겨울이 머물고 있는 길음2동이지만, 기르미를 배웅하는 이판례 씨의 양 볼엔 어느새 분홍빛 봄이 곱게 물들어 있었다.
- STORY | 2015-02-02 17: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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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 살 나이 드는 보호소의 개들
- 또 한 살 나이 드는 보호소의 개들400마리 강아지들의 행복한 보금자리??태어날 때부터 유기견은 아니었다. 한때는 이들도 작고 귀여웠던 강아지였다. 탄생을 축복받은 새 생명이었고 기쁨과 행복을 주는 반려견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부드러웠던 털을 거칠어졌고 반짝거리던 눈망울은 탁해졌다. 그래서였을까. 하루아침에 버림받게 된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늘부터는 가족이 아니야”라는 말을 듣고 말았다. 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나이가 많은 개들에게도 기회를경기도 안성에 있는 400마리 강아지들의 행복한 보금자리(이하 보금자리)에 머무는 유기견들은 거의 다 노견이다. 일곱 살 이상이 많고 어려야 다섯 살. 세 네 살 먹은 강아지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노령견 중에서도 아프고 약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방이 따로 있을 정도다. 보금자리의 김계영 소장은 나이 많은 개들이 입양되는 일은 말 그대로 하늘에 별 따기라고 표현했다.?“보호소에서 유기견 입양하시려는 분들은 대개 어린 강아지들을 찾으세요. 새끼 때부터 키워야 훈련도 시키고 정도 든다고요. 네 살만 돼도 나이가 많다고 놀라십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보금자리에서 입양 가는 개들은 3개월에 서너 마리 정도, 한 달에 한 마리 꼴이다. 물론 시 위탁 보호소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나이 어린 유기견들을 구조해 오면 더 많은 개들을 입양 보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김 소장은 그런 강아지들은 다른 사람들도 많이 입양해가니 대여섯살된 개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내년이 되면 또 한 살 먹는 보금자리 아이들. 김계영 소장은 앞으로는 개들 나이를 만으로 따져야겠다며 웃다가도 떠나보내는 노령견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개들이 죽는 것에 대해서는 담담해요. 그런데 이별에 익숙해져도 눈물은 마르지가 않더라고요. 특히 오랜 세월 함께하며 힘들게 키운 아이들이 떠나면 더 많이 가슴 아픕니다. 밤에 자려고 누워선 무지개다리 건넌 강아지들의 옛날 사진 보면서 혼자 많이 울어요.” 버릴 거면 차라리 이곳의 수백 마리 개들은 다 어디서 온 걸까. 누군가와 몇 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냈을 텐데 어째서 거리를 떠돌게 된 걸까. 잃어버린 후 찾지 못한 거라 믿고 싶지만 그런 개들은 극소수다. 대부분은 나이가 들면서 몸이 아프니 병원비가 많이 들어 버려지는 거라고. 보금자리에도 키우던 노견을 받아달라는 전화가 끊임없이 온다.?“다들 ‘맡아 달라’고 표현하지만 결국은 여기에 버리겠다는 거지요. 어떻게든 키우라고 설득하는데 도저히 안 된다고 하면…… 차라리 안락사하라고 얘기합니다. 편히 보내주고 좋은데서 화장하라고요. 집 밖으로 내보내면 누군가 데려갈 거라고 생각하는데 본인도 십년동안 예뻐하다가 버리는 개를 누가 키우겠어요. 시보호소로 들어가 안락사 되거나 길거리에서 학대받다가 고통 속에 죽을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강아지를 키우다 포기할거면 아예 시작하질 말아야 한다. 사실 다들 처음에는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살다보면 정말 개를 기를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오지 않는가. 그렇지만 나이든 반려견들을 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달라고 김 소장은 간곡히 부탁했다.?“사람도 돈이 없으면 병을 못 고쳐 죽잖아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픈 강아지를 치료해주지 못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면 병원에는 못 데려가더라도 강아지가 힘들어할 때 한번 안아주고, 고통스러워할 때 옆에 있어주세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개는 행복해하니까요.” 그래도 희망은 있다김계영 소장 역시 보호소에 있는 노령견들을 돌보기가 녹록치 않다. 강아지들 밥은 굶기지 않지만 노환에 들어가는 치료비까지 대기는 어려운 게 현실. 먹일 약이 있다 해도 하루에 몇 번씩 수많은 개들의 약을 챙기는 일도 쉽지는 않다. 그래도 김 소장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어떤 사람들은 나이 많은 아이들 치료하고 싶다고 하면 유기견에겐 사치 아니냐고 합니다. 고치는데 큰 돈 들이느니 밥만 먹이고 명대로 살다 죽게 하자고요. 그렇지만 약이라도 먹서 고통을 줄일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그러다 잠결에 편히 가주면 고맙고요…….”? 그래도 모두가 보호소에서 눈을 감는 건 아니다. 보금자리를 찾는 봉사자들이 나이 많은 개들을 안타까워해 입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그저 하루만이라도 편안한 집에서 쉬다 떠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김 소장이 일찌감치 보호소 청소를 마쳐놓고 봉사자들에게는 산책 같은 아이들과의 교감을 부탁하는 이유도 그래서가 아닐까. 한 마리라도 더 입양갈 수 있기를, 입양은 못 되더라도 한번이라도 더 따듯한 품에 안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그렇다고 해서 노령견을 입양하는 일이 곧 이별을 준비하는 일만은 아니다. 관리만 잘해준다면 몇 년은 더 행복하게 함께하는 게 가능하다고. 지금 여덟 살 아홉 살 먹은 보호소 강아지들, 나이가 많다고 느껴지는 아이들도 그동안 살아온 만큼 앞으로 살아갈 수 있다. 옆에서 보살펴 주고 사랑해 줄 가족이 있다면 말이다.
- STORY | 2014-12-01 11:3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