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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08 11: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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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08 10: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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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08 10: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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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07 09: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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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06 14: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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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05 09: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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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04 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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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냥 편
- EPISODE 냥 편 어쩌다 보니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진 고양이들과 가족이 되었다. 남편처럼 한 침대에서 항상 나와 등을 맞대고 자는 삼바, 내 찻잔이 맘에 안 드는지 앞발을 벅벅 긁어 묻으려고 하는 시어머니 라라, 전화통화 할 때 대답해주는 말괄량이 수다쟁이 왈츠. 내가 보이지 않을 때면 빼꼼 머리 내밀고 걱정해주는 삼냥이. 침대에 모여 삼삼오오 잠이 드는 한 가족. 그리고 냥이들의 관계도 흐르는 시간만큼 켜켜이 쌓아가고 있다는 것을. 영원한 내 편 우리 고양이들은 내 편이다. 또 서로의 편이다. 하긴 인간이 나 하나밖에 없으니 그렇겠지만. 아기 때부터 구조한 4마리 아깽이들 중 내 몸 위에서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자거나 어깨에 올라와 자기 얼굴을 들이밀던 유일한 수컷 삼바에게는 냥편이라고 가끔 부른다. 꼭 나와 살을 맞대고 자는 삼바는 나만 바라보며 화 한번 내지 않고 나에게 뭘 시키지도 않는 냥편이다. 삼바 엉덩이의 무게감과 온기는 내 잠자리에 안정감을 준다. 잠에서 깨어 고개를 둘러보면 찌그러져 눌린 삼바 얼굴이 보인다. 냥편이 확실하다. 때로 주인들이 고양이에게 분리 불안증이 생긴다는데 나 역시 하루라도 본가에 내려가 홀로 자는 날이면 잠을 설친다. 냥편이 무게감 있는 엉덩이를 어깨나 옆구리에 턱 올려놓지 않기 때문일까. 정의로운 내 편 제일 덩치는 크나 유일한 수컷인 삼바는 무능력한 남편이자 내 옆을 껌딱지처럼 지키는 ‘냥편’ 같다면 첫째 라라는 삼바 보다는 더 도도하고 무뚝뚝한 느낌이다. 역할로 치면 군기반장이나 시어머니 같달까. 집에서 탈출해 유기된 후 한 살이 조금 못 되어 내게 온 라라는 성질만큼 도도하고 애수에 찬 얼굴을 한 고양이였다. 밥을 잘 못 먹어 듬성듬성한 흰 털 사이로 분홍색 살이 보일 정도였다. 높은 창틀에 올라가 나를 내려다볼 때 모든 것을 하찮게 보는 고고한 라라의 눈빛이 내게 용기를 줬다. 어느 순간에도 자신감은 잃지 않겠다는 눈빛. 초기에는 항상 화장실 앞에서 샤워 하는 나를 기다렸고 무뚝뚝한 성격 탓에 먼저 안기는 일은 아주 드물었지만 가끔은 두 발을 내 배 위에 올려 관심을 표현하는 정 많고 정의로운 아이다. 라라는 동생들이 생기기 전 잠깐 임시보호를 맡았을 때 다른 성묘와 함께 살았었다. 사실 그 둘은 서로를 싫어했다. 한 마리가 없어진 걸 확인하 자마자 골골 송을 불렀으니까. 생전 처음 다른 고양이라는 존재를 본 업둥이 고양이의 충격은 컸나보다. 질투도 많이 하고 그 히스테리를 가끔 나에게 풀기도 했었는데 그때 바로 겁 많고 소심한 고양이 라라가 달려와 내 편에 서서 하악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속으로는 무척 감동했다. 그 후 두 동생을 맞이 한 라라는 내 무릎을 다 빼앗은 삼바 군기를 잡아 조금은 편애한 나의 마음을 바로잡게 했다. 또 어느 새벽에는 잠결에 화장실 가려고 일어난 내가 실수로 삼바의 꼬리를 밟았는데 놀란 삼바가 비명을 지르자 라라는 바로 나에게 하악질을 했 다. 그때 깨달았다. 라라는 정의에 있어서는 대쪽같은 고양이구나. 성묘가 된 두 고양이는 사료를 먹고 아주 가끔 바로 토를 했는데 가끔 내가 모르는 곳에 토를 해놓기도 해서 집에 왔을 때 바로 못 찾기도 했었다. 그럴 때마다 시어머니 같은 라라는 나를 쳐다보며 방바닥을 긁어 열심히 덮었고 몸을 돌려 가기 전에 지긋이 날 응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물을 마시기 전에 맘에 들지 않으면 라라는 고요히 날 응시한다. 그 럴 때마다 ‘아, 예. 바로 갈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난 수발을 든다. 가끔 내가 마시려고 만든 차나 음식도 묻으려고 해서 탈이지만. 수다쟁이 내 편 마지막으로 우리 왈츠는 둘째의 서러움을 느낄 만한 위치 에 있지만 별로 아랑곳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말이 정말 많아서 대답도 제일 잘하고 활동량도 많다. 전화가 오면 꼭 무릎에 와서 전화기에 대고 말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항상 정신이 사납다. 우는 소리가 ‘으앵~ 에 엥~ 네에~’ 이렇기 때문에 아기 키우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전화 통화를 하면 내가 혼잣말을 한다고 생각하는지 대답도 너무 열심히 한다. 내가 누굴 부르든 항상 제일 처음으로 나에게 온다. 삼바와 같은 배에서 나온 오누이지만 (사실 누가 먼저인지 는 모른다. 삼바가 하도 아기같이 굴고 왈츠는 삼바를 그루밍 해주기 때문에 삼바가 최하위 꼴찌라는 것만 짐작한다) 둘은 성격이 매우 다르다. 왈츠는 누가 싸우는 걸 싫어한다. 삼바가 내 무릎을 차지하고 나는 삼바의 애교에 정신을 못 차리는 와중에 삼바를 라라가 구박하고 때려서 냉전 중일 때 왈츠는 양쪽을 왔다 갔다 하고 나는 그 셋을 확인하느라 삼중으로 바빴다. 그때 내가 왈츠 덕을 봤다. 뭐랄까 왈츠는 든든한 여동생 같다고 해야 하나. 그 책임감 때문인지 이사 와서는 밖에서 소리가 나면 으르렁거리면서 문 쪽으로 가기도 했다. 집도 지킬 모양이다. 나의 영원한 아깽이들 그래서 난 냥편과 시엄냥 그리고 든든한 냥동생과 산다. 하지만 동시에 셋 다 모두 내 아기들이자 내 재산 1호다. 또한 밥벌이에 필요한 맥북을 침수시키고 안경을 물어뜯어 흠집을 내어 두 동 강 내서 빈티지한 안경 두 개로 만들어줄 뿐 아니라 또 몰래 어딘가에 오줌을 싸놓는 말 안 듣는 막냇동생들이다. 또 외롭고 힘든데 아무도 안 보일 때 부르면 어딘가에서 뿅 하고 나타나 나와 숨바꼭질을 하는 아이들이기도 하다. 그래도 난 내 고양이들에게 언니나 누나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데 그 이유는 7년 전 직장을 관두고 부모님 집에서 쉴 때 산골에 사연을 가지고 모여 있던 업둥이 강아지 세 마리 때문이다. 부모님은 엄청난 츤데레였는데 ‘언니’ 하길래 누굴 얘기하나 하다가 그게 날 지칭하는 말이란 걸 알고 꽤 속으로 충격을 받았었다. 근데 생각하면 본인들이 엄마, 아빠니까 나까지 개 엄마가 되면 족보가 꼬이기 때문에 그런 거 같았다. 나름 유교적이고 타당한 칭호였다. 그리고 동생들은 날 산책시키며 약해진 몸을 회복하는 데 엄청난 공로를 해주었다. 그 이후론 언니라고, 누나라고 스스로를 칭하게 되었다. 먼 훗날 냥편도 시엄냥도 냥동생도 무지개다리를 건너가게 되면 나를 이끌고 산책시켜줬던 업둥이 개 동생들과 어렸을 적 내 강아지도 만나고 사이좋게 언니 오빠 동생 누나 엄마 아빠 하면서 날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생각하면 3마리의 고양이들이 없으면 못 살 것 같다. 산속의 업둥이 강아지들도 맘 찢어지게 보고 싶지만 내가 지상의 삶을 다 하고 가면 무지개다리 앞에서 날 반겨줄 거란 이야기 하나가 모든 슬픔을 무지개 아래 바다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여러 역할을 하면서도 끝끝내 애기인 냥들아 매일 매일을 가족의 날처럼 살자. 냥냥. 항상 내 편인 냥편들아. CREDIT글·사진 최유나
- STORY | 2019-11-08 11: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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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이와 아이들
- 양 이 는 양 이 양 이 해 양이와 아이들 양이는 딱 한 번 아기를 낳은 적이 있었다. 총 5마리로 4녀1남이었고, 다행히 별 탈 없이 모두 건강히 자라주어 믿을 만한 지인들에게 보내졌다. 아무튼 우리 집이 가장 복작였던 시기를 꼽아보라면 양이의 아이들이 우리 집을 점거하고 있을 때였다. 주먹만한 아깽이들이 난동을 피우면 얼마나 난동을 피우겠냐 하겠지만 그들은 유례없는 망나니, 그야말로 천하무적이었다. 첫째와 넷째는 젖소 고양이인 엄마와 터키시앙고라인 아빠 사이에서 어째서인지 카오스 무늬를 가지고 태어났다. 쌍둥이처럼 닮은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 두 녀석은 다섯 남매들 중에서 가장 덩치가 컸고, 사람을 굉장히 좋아했다. 뚠뚠한 생김새 때문에 못난이란 뜻의 사투리인 미구딴지에서 이름을 따와 각각 미구와 딴지로 불렸다. 미구딴지는 개냥이의 이데아 같은 애들이었다. 좋게 말하면 발랄했는데 나쁘게 말하면 정신없었다. 이빨이 생기자마자 양이의 밥을 몽땅 훔쳐먹었고 (덕분에 양이가 밥을 맨날 못 먹어서 따로 방으로 데려가 먹여야 할 정도였다) 청소기라도 돌리려 하면 청소기 위에 올라타고 놀았다. 다른 애들에 비해 덩치도 크고 눈도 작아서 작은 독만두같이 생긴 애들이었지만 나름 복스러운 생김새 때문에 엄마는 이 두 녀석을 제일 예뻐했었다. 아이들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대학 후배들에게 보내졌는데, 그곳에 가서도 왕 노릇을 했다고 전해들었다. 특히 딴지의 경우는 1키로도 안 나가던 주제에 후배네 집에 있던 말티즈 강아지를 가볍게 제압하고 강아지 집과 장난감을 모조리 차지해버렸다는 무용담을 남겼다. 셋째는 유일하게 남아로 태어난 고양이였다. 그리고 양이를 판박이로 닮은 외모로 태어났다. 남아선호주의였는지 아니면 자기와 유일하게 닮은 아가였는지여서는 모르겠지만, 양이가 유독 끔찍하게 챙기던 자식이었다. 그래서 버릇이 없었다. 고양이다운 도도 한 왕자님이었다. 셋째 고양이의 이름은 까망이였다. 까망이도 잘 자라서 친한 후배 집에 보내졌는데 대학을 졸업한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 도도한 왕자님이었던 까망이는 왕이되었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진짜 왕이다. 후배 왈, 심심하면 동네와 아파트 복도를 순찰하고 돌아오는데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귀여움과 간식을 하사받는다고 한다. 언젠가 가진 술자리 에서 후배는 까망이를 하도 오냐오냐해줬더니 기고만장 해져서 엄마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슬퍼했다. 후배가 슬퍼하건 말건 잘 지내고 있으니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소심하고 겁 많던 아이었다. 성격으로만 따지자면 양이를 제일 많이 닮았다. 봉제 인형 사이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있는 게 취미인 아기였기에 나는 둘째가 커서도 온실 속 화초같은 고양이로 자랄 줄 알았다. 하지만 이건 오판이었다. 둘째는 아빠가 다니던 직장 부하 직원에게 보내졌고, 미야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간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그 직원이 단기로 해외에 나갈 일이 생기는 바람에 미야는 우리 집에 일주일 정도 맡겨지게 되었다. 미야는 엄청 예뻐져 있었다. 어디 사료나 장난감 모델을 하는 고양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예쁜 고양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미야가 반가워서 아는 척을 했던 나는 화가 난 미야에게 얻어맞고 말았다. 내가 얻어맞는 모습을 본 양이가 달려와서 미야를 똑같이 때려줬고 둘 사이에 냉전이 흐르게 되었다. 사실 당시에는 아뿔싸 싶었었다. 1년이나 못 봤으면 남남이나 다름없을 텐데. 특히 영역동물인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짜증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두 녀석이 저러다 피라도 볼까봐 전전긍긍했었다. 하지만 그건 내 기우였다. 만난 지 하루 만에 두 녀석은 모녀의 정을 되찾았다. 나중에는 둘이 너무 잘 지내서 헤어지고 나서 서로를 찾을까봐 걱정을 할 정도였다. 막내는 유달리 내 기억에 많이 남는 아이다. 막내는 다른 애들에 비해 작게 태어났었다. 양이가 아기를 낳다가 너무 지친 탓에 막내의 태막도 떼어주지 못해 내가 태막을 벗겨주고 탯줄까지 잘라줬었다. 막 태어났을 당시에는 숨도 쉬지 않고 있어서 인공호흡까지 해줬었다. 간신히 숨은 쉬기 시작했지만 영 움직이지를 못해서 모두가 얘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기분 좋게 깨졌다. 막내는 힘과 체력이 부족했지만 깡이 남달랐다. 양이의 젖을 빨러 기어가지도 못하길래 직접 들어다 젖을 물려줬는데 막내는 거기서 신세계를 느낀 듯했다. 언니 오빠들이 막내가 물고 있는 젖을 뺏으러 할 때마다 막내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작은 발을 마구 휘저어댔다. 눈을 뜨는 법보다 고양이 펀치를 날리는 법을 먼저 배운 것이다. 제일 작게 태어나서 걱정했는데, 걱정 말곤 별달리 해준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막내는 악으로 자라 났다. 사료를 먹을 수 있게 되었을 땐 밥도 와구와구 먹었고, 장난감을 던져주면 누구보다도 열중해서 사냥을 했다. 막내 도 아빠의 부하 직원 집에 보내졌는데, 손가락만 하던 작은 애가 이제 호박만 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일 좋아하는 자리는 사람의 무릎 위이고, 꼭 사람 옆에서 붙어 자려 해서 예쁨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모두가 행복하게 잘 지내주고 있어서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이다. CREDIT 글·사진 무명
- STORY | 2019-11-08 10: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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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긱냥이들이 몰려온다
- 기 숙 사 고 양 이, 긱 냥 이 긱냥이들이 몰려온다 우리 기숙사에서 사는 고양이들은 사람들을 피하기는커녕, 먼저 와서 애교를 부리고, 등굣길을 배웅해주기도 하고, 하굣길 마중을 나오기도 한다. 긱냥이를 모시는 집사들 대학교마다 캠퍼스에 사는 유명한 고양이 한두 마리 정도는 있다. 이런 사실을 반증하듯이 우리 학교에도 고양이들이 많이 있다. 체육관에 사는 흰색의 뚱뚱한 고양이, 도서관에서 사는 얼룩 고양이를 비롯하여 여러 고양이들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살고 있다. 특히 우리 기숙사에서 사는 고양이들은 사람들을 피하기는커녕, 먼저 와서 애교를 부리고, 등굣길을 배웅해주기도 하고, 하굣길 마중을 나오기도 한다. 아니, 정확하게는 학생들이 기숙사 고양이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맛있는 간식과 좋은 사료를 조공하며 다들 집사가 되기 바쁘다. 상자와 담요만으로 이루어진 간이 보금자리는 고양이의 거처로 열악하다고 판단하여 제대로 된 집도 몇 채 마련해주었다. 그뿐일까? 피부와 입안도 틈틈이 확인해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아는 수의사 선생님들께 연락을 취했다. 그러고 나면,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학교 게시판에 붙여 기숙사 학생들과 함께 공유했다. 각종 전공 수업과 과제로 바쁜 학생들은 컵라면과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지만, 긱냥이들에게 푸짐한 간식과 영양제를 챙겨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렇게 한마음 한뜻으로 고양이들을 모시며 살아가는 기숙사생들은 매일 누워 낮잠을 자거나, 식빵을 굽는 고양이들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는다. 기분 좋은 긱냥이들이 손길을 허용하면, 우리는 이때다 싶어 녀석들을 쓰다듬고 간식을 주 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곤 한다. 긱냥이가 애틋한 우리 3년 전 내가 기숙사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긱냥이들의 세대교체는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기숙사에 돌아와 주위를 둘러보면, 종종 처음 보는 고양이들이 기숙사 근처에 터를 잡은 것을 발견한다. 새로 나타난 고양이들이 기존의 긱냥이들과 치열한 영역 싸움을 한 끝에 ‘새로운 긱냥이’로 군림한 것이다. 새로운 긱냥이들은 기숙사생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있다. 이번 학기에는 좀 더 귀엽고 특별한 긱냥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4마리의 아기 고양이들이다. 아직 너무 어린 아이들이기에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지만, 꼼질 거리는 아깽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우리도 엄마 미소를 지르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른다. 아기 고양이들의 어미 역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 아기 고양이가 이제 부모가 된 것이다. 어미 고양이도 아깽이 시절부터 기숙사생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온 터라, 우리에게 단 한 번도 경계심을 내비친 적이 없다. 내가 기숙사에 있는 3년 동안 이 고양이 가족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출산의 과정을 다 보아왔기에, 조금 더 애틋한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고양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고양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쌓여갔다. 어느덧 나를 비롯한 동기들은 능숙하게 집사 구실을 하고 있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고양이와 수유 중인 고양이에게는 사료의 종류와 양을 특별히 따로 관리하였고, 아기 고양이가 있는 지역에는 철조망을 설치해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그럼에도 혹여나 아기 고양이를 발견하고 접근하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이 되어 안내문도 붙였다. 종강 전에는 우리끼리 미리 당번을 정해 방학 기간에도 긱냥이들에게 사료를 급여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함께 할게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긱냥이 더 주니어들과 함께할 것이다. 아침 9시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수업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도. 시험공부로 밤을 꼴딱 새운 어슴푸레한 새벽에도. 졸음에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 비몽사몽 한 아침에도. 우리는 언제나 긱냥이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허리를 숙인다. 오늘도, 내일도, 항상. CREDIT글·사진 성예빈
- STORY | 2019-11-08 10: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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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표정 탐구 생활
- 4 0 마 리 의 고 양 이 고양이 표정 탐구 생활 고양이에게 절 받아보셨어요? 아직, 안 받아보셨다구요? 만약, 당신이 집사가 된다면 고양이는 키워준 당신에게 사진처럼 웃으며 감사인사를 할지도 모릅니다.어떻게?이렇게... 고양이가 집사를 사랑하면 윙크를 날립니다.어떻게? 이렇게... 삼일아, 사랑해... 많이, 많이... 삐삐는 우리 집 고양이 중 표정이 가장 다양합니다. 인상을 썼다 풀었다 환한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좌우지간 보고 있으면 재밌습니다. 정면에서 한참 사진을 찍는데 순간 삐삐가 이런 표정을 짓습니다.“너 또 내 사진 찍냥? 허락은 받고 찍냥?”집에서 고양이 사진 많이 찍으시죠? 사전에 허락을 구하십시오. 그냥 막 찍으면 고양이들 순간 이런 표정 나옵니다. 우리 집 고양이 화로는 항상 혼잡니다. 애들하고 같이 잘 안 놀아요. 이 사진을 찍었을 때 전 그냥 표정이 신비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슬퍼 보인답니다.우리 화로는 왜 그럴까요? 화로야, 엄마 아빠가 뭐 잘못한 것 있니?화 풀어... 밤늦게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데 처음 보는 길고양이가 나타났습니다. 다른 길고양이들은 가까이 가면 피하거나 도망가는데 오늘 처음 본 이 녀석은 가까이에서 사진 찍으라고 자세를 잡아줍니다. 표정도 참 좋습니다.아내는 항상 말합니다. “사람마다 팔자가 다 다르듯이 고양이들도 팔자가 다 달라.” 사람을 대하는 편안한 얼굴의 길고양이“난 너를 믿어.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도...” CREDIT글·사진 고양이 나무
- STORY | 2019-11-07 09: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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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홀한 눈빛의 봄과 동생들 그리고 집사
- 냥 이 이 야 기 황홀한 눈빛의 봄과 동생들 그리고 집사 황홀한 첫 만남 아이들이 한바탕 우다다를 끝내고 꿈나라로 여행 떠난 시간, 이 시간이 집사에게 하루에 주어지는 유일한 자유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조금씩 봄 햇살이 유리창 넘어 베란다로 스며들고 따스한 재스민 향의 차 한잔을 마시며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들을 기억해본다. 러시안 블루 첫째 봄이는 3개월 때 어미젖을 떼고 나에게로 왔다. 모자에 쌓인 한 주먹도 안되는 크기의 조그만 생명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렇게나 사람에게 놀라움을 주는 생명체가 있었나! 집사는 그때 암 환자였다. 1년 남짓, 수술·항암 방사선치료를 하고 암 환자의 전형적인 부작용인 우울증이 슬금거리며 어깨너머 올라오고 있을 무렵이었다. 어떤 동물도 키워본 적 없었던 집사는 어린 아깽이를 어찌 키울까 하는 걱정도 잠시 어린아이를 대하듯 아깽이를 키우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계절의 기록 동생 집사와 함께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서 냥이 밴드도 가입했다. 동물권 단체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봄이에 이어 길냥이인 둘째 여름이는 2년 후에 오게 됐는데 어미 길고양이에게 버려진 코숏이라고 했다. 여름이가 오고 1년 뒤 집사가 가입한 밴드에는 페르시안 고양이의 안락사 공고가 붙었는데 그 페르시안 고양이가 바로 셋째 가을이다. 나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가을이를 입양했다. 좁은 집은 생각지도 않고, 어떻게든 잘 돌보리라 자신감에 차서는 말이다. 그해 10월 겨울이도 어미 길고양이에게 버려져 내게로 왔다. 지난 추운 겨울 아파트에서 엄마 고양이에게 버림 받고 간신히 숨을 쉬는 아깽이 두 마리를 동네 할머니가 발견했고 나에게 연락이 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분홍 정말 이제 어떡해야 하나 우리 집은 사계절이 완성되었는데 안 그래도 좁은 집에 고양이를 또 들인다는 게 집 아이들에게도 미안해서 그냥 눈 감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눈으로 봐버린 이상 지나칠 수가 없었다. 동생과 상의 후 일단 구조를 했는데 아깽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결국 그 날 새벽 고양이별로 떠났고 남은 한 마리 고양이가 바로 막내 분홍이다. 묘연이란 누가 하라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막는다고 막아지지도 않는다. 나의 우울증은 다섯 아이들을 만남으로써 말끔히 사라졌다. 몸이 하루 빨리 좋아져서 아이들에게 좋은 간식 하나 더 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더 많이 놀아주고 더 많이 사랑하고 싶다. 달콤한 고기 간식과 함께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깃털 날개를 부지런히 흔들 것이며 집사의 시간을 아이들에게 맞출 것이다. 차가운 거리와 낯선 구조 통에서 받았던 마음의 상처들을 어루만지며, 집사는 기꺼이 피리를 불어주는 연주자가 될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분홍아! 내 눈 감는 날까지 집사로서의 따스함을 잊지 않을게. 사랑한다. CREDIT글·사진 김정
- STORY | 2019-11-06 14: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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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스위스의 이방인 가족
- 스위스에 사는 고양이 우리는 스위스의 이방인 가족 지독한 향수병에 걸린 나는 무작정 비행기 티켓을 끊어 한국에 갔었다. 한 달 반가량 한국 체류 후 무거운 마음으로 다시 스위스에 돌아왔을 때, 남편은 본인의 오랜 소원이었던 아기고양이 입양을 제안했다. 향수 병과 외로움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내가 어린 생명을 평생 책임질 수 있 을까? 남편은 망설이는 내게 우선 고양이를 직접 보러 가자고 제안했 다.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는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였다. 스위스에 사는 이방인 외국에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외롭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삼십 년을 살았던 내가 아무런 연고 없는 스위스에 서 사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간 첫 해외살이의 희로애락을 야 무지게 겪었다. 예를 들면 사람이 사는 데 가장 기본적인 문제 인 언어였다. 스위스의 공식 언어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 아어, 로망슈어로 총 네 개나 된다지만, 이중 내가 할 줄 아는 언어는 없었다.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나는 왜 영어가 세계 공용어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주어에 따 라 동사가 변하는 프랑스어는 영어에 비하면 어쩜 이리 복잡하 고 외울 것도 많은지. 한국에서는 하고 싶은 말 실컷 하며 살다 가, 본의 아니게 꿀 먹은 벙어리 신세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은 한국인은커녕 길거리에서 아시아인 한 명 보기 힘든 곳이다. 그래서일까, 밖에 나갈 때면 쏟아 지는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다. 보수적인 스위스의 국가 특성상 외국인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사람들이 꽤 많다. 같은 유럽 국 가 사람들이야 외모가 비슷하니 겉으로는 외국인인 게 티가 잘 나지 않지만, 나는 외모부터 완벽한 외국인이다 보니 때로는 상당히 불쾌한 시선을 느낄 때가 많다. 한국에서 나는 어엿한 대학 졸업장이 있었고, 열심히 직장생활 도 했었다. 부모님과 형제들, 친구들처럼 나라는 존재를 인정 해주는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있었지만, 여기에서 나는 오롯 이 혼자다. 언어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른 곳에서 남편이 일 하러 나간 시간이면 집에 홀로 남아 외로움에 시달리곤 했다. 이렇듯 나의 첫해는 상당히 외로웠다. 마음 나눌 인연을 만나다 지독한 향수병에 걸린 나는 무작정 비행기 티켓을 끊어 한국에 갔었다. 한 달 반가량 한국 체류 후 무거운 마음으 로 다시 스위스에 돌아왔을 때, 남편은 본인의 오랜 소원 이었던 아기고양이 입양을 제안했다. 향수병과 외로움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내가 어린 생명을 평생 책임질 수 있 을까? 남편은 망설이는 내게 우선 고양이를 직접 보러 가 자고 제안했다.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는 한 마리가 아 니라 두 마리였다. 한 마리는 검은 털에 흰털이 조금 섞인 일명 ‘턱시도냥’이었고, 다른 한 마리는 노란 털과 흰털의 ‘치즈냥’이었다. ‘치즈냥’에 대한 사람들의 입양 문의는 많지만, ‘턱시도냥’에 대해선 관심조차 없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괜히 마음이 시렸다. 스위스에서 이방인으로 붕 뜬 나와 남편처럼 애처롭게 느껴졌다. 우리는 두 마리를 함께 입양하여 노아와 폼폼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스위스에서 태어난 유러피안 숏헤어인 노아와 폼폼은 한 국인인 나와 프랑스인 남편으로 구성된 우리 가족에게 처 음으로 생긴 스위스와의 연결고리였다. 남편도 나도 스위 스에서는 외국인이기에 보수적인 이곳에서 마음을 나눌 인연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우리에게 와준 것이 바 로 스위스 고양이 노아와 폼폼인 것이다. 남편과 나는 노 아와 폼폼을 함께 보살피면서 여기에 점점 정착하고 있다 는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존재 가끔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산다는 것이 몸 서리치게 지치고 괴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바로 인종차별을 겪을 때다. 인종차별, 나 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그 느낌은 겪어 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어느 날 길 을 걷고 있는 내 뒤에서 “칭챙총”거리며 나 를 조롱하는 철없는 십대들을 만난 적이 있 다. 단지 내 인종이 아시안이라는 이유만으 로 나를 경멸하고 무시하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인종차별은 언제나 예고 없이 훅 치 고 들어온다. 그리고 나의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곤 한다. 왜 여기에서 난데없는 인종차 별을 당해야 하나, 가라앉은 마음으로 집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마자 나를 반겨준 이들이 있었다. 안방에서 곤히 낮잠을 자다가 내 발소리만 듣고 나라는 걸 안 노아와 폼폼이, 졸린 눈을 꿈뻑꿈뻑하며 마중 나온 것이다. 낮잠을 더 자고 싶었을 텐데, 침대에서 나와 반갑 게 부벼대는 노아와 폼폼을 보고 나는 울컥 했다. 철저하게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나를, 인종이나 그 어떤 조건도 따지지 않고 무조 건 사랑해주는 나의 유일한 스위스 가족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그 날은 한참을 노아와 폼폼을 쓰다듬으며 잔잔한 위로를 받았다. 나의 인종이 다른 것은 노아와 폼폼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 는 것이었다. 그저 내가 아이들을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것처럼, 노아와 폼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고 따르는 것이다. 왜냐면 우리는 스위스에서 만난 가족이니 까. 가족은 조건 없이 서로를 사랑해 주는 존재니까. CREDIT글·사진 이지혜
- STORY | 2019-11-05 09: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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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지 같은 녀석
- 같이의 가치먼지 같은 녀석반사되는 빛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 각도를 이리 틀고 저리 틀어봐도 도무지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모처럼 천사같이 잠든 녀석을 카메라에 담아보려 하다가 포기하고선 녀석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먼지 귀신의 등장 일본 애니메이션 ‘토토로’에 나오는 먼지 귀신을 닮은 이 녀석은 바로 우리 집 막둥이 6개월 호강이다. 4개월 전, 3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는 우리 집에 당차고 용감한 이 먼지 같은 녀석이 들어오면서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 고양이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하면 안된다고들 하지만 호강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녀석이다. 그 궁금증은 호강이를 데려온 첫날부터 시작됐다. 영역동물인 고양이의 합사 문제는 수많은 집사들의 고민일 것이다. 외부환경에 예민한 고양이의 특성상 낯선 환경에서는 숨어서 경계를 해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호강이는 첫날 집에 오자마자 밥그릇으로 돌진해 배를 채우더니 엉아들이 좋아하는 캣닢가루를 입에 물고 뒹굴었다. 난 사실 그때 생각 했다. “나 잘한 거 맞지?” 호강이의 당당한 태도에 나와 3마리의 고양이 들은 마치 손님이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합사 기간 단 1분도 없이 자연스럽게 우린 가족이 되었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는 자야할 시간 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행복한 미소와 호탕한 웃음으로 답했다.새로운 식구를 들인다는 것생명을 기른다는 건 정말로 신중해야 하는 일이다. 한 번에 쏟아 부었던 사랑을 여러 고양이에게 나눠주는 것에 대한 고민은 아마 풀어내지 못할 난제일 것이다. 3마리의 고양이들이 평소와는 다른 표정과 행동을 보일 때마다 혹시 호강이의 존재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신경 이 곤두서곤 했지만,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 이 아이들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사실 만큼 무겁고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싶었다. 아이들이 오 고 난 뒤 나는 매일같이 지나치던 길고양이의 존재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냥 흘려보냈던 시간에 추억을 심기 시작했고 더 이상 행복을 정의하려 하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다.1+1+1+1=4나는 호강이를 데려올 때 나 자신에게 수없이 질문했었다. “내 욕심은 아니겠지?“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먼지 귀신 같은 작은 생명체로 인해 4마리의 고양이들이 서로를 핥아주며 챙겨주는 사 랑스러운 모습을 보았고, 아이들이 없었다면 몰랐을 ‘교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나는 현재 4마리의 고양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 사랑은 훗날 다시 아이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4마리의 고양이와 함께하는 나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풍족한 마음과 행복한 미소를 띠며 살아가는 중이다. 이처럼 작은 생명체가 가져온 행복은 나와 3마리 고양이들의 하루를 송두리째 바꿔놓았으며 다가올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CREDIT글·사진 조문주
- STORY | 2019-11-04 1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