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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11-03 15: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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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11-03 15: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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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9-01 1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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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9-01 10: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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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9-01 10: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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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5-09-01 10: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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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안 퀸타르트와 개냥이 찰리
- 고양이는 집사를 닮는다더니줄리안 퀸타르트와 개냥이 찰리 노란 머리의 ‘비정상’ 청년 줄리안이 키우는 고양이 찰리는 조금도 낯을 가리지 않는 미묘였다. 사무실에서 지내고 있다더니, 카펫 위에 놓인 자그마한 소파와 캣타워, 고양이 식탁과 장난감 공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찰리는 귀여운 외모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금방 친밀감을 드러내는 붙임성까지, 줄리안과 닮은 것도 같다. 깨발랄한 벨기에 청년인 줄만 알았던 줄리안은 이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애묘인이었다. 생명의 찬란함을 아는 이는 그 자신도 빛나기 마련이다. 찰리를 함께 키우고 있는 룸메이트 얀도 반려묘 이야기에 함께했다. 글 지유 사진 강동수 줄리안의 고양이 찰리, 코숏이라니 의외예요.줄리안 : 한국에서 만난 길고양이에요. 이제 한 살 정도 된 것 같은데, 길고양이다 보니 태어난 것까지는 못 봤고요.얀 : charlie 아니고, ‘(또박또박 발음하며)찰리’예요. 한국식으로 하고 싶어서요. 길고양이를 어떻게 만났어요?줄리안 : 저하고 얀이 원래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서 알아보고 있었어요. 고양이를 사고 싶지 않았고, 입양을 원해서 보호소도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때 얀의 지인이 자기 집으로 고양이가 들어왔다는 거예요. 그래서 발톱도 잘라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했는데, 저희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얘를 키워보면 어떠냐고 제안해서 만나게 됐죠. 사실 제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요. 그래서 집에서 키우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바로 위층은 집이고 아래층이 사무실, 이렇게 쓰고 있거든요. 바로 위아래니까 잘 챙겨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여기에서 키우기로 했어요. 집은 자주 비우지만 여기는 친구들이나 사람들이 다들 놀러오고 같이 쓰는 공간이라서 함께하는 시간은 오히려 많아요. 첫 만남은 어땠어요?줄리안 : 처음엔 정말 무섭고 조용하고 그랬어요. 쪼끄만 새끼 고양이가 엄청나게 경계하고요. 그러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니 조금씩 돌아다니더라고요. 이거… 캣타워, 사서 사료로 길 만들어주며 올라오게 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관계를 시작했는데, 성격이 너무 밝더라고요. 깜짝 놀랄 만큼 달라졌어요.얀 : 정말 놀랐죠. 찰리, 완전 개+고양이에요. 개냥이요. 원래 벨기에나 프랑스에서도 동물을 키웠나요?줄리안 : 벨기에에서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키웠고, 고양이는 누나가 키웠어요. 근데 제가 누나를 안 좋아했어요. 형을 좋아했는데 형이 누나를 안 좋아해서요. 그래서 사실 누나의 고양이도 안 좋아했고요. 좀 괴롭히기도 했던 게 지금까지 미안해요. 어릴 땐 그런 어리석은 모습도 있었죠…. 고양이는 참 착했었어요. 제가 블록 게임하고 있으면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어가던 모습이 기억나요. 지금도 저희 누나는 보호소에서 두 마리 고양이를 데려와서 키우고 있어요.얀 : 저는 고양이랑 햄스터를 같이 키웠어요. 그런데 고양이가 햄스터 우리 문을 열어서 햄스터가 탈출한 적이 있어요. 잃어버린 채 한 달 정도가 지났는데, 세탁기 밑에 자기 집을 만들어서 너무 태연하게 잘 지내고 있더라고요. 한국과 벨기에 반려동물 문화에 차이가 있다면?얀 : 아! 유럽에서 고양이는 항상 밖에 있어요. 한국에서는 집에만 있잖아요.줄리안 : 맞아요. 주로 정원이 있으니까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들어오곤 하죠. 그래서 사실 찰리한테 좀 미안해요, 이런 조그만 공간밖에 못 줘서요. 여기는 큰 도시고 수도니까 아무래도 자유롭게 외출하기는 좀 어렵죠.얀 : 외출하는 고양이는 매주 새 한 마리씩 잡아와서 ‘주인님, 선물!’ 하고 주기도 해요. 왜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선택했어요?줄리안 : 생명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원래 동물을 키우고 싶긴 했어요. 그런데 저는 강아지 교육에 대해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배변 훈련이나, 사람을 물지 않는 것 등에 대해서요. 그런 걸 정확히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면 차라리 안 키우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반면 고양이는 비교적 독립심이 있다 보니까, 함께 생활하는 또 다른 존재라는 느낌이에요. 마치 룸메이트처럼요. 그래서 제가 책임지기에는 고양이가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동물 훈련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왜 하게 됐나요?줄리안 : 벨기에에서도 그렇고, 강아지 키우는 집을 주변에서 많이 봤어요. 다들 자기 강아지는 최고로 착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낯선 사람을 무는 애들도 많아요. 저도 어릴 때 엄청 큰 개한테 덮인 채로 넘어져서 진짜로 무서웠던 적도 있거든요. 근데 그건 이 생명의 잘못이 아니라 키운 사람의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내 개에 대해서 착하다고만 생각하는데, 사실 실제로 사람과 사는 법을 잘 모르는 애들도 많아요. 강아지는 사람에게 많은 걸 배우니까, 강아지의 실수에 대해서 사람이 분명 책임을 가지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동물을 선물로 주는 것도 싫어요. 실제로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동물도 많아요.줄리안 : 저도 유기동물에 대해 관심이 있어요. 물건을 고르듯이 샀다가 싫증나면 버리는 형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물을 입양할 때 저는 유기견이나 유기묘에 대해 오히려 더 좋은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다 착하고 귀여워 보이지만, 성묘는 성격을 알 수 있잖아요. 이미 다 큰 개나 고양이는 나랑 잘 맞을지, 나와 함께하기에 어떤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더 책임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고요.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줄리안 :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인 것 같아요. 특히 여행갈 때 중간에 버리고 가는 경우도 진짜 많더라고요. 법적인 제한을 걸거나, 더욱 많은 교육이 필요할 것 같아요. 매체의 역할도 중요하고요. 동물을 장난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릴 땐 귀엽다고 키우다가 크면서 생각했던 것과 달라 버려지면 너무, 슬프잖아요. 유기동물에 대해 이렇게 진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어요, 사람도 좋아하는 편이죠?줄리안 : 집에 돌아오면 룸메이트 얀이 있고, 사람도 많이 만나는 편이에요. 누군가와 에너지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게 사람이든, 개나 고양이든. 그 생명체가 나에게 나눠주는 무언가가 있잖아요. 물론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지만, 주변의 존재들이 결과적으로 내 인생을 밝고 재미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집에서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얀 : 찰리가 축구를 되게 잘해요. 공 던지면 엄청 잘 뛰어다녀요.줄리안 : 근데 스크래처는 안 쓰고, 의자를 써요. 아무래도 찰리 장난감을 많이 사게 돼서 놀아주기도 하고, 선물 받은 것도 있고… 팬들도 저 말고 찰리 주라고 챙겨주기도 해요. 고양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점 중의 하나겠네요.줄리안 : 음, 친구들이 더 이상 저를 만나러 오지 않고 찰리를 만나러 와요. 심지어 찰리 사진으로 자기 프로필 사진을 해놓는 친구들도 있어요. 찰리 보고 싶어- 하면서. 사실 저도 스케줄 끝나고 돌아와서 골골골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많이 편해지죠. 얘가 나를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아서 그게 참 좋고요. 찰리가 완전 뽀뽀쟁이에요. 보통 고양이는 독재자랄까… 나를 이용하는 그런 느낌도 있잖아요. 근데 제가 오면 자기 거라고 찜하는 것처럼 얼굴로 밀면서 뽀뽀를 하는데 정말 행복해져요. 사랑받는 느낌?얀 : 문을 열면 항상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좋아요. 앞으로도 좋은 활동 기대할게요. 찰리 소식도 볼 수 있겠죠?줄리안 : 저도 꾸준히 방송이나 음악활동 계속할 거고요, 찰리 전용 인스타그램에서 찰리 소식도 많이 전하려고 하고 있어요. 찰리 보러 많이 놀러오세요! 찰리 인스타그램 : instagram.com/chally.chally/
- STORY | 2015-11-03 15: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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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나를 만나기 위해 나타났다
- ESSAY너는 나를 만나기 위해 나타났다 그 고양이는 지난겨울의 어느 날 나타났다. 사람을 몹시 경계했지만 길고양이답지 않은 깨끗한 털에 아메리칸 숏헤어의 밝은 모색은 어쩔 수 없이 눈에 띄었다. 고양이가 빠르게 지나가는 길을 다들 한 번씩 흘깃 돌아봤다. 경계가 너무 심한 탓에 캣맘이 나눠주는 따뜻한 캔도 먹지 못하고, 밥 근처를 서성이다가도 기척이 느껴지면 도망가 버렸다. 한 걸음 다가와 닭가슴살 한 입 얻어먹기보다는, 두 걸음 도망가며 꼬리를 부풀리고 있는 고양이였다. 왜 길에서 지내고 있니?이대 근처의 자그마한 가게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겸하고 있었다. 구불구불 복잡하고 좁은 골목 사이로 몇 마리의 길고양이들이 밥을 먹으러 오곤 했다. 은오라고 이름 붙인 은색 고양이는 무서운 것이 많아서였는지 지레 다른 고양이들을 겁주고 위협하며 슬그머니 밥을 먹고 사라졌다. 은오는 이내 가게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캣맘이 어느 날인가 ‘내일 또 와’ 하며 말을 붙이자 가만히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눈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가게에 하루에 몇 번이고 찾아왔다. 가게 안에 들어와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 언제 경계했느냐는 듯 손길을 느끼고 먼저 뽀뽀를 하기도 했다. 눈에 띄는 품종묘 길고양이, 원래는 사람과 함께 살던 것이 틀림없었다. 밥을 주며 돌보기는 하되 사람과 너무 친숙해지는 것을 우려하던 캣맘은 결국 은오에게 가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 길 위까지 걸어오게 된 사연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길 위에서 또 말 못할 다른 사연을 만들어가고 있었으리라. 길에서 겁주며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던 탓인지 유독 남자를 무서워하고, 어느 날은 가게가 문 닫는 시간까지 가게를 나서지 않아 캣맘을 마음 아프게 하기도 했다. 수많은 유기묘들이 그렇듯, 묵직한 사연을 홀로 품고 있을 것이었다. 아기를 품고 있던 고양이은오에게 가족을 찾아주기로 결심했지만, 길고양이 성묘의 입양처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미 한 번, 돌보던 길고양이를 고양이 별로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탓에 캣맘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 길 위에서는 바로 내일의 일도 짐작할 수가 없는 것이다.그런데 어느 날, 은오의 배가 홀쭉해져서 나타났다. 왠지 살이 빠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출산을 한 것이었다. 은오는 여전히 매일 가게에 나타났지만 어디에선가 아기 고양이들의 수유를 하고 있었다. 험한 길 위에서 피어난 작은 생명들은 아름다운 축복인 동시에 언제 꺼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불꽃이었다.내가 은오의 사연을 우연히 발견한 것은 그쯤이었다. 나도 이미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둘째는 예정에 없던 일이었지만 묘연이라는 건 강력한 예감으로 찾아오고야 만다. 그녀에게 연락해, 아기 고양이들을 찾고 수유가 끝나면 은오를 입양하기로 했다. 아기들과 헤어지게 하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시간이 지나면 독립했을 아이들이니, 각자 좋은 가정을 찾아가는 것이 좋은 일이리라 여겼다.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닐까가게를 찾아가 은오를 쓰다듬었다. <매거진C> 에디터로 수많은 묘연을 목격했던 것처럼, 나 역시 손끝의 촉감으로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예감대로 너는 내 고양이가 틀림없었다. 아기 고양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뒤섞인 길을 찾아 헤맨 끝에 운 좋게 아기 고양이들이 있는 곳도 발견했다. 건물 주인의 도움을 받아야 문을 열 수 있는 아주 작은 공터에 세 마리 아기 고양이들이 있었다. 꼬물이들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크고 건강해 보였다. 영문 모르는 아기들을 구조하기 위해 공터로 들어가 에어컨 실외기 아래로 손을 뻗었다. 아마추어 몇 명이 덤빈 탓에 여기저기 긁히고서야 간신히 두 마리를 이동장에 넣었지만 한 마리가 좁은 벽돌 틈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 잡아챌 겨를도 없이 순식간이었다. 보이지도 않고 열어볼 수도 없는 벽 틈이라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혹시나 다시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괜한 생이별을 시킨 게 아닐까, 하는 죄책감을 안고 며칠 밤을 기다렸다.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괜히 이산가족을 만든 건 아닌지… 포기하며 체념할 때쯤, 마지막 아기 고양이가 기적처럼 나타났다. 그렇게 은오와 세 마리 아기 고양이가 모두 품에 안겼다. 수유를 마친 은오는 우리 집에서 ‘아리’가 되어 묘생 2막을 시작하기로 했고, 세 마리 아기들은 입양 문의는 많았지만 결국 아이들을 구조한 캣맘의 가족이 되었다. 애인의 과거는 궁금한 법길에서 지낼 때에는 다른 고양이들을 많이 경계하거나 때리기도 했다는 은오는 집에 오자 너무나 예쁘게 적응했다. 처음에는 좀처럼 침대에 올라오려고 하지 않아서, 침실에 들어오지 않게 교육을 받았던 건 아닐까 했는데 어느새 잠을 자고 일어나면 이불 발치에 있었다. 알아서 좋을 것도 없는 남자친구의 옛 추억이 괜히 궁금한 것처럼 아리의 과거가 궁금했다. 왜 길고양이가 되어 있었을까, 그 전에는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그리고 너는 언제 태어났을까? 아무도 대답해줄 수 없는 사연에 대한 물음표를 나는 쿨한 척하는 여자친구처럼 묻어야만 했다. 다만 아리의 묘생에 일어나는 앞으로의 일들은 내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나간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이 남은 시간은 온전히 내가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서로의 체온이 맞닿았을 때 느꼈던 것처럼, 너는 결국엔 나의 고양이가 되기 위해 나타난 것이 틀림없었다.CREDIT글·사진 지유?
- STORY | 2015-11-03 15: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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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 심장 스프
- 친숙한 재료로 타우린 듬뿍 담아닭 심장 스프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훌륭한 요리를 뚝딱 만들어내는 백주부 레시피가 인기인 요즘, 고양이를 위한 가정식도 친숙한 재료를 이용해 풍부한 영양소와 맛을 구현해보자. 닭 심장과 닭가슴살은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으면서도 고단백질로 고양이에게 꼭 필요한 타우린이 듬뿍 들어있다. 반려인과 반려묘가 함께 요리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조리시간이 짧은 반면 기호성은 좋은 음식이다 글·사진 신순영 재료 (네 번 급여 분량)닭가슴살 1덩이, 닭 심장(염통) 1/2~1컵, 물 200~300ml(반려묘의 기호에 따라 물의 양을 달리함), 잘게 썬 감자와 당근 1스푼(채소는 완두콩·애호박·양배추·감자·당근 중에서 집에 있는 것으로 편하게 준비한다.) TIP.반려인이 닭심장을 같이 먹을 때엔 물에 우유를 좀 섞어 20분 정도 담가두면 닭의 잡내를 없앨 수 있다. 양념을 하여 야채와 함께 볶아먹으면 반려인에게도 좋은 영양식이 된다. 만들기 01. 닭가슴살은 1센티 정도로 썰어준다. 02. 닭 심장은 물에 담궈두고 혈관 부분에 가위를 넣어 잘라서 펼쳐 손질한다. 심장에 지방이 많이 붙어있으면 제거한다. 03. 야채는 잘게 썰어 물에 담군 뒤 전자레인지에 2분간 돌려 완전히 익힌다. 04. 냄비에 물을 담고 끓어 오르면 손질해 둔 닭가슴살과 닭 심장을 넣는다. 05. 끓으면서 거품이 생기면 걷어내며, 다 익으면 바로 불을 끄고 식혀둔다. 오래 끓이지 않도록 한다. 06. 식으면 블랜더로 완전히 갈아준다. 07. 익혀둔 야채를 넣어 잘 섞는다. 08. 닭 심장 스프 완성. 글쓴이·랑이네 식탁 (www.rangstable.com)시중에 판매되는 성분을 알 수 없는 불안한 간식 대신, 건강하고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간식을 만들기 위해 직접 만든 수제 간식 판매 사이트. 모든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처럼 소중하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슬로건으로 눈도 입도 즐거운 간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 STORY | 2015-09-01 1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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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스 스카프
- 가을 냄새 물씬 나는 패션냥이 아이템레이스 스카프 옷을 입지 않는 고양이들의 최고의 패션 아이템인 스카프. 사랑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은 케미컬 레이스는 레이디 느낌이 물씬 나서 가을날의 우아한 연출을 할 수 있다. 프릴 만들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시판되는 프릴을 사용해도 좋다. 글·사진 이지수 원단 준비하기겉감용 청해지 50x50cm, 안감용 청해지 50x50cm, 케미컬 레이스 30x30cm 재료접착심지(아사-칼라용), 청해지 리본(2.5cm 폭) 16cm, 9mm T단추 or 가시도트 단추 2개 재단스카프(겉감 1장, 안감 1장, 케미컬 레이스 1장), 칼라(겉감 1장, 안감 16cm 1장), 밑단 프릴 1장 재단하기1) 원단의 안쪽 면에 패턴을 대고 그린 뒤, 전체 1cm 시접을 두어 재단한다. 케미컬 레이스 원단은 시접선을 그리기 쉽지 않으므로 겉감 스카프에 잘 맞춰 한 번에 재단해야 한다.2) 밑단 프릴은 스카프 밑단 둘레의 2-2.5배 정도의 프릴 양을 계산해서 재단한다. (M사이즈 기준 110x6cm로 재단) 심지 재단겉감 칼라에만 접착심지를 재단해서 다림질로 부착한다.TIP. 스카프 도안은 블로그 tingkstyle.com <매거진 C 카테고리>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어요. 1. 칼라 만들기 01-1. 칼라 2장을 겉면끼리 마주대고 박음질한다. 이때 윗면은 창구멍으로 남겨둔다. 시접은 짧게 정리하고 곡선 부분에는 가위집을 낸다. 01-2. 면이 보이도록 윗면(창구멍)으로 뒤집어 다림질한다. 01-3. 칼라 겉면에 완성선을 1cm선 간격으로 그린 뒤, 칼라의 중심을 시침핀으로 표시한다. 2. 스카프에 칼라 연결하기 02-1. 스카프 겉감 위에 레이스 겉면이 보이도록 올려 0.5cm를 시접으로 두고바느질로 고정한다. 02-2. 칼라를 그 위에 올린다. 스카프와 칼라의 중심을 먼저 잡은 뒤, 전체를 잘 맞춰 02-1에 표시해 둔 시접선 안쪽 0.5cm 선을 박음질한다. 3. 밑단 프릴 만들기 03-1. 준비한 밑단을 6cm정도 반으로 접어 다림질한 뒤 양끝을 1cm폭으로 박음질한다. 03-2. 시접을 0.5cm 남겨두고 잘라낸 뒤, 겉면이 보이게 뒤집는다. 03-3. 밑단의 윗면 0.5cm선에 장력 최대, 바늘땀 최대로 해서 주름을 잡는다.TIP. 손바느질의 경우에는 위아래 두 줄을 촘촘하게 홈질한 뒤 중심을 기준으로 실 끝을 잡아당긴다. 4. 스카프에 프릴 연결하기 04-1. 스카프와 밑단 프릴의 겉면끼리 마주대고 중심을 먼저 맞춘 뒤, 양끝을 완성선에 맞춘다. 프릴 양을 고르게 조절해가며 시침핀으로 고정한다. 04-2. 시접선 안쪽 0.5cm 선을 박음질한다. 04-3. 그 위에 안감을 올려 겉면끼리 마주댄다. 창구멍(윗면)만 남기고 전체 박음질한 뒤, 시접을 짧게 정리한다. 5. 창구멍으로 뒤집기, 리본 달아 완성하기 05-1. 겉면이 보이도록 창구멍으로 뒤집는다. 05-2. 창구멍은 공그르기한다. 05-3. 2.5x16cm 리본을 준비한 뒤, 중심을 향해 양끝 0.5cm를 겹친다. 리본 위아래를 중심을 향해 접어 실로 단단하게 고정한다. 05-4. 레이스의 꽃모양을 오려 장식한다. 05-5. 스카프 칼라 중앙에 리본을 올려 바느질로 고정한다. 05-6. T단추 or 스냅단추를 달아준다. 05-7. 케미컬 레이스 스카프 완성! 글쓴이·이지수 (tingkstyle.com)강아지 둘 고양이 둘과 함께하는 행복한 반려인. 반려동물 옷 만들기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팅크 따라 처음 만드는 고양이 옷 소품>이 있다.
- STORY | 2015-09-01 10: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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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자매의 ‘숑숑터널’
- 여기가 내 집인지 고양이 집인지 모를 집사들을 위해홍자매의 ‘숑숑터널’ 독립을 꿈꾸는 많은 청춘들처럼, 나 역시 나만의 공간을 갖게 되자 이곳을 어떻게 내 취향대로 꾸며나갈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예산은 충분치 않았지만 한정된 경제력 내에서 시간 날 때마다 가구 사이트들을 뒤져 퍼즐 맞추듯이 인테리어 조각을 맞춰나갔다. 그렇게 이사한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은 어느 날, 내게도 묘연이 왔는지 철부지 아깽이 한 마리를 입양하게 되었고, 나는 지난 한 달 동안의 집 꾸미기가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었는지 깨달아야 했다. 우리 집에 온 첫 날부터 소심함 1%도 없이 집안을 활보하던 이 활기찬 고양이는 미친 듯이 우다다를 하기 시작했고, 넘치는 에너지를 소진시키기 위해 흔들어준 장난감들은 일주일도 못 가고 운명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집안은 온통 고양이 장난감 천지. 치워도 다시 꺼내고, 망가지면 새 장난감을 꺼내고. 색색의 화려한 깃털과 방울들은 화이트와 그레이 톤으로 맞춘 내 집을 수시로 상큼 발랄하게 물들였다. 정녕 귀여움 하나에 모든 걸 정복당하고 마는 걸까? 역시 예쁜 집과 캣초딩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인가 하고 나는 상심에 빠지고 말았다. 글 지유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홍성숙 연사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구멍애묘인들 사이에서 급 인기를 얻으며 장만해주고 싶은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숑숑터널의 매력이 뭘까? 일단 마끈으로 곱게 두른 포장과 서로 다른 크기로 숑숑 뚫려 있는 구멍이 고양이들의 본능을 자극한다면 세련된 색상과 펠트 재질은 인테리어의 조화를 유지하고 싶은 반려인의 마음을 달래준다. 구멍 사이로 숑숑 튀어나오는 솜방망이가 봐도봐도 귀여운 걸 보면 집사들에게는 태생적으로 팔불출 피가 흐르는지도 모르겠다. 구멍 안으로 얼굴이나 앞발을 내밀 때마다 찍은 사진이 벌써 몇백 장. 귀엽게 곱게 쓰는 아이들도 있지만 가끔 터널을 깔고 눕거나 박박 긁어대는 아이들도 있다. 택배 상자를 사줬더니 비싼 캣타워가 같이 왔다는 우스갯소리가 남 얘기 같지 않은 반려인들에게는 스크래치로 쓰든 하우스로 쓰든 고양이가 200% 활용해주기만 하면 그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것 아니겠는가. 인테리어를 망치지 않는 장난감은 없을까?홍성숙, 홍연희 자매는 원래 디자인을 전공했고, 고양이 장난감을 만들게 될 줄은 자신들도 몰랐다. 다만 반려묘 수리에게 사주고 싶은 캣터널이 마땅히 보이지 않았다. 터널 크기나 모양 특성상 집안에 턱 두면 시선을 끌 수밖에 없는 존재감인데, 이왕이면 집안과도 어울릴 만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없을까? 비슷한 디자인의 부직포 재질의 터널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결국 그녀들이 직접 예쁜 재질과 색상, 튼튼한 단추까지 달아 숑숑터널을 만들었다. 다섯 가지 색상을 마음대로 조합할 수 있고, 덩치가 큰 아이들은 세 조각을 연결해 더 큰 사이즈로 쓸 수도 있다. 블로그 이웃들과 공동구매로 하나 둘 공유하기 시작한 것이, 각 집의 고양이들에게 단번에 합격점을 받으며 입소문을 타 조금씩 더 업그레이드된 숑숑터널이 탄생했다. 국산 소재 중 가장 비싼 펠트를 사용해 가능한 보풀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고, 직접 사용하면서 더욱 가공 과정이나 디테일을 신경 썼다. 단순해보이지만 그 안에 들어간 고민은 깊고 신중했다. 마음은 구멍에 채워 보낼게홍자매의 반려묘인 노르웨이숲 고양이 수리는 내 고운 털에 손대지 말라며 앙탈을 부리는가 하면, 은근히 관심을 끌려고 옆을 서성거리기도 하는 그야말로 고양이다운 성격이다. 우아하게 앉아 눈을 깜빡거리며 미모를 뽐내다가도 터널 안에 쏙 들어가면 영락없이 구멍 사이로 숑숑 솜방망이를 뻗는 사냥꾼이 된다.오랫동안 성남시의 캣맘협회에서 유기묘를 돌보거나 구조하고 입양하는 일을 해온 그녀는 말 없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프면서도 그들에게 귀 기울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키운 17살짜리 강아지는 작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반려동물이 곁에 있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에게서는, 마음속의 악기에서 같은 코드 줄 하나씩을 누르고 있는 것 같은 비슷한 소리가 들려온다.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는 홍자매도 그랬다.구조한 아이들을 입양 보낼 때 이제 숑숑터널을 들려 보낸다. 같은 목적으로 매번 재구매하는 주변 캣맘들도 있다. 고양이들이 만족스러워한다는 뜻이라 당연히 기쁘고 보람 있다고. 신나는 장난감이자, 기대고 안심할 수 있도록 보살피는 마음까지 숑숑 구멍으로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 STORY | 2015-09-01 10: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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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급식소 ‘모이세해장국’ 편
-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고양이 급식소 ‘모이세해장국’ 편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의 뜨거운 열기도 조금씩 앞당겨지는 일몰과 함께 저물어 가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70년 만에 최고 온도에 달하며 그 어느 때보다 ‘HOT’한 여름을 보냈다. 글·사진 조아라 사람보다 털도 많고 체온도 높은 고양이들은 말할 것도 없이 모두들 그늘을 찾아 여기저기 숨어 있기 바쁜 여름을 보냈을 것이다. 해가 쨍쨍한 대낮에는 인적이 드문 지하실이나 나무가 우거진 숲 속에서 낮잠을 청하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낮에도 가끔씩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보긴 했지만 왠지 걸음걸이도 조금씩 느려진 것 같고, 눈도 풀린 듯 지쳐보였다.지난여름 제주도에는 유난히 밤에 공연을 하는 곳이 많았다. 각각의 해변에서 열리는 축제로 한 달 내내 시끌벅적했고, 도심에서는 열대야를 날려버리기 위한 신나는 문화예술 공연이 끊이지 않았다. 그중 최근 자주 오가는 제주 원도심의 예술인들이 입주한 삼도동에서 신나는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흰색의 아깽이가 자동차 바퀴 옆에 가만히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한 마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주변에 있던 다른 고양이들도 천천히 눈에 띄었다. 꽤 많아 보이는 고양이들, 사람을 보면 경계를 하긴 하지만 다들 그 주차장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대부분이 하얀 고양이들로 전부 가족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주차된 자동차 밑에 있는 고양이, 주차장의 돌로 된 담벼락에 앉아 쉬는 고양이 등 이 고양이들이 여기에 머무는 이유는 바로 구석진 곳에 놓인 밥그릇인 듯했다. 이곳은 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모이세해장국’이라는 해장국 체인점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고양이에 대해 얘기했더니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한 아주머니가 나오셔서는 “벌써 10년이 다 됐네요”라며 고양이들을 지긋이 바라보았다.이 고양이들은 자그마치 10년이나 함께한 아이들로 현 모이세해장국의 주인인 박순자 씨네 가족이 치킨 가게를 운영할 당시 처음 만나게 됐다고 한다. 고양이를 유난히도 좋아하는 가족들에게 어느 날 어미에게서 버림받은 치즈색 아기 고양이가 눈에 띄었다. 배가 고팠던지 힘도 없고 지친 아기 고양이에게 가족들은 먹이를 주기 시작했고, 그 후로 동네 고양이들이 조금씩 몰려들기 시작하며 이곳이 마을 고양이들의 급식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처음 이곳을 찾아온 치즈 고양이와 그 뒤로 찾은 고양이들은 처음에는 심하게 경계를 했다고 한다.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서로 다툼도 있었으나 조금씩 경계를 풀며 사이좋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치즈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와 심하게 싸웠는지 몸에 피도 나고 엉망인 채로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그 후로 고양이가 갑자기 보이지 않아 여기저기 찾아봤더니 주차장 담벼락의 풀 속에서 영원히 잠이 든 채로 발견됐다. 고양이는 몸이 약해지면 어딘가로 몸을 숨기곤 하는데, 이 풀 속이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안전하다 여겼던 모양이다. 좀 더 오래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던 가족들은 치즈 고양이를 풀이 우거진 담벼락 아래에 묻어 주었다. 그 후로도 2마리를 더 묻어 주었다고 한다.현재는 이 동네의 모든 고양이들이 밥을 먹으러 오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곳은 동네 고양이들의 유명한 급식소이자 쉼터가 됐다. 가끔씩 수컷 냥이들의 영역 다툼으로 밥을 먹지 못하는 고양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심하게 싸우는 일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한다.지금은 하얀 고양이들이 주차장을 점령하다시피 앉아 있는데, 이 고양이는 가족들도 모르게 가게 안쪽의 마루 밑에서 새끼를 낳았다. 그만큼 이곳은 고양이들에게 경계가 없는 지역이기도 하며, 배불리 먹을 수 있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고양이들이 좋아서 먹이를 내어주고 쉴 곳을 마련해주는 가족들의 도움이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고양이들에겐 이곳이 자신들의 세상 전부일 수도 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작게나마 주변에 손길을 뻗어, 더 많은 고양이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작은 세상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STORY | 2015-09-01 10: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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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초록리본도서관
- 책과 고양이가 기다리는 아지트홍대 초록리본도서관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나는 길고양이 같았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해 질 녘 즈음 무거운 발걸음을 터덜터덜 옮기곤 했다. 아이도 어른도 아녔던 내게 허락됐던 공간이란 고작해야 텅 빈 놀이터뿐. 어른이 된 지금 가끔 생각한다. 이 길 위에 그런 장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안한 어린 아이를 토닥여 줄 어른이 있는 곳. 그리고 차마 말로 못다 할 섬세한 마음은 고양이가 위로해 주는 그런 가게가. 글 이수빈 사진 박민성 1018 대안 공간화려한 간판들로 북적대는 젊음의 거리. 하지만 조금만 거닐어보면 정작 머물만한 곳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괜찮다 싶으면 어김없이 비싸다. 성인인 나도 느끼는데 하물며 청소년들은 오죽할까. 그런 의미에서 여긴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곳임이 틀림없다. 홍대 입구 역에서 10여 분간 걸으면 도착하는 ‘초록리본도서관’. 벽도 책장도 싱그러운 초록빛인 이곳은 1018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표방한다.“PC방이나 노래방 말고도 우리 친구들이 편히 머물러 갈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부담 없이 찾아와 친구들과 함께 책도 읽고, 장래에 대해 상담도 할 수 있는 대안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초록리본도서관의 관장 박현홍 씨는 아동 청소년을 돕는 NGO 단체 ‘러빙핸즈’의 대표다. 러빙핸즈는 한 부모 조손가정 아이들을 꾸준히 멘토링 해오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청소년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그렇게 초록리본도서관은 2013년 10월 9일 한글날에 뜻 깊은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정부 지원 없이 100% 시민들의 후원으로 이끌어가는 형태니만큼 초반 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취지에 공감해주는 많은 후원자들 덕분에, 초록리본도서관은 지난 2년 동안 아이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써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도서관 하면 무거운 침묵을 상상하게 되는 게 보통. 하지만 초록리본도서관에선 자유롭게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빼곡히 꽂힌 책들 사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도중에 배가 고파도 걱정할 필요 없다. 성인은 5,000원, 청소년은 1,000원짜리 한 장으로 공정무역 커피와 초콜릿, 유기농 우유 등 건강한 간식을 맛볼 수 있다.벙커 같은 다락방 안에서 배를 깔고 누워본다. 금세 내 방 같은 편안함이 밀려든다. 한참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데 다리 쪽에 부드러운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너였구나.’ 꼬리를 치켜세운 채 아는 척 해오는 녀석. 초록리본도서관의 마스코트, 벵갈 고양이 ‘초록이’다.“도서관 개관 준비에 한창이던 어느 날, 부부가 아이 때문에 키우기 힘들어졌다며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왔어요. 그 녀석이 초록이입니다. 개관부터 함께한 도서관의 마스코트죠. 고양이와 책이 제법 잘 어울리지 않나요?”사람을 좋아하는 초록이는 오는 이마다 달려가 몸을 비비며 인사를 건넨다. 전 집에서 영역 다툼에 시달렸던 녀석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들로 가득한 이곳에서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평소 스피커 위에서 식빵을 굽는 초록이는, 때로 사람들의 무릎이나 뜨끈한 노트북 위를 점거하여 그르렁대기도 한다고. 그런 초록이를 보러 일부러 찾아오는 이도 있다고 하니, 초록이는 ‘듀이’ 못지않은 어엿한 사서 고양이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초록리본도서관에선 담소와 독서 외에 보드게임 대회, 벼룩시장 등 재미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1018 대안공간이라고 해서 아이들만이 주인공은 아니다. 초록리본도서관의 모든 활동엔 어른도 함께한다.“초록리본도서관은 성인들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동아리 같은 경우 성인 회원이 멘토로서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요. 저자와 이야기 나눠볼 수 있는 북 콘서트나 수업 등 재능 기부 강의도 준비되어 있고요.”평소 접점이 없던 어른과 아이는 초록리본도서관에서 만나 마음을 터놓는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든든한 멘토를, 어른은 과거의 나와 닮은 멘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어른과 아이가 서로를 북돋고 이끌어주는 모습. 현홍 씨가 추구하는 초록리본도서관의 이상적인 풍경이다.“아이들에겐 꾸준히 관심 가져줄 어른들이 필요해요. 앞으로도 초록리본도서관을 통해 성인과 아이들이 함께 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입니다.”한 아이의 멘토가 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그렇다면 딱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도서관에 찾아와 차 한 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기부되니까. 초록리본도서관의 문은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이곳 가치에 동참하는 성인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다. 오늘은 늘 가던 비싼 카페가 아닌, 책과 고양이가 기다리고 있는 착한 아지트에 발길을 옮겨보면 어떨까.
- STORY | 2015-09-01 10:4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