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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2-21 10: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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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2-21 10: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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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2-08 18: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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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2-08 18: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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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11-26 15: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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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봄을 닮은 너
- 산책 별로야? 겨울에 태어난 꾸미는 봄에 우리 집에 왔다. 어린 강아지는 예방접종이 끝나기 전까지는 산책을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수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꾸미는 따스한 봄날을 집에서 보냈다. 그러나 온종일 집에만 있으면 재미없을 거라며 부모님은 어린 꾸미를 안고 바깥세상을 구경시켜 주셨다. 그때는 아파트 단지 화단마다 다양한 꽃이 피던 봄이었기에, 부모님은 꾸미를 안고 '이 꽃은 산수유야', '이 꽃은 개나리야' 하고 열심히 설명해 주셨다. 그러나 아기 강아지 꾸미는 항상 눈을 반절 정도만 뜬 상태였고, 그 때문인지 꽃을 봐도 심드렁 해 하는 것으로만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시절 꾸미는 아직 쌍꺼풀이 자리를 잡지 않아 눈을 완벽하게 뜨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꾸미가 비로소 접종을 다 맞고 산책이 가능해 졌을 때, 꾸미는 바깥에서 한 발자국 걷는 것조차 무서워했었다. 밖에만 나가면 바닥에 납작 엎드려 요지부동이던 꾸미를 움직이게 하려고 엄마는 갖은 애를 쓰셨다. 엄마는 꾸미가 좋아하는 사료를 손에 들고 쭈그리고 앉아 꾸미의 이름을 부르 셨고, 꾸미가 한 발자국 움직일 때마다 열심히 칭찬해 주셨다. 산책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엄마는 항상 바닥에 딱 붙어 꾸미의 눈높이에 맞춰 다가가셨다 산책은 재미있는 거야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이윽고 꾸미가 몇 걸음씩이나마 움직 이기 시작했을 때, 엄마는 해가 쨍쨍한 낮 시간이면 언제나 꾸 미와 함께 외출을 나가셨다. 동네 공원에도 데리고 가셨고 아 파트 벤치에 앉아 함께 쉬다 오기도 하셨다. 혹시라도 꾸미가 사람들을 무서워하게 되지 않도록,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 주시려는 듯했다. 또 동네 고양이도 보여주셨다. 꾸미는 엄마가 마음으로 낳은 세 번째 아이였다. 우리 자매를 키울 때 처럼 엄마는 꾸미에게 사물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려주셨고, 밤에는 동요와 자장가를 불러주셨다. 엄마는 꾸미가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고 하셨다. 또 꾸미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다고도 하셨다. 꾸미도 엄마의 그런 마음을 아는 것인지, 자신의 이름 다음으로 ‘엄마’라는 단어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 기 시작했다. 엄마가 부엌에서 요리를 하실 때면 펜스 앞에서 몇 시간이고 기다렸다. (우리 집은 꾸미가 혹시 부엌에 몰래 들어와 사료 이외의 다른 것들을 주워 먹을까 봐 식탁 옆으로 펜스를 빙 둘러놨다)
꾸미는 그렇게봄 햇살처럼 따스한 아이로 자라주었다.
생각보다 재밌네! 엄마의 오랜 고생 끝에 꾸미는 산책을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꾸미의 산책 취향은 확실하게 드러났다. 꾸미는 동네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것을 좋아했고,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바람이 불면 바람을 느끼며 한참 동안을 멈춰 서 있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주변 모든 화단의 꽃들과 풀들의 냄새를 맡으며 인사하는 걸 좋아했다. 어린 시절 꾸미는 자신의 몸보다 큰 가방이 달린 하네스를 메고 산책을 다녔고, 때문에 밖에 나가면 동네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어머나 얘, 너도 학교 가 니? 아니다. 조그만 걸 보아서는 유치원 가겠구나!”라며 반가워해 주시는 동네 아주머니들부터 “엄마, 저 강아지 가방 멨어!”라는 동네 아이들까지. 꾸미는 동네 인기스타였다. 사실 가방에는 응가를 담을 응가 봉지가 넣어져 있었지만, 무엇인가 아주 중요 한 물건이라도 들어 있는 것처럼 꾸미는 위풍당당하게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곤 했다. 우리의 걸음 속도는 그때와는 달리 제법 몸집이 자란, 아니 몸통이 길어진 꾸미는 이제 프로 산책꾼이 되었다. 제자 리를 맴도는 수준이었던 어린 시절과는 다르게, 요즘의 꾸미와의 산책은 빠른 듯 느리고, 느린 듯 빠르다.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드는 꽃을 만날 때까지 엄청난 속도로 달린다. 아무 생 각 없이 따라 뛰다가는 큰일 난다. 갑자기 멈춰 서서 신중하게 꽃 냄새를 맡으며 자연과 인사를 나누는 꾸미를 지나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꽃을 발견한 꾸미는 꽤 오랫동안 이 꽃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듯이 조심스럽게 냄새를 맡곤 한다. 충분히 그 꽃을 예뻐해 주고 나면 우리를 쳐다보며 싱긋 웃고는 또 다른 꽃을 찾아서 뛰어간다. 꾸미에게 산책의 즐거움을 처음 알려줄 때 엄마가 그러셨던 것처럼, 우리는 지금 꾸미의 산책 속도에 걸음을 맞추고 있다. 어느 정도 산책을 신나게 하고 나면 꾸미는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보며 우리의 속도에 맞추어준다. 이제는 조금 더 자란 만큼, 가족의 속도에 맞출 줄도 아는 꾸미가 되었나 보다. 앞으 로도 이렇게 서로의 속도에, 서로의 눈높이에 맞춰 또 다른 산책길을 찾아다녀야겠다. 물론 꾸미 가 좋아하는 꽃도 찾을 것이다. 꾸미와 함께.글 사진 성예빈에디터 이혜수<예비 수의사의 일기-봄을 닮은 너>해당 글은 MAGAZINE P 2020년 4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12-21 10: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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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봄바람 맞으며, 양평 물의 정원
- 어디를 가도 그림이 되니 가고 싶은 곳 천지가 되는 봄이다. 강아지들과 갈까 생각하다 가까우면서도 탁 트인 풍경, 그리고 물이 있는 양평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양평은 서울에서 멀지 않아 당일치기 여행으로 갈 수 있어 강아지들과 자주 찾는 여행지다.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양평 여러 곳 중 오늘은 함께 자전거 타기 좋은 ‘초화단지 물의 정원’으로 향했다. 서울 근교 양평 물의 정원 서울에서 가까운 데다가 맑은 공기, 탁 트인 풍경, 잔잔히 흘러가는 북한강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양평은 사계절 다양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그중에서도 물의 정원은 봄이면 2만 4000㎡ 규모의 양귀비 군락지가 되고, 또 가을이면 노란 코스모스가 만개하 는 황금빛 들녘을 선보인다. 강아지와 함께 자전거 타며 봄바람을 느끼기 제격인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아지와 함께 자전거 산책 사람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이른 아침 방문을 했다. 물에 비친 나무들이 꼭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한 시간 정도 가벼운 산책 을 끝내고 가져간 자전거를 꺼낸 뒤 강아지를 어부바 가방에 넣고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페달을 세게 밟을수록 아이들은 뒤에 서 더욱 크게 킁킁거리며 열심히 바람 냄새를 맡는다. 아, 시원하다. 한참을 그렇게 자전거를 타다 잠시 멈추곤, 넓은 들판을 돗 자리 삼곤 의자에 앉아 아이들과 함께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한량한 하루를 보내본다. 아- 이 맛! 참 좋다.
봄철 강아지 산책 팁
01 옷 봄철은 겨울과 다르게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추위를 많이 타는 단모종의 아이들에게는 얇은 옷가지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02 강아지 가방 견종에 따라 쉽게 지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럴 때 어부바 가방에 넣은 후 걷거나 자전거를 함께 타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산책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자극을 줄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도 탁월하다.03 해충 방지제 진드기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에는 꼭 예방을 위해 외부 기생충약을 발라주어야 한다. 야외 활동이 끝난 후엔 혹시라도 몸에 진드기가 붙어 오진 않았는지 꼼꼼하게 체크해줘야 한다. 마치며, 아이들로 인해 웃고, 아이들로 인해 조금 더 많이 움직이게 된다. 아이들이 없었더라면 이른 아침에 이곳에 갈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반려견과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은 바쁜 일상에서 쉼표가 있는 삶으로, 살아있는 나를 만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된다. 고맙다 얘들아.A. 경기도 남양주시 주안면 북한강로 398 T. 031 590 2783 교통편1) 지하철 : 경의 중앙선 운길산역에서 하차 후 1번 출구 이용, 도보로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2) 자가용 : 주차장은 무료이지만 자리가 협소하기 때문에 인근 유, 무료 주차장을 이용한다. 또는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에 방문하면 여유롭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글 사진 신채민에디터 이혜수<너에게로 떠나는 여행-봄바람 맞으며, 양평 물의 정원>해당 글은 MAGAZINE P 2020년 4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12-21 10: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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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서른 여덟 개의 별과 판잣집
- STORY | 2020-12-08 18: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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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임시 보호 네 차례, 이제 그만둡니다.
돌이켜보면 건우와의 만남은조금 특별했다.세 번째 임시 보호로 만난 해리를평생 가족의 품으로 떠나보내고한 달이 지났을까?우리 자매는 내년이 되어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면임시 보호를 지속하지못할 것이라 예상하고,마지막 임시 보호를 하기로 결정했다.
순딩이 건우와의 첫 만남 특이사항: 문산에서 젖은 채로 발견됨, 심장사상충 양성, 귀 진드기 감염, 귀 안쪽 깊게 검정 왁스가 있음, 사람을 좋아함. 네이버 카페에서 임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쭉 둘러보다가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름은 ‘건우’. 이전 ‘시리, 스콘이, 해리’ 때와는 다르게 이번엔 건우를 콕 찝어서 ‘이 친구를 보호하고 싶어요’라고 스탭분께 말했다. 그러자 스탭분은 조금 걱정스러운 말투로 한 마디를 덧붙이셨다. “아….세화, 세연씨가 지금까지는 애들 평생 가족을 정말 잘 찾아주셨는데, 아마 이번에는 입양 보내는 게 쉽지 않을 거예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품종이 있는 강아지나 모색이 흰 아이들을 훨씬 선호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품종견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흰색도 아니지만 건우는 지금까지 만났던 아이들 중 가장 순한 아이였다. 직전에 보호했던 푸들 해리처럼 사람에 대한 경계가 전혀 없었고, 애교쟁이였지만 ‘내가 이렇게 사랑을 표현해도 될까?’라는 조심성이 한 스푼 더해진 모습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간은 딱 두 달. 두 달 안에 입양을 보내지 못하면 다시 열악한 보호소로 보내야만 했다. 지방에서 근무하시는 아빠가 내년 1월부터는 집에 돌아오실 예정이셨고, 아빠는 평소 강아지 입양을 절대 반대하셨기 때문이다. 버팅기기 작전 대성공 그런데 스탭분의 말이 사실이었을까. 각종 SNS와 카페에 그 어느 때보다도 건우를 열심히 홍보했지만 몇 달간 입양 문의가 한 건도 오지 않았다. 두 달 안에 입양을 보내지 못하면 유기견 보호소로 다시 돌려보내야겠다 생각했지만 차마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고 우리 자매는 본격 ‘버팅기기 작전’을 시전했다. 그렇게 1월이 되자 아빠는 우리의 버팅기기 작전에 휘말리며 건우와 얼떨결에 인사를 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건우는 우리 자매가 임시 보호한 네 번째 강아지이자, 마지막 강아지가 되었다. 건우를 끝으로 임시 보호를 중단한 이유는 바로 건우를 우리 가족으로 맞아들였기 때문이다. 여러 여건들 때문에 당시 입양은 우리의 선택지에 없었음에도 인연은 어떻게든 찾아오기 마련인지, 그간의 걱정과 고민들을 단숨에 넘어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아빠는 마음을 활짝 열고 건우를 늦둥이 새 아들로 맞이한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가족에게 선물 같은 삶이 펼쳐졌다. 건우가 가져다준 선물:YOUTUBE 채널 거누파파네 언젠가 재미로 본 사주풀이에서 따뜻한 갈색이 우리 자매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웬걸, 아주 포근한 갈색 털을 가진 건우가 가족이 되자마자 우리에게는 어마어마한 선물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건우를 입양하기로 결정하며 우리는 그동안 임시 보호의 추억을 정리하기 위해 짧은 영상을 만들었고, 사람들이 임시 보호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유튜브에 올렸다. 감사하게도 그 영상은 굉장한 관심을 받으며 현재 66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수많은 응원 댓글이 지금까지도 달리고 있다. ‘아휴, 우리 살기도 바빠’ 하며 입양을 질색하셨던 아빠는 건우를 보호하는 기간 동안 ‘이렇게 속이 든(철든) 강아지가 없다’며 ‘건우 바라기’가 되셨고, 그 모습을 담은 영상 역시 47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 일을 계기로 우리 가족에게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채널의 주제는 ‘건우네 가족 이야기’. 건우 산책 V-LOG와 같은 일상부터 유기견 보호소 일일 봉사, 임시 보호 후 평생 가족을 찾아 떠난 시리, 스콘이, 해리의 근황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이 취미가 무엇보다 좋은 건 우리 가족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주었다는 점이다. 우연이 가져다 줄 행복을 기다리며 이 모든 마법 같은 일은 모두 아주 작은 우연에서 비롯되었다. 첫 임시 보호 시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임시 보호를 쭉 이어가기로 결정하지 않았더라면, 건우를 가족으로 맞이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작년 2월의 우리 자매에게 ‘1년 후 너희가 올린 영상은 그야말로 대박이 날 거고 너희는 가족 유튜버가 될 거야’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코웃음 쳤을 거다. 가족이 된 건우와 함께 걸어가는 앞으로의 나날에는 또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떻게 해도 미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건 우리 가족은 늘 함께일 것이란 것, 그리고 함께라면 모든 일은 결국 기쁨일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저 조용히 건우를 쓰다듬으며 다가올 봄과 앞으로 만날 우연, 그리고 우연이 가져다줄 행복과 기쁨을 맞이할 준비를 할 뿐이다. CREDIT글 최세화사진 최세연 최세화에디터 이혜수거누파파네 Dog family은퇴백수 아빠 & 유기견이었다가 가족이된 건우 & 여행작가 누나 의 아무 이야기입니다 ♡ 겁짱이에서 채널명 변경했어요 :)www.youtube.com- STORY | 2020-12-08 18: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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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당신에게는 봄이 닿지 않기를
비가 세차게 쏟아지던어느 날 새벽 4시.솜이는 전봇대 아래노끈에 묶인 채 발견됐다.이 작은 아이가 그 추운 날비에 쫄딱 젖은 채몇 시간이고 우두커니서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지금도 억장이 무너진다.대체 누가, 왜,이 힘없고 어린 생명을그토록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버린 걸까.
솜이는 내 친구 올해 세 살인 솜이는 내반려견이자 가장 친한 친구다. 처음 솜이 본 건 한 유기동물 사이트를 통해서였다. 사실 이미 4마리의 유기묘를 그곳을 통해 데려와 반려하고 있었던 터라, 이제 더는 데려오지 않아야겠다고 몇 번이고 마음을 다잡았었다. 하지만 버림받은 아이들이 자꾸만 눈에 밟혀 습관적으로 그 사이트를 들락날락했던 것이 계기였을까?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유기동물 리스트를 보고 있었는데, 그중 유독 내 마음을 잡아끈 아이가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충동적으로 입양을 결정했다. 솜이의 트라우마 첫 만남, 솜이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나를 따라와 임시 보호자분이 섭섭해하실 정도였다. 우리 집에 도착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꼭 원래 자기가 살던 곳인 마냥 서슴없이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솜이가 아마 버려진 줄 모르고 있거나, 혹은 크게 상처받지 않은 것 같다며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처음 솜이는 내가 목덜미에 손을 올리려 할 때나 쓰다듬으려 손을 올릴 때면 귀를 바짝 내리곤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예쁨은 받고 싶어 꼬리를 살랑이는데, 그 모습에 나는 더 마음이 찢어졌다. 또 솜이는 발을 잡으면 아주 큰 소리로 깨갱거리며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누군가에게 발을 붙잡히는 것 자체가 솜이에겐 엄청난 공포인 듯했다. 어느 날 솜이는 꿈속에서 달리기라도 하는 건지 발을 막 굴렸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동영상을 찍으려던 찰나, 솜이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나는 솜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괜찮아, 솜이야 괜찮아.”라고 속삭여주었다. 깨어난 솜이는 많이 놀랐는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였다. 그 후로도 한참 동안 솜이는 진정하지 못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솜이를 붙든 손 위로 심장이 쿵쿵 뛰는 게 느껴졌다. 다음 날, 나는 강아지 꿈에 대한 기사를 찾아봤다. 그리고 강아지는 사람과는 다르게 실제 겪었던 일만을 바탕으로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그날 몰래 엉엉 울었다. 내게 올 때 이제 고작 1살이었던 아이다. 그 아이가 그렇게 무서운 꿈을 꾸며 몸부림을 칠 정도로 극심한 상처를 받았다면, 그건 필히 솜이를 버린 그 사람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웃게 해 줄게 솜이와 산책을 하다 보면 귀엽다, 예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중에서도 단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어쩜 저렇게 잘 웃고 다닐까?”라는 말이다. 솜이는 참 잘 웃는 아이다. 그 웃음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 웃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 손길을 거두면 더 쓰다듬어 달라며 우리 손을 끌어당기는 모습, 아삭아삭 사과를 베어 먹는 우리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모습, 목욕을 마치고 온 집안을 캥거루처럼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모습 등, 솜이로 인해 우리 집엔 전보다 훨씬 더 웃음이 가득해졌다. 솜이도 우리로 인해서 웃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다. 함께 맞는 첫 봄 이제 봄이 온다. 솜이와 우리 가족이 함께 맞는 첫 봄이다. 솜이의 견생도, 우리 가족의 삶도 이제 함께 봄으로 접어들고 있다. 솜이는 여전히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긴장할 때면 쫑긋한 사막 여우 같은 두 귀도 자주 축 처지곤 한다. 그래도 지금은 손도 잘 주고 가족들이 쓰다듬어도 예전만큼의 경계심을 보이지는 않는다. 현관문 너머로 사람들이 지나가거나 문을 두드리면 마치 나를 지켜주기라도 하려는 듯 엉덩이를 딱 붙이곤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또 질투심은 어찌나 많은지, 내가 잠시 고양이들과 사냥 놀이를 해 주고 있으면 심기가 불편한 듯 몰래 구석에 가서 장난감을 모조리 박살을 내 버리는 통에 새로 산 장난감만 해도 벌써 수십 개다. 하지만 그런 모습조차 솜이의 일부이므로 모두 소중하다. 솜이를 유기한 그 사람이 어떤 이유로 솜이를 버렸는지는 알지 못한다. 자주 짖어서였을 수도 있고, 하지 말라는 행동을 반복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설령 그것보다 더 커다란 이유가 있었다 할지라도 그 어떤 것도 솜이를 그곳에 버린 충분한 이유는 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사람은 솜이가 그 어떤 강아지보다도 배려심이 깊고 예쁜 웃음을 지닌 아이라는 걸 알고 있을까? 아마 영영 알지 못할 테니 그 사람은 불행한 사람일 거라고, 황폐한 마음을 지닌 사람임이 분명하다고 여기기로 했다. 때때로 솜이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구석으로 숨으려 할 때면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이 미워지지만, 솜이의 아픈 기억도 상처도 우리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 점점 옅어져 갈 것임을 믿는다. 솜이와 우리 가족은 서로를 통해 봄을 맞이했다. 하지만 솜이를 버린 당신에게는 결코 봄이 닿지 않기를 바란다.CREDIT글. 사진 김서연에디터 이혜수- STORY | 2020-12-08 18: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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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제2의 견생을 응원하며
- 이렇게 비싼 개도 버려요? 생명의 우선순위가 가격으로 측정되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지만, 아직도 유기견 차우차우의 입양처를 구할 때마다 어김없이 듣는 질문이다. “차우차우면 비싼 개 아니에요? 어머 세상에, 이런 비싼 개도 버려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뜻밖에 자주 들을 수 있다. 하긴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명한 견종의 아이를 데려오려면 그만큼의 값을 지불해야 하고, 그 값을 지불할 수 있다면 그만큼의 능력과 책임감을 겸비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을 테니 질문을 하는 사람의 의도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그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반려동물의 삶이 마음이 아프기만 할 뿐. 보호자 사망으로 갈 곳이 없는 군부대 아이들 차우차우 구찌를 반려하며, 차우차우 동호회 분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유기견 보호소에 후원도 하고 봉사활동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다 한 군부대에 차우차우 두 마리가 방치된 채로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때마침 그때는 차우차우에겐 가장 위험한 계절인 여름. 그것도 폭염주의보가 연일 뉴스를 통해 흘러나오던 때였다. 아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보호자가 사망하여 현재 부대 내에서도 돌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이름은 다산이와 다순이. (이름도 참 마음에 안 든다) 보호자가 없다 보니 도움을 요청하신 분이 그 부대에 발령받기 전까지는 사료 대신 잔반으로 끼니를 해결했으며 수북하게 엉킨 털과 쇠 목줄, 그리고 그늘 하나 없는 고무 개집 두 개가 반경 5m 안의 전부였다. 임시 보호처가 결정될 때까지 근처의 애견훈련소 소장님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 목욕과 미용을 했다. 그 사이에 부대에는 그늘막이 설치되었다. 다산이와 다순이는 잘 이야기가 되어 권리 포기 각서를 받고 데리고 나올 수 있게 되었는데, 대형견의 임시 보호처를 찾는 일은 너무나도 어려웠다. 구조는 할 수 있는데 데리고 갈 곳이 없다니. 개인 구조자들이 가장 많이 부딪히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게다가 실외에 방치되어 살아가던 아이들이라, 건강검진 결과 두 마리 모두 심장사상충 2기라는 소견이 나왔다.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이 임시 보호처를 찾아 치료를 시작해야 하건만 초조하기만 했다. 동호회 분들 모두 가족부터 친척, 친구 집까지 알아봤지만, 대형견의 임시 보호처를 찾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다 평소에도 유기견 보호 활동에 관심이 많으셨던 한남동 소재의 동물병원 원장님께서 아이들을 도와주실 수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고, 그렇게 아이들의 치료와 임시 보호가 시작되었다. 식용견이 될 뻔한 차우차우 동물 학대 구조로 열심히 활동 중인 한 동물권 단체의 도움을 받아 식용견 농장에서 번식까지 하던 차우차우 어미를 만났다. 아이의 사진을 보자마자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다. 어쩌다 그 무서운 곳까지 가게 된 것인지, 잔뜩 녹슬어 버린 철창 사이로 물 한 방울 없이 이미 썩어버린 음식물 쓰레기로 겨우 목숨만을 연명하고 있던 차우차우 어미는 다행히도 구조될 수 있었다. 그리고 동물권 단체의 도움을 받아 위탁 보호소 시설에서 심장사상충 치료와 임시보호를 진행하게 되었다. 대형견이고 이미 성견이다 보니 입양이 쉽지 않을뿐더러, 차우차우라는 견종의 특징 또한 입양의 어려움에 한몫했다. 관상용으로 데려가려는 사람, 사람 아이의 정서적 치료제로 데려가려는 사람, 집 지키는 용도로 데려가려는 사람 등 데려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한번 상처받은 아이들을 우선으로 돌봐주고 아이들의 상처까지 따뜻하게 보듬어 줄 가족을 꼭 찾아주겠다 약속했다. 입양 신청이 들어오면 우선 서류를 꼼꼼하게 확인 후 가정 방문을 한다. 가정 방문뿐만 아니라, 입양 전 같이 애견카페나 애견운동장에 함께 가기도 하고, 산책도 하면서 충분히 입양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제 2의 견생을 응원할게 지금 아이들은 모두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짧으면 2-3달, 길면 6개월 이상 아이들은 임시 보호자의 보살핌을 받으며 진짜 가족을 만나기를 기다렸다. 임시 보호 기간이 너무 길어지다 입양되면 또 버려졌다고 생각할까 봐 미안한 마음도 많았지만, 앞으로 10년 이상 남은 견생을 위해서는 쉽게 입양처를 결정할 수는 없었다. 이제 이 아이들에게 더는 옛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보호자들은 최선을 다해 아이가 행복한 견생을 살 수 있도록 교감하고 노력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개를 구할 수는 없어도, 조금만 노력하면 한 마리의 견생은 바꿔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길 위의 지친 아이들을 위해 따뜻한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다.CREDIT글.사진 전소영에디터 이혜수
- STORY | 2020-12-08 18: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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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이제는 너와 함께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인생의 즐거움은 바로 여행이었다. 그런 나에게 니코가 왔다. 새로운 즐거움으로 가득할 우리의 여정에 니코가 함께한다고 생각하니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설렜다. 그렇게 한 달 후 우리 가족은 남편의 나라인 미국으로 떠났다.
뉴멕시코 주의 화이트 샌즈 국립공원 화이트 샌즈 국립공원은 하얀 모래처럼 보이는 석고 가루로 이루어진 특별한 사막이다. 하얀 모래를 처음 보는 니코는 ‘이게 뭐지?’ 하고 당황하는 듯하더니 시간이 지나자 신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온통 하얀색이라 눈이 부실 니코를 위해 강아지 선글라스인 ‘도글라스’ 를 준비해 갔지만, 니코는 거추장스러운지 선글라스 벗기에 바빴다. 하하.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한여름이라 너무 더워 오래 있지 못했는데,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시원할 때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플로리다 주피터 비치 미국에는 강아지들을 위한 전용 해변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미국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미리 검색해갔다. 평점이 높은 해변들은 지도에 따로 표시해가기도 했다. 아직도 니코와 처음 플로리다 주피터 비치에 들어서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에메랄드빛을 띠는 플로리다의 아름다운 바다와 자유롭게 뛰어놀던 강아지들의 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던 니코는 빨리 놀고 싶다며 낑낑거렸다. 많은 강아지가 있었지만 다들 어찌나 그렇게 매너도 좋고 착하던지, 걱정없이 니코를 마음껏 뛰어놀게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플로리다 키웨스트 키웨스트는 미국 최남단에 있는 조그마한 섬이다. 키웨스트로 가는 다리에서 보는 바다는 정말 예술이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양옆으로 펼쳐지는데 정말 멋있다. 키웨스트에서는 니코와 하루 종일 걸으며 노을과 바다를 보았는데,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니코와 함께 해서 기쁨도 두 배 행복도 두 배였다.샌프란시코 금문교 이곳은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도 너무나 유명한 골든 게이트 브릿지, 일명 ‘금문교’ 다. 유명한 사진 스팟에서 니코의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촬영에 열심히 협조해준 니코가 너무 예뻐서 간식도 많이 줬다. 니코와 사진을 찍으려 노력했던 순간조차 나에겐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글 사진 정지희에디터 조문주<NICO-이제는 너와 함께>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11-26 15: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