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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1-06-29 09: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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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1-06-29 09: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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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1-06-23 1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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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1-06-21 10: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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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1-06-18 10: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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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1-06-16 10: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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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1-06-14 09: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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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떴다! 진도 삼 남매
- ‘에이, 진돗개는 사나워’ ‘진돗개는 실내에선 기를 수 없어’무슨 그 당치도 않은 말씀!온몸으로 편견에 당당히 맞서는, ‘개셔니스타’ 진도 삼 남매를 소개합니다! 진돗개가 세 마리? “어떻게 진돗개를, 그것도 세 마리나 기르게 되셨어요?” 음, 어디서부터 말씀드려야 하 나 조금 까마득하네요. 점점 개를 진정한 가족의 일원으로 맞이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런 흐름에서조차 우리나라 토종견들은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아직 도 진돗개를 그저 ‘집 지키는 개’, ‘밖에서 길러야 하는 개’라고 여기는 분들도 정말 많고, 때문에 평생 목줄에 묶인 채 외롭게 쓸쓸한 삶을 살다 가는 개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죠. 독구, 백고, 맹고도 바로 그런 환경에서 구조된 아이들이에요. 힘들었던 기억을 딛고 가 족이 된 만큼 저에겐 모두 다 애틋하고 사랑스럽답니다.개셔니스타 독백맹! 선캡, 체크무늬 케이프, 상큼한 계절맞이 옷까지, 독구, 백고, 맹고(이하 독백맹)는 산책 할 때마다 귀여운 아이템을 꼭 한가지씩 하고 나가는데요, 이렇게 꾸미고 나가는 이유는 바로 앞서 말씀드린 혐오적 시선과 발언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서예요. 아무래도 알 록달록 예쁜 모자를 쓰고 있거나 옷을 입고 있으면 개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들 의 태도도 조금은 누그러지거든요. 오히려 예뻐해 주시는 분들도 있고, 혹은 신기해하며 웃어주기도 하세요. 그럴 때면 가장 몸집이 큰 첫째 독구는 꼭 예쁨을 받고 싶어해요. 마사지를 좋아하는 애 교쟁이랍니다. 둘째 백고! 다리가 짧은 웰시코기 형 몸매의 소유견인 백고는 간식이 없 으면 잘 따르지 않아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요, 간식이 없어도 독구나 맹고가 예쁨 받고 있으면 꼭 가서 자기도 예뻐해 달라 머리를 들이민다는 거예요. 질투쟁이거든요. (웃음) 날씬한 셋째 맹고는 사람들을 경계해 멀찍이서 지켜보는데요, 간식을 받아먹을 때도 조 심스럽답니다. 진돗개는 무섭지 않아요 독백맹은 셋 다 모두 실내에서는 절대 배변을 하지 않는 깔끔쟁이 들인데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 세 번 산책을 나가 실외 배변 을 해야 해요. 일단 한 번 떴다 하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하지만 사람들의 눈빛이 언제나 따뜻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신기 함이나 호기심뿐 아니라 공포, 혐오에 찬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 죠. 독백맹도 그런 사람들의 감정을 곧잘 알아차리고 멀찍이 떨어 져서 걷곤 해요. 그냥 쓱 보고 지나치는 사람도 있는 반면, 꼭 안 해 도 될 한마디씩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큰 개를 집 안에서 키 워요?”, “얘 물어요?”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큰 개를 왜 데리고 다 녀!”, “입마개를 해야지 왜 안 해! 아휴, 무서워.”까지 말예요. 누군가는 개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요. 어쩌면 그들 에겐 중대형견인 독백맹이 무섭게 보일 수도 있겠죠. 그런 점을 충 분히 알고 있기에 저 역시 견주로서 철저하게 펫티켓을 지키고 있 어요. 산책할 때마다 목줄, 배변 봉투, 인식표를 챙기는 건 당연히 기본이고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어떤 질문들은 저 같 은 진도 견주들에겐 정말 큰 상처가 돼요.행복도 세 배? 아니 삼만 배! 진돗개를 반려하다 보면 심지어 경찰까지 부르는 사태가 종종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아무리 사회 성이 좋아도 진돗개는 사납다, 공격성이 강하다라는 인식 때문에 산책할 때뿐만 아니라 애견 동반 카페, 애견 운동장, 애견 펜션 등 다양한 곳에서 ‘진돗개, 풍산개는 출입제한!’이라는 차별을 받을 때도 많고요. 그럼에도 둔감화 교육, 사회성 교육 등 끊임없이 배우고 또 노력하는 독백맹이랍니다. 물론 힘든 점도 많아요. 아무래도 커다란 녀석들이 셋이나 되다 보니 신경 써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죠. 하지만 행복도 그만큼 세 배, 삼백 배, 아니 삼만 배는 더 되게 차고 넘친답니다. 우리나라 중, 대형견, 토종견들이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산책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 독구, 백고, 맹고! 삼총사는 지금처럼 엄마랑 건강하고 행복하자! 글.사진 한아름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1-06-29 09: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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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A True Family
- ‘MochaMilk’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그저 모카와 우유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지친 일상 속 소소한 기쁨을 주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채널 규모가 제법 커져 영상 하나하나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처음부터 큰 포부를 안고 반려견을 맞아들인 건 아니었습니다. 조금은 우습지만, 모카와 우유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보들보들한 강아지를 데리고 와야지’ 하고 생각했거든요. 반려동물과 함께하 는 데 따르는 책임이 얼마나 무거울지는 생각하지 않은 채 행복한 일상만을 꿈꿨었죠. 하지만 당연하게도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은 생각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강아지의 모습 뒤 에 반려인의 커다란 수고가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함께하고서 야 깨달을 수 있었어요. 첫째 모카와 함께한 지는 벌써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첫 배 변 교육, 첫 산책, 처음으로 강아지 용품점에 갔던 순간. 참 많은 추 억이 지내온 시간만큼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자식이 될 수 있어요 얼마 전, 뜻밖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건강검진 결과 모카에게서 ‘갑상선 저하증’이라는 질환이 발 견된 것입니다. 병원 문을 나서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차 안에서 펑펑 울던 아내와 함께 눈물 흘리 던 순간이 생생합니다. 이 조그만 녀석이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니요. 저희 부부의 마음은 지하 저 깊은 바닥까지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내가 조 금 더 꼼꼼히 살펴보았더라면, 어쩌면….’ 죄책감과 미안함에 눈물을 멈출 수 없었지요. 누군가는 이런 저희 부부의 모습이 유별나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개가 어떻게 자식 이 될 수 있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종종 봐왔고요. 하지만 저는 딱 잘라 말하고 싶습니다. 개도 자식이 될 수 있다고요. 종도 다르고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조차 못하지만, 피로 이어진 자식만큼 이나 소중한 제 자식이고 가족입니다. 사람보다 낫다 모카, 우유와 함께하면서 ‘때로는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됐어요.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순수한 마음으로 곁을 지켜주는 녀석들을 보면 짠하면서도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1년 전 우리 막내딸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가 떠오르네요. 아기가 우는 소리에 저희 부부보다 더 빠르게 뛰어 올라가던 우유, 잠투정이 심해 아무리 어르고 달래 봐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기를 보며 안절부절못하 던 둘. 막내딸이 기어 다니고, 이유식을 시작하고, 첫걸음마를 떼던 모든 순간 모카와 우유는 함께해 주 었습니다. 그 고마움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도 우리는 일부러 바쁜 시간을 쪼개 놀아주고 쓰다듬어 주는 저와는 달리,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 싶 어 하고 망설임 없이 언제나 자신의 온 마음을 내보여 주는 모카와 우유를 볼 때면 ‘너희 들의 사랑에 어떻게 보답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빠집니다. 아이들이 저에게 주는 사랑에 비한다면 저희들은 언제나 부족한 엄마, 아빠인 것만 같습니다. 매 순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참 시립니다. 모카야, 우유 야, 부족한 엄마 아빠와 함께 살아줘서, 아직은 미숙한 막냇동생도 예뻐해 줘서, 그리고 날마다 웃을 일을 만들어줘서 고맙고 또 고마워. 앞으로도 함께 행복한 추억 많이 많이 만들어나가자. 글.사진 모카 우유 아빠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1-06-29 09: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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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기쁨을 주는 아이
- 엄마의 성 ‘조’, 아빠의 성 ‘이’를 따서 조이가 된 우리의 첫 반려견. 아이가 없는 우리에게 조이는 자식과도 다름없는 소중한 존재다. 닮아가는 우리 조이를 만난 후 우리 가족은 매일 웃는다. 천사처럼 환하게 웃는 얼굴이 예뻐서 웃고, 아기처럼 천진난만하게 장난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웃는다. 또 우스꽝스러운 표정이나 엉뚱한 행동을 보고 웃기도 한다. 우리가 웃으면 이유도 모르면서 조이도 따라 웃는다. 365일 24시간 함께여서 그런가? 조이는 우리와 참 많이 닮아 있다. 그렇게 웃는 날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는 어느 때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 in 제주 조이가 한 살이 되던 해, 우리는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갔었다.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조이는 온몸으로 ‘엄마, 나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덕분에 언젠가는 꼭 이루리라 마음먹었던 제주에서의 삶은 계획보다 훨씬 더 앞당겨졌다. 우리 가족은 바로 그다음 해인 2019년 이른 봄, 제주에 새 보금자리를 꾸렸다. 우선 최대한 자연과 가까운 곳에 터를 잡기로 했다. 조이가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마당과 편히 쉴 수 있는 나무 그늘이 있는 집으로. 담벼락 너머에 노루가 놀러 오고, 밤에는 반딧불이 드문드문 날아드는 제주 동쪽 중산간 마을에 우리는 산다. 조이가 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놀 때면, 발이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 때가 있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보기가 좋다. 제주는 어디든 한 시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멋진 곳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드라이브를 하고, 푸른 물에 몸을 맡겨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며, 넓은 들판을 마음껏 뛰어다닌다. 더 늦기 전에 이곳에 오길 잘했다. 조이에게 ‘제주’라는 기쁨의 선물을 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TIP! 제주에서 반려견과 산책하기 좋은 곳 조이는 주로 바닷가 주변에서 산책을 한다. 그 이유는 아름다운 풍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닷가 주변에는 진드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제주도를 여행할 때에는 진드기 매개 질병인 ‘바베시아’를 조심하여야 한다. 바베시아는 예방약이 없고, 감염되면 치료가 힘들 뿐만 아니라 완치도 어렵기 때문에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환경(오름, 숲, 관리되지 않은 풀밭 등)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편이다. 첫 번째로 추천하는 산책로는 ‘함덕 서우봉 둘레길’이다. 서우봉에 오르면 에메랄드빛 함덕 바다와 한라산, 동쪽의 오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봄에는 유채꽃,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루고 있어서 반려견과 예쁜 사진을 남기기 좋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산책로는 ‘생이기정 바당길’이다. 차귀도를 바라보며 해안 절벽 길을 걷고 있으면 마치 외국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는 동시에 여유로운 산책을 하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산책로가 아닌 등산 코스엔 진드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 피하길 바란다. 세 번째로 추천하는 산책로는 올레길 7코스 외돌개 부근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나무데크로 길이 편하게 나 있어서 반려견과 안전하게 걷기 좋다. 멋진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중간에 넓은 잔디밭이 있어서 신나게 뛰어놀기도 좋다. 다만 이곳은 성수기 때 사람이 많이 몰리므로, 비수기를 노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조이야, 늘 건강해야 해 어느 날 낯선 곳에서 조이를 잃어버렸다. 간신히 조이를 찾았지만 조이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나는 망연자실하여 주저앉아 울었다. 가슴이 찢어진다는 고통을 처음 느꼈다. 깨어나 보니 꿈이었다. 안도감에 몸이 축 처졌다. 하지만 이내 벌떡 일어나 조이를 찾았다. 조이는 구석진 자리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 곤히 잠든 조이의 등을 쓰다듬는데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조이가 없으면 나는 어떻게 하지….’ 뜨거운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하나뿐인 내 딸. 언젠가는 너를 보내줄 날이 오겠지? 엄마는 정말 슬프겠지만 절대 울지 않을 거야. 널 위해 최선을 다한 엄마로, 자랑스러운 엄마로 우리 조이가 기억할 수 있게 매일 노력할게. 함께하는 시간을 행복으로 가득 채울 수 있도록, 부디 늘 건강해야 한다, 조이야. 글.사진 조은채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1-06-23 1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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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짧은 다리의 역습
- 쫑긋 선 귀, 똘망똘망한 눈망울과 촉촉한 코, 스피츠답지 않은 치명적인 짧은 다리. 그의 이름은 바로 봉구 봉구라는 이름을 들은 내 친구들은 모두 다 같은 말을 한다. “유명 밥버거 집 이름이야?” 이젠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지만 그 말에 굳이 반박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동생과 나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봉구라는 이름은 엄마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좀 더 말랑말랑하고 럭셔리(?) 한 이름을 상상했던 나와 동생은 당연히 반대했었다. 하지만 엄마께선 ‘봉구’라고 이름을 짓지 않으면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다 놓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으셨다. 별다른 수가 있겠는가! 울며 겨자 먹기로 녀석을 봉구라고 부를 수밖에.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봉구에겐 봉구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이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됐지만 말이다(웃음). 작지만 커다란 너 다른 이들처럼 나 역시 반려동물을 들이기 전 많은 고민을 했었다. 어떻게 돌봐주고, 놀아주고, 또 아플 땐 어떻게 할 것인지 나름의 대책을 세웠다. 생각해 보면 봉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몸을 벅벅 긁고 있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증상은 더욱 심해져 봉구는 매일 밤잠도 못 자고 몸을 긁어댔다. 병원에서 곰팡이성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들었을 땐 마음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수의사 선생님은 상태가 매우 심각한 상태로, 피부 안쪽에서부터 각질이 심하게 일어나 있으며 조금만 더 방치됐다면 피부가 부패했을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대체 나는 무슨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강아지를 덜컥 데려왔던 걸까,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너무 늦지는 않았으니 치료만 잘하면 금세 좋아질 거라고 하셨다. 하지만 그동안 말도 못 하고 괴로워했을 봉구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 자꾸만 눈물이 났다. 몸에 약을 바르고 일주일 치 약을 처방받은 뒤 집으로 돌아왔다. 혹시라도 봉구가 또 몸을 긁어 상처가 덧나는 걸 막기 위해 넥카라도 씌웠다. 이 작고 작은 아이가 거의 자기 머리 두 개 만한 넥카라를 쓰고 버둥거리는 모습을 보니 또 가슴이 미어져 눈물만 났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내가 책임지기로 한 생명이니 모든 것이 내게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두 번 병원에 가고, 꼬박꼬박 밥도, 약도 먹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날마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또 예뻐해 줬다. 정성이 통한 것일까? 3개월 뒤, 봉구는 씻은 듯이 나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우리집 평화 지킴이 오봉구 사실 우리 자매의 사이는 그렇게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가끔 서로에게 쌓인 불만을 토로하는 정도일 뿐, 평소에는 서먹한 보통 자매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런 우리에게 봉구는 연결고리가 되어줬다. 봉구를 핑계로 함께 산책도 나가게 됐고, 일과를 공유하면서 조금씩 깊은 대화도 나누게 됐다. 또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그때 나는 동생과 꽤나 심각하게 언쟁을 벌이고 있었는데(아마 거의 두 시간도 넘었을 거다) 목소리가 점점 높아질 때쯤, 동시에 우리 자매의 눈에 봉구가 들어왔다. 잔뜩 겁에 질린 채 우리 둘 사이에 엎드려 있는 봉구를 본 순간, 마법처럼 서로를 향한 미운 감정이 착 하고 가라앉았다. ‘너도 감정을 모두 느끼고 있구나, 불안해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니 더 이상 싸울 마음이 들지 않았다. 우리 집 평화 지킴이, 봉구 덕분에 집안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전부 오래가지 못한다.이제부터 우리는 “스피츠는 폐쇄적 사회성이 강한 견종이라 꾸준한 사회성 훈련이 필요합니다.” 한 훈련사의 말을 듣고 애견카페에 봉구를 데리고 갔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봉구는 기가 죽어 숨어다니기 바빴고 친구들이 놀자고 오면 끊임없이 짖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나는 결론을 내렸다. 억지로 사회성 훈련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보면 봉구가 입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강아지를 괴롭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자주 산책을 해 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이 봉구에게도 더 좋을 것이었다. 3년간의 1일 1산책이 도움이 된 걸까? 이제 봉구는 산책길에서 만난 다른 친구들 엉덩이 냄새도 곧잘 맡는다(정작 자기 냄새는 못 맡게 하지만 말이다). 최근 동생이 열심히 돈을 모아 차를 샀다. 봉구를 태우고 처음으로 넓은 공원에 가 봤는데, 신나서 방방 뛰는 봉구의 모습에 또 마음이 시큰해졌다. 매 순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아직 못 해준 것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짧은 다리를 포개고 내 옆에 누운 봉구를 향해 속삭여본다. 부족한 보호자라서 미안하다고, 함께 바다도 보러 가고, 애견 펜션도 놀러 가고, 그렇게 못 해본 것들을 하나하나 경험해보자고, 그리고 내 앞에 나타나 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이다. 글. 사진 오지원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1-06-21 10: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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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이 시대의 스마트 견(犬)
- 우리 딸들은 천재견이야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아가씨 제이와 가족이 된 후 궁금했던 게 하나 있는데요. 바로 ‘우리 강아지는 얼마나 똑똑할까?’였습니다. 태어난 곳, 따뜻한 엄마 품, 같이 어울리던 형제자매를 떠나 저와 가족이 된 지 겨우 이틀밖에 되지 않았을 무렵, 잠도 덜 깬 2개월 차 꼬맹이가 비틀거리며 배변 패드를 찾아 걸어가 쉬야를 하던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거든요. 처음 목격했을 때는 어안이 다 벙벙해 “처…천잰데?!” 하며 물개 박수를 쳤더랬죠. 그러고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의 매력에 풍덩 빠져서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와 또 가족이 되었구요. 레이 역시 또 금방 적응하고는 배변 패드에 볼일을 아주 제대로 야무지게 보더라구요. 그래, 우리 딸들은 전부 천재가 맞아. 신나서 고개를 끄덕이며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의 지능 순위는 어떨까?’ 하며 얼른 검색을 하기 시작했죠. 그렇다면 얼마나 지능, 흔히 ‘IQ’라고들 많이 이야기하는데요, 꽤 오래전 일이지만 지능에 대해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최초의 지능 검사는 전쟁과 관련이 있었다고 하는데, 전쟁터에서 적군과 아군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이를테면 총기나 무기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가에 대한 평가 등을 가려내어 우수한 군인을 효율적으로 훈련하기 위해 했던 검사가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더라구요. 다들 어렸을 때 지능 검사 한 번씩 해보셨지요? 보통은 100을 기준으로 해서 지능이 높고 낮음을 가르게 되죠. 멘사 회원들은 기본 IQ가 150, 160 이상이라고 하는데, 무튼 이래저래 뒤적거리다가 강아지들의 지능도 견종마다 차이가 있다는 글을 봤어요. 에헴, 나는 천재견을 모시고 사는 견상궁! 당연히 우리 딸들은 상위권이겠지 기대하고 스크롤을 내리는데, 음…음…내려도 내려도 보이지 않는 그 이름. 66위 :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아니, 분명히 울 애들은 천재임이 분명한데! 믿을 수 없다! 숫자는 숫자일 뿐 그러고 보면 강아지의 지능 역시 사람의 편의에 의해 측정되는 것이 아닐까요? 전쟁터에서 잘 싸우는 군인이 가장 우수한 군인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지시에 잘 따르는 견종이야말로 우수하고똑똑한 견종일까요? 만약 아니라면, 강아지의 지능은 어떤 기준으로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요즘은 사람의 지능도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누군가는 예술적 지능이 높지만 사회적 지능은 낮고, 누구는 학습 지능은 높지만 창의성 부분은 약점일 수 있다는 등. 우리 강아지 친구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장애물을 멋지게 잘 넘는 아이가 있고, 요리조리 빠르게 수영을 잘 하는 아이가 있고, 또 유난히 강아지 친구들을 좋아하고, 알뜰히 잘 살피는 아이가 있는 것처럼요. 아무렴 어때요? 숫자는 숫자일 뿐, 반려인과 깊이 교감하며 매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산책도 하고 위로도 받고, 늘어져 쿨쿨 낮잠도 자고, 자주, 또 많이 웃으며 살면 되는 거 아닐까요? 그게 바로 천재견의 일상이지요. 글 김윤정사진 이성훈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1-06-18 10: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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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CHEMI-STRY
- 믹스견 클로이의 임보처를 찾아요 2019년 4월 7일, 내가 유기견 입양 거리제에서 처음으로 클로이를 만난 날이다. 길 위에 버려졌던 많은 아이들이 임시보호자와 함께 울타리 안에서 눈을 빛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그때 갈색의 맑은 눈, 머털이처럼 정리되지 않은 털, 걱정 없어 보이는 해맑은 얼굴을 한 아이가 긴 발톱으로 내 다리를 툭 치며 인사를 건넸다. ‘추정 나이 2~3살, 4.2kg, 안락사 직전 구조된 암컷 믹스견, 심장 사상충, 구조된 아이 중에 가장 털 빠짐이 심함, 다른 강아지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편,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 입양제 벽면에 적혀있던 그 아이의 이름은 클로이였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밥 먹는 내내, 내 다리를 툭 쳤던 클로이의 갈색 눈망울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잔잔한 행복이 모여 ‘단기 임보처에 있지만 내일부터는 위탁처로 돌아가게 됩니다.’ 유독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었다. 입양은 고사하고 당장 임시 보호처조차 구해지지 않은 아이였다. 사회성이 떨어지는데 위탁처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도 잠시 집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반려견 현미가 떠올랐다. 2017년 8월. 우리와 가족이 된 현미는 이미 2번의 파양 경험이 있는 파양견이었다. 전 주인이 3개월 정도 된 현미를 분양받아 키우던 중, 집주인의 반대로 파양하게 되었다고 했다. 강아지에 대한 경계심이 있는 클로이가 현미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선뜻 임시 보호를 결정하기 망설여졌다. 하지만 결국 나는 남편과 며칠간의 고민 끝에 임시 보호 신청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임시 보호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었다. 유기견 거리 입양제에 한 달에 한 번은 참석하기. 온라인카페와 SNS에 클로이의 모습, 성향, 근황을 기록하기. 예쁜 모습만 기대하고 유기견을 입양했다가 다시 파양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에 털 빠짐, 사회성, 심장사상충 등 입양 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들을 신청서에 세세하게 적었다. 입양하길 참 잘 했다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언제 남이 될지 모를 기약 없는 네 식구가 되었다. 말 그대로 ‘임시’ 보호자. 임시라는 단어에 이토록 무거운 책임감이 드는 것은 살면서 처음인 것 같았다. 첫날 클로이는 밤새 기침을 했다. 조금만 추워도 몸을 바들바들 떨었고 하루 대부분을 누워서 보냈다. 코는 바짝 말랐고 숨 쉬는 것을 힘들어해 급한 대로 방 안에 젖은 수건을 옆에 놓아주었다. 첫날은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고, 다음날은 가벼운 산책을 했다. 클로이는 산책하는 동안 줄을 당기거나 흥분하지 않았다. 오롯이 냄새 맡는 것에 집중하는 듯 보였다. 굳은살 없이 말랑한 발바닥 패드와 아주 길고 날카로운 발톱을 보니 아마도 오랜 시간 바깥세상에서 자유로이 산책한 적 없어 보였다. 위탁처에서 다른 강아지와 잘 어울리지 못한다던 클로이였다. 실제로 산책을 데리고 나가보면 다른 강아지가 다가오는 것을 불편해했고, 현미에게조차 경계심이 가득했다. 다행히도 현미는 물도, 밥도, 간식도, 장난감도 모두 클로이에게 양보해 주었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최대한 애정 표현을 자제하고 무심하게 대하는 것뿐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바짝 말랐던 코는 촉촉하게 윤기가 생겼고, 속살이 다 보일 정도로 듬성듬성했던 털은 어느새 빼곡하게 채워졌고, 뼈가 만져지던 마른 몸엔 포동포동 살이 올랐다. 걱정했던 심장사상충도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한 달, 두 달, 임시 보호 기간이 길어질수록 알 수 없는 조바심이 들었다. 남편과 나는 서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클로이를 보낼 수 있겠느냐고. 둘 다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클로이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렇게 클로이와 평생을 함께하기로 했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현미와 클로이는 서서히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이젠 매일같이 레슬링하며 뛰어놀기 바쁘고, 함께 몸을 맞대고 잠자리에 드는 것은 일상이다. 가끔은 서로의 행동을 거울처럼 따라 하기도 한다. 지극히 평범했던 나와 남편의 일상이, 클로이로 인해 잔잔한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우리 부부는 매일같이 얘기한다. 우리, 입양하길 참 잘했다. 글.사진 채혜영에디터 조문주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1-06-16 10: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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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P. BY MY SIDE
- 첫 만남은요 처음으로 아메리칸 불리라는 견종을 접한 건,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였어요. 생긴 건 묵직하고 우락부락하게 생겼으면서 막상 성격은 순둥순둥한 게 참 매력적이다 싶었지요. 타지 생활이 길었던 터라 혼자 사는 게 편했던 저는 자연스레 귀국 후에도 혼자 보금자리를 꾸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찾아온 외로움은 이전에 느꼈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어요. 끝이 없는 외로움과 무력함에 지쳐가던 저는 이곳저곳을 수소문한 끝에 김포에서 지금의 악동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왜 악동이냐고요? 많은 분이 악동이라는 이름에 담긴 사연을 궁금해하시는데요, 음, 어린 시절의 저는 말 그대로 말썽꾸러기였다고 해요. 네, 악동이는 사실 제 별명이었습니다. (웃음) 당시의 저처럼 천진난만하고 건강하게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악동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솔직히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워낙 장난기가 많은 녀석이라 뭐든지 입으로 가져 물고 뜯고 하는 통에 멀쩡한 가구가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또 배변 훈련도 쉽지 않았고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타이르고 또 타이른 결과 어느 순간 악동이도 철이 들더라고요. 물고 뜯지도 않고, 아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배변을 가리는 걸 봤을 땐 거의 감격스럽기까지 했다니까요. 아, 이게 바로 사랑의 힘인가? 강압적인 교육보다는 지속적인 관심, 애정이야말로 반려견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이요? 이런저런 일들로 제 기분이 좋지 않거나 우울할 때,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제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정말로 요 녀석은 얼굴만 봐도 제 기분을 바로 알아차리나 봐요. 머리가 복잡해 잠시 쉬려고 소파에 누워있으면 총총 다가와 은구슬 같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절 빤히 쳐다봅니다. 기특한 녀석, 마치 위로를 해 주는 것 같지요?악동’s favorite 뜻밖에도 악동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스파’예요. 몸에 물이 닿으면 발버둥을 치고 도망가려는 강아지도 많다고 들었는데, 악동이는 이상하게 샤워할 때조차 눈을 지그시 감고 얌전히 물줄기를 즐긴답니다. 사실 저도 스파 마사지를 받는 걸 좋아하는데, 서로 닮아간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또 악동이는 정말 사교성이 좋은데요, 꼭 자기가 소형견인 줄 아는지 작은 친구들을 보면 낑낑대면서 좋다고 온몸으로 표시를 하는데 귀여워 죽겠다니까요. 또 공만 보면 환장(?)을 할 정도로 저를 닮아 스포츠도 무척 좋아하고요. 제가 TV로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고 있으면 꼭 옆에 와서 가만히 스크린을 쳐다봐요. 뭔가 정말로 아는 것처럼 말이에요. 요즘은 유니폼도 전부 세트로 맞춰서 함께 입고 열심히 응원도 한답니다. 마지막으로 악동이는 캠핑 가는 걸 무지 좋아해요. 제가 아무래도 ‘집돌이’다 보니 에너지 넘치는 악동이는 많이 답답했나 봐요. 그래서 얼마 전에는 캠핑 갈 때를 대비해 커다란 차도 한 대 구입했답니다. 커다란 차에 악동이를 태우고 바람을 솔솔 맞으며 달리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요. 악동이도 기분이 좋은지 냄새도 킁킁 맡고 주변 경치나 물가를 빤히 쳐다보는데, 어딘가 할아버지 같아서 정말 웃겼어요. 아,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글쎄 악동이가 밤에 코를 어찌나 우렁차게 골던지 깜짝 놀란 거 있죠?이대로 쭉 함께 끝으로, 악동이는 제게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랍니다. 사건 사고도 잦았지만 혼자 살면서 지치고 외로울 때 항상 곁을 지켜준 건 친구도, 가족도 아닌 악동이었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악동이를 데리고 본가에 갈 때면 모든 가족이 악동이를 예뻐해 줘요. 특히 아버지가 악동이를 정말 좋아하시는데, 아마 악동이가 옆에서 저를 알뜰살뜰 잘 챙겨준 결과겠지요? 이제는 서로의 존재가 너무도 당연해진 우리지만, 그래도 새삼 한 가지 소원을 더 빌어봅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쭉 함께이기를!글.사진 악동이 파파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1-06-14 09:4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