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STORY | 2020-06-22 10:40:47
-
[STORY]
STORY | 2020-06-17 12:42:28
-
[STORY]
STORY | 2020-06-10 16:42:24
-
[STORY]
STORY | 2020-06-10 16:40:04
-
[STORY]
STORY | 2020-06-10 15:04:07
-
[STORY]
STORY | 2020-06-10 15:03:32
-
[STORY]
STORY | 2020-06-10 15:02:39
-
- 깨물어도 안 아픈 손가락
-
제이와 가족이 되기 전까지는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라는 견종에 대해‘듣보잡’이었던 견상궁.인터넷을 샅샅이 뒤져가며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에 대해공부하고 또 공부했었더랬죠.평생 가족을 결정하는 일이었기에,조금이라도 더 신중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헛짖음이 없다’, ‘단모종이지만 털 빠짐이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에 대해 하시는 말이에요. 더불어 ‘집 안에서 함께 지내기 좋다’는 긍정적인 평이 참 많았답니다. 정보를 찾고 나자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라는 견종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드디어 제이를 만나게 되었죠. 음..... 네, 헛짖음은 거의 없었어요. 털 빠짐도 없는 줄 알았답니다. 게다가 가족이 된 지 며칠도 안 되어 척척 배변 패드에 쉬야, 응아를 가리는 똑똑함까지! 정말 제이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었죠.그다음 가족이 된 레이!그런데 레이는 도무지 가족들에게 곁을 주지 않았어요. 게다가 가족들이 집을 비울 때면 하울링을 하기까지 했답니다. 결국 특단의 조치로 레이와 함께 시끄럽고 소란스런 길 위주로 매일매일 열심히 산책을 다녔죠. 오히려 집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말이에요.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 어느 정도 안정이 됐는지 하울링은 다행히 사라졌어요. 그리고 써니! 그런데 제이와 달리 써니는…. 잘 짖었어요.(웃음) 그것도 아주 우렁차게 말이죠. 멍! 멍! 멍!그래서 제 결론은, ‘견종이 가지고 있다는 특징 따위, 믿거나 말거나!’라는 거예요. 사람 역시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객관적으로 아무리 나열한들, 개개인의 성격까지 어떻게 똑같을 수 있겠어요?각자도생(各自圖生)같은 카테고리에 묶인 세상 모든 생물들은 모두 공통의 요소들을 지니고 있죠. 그렇다고 해서 각자의 성격들이 다 똑같을까요? 당장 ‘사람 종’에 속해있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를 떠올려봅니다. 나와 똑같은 성격의 인물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지 말이죠. 하지만 누구나 생각하듯, 그런 존재는 세상에 없습니다. 심지어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쌍둥이조차도 서로 성격이 다르죠.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리 견종의 성격을 궁금해하는 것일까요? 물론 저부터도 그랬지만 말이에요. 다들 각자도생하기 위해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꾀순이 제이는 언제든지 자기가 가장 먼저 씹고, 뜯고, 즐기고, 예쁨을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1인자’ 스타일이에요. 뭐든 제일 먼저 하려고 요리조리 눈치 백단으로 잽싸게 움직이죠.반면 멍순이 써니는 덩치만 크지 눈치 없기로 유명해요. 뭐든 일단 직진으로 뛰어들어 앞장서지만 늘 제이에게 선수를 뺏깁니다.마지막으로 얌전 떠는 레이는 뒤에서 요조숙녀처럼 세상 불쌍한 척하면서 한 번이라도 더 견상궁 눈길을 사로잡아 보려고 애쓰는 연기파! 이렇게 각자 성격에 맞게 ‘어떻게 하면 좀 더 사랑받을까?’ 궁리하면서 각자도생하고 있는 개순이들이에요. 안 아픈 손가락얼마 전 정수기 필터 교체해 주시는 분이 오셨을 때의 일인데요, 제주에서는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를 키우는 분을 만나기 쉽지 않았는데, 마침 다른 고객님 댁에서 같은 강아지를 본 적이 있다고 하시며 세상 얌전하다 칭찬을 해 주시더라고요.칭찬 한마디에 견상궁 어깨 뽕은 절로 수직 상승! 그러다 “세 마리나 있는데, 특별히 누가 더 예쁘고 그런 마음이 드는 녀석이 있나요?” 하고 물어보시더라고요.그래서 “한 마리는 어렸을 때부터 키워서 정이 많이 든 데다 똑똑해서 예쁘고, 다른 한 마리는 아묻따(아무것도 묻고 따질 것도 없이) 예뻐서 예쁘고, 나머지 한 마리는 백치미가 있어서 예뻐요!”라고 했더니 0.1초 만에 써니를 보시며 “얘요?” 하시는 거 있죠?역시 숨길 수 없는 백치미를 가지고 있는 그녀를 단박에 알아보시더라고요.지금은 모두 자연스럽게 가족이 되었지만, 사실 서로에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가끔은 힘들고 가끔은 귀찮기도 하고 가끔은 속상하고 가끔은 즐거우며 또 가끔은 행복하죠.그렇지만 셋 다 깨물어도안 아픈 손가락들이랍니다.굳이 세게 꽉 깨물 이유가 없잖아요?
성격이요?“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는 성격이 어때요?”누가 물으신다면 이제는 정. 확. 하. 게. 말씀드리려고 해요.싹~ 다~ 달라요. 하지만 보호자가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또 달라지겠죠. 당시 10개월, 한 번 쓰담 쓰담 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간식으로 유혹했건만, 절대 곁을 주지 않던 레이.또 처음엔 단 1초도 제 품에 안겨있지 못하고, 그 맛있는 간식도 먹을 줄 모르던 써니와 허둥지둥하던 우리들. 많은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지금은요? 다들 엄마 껌딱지들이죠. 각자의 성격들을 잘 파악하고 함께 맞춰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오늘도 각자 개성 있는 성격의 소유견들은 견상궁 옆에 자리 잡고서는 눈맞춤하고 있답니다.간식 타임을 기다리는 거겠죠?(웃음) CREDIT글 사진 김윤정에디터 이혜수<견상궁 수발라이프-깨물어도 안 아픈 손가락>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22 10:40:47
-
- 한 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도록
- 반려견과 함께하는 것은 단순히 '가족을 만든다'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처음엔 내가 느루를 일방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느루가 내게 주는 조건 없는 사랑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 출산한 아이와 새로운 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느루가 버거워하지 않도록, 한 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다. 바쁜 일 중독자를 만나다남편과 나에게는 강아지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결혼 전 부산으로 데이트를 갔을 때 어떤 한 카페에 여러 가지 순우리말들이 적혀있었다. 단어들을 찬찬히 살펴보던 중 유독 ‘느루’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한 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도록’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였다. 그 당시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갈팡질팡하던 시기였던 터라 느루라는 단어가 가진 뜻이 내게 너무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때 남편과 ‘나중에 우리가 결혼해서 반려견을 키우게 된다면 순우리말로 이름을 짓자’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결혼을 했고, 지금의 ‘느루’를 만날 수 있었다.결혼 후 우리는 매일 함께할 반려견을 어디서 입양하면 좋을지 종종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우리는 함께 삶을 공유하며 추억을 쌓아나갈 견종부터 정하기로 했다. 다양한 활동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러 아웃도어 활동을 함께할 수 있는 견종을 원했다. 우리는 결국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견종인 ‘보더콜리’를 선택했다. 초록색 창에 보더콜리를 검색하면 제일 먼저 뜨는 문구가 있는데 바로 ‘가만히 있지 못해 언제나 바쁜 일 중독자로 불리는 개’이다. 결혼 전 부모님과 함께 살 때 소형견인 몰티즈를 13년 키운 나는 나름 강아지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자만이었다는 것을 일 중독자 보더콜리인 느루를 통해 깨달았다.
순우리말 ‘느루’는나와 함께하는 반려견의 이름이다
아무것도 몰라요독립해서 처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반려견을 키운다는 설렘에 인터넷을 이리저리 찾아보기를 3개월. 어떤 한 블로그에서 느루를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다. 시부모님이 키우시는 보더콜리가 마지막 3번째 출산을 했는데 이미 반려하는 강아지가 많아 다 키울 수 없어 분양을 보낸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었다.그 당시 부모견과 함께 자연스럽게 자란 반려견을 원했던 남편과 나는 따뜻해 보이는 시골에서 엄마 강아지와 함께 있는 사진 속 느루를 보고 서둘러 전라남도 강진으로 향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 걸음에 달려가 느루를 만났는데, 막상 엄마 강아지를 보니 애지중지 기른 새끼를 모르는 사람인 내가 갑자기 데려가는 것 같아 미안했다. 출발할 때와는 다르게, 느루를 데리고 오는 길의 차 안 공기엔 막중한 책임과 무거운 마음이 뒤섞여 있었다. 낑낑거리는 느루를 안고 둘 다 말없이 서울까지 왔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듯 순진한 눈빛의 느루와 함께,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우리도 서울에 도착했다. 가족이 된다는 것보더콜리라는 견종은 가장 똑똑한 강아지 1순위로 잘 알려진 견종이다. 처음으로 중대형견을 키워보는데다가 보더콜리라는 견종에 무지했던 남편과 나는 꽤나 많은 공부를 해야만 했다. 느루가 6개이 될 때까지 우리는 가족이 되는 데 꼭 필요한 여러 과정을 거쳤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느루지만,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벽이나 물건을 이리저리 뜯어놓는 느루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처음 보더콜리를 키워보는 견주로서 서툰 점이 많았던 우리는 독 트레이닝 영상, 책, 수업까지 다양한 훈련 방법들을 찾아보며 하루하루 연습을 해나갔다. 그 과정들을 통해 나 또한 반려견과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고맙게도 느루는 그 모든 훈련에 잘 따라주었고, 지금처럼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었다.CREDIT글 사진 김성은에디터 이유경<ALWAYS - 한 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도록>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17 12:42:28
-
- 가을 꽃미남 뚱이
- 가을 꽃미남 뚱이
“뚱이야, 밥 좀 먹자 응? 제발.”애타는 나와 가족들의 마음을 모르는지,아니면 알면서도 몸의 통증 때문에 입맛을 잃었는지요즘 들어 뚱이는 도무지 밥을 먹으려 하지 않는다.
세월 앞에서는우리는 새로운 사료를 찾고 과일 주스를 만들어 먹이면서 뚱이의 입맛을 되찾아 주려고 애를 쓴다. 사실 뚱이는 그 몇 개월 사이에 식사량 뿐만이 아니라 음수량도 줄어든 것 같다. 이제까지의 뚱이는 밥을 잘 먹고 물도 아주 많이 마시는 아이였다. 그게 16살의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드는 동안의 비법 이었다.뚱이는 밤에 디스크 통증 때문에 아파서 잠을 못 자는 와중에도 씩씩하게 간식을 열심히 받아먹었다. 그리고 그렇게 잠을 못 잔 다음 날에도 아침 밥을 먹고 물 한 그릇을 뚝딱 먹는 고맙고 기특한 아이였다.그래서 아마 쓰고 맛없는 약도 버텨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 앞에서 약해지는 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식욕도 잃어가고 힘이 빠지고 성격도 변하는 건.프로 순둥이우리가 뚱이를 처음 만난 건 2월이었다. 펫시팅(pet sitting)으로 시작된 인연은 그 후로도 이어졌다. 뚱이는 언제나 심장약과 디스크약을 먹고 있었고 가끔은 안약과 귀 약을 필요로 할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제까지 다른 강아지에게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려 본 적이 없고 마킹 실수를 해 본적도 없었던 순둥이 뚱이.허리 통증 때문에 항상 천천히 산책을 해야만 했고 그마저도 고작 세 발자국밖엔 못 딛을 때도 있었지만 제 자리에 한참을 서서 얼굴을 스치는 바람을 느낄 줄 아는, 그 짧은 순간의 즐거움을 아는 아이였다.어린 시절에는 나름 개구쟁이였다나?이런 뚱이에게도 당연히 어린 시절이 있었다. 보호자님한테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그땐 말티즈 누나 ‘포피’의 ‘개구쟁이 남동생’이라는 역할을 제법 잘 수행했다고 한다. 식탐이 많았던 7kg의 뚱이는 2.4kg의 작은 체구의 포피 누나 밥을 뺏어 먹기도 했고, 때때로는 엄마의 무릎 위에 있는 누나를 밀어내고 엄마 무릎을 차지하기도 했다나.그러다가 누나가 작은 으르렁거림과 조그만 송곳니로 경고를 할 때면, 덩칫값을 못하는 쫄보 동생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고 한다. 뚱이의 가족들에겐 뚱이와 포피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고 힘이 솟는 오누이였지만 포피는 2년 전인 2017년에 홀연히 강아지 별로 떠났다고.그때는 누구도 포피를 보낼 준비가 안 되어있었다는 말을 하는 보호자님은 지금도 때때로 포피의 빈자리를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처음 만난 돼지고기란!뚱이는 어린 시절부터 알레르기 때문에 오리와 생선으로 된 사료와 간식만을 먹을 수 있었고, 또 나이가 들면서는 약해진 이빨 때문에 딱딱한 것은 먹기가 힘들었다고 한다.그러다 치료를 위해서 먹게 된 스테로이드 약 효과로 알레르기 반응이 줄어들어서 예전보다는 비교적 편하게 사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마저도 요즘은 입맛이 없어서인지 잘 먹으려고 하지 않았던 거였다. 그러던 중 다행히도 며칠 전에 뚱이는 입맛에 맞는 습식사료를 찾았다고 한다.16년 견생에서 처음으로 맛본 돼지고기의 맛이란! 보호자님께서 보내주신 영상 속 뚱이는 그동안 알레르기 때문에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던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한 습식사료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우리는 뚱이가 오랜만에 허겁지겁 맛있게 먹는 영상을 보면서 다 함께 안도와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역시 뚱이에게는 ‘뚱이’ 라는 이름이 제격이라는 생각과 함께.시간이 흘러도 뚱이는선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잃지 않았다
노란 스카프 두른 꽃할배보호자님은 뚱이가 노란 스카프를 두른 사진도 보내주셨다. 노란 스카프의 사나이. 10월 30일, 가을의 한가운데에 태어난 뚱이에게 노란 스카프는 그 누구에게보다도 찰떡이었다. 뚱이의 모색과도 잘 어울렸지만 무엇보다 절대 동안인 뚱이를 더 아기처럼 어려보이게 했고, 가을의 상징인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을 떠올리게 했다.그리고 야속하게도 시간은 더욱 빠르게 흘러 이제 완연한 가을에 머물러 있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꽃미남 뚱이의 16번 째 생일을 미리 축하하며, 17번째 생일도 노란 스카프와 함께 그리고 그 후의 생일에도 뚱이 특유의 해사한 웃음을 오래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한다.<가을 꽃미남 뚱이 - 예비 수의사의 일기>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CREDIT글.사진 성예빈에디터 이혜수 - STORY | 2020-06-10 16:42:24
-
- 공생, 함께 살아간다는 것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1)
- 공생, 함께 살아간다는 것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루벤과 페티의 중성화에 대해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된 건가끔 애견 관련 전시회를구경하러 다니던 중,우연히 접한 정보들 때문이었다.하지만 동물병원 선생님은루벤은 남자아이에 이미 성견이어서중성화를 한다고 해도 성격이나 성향,배변습관 등이 크게 바뀌지 않을가능성이 크다고 하셨다.그렇다고 여자아이인 페티를중성화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암컷을 중성화하기 위해서는 개복수술을 진행해야만 했고, 중성화 이후엔 대개 호르몬 변화가 급격해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 다반수라는 점 또한 마음에 걸렸다.그러던 와중에 암컷인 페티의 모성애를(호르몬적으로)해소해 준 후 중성화를 하게 되면 수술 이후에 오는 스트레스가 많이 감소할 것이라는 소견을 들었다.‘그렇다면, 페티를 위해 새끼를 가지게 해 보면 어떨까?’섣불리 결정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기에 고민의 무게는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인지, 페티와 루벤의 새끼들을 보고 싶다는 가족들의 의견이 많았다. 특히 그건 아버지의 ‘평생의 소원’이기도 했다.결국 우리 가족은 ‘어렵겠지만 아이들을 다 키울 수 있겠다’는 결정에 다다랐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서 계획하고 준비해야만 했다. 루벤과 페티를 한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 페티와 루벤은 서로 평생의 짝꿍이나 다름없다. 특히 루벤은 항상 페티만을 쫓아다니고 구애하는 그런 지독한 사랑의 주인공이다.2019년 초, 루벤의 끈질긴 구애에 힘입어(?) 페티의 뱃속에 아이들이 들어섰다는 기쁜 소식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갑작스러운 소식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페티의 임신소식을 지지해주고 축복해주기로 했다. 이 또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과 노력을 페티와 루벤에게 쏟는 것이 주인의 역할이자 가족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초음파의 미스터리 그리고 순산 준비임신 후, 페티는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다양한 건강검진들을 받았다.어느덧 임신 막바지가 다되었을 때쯤 찍은 초음파 사진에는 세 마리의 아기천사들이 페티의 뱃속을 꽉 채우고 있는 게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세 마리가 아닌 아홉 마리가 태어난 지금의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어이없는 해프닝이지만, 누가 그 상황에서 초음파 사진을 부정, 의심할 수 있었을까?우리도, 선생님도 당연히 ‘건강한 세 마리’라며 페티의 건강한 순산을 위해 축복해줬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페티의 출산 예정일은 3월 28일에서 4월 1일 사이였다. 예정일이 나오자 엄마는 24시간 케어를 할 수 있도록 안방 침대와 옆방에 안전울타리를 치고, 담요를 두 겹 세 겹으로 깔고, 여분의 수건을 몇 장씩 쌓아 두었다.그리고는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진통과 출산을 위해 깨끗이 소독된 의료용 가위, 명주실 세 가닥, 그리고 아이들에게 묶어줄 리본 등도 준비해 놓았다. 드디어, 출산3월 29일 오후 5시쯤, 페티는 배가 아프기 시작했는지 알아서 옷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놀랐지만 침착하게 물그릇과 담요 몇 장을 더 들고 페티를 따라 들어갔다.엄마는 페티의 곁에서 긴장한 페티를 달래주고 최대한 편한 자리에 긴징을 풀고 누워있도록 했다. 폐티 본인도 곧 아가들이 나오는 걸 직감했는지, 힘을 줬다 뺐다를 반복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고 한다.그렇게 진통을 견딘 지 한 시간쯤 되었을까? 첫째 베리, (당시 빨강이, 또는 딸기라고 불렀던)눈이 조그맣고 눈썹이 진한 첫째 딸이 태어났다!서둘러 아기의 젖은 몸을 마른 수건으로 닦고 감싸서 페티에게 보여주고 나면, 페티는 아기의 태반을 먹고 나서 천천히 아기를 핥아주며 젖을 물렸다. 알려준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알아서 아기를 그렇게 잘 챙기는지….더 놀라운 것은 방금 막 태어난 아이가 어떻게 눈도 뜨지 못한 채 기어가서 본능적으로 젖을 찾아 빠는지…. 그저 감동의 연속이었다. 첫째가 태어나고 얼마 안 있어서 페티는 다시 진통을 시작했다.약 20분가량의 시차를 두고 둘째가 태어났다. 또 딸이었다. 주홍이, 지금의 루카가 꼬물이들 중 둘째로 태어났다.특히나 토실토실한 것이 꼭 다람쥐 같아서 ‘페티가 셋 중 둘을 건강히 잘 낳았으니 고지가 눈앞이다’라고 자만하고 있었다.그런데 어? 아니 잠깐, 아들이었다! 주홍이는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다! 워낙 아기의 꼬치(?)가 너무 작고 명주실로 감아놓은 배꼽 매듭이랑 헷갈린 탓에 숙녀인 줄 오해했던 주홍이는 아들래미였던 것이다. “어~어~어~ 막내다!” 여섯 시 삼십 분 정도에 셋째 노랑이, 지금의 디올이가 태어났다. 휴, 셋 중에 가장 작긴 했지만, 바로 젖을 찾아 본능적으로 엄마에게 꼬물꼬물 기어가는 걸 보니, 이 녀석 똑똑하구나! 안심이 됐다.그제야 엄마는 방에 있던 나를 부르셨다. 혹여나 페티가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으면 긴장이 돼서 새끼들을 안 낳으려고 참을까 봐 엄마는 최대한 일을 마무리하시자마자 나를 부르신 것이다.(참고로 그때까지만 해도 주홍이를 딸인 줄 알고 계셨다.(웃음)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2편에서 계속됩니다)CREDIT글.사진 김주리에디터 이혜수<헝가리안 비즐라-공생, 함께 살아간다는것 :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1)>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10 16:40:04
-
- 다사다난 릴케의 성장기
- 쿠이커혼제 릴케다사다난 릴케의 성장기-두 번째 이야기-
앞으로 평생 둥지가 될보훔(Bochum)으로 온 릴케는아빠의 곁에서 한 발자국도떨어지려 하지 않았다.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만난 유일한 사람이아빠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공원에는 배변 봉투가 마련된 곳도 있지만따로 챙기는 것이 좋다.
새로운 환경과 릴케의 배변훈련릴케는 이미 집으로 오기 전에 마누엘라로부터 어느 정도 배변훈련을 받았다. 남편은 릴케의 배변 습관을 길러 주기 위해 침실 대신 거실에서 생활 했다. 거실이 아무래도 정원과 가기 때문이었다.또, 릴케가 낯선 환경에 빨리 적응하도록 위층 계단 아래위에 안전가드를 설치했다. 열흘이 지나, 이층 침실의 침대와 같은 높이의 보 조침대 위에 릴케가 잠잘 수 있는 강아지 케이지를 올려놓았다.이 강아지 케이지는 장시간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쓸 수 있고, 운전석 뒷자리에 설치 할 수도 있기에 꽤나 유용했다.강아지는 절대로 자신이 자는 공간에서는 배변하지 않기에 취침할 때엔 이 케이지 앞뒤 쪽과 옆면에 있는 지퍼를 모두 닫는다. 그리고 릴케가 밤에 끙끙거리며 배변 하고 싶다는 사인을 보내면 얼른 강아지를 꺼내 안고 정원으로 가 볼일을 보도록 한다.강아지 사료와 하루 식사릴케를 데려오기 전, 우리 부부는 강아지 사료에 관한 오랜 토론 끝에 건식 사료가 아닌 습식 사료를 주기로 했다. 건식 사료의 경우 우리에게 편하고, 무엇보다 시간을 절약해 강아지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습식 사료는 준비과정이 조금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거의 원재료 그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다.손이 많이 가는 사료지만 강아지가 음식의 향과 맛 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첨가제가 건식 사료보다 현저하게 적게 들어가 있다.릴케는 간식을 제외하고 아침, 점심과 저녁으로 나누어 하루에 총 240-300g의 음식을 섭취한다.릴케가 어려서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음식을 섭취하지만 크면 하루 두 번으로 줄이도록 할 계획이다.강아지 병원 방문과 설사릴케에게 예방주사를 맞히기 위해 병원에 가려고 계획했는데 릴케가 설사하는 바람에 하루 앞당겨 가게 되었다. 병원 의사인 헤르츠 박사님은 처음 부터 약을 주지 말고 우선 식이요법으로 개선할 것을 권장했다.처방전의 내용은 당근에 물을 섞어 간 당근 주스, 닭가슴살과 밥을 섞어서 하루 세 끼를 주라는 것이었다. 그 이외의 음식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해서 간식으로도 닭가슴살만 먹였다.이 식이요법의 도움으로 우리는 릴케의 설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강아지 학교와 릴케의 일과릴케가 온 지 이주 뒤, 드디어 강아지 학교에 입학 하는 날이 되었다. 매주 토요일 오후 한 시는 릴케가 다른 강아지들과 신나게 노는 시간이자 인내심을 배워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첫 시간에 릴케는 우선 목줄을 빼고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마음껏 뛰며 놀았다. 강아지 학교 덕분에 릴케는 우리가 두 번째 손가락을 치켜들고 ‘앉아’를 외치면 얌전히 앉을 수 있게 되었다.아침에는 릴케가 소변을 보도록 정원으로 데려간다.릴케의 아침 식사 후, 출근 준비가 끝나면 집 바로 뒤에 있는 공원에서 산책을 시킨다. 릴케는 공원에서 다른 강아지들과 뛰어놀기도 하고, 배변을 보기도 한다. 때에 따라 릴케는 남편을 따라 회사에 따라가기도 한다.필자와 함께 집에 있는 날은 하루 다섯 번 이상 집 밖으로 나간다. 독일의 공원에는 배변 봉투가 마련된 곳도 있지만 따로 챙기는 것이 좋다.배변 훈련부터 학교 입학까지, 짧은 시간 동안 릴케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릴케는 우리와 처음 만났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혹시나 불편하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 릴케가 어려움 없이 잘 놀고, 잘 생활하며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CREDIT글.사진 이영남에디터 이유경<쿠이커혼제 릴케-다사다난 릴케의 성장기>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10 15:04:07
-
- 그래서 널 더 사랑한단다.
- 크리스의 크리스마스그래서 널 더 사랑한단다
크리스!!!급기야 터지고 만내 분노에 찬 목소리에,옆에서 함께 걷던 딸아이는품에 안긴 크리스의편을 들고 나섰다.“엄마, 크리스한테 그러지 마.다른 개들도 짖고 있잖아!”
사진 한 장 마음 편히 찍을 수 없는 너크리스는 산책하기 힘든 개다. 누군가 근처에 다가오기만 하면 상대방이 개든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짖고 화내기 바빠서다.하지만 그 날은 크리스가 유난히 예쁘게 미용을 받았던 날이었고, 인형처럼 깜찍한 그 모습을 꼭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던 나는 오늘만큼은 기필코 성공하겠다며 집에 있던 카메라까지 챙겨 들고 집을 나섰던 거였다.하지만 크리스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예상대로, 작품 같은 사진을 찍기는커녕 제대로 된 산책을 하기도 어려웠다.물론 처음 입양을 왔을 때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지만 그래도 ‘평범하다’, ‘산책을 즐긴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문제의 원인은 아마 사회성이 형성되는 주된 시기를 제대로 보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크리스의 경계가 너무 심해 인터넷에서 관련 글들을 나름대로 많이 검색해 읽어보았는데, 개의 경우에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초기사회화’가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었다.태어나고 1년이 되기 이전인 소위 ‘개린이’ 시절에 다른 이(사람이든 개든)들을 많이 접해본 개들이 성견이 되어서도 원활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거다.댓글란에는 ‘아, 진작 애를 데리고 다닐걸’, ‘너무 아쉽네요’는 식의 견주들의 한마디가 줄줄이 달려있었다.나의 경우에는 그런 후회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미 성견이 된 후 입양)이었기에 그저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까지 주변을 무서워하는 걸까? 하고 크리스의 과거를 궁금해 할 뿐이었다.하루하루 새로운 크리스 육아.“양치질은 어떻게 시키나요?”“아, 정말 전혀 몰랐어요. 수영을 시키면 좋다구요?”“연어는 얼마나 자주 먹이세요?”
SNS에는 자신의 육아법을 공유하는 이들이 참 많다.소위 ‘내 새끼 육아법 자랑’이 범람하고 있는 이때, 보기 드물게(?) 스스럼없이 남들에게 육아법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한없이 자신의 육아법을 자책하기도 하는, 적어도 내가 알기론 보기 드문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는 바로 다른 누구도 아닌 나다.딸 육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내가 ‘크리스 육아’에 있어서 만큼은 남들에게 조언을 아낌없이 구하게 됐다. 아마 그 까닭에는 성견이 된 후 반려견을 들인 데서 오는 어려움 탓이 클 것이다.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제대로 산책을 즐기지조차 못하는 겁 많은 크리스. 그런 크리스를 돌보는 일이 때로 힘들고 또 안타까워서.입양 초기에는 크리스 때문에 가족 간에 싸움이 일어나기까지 했었다. 물론 지금은 우리 모두 크리스를 이해한다. 적어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됐다.‘고생해서 그런 거야’,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됐겠어’라는 말로 크리스의 성격적 결함을 보듬어주고 더욱 사랑하려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크리스의 사진을 제대로 찍기 어려운 것은 크리스가 좀처럼 내 품에서 떨어지려 하지를 않기 때문이다.처음 나섰던 산책에서 발도 딛지 않고 안겨만 있으려 하던 크리스는 이후 조금씩 발을 내딛게 된 후에도 절대 나를 앞서가는 법이 없다.몇 발자국 앞서는가 싶으면 이내 화들짝 놀라며 내 뒤에 숨어버리고, 조금만 불안하면 빨리 안아달라고 성화다.그래서 크리스를 바닥에 내려놓는다고 해도 제대로 된 사진을 찍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진첩에는 바닥에 내려둔 크리스가 부리나케 나를 향해 돌진하는 흔들린 사진만 한가득이다. 강아지를 입양하신다구요? 글쎄요처음 유기견을 입양하기로 했을 때, 그 결심을 주변의 ‘반려인’들에게 먼저 털어놓았었다. 당연히 나 역시 ‘반려인’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을 그들 또한 환영해주기를 기대해서였다.그런데 뜻밖에도 미적지근하거나 우려하는 이들이 많아서 낙심했던 기억이 난다. ‘개 좋아하는 줄 몰랐네’라거나 ‘딸도 좋대? 왠지 같이 키우기 힘들 것 같은데’같은 답들이 대부분이었다.그때는 정말 섭섭했다. 내가 개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어릴 때부터 유기견 입양소를 차리는 게 꿈이었다는 사실을 면접이라도 보듯 털어놓아야만 하는 건가 싶은 마음에 원망스럽기도 했었다.하지만 크리스의 여러 ‘단점’들 때문에 때때로 벅차고 힘든 지금, 그들의 반응이 이해가 간다. 그건 개를 기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더구나 상처가 있는 아이를 품고 돌보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임을 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였을 것이다.나 역시도 누군가 갑작스럽게 개를 기를 거라고 하면 일단 반대하고 본다. 입양 아닌 분양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면 누구든 눈만 마주쳐도 컹컹 짖어대는 통에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나는 때때로 크리스로 인해 ‘진상’이 된다.낮에 산책을 나서면 행여 누군가 다가오기라도 할까 30초에 한 번꼴로 긴장을 하고, 밤에 산책을 나서야만 비로소 거리를 마음껏 달린다.차를 타면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심한 공포감을 드러내며 낑낑대기 때문에, 우리는 크리스를 직접 품에 안고 이동할 수밖에 없다.때문에 함께 멀리 여행을 가는 것이 우리 가족에겐 꽤나 어려운 일이라서 한여름에도 우린 남들처럼 휴가를 떠날 수 없다. 앞으로 점차 나아질 크리스를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볼 생각이지만, 일단은 그렇다. 하지만 그래도, 아니 그래서 너를 사랑한단다. 크리스.CREDIT글.사진 이영주에디터 이혜수<크리스의 크리스마스-그래서 널 더 사랑한단다>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10 15:03:32
-
- 당신은 어떤 보호자인가요
- 워너비 밤요남매당신은 어떤 보호자인가요
매미 소리가 잦아들고,시원한 계절의 소식을 알리는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했다.드디어 가을이 온 것이다.공기가 선선해지자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가한결 편해졌다.이는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인 듯,한적했던 공원에는꽤나 많은 친구들이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갸우뚱, 내가 뭘 잘못했나요?가을 소식을 서로서로 알리듯 풀 향기도 맡고, 오랜만이라며 서로 왕왕 짖으며 개구지게 장난을 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다 보면 시간이 금세 흘러간다.하지만 마냥 즐거운 시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큰 개 한 마리와 조금은 작은 개 한 마리를 함께 키우고 있는 나는 밖에 나가면 가끔은 무례한 말도 듣기도 한다.처음엔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덤덤해지고, 이제 나는 경계의 날을 바짝 세운 채 마치 미어캣처럼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면서 불안한 산책을 할 때가 많다.“어휴~ 무서워!““어머머, 너무 크다!“마치 공포영화에 나오는 좀비와 마주치기라도 한 듯, 공포감이 서린 얼굴을 하며 인상을 찌푸린다. 그리곤 허겁지겁 자신이 데려온 작은 친구를 들어올려 나와 내 반려견 곁을 스쳐 지나간다.처음엔 그 작은 친구가 ‘다른 반려견한테 민감한 편인가?’ 싶어 무심히 지나갔지만, 이내 다른 강아지들과 내 반려견을 차별하는 모습을 보고선 안타까운 감정이 불쑥 올라왔다.왜 그럴까? 해맑게 웃으면서 공원 냄새를 킁킁 맡고 즐거움을 표현하는 내 반려견을 무섭다며, 작은 친구를 허겁지겁 들어 올려 도망가듯 뛰어가는 사람들.그 뒷모습을 보며 아무것도 모르는 내 반려견은 그저 의아하게 갸우뚱 쳐다볼 뿐이다. 밤바요다는 무서운 아이들이 아니에요당연히 리드줄 없이 뛰어놀 때, 애견 운동장을 분리하는 건 이해 할 만하다. 체격부터 힘까지 소형견과 대형견은 너무 다르기에 어울리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그게 아니라 반려견에게 리드줄을 연결하여 통제가 가능한 공간, 반려인 비반려인이 구분 없이 매너를 지켜야 하는 산책로에서 들려온 차별적인 발언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남편과 매일 같이 다니는 산책로에서 한두 번 겪는 일이 아니었기에 어느 날은 장난처럼 ‘인종차별에 이어 견종차별 당한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나왔을 정도다. 보통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을 무서워하는 건 물론 이해할 수 있다. 큰 개에게 유달리 공포감을 느끼시는 분도 많고, 개 자체를 싫어하는 분들도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하지만 정말 속상한 건 똑같이 반려견을 키우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단지 덩치가 크다고 그런 차별성 발언을 쉽게 내뱉는다는 것이다.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조차 곧 잊어버리겠지만, 어떤 단어들은 내 머릿속을 맴돌며 오래 마음에 남을 때도 있다.우리 아이들은 덩치가 크고 싶다고 선택해서 태어난 존재도 아니고 차별받아야 하는 존재도 아니다.덩치 큰 친구들 역시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똑같이 사랑받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에게 애교를 부릴 줄 아는 아이들이라는 것을 꼭 알아주었으면 한다. 어느새 완연한 가을.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온 만큼 밖에서 강아지 친구들을 만나기도 더욱 쉬워졌다.늘어난 친구들의 숫자만큼이나 반려견 관련 사건 사고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때문에 보호자들도 보다 주의하지 않을 수 없는, 꽤나 예민해진 사회다.당연히 지켜야 하는 ‘펫매너’만큼이나 사람들 사이에서의 매너도 함께 지키며, 조금이나마 발전된 대한민국 반려동물 문화가 어서 정착되길 바랄 뿐이다.CREDIT글.사진 최소희에디터 이혜수<워너비 밤요남매-당신은 어떤 보호자인가요>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10 15: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