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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8-25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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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8-25 10: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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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8-25 10: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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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8-08 10: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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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8-08 1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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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8-07 10: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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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8-07 10: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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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령견 이야기 | ③ 넌 여전히 최고의…
- 노령견 이야기 ③ 넌 여전히 최고의 개야, 도로시 사박사박. 이건 엄마 발자국 소리. 대문을 열고 들어와 마당 모래를 밟을 때 난다. 삭삭. 이건 윤슬이 걸어오는 소리. 아빠는 언제 올까. 귀를 쫑긋거리며 도로시는 몸을 일으켰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데, 디스크로 마비된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아 앞발로 간신히 지탱하고 섰다. 고개를 쭉 빼고 베란다 창문 밖을 바라봤다. ‘역시 내 귀는 틀리지 않았어’ 엄마와 윤슬이가 현관문을 열고 있다. 장을 보고 돌아온 둘에게 도로시가 인사를 건넨다. “어때? 오늘도 참 좋은 날이야. 그치?” 어제 저녁엔 천둥 번개가 쳤다 하늘이 섬광을 던지며 목 놓아 울 땐 꼭 산이 무너질 것만 같아 도로시는 기분이 영 별로다. 한창 재난구조견으로 활약할 때의 기억이라도 떠오를라 치면 심기가 더욱 불편해진다. 도로시는 여느 골든 리트리버보다 강한 체력을 타고나 구조견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출동 전화벨이 울리면 어김없이 달려 나갔다. 울퉁불퉁한 산길도 마다 않고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찾아 나섰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한다는 생각에 조금 울적해지는 것이다. 캄캄했던 거실이 번쩍, 순간 밝아지며 윤슬이의 비행기 장난감이며 동화책 같은 것들이 망막에 잔상을 남기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때마다 분홍색 펜스는 거실 바닥에 그림자를 늘어뜨렸다. 평소엔 얌전히 펜스 안을 지키던 도로시였지만 이런 날씨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마음속에서 북받친 초조함과 불안함에 펜스를 코로 흔들고 말았다. 도로시 앉은키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펜스는 처음부터 가둘 생각 따윈 없었던 것처럼 무기력하게 쓰러졌다. 개는 움직이지 않는 하반신을 끌고 거실 구석으로 가 커다란 몸을 웅크렸다. 태어나고 3개월이 지나서부터 훈련을 받았지만 세월은 도로시를 손쉽게 무너뜨렸다. 이번에도 괜히 응석을 부리고 싶어 날이 밝도록 거실 구석에 있기로 했다. 열다섯 살 나이가 도로시를 도리어 강아지로 만든 모양이었다. “무서워서 이렇게 있는 거야? 애기 다 됐네.” 아침에 이 광경을 목격한 윤슬이 엄마는 개 등을 톡톡 두드리고는 쓰러진 펜스를 일으켜 세웠다. 화장실까지 가기 힘든 도로시를 위해 펜스 안쪽에 배변 패드를 깔고 개를 앉혔다. “밥 먹어야지? 살찌면 앞다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까 오늘도 조금만 먹기다.” 건강을 위해서 하는 제한 급식이지만 윤슬이 엄마의 마음은 늘 불편하다. 더욱이 간밤 혼자 떨었을 도로시 생각을 하니 더욱 심란했다. ‘이따 윤슬이더러 간식을 조금 챙겨주라고 해야지.’ 안쓰러운 마음에 개의 이마를 쓸어 올리자 그 속을 알아챈 건지 도로시 눈이 반달모양으로 휘어졌다. 엄마가 가족들 아침 준비를 하러 부엌으로 향했지만 도로시 얼굴에 미소는 떠나지 않았다. 당근을 통통 써는 칼의 움직임이며 프라이팬 가장자리에 톡 부딪히는 달걀까지, 개는 부엌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하나라도 놓칠 새라 기웃기웃하며 바라봤다. 조금씩 퍼지는 맛있는 냄새에 잠이 깬 윤슬이가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왔다. 유치원 갈 준비보다 밥이 먼저인 꼬마 아가씨다. 아빠는 전날 출동해서 돌아오지 않아 윤슬이와 엄마만 조촐하니 식사를 시작했다. 바라보는 도로시의 입에 침이 한가득 고였고, 눈은 또 반달을 그렸다. 평화로운 아침이다. ? 출동 요청은 이제 없다 깜빡 잠이 든 도로시는 꿈을 꿨다. 1세대 재난인명구조견으로 한창 활약하던 때의 기억이다. 개는 2살까지 훈련을 받고 2001년부터 구조견이 되었다. 현장에 투입돼선 조난자를 찾아 수색대에게 알리는 일을 했다. 2002년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간 강원도 삼척, 동물 사체와 쓰러진 나무들이 뒤섞인 가운데서 용케 시체를 찾아 공을 세운 일도 있었다. 장하다며 있는 힘껏 안아주는 교관 품에서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었다. 빛나는 순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날의 꿈을 꿨다. 이른 아침, 구조견 협회를 통해 도로시의 반려인이자 훈련사인 현광섭 교관에게 신고가 들어왔다. 근처 마을에 노인이 실종됐다고, 산 너머 옆 마을로 간다더니 24시간이 다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고 했다. 도로시는 진지하게 통화를 하는 아빠를 올려다봤다. 심각한 얼굴에서 출동 신호를 읽었다. 사건이다. 신난다. 현 교관 손에 이끌려 현장으로 향했다. 꿈이 늘 그렇듯 어떻게 왔는지 모르게 사고 추정 장소에 도착했고 추적을 시작했다. 코를 하늘로 향했다가 땅으로 내렸다가. 노인의 흔적을 찾기 위해 곳곳을 샅샅이 수색했다. 찾았다! 도로시는 냄새가 이끄는 대로 달렸다. “영감님! 괜찮으…….” 아빠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얼굴이 빨개진 채 마을 어귀 평상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빈 막걸리병과 양은사발. 아빠는 헥헥거리는 도로시를 허탈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애써 구조하러 왔건만 이렇게 황당할 수가. 그래도 도로시는 마냥 즐거웠다. 진짜 구조자이든 아니든 사람을 찾으면 언제나 보상을 받아 그렇기도 했지만 산과 들을 뛰어다니는 게 마냥 기뻤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 늘 사람이 좋았다.? ? 그중 제일은 두말할 나위 없이 가족 아빠와 집으로 돌아오는 꿈속에서 도로시는 꼬리로 원을 그렸다. 그 어떤 개보다 크게, 사랑하는 마음만큼 커다랗게. 그러다 너무 격했는지 잠에서 깨버렸다. 윤슬이와 엄마는 여전히 식사 중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엉덩이에 힘을 주어 보았지만 꼬리는 무반응이었다. 그럼 그렇지 흥, 하고 콧바람을 내곤 문득 자신의 생을 돌아보았다. 젊었을 적 기억이 나서인지 괜히 감상에 젖었다. 10살에 은퇴해서 평범한 개로 산 지가 벌써 5년이다. 먼저 간 동료들을 떠올렸다. 구조견 활동을 함께 시작했던 여덟 마리 전부 세상을 떠나고 도로시만 남았다. 그동안 개나리를 닮아 노랗던 털은 안개꽃처럼 하얗게 세어 버렸다. 할머니라고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노쇠하고 다리에 힘은 사라졌지만 얼굴에 함박웃음은 그대로다. 변함없이 곁을 지켜주는 윤슬이 가족이 위로가 됐다. “도로시! 간식 줄까?” 꼬맹이가 조그만 손 한 움큼 과자를 쥐어 건넸다. 개는 움직이지 못하는 꼬리 대신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이내 간식을 입에 넣고는 우물거리며 생각했다. ‘오늘은 아빠가 올까?’ 다시 눈을 감았다. 하늘은 지난밤 궂은 날씨를 모른다는 듯 시치미를 뗐고 햇살은 하얀 도로시를 따뜻하게 비췄다. 엄마, 아빠, 윤슬아. 있잖아. 오늘도 참 좋은 날이야. 그치?? 노령견 이야기 ① 마침내 해피엔딩 ② 노령견을 보내는 시간 CREDIT글 이청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신비로 애견학교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25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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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령견 이야기 | ② 노령견을 보내는…
- 노령견 이야기② 노령견을 보내는 시간? 날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 개들이 뛰놀기에 더없이 좋았다. 그녀가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그녀의 손에는 허연 종이뭉치 하나가 들려 있었다. 아이 다루듯 조심스럽게 펼치더니 그 안의 것을 허공에 대고 휘휘 흩뿌렸다. 밀가루처럼 흩어지는 골분은 들풀이며 들꽃 그도 아니면 흙바닥 사이사이에 고요히 내려앉았다. 정확히 2013년 6월 23일 그녀의 까미가 죽었다. 그로부터 1여년이 지난 다음에야 조금씩 까미와 이별하고 있는 그녀였다. ? 이제서야 보내줄 수 있구나운전하는 중간 중간네가 뛰어놀기 좋을만한 한적한 곳을 발견하면조금씩조금씩너를 보내준다.까미야잘 지내….- 2014년 5월 10일 그녀의 사진일기 중에서 -?? 개장수에게 잘 키우던 개들 팔아버린 까닭 슈나우저 종의 까미에게 주인은 평생 단 한 명뿐이었다. 꼬박 열다섯 해를 그녀와 같이 했다. 가족 구성원과 그 수가 바뀌어도 둘만은 늘 함께 했다. 그녀가 까미였고, 까미가 그녀였다. 그런 까미가 변해가기 시작했다. 점점 진짜 아이가 돼 갔다. 열한 살이 되던 해부터였다. 오줌발이 시원치 않았다. 방광 부근에 종괴가 생겼다는 진찰결과를 받았다.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정도 받았다. 그렇지만 그 후로도 3~4년을 버텼으니 꽤 오래 잘 살아줬다. 불운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 다음 순번으로 노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영원히 천진난만한 아이일 것 같던 녀석은 그녀의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녀의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했다. 앙상한 몸과 흔들리는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그녀는 참 많이도 울었다.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버린 늙은 개, 까미가 치매에 걸려 버렸다.? 그녀가 직장에서 일을 하는 낮 시간, 아무도 없는 집에서 까미는 여기저기에 오줌을 누고 똥을 싸고 다녔다. 이것을 질근질근 밟고서 집안 곳곳을 돌아다녔다. 똥 위에 주저앉은 채 누군가 올 때까지 한정 없이 기다리는 일도 허다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그녀도 덩달아 얼이 빠졌다. 이럴 때마다 창문을 열어 냄새를 우선 빼내고 세재를 대야에 풀어 손걸레질을 했다. 말라버린 변은 소독제를 뿌려 뒀다가 철수세미로 닦아냈다. 그리고 돌아서면 또 어느새 까미는 거실 어딘가에 또 한 차례 용변을 봤다. 화장지를 돌돌 말아서 훔쳐내고 소독 스프레이로 닦아냈다. 밤 11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이런 생활을 반년이 훨씬 넘게 반복했다. 그녀는 그 옛날 시골 어르신들이 오래 잘 키우던 개를 늘그막에 개장수에게 팔아버린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어쩌면 그 끝을 보는 것이 너무도 두려워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자신은 피하지 않기로 했다. “저 이제 힘들어요…” 2013년 3월의 어느 날. 하루 종일 누워 있다가 저녁 무렵 겨우 일어나 걸어 다니는 까미의 그림자가 거실 바닥에 길게 늘어졌다. 까미는 아직 식욕이 좋고 용변도 그런대로 봤다. 그러나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녀의 시선은 계속 까미를 쫓고 있었지만 눈빛이 미세하게 떨렸다. 종괴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둘은 너무 힘들어 참 많이도 괴로워했다. 그녀의 입에서 이제는 떠나도 된다는 말이 튀어나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저리 누워 달게 자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금세 또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녀였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속에서 그녀는 생각했다. 까미는 지금 자신이 죽더라도 그녀가 마음의 상처를 덜 받도록 시간을 주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반려동물과의 ‘사랑’이란 남녀간의 ‘사랑’과는 달라 시간이 더해질수록 깊어진다는 것을. 그로부터 5일이 흘렀다. 까미는 구강출혈까지 보였다. 동생 전화를 받고 정신없이 집에 들어와 보니 이불은 피범벅이 돼 있었다. 일단 출혈이 멈춰서 까미가 좋아하는 목욕을 시키고 재웠지만 그날 저녁 한 차례의 출혈이 더 있었다. 두루마리 휴지 반 통을 쓰고서야 피는 멈췄다. 새벽이면 어김없이 어떠한 통증으로 푸닥거리를 하고 이제는 용변마저 누워서 보는 까미를 씻기며 그녀는 10년간 병원생활을 하면서 간간히 봐온 그 표정을 읽고야 말았다.“저 이제 힘들어요….”? 너무 울지 마세요 15년을 함께한 그들, 그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결정은 빨랐다. 날은 결심이 선 그 주의 일요일로 정해졌다. 하루 종일 파닥거리며 괴로워하던 까미는 안락사를 위해 떠나기 전날 오후부터 내내 잠만 잤다. 다음날 아침 그녀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목욕시키고 발톱을 잘라 줄 때도 잠만 잤다. 곤히 잠든 까미를 안고 집을 나섰고, 그녀의 동생이 언니와 까미의 마지막 모습을 2층에서 사진기에 담았다. 까미는 그렇게 그녀의 품에서 자는 듯 떠났다. “까미야 언니가 미안해….”하나를 잊기 위해 얼마나 많은 만남이 있어야 할까. 며칠은 멍하니 보내더니 갑자기 미친 것처럼 그녀는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네 달이 지나도록 까미를 생각하면 왈칵거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까미가 떠나며 걱정하지 않게끔 살아주는 것이 그녀가 떠나보내야만 했던 까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마음으로 애써 감정을 추스렸다. 어김없이 가을이면 떠나는 제주여행길에 까미를 데려가기로 했다. 까미가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것을 가장 좋아했기에. 그렇지만 그럴만한 정신이 아니었던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외면했던 것인지 그녀는 그 이듬해 봄날에 제주도 곳곳에다 까미를 보냈다. 아무래도 한 군데 정도는 까미가 머물고 있길 바랐는지 마지막은 감귤나무 아래에다가 조금 묻는 그녀였다. 들릴 듯 말 듯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질풍과도 같았던 1년이 지금은 다시 겪고 싶은 추억이 되어 버렸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짐스럽게 느껴지며 부담으로 다가오는 노령견과 함께 하고 있는 분들. 조금만 더 힘을 내 주세요. 그 아이가 어렸을 때 잘 성장할 수 있게끔 돌봐 줬던 것처럼, 그들이 또 잘 떠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것이랍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우리 너무 울지 않기로 해요.”? ? 노령견 이야기 ① 마침내 해피엔딩 ③넌 여전히 최고의 개야, 도로시? CREDIT글 장영남 원문 사진 밤식이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25 10: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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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령견 이야기 | ① 마침내 해피엔딩
- 노령견 이야기?① 마침내 해피엔딩? 주인을 잃은 노령견 오순이와 노견을 떠나보낸 정윤 씨는 그렇게 만났다. 그리고 가족이 됐다. 열 살 노견을 입양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운명이었다.? ? 공고번호 130412-003번 어느 날 갑자기 주인이 죽어 버렸다. 남겨진 개를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특히나 그 개가 노령견이었기에. 공고번호 130412-003 말티즈 암컷. 열 살의 나이에 시위탁보호소에 들어갔다. 같이 살던 네 마리 개들도 보호소 행이었다. 열 살, 여덟 살, 일곱 살, 세 살. 그들도 어리지 않았다. 늙은 개는 차가운 철장 안에서 잔뜩 움츠렸다. 작디작은 몸이 더 쭈그러들었다. 보호소에서 주어진 기한은 열흘. 그 안에 새 가족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였다. 그렇지만 어린 강아지들이 가득한 그곳에서 노견은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낡고 초라한 존재였다. 결국 개들은 차례차례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가장 젊었던 세 살짜리마저도. 그리고 130412-003번에게도 마지막 순간이 찾아왔다. 안락사가 예정됐던 그날, 어디선가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130412-003번의 철장 안이었다. 갓 태어난 새끼 두 마리가 케이지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워낙 작고 말라 노견이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안락사 당일에 새끼를 낳은 개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어미는 새끼들과 함께 보호소 직원 숙소로 옮겨졌고 130412-003번에서 ‘행운이’가 됐다. 병약했던 새끼 하나가 죽어 남겨진 한 마리만 ‘행복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보호소 직원들은 말티즈 모녀 행운이와 행복이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렸다. 누군가 귀여운 새끼 강아지와 함께 가여운 노견 어미까지 입양해주길 간절히 소망하면서. 그렇지만 극적인 사연 앞에서도 열 살의 나이는 여전히 부담이었다. 응원의 목소리만 간간히 이어졌다.? 열한 살 예삐는 가고 예삐는 3일 전부터 음식을 넘기지 못했다. 수의사는 예삐의 위장이 멈췄다고 했다. 주사를 놔주며 “계속 토하면 수액을 맞자”고도 말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얘기 같은 건 분명 없었다. “정윤아, 오늘은 출근하지 말고 예삐 병원에 데리고 가서 수액이라도 맞춰라.” “이따 점심시간에 와서 하면 돼. 갔다 올게.” 집에 돌아오니 늘 방안에만 있던 예삐가 보이지 않았다. 이름을 부르며 집안을 헤매다 베란다에서 예삐를 발견했다. 창가 바로 앞이었다. 바람은 불고 나무 잎사귀는 떨리는데 예삐만 혼자 ‘정지’ 상태였다. ‘죽은 거구나.’ 정윤 씨는 순간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안아 올렸다. 몸이 살짝 따듯한 것 같기도 했다. 오줌이 흘러내렸다. 정말 끝이었다. 열한 살 요크셔톄리어 예삐는 정윤 씨가 고3이었을 때 처음 만나 서른이 될 때까지 같이 나이를 먹어간 개였다. 1년 전부터 결석으로 고생해 안쓰럽기도 했지만 자주 병원을 데리고 가야 하니 귀찮을 때도 많았다. 언젠간 이별이 올 거라 짐작은 했다. 그렇지만 이런 식일 줄은 몰랐다. ‘잘 가라’, ‘사랑했다’ 흔한 작별 인사 한 마디조차 하지 못했다. 아침에 병원에 데려갔다면, 출근하지 않았더라면, 30분만 일찍 왔다면. 정윤 씨는 고장 난 기계처럼 그날의 기억을 끊임없이 반복 재생하며 후회했다. 매일 성가시게 해도 좋으니 다시 돌아와 달라고 중얼거렸지만 예삐는 더 이상 듣지 못했다.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예삐 없는 1년이 흘렀다. 예삐가 빠져나가서 휭 하니 뚫린 구멍은 여전히 메워지지 않았고 그 사이로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마음도 집안도 늘 썰렁했다. 보드라운 따스함을 다시금 느끼고 싶었다. 그 무렵 정윤 씨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예삐와 같은 종인 요크셔테리어들이 눈에 들어왔다. 서너 살짜리 개를 입양하면 10년 정도는 같이 살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열 살 노령견과 갓 태어난 새끼가 시위탁 보호소에서 정윤 씨가 다니는 보호소로 옮겨왔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금 행복하기 주인을 잃은 노령견 행운이와 노견을 떠나보낸 정윤 씨는 그렇게 만났다. 그리고 가족이 됐다. 행운이의 딸도 함께였다. 열 살 노견을 키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운명이었다. 행운이가 안락사 당일 새끼를 낳아 목숨을 건진 것도, 계속 가족을 만나지 못하다가 하필 정윤 씨가 다니던 보호소로 들어온 것도, 예삐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행운이가 유난히 가여워 보였던 것도. 인연이라 느낀 순간 나이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행운이는 ‘오순이’로, 행복이는 ‘도순이’로 개명해 이름 그대로 정윤 씨와 오순도순 살게 됐다. 마침내 해피엔딩이었다. 그 후 1년의 시간이 지나 오순이는 이제 11살이 됐다. 떠난 예삐의 마지막 나이였다. 처음에 오순이를 입양했을 때는 한두 해라도 편히 지내다 가게 해주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건강하고 발랄한 오순이를 보며 정윤 씨는 그 시간을 늘리고 싶어졌다. 노령견이라는 단어는 어느새 잊혀졌다. 물론 어린 도순이에 비해 오순이는 잠도 많고 쉽게 피곤해 했다. 조만간 백내장이 올 것 같다는 수의사의 말도 있었다. 하지만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저 오순이에게 한 약속을 매일매일 지킬 뿐이었다. ‘먹을 수 있을 때 맛있는 음식 주기. 걸을 수 있을 때 같이 산책하기. 지금 곁에 있을 때 후회 없이 행복하기.’? ? 노령견 이야기 ?② 노령견을 보내는 시간 ③넌 여전히 최고의 개야, 도로시? CREDIT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배정윤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25 10: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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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집에 남으면 어쩔 줄 모르는 개?
- CASE BY CASE혼자 집에 남으면 어쩔 줄 모르는 개? Q. 집에 혼자 반려견을 놔두고 외출을 하게 되면 상당히 힘들어 해요. 문 앞에서 낑낑대며 하울링도 하고요. 밖을 다녀오면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기도 해요. 심지어 나갈 때 맛있는 것을 주어도 먹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개는 진화를 하면서 인간과의 사회관계가 생존에 가장 중요한 사항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개에게 비바람을 피할 공간을 제공하고, 천적을 막아 주며, 공짜로 음식을 제공하고, 심지어 예뻐해 주기까지 합니다. 그런 필수적인 존재와 떨어진다는 것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불안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교육을 통해 보호자와의 분리가 일상적인 일이라는 것을 가르칠 수 있으며,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일입니다.? #CASE_1 분리불안 해소 교육을 시작하는 반려견 모든 교육은 학습자가 받아들이기 가장 쉬운 단계부터 시작합니다. 반려견 교육도 마찬가지이며, 분리불안은 반려견이 보호자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적은 시간부터 차차 늘리는 교육으로 극복하는 것입니다. 단 이 시간은 반려견이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하루 종일 반려견을 홀로 놔두며 분리불안이 극복되길 바라는 것은 덧셈 뺄셈도 가르치지 않고 미적분의 문제를 풀라고 강요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처음에는 반려견이 좋아하는 간식이나 먹거나 혼자 씹으며 놀 수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동안 짧은 시간 나갔다가 들어오는 연습을 반복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반려견에게 나간다는 신호를 주지 않고 조용히 나갔다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나간다는 신호를 주면 보호자와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잠잠했던 불안감이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연습이 반복되면, 반려견은 보호자 없이 혼자서도 문제가 없고 즐거운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이 과정을 진행할 때, 짧은 시간부터 서서히 시간을 늘린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CASE_2집을 나갈 준비를 할 때부터 불안해한다면 우리는 의도하지 않게 반려견에게 집을 떠난다는 정보를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집을 나서기 전에 양말을 신고, 열쇠를 집어 들고, 외투를 입고, 가방을 메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되죠. 개는 일상의 반복을 통해 이러한 행동이 보호자와 분리가 이뤄지기 직전의 신호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신호를 출발신호(Departure Cues)라고 하는데 이 신호들이 출발과 상관없는 것처럼 가르쳐야 합니다. 양말을 신고 열쇠를 집어든 채로 TV를 보거나, 외투를 입었다가 다시 벗어 놓고, 가방을 멘 채로 독서를 한다면, 개는 이러한 행동들을 보호자와 분리된다는 연관에서 없애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보호자들이 집을 나설 때 “다녀올게”, “잘 있어”와 같이 반려견에게 헤어진다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줍니다. 보호자와의 분리가 익숙지 않은 반려견에게 이렇게 헤어짐을 나타내는 표현을 하는 것은 불에 기름을 더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분리불안을 극복하는 교육을 하는 중에는 절대로 의도적으로 분리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최대한 반려견이 즐겁고 안정적인 상태를 조성한 후 최대한 티를 내지 않고 외출해야 합니다. 개들의 감정적인 문제는 생각보다 해결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상 속에서 교육을 이어간다면, 어느 순간 혼자서도 안정적으로 쉬고 있는 반려견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CASE_3무료함을 견디지 못하는 파티 독(Party Dog) 침 흘리기, 배변 실수, 낑낑거리기, 하울링 등 분리불안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다양합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징후가 파괴행동입니다. 외출하고 왔는데 집 안을 어지럽혔다면 분리불안을 의심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지만 이러한 징후는 분리불안만이 아니라 홀로 있는 무료함 때문에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무료함 때문에 집 안을 어지럽히는 개를 파티 독이라고 합니다. 집 안에서 혼자 파티를 하는 겁니다. 외출하기 전이나 평소에 충분히 운동을 한다면, 반려견은 심심해하지 않고 집에서 조용히 쉴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산책을 잘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반려견이 파손할 수 있는 물건은 닿지 않는 곳에 놔두고, 홀로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선물로 주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관리를 하면 파괴행동은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CREDIT글 이기우 (Alex lee) 그림 지오니 에디터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08 10: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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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것만 보고 느끼렴, 참깨 시바 잭…
- DOGHOOD좋은 것만 보고 느끼렴참깨 시바 잭이는 성장 중!? 저는 다음 달이면 7살이 되는 버니즈 마운틴 독 산이와 스트릿 출신 야옹이 네 마리와 동거 중이에요. 20대 집사입니다. 시바견 잭이도 얼마 전 가족이 되었어요. SNS에서 우연히 작고 뽀송뽀송한 검은 시바견 쌤이라는 아이를 보게 됐는데요. 세상에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시바견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고, 시바견도 여러 모색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중 참깨 색이라고 하는 ‘고마시바’를 보고 ‘바로 이 녀석이야!’ 마음 먹었죠. 그렇지만 드물다는 고마시바를 입양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더라고요. 예쁘다고 급히 데려올 생각도 없었고요. 그렇게 오래 찾아보며 기다리다가, 한 커뮤니티에서 울산에 고마시바가 태어났다는 소개를 받고 다음 날 밤중에 바로 내려갔어요. 사실 한 번 보기나 하자 하는 생각으로 간 거지만 태어난 지 2주 된 아기 강아지 잭이를 보자마자 “제가 이 아이 데려갈게요!”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아직 눈도 안 뜬 아가였던 잭이를 데려가기까지 짧고도 긴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났고, 결국 48일령에 잭이를 데려오게 되었답니다.? 분명 어릴 때는 참깨 색이었는데... 데려 올 당시 잭이는 ‘누렁누렁’ 해서 누가 봐도 시골 멍멍이였어요. 어딜 가도 시바견이라고 알아보는 분은 극히 드물었고 산책이나 애견 카페를 가면 새끼 진돗개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답니다. 잭이가 처음 왔을 때는 파릇파릇한 새싹이 나기 전 겨울이다 보니, 털색이 노란 잭이가 들판에 나가면 보호색처럼 잘 보이지 않아 한동안은 조끼를 입히고 나갔어요. 두 달도 안 된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니 많은 분들이 걱정과 조언을 해주셨어요. 아직 어리니 안고 다녀야 한다, 접종을 다 하기 전까지는 집에만 있어야 한다, 다른 강아지를 만나면 위험하지 않느냐 등등 그렇지만 반려견을 키우면서 마음 먹은 게 ‘이 아이한테는 내가 보여주는 세상이 전부이니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자’였어요. 잭이가 저에게 온 지 이제 반 년. 그동안 시간 날 때마다, 시간을 내서라도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강아지 친구들을 사귀었고 나무와 풀, 길고양이 그리고 날아가는 새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시끄럽고 커다란 자동차들을 보여주었어요. 타고난 성격 때문인지 잭이는 세상에 잘 적응해 나가며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랐고 형아인 산이를 보고 배우며 저에겐 최고의 반려견이 되었답니다. 생후 3개월쯤 주말에 언니랑 TV를 보다가 문득 잭이가 없어진 걸 알았어요. 집 어딘가에 숨어서 자고 있겠다 싶어 찾는 와중에 언니 핸드폰으로 관리실에서 전화가 왔는데, 잭이가 지금 아래층 복도에 혼자 앉아 있다고 데려가라고 하더라고요. 부랴부랴 뛰쳐 나가보니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끙끙 소리가 들렸어요. 복도 구석 남의 집 문 앞에서 바들바들 떠는 잭을 안고 집에 오면서 언니와 저는 잭이가 어떻게 바깥에 나갔을까 생각해보니, 아침에 쓰레기를 내다 버리러 나갔는데 그때 몰래 따라 나온 거 같더라고요. 전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는 바람에 그 사실을 몰랐던 거고요. 다행히 1층 현관문은 조그만 잭이를 인식하지 못해 열리지 않아서, 바깥으로 나가는 불상사는 없었어요. 그 뒤로 잭이는 문이 열려도 하네스를 차지 않는 이상 신발장 바깥으로 혼자 나가지 않는답니다. 어렸을 때 그 혼자 떨었던 기억이 강렬했나 봐요. 그 시기쯤 늦잠 자고 일어나니 온 방안에서 휴지 파티를 해놓은 적도 있었네요. (웃음)?? 커다랗기만 하지 느긋하고 말썽 없는 순진한 산이와 달리 잭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예요. 그래서 이 정도(?) 소소한 사고만 쳐 준 게 오히려 감사하달까요. 오히려 산이가 많이 고생했어요. 작고 까불거리는 동생이 하루 종일 산이를 괴롭혔거든요. 그건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에요.? CREDIT글 사진 오송이(@shiba.jack)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08 1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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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즈모폴리턴의 대명사, 뉴욕을 걷다
- 여행하며 만나다뉴욕을 걷다 코즈모폴리턴의 대명사 뉴욕을 걸었다. 뉴욕의 삶은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정서적으로 힐링을 주는 반려동물의 수가 나날이 증가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높은 빌딩 숲을 해치고 나오자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진짜 숲이 나왔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센트럴 파크를 오가며 만난 뉴요커들의 스웨그 넘치는 공존을 소개한다. | ‘내가 바로 뉴요커다’ 포스 제대로 풍겨주시는 미모의 여인과 푸들. 좁은 보폭으로 빠르게 걷는 발걸음이 어찌나 도도하신지 걸음걸이도 남다른 한 쌍이었다. | 일요일 늦은 오후 공원은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월요병에 걸리지 않도록 광합성 중인 요크셔테리어 뒤로 브루클린 브릿지가 보인다. | 개는 주인을 닮는다?! 훈훈한 비주얼의 남자 뒤로 기죽지 않은 외모를 가진 개 한 마리. 남실이만 있었으면 어떻게든 말 한 마디 붙여 보았을 텐데... 아쉽다. | 내가 누구를 닮았나 했다. 엄마 역시 개만 보면 입 꼬리가 올라가고 눈에서 꿀이 떨어졌다. 경상도 아지매답게 아니라고 박박 우기는 엄마에게 이 사진을 보여줘야겠다. | 5번 가에 푸드 페스티벌이 열렸다. 주말 동안 차량 통제를 막고 푸드 트럭들이 세계 각국의 음식을 판매한다. 북적이는 인파 속 반려견들 역시 자연스럽게 일부를 차지했다. | 유난히 개와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행히도 개는 보살핌을 잘 받고 있는 듯했다. 서로가 있어 덜 외로웠으면, 빨리 힘을 낼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 본다. ? ? | 뉴요커를 묘사할 때 ‘dead inside’ 라는 표현을 종종 한다. 퇴근 길 한 손에는 장바구니, 한 손에는 목줄을 쥔 사람들. 어쩌면 그들은 외로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CREDIT글 사진 박애진 ?(여행 작가)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07 10: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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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부터 열까지, 강아지를 위해 짓다
- ?LIVING WITH DOGS하나부터 열까지강아지를 위해 짓다경기도 용인의 어느 산길로 조금 들어가니 동화 같은 주택 단지가 나타났다. 여기는 강아지와 반려인을 위해 조성된 일종의 실험 마을. 도심에서 쌓인 반려 생활의 갈증을 해갈할 거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외딴 섬 같은 반려견 전원주택 단지엔 강아지들이 우렁차게 짖어도 나무라는 사람 하나 없었다. 한 곳의 문을 두드리니 주택 정원 울타리 안에서 놀고 있던 강아지 네 마리가 일제히 뒷발로 일어났다. 웰시코기 산이와 푸들 오드리 등 저마다 사연 하나씩 가지고 있는 강아지들은 반려인의 손짓 아래에선 한 배에서 난 형제들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울타리 문이 열리자 강아지들은 익숙한 듯 뛰쳐나왔다. 강아지들이 목줄 없이 잔디밭을 뛰어다니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생경했던 건, 도심에선 강아지의 목줄을 풀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애견 미용사였던 반려인은 번잡한 주택가에서 강아지들과 살며 주위의 힐난과 맞서야 했다. 강아지들은 본디 짖고 달리고 달려드는 녀석들인데 어느 하나 쉽게 이해받을 수 없었다. 설득하고 다투고 회유하고… 이웃과의 소모적인 논쟁에 지친 반려인은 남자 친구와 함께 이곳 주택단지에 입주했다. 아직 단지 내 공사가 끝나지 않아 소음이 있고 스마트폰도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산 중턱. 부대시설을 이용하려면 차를 끌고 꽤 달려야 하는 불편함도 있을 텐데 처음 보는 카메라 앞에서도 겅중겅중 에너지를 발산하는 녀석들을 보니, 반려인의 선택은 틀리지 않은 것 같았다. 이 주택 단지를 기획한 사람이 궁금했다. 조금 더 나은 반려 공간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지 않을까?인터뷰박준영 반려견주택연구소 소장펫 인테리어의 출발점은 반려인들이 겪는 생활 속 고민이 아닐까 한다. 주로 어떤 문제들을 호소하나?가장 많이 듣는 건 미끄러운 바닥으로 인한 슬개골 탈구나 관절 질환이다. 경제적 문제와도 직결되니 고민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다음은 털빠짐으로 인해 일어나는 위생 문제다. 견종에 따라 털 빠짐이 심한 경우 실내가 ‘털 반 공기 반’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또 공통적인 건 산책에 관한 고충이다. 산책이 부족해 운동량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사실을 거의 모든 반려인들이 인정하고 고민하고 있어서 놀랐다. 좀 더 들어보면 산책을 위해 준비하고 산책 후 정리하는 과정에 번거로움을 느껴 아예 거르는 케이스가 많다.요즘 반려견을 위한 셀프 인테리어를 꿈꾸는 분들이 많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할 점을 조언한다면?역시 바닥이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일본 보험 협회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반려견 중 60% 이상이 6살이 되기 전에 슬개골 탈구를 겪고, 그 중 70%는 가정의 미끄러운 바닥이 원인이다. 유전병이라 치부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생애 한 번 정도는 관절 질환이 생긴다고 보면 된다. 이 질환은 치료 기간이 길고 비용도 큰 편이라 가계에 부담을 많이 더할 것이다.바닥에 타일을 몇 장 깔거나, 목재 재질을 이용하는 방법은 어떤가?사람은 차이를 느낄 수 있을지 몰라도 웬만한 재질엔 반려견은 여전히 미끄럽다고 느낀다. 바닥의 일부를 타일로 덮는 건 괜찮은 방법이지만 오히려 미관 상 반려인들이 머잖아 떼버리더라. 국내에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다고 해서 나온 제품들이 있긴 한데 그것조차도 미끄럽다고 추가 코팅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었다. 일반 바닥 위에 코팅을 통해 적당한 마찰력을 더해주는 방법을 권장한다. 비용이 적지 않지만 나중에 관절이나 뼈 질환을 겪으며 치를 부담을 생각하면 이쪽이 더 낫다. 배변 처리도 용이하다.털 날림은 방지할 방법이 있나? 반려 생활의 전제 아니던가.맞다. (웃음) 반려견의 털 날림은 인테리어 차원에서 궁 극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다만 가장 난감한 상황은 막아볼 수 있겠다. 털 날림이 심한 집에선 밥을 먹다 음식물에 털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이런 집은 손님 초대도 마음대로 못한다. 일단 털이 주방으로 오는 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 대개의 가정엔 가스레인지 위에 환기 시설이 붙어 있어서, 이를 가동하면 냄새와 함께 털도 주방 내로 이동한다. 주방뿐 아니라 거실 쪽에도 별도의 환기 설비를 갖추면 주방으로 털이 들어가는 걸 막고, 눈에 잘 띄는 거실에 털이 모여 노출되니 청소하기도 용이하다. 여건이 되면 화장실 배관 크기를 키우는 것도 권해본다. 털 날림을 방지할 순 없지만 털 날림으로 인해 하수구가 막히는 피해는 줄일 수 있다.그 외에 반려견을 위한 인테리어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다면?조명이다. 사람 눈에는 느껴지지 않는 불편함이 반려견들에겐 있다. 왜 TV 브라운관을 카메라로 찍어 보면 가로로 줄무늬가 보이지 않나. 주파수 때문에 그런 건데 일반 조명등도 주파수가 있어 동체시력이 좋은 강아지가 조명을 보면 빛이 자주 깜빡인다. 그런데 플리커 프리 LED엔 그런 현상이 없다. 사람은 잘 듣지 못하지만 일반 조명 안정기에서 나는 미세한 소음이 강아지에겐 크게 들리는데, LED램프로 등을 바꾸게 되면 등기구의 안정기도 LED용으로 바뀌면서 소음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반려견의 시각과 청각을 모두 보호하는 방법이다.? CREDIT에디터 김기웅 사진 곽성경?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07 10:09:45